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트 - The Resi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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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SF 판타지 액션물로 미래를 구하는 여전사 '밀라 요보비치' 주연의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영화 한 편이 있다. '이블'만 빼면 제목은 같아진다. 레지던트(Resident), 어떤 '거주자'의 뜻으로 표현되는 이 영화의 장르는 판타지 액션도 아닌 포스터를 보다시피 '매일밤 누군가 당신을 훔쳐본다'는 문구대로 스릴러 장르다. 그래서 꽤 기대가 되고, 이런 류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한층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영화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너무나 뻔하고 임팩트한 맛이 떨어져 기대에 크게 부흥하지 못했다. 차라리 이런 코드라면 좀더 가열하게 슬래셔급으로 나가던지, 영화는 그것도 아니게 꽤 드라마적으로 관조하듯이 펼쳐낸다. 오로지 한 여자의 동선만 쫓듯이 말이다. 물론 그 동선을 쫓는 시선은 그 여자를 구멍 너머로 지켜보는 한 남자를 대비시켜 그려냈다. 그래서 그게 이 영화의 강점이 될 수도 있지만, 이미 영화에서 내건 범행이 밝혀진 상태에서 몰입감과 스릴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때꾼하게 만들었으니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홀로 서기를 결심한 줄리엣(힐러리 스웽크)은 운 좋게 뉴욕에서 손꼽히는 전망의 넓은 집을 저렴한 비용으로 구하게 된다. 그러나, 새로 이사 온 집은 휴대폰도 잘 터지지 않고, 밤마다 지하철 철로에서 기괴한 소음과 진동이 울려대는 등 심상치 않은 공기가 흐른다. 친절하고 배려심 많은 집주인 맥스(제프리 딘 모건)와 가까워져 설레이는 감정을 느끼던 줄리엣. 그런데 그녀의 주변을 전 남자친구가 서성이며 미행하기 시작하고, 이웃집 할아버지는 수상한 호의를 베풀며 그녀를 감시하는 것만 같다. 어느 밤부터, 줄리엣은 누군가가 훔쳐보는 듯한 소름 끼치는 기운을 느끼면서 점점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철두철미한 그녀가 아침에 제 시간에 일어나지 못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결국, 집에 CCTV를 설치하게 되고, 줄리엣은 엄청난 충격과 공포에 빠지게 되는데…….


(주인집 남자 '맥스'와 세입자 '줄리엣', 둘은 이렇게 연인처럼 지내나 싶었는데..)

먼저 이 영화는 오로지 한 여자의 동선과 그녀가 대하는 인물 두 남자(집주인과 전 남친)에 대해서만 그려지고 있다. 초반 그 이상한 낌새의 할배가 있었지만서도, 여기 잘 나가는 외과의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줄리엣은 전 남친과 절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홀로 서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찾게 된 도시 한복판에 전망이 좋은 큰 집, 영화는 그 집에서 미로같은 사투를 펼쳐야 하기에 집도 나름 꽤 크다. 여자가 혼자 살기에는.. 그래서 영화 때문에 그런 세트를 일부러 찾아 꾸민 것 같은데, 문은 다 열어놓고 그 넓은 침대에 혼자 떡 허니 잠드는 그녀의 배포가 놀라울 정도?! 역시 큰 집은 범죄의 대상이 되기 쉽다. 그냥 지하방에 사골세나 얻지.. ㅎ

그러면서 초장부터 친절하고 배려심 좋은 따도남 스타일의 집주인 맥스가 줄리엣에게 접근한다. 아주 친절하게도. 줄리엣도 싫은 눈치가 아니다. 그렇게 새로운 남친을 사귀는 분위기가 되나 싶었지만, 맥스는 그리 친철한 남자가 아닌 나쁜 남자였던 거. 변태적 관음증으로 이 여자 줄리엣을 밤마다 어느 음습한 곳에서 구멍으로 지켜보고 몰래 포도주나 음식에 마취제를 타는 등, 그렇게 깊게 잠든 그녀에게 찾아와 희한한 짓을 하는 등 한마디로 사이코 기질의 변태성욕자다. 줄리엣의 손가락은 왜 빠는지..ㅋ 결국 줄리엣은 집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에 집에 CCTV를 설치하게 되고, 그 녹화된 화면으로 맥스가 그런 저질남임을 알게 되면서 그 집에서 둘은 사투를 벌이게 되고, 그 와중에 둘 중에 하나가 파국을 맞이한다는 이야기..


(바로 본색을 드러낸 맥스, 그는 변태 관음증으로 그녀를 계속 지켜봤던 거. 날 사랑해줘잉~)

변태 관음증의 시선에 대한 스릴러 '레지던트', 임팩트한 맛이 없다.

