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에이지
세자르 카푸르 감독, 제프리 러쉬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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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에서 ’TV 최초 방송’ 시리즈로 토요일밤에 나오길래 봤는데.. 난 처음 이 영화가 나올때 무슨 판타지인줄 알았다. 골든 에이지라.. 그런데, 알고보니 중세시대 대영제국을 이끌었던 엘리자베스 1세를 다룬 역사물인 영화다. 먼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16세기 말, 신교도와 구교도의 대립으로 대륙간의 전쟁이 한창인 시대. 영국은 신교도인 여왕 엘리자베스 1세(케이트 블란쳇)가 통치하고 있다. 구교도가 주권을 잡은 스페인은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메리 스튜어트(사만다 모튼)를 이용해 영국을 점령하고자 엘리자베스의 암살음모를 계획한다.

국가 간의 동맹을 목적으로 여왕의 구혼자들이 줄을 잇는 사이, 엘리자베스는 자유로운 탐험가 월터 라일리(클라이브 오웬) 경에게 빠져들지만 나라를 통치하는 ‘여왕’의 위치 때문에 애써 마음을 숨긴다. 라일리 경에 대한 마음은 점점 커져만 가고 여자로서의 삶과 여왕으로서의 권위에서 갈등하던 엘리자베스는 메리 스튜어트의 암살 음모를 발각하게 된다. 반역자로 사형에 처해진 메리 스튜어트의 죽음을 빌미로 스페인은 영국과의 거대 전쟁을 선포하는데..

한 여자로서의 인생에 사랑이라는 축복 대신 전쟁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진 그녀는 운명이 자신의 어깨 위에 얹어놓은 여왕의 자리를 인정하고 검을 손에 쥔다. 그리고 이제, 스페인 무적함대에 맞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쟁을 시작한다. 

이렇듯.. 영화는 영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왕 엘리자베스 1세(Elizabeth I, 1533~1603)를 다루었는데.. 이 여왕이 누구던가? 바로 튜더 왕가의 두 번째 왕으로 세기의 스캔들을 만든 헨리 8세와 앤 불린 사이에서 태어나 20대 젊은 나이로 왕위에 올라 40여년 통치를 하며 영국을 ‘황금시대’로 이끌어 대영제국의 번영을 가져온 인물임을 학창 시절 세계사를 통해서 알고 있음이다.

이런 그녀의 정치적 역량과 카리스마를 스크린에 담아내려 했는데.. 중세 시대 영국의 궁정과 복식등의 모습은 스크린 전체에 담아내어 풍광은 멋지고 엘리자베스역을 한 배우 ’케이트 블란쳇’은 잘 어울려 보인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극 전개가 루즈한면이 있고 여왕의 고뇌를 담기엔 역부족이 아닌가 싶다. 그것은 "짐은 국가와 결혼했다"고 말한 처녀여왕의 자긍심을 제대로 표출을 못한 것인데.. 사실 재위 40여년의 기간을 이 영화 한편으로 모두 담아내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서 영화는 굵직한 두 사건을 다루었는데..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암살 기도한 스코틀랜드의 메리 스튜어트 여왕을 처단한 일과 마지막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무찌른 대사건이다. 여기서 엘리자베스는 여전사의 모습으로 분전하며 대영제국의 승리를 안긴다. 이러면서 영화는 마치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다. 엘리자베스의 여왕이 가진 의미가 너무 크기에 한편에 담기 힘든 것일지도 모른다.

