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수록 돈이 된다
양원근 지음 / 해뜰서가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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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양원근 (지음)/ 해뜰서가(펴냄)








요즘 sns 피드를 열면 꽤 많이 보이는 책, 제목부터 강한 임팩트를 주는 책이라 꼭 읽어보고 싶었다.


책 쓰기의 다양한 형태가 있고 여러 채널을 통해 참여해 보았다. 또 나 스스로 진행자가 되어 글쓰기를 유도해 본 적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글쓰기란 돈과는 무관한 일이었는데 이 책은 나의 편견을 좀 깨부수기도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돈을 무척 좋아하면서도 돈에 대한 욕심이 나 희망을 언급하기를 주저한다. 특히 글쓰기와 돈이라니 이런 조합의 제목 신선하고 또 충격이다.


물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그것이 부와 연결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챕터 1의 질문, 내 안의 상품성은 무엇일까라는 질문과 닿아있다. 최고가 되려고 하다 보면 자신의 부족한 점이 더 드러나보인다. 유일한 것이 되려고 노력하라는 니체의 말씀!






저자는 실무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특히 책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그들의 삶, 내면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다양한 강점을 발견하는 저자의 안목에 대해 한 가지를 발견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먼저 발견하는 것이다. 남의 단점을 먼저 발견하느냐, 아니면 좋은 점을 먼저 보느냐에 따라 자신의 삶도 달라진다는 생각이다. 저자는 그것을 실천하는 분이었다.


책에 언급되는 수많은 작가들,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들, 강연자들 혹은 인기 유튜버 그중에는 나도 구독 중인 혹은 맞팔인 분들이 있어 반가웠다.

다소 센? 제목에 대한 반감이 있는 편이고 아마 나와 비슷한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좀 극단적인 단어가 들어가거나 하면 순화되지 못한 느낌이 들어서 불편한데, 저자 추천 책 특히 베셀 목록에 오른 책 중에는 강한 제목들이 많다. 아.. 이 정도 해야 독자들 시선에 강하게 기억되는구나.






2부 돈 되는 콘텐츠를 만드는 글쓰기 실전 테크닉 기대감으로 펼쳤다. 저자는 sns 글쓰기에 대해 완성도보다는 진솔한 마음과 공감을 중요시한다. 물론 너무 잘 쓰려고 고민만 하는 것보단 실전에 부딪히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제목과 부제, 그리고 카피의 중요성!! 이것은 글쓰기 실무다.

기승전결 글의 목적성을 명확히 빛내주는 글 만들기 부분! 책 리뷰를 오래 쓰다 보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다. 너무 길고 어려운 글, 나만 즐거운 글을 오래 쓰고 있었다는 생각도 해본다. 한 줄로 주제 정리하기, 목차 설계 등등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책 제목 정하기. 제목 정하는 부분을 저자는 첫인상이라고 표현하는데 책과 독자와의 만남에서 제목은 첫인상이다.







글을 쓸 수 없는 나쁜 습관 네 가지 언급에서 실천력이 부족하거나 시간 관리 부족이거나 몰입력 부족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서량의 부족.. 이런 경우에 어떻게 몰입도를 높일지에 대한 고민, 개인적으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쓰는 노하우가 도움이 되었다. 책 쓰기를 꿈꾸는 분들이 있다면 초고부터 퇴고까지 그리고 출판사 찾는 방법에서 계약서 쓰는 법까지 실제적인 방법들이 서술된다. 저자의 말처럼 쓰다 보면 달라지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책은 글쓰기 책이기도 하지만 자기 계발에도 도움이 된다. 콘텐츠 발행자나 자기 계발 혹은 sns 글쓰기를 하시는 분이라면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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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
이봉호 지음 / 북오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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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봉호 (지음)/ 북오션(펴냄)







올해 신춘문예는 그 어느 해보다 관심이 뜨거웠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로 우리 문학계는 모처럼 판매지수를 높이고 있다. 물론 한강 작가님 책 출간한 출판사만 잘 되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없지 않지만 이 효과는 곧 출판업 전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도 있다.

한강 작가님 이전에도 한국문학의 수많은 선배 작가들의 노력이 있어 따라고 한강 작가님 스스로도 말했다.