영화가 이렇게 어찌보면 전형적인 사이코 스릴러의 양식을 띄고 있다. 한 여자를 아무런 이유도 없이 좋아하게 된 한 남자가 변태적 관음증에 빠져 매일 구멍으로 여자가 목욕하는 걸 보고, 마취제로 잠든 여자의 손가락을 빨고 옷을 벗기고 그짓을 할려고 하는 등, 전형적인 변태성욕으로 그려진다. 그런데 이게 그렇게 가열해 보이지는 않는다. 보통의 사이코 스릴러가 보여주는 피와 살이 튀는 살육전의 양상으로 점철된 하드고어식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있을 수도 있겠다 싶은 둘의 모습에 사투가 펼쳐지는 점에서 일견 와 닿기도 한다. 그 집 내부에 그런 거대한 음습한 밀실이 있는 게 의외긴 하지만서도. 어쨌든 영화는 한 여자와 남자의 동선을 쫓으며 너무나 무미건조하다 싶을 정도로 그려낸다. 이게 스릴러물로 꽤 임팩트가 떨어지는 패착인 된 셈인데, 한마디로 심심하다는 거.

아무튼 홍보 전단지에 나온 '매일밤, 낯선 남자가 당신 켵에서 잠든다!', '당신을 탐하는 은밀한 시선'이라는 문구는 분명 끌리는 요소긴 하다. 그리고 여기에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와 <소년은 울지 않는다> 등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2회 수상의 연기파 배우인 '힐러리 스웽크'의 새로운 연기 변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슈퍼맨 리턴즈>, <스파이더 맨> 제작진이 선보이는 서스펜스 스릴러로 할리우드 최고의 제작진과 배우가 뭉쳤다는 드립과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집에 누군가가 훔쳐보는 불길한 느낌으로 점철된 스릴러라는 홍보가 정말 무색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물론 줄리엣 역의 '힐러리 스웽크'가 아주 일상적인 모습에서 공포에 빠지는 호연을 펼친 건 볼만했지만, 그녀만이 돋보일 뿐 스릴러 장르로써 매력은 마음껏 발산이 안 됐다. 대신에 한정된 공간인 '집'이 주는 그 장치적 소재는 나름 살린 느낌이 들지만, 나중에 그 집에서 벌어진 둘의 사투도 그다지.. 이게 다 너무 가열한 슬래셔급 스릴러에 익숙해서일까? 약해, 약해.. 모든 요소들이 때꾼하니 심심한 스릴러 영화 '레지던트' 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류는 좀더 가열하게 그려야 하는데, 아니면 밀도감있는 연출을 하던지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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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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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이라는 제목에서부터 그 유명한 고전소설 '백경'을 떠올리게 하는 이 영화는 홍보처럼 '음모론'을 소재로 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음모론'은 어감 자체부터가 대단히 베일에 쌓인 듯 음모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되는 용어다. 이미 백과서전에 명징되어 있는 그 뜻만 봐도 음모론(陰謀論, Conspiracy Theory)'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의 원인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할 때, 배후에 거대한 권력조직이나 비밀스런 단체가 있다고 해석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정확한 정보를 듣기 힘든 격동기나 혼란스러운 시기에 이러한 음모론들이 많이 유포되는 경향이 있다'라고 되어 있다. 그렇다. 음모론 자체가 바로 그 어떤 실체가 드러나지 않는 것에 대한 끊임없는 진실 찾기 게임의 양상을 띄며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일종의 병리적 현상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대한민국의 음모론을 파헤친 영화 '모비딕'은 나름 의미가 깊다 할 수 있다. 아니, 이미 이런 음모론에 대해서는 책이나 드라마 이렇게 영화로도 사실 많이 나왔고, 이런 소재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 어떤 무엇의 실체적 비밀을 파헤친다는 것 자체부터가 매력적이기 때문인데, 그렇기에 영화 '모비딕'은 출발선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번에는 어떤 음모론이길래, 그 실체와 진실은 무엇이길래, 식의 근원적 호기심을 유발시킨다. 그래서 강호는 그 호기심 때문에 9일 개봉 전에 시사회를 통해서 이 영화 '모비딕'을 먼저 접했다. 그런데 접하고 나니 조금은 실망스럽다. 아니 실망스럽기 보다는 영화에서 내건 음모론이 사실 그렇게 대단해 보이질 않는다는 점이다. 왜, 그랬을까? 먼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당신이 보고 있는 이 모든 것은 진실입니까?

1994년 11월 20일 서울 근교 발암교에서 일어난 의문의 폭발 사건. 사건을 추적하던 열혈 사회부 기자 이방우(황정민) 앞에 어느 날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고향 후배 윤혁(진구)이 나타난다. 그는 일련의 자료들을 건네며 발암교 사건이 보여지는 것과 달리, 조작된 사건임을 암시한다. 발암교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이방우는 동료 기자 손진기(김상호), 성효관(김민희)과 특별 취재팀을 꾸리는데… 하지만 취재를 방해하는 의문의 일당들로 인해 그들은 위험에 처하게 된다. 서서히 정체를 드러내는 정부 위의 정부, 검은 그림자 조직. 이들은 누구이며, 이들의 목적은 무엇인가.

