호시노 리조트 스토리 - 컨셉이 뛰어노는 호텔
윤경훈.전복선 지음 / 예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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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훈 &전복선 (지음)/ 예미 (펴냄)








일본에는 어떻게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기업이 3만 개가 넘는다고 한다.

도대체 그 비결은 뭘까? 지리상 가장 가까우면서도 마음 한편에 늘 거리감이 느껴지는 일본이다.






호시노 요시하루의 독특한 철학, 그만의 경영 방식

무려 10년 전 폭설로 우연히 찾은 호시노 리조트와의 인연으로 이렇게 책까지 쓰게 되었다는 저자의 서문. 무려 서른 명에 가까운 리조트 직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세상에 나온 책이다.

문화 상대주의라고 말은 하면서도 일본의 친절의 여전히 낯설기만 하다. 책의 앞부분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직원의 모습이 내겐 너무 낯설다. 일본 서비스업 일부는 왜 저렇게까지 하는 걸 가 싶은 의문...


서른한 살의 젊은 나이에 사장으로 취임한 호시노. 그가 맞닥뜨린 현실은 학업을 위해 해외에서 경험한 일 그리고 그의 자신의 이상과 너무나 거리가 있었다. 직원들에게 자신의 목표와 지향점을 말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게다가 직원들이 계속 그만두는 상황까지 악재는 계속되고 이 난관을 어떻게 넘겼을까






그는 심지어 성역으로 여겨지는 주방에 직접 들어갔다고 한다. 그리고 화를 내는 주방장에게 직접 고객만족도 설문조사 결과를 보여준다. 아버지와의 갈등을 감수하면서 친인척 중심으로 된 특권계급을 과감히 삭제시켜버린다. 꼭대기 피라미드의 수직적인 문화는 신규 채용된 직원들의 동기부여에 부담이 될 뿐이었다. 과감하고 열정적인 모습이 직원들에게도 진심으로 전달된 걸까?

호시노가 가장 먼저 재생을 위해 시작한 콘셉트 만들기는 먼저 타깃을 정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 고민하는 일!!

어른들은 위한 패밀리 리조트 아이디어가 여기서 나왔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부분이었다. 이것은 비즈니스 & 마케팅에 모두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이다.






거대 호텔 그룹들이 줄줄이 망하는 당대 분위기, 왜 거대 호텔들이 망했는가를 생각해 보면 경기 탓만 할 수는 없었을 터. 일본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관광산업은 너무나 위축되어 있고, 최근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염려되는 실정이다. 방법은 무엇일까!


조직 문화 개선과 콘텐츠 개발, 호텔만의 특별화, 그 지역 주민들을 구체적으로 이해시키고 마침내 협력자로 만드는 과정은 오늘날 호시노가 국가 수준의 호텔로 만드는 과정이 되었다. 우리 기엽의 오너들과 사뭇 대비되는 부분이었다. 태어나 보니 대기업의 후계자... 따라서 자연스럽게 그 자리를 꿰차고 들어가니 제대로 된 경영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책의 경영자는 남다른 부분이 많다. 진솔하고 당당하고 전문적이다.






특히 전 직원의 마케팅화라는 구체적인 대안은 놀라운 성과를 이뤄낸다. 팬데믹 이후 관광 관련 사업은 많이 힘들다고 알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분들도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깨닫는다. 발상의 전환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잘 어울리는 분이라니!

관광 산업에만 해당되는 책이 아니다. 마케팅의 전 분야에 마케팅을 넘어서 무관하다고 생각되는 분야에조차 적용될 만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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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리더란 무엇인가 - 하버드 케네디스쿨 역사 리더십 수업
모식 템킨 지음, 왕수민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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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식 템킨 (지음)/ 어크로스 (펴냄)








새해 첫 책! 어떤 책을 피드에 올리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의미를 두지 않기로 했다 ㅎㅎㅎ 계속 특별한 날을 만들고 의미를 찾다 보면 결국 의미가 내가 되기도 하므로...