책을 펼치기 전에 너무 궁금해서 나름 상상을 해봤다. 한강 작가의 작품 이야기일까? 아니면 성장과정과 창작자로서 걸어온 길? 아니면 한강 작가님 작품을 읽고 쓴 저자만의 독서에세이일까 상상해 보기도 했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한강 작가의 작품 중 아직 읽어보지 못한 작품들이 많은데 그 소개 글, 리뷰가 여러 편에 걸쳐 수록되어 있었다. 소설을 읽기 전에도 사전 정보를 많이 알고 가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와 같은 책은 내게 무척 도움이 된다. 물론 블로그나 유튜브 등 검색을 통해 알아볼 수도 있지만 이런 정보 중에 검증되지 않은 유해한 정보들, 차고 넘치는 정보 중에 정작 내게 필요한 것을 선택하기 쉽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









학생들을 만나다 보니 노벨문학상에 대해서도 자주 검색해 보는 편이다. 이 책에는 노벨상에 관한 정보, 우리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것도 서술되어 있다. 아시아 작가들의 노벨문학상에 대해서도 궁금한 점을 상세히 알 수 있었다. 한강 작가의 성장 과정 그 배경, 문학적 토양을 이룬 연대기 흥미로웠다. 기존에 강렬하고 호불호 강한 작품을 쓰시다 보니 아직 접하지 않은 작품에 대해서 기존에 내가 가진 편견을 깰 수 있었다. 각 시대별 한국 현대 문학이 걸어온 길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유추도 흥미로웠다. 한강 작가 아버지 한승원 작가의 작품도 몇 편 접한 적이 있는데 역시 대작가를 길러내는 데는 그 부모님의 역할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한강 작가의 작품 중 〈흰〉을 가장 좋아한다^^ 무한 상상력을 자극하여 독자마다 다른 리뷰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







또 책 뒷부분에는 8인 8색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는데 각 분야 다양성을 위해 또 생각을 정리하며 쓰신 글이라 일주일씩 시간차를 둔 정성이 돋보인다. 인터뷰이에는 다양한 직업군의 문화계 인사들이 언급된다. 출판사 대표님 혹은 해외 작가 도서관 사서님, 영화평론가, 대학교수님 등 다양한 영역의 인사들과의 인터뷰. 한강 작가의 위상 우리 문학의 현 위치, 그 보편성과 특수성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들을 만나게 된다. 12월 이후로 어수선한 날이 계속되고 있다. 참사를 목도하며 너무 마음이 아픈 요즘이다. 문학이 주는 치유의 힘! 소설이 주는 위로 그것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는 동력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한강 작가 소설에 관심 있는 그 모든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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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이 잃어버린 여성 - 신, 물리학, 젠더 전쟁
마거릿 워트하임 지음, 최애리 옮김 / 신사책방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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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리 (옮김)/ 신사책방 (펴냄)








◆물리학에서 의미 있는 여성 과학자는 누가 있을까? 나의 물리학도, 분야 전공자에게 물어도 글쎄라는 대답이 먼저 나왔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아들은 '말'이 느리고, 딸은 '수학'을 잘 못한다는 식의 글을 본 것 같다.







책을 펼치기 전에 수학자이자 과학자, 철학자였던 히파티아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한 달에 한 번 수학자를 소개하는데 내 수업 듣는 학생이라면 히파티아를 모를 리 없다. 히파티아 사후,

이후 소피 제르맹이라는 수학자가 탄생하기까지 130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심지어 히파티아는 미술 작품에서도 성적인 이미지로 그려지고 죽음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로 논란이 여전하다. 여기서도 종교라는 프레임이 작동한다.. 헐






책은 10개의 챕터로 상당히 밀도 있게 서술된다. 수학적 인간( 여기서 인간은 철저히 ☆남성이다. 여성이 인간으로 인정? 받은 것은 불과 얼마 전? 인간으로 인정받는다는 말은 투표권이나 대학에서 자유롭게 공부를 하는 등 권리를 누릴 수 있었던 시기로 보아야 할 것 같다.) 서론에서 기존 몇 가지 편견을 뒤엎는 이야기가 서술된다. 과학과 신학이 서로 대척점에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물리학은 여전히 깊은 종교적 감성에 배여 있다고 언급한다. 종교가 있는 입장에서 무신론자 과학자들의 글은 무척 흥미롭다. 물리학의 영역도 다른 인간 활동이나 학문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문화적 힘이 형성한 일부다. 심지어 첨단과학의 나라 ▶미국에서조차 물리학 현업에 계신 여성 정교수 고작 3%다. 이런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종교와 수리과학의 연관성을 찾는 & 물리학사에 내재하는 종교적 맥락을 찾는 부분 흥미롭다. ☆색다른 시도라고 느꼈다.