차라리 그녀의 아버지 헨리 8세의 일대기를 다룬 미드 ’튜더스’처럼 시리즈물로 나오면 좋을 듯 싶다. 그나저나 튜더스도 꼭 봐야할 미드인데.. 우선은, 이런 선상에서 또 다른 영화중에 ’천일의 스캔들’ 이 있다. 이 영화는 헨리 8세를 유혹한 두 자매의 이야기인데.. 그 자매중에 엘리자베스의 어머니였던 앤 불린역을 '레옹'에서 마틸다로 나왔던 나탈리 포트만이 열연했다. 암튼, <골든 에이지>는 황금시대를 다루기엔 부족한 영화로 황금은 무늬만 황금이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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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아 거울아
그레고리 머과이어 지음, 한은경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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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팩션 소설은 한마디로 독특하고 몽환적이어서 우리가 익숙하고 평이하게 접해온 일반 소설들과 다르기에 완독하는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래서 인스턴트식 책읽기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중간에 접을 수도 있는 책이다. 문체의 독틈함은 이 책은 바로크 문체라 말하는데.. 그것은 아마도 감각적이면서도 그로테스크한 필치와 문학적 은유가 많이 사용되면서 마치 환상의 세계로 안내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독틈함이 때로는 읽히는 맛이 있기에 완독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나처럼..ㅎ

각설하고, 이 소설의 장르는 팩션이다. 즉, 역사적 사실과 배경이 있고 그 역사는 바로 중세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를 장식했던 독살과 음모로 악명 높은 보르자 가문의 두 남매 체사레와 루크레치아 보르자다. 그러면서 작가 머과이어는 만인의 영원한 고전동화인 '백설공주'를 투영시켜 패러디 문학의 진수를 보여주며 색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하지만 그 느낌은 우리가 알던 '백설공주'의 기본 플롯과 비슷하지만.. 마치 성인용? '백설공주'를 보는듯 하다. 이야기의 서막은 이렇다.

1502년 토스카나의 평화로운 장원 몬테피오레에서 아내를 잃고 어린 딸 비안카, 두 집사(프리마베라 요리사, 루도비코 수사)와 함께 조용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던 비첸테에게 어느날 냉혈한 체사레와 매혹적인 루크레치아가 찾아온다. 그러면서 미신을 잘 믿는 체사레는 조용히 지내던 영주 비첸테에게 이슬람의 켐왕자가 전해준 이야기.. 에덴동산의 지혜의 나무 열매를 가져오라고 지시한다. 이에 마지못해 비첸테는 그리스로 여정을 떠나고 급기야 어린 딸 가녀린 소녀 비안카는 홀로 남는다.

그러면서 매혹적인 루크레치아가 비안카의 후견인을 자처하는데.. 세월이 흘러 아름다운 소녀로 성장한 비안카가 체사레의 마음을 사로잡자 오빠의 연인이었던 루크레치아는 질투에 휩싸이고 비안카는 위험에 빠진다. 체사레가 전사한후 급기야 루크레치아는 한 사람을 끌어들여 비안카를 죽이려고 사주하는데.. 하지만 비안카는 쉽게 죽지 않는다. 그러면서 집은 이미 멀어졌고 다시 살아나면서 만나게 되는 난쟁이들.. 이 난쟁이들은 동화속의 그런 난쟁이가 아니라 태곳적부터 인간사를 지켜봐온 거울이자 매개체로 독특한 그들이다.

결국, 독살과 음모로 악명 높은 보르자 가문답게 순수함을 간직한 비안카를 죽이려는 루크레치아가 마수를 펼치는 순간 그녀는 '백설공주'의 마녀처럼 분신한다. 아주 매칭이 잘 되는 플롯이다. 과연 비안카는 루크레치아의 마수를 벗어날 수 있을까.. 아니면 동화처럼 진행될까.. 그 해답은 책속에 있다. 이렇게 동화속에 나오는 선악과의 이야기를 여러 사람의 입과 시야로 보면서 속삭이고 흥미를 배가시킨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그래서, 독특하고 몽환적인 느낌이 나는 것인데 그 중심에는 거울이 존재하고 이 거울은 주인공들을 연결시켜주며.. 자신이 존재하는 세계가 아닌  또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창이자 매개체인 것이다. 그러면서 매혹적인 마녀 루크레치아가 거울속에 비친 비안카를 비추듯 비안카도 루크레치아를 인식하게 되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다. 환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거울 앞에서 루크레치아는 이렇게 말한다. 음미해 보시길..