(이 책이 의미가 없다는 뜻은 절대 아님 )


☆ 저자 모식 템킨은 하버드 케네디 스쿨에서 오랜 시간 리더십에 대해 연구하고 강연하고 미래 지도자가 될 사람들을 만나온 분이다. '국경을 초월한 인류적인 리더십을 연구하는 역사학자'라고 소개하는 것이 가장 어울릴 것 같다.

리더가 시대를 만드는가 시대가 리더를 만드는가?!?!?! 나는 각 시대가 원하는 리더를 만드는 게 아닌가 생각하는데,

∑전자는 마키아벨리적 사고를 하는 사람, ∑후자는 마르크스적이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사람들은 리더에 복종하면서 그 사회를 만들어 왔다. 반면 리더의 막강한 권력을 견제할 대책도 함께 생각해왔다. 리더십에 관해서 수많은 인물들이 떠오른다. 어릴 때 위인전에서 만난 분들, 대부분이 남자들이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 읽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등 리더십의 교과서 비슷한 책들이 지금 생각난다. 책은 어떤 리더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서술된다. 나는 리더의 자질을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한 ♣두 자기 질문과 마주하고 있는데 하나는 왜 사람들에게 리더십이 필요한가? 다시 말하면 ♧ '리더'를 세움으로써 사람들은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이다. 여기서 리더란 영웅이기도 하고 롤 모델이기도 하다.

♧두 번째 질문은 왜 어릴 때 위인전에서 만난 여성 리더의 모습은 별로 없는가? 굳이 있었다면 신사임당이나 선덕여왕의 모습 정도? 그것은 남성 중심 사회가 만든 여자 리더의 모습일 것이다. 나아가 바람직한 여성 리더의 모습을 스스로 찾아내고 발견해 내는 작업이 절실하다. 물론 진행 중인 일이다.


◆세계 대공황 시기 후버와 루스벨트의 리더십을 교차로 비교해서 분석한다. 책의 흥미로운 점은 미국의 근대사가 키워드 별로 다양한 영역에서 언급된다는 점이다. 또한 ◆여성 참정권 운동으로 근 100년 가까이 계속되는 싸움을 진행할 때 앞장섰던 백인 여성 캐리 채프먼 캣 그리고 테다 웰스 같은 흑인 여성, 마리아 드 로페스 같은 히스패닉 여성도 언급된다. 여기서 흥미로웠던 점은 진보에 대한 언급이다. 진보란 대중의 힘을 바탕으로 이뤄진다고 믿는 사람들 vs 막강한 힘을 가진 사람과 제도를 끼고 일을 도모할 때 이뤄지는 법이라 보는 관점. 어느 쪽이 유리한가?





◆레지스탕스 운동과 도미니카 공화국의 독재자 트루히요 시대를 서술하는 챕터에서 만감이 교차했다. 미국이 낳은 괴물? 미군 점령기를 지나고 바로는 아니지만 군사 독재가 시작된 것은 우리의 역사에서도 볼 수 있는 장면이기에....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오만함과 인종차별주의에 대해 비판과 성찰하는 저자의 입장도 보인다. 이 챕터에서 천황을 중심으로 한 일본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부분 정말 흥미롭게 읽었다. 일제강점기 시절 한반도에 대한 일본의 지배구도를 다루기 때문에 ⊙매의 눈으로 읽었다 ㅎㅎ이 한 챕터만 읽고도 많은 의견을 낼 수 있지만 그러려면 리뷰가 너무 길어질 것 같다. 기억나는 문장만 (댓글로)에서 언급!!






역사가 존 다우어가 저서 〈자비 없는 전쟁〉에서 미국의 독일에 대한 관점 vs 미국의 일본에 대한 관점 인용&언급한 부분도 매우 인상적이다!!!!! 무슨 전쟁이 전략이나 전술을 이용하는 개인의 역량 혹은 자질에 의해서만 좌지우지되는 '스포츠'라도 되는 듯이 패튼이나 맥아더 같은 장군을 찬양하는 기존의 리더십 교과서에 대해 따끔한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미국은 결국 '죽음의 기계'를 이용해 자신마저 파멸해가는 과정을 언급하는데 여기서 베트남 전쟁을 빼놓을 수 없다 ㅠㅠ 이어지는 한국전쟁에 대한 진단도 놀랍다.

