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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 가는 길 ㅣ 아이앤북 문학나눔 8
유효진 지음, 최다혜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13년 11월
평점 :
부모의 이혼후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는 주인공 우제는 말수가 적은 속깊은 남자아이다.
우제는 본인의 불우한 환경때문인지 늘 우수에 젖어 보이고 또래에 비해 어른스럽기까지 하다.
버젓한 직장에 다니던 아빠가 직원들의 오해로 직장을 두어차례 그만둔지 마땅한 직업이 없이
공사장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우제네 가계경제는 형편이 없다.
매일 쌀을 사다 밥을 해먹어야 하고 기름이 떨어지면 한겨울 냉방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엄마를 잊지 못하는 우제 아빠가 다시 이사한곳은 중국집 만리장성과 맵시손 수선집 가까운곳으로 이사를 한다.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희수라는 친구집 지하방이였다.
우제는 같은 학교 친구의 집 지하방이란 사실을 알게된 자존심을 상해한다.
하지만,희수는 아역탈렌트로 얼굴만큼이나 마음씨도 예쁜 친구다.희수엄마가 희수뒷바라지를 위해
창고를 수리해서 방을 내어 세울 준것이다.
희수의 따뜻한 시선을 애써 피하는 우제가 매일같이 가는곳은 바로 중국집 만리장성이 보이는
곳이다. 추운날에도 30분이상 가량 서있다고 돌아오곤 하던 그곳에 뭔가 말하지 못할 비밀이 있을거라
희수는 생각한다.
가난하지만 아버지의 말없는 깊은 사랑을 받으며 사는 우제는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굳굳히 살아간다.
우제 생일날 아빠가 무슨일인지 모르지만 반듯하게 차려입고 외출을 하며 우제에게 좋아하는 햄버거를
사먹으라고 2만원을 주려하자 우제는 아버지에게 돈을 되돌려 드린다. 돌아오는 길에
햄버거를 사오겠다며 나갔던 아버지는 몇일이 지나도 돌아오지 못한다. 그러다가 배를 곪다가 희수가 쓰러지게되는데......
이야기 시작부터 많은 비밀을 갖고 있는듯한 우제에 대해 관심과 호기심으로 책을 손에든후
결국 다 읽후에야 자리에서 일어나게 만들만큼 이야기가 감동적이고 따듯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만리장성만큼 기나긴 다양한 마음의 벽을 쌓아가며 산다.
한편으론 그 벽이 나만의 잣대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상대에 의해 난 상처로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내 생각의 그릇과 마음의 벽은 일맥상통한다는 점이 있다.
조금만더 열린 마음으로 사람을 포옹하고 대해준다면 세상은 사방이 벽인것만큼 답답하게 느껴지진 않을것이다..
누구에게나 있는 그 마음의 벽은 시간이 지나면서 허물어질때도 있고 그렇지 못할때도 있다.하지만
마음속에 무거운 짐으로 갖고 있는거라면 한번쯤은 환하게 마음을 열어보는것도 더불어 사는 세상에
용기 있게 살아가는 방법이기도 하단 생각이든다.
우리는 함께 어우려저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 인연의 소중함을 알게해준[ 만리장성 가는길]은
이기주의에 팽만한 요즘 시대 주변의 관심과 사랑은 사그라져가는 또 한사람의 삶의 힘을
실어주는 크나큰 생명력이 되어준다는 교훈을 준 책이기도하다.
돌같이 냉혹한 곳이 사회라고들 하지만 이책을 읽으면서 그런사회속에서 우리를 훈훈하게 해주는
좋은 이웃들이 더 많아 사회는 또 따뜻하고 포근하기도 한곳이란 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