대한민국 조작하는 검은 그림자, 목숨을 걸고 도망친 내부고발자,
그리고 진실을 파헤치는 열혈기자. 이들의 숨막히는 진실공방전이 시작된다!


(직감적으로 특종의 냄새를 포착하는 베테랑 사회부 기자 '이방호' 역의 황정민, 제대로다.)

영화의 시작은 다소 임팩트하다. 어느 흑백의 CCTV 화면이 보여지고, 저 멀리에 있는 다리가 크게 폭발하면서 '모비딕'의 서막을 알린다. 바로 '발암교 폭탄테러' 사건이 터지며 사회는 술렁인다. 때는 바야흐로 지금이 아닌 1994년이 배경으로 -(이때 강호는 군대에서 개고생하고 있을 때로 김일성이 죽은 바로 그 해다.)- 영화는 90년대의 상황이 지배적으로 깔려있다. 당시 IAEA 핵사찰과 관련된 북한의 상황과 남한쪽 핵안보의 문제 등이 영화 속 TV 뉴스에 잡히는 등, 이미 분위기는 감지된다. 북한과 안 좋은 사이에다 그렇다면 저것도 북한소행?! 그러면서 발암교 테러에 용의자 세 명이 검거 아니, 두 명은 이미 죽고 한 명은 의식불명의 상태에 빠지며 그마저도 나중에 죽게 된다. 어쨌든 이 발암교 폭탄테러로 모 신문사의 베테랑 사회부 기장 이방호(황정민)가 나서게 된다. 그는 직감으로 냄새가 구린 걸 눈치채고, 이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려 한다.

90년대 시대적 배경 속 '발암교 폭판테러'의 실체를 밝힌다. '모비딕'

이때 고향 후배 윤혁(진구)이 불현듯 이방호를 찾아와 발암교와 관련된 의문의 자료를 남기고 그의 주위를 계속 배회한다. 떡밥을 던진 건지, 윤혁은 속내를 시원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면서 스스로 자신을 탈영병이라고 선배 이방호한테 말하지만, 실은 자신의 소속부대 보안사에서 정보를 빼돌린 내부고발자였던 거. 그렇기에 그는 계속 감시와 추격을 당하고, 그와 함께 있는 이방호는 물론 이 특종 사건 조사에 특별취재팀으로 같이 동참하게 된 다른 기자 손진기(김상호)와 성효관(김민희)까지 위기에 빠진다. 특히 성실한 노력파 기자인 손진기로 분한 김상호는 그들에게 잡히고 맞는 등 생명의 위협까지 받게 되고, 당돌한 매력의 신참 기자 성효관으로 분한 김민희는 그 자료의 암호를 풀어내는데 일조하며 결국 진실에 밝히는데 조력한다.


(발암교 폭탄테러의 소스와 실체를 폭로하는 내부고잘자 '윤혁' 역의 진구)

이렇게 세 명의 캐릭터들이 발암교 폭판테러 사건의 실체를 밝힐려는 과정에서 결국 찾게 된 '모비딕' 호프집, 이곳의 화장실 쪽에 숨겨둔 장소가 그들의 아지트로 이곳에서 모든 사건을 조작하고 움직이는 본부였던 거. 물론 이런 장소는 수시로 변하긴 했지만, 현재는 그 호프집에서 조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이방호 일행이 잠입하다 실패하면서 이들은 난관에 부딪히고, 그 와중에 손기자마저 교통사고로 죽게 된다. 물론 이마저도 그들의 마수에 걸려 든 것인데, 이에 이기자와 성기자는 마지막 보루인 디스켓 자료의 암호를 몇 날 며칠을 생고생하더니 풀어내, 그들 조직의 향후 계획과 진실을 알게 되면서 마지막을 향해 달려간다. 과연 그들의 마지막 목표는 무엇이고, 이 거대한 조직에 맞선 그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이렇듯 영화는 분명 음모론, 즉 대한민국을 조작하는 검은 그림자의 조직과 정체를 파헤치기 위해서 메스를 가한 일종의 스릴러물이다. 그런데 이게 그렇게 스릴러적 코드로 충만돼 보이질 않는다. 마치 한 편의 수사적 드라마를 보듯 펼쳐내는 게, 지극히 일반적인 느낌이 지배적이다. 즉 영화적 연출로 덧씌우기 보다는, 실제 1990년 보안사에 근무했던 윤석양 이병의 민간인 사찰에 대한 내부고발을 모티브로 팩트와 픽션을 가미한 일종의 드라마라 볼 수가 있다. 즉 여기서 진구가 연기한 극 중 윤혁이 바로 그 윤이병인 것이다. 진구가 정말 무언가 쫓기는 듯한 인상과 분위기로 일관하며, '마더'의 그 모습과는 다르게 참 매력적으로 호연을 펼쳤다.