마거릿 대처의 리더십 등 책후반부에서 다루는 리더들의 유산까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역사책 & 정치학 & 사회학& 인문학 책이다.







▷▷▷▶결론: 리더의 자질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는 요즘이다. 최근 몇 년간 리더십에 대한 수많은 책들이 집중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리더십이란 어쩌면 거창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저자는 마지막 문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리더가 되고자 하는 이유?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리더에 대한 질문은 수없이 해 왔다. 그것은 심지어 유, 초, 중고교 교육과정에서도 다루는 내용이다. 리더십이란 '사람'을 '돕고' 싶어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단순해 보이는 이유이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일지도 모른다.


덧: 기존에 리더의 역할 및 자질에 대한 고정관념이 많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결국 사람들은 늘 한 방향만 보곤 한다 ㅠㅠ

리더십의 의미를 이렇게 다양한 관점에서 진단할 수 있다니 놀랍다. 제5장 체제 부분은 꼭 만나보시길~~!!! 소챕터 제목은 〈죽음의 기계를 막아설 의지가 있는가〉이다.


p258에서 한국전쟁에 대한 언급 꼭 읽어보시길!!!









♬ 기억나는 문장 ♬


◈우리 모두는 시간과 공간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마르크스도 말했듯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상황들을 그대로 이어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애써 특정한 식으로 사고하는 법을 배우면 이따금 미래 세대에나 눈에 띌 어리석음과 비윤리적인 일들이 보이기도 한다 p225

◈오늘날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을 좌우하는 리더들이 겉으로는 합리적인 논의를 벌이지만 알고 보면 비합리적인 틀에 갇혀 있다는, 그래서 결국 사람들을 재앙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p225

◈당연한 얘기지만 사상 최초의 민간인 공중 포격 사례들은 유럽 식민주의와 관련이 있다. p227

(→→ 이 부분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기존에 유럽 혹은 미국인 작가의 전쟁사를 읽으면 미국인 저자들은 핵폭탄 투하에 대해 궁극적으로 일본에 책임을 미루는 식으로 서술하기 마련인데, 이 분 저자는 원인이 미국에 있다는 자신의 주장을 끝까지 많은 논거들과 함께 밀고 나간다는 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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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리를 구한다 - 아마존 파괴에 맞선 부족 리더의 연대와 투쟁기
네몬테 넨키모.미치 앤더슨 지음, 정미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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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몬테 넨키모 &미치 앤더슨 (지음)/ RHK (펴냄)









아마존의 그 깊은 밀림에 어떤 부족이 어떤 형태로 살아가는지! 우리와 어떻게 다른지 아무도 관심 없다. 그저 파괴만 있을 뿐!

백인들이 개척 혹은 도전정신이라 쓸 때 억압과 지배, 파괴와 학대로 읽히는!!!!!!


에세이지만 한편의 위대한 소설같이 읽혔다. 저자 어린 시절부터 성장과정 그리고 최근까지 일대기 형식으로 쓰였다. 가장 많은 동물들이 멸종 위기를 맞이한 곳, 와오라니족의 딸로 태어났다. 부족의 많은 사람들이 성경을 받아들이고 선교사들이 주는 달콤한 대가를 받아들였다.






백인 선교사들이 처음 접근할 때 강하게 반발하지만 차츰 마을의 사람들과 친해졌다.

와오라니족, 에콰도르령 아마조니아 지역에 사는 선주민이다. 아마존에서도 배를 타고 3시간은 더 들어가야 하는 곳에 그들이 산다. 유발 하라리의 책 ☆사피엔스〉 에서 그들을 언급했다. 검색해 보면 사진을 통해 그들의 모습을 가늠할 수 있다. 최근에는 각종 프로그램에서 이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1956에 이곳으로 들어온 짐 엘리엇을 포함한 선교사들을 찔러 죽인다. 죽음을 무릅쓰고 복음을 전하는 기독교 관련 글을 보면 이들의 순교가 자세히 그려져있다. 그러나 선주민들에게는 방해요 침략일 뿐이다. 예수의 이름을 무기 삼아 들어와 선주민 어린 여자아이를 강간하는 백인 남자..... 하 정말 이런 일이 한두 건일까.. 아이는 완벽하게 가스라이팅 당해서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한다. 다시 부족에게로 돌아온 넨키모. 아버지와 오빠들에게 석유회사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서울의 3배 넘는 면적의 땅, 석유가 묻힌 그 땅을 백인들은 뺏고 싶었을 것이다. 석유 기업에 경매를 붙이려는 에콰도르 정부와의 긴 싸움.