"
나는 아무 잘못도 저지른 적 없는 소녀다. 나는 교황인 아버지와 잔 여자다.
나는 손에 식욕이 있는 바위다. 나는 죽이지 못하는 사냥꾼이다.
나는 성병에 걸린 용병이다. 나는 돌들과 살았던 소녀다.
나는 적들을 독살시킨 여자다. 나는 바위고 내 형제들도 바위다.
나는 말 대신 욕을 해 댔던 사제다. 나는 거위 소년이다 아니면 내가 거위인가?
나는 거의 잘못한 적이 없는 소녀다. 나는 거위 소년이다 아니면 내가 소년인가?
나는 신성한 것을 훔친 농부다. 나는 아이를 보내 준 괴물이다.
나는 특별한 과거를 가진 개다. 나는 관을 따라갔던 사냥꾼이다.
나는 잘못을 저지른 소녀다. 나는 눈(雪)의 맞은편이다.

나는 거울이고 거울은 나다.

벽에 걸린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지?  "

"거울 만드는 난쟁이들로부터 성서의 '지혜의 나무'와 르네상스의 실존인물까지 모든 것을 문학적 은유로 결합한 걸작 " - <빌리지 보이스>

나 또한..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에 박수를 보낸다.

이것은 사실이 아니더라도 잘 만들어진 욕망과 파멸을 담은 매혹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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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협려 2006 (11DISC)
조전 감독, 유역비 외 출연 / DVD Top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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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대하 소설 작품중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중에 하나가 영웅문 시리즈다. 이 시리즈는 80년대 고려원판으로 나오면서 광풍을 몰고온 작품들이다. 나도 고딩시절 고려원판을 통해서 접했는데 그때 감흥은 아직도 생생하다. 접해본 사람이라면 알다싶이 1부는 '몽고의 별' 2부는 '영웅의 별' 3부는 '중원의 별'로 나왔고.. 이것은 각각 사조 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라는 이름으로 알려져있다. 이중 어느 것이 좋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모두 뛰어난 작품들이다. 

1부 '사조'는 곽정과 황용을 통한 송,금,원 교체기의 영웅담을 그린 대하 역사 소설이라면 2부 '신조'는 양과와 소용녀의 사부와 제자 사이라는 금기를 깨고 완전한 사랑체를 그린 애정 서사시다. 그리고, 3부 '의천'은 의천검과 도룡도를 차지하기 위한 무림인들의 강호 세계의 활약과 주인공 장무기의 파란만장한 모험기를 그린 정통 무협소설이다. 이중에서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작품은 2부 신조협려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안 읽거나 안 본 사람도 다 알 정도로 소용녀라는 천하 절색이 나오는데.. 바로 유역비라는 여배우의 미모와 가녀린 포스에 인기를 끈 작품이다. 어찌보면 책보다 드라마가 더 인기를 끈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책을 통해 상상으로 그렸던 소용녀의 모습이 2006년 40부작으로 나온 작품을 통해서 포텐을 터트렸다. 여기서 양과역은 황효명이 열연했는데.. 둘의 그림은 너무나 잘 어울렸고 그들의 사랑 이야기에 많은 이들이 가슴 아파하고 분통해 마지 않았다. 특히 윤지평이 이넘 때문에.. ㅎ

이렇게 무협소설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만든 김용의 신조협려의 주제는 이것이다.  "세상 사람들에게 묻노니, 정(情)이란 무엇인가?"의 화두를 던지며 사부와 제자 사이의 금기를 깨고 완전한 사랑을 이루고자 했던 양과와 소용녀의 이야기는 단순한 무협의 차원을 넘어선 애정의 대서사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무협소설이지만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키워드는 무공 대결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情)이다. 그 정도 애틋하고 찢어질 듯한 감정을 안겨주니 신파 무협소설의 경지를 끌어올린 작품인 것이다.