어쨌든 영화의 중심이 되는 사건인 발암교 폭탄테러의 배후가 북한의 간첩 소행이라고 발표하는 정부의 작태에 대해서는 그렇게 새삼스럽거나 놀랍지 않다. 이미 우리는 이런 케이스를 많이 봐왔고, 또 그렇게 언론플레이를 하며 국민을 호도하거나 매도하는 방식으로 사회를 술렁이게 하는 양태들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그게 음모론이냐 아니냐로 귀결돼 서로들 물어뜯는 백태까지, 이미 우리는 지칠대로 많이 바온 사회 현상들이자 음모론에 휩싸여 사는 우리네 자화상들이다. 그렇기에 영화가 이런 걸 담아낸 코드는 사실 독특하거나 색다른 맛이 떨어진다. 이걸 보면서 '어허.. 정말 놀라운 걸..' 이런 기분이 드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음모론' 소재에 팩트와 픽션을 가미한 '모비딕', 사회고발극으로 상기.

즉 북한의 소행이라고 말하기 전에 민간인 사찰로 이루어진 그들의 불행해진 삶과 운명이 씁쓸하게 느껴질 뿐, 지금의 정부에서도 그렇게 자행되어 온 걸 보면 새삼스럽지 않다. 그런데 영화는 꽤 정공법으로 다가온다. 스릴러적 요소를 갖춘 음모론을 소재로 하긴 했지만, 그 어떤 스릴감이 충만된 기분으로 포팅되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적 구성으로 물 흐르듯 전개를 하며 지켜보게 만든다. 하지만 이마저도 종국에는 '열린 결말' 식으로 그리며 무언가 영화적 느낌을 살리는 쪽으로 갈무리했다. 물론 그것을 받아들이는 차이는 다소 있을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조연급 출연진에 눈에 띄는 배우 한 분이 있었는데, 여기서 얘기한 '정부 위의 정부가 있다'고 말한 그 조직을 운영하는 실세로 '이경영'이 나오고, 그 아래에 행동대장 격으로 '정만식'이라는 배우가 나와서 개인적으로 참 반갑더라. 만식이 형님은 정말 조연급으로 이젠 탑이 아닌가 싶다. 영화 '똥파리'에서 맡은 배역만 봐도 실제 그런 사람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그는 '나쁜 남자' 스타일이 배어 있는 배우인 게, 작년부터인가 영화나 드라마에도 참 많이 나왔다. 그리고 여기서는 제대로 악역을 맡으며 바로 이방호 일행에 위해를 가해 조사를 중단케 하고, 윤혁을 찾아내 죽이려 했던 것인데 역시 그런 분위기에서 나름 甲인 배우다. 그의 필모는 여기로..

아무튼 영화는 조금은 아쉬운 기분이 든다. 시사회라서 나름 기대를 한 게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음모론에 휩싸인 대한민국을 조망하기에 사실 스케일도 그렇게 크지 않고, 그렇다고 스릴감으로 충만된 영화도 아니다. 다만 지루함은 없이 지켜보게 하는 힘은 느껴지지만 임팩트한 맛은 많이 떨어진다. 90년대 실제 보안사 민간인 사찰 사건의 사례를 모티브로 팩트와 픽션을 가미하며 그렸지만, 이미 우리는 그 사찰을 목도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지금의 정부도 조작하는 세력이 있는 것일까? 영화 '음모론'은 거기에 대해서 어느 정도 어필을 하며 메스를 가했지만 영화적 매력은 발산이 못됐다. 그래도 '사회고발극'으로써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아직도 암약중인 우리 사회의 '음모론'을 다시 되새김질 하는 역할로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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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팬더2 - Kung Fu Panda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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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분이 돌아오시긴 했나 보다. 5월 말에 개봉하며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는 이 한 편의 무비, 그것도 실사가 아닌 가족형 애니메이션 장르로 제대로 주목을 끌고 있는 '쿵푸팬더2', 이미 전작 1편에서 흥행에 성공한 기대에 부흥코자 그 놈은 이렇게 다시 돌아왔다. 중국의 무술 '쿵푸'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그 육중한 몸매와 넉넉한 뱃살만 봐서는 이 녀석은 사실 '루저'급이다. 하지만 1편에서 그는 '시푸' 사부의 혹독한? 훈련 교시로 용의 전사로 거듭났고, 자신의 마을을 지키는 인기 만점의 수호신이 되었다. 그의 친구들과 함께 무적의 5인방이 탄생된 거. 그리고 이번 2편에서 팬더 '포'를 비롯해 무적의 5인방이 저기 어디 가녀리지만 중국을 한번에 집어 삼키겠다는 야심찬 공작새 '셴' 선생이 강적으로 부상하자, 그를 제거하기 위해 떠나고 그들과 멋진 한판 대결을 펼치며 또 다시 마을의 평화를 찾는다는 뷰피풀한 이야기, 이게 바로 2편의 줄거리다.