또한 책의 어느 챕터보다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문장이 있었는데

★물리학에서 여성이 꾸준히 배제될 경우 인류가 잃을 것들, 간과하는 부분에 대한 언급이다. 그나마 수학이나 화학처럼 여성의 비중을 늘렸으면 하는 생각만 했었던 나로서는 신선한 발상이었다. 물리학도 여성이 적다는 말은 앞으로도 물리학이 이루어 낼 '목표'에 여성은 의미 있는 발언을 할 수 없다는 중요한 의미가 담겨있다. ▶오늘날의 첨단과학이 사람 or 지구를 살리는 과학인지 반대로 가고 있는지는 좀 더 먼 미래가 말해주겠지만:) 개발 혹은 개척 때로는 용기라고 쓰지만 지배, 억압, 정복이라 읽히는 점 없지 않다.






◈만물은 수로 시작하는 챕터 1은 나와도 연관이 있는 부분이라 무척 재밌었다. 공개수업에서 주로 써먹?는 내용이기도 하다. 수많은 수학자들, 그중에 꼭 기억했으면 하는 인물들!!

이 챕터 마지막 부분에서 히파티아 (☆ 아 나의 존경하는 대수학자!)의 죽음을 언급하면서 £그녀의 죽음은 고대 과학의 해체를 상징한다는 문장에 공감 또 공감... (사적인 생각: 여기서 인류의 반이 함께 죽임당했다고 한다면 너무 극단적 발언인가! ▶4세기 히파티아의 죽음을 5세기 작가가 서술했고 그 글에 의존해서 해석하고 회자되는데 여전히 논란이다. 때로 히파티아는 죽은 후에도 육감적이고 매력적인 인체 즉 성적인 이미지로 표현당하고 있다 ㅠㅠ )






중세 시기로 넘어가면서 이후 1000년간 여성의 권리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달랐다. 중세 초기부터 마냥 여성의 발언권이 없지는 않았다고 본다. 13세기 들어 최초의 대학들이 문을 열었고 이때 학문에 참여할 수 없었던 여성들. 철학과 수학에서 철저히 소외당한다. 위대한 수학자 소피 제르맹이 활동하던 1700년대 후반~1800년대 초에도 여성은 공부 선택의 자유가 없었다. 이후 남성 과학자들의 교황의 권위와 싸우며 과학의 위상을 높이는 동안 ♣여성 수학자 혹은 과학자들은 권위에 남성의 권위까지 합해서 이중으로 싸워야 했다. 굳이 중세로 갈 필요가 있을까? 1950~60대만 하더라도 오빠나 남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해 대도시의 공순이가 되었던 여자들... 우리들의 어머니, 언니, 누나였다.








☆★우리가 물리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 보기를 계속하는 한, 그것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배제되어서는 안 될 일 아닌가?

17세기 천문학자 마리아 빙켈만.. 다행히 아버지의 후원으로 공부를 했으며 동네에서 천문학을 배웠다. 여성 따위가 감히 자신만의 천문학 연구 장비를 가질 수 없었으니 그녀가 택한 방법은 유일한 길인 남성 천문학자를 통하는 길이었다. 무려 30 살이 많은 저명한 천문학자와의 결혼이었다.

실제로 1940년대 통계를 찾아보면 수학자 '여성'의 비율보다 상대적으로 물리학자 '여성' 비율이 더 낮다. 수학자 여성 비율도 남성에 비해 턱없이 낮은데 물리학은 왜 더 여성들을 받아들여주지 않은 걸까?





여성이 수리과학에 종사하는 데는 당시 사회규범들도 장애가 되었지만, 과학을 연구하는 사람(남성)들이 이를 한층 더 어렵게 만들었다. 특히 제도화되면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공식적인 지위를 얻거나 제도권의 지원을 받거나, 공식적인 학계 참여가 허용되지 않았던 부분이다. ㅠㅠ 그러나 많은 수학적인 여성들이 교육과 기회에 접근하고자 했을 때 도움을 준 것은 그들의 아버지나 남편 등 ♣계몽된 남성들이 있었다. 볼로냐 대학 여성이 학위를 수여받을 수 있었던 거의 유일한 곳. 책에서 만난 거의 모든 여성 수학자 물리학자들에게 물을 수 있는 질문이지만 만약 그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더라면 우리의 과학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히파티아처럼 수학자 아버지를 둔 아녜시의 경우에도 결국 시대와 타협? 할 수밖에 없었고 여기서 타협이란? 여자 따위가 감히 자연철학과 미적분에 관한 책을 쓴, 그 이후에는 그저 조용하게 일반 여성처럼 살아가는 일이었다.