물론, 그 속에는 1부 사조영웅전에서 등장했던 곽정과 황용, 동사, 서독, 남제, 북개, 주백통등 고수들과 협객, 악인들이 얽히고 설키며 양과의 소용녀 사이를 가만 두지 않는등 극의 재미를 돋으며 많은 찬사를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렇게 책을 통한 감흥도 감흥이지만 2006년 40부작은 처음 출시되고 나서 2년전 부터는 중국 사극과 무협 전문 케이블 채널인 ABO, 중화TV, 칭TV, TVB에서 돌아가며 방송해 주었던 단골 아이템이다. 나도 2년전 ABO를 통해서 보았고, 지금은 TVB가 15일부터 하루 두편씩 방영해 준다. 

 http://tvb.co.kr/program/program_view.php?idx=61

미처 못 보신 분들은 김용의 신무협소설중 최고 역작 중 하나인 신조협려를 통해서 애간장을 놓이는 무협 애정 스토리인 정의 세계로 빠져보자. 그것은 어찌보면 무공을 벗어난 무공을 그린 예술적 승화로 두 남녀의 사랑이 단순한 사랑을 넘어선 얽히고 설킨 애정의 실타래를 풀듯 인간사의 희로애락을 펼쳐 보인다. 이 가을이 가기전 본 작품을 통해서 가을 분위기를 만끽해 보자.. 아.. 역비 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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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표류기 (2DISC)
이해준 감독, 정려원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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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판에서 독특한 캐릭을 구사하며 연기파 배우 정재영이 영원한 무인도 모험담의 주인공 로빈손 크루소를 모델로 무인도에 갇힌 한 인물의 연기를 했다. 이런류의 영화로는 01년 톰행크스가 주연한 '캐스트 어웨이'가 명작으로 손꼽는다. 그런 명작에는 안되지만 이른바 '김씨 표류기'는 아마도 하멜 표류기에서 이름을 따온듯 한데..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도심 무인도 라이프 사는 게 모험이지!

자살시도가 실패로 끝나 한강의 밤섬에 불시착한 남자. 죽는 것도 쉽지 않자 일단 섬에서 살아보기로 한다. 모래사장에 쓴 HELP가 HELLO로 바뀌고 무인도 야생의 삶도 살아볼 만하다고 느낄 무렵. 익명의 쪽지가 담긴 와인병을 발견하고 그의 삶은 알 수 없는 희망으로 설레기 시작한다.

자신의 좁고 어두운 방이 온 지구이자 세상인 여자. 홈피 관리, 하루 만보 달리기.. 그녀만의 생활리듬도 있다. 유일한 취미인 달사진 찍기에 열중하던 어느 날. 저 멀리 한강의 섬에서 낯선 모습을 발견하고 그에게 리플을 달아주기로 하는 그녀. 3년 만에 자신의 방을 벗어나 무서운 속도로 그를 향해 달려간다. 

이렇게 영화는 어느 무인도에 갇힌 한 남자의 일상?을 그리며 그 속에서 탈출을 향한 고뇌를 담았는데.. 정재영氏의 찌질스런 연기가 아주 제대로다. 처음에 탈출을 꾀하지만 점점 그 속에서 살기위해 고기 잡아먹고, 집짓고 사는등 동화돼 가는 모습은 인간 본성의 태초의 모습과 흡사하다.

마치 그의 연기도 연극에서 방백을 날리듯 계속 그속에서 혼자만의 성을 쌓아간다. 그러면서 우연찮게 저 멀리 맞으편 아파트에 한 여자와 소통을 하게 되는데.. 이 여자 또한 자신의 틀속에 갇혀서 세상과 담쌓고 사는 이른바 일본 사회에서도 크게 문제되고 우리 사회도 심각성을 보여준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다.