석유 시추 산업에는 막대한 환경파괴가 필연적이다. 동물의 생태계 파괴뿐 아니라 그 결과는 결국 우리 인간들에게 돌아온다. 대안은 없을까? 이미 내가 어릴 때도 이런 내용은 교과서에서 공부한 것 같은데 여전히 아직도 경제적 이익 VS 환경보호단체 간의 길고 긴 싸움은 여전한 실정이다. 지구 반대편 나라, 남의 집 불구경하듯이 단지 이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은 노력 그리고 깊은 연대감 덕분에 그들의 지도를 제작하고 적극적인 캠페인 마침내 2천 제곱킬로미터가 넘는 자연을 지키는 극적인 승리를 이뤄낸다. 그 과정에서 GPS와 드론을 이용한 점 놀랍다.


문화 상대주의, 아무리 말해도 경제적인 이익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되는 단어이지만, 여전히 중요한 말이다. 환경에 대해 아마존이 스스로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제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스스로 지켜낸 그들의 용기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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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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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 로페즈 (지음)/ 북하우스(펴냄)








여행기+ 자서전을 서술하는 방식이 독특다. 책 초입에서 그 아이는 저자 자신이었다. 3인칭의 시점으로 자신의 유년 시절 그리고 청소년기를 살짝 언급한다. 어머니의 재혼을 언급할 때도 매우 담담한 태도였는데 이런 관점이 내게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오늘날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저자의 여행 초기에는 해외여행이 특히 이런 오지로의 여행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저널리스트로서 약간의 특권의식에 젖을 수 있을 텐데도 자신의 의무를 미학과 윤리에 국한시킨 것을 보면 본받을 만한 분이다. 장소는 항상 변화하므로 그것을 언어로 기록하는 일은 무척 어려우면서도 매력적이다.





책에서 가장 먼저 언급되는 곳은 파울웨더곶이라 불리는 천연 자연이 아름다운 곳이다. 구글지도를 찾아보았다. 북아메리카 미국 오리건주 링컨카운티 파울웨더곶으로 검색된다. 구글 사진으로 보면 오염되지 않은 곳이 그 존재만으로도 아름답다. 제임스 쿡이 세계 일주 항해 당시 처음으로 북아메리카 서해안에 도착한 때가 1776년 정도로 추정된다. 당시 이곳의 모습은 어땠을까. '악천후'라는 뜻의 이곳 지명도 쿡이 붙였다고 한다. 수십 년간 쿡의 전기를 읽었다는 저자는 제임스 쿡을 위대한 해양지도 제작자 이상으로 무척 존경하는 것 같다. 식민지 착취의 토대를 놓은 것은 인정, 그러나 그의 의도는 아니었다고 서술한다. 그게 그 말인 거 같기도 하다. (칼 세이건 박사님을 비롯한 백인 남성 작가들의 정복과 식민지 확장에 대한 견해는 일부 비슷한 것도 같다. ) 결국 쿡은 하와이의 선주민들에 의해 목숨을 잃는다. 하!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 자들, 개나 소 취급 당하던 원주민들의 수많은 죽음 위로 위대한 백인 한 사람의 죽음이여!!! 목숨에도 귀천이 있을까마는 ㅠㅠ) 그러나 저자는 이 챕터 후반부에서 선진국들의 침략 행위에 대해 착취와 불의에 대한 근본적인 충동에 대해 여러 문장을 통해 반성적인 입장을 취한다. 그 점 마음에 들었다. (어떤 백인들에게는 인디언 추장의 머리를 잘라 골상학자에게 넘기는 것이 일종의 스포츠이기도 했던 시절이다) 누가 원시적인지 누가 야만인지에 대한 견해는 인간 문화에 대한 삶의 탐구적인 자세마저 방해한다고 말한다. 저자의 관심사 그리고 그 지적인 깊이는 자연과학, 인문학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다윈과 월리스, 융과 프로이트, 스티븐 호킹 박사 그리고 도쿠가와 막부 시대의 일본 선원을 다루기도 하고 계몽주의 시절이나 서구 사회의 주변부를 다루기도 한다. 세계대전에 참여한 적이 있었던 경험도 책의 다양한 챕터에서 서술되는데 시대를 거슬러 오르내리는 은유적인 묘사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이 무렵 저자의 나이는 마흔아홉이었다. 여기까지 서술만 모아도 충분히 책 한두 권이 되고도 남을 분량이다. 다음 챕터에서 저자는 마흔둘의 나이로 스크랠링섬으로 향한다. 당대 남성의 기준으로 사십 대는 인생의 어느 분기점을 넘은 삶에서 매우 중요하면서 충분히 성숙한 시기로 보인다. (요즘 철들지 않은 사십 대도 많은 편 ㅎㅎ)






