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를 위하여 소설, 잇다 4
김말봉.박솔뫼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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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신 소설 잇다 시리즈 /김말봉 *박솔뫼








한국문학을 사랑한다. (이렇게 말할 자격)이 내게 있는지 모르겠지만, 올해부터 한 달에 한 권씩 모두 스무 권을 다 읽어보기로 결심한 것이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이다. 올해 독서에서 다른 건 아무것도 못 읽고 단 한 권이라면 단연 『토지』다. 위대한 한국문학사 작가님들에 대한 극존칭으로 나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쓰는데, 내게 선생님이신 분은 박경리 선생님, 황석영 선생님, 조정래 선생님, 최명희 선생님 이 정도?!!!!! 호명된 순서는 좋아하는 순서다.





내가 한국문학의 어느 시점을 가장 좋아하는지 최근에 알았다. 특히 일제강점기 전후, 한국전쟁 전후, 민주화 운동 전후, IMF 전후의 작품들. 국가 운명이 위태로울 때 태어난 작품들에 대한 애정이 크다. 소설가 김말봉 무려 100년 일제 강점기에 활동하신 분이다. 그의 단편에서 식민지 조선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보인다. 최근 그의 삶이 연극으로 회자되기도 했다.

학창 시절 국어시간에 공부를 했건 안 했건 ( 이건 내 생각이지만)



기형도, 염상섭, 현진건, 이상, 김유정의 이름은 알면서 우리는 김말봉의 이름은 알지 못한다. 참 부끄러운 일이다 ㅠㅠ




대부분 국가니 사상이니 철학이니 과학이니 위대한 것들은 남성의 얼굴을 하고 있다. 역사는 잘려나간 것들의 조합이다. 우리는 심지어 어느 부분이 싹둑 잘려나갔는지도 모른다. 간혹, 잘려나간 것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으로 그 조각을 찾을 때면 흔히 여성의 모습이 그 잘린 조각을 이어간다. 깁고, 꿰매고, 연결하는 것은 여성의 일이었다......







일본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귀국 후 기자였으나 곧 소설가의 길을 걸어간다, 당시 신문에 연재되는 소설은 오늘날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인기였다고 하는데 김말봉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통속적이라는 비난에 "통속 소설에 뭐 어때서"라고 일갈한다.


'통속이든 아니든 간에 일단 대중들에게 읽혀야 소설이지'라는 작가!! 생명력 없는 순문학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말한다.






[작가정신 잇다] 시리즈는 여성이 자신의 이름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여성 인권의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던 시절,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고자 고군분투했던 잊힌 여성 작가들을 추적해낸다. 이것이 바로 작가가 가져야 할 소명이자 작가정신이 아닌가 싶다.




친일 문학에 부역한 작가들이 나중에 반성? 하면서 해방이 될 줄 몰랐고, 작품을 쓰려면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하는 것과 달리

김말봉 작가는 붓을 꺾었다. 일본 유학까지 다녀온 그가 "나는 일본어를 모른다"라며 붓을 꺾으신 그 높은 정신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공창 폐지 운동, 윤락가 여성들을 돕기 위한 [박애원]을 경영했으며, 한국 최초의 여성 장로가 되었다.







순문학만 최고라는 당대 문학계에 대해 '순수 귀신은 버리라"로 외쳤던 그의 정신은 아직도 유효하지 않은가. 무려 100년도 더 전의 여성이 어쩜 이리 혁명적인가! 어쩜 이리 시대를 앞서갔는가!에 대한 놀라움의 연속이다. 100년 전 소설이 지금 쓰는 언어와 다른 점이 많아서 가독성이 떨어지는 반면 김말봉의 소설은 이제 막 PC에서 출력된 듯한 가독성을 지니고 있다. "선생은 무엇 때문에 소설을 쓰십니까?"라는 평론가의 질문에 "나는 돈 벌려고 쓴다." 누가 뭐래도 소설은 재밌어야 하고 널리 읽혀 독자들에게 선의의 감동을 줘야 한다. 순수 VS 통속의 이분법적 잣대로 재단하던 시대에 문학은 대중의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한 분이다.







'대부분 잊힌 역사, 비주류의 역사, 당대 아이콘을 가장 잘 반영하는 것은 순문학의 카테고리 밖에 있다'라고 외치며 글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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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속의 여인 아르테 오리지널 28
로라 립먼 지음, 박유진 옮김, 안수정 북디자이너 / arte(아르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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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립먼 장편소설/ 아르테(펴냄)



사람이 빠져 죽었다는 호수, 뭐 이런 일이 있을까 싶으면서도 우리들 유년 시절의 악몽 어딘가에 있음 직한 일이다. 소설은 알 수 없는 여자의 독백으로 시작되는데 서두 마지막 문단에서 그녀는 이미 오래전 죽은 여자임을 알 수 있다. 오스스 소름이 돋았다.



