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협려 2006 (11DISC)
조전 감독, 유역비 외 출연 / DVD Top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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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대하 소설 작품중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중에 하나가 영웅문 시리즈다. 이 시리즈는 80년대 고려원판으로 나오면서 광풍을 몰고온 작품들이다. 나도 고딩시절 고려원판을 통해서 접했는데 그때 감흥은 아직도 생생하다. 접해본 사람이라면 알다싶이 1부는 '몽고의 별' 2부는 '영웅의 별' 3부는 '중원의 별'로 나왔고.. 이것은 각각 사조 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라는 이름으로 알려져있다. 이중 어느 것이 좋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모두 뛰어난 작품들이다. 

1부 '사조'는 곽정과 황용을 통한 송,금,원 교체기의 영웅담을 그린 대하 역사 소설이라면 2부 '신조'는 양과와 소용녀의 사부와 제자 사이라는 금기를 깨고 완전한 사랑체를 그린 애정 서사시다. 그리고, 3부 '의천'은 의천검과 도룡도를 차지하기 위한 무림인들의 강호 세계의 활약과 주인공 장무기의 파란만장한 모험기를 그린 정통 무협소설이다. 이중에서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작품은 2부 신조협려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안 읽거나 안 본 사람도 다 알 정도로 소용녀라는 천하 절색이 나오는데.. 바로 유역비라는 여배우의 미모와 가녀린 포스에 인기를 끈 작품이다. 어찌보면 책보다 드라마가 더 인기를 끈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책을 통해 상상으로 그렸던 소용녀의 모습이 2006년 40부작으로 나온 작품을 통해서 포텐을 터트렸다. 여기서 양과역은 황효명이 열연했는데.. 둘의 그림은 너무나 잘 어울렸고 그들의 사랑 이야기에 많은 이들이 가슴 아파하고 분통해 마지 않았다. 특히 윤지평이 이넘 때문에.. ㅎ

이렇게 무협소설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만든 김용의 신조협려의 주제는 이것이다.  "세상 사람들에게 묻노니, 정(情)이란 무엇인가?"의 화두를 던지며 사부와 제자 사이의 금기를 깨고 완전한 사랑을 이루고자 했던 양과와 소용녀의 이야기는 단순한 무협의 차원을 넘어선 애정의 대서사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무협소설이지만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키워드는 무공 대결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情)이다. 그 정도 애틋하고 찢어질 듯한 감정을 안겨주니 신파 무협소설의 경지를 끌어올린 작품인 것이다.

물론, 그 속에는 1부 사조영웅전에서 등장했던 곽정과 황용, 동사, 서독, 남제, 북개, 주백통등 고수들과 협객, 악인들이 얽히고 설키며 양과의 소용녀 사이를 가만 두지 않는등 극의 재미를 돋으며 많은 찬사를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렇게 책을 통한 감흥도 감흥이지만 2006년 40부작은 처음 출시되고 나서 2년전 부터는 중국 사극과 무협 전문 케이블 채널인 ABO, 중화TV, 칭TV, TVB에서 돌아가며 방송해 주었던 단골 아이템이다. 나도 2년전 ABO를 통해서 보았고, 지금은 TVB가 15일부터 하루 두편씩 방영해 준다. 

 http://tvb.co.kr/program/program_view.php?idx=61

미처 못 보신 분들은 김용의 신무협소설중 최고 역작 중 하나인 신조협려를 통해서 애간장을 놓이는 무협 애정 스토리인 정의 세계로 빠져보자. 그것은 어찌보면 무공을 벗어난 무공을 그린 예술적 승화로 두 남녀의 사랑이 단순한 사랑을 넘어선 얽히고 설킨 애정의 실타래를 풀듯 인간사의 희로애락을 펼쳐 보인다. 이 가을이 가기전 본 작품을 통해서 가을 분위기를 만끽해 보자.. 아.. 역비 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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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표류기 (2DISC)
이해준 감독, 정려원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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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판에서 독특한 캐릭을 구사하며 연기파 배우 정재영이 영원한 무인도 모험담의 주인공 로빈손 크루소를 모델로 무인도에 갇힌 한 인물의 연기를 했다. 이런류의 영화로는 01년 톰행크스가 주연한 '캐스트 어웨이'가 명작으로 손꼽는다. 그런 명작에는 안되지만 이른바 '김씨 표류기'는 아마도 하멜 표류기에서 이름을 따온듯 한데..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도심 무인도 라이프 사는 게 모험이지!