무척이나 습하다고 묘사되는 갈라파고스 제도에 도착, 이곳을 먼저 거쳐간 사람들 그중에는 폴리네시아 탐험가도 있고 다윈도 있고 허먼 멜빌과 같은 작가들의 책에서도 언급된다. 이누이트의 종교, 수많은 홍학 떼와 같은 아름다운 문화체험과 더불어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과거 제국들이 변방에 세웠던 유형 식민지들의 폐허에서 역사가 주는 교훈을 깨닫기도 한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그의 여정은 이제 절반 정도 온 것 같다. 자칼 캠프라 불리는 동부 적도 아프리카 일대 오스트레일리아와 태즈메이니아주 (이곳은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한 곳이다). 그리고 남극과 칠레를 거친 후 여기 독자들의 손에 도착하게 되었다.








인간의 발길이 허락되는 거의 모든 곳! 남극과 더불러 무려 일흔여 개의 나라를 여행하고 탐사한 저자, 책에서 가장 먼저 언급되는 파울 웨더 곶은 저자 나이 49세에 두 번째 챕터인 스크랭링섬의 고고학 캠프로 갔을 때는 사십 대 초반의 나이였다. 책을 크게 여섯 챕터로 나누어 볼 수 있고 좀 더 상세히 설명하면 열다섯 장소에 대한 1000페이지 조금 덜되는 방대한 저작으로 구성된다. 1945년생으로 무려 55년간 인간의 발길이 닿는 그 모든 지역을 다녔으며 이런 과정을 각 분야 협업을 통해 논픽션과 픽션으로 기록한 분이다. 전작인 「북극을 꿈꾸다」라는 책으로 저자를 알게 되었다. 저자가 직접 발로 다녀온 지역에 대한 사유라서 그 어떤 기록물보다 촘촘하게 서술되었던 기억이 있다. 1970년대에 쓰인 「늑대와 인간에 대하여」와 같은 책도 조만간 만나보고 싶다. 책을 통해 우리 독자들은 여행가이자 저널리스트로써 개인의 삶과 그가 더듬어 온 여정을 통해 인류적인 만남을 경험하게 된다!! '기념비적인'이라는 단어를 1년에 단 한 번 만 쓸 수 있다면 이 책 소감에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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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과 현대 사회 오퍼스(OPUS) 총서 7
찰스 테일러 지음, 박찬국 옮김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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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테일러 (지음)/ 세창출판사(펴냄)









'현대가 묻고 헤겔이 답하다'라는 역자의 소개 글은 헤겔이 묻고 현대 사회가 답하다는 문장과 같다. 헤겔을 논하지 않은 철학자가 없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헤겔을 설명하는 명제로써 단순히 변증법, 정반합을 논하는 정도의 수준이 아니다. 우리는 어쩌면 헤겔의 그림자를 통해 현대를 해석하는 것이 아닐까, 슬라보예 지젝에 의해 오히려 그가 살았던 당대 사회 못지않게 그 존재감을 증명하는 헤겔. 그가 위대한 이유는 존재 증명에 대해, 좀 더 쉽게 말하면 '있음'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그 대답은 철학자들이 할 것이 아니라 우리 현대인들이 해야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읽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쓰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사람이 살면서 몇 가지 고비를 넘긴다고 하는데 올해가 그중 하나인가 싶을 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다. 돌아보면 최고이자 최악의 해였던 2024년. 다시 돌아보고 싶지도 않을만한 사건(바디우적 사건)들이 있었다. 올해 다시 읽는 이유를 묻는다면 나는 이제 더 솔직하게 대답할 수 있다. 읽는 이유는 하나다. 살기 위해서!라고 대답하겠다. 살아있기 위해서, 더 잘 살아있기 위해서...... 죽어있는 상태가 간절히 살고 싶다.