18세기에 어떤 여성도 뉴턴과 같은 삶을 살 권리, 자신의 과학 활동에만 전념하는 반사회적 외톨이로 살 권리는 누리지 못했다. 만일 아녜시가 남자였더라면, 아베 놀레가 물리학을 계속했듯이, 종교 단체에 속해 있으면서 수학을 계속 연구할 수 있었으리라. 그러나 아녜시는 여성이었으므로 그런 선택을 누릴 수 없었고, 두 가지 이상 중에 하나만을 택해야 했다. 아녜시가 수학자로서의 가능성을 성취해더라면 어떤 업적을 이루어냈을지 누가 알겠는가? 이는 우리가 이번 장에 나오는 모든 여성에 관해 물어도 좋을 질문이다. 그들 중 누구라도 그들의 남성 경쟁자들이 당연시하던 기회를 누릴 수 있었더라면 어떤 업적을 이루었겠는가? p214





각 시대별 종교의 힘이 작용하는 강도 & 따라서 여성 활동에 제약을 관찰하는 당대 과학자들이 여성 과학자들에 대한 칼럼 내용, ♬제목부터 빵 터진다.

책 제목이 『현학적 여성이라는 재앙』!! 똑똑한 여자는 재앙이었으니 ㅎㅎㅎㅎ

20세기 초 여성 과학자 두 명의 삶, 에미 뇌터와 리제 마이트너의 삶 비교도 흥미진진!!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독일 여성학자의 직위는 크게 개선된다. 마이트너는 1926년 독일 최초의 여자 물리학 교수가 된다.





▷여성 노벨상하면 떠오르는 이름 퀴리 부인.... 초등 위인전에서 어릴 때부터 본 이름, 그 어린 마음에도 왜 부인을 굳이 붙일까 싶은 의문이 있었는데??!!!

♣이 분의 이름은 마리 퀴리다.

책의 저자 마지막 문단 그리고 '인류 최고의 물리학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임소연 과학자님의 추천사가 와닿는다.







▶▶덧. 한국물리학회에서 첫 여성 회장 취임! 무려 72년 만에!!

책의 원제는 〈피타고라스의 바지〉라고 한다. 원제 제목을 넘어선 한국어판 제목에 감동이다.


▶덧. 책의 역자님 최애리, 리베카 솔닛의 『오웰의 장미』 번역하신 분이다^^

▷▶자고 나면 새로운 책을 만난다. 검증되지 않은 수많은 종이 더미들, 그중 신간 한 권 내는데 긴 기간 열정을 바치는 출판사 @신사책방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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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자들의 삶
마테오 B. 비앙키 지음, 김지우 옮김 / 문예출판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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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마테오 B. 비앙키(지음)/ 문예출판사(펴냄)





제목과 표지가 주는 이미지가 매우 컸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다. 7년간 교제한 동성 연인의 죽음... 이 한 줄만으로도 독자들은 충분히 상실감, 아픔 그리고 편견과 마주할 수 있다.

책 편집이 조금 독특한데 길쭉한 형태의 화면에 글자 수가 많지 않아서 가독성도 좋다. 빡빡한 편집은 눈을 매우 아프게 하는데, 이 책의 편집은 행간에 머물며 생각하기 딱 좋은 아마도 죽음이라는 소재가 주는 깊은 상실감을 반영한 편집이 아닐까 유추해 본다.






상실감이 사람을 죽음으로 이끌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람들은 비슷한 조언을 한다. 본인 의지가 없으면 정신과 치료도 별 의미가 없다. 그런데 그 의지라는 것이 이런 경우에는 도저히 생기지 않는다.



1966년생 저자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반영한 소설을 쓴 1990년대, 아무리 개방된 서양이라지만 그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다.





마음속 지도의 일부가 되는 장소들이 있다. p54


그의 존재는 지울 수 없는 기술력으로 내면의 하드 디스크에 새겨졌다 p58





한 60페이지까지 읽다가 펑펑 울었다. S라고 표현되는 한 남자, 책의 저자의 동성 연인이다. 이런 마음에 공감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여길지 모르겠으나 그것이 이성 간의 사랑이든 동성의 사랑이든 상관없다.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오는 사랑이기에....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누가 물으면 글쎄요... 그것을 안다 모른다, 혹은 법안을 제정할 대마다 이슈되는 찬성이다 반대를 떠나 그저 사랑이라는 감정의 형태로만 대하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이후, 정신과 상담이나 약물을 통한 치료마저 거부했던 저자, 그 고통마저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는 문장에 할 말을 잃었다....





