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책, 너라는 세계 - 어느 탐서가의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독서기!
박진희 지음 / 앤의서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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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내 서재는 비밀리에 하고 싶어도 다른 사람의 서재는 궁금하다. 서재를 보면 그 사람의 상당히 많은 부분이 드러나게 마련이니까, 누군가 나를 쉽게 예측하도록 무방비 상태로 보여주고 싶지는 않으니 내 서재는 숨기고 싶고, 그 반대로 남의 서재는 들여다보고 싶은 것이 사람 심리인가 보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 저자의 독서기를 읽으며 나의 독서 세계도 넓혀보고 읽어보고 싶은 책도 만나고 싶은 생각도 들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뭐 복잡하게 이야기를 풀어갔지만 결국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는 거다.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지 궁금해서 이 책 『당신이라는 책, 너라는 세계』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박진희. 서울에서는 책 짓는 일을 했고, 제주에 정착한 뒤론 육아와 함께 글 짓는 일을 한다. 그중에서도 책을 읽으며 또 다른 세계를 만나는 것, 사람을 만나 그 사람이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을 좋아한다. (책날개 발췌)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그 책의 결과 비슷한 주변의 사람들, 평범하지만 주어진 일상을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만든 가치관과 연결 짓는 나를 발견한다. 책 그 자체에 대해 쓰긴 어려워도, 책이라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어김없이 각각의 책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쓸 수는 있지 않을까? 책과 사람이 만나는 바로 그 지점을 풀어보면 어떨까? 그렇게 생각한 후 책장에서 몇 권의 책을 뽑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스물세 권의 책과 내가 품은 스물두 개의 세상이 만났다.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너는 나를 꿈꾸게 한다', 2부 '너라는 기적을 만나, 나라는 세계가 되고', 3부 '끝끝내, 당신의 세계를 이해하려는 마음에 대하여', 4부 '이토록 작지만, 우리를 구원하는 것들'로 나뉜다.

세상에는 책이 많고 내가 접할 수 있는 책은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서평을 보거나 누군가의 책 소개를 보면서 '나도 이 책 읽어보고 싶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새롭게 무언가를 발견하는 시간이다. 이 책도 그런 의미에서 읽어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소개된 책들 중 내가 읽어본 책은 몇 권 되지 않는다. 역시 사람들은 "나 책 읽는 거 좋아해."라고 해도 각자 접하는 책이 다르고 그만큼 그들이 살고 있는 세상은 다른 것이다.

허무맹랑한 소재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처음엔 '참나, 진짜 이런 사람이 세상에 있단 말이야?'하며 실소를 터뜨리다가도, 어느 순간 '진짜 어딘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고 소설 속 세상에 푹 빠져 간절히 바라게 된다. 김영하의 「피뢰침」이 그런 소설이다. (14쪽)

이렇게 시작되는 글을 보면 김영하의 단편소설 「피뢰침」을 잘 몰랐지만 호기심이 생긴다. 거기에 더해 그 소설이 낙뢰를 맞고 살아난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번개를 맞는 것을 거룩하게 여기는 '아다드'라는 모임에서는 낙뢰 맞는 것을 '전격 세례를 받았다'라고 표현하고 몸에 새겨진 징표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다시 한번 번개를 맞기 위해 피뢰침을 들고 세계를 돌아다닌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렇게 한 작품씩 알아가며 마음에 담아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서울 살다 제주에 이주한 이주민으로서 느낀 점이 비슷해 마음에 남는다. 어느 곳이나 사람들 간의 관계가 어려운 법인데, 제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가끔은 텃세에 대해 오해하는 사람들이 보여서 안타까운데, 거기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인상적이다.

가끔 제주 텃세에 대한 이슈가 생긴다. 그런 문제는 사실, 시간이 무르익지 않았음에도 애쓰는 마음 때문에 일어난 게 아닐까 싶다. 애쓰지 않아도 일상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을 우리는 '자연(自然)'이라 부른다. 시간이 무르익어 만들어지는 일, 그 일은 어렵다. 그러나 조급함을 내려놓고 마음을 다독여본다면, 욕심을 내려놓는다면, 자연스럽게 상황이 바뀌고 어느새 조금 더 가까워져 있을지도 모른다. (161쪽)

수많은 책들 중 스쳐 지나가는 책들도 있고 곱씹으며 내 안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책도 있다. 저자는 그 책들 중 23권의 책을 추리고 모아서 거기에 부드럽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책을 소재로 살아가는 이야기, 마음속 이야기를 펼쳐 보여주는 책이어서 이 책을 읽으며 또 다른 세상을 만나는 듯하다.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하나씩 알아가고, 관심이 생기는 책도 한 권씩 마음에 담아보는 시간이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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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강의 말 : 삶은 고독과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야마구치 미치코 지음, 정수윤 옮김 / 해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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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의 삶과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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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강의 말 : 삶은 고독과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야마구치 미치코 지음, 정수윤 옮김 / 해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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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프랑수아즈 사강이 전하는 사랑과 고독의 언어를 야마구치 미치코가 들려주는 에세이다. 야마구치 미치코는 '뮤즈', '말과 만남', '그림과 관계' 등의 테마를 중심으로 여러 시리즈의 책을 출간했는데, 『사강의 말』은 '말 시리즈'의 최신 작품이라고 한다. 사강의 말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해서 담았으니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사강의 말』을 읽어보게 되었다.

