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자였던 드가는 많은 여성을 그렸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의 그림 속 여성들의 표정이 밝은 모습은 거의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저자는 삶의 권태를 표현했다고 하는데, 화가 본인의 속내가 어떤 것이지 문득 궁금해졌다. 시대적 분위기도 있었겠지만 염세주의자였던 드가의 눈에는 권태와 무료함이 더 눈에 들어왔던 건 아닐까?
ㅡ 에두아르 마네
그림이 일방적으로 관람을 당하는 차원에서 그림이 관람객을 설득하고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마네는 보여주고 있다. 폴 세잔은 "우리의 모든 로네상스는 <올랭피아>에서 시작됐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로써 모더니즘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하는데, 어느 분야든 새로움이 늘 환영받는 것은 아니라는 것, 전통 혹은 관습이라는 틀을 깨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이 양반에게서 나와 공통점을 찾다니!)
ㅡ 귀스타브 쿠르베 재미있는 점은 리얼리즘을 추구한 쿠르베가 <오르낭의 장례식>을 스튜디오에서 모델들을 세워놓고 구성해서 그렸다는 사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어떤 것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쿠르베의 말년을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트린 브뤼노 브라케의 사진 한 장에 관련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떤 시선으로 사실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새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