전 세계적으로 40초마다 한 명이 자살한다. 자살을 시도하였으나 성공하지 못한 숫자를 합하면 몇 배는 더 많을 듯, 전쟁이나 살인으로 죽을 확률보다 자살로 사망할 확률이 더 높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이런 문장을 읽으면 정말 도대체 왜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삶의 아픈 흔적들이 조금씩 쌓이고 나니 이제는 조금 알 것도 같다. 그 깊은 무력감과 절망을...




죽음은 죽음 이후에 온다고 생각한다.

살아남은 자들은 그때부터 죽음이 뭔지를 겪게 되니까... 아마도...





책의 장르를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것은 에세이이기도 하고 소설이기도 하다. 차라리 소설이기를 바랐다.



긴 화면의 편집으로 된 책에서 저자는 끝없이 자신의 연인을 추억하고 애도하고 또 그리워한다. 행간에 차고 넘치는 그리움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 10만 명 당 24명이 자살로 생을 마친다. 추정해 보면 자살 유가족은 24의 다섯 배, 여섯 배 되는 숫자다..... 그 상실감과 고통 그리고 죄책감을 어떻게 견디는 걸까? 가늠할 수 없다 ㅠㅠ 책을 읽으며 작가의 고통과 오랜 시간 마주하다 보니 내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 좀 더 따뜻하게 돌아보고 싶다. 그런 누군가를 손잡아 주고 싶다.




. 그러고 보니 이름이 낯익었는데 이 책의 역자님은 엘레나 페란테 소설 번역하신 바로 그분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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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 산책 2010년대편 1 - 증오와 혐오의 시대 한국 현대사 산책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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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펴냄)














책표지의 인물 두 전직 대통령 사진에 이끌리듯 읽게 된 책이다. 한국 현대사 산책 이번에 2010년대 편을 추가로 총 스물여덟 권의 방대한 분량이다. 그중 2010년대 편 제1권을 만났다. 작가 강준만 교수에 대한 호불호에는 개인차가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분들도 많고 반대의 입장이신 분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2010년대를 저자는 승자독식, 증오와 혐오의 시대라고 표현한다. 의미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한국 사회는 여전히 승자독식으로 인한 증오과 혐오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것은 굳이 정치뿐 아니라 문화, 교육, 경제에 있어서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팬데믹이라는 위기에서 부자들은 오히려 더 부를 늘렸고 중산층이 대거 몰락한 상황이다. 중산층의 비율이 애초에 적었다는 글도 종종 보는데 부자 가 아니면 가난한 사람이라는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되는 것도 피부로 느낀다.




책을 읽다 보니 2010년도 벌써 옛날 얘기가 된 느낌이다. 스마트폰이 막 활성화되었던 2010년대 초반, 스마트폰 보급률만큼이나 시간이 훌쩍 빨리 가버리는 느낌이다. 정보가 너무 많아서 정작 내가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없는 시대.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광고나 관련 글로 유입되어 버리는 옆길로 새기 일쑤다 ㅎㅎ



정치의 일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지나간 2010년대 초반을 다시 떠올리는 기분이다. 이런 작업은 매우 의미 있다. 당대 핫이슈였던 사건들을 10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 돌아보는 시각, 한발 늦은 김정일 사망 소식, 행정복합도시 세종시, 성남시장 시절 이재명, 유시민의 정치활동, 강남 좌파로 불리는 이들의 등장, 각종 재보선 지방선거, 영포게이트, 무상 급식의 시작, 세계를 놀라게 했던 아이돌과 한류열풍의 시작,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대책 등 이미 지나간 2010년대가 해결한 문제 혹은 아직도 진행 중인 문제들을 만나게 된다. 특히 부동산과 전교 1등의 모친 살해 사건은 지금 다시 읽어도 참담하다.






정치, 문화, 사회, 경제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 2010년대의 우리 사회 꽤 많은 모습을 이 한 권의 책에서 만날 수 있다. 기존에 책에 대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글을 쓴다는 평을 종종 보았는데 최근 출간된 2010년대의 서술에서는 오히려 중립적인 의견도 많아 보인다. 가장 현대사적인 부분, 시기적으로도 불과 10여 년 전 일이라 리뷰를 하기도 몹시 힘든 느낌이 있다. 어쩌면 양극으로 치닫는 문화가 만들어내는 현상인지도 모르겠다. 정치사, 한국사에 관심이 많으신 독자들 그리고 굳이 정치라는 프레임이 아니라도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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