자살시도가 실패로 끝나 한강의 밤섬에 불시착한 남자. 죽는 것도 쉽지 않자 일단 섬에서 살아보기로 한다. 모래사장에 쓴 HELP가 HELLO로 바뀌고 무인도 야생의 삶도 살아볼 만하다고 느낄 무렵. 익명의 쪽지가 담긴 와인병을 발견하고 그의 삶은 알 수 없는 희망으로 설레기 시작한다.

자신의 좁고 어두운 방이 온 지구이자 세상인 여자. 홈피 관리, 하루 만보 달리기.. 그녀만의 생활리듬도 있다. 유일한 취미인 달사진 찍기에 열중하던 어느 날. 저 멀리 한강의 섬에서 낯선 모습을 발견하고 그에게 리플을 달아주기로 하는 그녀. 3년 만에 자신의 방을 벗어나 무서운 속도로 그를 향해 달려간다. 

이렇게 영화는 어느 무인도에 갇힌 한 남자의 일상?을 그리며 그 속에서 탈출을 향한 고뇌를 담았는데.. 정재영氏의 찌질스런 연기가 아주 제대로다. 처음에 탈출을 꾀하지만 점점 그 속에서 살기위해 고기 잡아먹고, 집짓고 사는등 동화돼 가는 모습은 인간 본성의 태초의 모습과 흡사하다.

마치 그의 연기도 연극에서 방백을 날리듯 계속 그속에서 혼자만의 성을 쌓아간다. 그러면서 우연찮게 저 멀리 맞으편 아파트에 한 여자와 소통을 하게 되는데.. 이 여자 또한 자신의 틀속에 갇혀서 세상과 담쌓고 사는 이른바 일본 사회에서도 크게 문제되고 우리 사회도 심각성을 보여준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다.

영화는 이렇게 세상에 갇힌 두 남녀를 통해서 소통을 애기하는데.. 그들의 소통은 쪽지에서 짜장면을 서로 배달시켜줘 먹는 기발한 발상을 한다. 어찌보면 이 짜장면은 그들의 삶의 목표이자 반성인 셈이다. 있을때는 모르다가 없을때 너무 그리워지는 것처럼.. 그러면서 배달온 넘의 개드립 한마디.. "그릇은 가지세요.." ㅎ

이렇게 여자의 망원경을 통한 소통은 진행되는 가운데.. 갇혀지낸 여자는 서서히 그 남자를 통해서 자신에게 눈을 뜨고, 그 남자는 정체 모를 여자를 통해서 나름의 희망을 찾아가는 플롯이다. 이런 플롯의 장소인 한강의 밤섬이 사람이 안산다 해서 무인도이지만..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면 대교, 유람선, 아파트등이 즐비한 것이 밤섬이다.

그렇다면 무인도가 아니라 고립의 상징일 수 있고, 자살까지 결심한 그 남자도 고립된 그 속에서 희망을 찾으려 애쓰는 모습이 갇혀 지낸 그 여자와 소통의 과정속에서 우연찮게 탈출하게 된다. 물론, 섬 탈출은 우습게도 한강 정화유지 대원들에게 발견돼 나오게 되는데.. 무인도가 아니라는 반증인 셈이다. 결국, 섬을 빠져나온 것을 알게된 그녀는 자신을 세상으로 이끌어준 그와 어떻게 됐을까.. 이 부분은 영화의 결말인지라 안 보신 분들을 위해서 줄인다.

