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의 집』
나카야마 시치리(저자) 블루홀식스(출판)
여전히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집단 괴롭힘이라는 문제를 다룬 소설 가시의 집은 평범했던 한 가정이 일상이 파괴되고 그 일상이 다시 회복되기까지 많은 일들이 지나야만 했고 결코 피할 수 없는 일들이 닥쳐올 때마다 가족이기에 헤쳐 나갈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 아직도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게 보게 된 시간이었다.
주인공 호카리는 중학교 담임선생님을 맡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초등학생 5학년 딸 유카가 학교 3층에서 자살시도를 하게 되고 다행히 목숨을 건지면서 유카가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이유를 알게 된 부모는 언론을 통해서 같은 반 가해자의 이름을 밝히게 되면서 이것은 후에 더 큰 사건으로 번지게 되는데... 한편 전직교사였지만 퇴사를 하고 현재는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아내 사토미는 유카의 자살시도가 같은 반 오오와 아야라는 걸 알게 되고 그 집을 찾아가 아아의 부모에게 따지기도 했으며 오빠 슌은 입원한 유카를 매일 면회가기도 했다. 부모에게는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오빠 슌에게는 털어놓았던 유카... 그래서 남매는 더 돈독해 보이기도 했다. 사춘기 시절 모두가 거의 그랬듯이 이들 가족 또한 부모와 자식 간에 왠지 모를 틈이 있었고 그건 시간이 흐를수록 더 벌어지고 있음을 느꼈다. 가시의 집은 집단 괴롭힘을 가한 학생의 잘못을 넘어서서 그로 인해 가족 구성원 모두가 용의 선상에 올라 있음으로 과연 누가 진짜 가해자인지 그리고 피해자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호카리는 평범한 교사였지만 그것은 그만의 착각이었던 걸까? 교사이기 전에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중2 아들 슌과 초등학생 딸 유카에게 아내 사토미에게 그는 정말 다정하고 사랑 넘치는 아버지 또는 남편이었을까? 그가 교사였기에 그 직무와 책임을 다하려 한 모습은 본받을 수 있을지언정 그가 딸 유카가 자살시도했을 때 딸을 집단괴롭힘 한 가해자 부모에게 피해자 부모로서 당당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왜 부모가 이닌 남들의 시선과 교사로서의 직책에 더 신경써보였을까?...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어버린 상황들... 가해자를 향한 무차별한 언론플레이 마녀사냥도 이런 마녀사냥이 없을 정도이다. 순간 소설뿐만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비슷한 사건들이 일어날 때마다 누가 가해자고 피해자인지 알 수 없는 상황들을 직면하게 되면 오히려 떳떳한 가해자들의 행동에 그저 아무 말 없이 떠나야만 했던 많은 피해자들이 생각났다. 호카리는 자신의 아들이 범인으로 몰렸을 상황에서도 아버지가 아닌 교사로서의 훈계로 아들을 대했지만 그도 아버지였기에 자신의 아들은 아야의 죽음에 범인이 아닐것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일까? 그렇다면 유카를 괴롭혔던 가해자이자 또 다른 피해자 아야를 죽게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이럴수가!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된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다. 가해를 가한자는 그 어떠한 이유를 막론하고 결코 정당화 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되기를...
가시의 집은 평범했던 가정에 마치 여기저기 빼족하게 뻗어나가 찔리면 독이 퍼져나가는 것처럼 서로 소통의 부족으로 믿음의 부족으로 오해가 또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하나의 사건이 또 다른 사건으로 번지고 그 사건으로 인해 주인공들에게 생기는 감정들을 직설적이면서도 그 안에 인간의 이중적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자신을 위한 길인지 가족을 위한 선택인지 두 가지의 갈림길에서 주인공은 저마다 다른 선택을 하게 되고 그 끝은 결국 가정이라는 울타리 속에 가장 편안하고 안락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모습들을 그려나갔다. 반전이 있었기에 더 놀라웠고 그 반전이 그 누구보다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 행동이었기에 더 놀라웠다.
가족이라는 이름이 때론 무겁고 가볍지만은 않은 이름이었을까? 하지만 가족이 있었기에 지금껏 버틸 수 있었던 사람들도 많이 있지 않았을까? 집단 괴롭힘이라는 사회문제에 대한 해답을 생각하며 가족이라는 이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들었던 가시의 집을 통해 우리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들의 방향성에 대해 조금 더 깊고 신중하게 선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