내 어린 시절 아버지의 낚시를 따라간 적이 있다. 나는 아홉 살쯤 되었던가? 마치 물이 끌어당기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둑 아래로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ㅕ갔다. 아니 끌려 들어갔다. 물에 빠지기 직전에 아빠가 나를 잡아당겨 끌어올려 주었다. 그러기를 두세 번? 지금도 그때 기억이 살아있다. 며칠 후 동네 아줌마들이 수군대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못에 내 또래 남자아이가 빠져 죽었다고 한다. 나는 분명 대도시에 살았는데 못이라니?!!!!



나의 기억은 뭔가 착오가 있는 걸까? 아니! 한동안 잊고 있다가 다시 생각났다. 성인이 되어 아버지에게 그날 일을 물어보지 않았고 이건 엄마는 모르는, 아빠와 나 둘만 아는 일이다. 그때 나를 물속으로 잡아당긴 힘은 무엇일까? 내가 겪은 3대 미스터리 중 하나다.



다수의 문학상을 출간한 작가! 출간마다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는 사랑 받는 저자. 유년 시절 기억에 두 건의 사고, 호수에 빠져 죽은 여자를 철저히 분석하고 파고든 결과물로 소설은 탄생했다.



주인공은 매디, 중산층 부부로 사교 파티를 열고 손님을 초대하고 하나뿐인 아들을 키우고 그저 평범한 일상이었다. 어느 날 나타난 손님은 매디의 지인이었고 매디는 그를 통해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마침내 남편을 떠나 스스로 자립하는 삶을 살게 되는데... 내가 마치 사건 속에 있는듯한 섬세한 심리묘사가 돋보인다.



소설의 시점은 주인공 매디뿐 아니라, 호수 속 여자 그리고 매디를 찾아온 손님 등 다양한 관점에서 서술된다. 죽은 여자의 목소리는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까지 이어지는데, 사건에 가까워지는 단서가 되는 여자의 목소리... 그리고 매디가 무려 20년간 평범한 주부 생활, 나 자신보다는 보이기 위한 삶을 살았던 그리고 마침내 그것을 번져던지고 자신의 삶을 택했다는 점... 현실과 이상 사이에는 늘 거리가 있다. 그것을 최대한 좁히는 것이 살아가는 자들의 숙명일까 생각하며 글을 닫는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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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밀리미터의 싸움 - 세계적 신경외과 의사가 전하는 삶과 죽음의 경계
페터 바이코치 지음, 배진아 옮김, 정연구 감수 / 흐름출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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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터 바이코치(지음)/ 흐름출판(펴냄)







신경외과는 무엇을 다루는 영역인가? 뇌의 중요성은 말로 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지만 또 그만큼 모르는 영역이기도 하다.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뇌 수술을 마치고 나오는 의사의 모습은 숭고해 보이기까지 한다.





오랜 시간 분야 권위자로 현장에서 많은 환자를 만난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 연구 사례 그리고 뇌과학, 신경외과적인 부분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책이다. 뇌와 관련된 질병은 대부분 그 전조증상도 없이 찾아온다. 책의 사례에서도 멀쩡하던 사람들이 어느 날 중환자실로 실려가게 되고, 위험천만의 수술을 받게 된다.





뇌혈관은 채 1밀리미터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고, 단 1밀리미터 사이에 생과 사가 혼재되어 있다니 이것을 사람의 영역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산소호흡기를 달고 의식 없이 오랜 중환자실 생활을 하시던 지인의 어머니가 오늘 산소 호흡기를 떼셨다. 그 따님의 마음이 어떨지는 가늠할 수가 없다...



뇌 수막종, 신경섬유종증, 동정맥 기형, 혈관종 등 다양한 병명의 이름들... 병의 상태와 상세한 수술 진행 상황 그리고 합병증이나 추후 경과까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해본다. 두려운 마음, 신비로운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의사인 저자 스스로의 고뇌도 엿보였다. 지인의 수술을 맡게 된 과정에서 과연 평상시 3자를 대할 때처럼 이성적인 수술이 가능할지 고민하는 모습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위험천만한 수술이 상당히 역동적이라는 점, 최근 늘어나는 치매, 파킨슨병, 헌팅턴 병과 같은 질병들에 대한 연구, 정말 중요한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의대생들은 돈이 되는? 과를 선호하기 마련. 최상위의 학생들은 주로 성형외과, 피부과..... 정작 필요한 소아과, 응급의학과, 외과 등은 비선호 영역이 돼버린 지 오래다.






우린 언젠가 한번은 죽는다. 좀 더 냉정히 말하면 우리는 언젠가 죽을 존재, 불태워질 존재들이다. 이 책을 읽으며 뇌과학의 영역에서도 접근해 봤지만, 나의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다. 산소 호흡기를 떼신 지인의 어머니처럼 언젠가 나도 차가운 병실에서 삶을 마칠 것이다. 그리고 한 줌 재가 되기 위해 화장터로....