정말 이게 다인가? 그렇다. 좀 아쉽다면 자세한 시놉시스는 아래와 같다. 



이게 바로 공식 시놉이다. 얼추 봐도 내용이 그럴싸해 보인다. 용의 전사로 거듭난 우리의 무적 5인방께서 새로운 적수 '셴'선생이 야심차게 이 땅을 접수하시겠다는 처사에 또 쿵푸 사부들이 하나 둘 제거되고 있다는 소식에, 짐을 꾸려 그들은 산 넘고 물 건너서 그들이 있는 마천루 같은 성에 도착, 한바탕 좌충우돌 무협 액션을 장소를 옮겨가며 재밌게 선보인다. 특히 수레를 타고 마을을 휘젓는 씬은 참 볼만했는데 역시 '쿵푸팬더' 그만의 액션답다. 이렇게 셴 일당을 무찔러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가운데, 종국에는 무적의 5인방답게 그들을 물리친다. 이걸 스포라 봐야할까.. 이건 뻔한 거 아닌가.. ㅎ

그런데 이번에는 전편 '타이렁'과 가열한 격투씬 같은 육탄전 보다는, 그 공작새 셴 선생이 개발한 신무기 화포로 무장한 화기를 상대로 싸우는 장면이 주를 이루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어디서 에네르기파 같은 빨간 불꽃슟을 날리는 그들 앞에서 '포'도 속수무책, 이들은 나가 떨어지기 일수다. 그렇다면 이들을 어떻게 무찔렀을까? 포는 이번 시즌에서 사부님이 새롭게 개발한 정신일도하사불성의 궁극인 '내면의 평화' 즉 '이너 피스' 연마를 강조해 왔는데, 그는 그 내면이 만두 속을 채우거나 오로지 먹는 거에 정신이 팔려 그 경지에 도달하지 못한 거. 하지만 종국에는 그 '내면의 평화'를 통달하게 되고, 에네르기파를 일으켜 날아오는 불꽃슟을 모두 반사시키며 무찌른 것이다. 참.. 쉬운 게 유치해 보이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무협 액션 애니물이지 않는가.. ㅎ



그렇다면 여기서 중요한 게 있다. 보통 무협 액션물이 보여주는 궁극은 바로 정신수양에서 이루어지는 어떤 기의 향상과 육체의 통일 같은 거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번 쿵푸팬더2는 마음의 수련이라는 '내면의 평화'를 강조하며 적을 물리치는 신공으로 나선 거. 웃길 '노'자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원래 중국 무협물이 거쳐가는 클리셰자 성장통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그런 성장에 관련된 이야기에 이미 위의 시놉에서도 나왔듯이, 바로 팬더 '포'의 탄생 비화가 들어가 있다. 즉 어려서 조실 부모를 한 것인지, 아니면 버려진 것인지, 정작 두 부모 팬더는 죽은 것인지에 관해서 소상히 밝히고 있다. 그 거위를 아빠로 알고 자랐지만, 정작 그에게는 진짜 팬더 부모가 있었고, 그 와중에 과거 '셴'선생에게 그들은 처치를 당한 거. 물론 다 죽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ㅎ

전편에 못지 않은 무술 액션 그리고 성장통 '쿵푸팬더2', 3편도 나오나?

어쨌든 여기선 포의 탄생 비화가 때로는 중심을 이루며 천방지축의 넉살이 좋은 포를 가뭇없이 센치하게 만든다. 과거 베이비 시절의 포도 나오는 게, 아주 제대로 귀여움을 떠는데, 그러면서 영화는 포의 가족사를 그리면서 가족의 소중함이라는 근원의 메시지로 훈훈한 감동을 주려 했다. 그렇기에 이건 아이들과 보면 훈육적으로도 참 좋은 영화가 아닌가 싶다. '아들아 봤지, 저게 바로 가족의 사랑이란다 '처럼 말이다. 그래서 이런 메시지적 진지함에 사실 전편과 같은 웃음의 포인트가 줄어든 느낌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액션은 전편에 못지않게 화려하고, 2D 디지털로 봐도 빠져들 정도로 호쾌하게 액션을 치고 박고 날라다니며 스크린을 휘감는다.