이렇게 무인도라는 섬이기전에 고립된 환경에서 인간의 본성을 애기한 '김씨 표류기'.. 그 인간은 또 다르게 갇혀 사는 인간과 소통하며 희망을 발견한다는 아주 고상한 주제를 던져주지만.. 전편에 흐르는 정재영식 혼자놀기의 진수는 찌질함의 개그로 묻히며 상충된 느낌이다. 그래도 유치함보다 이게 차라리 낫다고 본다. 한줄로 이 영화를 감히 평한다면.. 한편의 개그같은 상황에 갇힌 한 남자의 표류와 자신에 갇힌 한 여자의 관심속에 세상은 혼자가 아니라는 수많은 외톨이에게 던진 희망의 메세지 정도..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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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룡팔부 박스세트 (9disc) - 40부작 정통무협 시리즈
조사겸 감독, 진호민 외 출연 / 월드디지털엔터테인먼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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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의 대하 소설들은 단순히 무협의 차원을 넘는 인간 군상들의 희노애락을 담고 있으며 중국의 역사, 지리, 풍속, 인정, 사상에 두루 통달한 학문적 지식과 웅대한 구성, 그리고 흥미로운 사건 묘사로 신필(神筆)의 칭송을 받고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은 무협의 교과서이자 매니아들 사이에선 필독서로 그만큼 재미도 듬뿍이다. 특히, 《천룡팔부(天龍八部)》는 그의 최대 장편 소설답게 줄거리가 웅장하고, 생동감 넘치는 인물 묘사로 중국 대하소설의 백미로 꼽히고 있다. 

이런 그의 천룡팔부 작품중 책으로는 1992년에 세계출판사에 나온 10권짜리가 제일 괜찮다는 평이고, 그전에 '대륙의 별'이라는 제목으로 중원문화사에 나온 것도 있는데.. 최근 들어서는 '천룡팔부' 이름으로 중원문화사에 출간되었지만 예전 세계사판에 못미친다는 평가다. 그리고, 김용 작품은 모두 TV 드라마로 나왔는데.. 천룡팔부는 2003년 40부작으로 호군이 교봉(소봉)역을 맡으며 그의 굵직한 연기로 인기를 끈 작품이다. 이에 현재 TVB 채널에서 매주 월-수요일 오전11시-1시까지(재방 저녁 8시-10시) 2편씩 매주 6편씩 보여주고 있다.

http://tvb.co.kr/program/program_view.php?idx=66

그런데, 천룡팔부(天龍八部)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세계사판에 소개된 내용을 정리해 보면 이렇다. 천룡팔부라는 말은 불경(佛經)에서 나온 용어이다. 많은 대승불교의 경전에는 부처님이 많은 보살과 비구니에게 설법을 하실때에 언제나 천룡팔부가 함께 참석하여 설법을 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법화경(法華經)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천룡팔부는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닌 중생(衆生 : 감정이 있는 생명체)이다. 모든 사람들은 용녀(龍女)가 부처로 변하는 것을 보았다."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니라고 함은 모습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람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천룡팔부는 사람이 아닌 여덟 종류의 신통력이 있는 괴물을 일컫는 말이다. 천(天)과 용(龍)을 우두머리로 하기 때문에 천룡팔부라고 한다.

팔부(八部)란 천, 용, 야차, 건달파,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호라가이다. 천은 천신(天神)을 가리키며, 용은 용신(龍神)을, 야차는 불경 속에 나오는 일종의 귀신으로 보통 악귀(惡鬼)라는 의미로 쓴다. 무인시대의 이의민의 금강야차처럼.. ㅎ 그리고, 건달파란 술과 고기를 먹지 않고 향기를 취해 양분으로 삼는 귀신으로 악신(樂神)의 하나다. 아수라는 몹시 특이한 신으로서 남성이 될 때는 지극히 추악한 모습이고 여성으로 될 때는 극도로 아름답다고 한다. 가루라는 커다란 새의 일종으로 깃털은 장엄한 보광을 발하며 머리 위에 하나의 커다른 혹이 있는데 이 혹이 바로 여의주이다. 긴나라는 범어로는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니라는 뜻으로 노래와 춤을 좋아하는 제석천의 악신(樂神) 가운데 하나이다. 마호라가는 큰 구렁이의 신으로 몸체는 사람의 형상이고 머리는 범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이 작품은 어떻게 보면 불경속의 귀신이나 괴물이 나올것 같지만 등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불경 속에 나오는 천룡팔부같이 매우 특이한 개성을 추려내어 이 작품에 등장 인물들의 개성 속에 구현시켜 특이하면서 신통력이 대단하고 인간의 희노애락의 오욕의 감정을 지닌 그림들이다. 특히 이 작품은 그의 여러 작품중 가장 시대적 배경이 앞서는 소설로 북송시대, 즉 철종(哲宗)년간 소성(紹聖)이라는 연호가 쓰이는 서기 1094년 전후의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주인공 교봉의 출생의 비밀도 거란인으로부터 출발한다. 