25세의 젊은 의학도 시절을 자주 떠올리는 저자. 다른 사람을 도울 때 삶이 최고가 된다는 저자의 의학도 정신, 이 분야를 공부하는 분들 혹은 지망생, 수험생이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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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브랜딩을 호텔에서 배웠다 - 사비 털어 호텔 150군데 다니고 찾아낸 돈 버는 마케팅 인사이트 23
정재형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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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형 (지음)/ 21세기북스(펴냄)










사비 털어서 호텔에 150군데 다닌 저자. 호텔의 매력에 빠진 것은 파리에서의 경험이었다. 그러고 보면 한국의 호텔들은 뭔가 비슷한 거기서 거기 느낌이 드는 건 나만 그런가. 인스타그램 호텔 분야 인플루언서라는 저자, 패션 광고 브랜딩 등 다양한 분야 경험을 쌓은 후 퇴사. 호텔 분야 기획자로 활동하며 자신만의 호텔을 세우겠다는 포부도 대단한 분이다. 호텔이라는 소재도 매력이지만, 나는 먼저 21세기 북스 책이라 더 신뢰감이 생겼던 것은 사실이다 ㅎ



호텔 메이킹 머니 비결!! 우리는 왜 호텔에 열광하는지, 호텔이 우리를 유혹하는 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호텔이 가장 사수하고자 목숨거는 것은 바로 브랜드 이미지. 브랜드 _ 호텔의 가치!!!! 5성급 호텔을 떠올려보라!!! 금방 느낌이 온다. 첫인상의 법칙은 호텔 마케팅에도 적용된다. 첫인상만 보고 어떻게 아느냐고 묻는 분도 있겠지만, 내 사람이라는 느낌 역시 비슷하다.



저자가 만들었던 Making Money Ideas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며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내가 운영하는 브랜드는 무엇을 하는 브랜드이며, 어떤 브랜드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싶은가

나는 왜 그런 사람 혹은 그런 브랜드가 되고 싶은가? 나는 누구이며 나의 브랜드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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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상대방을 확실하게 유혹할 수 있는 무기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




저자는 누구나 따라 할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가 되는 법, 대체할 수 없는 경험에는 가성비를 따지지 않는 심리를 말했다. 모두에게 사랑받지 않을 용기라고!!! 아들러의 책 제목이기도 한 문장은 내가 늘 속으로 나 자신에게 되뇌는 말이다. 호텔 리뷰만 무려 300개를 쓴 인플루언서,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 그의 계정에 가보니 그냥 좋아요가 아닌, 진정성 담은 리뷰, 후기가 돋보였다. 인플루어서는 역시 아무나가 아니었어 ^^ 저자가 소개한 호텔 중 몇 군데는 올해에 꼭 다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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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 고어, 아트 디렉터가 되다 - 아치쿠 에세이
구예림 지음 / 이은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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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쿠 에세이/ 이은북(펴냄)







아트 디렉터(Art Director, 문화 예술 공연사업을 총괄하는 직업. 단적으로 말하면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전반을 기획하고 각 단계를 진두지휘한다. 문화 예술 관련 직업에서 최근 주목받는 직업 중 하나! 이 책을 직업의 관점에서 읽게 된 이유는 진로지도가 내 직업과도 관련이 있으며 또 관심도 많은 분야다.






책의 저자는 전시가 좋아서 관람자 입장에서 자주 관람하다가 결국 전시를 총괄하고 기획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야말로 덕업 일치!!!


이런 분이 제일 부럽다 ㅠㅠ








먼저 책표지가 고급스럽다. 만져보면 매끈한 종이가 아니라 오돌도톨 느낌이다.

예술고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한 저자가 대학에서 미술사 전공, 미술이론 공부 중이었던 저자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전시 기획 제안이었다... 대박!!! 아트쇼 by 아치쿠는 욕심부리지 말고 재미있게 해보자는 마인드로 진행되었다. 무려 3년간 9호 공연. 세상에 청각만 존재하던 시간, 바이올린 연주자였던 저자가 보는 예술, 미술로 전환하게 된 계기도 예술적이다^^




결국 직접 본 사람은 못 이긴다





미술 수업 시간 저자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다. 고급의 예술을 직접 보고 경험한 눈은 그것을 잊지 않고 재연한다. 책 표제작인 얀하빅스 스텐 《굴을 먹는 소녀》을 통해 중국산 도자기를 사기 위해 성이라도 팔 듯한 당대 귀족들을 언급한다. 미술은 당대 역사를 읽는데 큰 증거가 된다. 미술감상이 마치 공부처럼 되어버린 우리 교육 현실, 세계적인 아티스트들 아트 디렉터들이 많이 배출되려면 교육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저자가 세계 여러나라 미술 전시를 감상라고 느낀점, 그것을 자신의 영역에 적극 활용한 점이 흥미롭다.




이 책을 아트 디렉터 혹은 미술 관련, 예술 분야 진로나 취업을 희망하는 모든 분들께 권하고 싶다. 나처럼 그저 미술관 가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께도 ^^

우리는 모두 타고난 예술성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들이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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