아무튼 이번 2편에 대해서는 때론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다. 전편보다 못하다 낫다, 이 정도면 재밌게 볼만했다, 너무 센치할려고 했다 등 평가도 가지각색이다. 그만큼 개봉한지 일주일이 지나면서 많은 말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인데, 그래도 1편이 그러했듯이 퀼리티 높은 무술 액션 애니메이션을 꼽으라면 이만한 볼거리도 없다. 비록 2편에서는 한층 업그레이 된 무술 액션 보다는 바로 '내면의 평화'로 모든 게 해결이 되었지만, 결국 '쿵푸팬더2'는 그런 재미난 액션에다 보통의 무협물에서 보여주는 주인공의 탄생 비화 등 성장통을 그리며 두 번째 미션을 완수했다. 뭐..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보여주기식 무술 액션에 성장통까지..

그렇다면 다음 3편은 어떻게 그릴 것인가? 그게 궁금해진다.
소스를 다 써도 얘기는 무궁무진하다. 원래 무협물이 다 그런 거 아니겠는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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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렉터 - The Coll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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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묻지도 않고 따지도 않고 사람들을 무참히 죽이고 즐기는 살인마 하나가 있다. '쏘우'의 찍소는 이유라도 있었는데, 여기에는 그런 이유 조차도 안 보인다. 그는 아마도 싸이코패스일 터. 그런데 이놈의 취미가 참 악취미다. 콜렉터(Collector) 즉 수집가이긴 한데, 그게 어디 우표나 화폐 등을 수집하는 그런 일상의 하비가 아닌, 사람을 수집한다. 그것도 사람들을 죽기 일보 직전까지 몰아가며 한놈만 수집하는 것으로 그의 콜렉터는 '살인 수집'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영화 '콜렉터'는 아주 정공법으로 한 장르에 몰두하며 이 살인 게임을 즐기게 만든다. 복잡한 내용없이 한정된 공간인 '집'에다 각종 부비트랩을 설치해 놓고 사람들을 죽인다. 바로 피와 살육이 튀는 하드고어 무비답게 이 살육전은 정말 볼만했으니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마스크 뒤에 감춰진 공포 트랩 | 놈은 반드시 한 명만 수집한다!

새로 이사온 보석판매업자 ‘마이클’의 집수리를 의뢰 받은 ‘아킨’은 아내가 사채업자에게 빌린 빚으로 인해 사랑하는 딸까지 잃게 될 위기에 처해있다. 그는 보수공사의 대가로 받은 돈을 들고 사채업자를 찾아가 사정해 보지만 금액은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사채업자는 아내의 빚을 대신해 ‘아킨’에게 ‘마이클’의 집 금고에 있는 보석을 훔쳐오라는 제안을 하고 위기에 몰린 그는 어쩔 수 없이 가족여행을 떠난 ‘마이클’의 집에 몰래 숨어 들어간다. 조심스레 금고의 잠금 장치를 해제하고 있는 ‘아킨’. 모든 일이 생각보다 순조롭게 풀려 가고 있음에 안도하는 순간 집 안에 자신 이외에 또 다른 침입자가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끼게 되는데...



영화의 시놉을 보듯이, 줄거리는 참 간단하다. 보통 이런 호러 스릴러가 전개되는 방식은 살인마와 사투를 벌이는 그림으로 점철돼 있다. 여기 배우 '숀펜'을 닮은 듯한 인상차림의 한 남자가 있다. 집 수리공을 하며 살아가는 이 남자가 사채업자에게 빌린 돈으로 쪼들리고 가족까지 잃게 될 상황까지 몰리자, 그가 수리하던 대저택의 금고를 털게 된다. 야밤에 잠입해 간단히 털고 나올려고 했는데, 이게 간단치가 않다. 어디서 초죽음의 피투성이가 된 남자도 보이고, 욕조 안에서 피를 엄청 흘리며 살려달라는 여자도 보이고, 바로 이집 주인 부부다. 더군다나, 여기에 무슨 큰 금고 같은 곳에 노인도 갇혀 있는 등, 분위기가 살벌하게 심상치 않다.

'쏘우'와 같거나 다르거나, '부비트랩'의 살육전 '콜렉터', 속편을 기대한다.