이렇듯 《천룡팔부》는 대하 소설중 <녹정기>와 함께 김용의 작품중 가장 길고 내용이 웅장할 뿐만 아니라 흥미진진하여 각각 50회에 이루는 소제목을 지니고 있다. 김용의 여타 작품이 단지 40회에서 끝나거나 못한 것과 다른 점으로 김용 스스로 '장편이 단편보다 훌륭하다'는 말을 남긴 것처럼 장편일수록 줄거리가 웅장하고 구성이 치밀하다는 말했듯 작가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게 그 자부심으로 표출된 이 작품 《천룡팔부》는 김용의 작품 중에서도 언어 구사에 이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신묘하고 번역하기 까다롭다는 평때문에 중국인들 그들도 《천룡팔부》를 어려움 없이 독파할 정도의 실력이면 상당한 지식인이라고 인정할 정도라 한다. 

이런 신필 김용의 최고작으로 칭송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본 작품을 책이든 드라마든 한번쯤 꼭 접해보시길 바란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인성(人性)을 가장 깊이 통찰한 명상록 같은 느낌으로 이 가을을 보내기에 적합한 대하 작품이기에 강추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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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겟어웨이 (1DISC)
밀라 요보비치 외 출연 / 플래니스 엔터테인먼트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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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말에 개봉하고 2주만에 막내린 영화 퍼펙트 겟어웨이.. 제 5원소와 레지던트 이블에서 강력 포스를 구사한 밀라 요보비치(이하 밀라)가 나온다는 애기에 흥미를 끈 영화였지만.. 글쎄다. 그녀의 많지 않은 작품중에 실패작이 되버린 이 영화의 시놉시는 이렇다.

아름다운 섬 하와이... 그곳에서 목숨을 건 모험이 펼쳐진다.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치른 클리프(스티브 잔)와 시드니(밀라 요보비치) 커플은 로맨틱한 하와이에서 스릴 넘치는 모험을 할 특별한 신혼여행을 계획한다. 환상적인 하와이 해변에서 다이나믹한 신혼여행을 꿈꾼 클리프와 시드니는 도착하자마자 자신들이 원하던 파라다이스를 찾았다고 생각하지만, 곧이어 해변가에서 다른 신혼부부의 시체가 발견되고 불안해진 이들은 여행을 계속 이어갈지 갈등에 휩싸이게 된다. 누구 하나 믿을 수 없고 점점 미심쩍은 사람들로 불안한 기운만 맴도는 가운데, 최고의 파라다이스라 생각했던 환상의 섬은 생존을 위협하는 두려운 섬으로 변해간다.

이렇게 스릴러물 장르답게 플롯의 구성은 구미를 당긴다. 즉, 신혼여행을 떠난 두 남녀가 그곳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에 놀라며 여행을 그만 두려하지만.. 다른 이들과 합류하면서 그들을 의심하고 서로간의 연인들은 알력?으로 극은 전개가 된다. 과연, 누가 범인이고 누가 다른 신혼부부를 죽인 것일까.. 스릴러물답게 이 영화도 반전을 던졌다.

하지만, 이 반전을 보고서 처음에 뭥미? 반전도 반전 나름이다. 최고의 반전, 멋진 반전, 황당한 반전, 이해가 안가는 반전, 어의없는 반전, 망가진 반전등.. 그중에서 이 영화는 망가진 반전에 들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황당하게 툭 던져버렸다. 즉, 극이 진행되면서 암시와 복선이 있어야 하는데.. 이 영화는 그냥 이야기처럼 흘러간 구조로 영화내내 둘이 나눈 대화는 뭐가 되는 건지.. 이것이 장치였다면 감독의 수준이 의심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단, 영화 전면에 흐르는 하와이 섬의 자연과 해변의 풍광은 볼만했고, 밀라가 연기한 어색한 새색시역은 새로운 면을 봤다는 정도..