영화는 이렇게 세상에 갇힌 두 남녀를 통해서 소통을 애기하는데.. 그들의 소통은 쪽지에서 짜장면을 서로 배달시켜줘 먹는 기발한 발상을 한다. 어찌보면 이 짜장면은 그들의 삶의 목표이자 반성인 셈이다. 있을때는 모르다가 없을때 너무 그리워지는 것처럼.. 그러면서 배달온 넘의 개드립 한마디.. "그릇은 가지세요.." ㅎ

이렇게 여자의 망원경을 통한 소통은 진행되는 가운데.. 갇혀지낸 여자는 서서히 그 남자를 통해서 자신에게 눈을 뜨고, 그 남자는 정체 모를 여자를 통해서 나름의 희망을 찾아가는 플롯이다. 이런 플롯의 장소인 한강의 밤섬이 사람이 안산다 해서 무인도이지만..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면 대교, 유람선, 아파트등이 즐비한 것이 밤섬이다.

그렇다면 무인도가 아니라 고립의 상징일 수 있고, 자살까지 결심한 그 남자도 고립된 그 속에서 희망을 찾으려 애쓰는 모습이 갇혀 지낸 그 여자와 소통의 과정속에서 우연찮게 탈출하게 된다. 물론, 섬 탈출은 우습게도 한강 정화유지 대원들에게 발견돼 나오게 되는데.. 무인도가 아니라는 반증인 셈이다. 결국, 섬을 빠져나온 것을 알게된 그녀는 자신을 세상으로 이끌어준 그와 어떻게 됐을까.. 이 부분은 영화의 결말인지라 안 보신 분들을 위해서 줄인다.

이렇게 무인도라는 섬이기전에 고립된 환경에서 인간의 본성을 애기한 '김씨 표류기'.. 그 인간은 또 다르게 갇혀 사는 인간과 소통하며 희망을 발견한다는 아주 고상한 주제를 던져주지만.. 전편에 흐르는 정재영식 혼자놀기의 진수는 찌질함의 개그로 묻히며 상충된 느낌이다. 그래도 유치함보다 이게 차라리 낫다고 본다. 한줄로 이 영화를 감히 평한다면.. 한편의 개그같은 상황에 갇힌 한 남자의 표류와 자신에 갇힌 한 여자의 관심속에 세상은 혼자가 아니라는 수많은 외톨이에게 던진 희망의 메세지 정도..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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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룡팔부 박스세트 (9disc) - 40부작 정통무협 시리즈
조사겸 감독, 진호민 외 출연 / 월드디지털엔터테인먼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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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의 대하 소설들은 단순히 무협의 차원을 넘는 인간 군상들의 희노애락을 담고 있으며 중국의 역사, 지리, 풍속, 인정, 사상에 두루 통달한 학문적 지식과 웅대한 구성, 그리고 흥미로운 사건 묘사로 신필(神筆)의 칭송을 받고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은 무협의 교과서이자 매니아들 사이에선 필독서로 그만큼 재미도 듬뿍이다. 특히, 《천룡팔부(天龍八部)》는 그의 최대 장편 소설답게 줄거리가 웅장하고, 생동감 넘치는 인물 묘사로 중국 대하소설의 백미로 꼽히고 있다. 

이런 그의 천룡팔부 작품중 책으로는 1992년에 세계출판사에 나온 10권짜리가 제일 괜찮다는 평이고, 그전에 '대륙의 별'이라는 제목으로 중원문화사에 나온 것도 있는데.. 최근 들어서는 '천룡팔부' 이름으로 중원문화사에 출간되었지만 예전 세계사판에 못미친다는 평가다. 그리고, 김용 작품은 모두 TV 드라마로 나왔는데.. 천룡팔부는 2003년 40부작으로 호군이 교봉(소봉)역을 맡으며 그의 굵직한 연기로 인기를 끈 작품이다. 이에 현재 TVB 채널에서 매주 월-수요일 오전11시-1시까지(재방 저녁 8시-10시) 2편씩 매주 6편씩 보여주고 있다.