그렇다. 바로 미친 살인마가 이 집에서 가열한 살육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여기 주인공 '아킨'은 이 사실을 눈치채고 이곳을 벗어나려 하지만 쉽지가 않다. 죽음 직전까지 몰린 그들을 살릴려고 나름 도와주려 했지만, 그때마다 그 살인마가 설치해 놓은 부비트랩에 의해 그들은 하나 둘 처참히 죽어 나간다. 이집의 큰딸과 남친도 정사를 나눌려는 찰나 그렇게 임팩트하게 죽는다. 이를 목도한 남자는 너무나 무서운 이곳을 벗어나 간신히 밖으로 나왔지만, 이 집에 어린 딸이 있음을 보게 된 그는 그 어린 여자 아이만은 살리기 위해서 집에 다시 들어간다. 그리고 살인마는 그것을 눈치채고 이들을 잡아 죽이려 늑대같이 달려든다. 과연 그 남자와 여자 아이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 미친 살인마의 정체는 누구였을까? 그것은 바로 '아킨'이 아는 사람이었는데.. 영화 초반에 나온 사람이다. ㅎ

이렇게 영화는 살인마와의 사투를 그리고 있는 공포 스릴러물이다. 그런데 그 호러가 제대로 몰입감을 주며 긴장감을 선사한다. 즉 한정된 공간인 집에서 벌어지는 그림들이 꽤 집중도를 보이며, 각종 설치된 부비트랩에 의해 사람이 어떻게 덫에 걸려 죽어나가는지 슬래셔급으로 제대로 선을 보인다. 여기에다 죽음 직전까지 몰려 있는 사람들을 가두어 놓고 그가 가하는 신체 훼손이나 고문 등은 깔끄장할 정도로 임팩트가 있다. 마치 최고의 살인 게임을 선사한 '쏘우'시리즈를 보듯이 그런 장치적 쾌감을 선보이는데, 이런 류에 익숙치 않은 분들은 눈 뜨고 못볼 정도다. 이와 함께 <호스텔> 시리즈처럼 그런 하드고어 고문도 주를 이루었는데, 이를 연출한 감독의 스타일이 궁금해질 정도다.

감독은 '마커스 던스탠', 잘 모르는 영화계 사람이지만 그는 <쏘우>의 4, 5, 7편의 각본과 각색에 참여해서 이미 역량을 인정 받았고, 이번이 첫 장편 연출작이라고 한다. 그래서 마커스는 기존의 '쏘우'에서 보여주었던 방식을 좀더 노골적으로 이를 활용하며 하드고어를 보여주고 있는 거. 여기에다 사람을 수집한다는 살인마의 설정과 집에 설치된 각종 부비트랩을 통해서 색다른 긴장감의 호러적 재미를 선사했다 점에서 이채롭다. 물론 그가 참여했던 '쏘우'의 방식이 보이긴 하지만, 그 '찍소'와는 다른 여기 살인마 '콜렉터'는 살인 수집과 고문의 묘한 앙상블을 띄며 제대로 된 살육전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하드 고어물의 기본에 충실하게 한 장르만 파고 들어가 '부비트랩'의 살육전을 제대로 보인 '콜렉터'가 아닐 수 없는데, 과연 그 미친 살인 수집은 언제쯤 멈출지, 충분히 '쏘우'처럼 시리즈도 나간다면 다음 속편이 기대가 된다. 우선 둘의 사투를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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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사회 고발성을 담은 한국 영화가 있어 나름 주목을 끌고 있다. 정작 많은 이들이 관람을 안해서 문제지, 이런 영화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관심을 못 받고 있긴 하다. 그런데 이 영화는 마치 다음 달에 개봉하는 '모비딕'과 닮은 꼴이 느껴지는 게 장르는 스릴러의 양상을 띄고 있다. 하지만 이건 액션과 코미디를 버무린 스릴러다. 그렇기에 음모론의 실체에 다가가는 좀 무거운 영화 '모비딕'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한마디로 특종에 목말라하는 사회부 초년병 열혈 여기자의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정말로 박예진이 이렇게 많이 뛰고 온몸을 불사하며 나름 고생을 했으니, 흥행이 안되면 다소 억울할 듯 싶다. 그렇다면 이 영화 '헤드'의 실체 아니, 사건의 실체는 무엇인지 시놉시스는 이렇다.




이렇게 시놉을 보듯이 이 영화의 사건은 천재과학자의 충격적인 자살과 그의 시신 중 일부인 '머리'가 사라지면서 다소 임팩트하게 시작된다. 그런데 그 머리를 어느 퀵 서비스맨 홍제가 배달을 하다가, 흘러나온 피를 보고 김치인줄 알았지만 그것은 정말로 김박사의 머리였던 거. 이에 깜놀한 그에게 어느 중년의 사내 백정이 접근해 그는 납치가 된다. 그때부터 류덕환의 고생은 시작된다. 팬티 차림으로 감금되고 육체가 토막날 지경까지 몰리는데, 이에 중년의 사내 백정은 머리를 어디에 숨겼는지 찾아내기 위해서 그의 누나인 홍주와 거래를 한다. 홍주는 이미 사고뭉치 동생의 센스로 그 머리를 입수하게 되었고, 백정은 그녀에게 전화를 해 어서 머리를 가져와라.. 안 가져오면 동생을 죽이겠다며 협박을 한다.