하지만, 반전의 명수였던 '식스펜스'풍의 반전을 답습한 스타일 이었다면.. 이 영화는 태부족이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반전이 기대에 못미쳐 다시 되돌려 앞부분을 보면서 이 영화의 스포를 알 수 있게 된다. 바로 밀라가 카메라를 들고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모양새를 보면 말이다. 암튼, 극 전개중 반전에 신경쓰다가 어의없게 툭 던져버린 급전에 전체를 망친 영화가 되버렸다. 보신분들은 어떻게 보시는지?  전문가들 평점도 10점 4점으로 냉혹하다. 반전이 아니라 꼼수라 평했듯이..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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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금서
김진명 지음 / 새움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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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 제목을 보고서 얼마나 오래되고 위험한 책이길래 '천년의 금서(禁書)'였을까.. 이런 의문과 화두를 던지며 써내려간 김진명 작가의 이번 작품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한국인이 살고 있는 한국, 즉 우리나라 국호인 한이 어디서 왔을까.. 의문으로 시작된 그 韓의 기원이자 근원을 찾아가는 길라잡이 같은 책이다.

물론, 그의 필력은 오래전 밀리언 셀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후 10여편의 작품들을 통해서도 알다싶이.. 의문에 쌓인 사건들의 추리기법등을 통한 빠른 전개와 그속에서 펼쳐지는 국가간의 정보와 외교전쟁을 통해서 한민족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이른바 민족주의 성향의 작품이 다수 많은 것이 사실이다. 본 작품도 그런 얼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도리어 그 얼개가 만개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본 책의 스토리를 간략하게 요약해 보면 이렇다.

어느 한 전도 유망한 물리학자 젊은 여교수가 의문의 죽음에 쌓이고, 자살로 종결되던 사건이 그녀의 오랜 지기였던 천재 물리학 연구원 이정서라는 남자로 인해 타살로 좁혀진다. 이렇게 그녀의 죽음을 둘러싼 사건을 밝혀가는 과정속에 여교수의 또 다른 친구 젊은 역사학자 한은원 교수가 등장하며.. 韓의 근원을 찾는 여정이 시작된다. 바로 이 한교수가 한의 근원을 찾기 위해서 중국으로 갔고 그 중국에서 홀연단신 오지를 돌며 사료를 찾는 여정속에 중국 정부의 동북공정 프로젝트라는 큰 파도에 부딪히며 위험에 빠지는데.. 이미 이정서는 한교수를 찾아내기 위해서 그도 韓의 근원을 찾아간 한교수처럼 전철을 밟는 여정속에 동참하게 된다.

그러면서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속에서 발견된 후한시대 대표학자 왕부(王符)가 <지명원류고>에 지적했다는 "나는 오성(五星)의 집결을 관측한 기록을 보고 동국(東國)이 이미 큰 나라를 이루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로부터 천 년 후 이들의 자손이 주(周)를 찾았으니 그 내력이 중화(中華)에 못지 않으리라. 놀라운 일이로다. 놀라운 일이로다." 이 문구로 사건의 단초는 제공되었으니.. 바로 저 문구에서 동국(東國)이 바로 우리나라 고대사에 고조선만 있는게 아니라 그전에 이미 한 나라가 있어 중국의 주나라를 방문했다는 것이다.

즉, 사건전개의 열쇠는 저 왕부라는 후한시대의 학자가 쓴 사료들인데.. 그중 <씨성본결>은 수많은 성씨들의 근원을 적은 책으로 이것을 찾는 과정은 결국 밝혀지지 않고 중국 정부에 의해서 소실돼 없어진 것으로 그렸으니 그들의 역사공정에 대한 이면을 숨기려는 작업으로 간주된다. 그리고, 왕부의 후손이 썼다는 <유한집>에 왕부의 죽음과 관련된 내용과 형부 감찰관 사건의 전모를 또한 밝히며 읽은이로 하여금 흥미를 배가시킨다. 이런 사료 추적의 과정들은 왕부의 고향인 임경에서 이루어지며 남자 주인공 이정서를 통해서 마치 첩보물을 보듯 전개된다.