http://tvb.co.kr/program/program_view.php?idx=66

그런데, 천룡팔부(天龍八部)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세계사판에 소개된 내용을 정리해 보면 이렇다. 천룡팔부라는 말은 불경(佛經)에서 나온 용어이다. 많은 대승불교의 경전에는 부처님이 많은 보살과 비구니에게 설법을 하실때에 언제나 천룡팔부가 함께 참석하여 설법을 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법화경(法華經)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천룡팔부는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닌 중생(衆生 : 감정이 있는 생명체)이다. 모든 사람들은 용녀(龍女)가 부처로 변하는 것을 보았다."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니라고 함은 모습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람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천룡팔부는 사람이 아닌 여덟 종류의 신통력이 있는 괴물을 일컫는 말이다. 천(天)과 용(龍)을 우두머리로 하기 때문에 천룡팔부라고 한다.

팔부(八部)란 천, 용, 야차, 건달파,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호라가이다. 천은 천신(天神)을 가리키며, 용은 용신(龍神)을, 야차는 불경 속에 나오는 일종의 귀신으로 보통 악귀(惡鬼)라는 의미로 쓴다. 무인시대의 이의민의 금강야차처럼.. ㅎ 그리고, 건달파란 술과 고기를 먹지 않고 향기를 취해 양분으로 삼는 귀신으로 악신(樂神)의 하나다. 아수라는 몹시 특이한 신으로서 남성이 될 때는 지극히 추악한 모습이고 여성으로 될 때는 극도로 아름답다고 한다. 가루라는 커다란 새의 일종으로 깃털은 장엄한 보광을 발하며 머리 위에 하나의 커다른 혹이 있는데 이 혹이 바로 여의주이다. 긴나라는 범어로는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니라는 뜻으로 노래와 춤을 좋아하는 제석천의 악신(樂神) 가운데 하나이다. 마호라가는 큰 구렁이의 신으로 몸체는 사람의 형상이고 머리는 범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이 작품은 어떻게 보면 불경속의 귀신이나 괴물이 나올것 같지만 등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불경 속에 나오는 천룡팔부같이 매우 특이한 개성을 추려내어 이 작품에 등장 인물들의 개성 속에 구현시켜 특이하면서 신통력이 대단하고 인간의 희노애락의 오욕의 감정을 지닌 그림들이다. 특히 이 작품은 그의 여러 작품중 가장 시대적 배경이 앞서는 소설로 북송시대, 즉 철종(哲宗)년간 소성(紹聖)이라는 연호가 쓰이는 서기 1094년 전후의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주인공 교봉의 출생의 비밀도 거란인으로부터 출발한다. 

이렇듯 《천룡팔부》는 대하 소설중 <녹정기>와 함께 김용의 작품중 가장 길고 내용이 웅장할 뿐만 아니라 흥미진진하여 각각 50회에 이루는 소제목을 지니고 있다. 김용의 여타 작품이 단지 40회에서 끝나거나 못한 것과 다른 점으로 김용 스스로 '장편이 단편보다 훌륭하다'는 말을 남긴 것처럼 장편일수록 줄거리가 웅장하고 구성이 치밀하다는 말했듯 작가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게 그 자부심으로 표출된 이 작품 《천룡팔부》는 김용의 작품 중에서도 언어 구사에 이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신묘하고 번역하기 까다롭다는 평때문에 중국인들 그들도 《천룡팔부》를 어려움 없이 독파할 정도의 실력이면 상당한 지식인이라고 인정할 정도라 한다. 

이런 신필 김용의 최고작으로 칭송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본 작품을 책이든 드라마든 한번쯤 꼭 접해보시길 바란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인성(人性)을 가장 깊이 통찰한 명상록 같은 느낌으로 이 가을을 보내기에 적합한 대하 작품이기에 강추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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