이때부터 영화는 두 사람의 대결 국면으로 달린다. 한쪽은 머리를 어떻게든 찾아야하고, 한쪽은 머리를 가지고 동생을 구해야 하는 상황, 그리고 감금된 퀵서비스맨 홍제가 탈출을 모색하며 영화는 세곳을 달린다. 특히 감금된 상황에서 백정한테 알바생으로 일하는 그 친구의 사이코스런 연기가 어떻게 보면 괜찮기도 하지만, 때로는 너무 촌극같아 영화의 감흥을 떨어뜨리기도 했다는 거. 그러면서 사회부 선배기자 승완이 홍제를 도와주려다 도리어 위기에 처하는 등, 영화는 사건의 실체를 드러내면서 종국에는 홍주의 핸드폰으로 이런 현장을 생중계하며 전국민에게 쇼를 선보이는데.. 과연 이 사건의 실체는 무엇이고, 여기 두 남매는 어떻게 이 위기를 벗어났을까? 특히 사회부 기자 홍주는 최고의 특종을 잡은 셈인데, 그렇다면 그 헤드라인 줄여서 '헤드'라 불리는 그 특종은 무엇이었을까?

아래는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하시길...








(영화 속 캐릭터들 색깔은 있어 보이지만, 그중 백윤식 형님이 제일 나아 보인다.)

그것은 바로 거대한 사체 밀매업과 관련이 있다. 즉 보통 스릴러 영화들이 사회 고발성을 다룰 때 자주 쓰는 소재이기도 한 '장기밀매조직'과 관련된 이야기들, 이미 영화 <아저씨>도 그랬고 최근에 나온 <나는 아빠다>도 그렇고, 여기도 장기밀매와 관련이 있다. 그런데 '헤드'는 그런 장기밀매를 하는 이들이 조직이 아닌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백정'이라는 인물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즉 그는 장례식장 사장님이자 장의사 출신인데, 그는 바로 '시체 브로커'라는 거. 즉 죽은 사체를 가지고 화장을 하기 전, 사람의 몸을 토막내서 팔과 다리, 얼굴과 가슴 등을 내다 판다는 거다. 즉 고기의 등급별 육질처럼 손은 얼마, 다리는 얼마, 얼굴은 얼마 식으로 장사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에게 김박사의 머리가 필요하다는 어느 고객에게 그것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일이 터진 것인데,  이게 바로 현실에 있나 싶지만, 실제 우리나라를 벗어나 전세계적으로 이런 '인체 시장'은 암암리에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사회 고발극의 양상을 띄며 전개가 된다. 그런데 이게 진중함 대신 코믹적인 요소가 들어가 다소 무게감이 떨어진다. 의도된 연출로 보면 편하지만, 그런데 이게 장르의 부조화를 일으키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선보이지 못한 느낌이 다분하다. 심지어 이게 스릴러인지, 아니면 액션 영화인지, 아니면 코미디인지 어느 것 하나 무람없이 전개가 돼 그 어떤 시너지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시체를 썰고 살해 협박이 수시로 벌어지는 이런 장면에서도 웃길려는 영화의 강박이 애처로울 정도인데, 그래도 볼만한 요소는 있다. 수상한 장의사로 분한 '백정' 역의 백윤식이 제대로 카리스마를 보였다. 이분이 여기서 코믹을 맡을 줄 알았는데, 전혀 코믹하게 나오지 않고 사이코다운 변모로 여기자 홍주를 궁지로 몰며 최후의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그의 시체 알바생도 함께.. 이 친구 연기는 정말 뭐라 해야할지.. 웃기자는 건지 사이코패스의 전형을 보여주려는 건지 좀 아쉽다.



(류덕환 다리를 썰기 전.. 조용히 해라.. 그러다 너 피X 싼다.. ㅋ)

아무튼 영화는 사회고발극으로 다가와 스릴러의 양상을 띄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을 보여주지 못한 마치 가쉽성 기사처럼 고발 '시트콤'을 보는 듯 조금은 가볍게 그려낸 독특함으로 다가온 영화 '헤드'다. 예진 아씨가 그렇게 고군분투하며 열심히 특종을 잡아 뛰었지만, 사라진 머리를 가지고 벌이는 목숨을 건 시체 브로커와의 한판 대결도 그렇게 극한의 맛은 떨어진다. 그래서 보고 나서도 무엇을 보았는지, 장르가 순간 안 떠오르는 기분도 들지만, 그래도 '사체 밀매'라는 어두운 사회적 고발 소재를 이렇게 색다른 코미디적 포팅으로 그려낸 것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결국 영화 자체가 그 이름 '헤드'처럼 특종을 잡지는 못하겠지만.. 아직도 이 세계에 '인체 시장'이 존재한다는 것만 해도 그게 바로 '헤드'가 아닐까 싶다.

당신의 머리는 값이 얼마나 나갈까요? ㅎ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82005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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