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영준 지음/ 21세기북스
어느 날 우연히 세계지도를 오래 들여다본 적이 있다. 우리가 '이웃나라'라 부르는 그곳은 정말 가까운 건가... 아니, '가깝다'는 말은 도대체 누구의 시선에서 결정된 걸까?
학창 시절 역사 과목이 정말 싫었다 ㅎㅎ
역사를 조금 사랑하게 된 것은 성인 독자로 책을 읽은 후였다. 유튜브를 통해 저자 영상을 찾아보았는데 이 책은 마치 현지인의 발로 걸으며 듣는 이야기 같다. 산맥을 따라오르며 나도 숨이 차오르고, 강줄기를 따라 흐르며 내 눈도 맑아진다.
어떤 페이지는 먼지 날리는 초원을, 또 어떤 장면에서 나는 습한 열대의 공기에 몸을 떨었다. 세계사를 읽는다는 건, 결국 '공간'을 이해하는 일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저자의 말처럼 중국은 참 넓고, 역사 또한 복잡하다. 지리가 만들고 지리가 가둔 제국!!!
중국의 흙빛 강을 따라 걷다 보면 ‘진짜 중국’은 어디인가 묻게 된다. 끝없이 반복되는 제국의 흥망 속에서, 강남은 왜 그렇게 늦게 꽃피웠는지, 유목과 농경이 뒤섞인 이 거대한 땅의 역동성에 감탄하게 된다. 그 한가운데, 몽골 초원이 있고, 억눌린 이름을 간직한 만주와 티베트, 그리고 여전히 갈림길에 선 타이완이 있다. 지도는 말없이 모든 걸 기억하고 있었다.
바다를 건너면 일본이 있다. '쇠젓가락' 같은 사소한 일상조차 깊은 역사성과 연결돼 있음을 새삼 느낀다. 간사이와 간토, 만주와 한반도, 지명 하나에도 시대의 기류가 담겨 있다. 어느 지점에선 억울함이, 또 어느 곳에선 자존심이 지도 위에 가만히 얹혀 있다.
동서 문명의 통로였던 남아시아와 중앙유라시아. 역사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던 유목민들의 발자국이 그들의 기록 대신 남아있다.
히말라야라는 자연의 벽은 단순한 장애물이 아니라 문명과 문명을 가르는 문지기였다. 종교가 핏줄처럼 얽히고설킨 인도의 갈등, 그 뒤에 자리한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은 여전히 진행 중인 슬픔이다 ㅠㅠ
마지막으로 도착한 동남아시아는 그 자체로 색채다. 하나의 정체성으로 묶기 어려운 이 지역은, 인도도 아니고 중국도 아닌,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진 모자이크다. 위대한 앙코르와트와 비극의 캄보디아, 독특한 자존감으로 무장한 베트남, 두 세계 사이를 균형 잡는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까지. 정체성이 겹치고 어긋나는 그 복잡함이 이 지역을 더욱 살아 숨 쉬게 한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세계사'라는 단어가 새롭게 다가온다. 지리는 단지 땅의 생김새가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이자 방식이며, 역사의 출발점이다. 저자이신 두선생이 예쁜 수록 자료와 삽화 지도 위에 손가락을 얹어주는 느낌? "여기를 봐요. 역사는 여기서 시작돼요." 그렇게 손끝 하나가 짚어주는 세계사의 맥박이 두근두근!!!!!
세계사는 내게 학문이기 이전에 감각이다. 여전히 어렵다.... 역알못 ㅠㅠ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저자 유튜브를 통해 나의 역사 감각은 진짜 역사에 조금 가까워진 것 같다.
그동안 내가 놓치고 있던 진짜 세계사의 시작점이 바로 이 책!!!!
세계사는 결국 '사람'과 '공간'에 관한 이야기다.
지리로 역사 아는 척하기 시리즈 동양 편이다!
유튜브 채널 두선생의 역사 공장에서 역사 지리, 세계와 사람에 관해 다양한 정보를 나누는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