이런 韓의 근원의 단초를 제공한 왕부의 사료를 찾는 과정은 이미 중국 정부에서는 탐탁치 않았으니 이정서는 위험에 빠지고.. 한교수 또한 그런 위험을 이미 알고서 위장 출국의 수법으로 중국에서 숨어 지내며 사료 찾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과연 둘은 극적으로 만나며 그들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만났다면 이후 일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그것은 책을 통해서 만나보시기 바란다. 본 책은 이렇게 한권에 담다보니 스피드한 전개로 읽는 속도감과 흡인력은 좋은데 전개 과정에 일들이 다소 작위적인 곳이 더러 보인다. 단서인 단초의 급출현과 갑자기 어느 장소에서 누굴 만나는등.. 하지만 그것을 장치로 본다면 큰 이견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이 애기하고 저자도 의문스럽게 생각했던 韓의 근원은 어디서 온것일까.. 조선말 고종실록에서 그 옛날 삼한(마한, 진한, 변한)에서 한을 잇고자 대한제국이라 짓고 이후 대한민국으로 바꾼것을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좀 작지 않느냐는 것인데.. 한반도 남부에 그친 삼한을 모토로 삼았다?..  또한 삼한전 역사에서 위서 논란의 중점에 있는 기원전 18세기경 <단군세기>에는 오성취루(五星聚婁 또는 오성집결, 수금화목토)의 기록이 있고, 그 기록이 진실임을 본 책은 천문학자 박창범 교수님의 주장을 실어 인용하며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또 '남해조수퇴삼척(南海潮水退三倜)'이라 해서 남해안의 조수가 먼바다까지 밀려난 것을 이야기하며 확고한 문명국임을 기술하고 있다. 이것은 '단군세기'의 기록을 통해서 위서 논쟁에 쌓인 역사 인식의 재전환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이후 한의 근원이 정확히 기재되어 있는 두곳을 예시로 들고 있다. 사서삼경중 주나라부터 춘추중기의 일들을 기록한 시경(詩經) 한혁(韓奕)편에 한후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한후(韓侯)는 맥족을 복속키시고 그 땅의 제후가 되었다.""한후가 수도에 들자 선왕(宣王)은 경계를 논하였으며 조카 딸을 시켜 밤시중을 들게 하였다." 그래서 나도 이 구절에서 열국지를 몇번 읽어본 경험에서 느낀 것중에 춘추시대 수많은 제후국들이 있었고, 그중 한후(韓侯)가 있었음은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럼, 그 한후가 그 한이었을까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더군다나 여기서 선왕은 열국지를 읽어보면 아는 분은 알겠지만.. 바로 그 첫머리에 나오는 주선왕으로 화살 전면 압수와 갓 태어난 포사를 버리라고 명을 내린 인물이다.

그리고, 이 책의 韓의 근원을 제시한 왕부가 썼다던 <잠부론(潛夫論)> '씨성'편에 한씨의 유래가 나와 있는데.."시경 속 한후는 기자조선의 동쪽에 있는 나라의 임금이다.""한후는 연나라 부근에 있었다. 차츰 한(韓)의 서쪽에서도 한씨 성을 갖게 되었는데 그 후예는 위만에게 망하여 바다를 건너갔다." 이것이 삼한의 유래가 되니 위만에게 망해 바다를 건너간 사람은 고조선의 준왕이고 한후의 후손이자 성이 한씨라는 것이다. 즉, 여기서 한후가 연나라 부근에 있었다면 중국에서도 최북방 동쪽이기에 동국에 위치한 한나라가 한이라는 성씨의 유래이자 삼한의 유래이기도 한 것이다.

이렇듯 우리의 고대국가는 고조선 전에 한낱 웅녀니 단군 할아버지니 하는 아이들 수준의 그친 신화에서 오랜 예전부터 중국의 주나라를 왕래한 한후의 한(韓)나라 이었다고 말하고 있는데.. 하지만, 이런 <시경>이나 <잠부론>이 단지 역사책이 아니기에 사료로 인정하지 않고 치부되어 왔다는 것이다. 이렇게 일본의 식민사관에 의해서 그들이 우리 역사의 철근을 세우고 콘크리트를 쳐온 우리 역사계에 일침을 가하며.. 일본인들의 억지와 중국의 동북공정속에 우리의 무지로 완전히 묻어버린 우리 고대사에 이처럼 자랑스럽고 찬란한 문명이 있었다고 '천년의 금서'는 말하고 있다.

비록 그것이 김진명 작가 스스로 위험한 책이라고 화두를 벼락같이 던져 말했지만.. 그러기에 우리 스스로가 위험에 빠진 것이 아닐까..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을 말하기 전에 우리 대한민국의 잃어버린 역사 추적의 작업은 계속 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이 책이 말하는 바고 그래서 이 책을 감히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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