철학 책 한 권 읽는 데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문단 하나를 뛰어넘는 데 며칠이 걸린다. 다시 서문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목차를 더듬다가 몇 번이나 걸려 넘어진다. 이제 거의 완독까지 왔구나 싶었을 때 간단한 소감 한 줄도 쓸 수 없어서 다시 책의 서두로 가서 매만지게 된다.





이 책을 만나기 위한 선작업으로 우선 헤겔을 알아야 하고 (내가 다 알았다는 얘기 절대 아님), 이 책의 저자인 찰스 테일러가 쓰신 〈헤겔〉이나 〈자아의 원천들〉 정도는 읽어두면 좋다. 슬라보예 지젝을 함께 알아두는 것도 좋다. 그러나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거의 한 달 붙잡고 있었는데 오늘 문득 '나는 여전히 제자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름 돋는 무서운 경험이었다. 이제 뭘 좀 아는 것 같았는데 돌아보니 아는 게 하나도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드러남'에 대한 공포...... 철학 책 읽다가 느끼는 공포라니!! 사람들은 비어있음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채운다. 헤겔 철학으로 채우고 헤겔의 시대 그와 함께 했던 삼총사 횔덜린과 셸링.... 헤겔의 삶을 추적하면서 그와 관계된 인연들을 살펴보다가 문득 거기서 멈췄다!!!






헤겔을 읽다가, 내 의식의 흐름은 여러 과제를 만났다. 천재 철학자 셸링과 그의 연인 카롤리네에게로 (누가 철학자들의 사랑 이야기책으로 좀 써줬으면^^) , 왜 이 여자는 대내외적으로 문화적인 업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기억에 악하기만 한 존재로 남게 되었을까? 이 부분 아직 더 해결해야 할 과제.

그리고 헤겔이 있기 전 칸트의 철학, 라캉, 들뢰즈, 가다머, 데리다 그리고 슬라보예 지젝까지 (지젝 책 최근 번역서 #잉여향유 읽는 중!!!) 사실, 나는 늘 마음에 담고 있던 인생철학자 지젝을 만나기 위해 위 모든 작업을 한 것 같다. 심지어 그와 동시대를 사는 행운이라니!!!!





헤겔의 철학은 바깥 없는 담론이다.

헤겔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 대가를 먼저 정확히 평가해야 한다는 푸코의 사유를 접고서 이제 본 텍스트 #헤겔과현대사회 로 다시 돌아가서,

1931년생이신 찰스 테일러, 현존하는 위대한 철학자 중 한 분!!






헤겔 연구서 그의 대표작인 1080페이지 분량의 벽돌 책 「헤겔」 을 조금 압축하여 다시 쓴 책이다. 헤겔은 자신의 철학을 통해 당대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끼쳤는지 그리고 여전히 현재성을 포함한 존재인 헤겔의 철학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책 서문을 보면 그의 전작 〈헤겔〉에서 어려운 부분을 과감히 삭제하고 조금 쉽게 쓰셨다고 하는데 .... "네에"??!!!!!





헤겔은 막대한 영향력을 끼친 당대에 이미 철학자가 누릴 수 있는 모든 위상을 경험했고 스타 철학자로 매 강의마다 청중이 차고 넘쳤으며 멀리 러시아에서 귀족들이 마차를 타고 강의를 들으러 올 정도로 인기에 인기를 누린 분인데 과연 그들이 헤겔 철학을 알고 들었을까 싶은 의문이 있다 ㅎㅎ







헤겔 이후 수많은 철학자들이 그를 해체하고 넘어서려 했지만 모두 제 발에 걸려 넘어진 푸코의 말처럼, 헤겔을 넘어서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


헤겔이 제시한 개념들 절대지는 반드시 해체되어야 할 주적인 것처럼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다. 헤겔은 어떤 이들에게 보수적인 철학자로 혹은 파시즘의 원조로 기억되지만 헤겔 연구자 찰스 테일러는 헤겔은 보수주의자도 자유주의자도 아닌 시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그만의 '독특한' '정치철학'이었다고 말한다.

이는 저자가 헤겔을 오늘날의 시각에서 판단하지 않고 헤겔의 시대 속으로 걸어들어가 헤겔에 대해 엄중한 평가를 했기 때문이 아닐까? 책에서 저자는 헤겔이 '스피노자주의'라거나 '범신론'이라고 비난받았던 이유에 대해서도 분석한다. 또한 헤겔이 칸트나 피헤테로부터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삭제했는지도 언급한다.





아니 근데!! 정신현상학 서문 부분& 헤겔의 역사철학 부분에서 카라마조프의 이반을 살짝 언급하시는 저자님 ㅎㅎ (기승전 도스토옙스키 여기서도 !!!) 프랑스 혁명에 대한 헤겔의 분석, 계몽주의는 지성의 편협한 관점이기에 아무것도 이성적 의지를 방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있다. 인간이 더 위대한 주체라는 사실. 헤겔의 정치철학보다 이 책 저자님의 해석이 더 흥미롭다. 공포정치는 죽음과의 대면에서 생긴다는...


혹은 나폴레옹이나 심지어 파멸적인 결과들도 그 나름의 기여를 했다고 보는 관점들. 저자의 생각은 헤겔의 정치철학을 다루는 장면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근대사회의 전개에 대한 헤겔의 예상이 빗나간 부분까지 짚어낸다. 철학의 과제, 이성적인 인간의 주체성 나아가 완성에 도달하는 부분까지!

헤겔의 철학을 단순히 분석하는 정도가 아닌 저자만의 관점으로 다시 말하는 책이다. 헤겔이 제시 질문들은 이 책이 처음 쓰인 1979년보다 더 현실적인 모습으로 우리 사회에 접근해 있다. 헤겔의 시의성!!! 여전히 논쟁적인 뜨거운 철학자!!







덧. 이 책은 내게 철학으로 가는 출발점이지 결과물이 아니다. 그래서 읽기 시작한 정신 현상학, 천 개의 고원, 그리고 슬라보예 지젝....

한 줄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텍스트를 붙들고 두통에 시달리면서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은 생각이 들어야 하는데 그저 단순히 즐겁기만 하다니!!! 최고의 연말이 아닌가!!










→적다 보니 리뷰보다 인용문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런 책은 처음이다 ◁◁◁◁


▷ 만약 우리가 본질적인 것, 즉 보편적 이성과 일체가 된다면 우리는 세계사는 물론 이러한 우연성과도 화해할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실제로 자기 자신을 보편적 이성의 매체로 보게 되면 죽음은 이제 '낯선 것이 아니게 된다. 그것은 계획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러한 의미에서 이미 죽음을 넘어서 있다. 죽음은 이제 한계가 아니며 그것을 초월하는 이성의 생명 속에 흡수되는 것이다. p120


▷ 헤겔이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끊임없이 원자론적 공리주의적 도구주의적 인간관과 자연관으로부터 비롯되는 환상과 왜곡을 비판할 필요를 느끼고 있으며 그와 동시에 그러한 왜곡이 끝없이 산출하는 낭만주의적인 반대 환상을 꿰뚫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성의 필연적 전개에 관한 헤겔의 존재론이 그가 공격하는 학설들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는 환상적으로 생각된다고 할지라도 그가 우리에게 말할 만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이유는 그가 심원한 통찰력으로 계몽주의적 인간관과 자연관의 환상과 곡해를 비판하고 있다는 데 있다 p156


▷ 헤겔은 〈정신〉의 구체화인 이러한 구체적인 공동체들을 민족정신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민족정신들이 역사의 주체이다. 우리가 여기에서 관계해야만 하는 〈정신〉은 민족정신이다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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