프랑수아즈 사강.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그녀는 18세에 쓴 『슬픔이여 안녕』이 성공을 거두며 10대에 세계적인 명성과 막대한 인세를 거머쥐었습니다. 문학적 재능은 물론, 젊음과 독특한 라이프 스타일로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17쪽, 프롤로그 중에서)



독특한 라이프스타일로 살아간 프랑수아즈 사강이 평생토록 써 내려간 소설의 테마는 '고독'과 '사랑'이라고 한다.

"저는 인간과 고독, 인간과 사랑의 관계에 관심이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인간 존재의 기반을 이루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23쪽)

사강이 평생에 걸쳐 추구한 것이 '인간 본모습'이며, 이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고독'과 '사랑'이었다고 한다.

프롤로그를 통해 프랑수아즈 사강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면서 사강의 말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책에 자연스레 몰입하며 사강의 말에 집중해본다.

여기에 사강의 말을 모았습니다.

"인간은 고독하게 태어나, 고독 속에 죽습니다. 그렇기에 사는 동안에는 되도록 고독해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입니다."

독자분들의 고독이 사강의 고독과 공명하여, 그녀의 흔들리는 눈빛에 위로받을 수 있다면, 저는 무척 기쁘겠습니다. (27쪽)



이 책은 총 다섯 챕터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고독과 사랑을 테마로 글을 쓴 작가, 사강'을 시작으로, 챕터 1 '지성과 고독', 챕터 2 '연애와 고독', 챕터 3 '우정과 고독', 챕터 4 '문학과 고독', 챕터 5 '고독'으로 이어지며 에필로그로 마무리된다. 프랑수아즈 사강 연표와 옮긴이의 말이 수록되어 있다.

프랑수아즈 사강을 처음 알았을 때 나는 그 존재만으로도 파격적인 느낌이었다. 19세의 나이에 장편소설 『슬픔이여 안녕』을 발표해서 전 세계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두 번의 결혼과 이혼, 도박, 약물중독, 스캔들 등 그녀의 이력도 화려해서 이해하기가 버거웠다. 특히 마약 파문으로 법정에 서서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고 말이다.

지금 존재하더라도 버거운 존재감이 느껴지는 인물인데, 그 당시에는 어땠을까. 가늠할 수 없다. 어쨌든 호기심에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을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버거웠나 보다. 시간만 흐르고 있었던 것을 보면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이 적절한 시기에 나에게 다가왔다는 생각이 든다. 프랑수아즈 사강에 대해 알게 된 것은 훨씬 오래전 일이지만, 그 예술혼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는 나에게 시간이 더 필요했으니 말이다. 여전히 그녀의 작품을 집어 드는 데에는 거창한 무언가가 필요하더라도, 이렇게 책을 통해 그녀의 말을 조금씩 살펴보는 정도가 지금 나에게 적절한 시간이었던 듯하다.




'이런 인생도 있구나!' 이 책을 읽으며 느꼈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삶과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며 하나씩 접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은 프랑수아즈 사강에 대해 알기 위한 일종의 샘플러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되겠다. 그녀의 삶에서 일어났던 일, 어느 일화 속에서, 그녀의 말에서, 작품에 나오는 장면에서, 그녀가 표현한 생각에서 등등 조금씩 따와서 야금야금 음미하도록 언급해 준다. 이 책을 통해 그 모든 것을 조금씩만 맛보기로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녀에 대해 처음 접하는 사람도, 어느 정도 프랑수아즈 사강에 대해 익숙한 사람에게도, 프랑수아즈 사강이 전하는 사랑과 고독의 언어는 여운을 주며 다가올 것이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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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말고 파리로 간 물리학자
이기진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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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잘재잘 떠들면서 즐겁게 보게 되는 책. 아, 파리가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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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말고 파리로 간 물리학자
이기진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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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유퀴즈를 보다가 물리학자이자 씨엘 아빠인 이기진이 출연한 것을 보았다. 그냥 '물리학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정반대의 매력을 보여주어서 그 이야기가 궁금했던 차였다. 그러니 이렇게 책을 출간한 소식을 듣고서는 덥석 읽어보겠다고 나섰다. 파리에서의 생활도 보다 구체적으로 들어보고 싶었고, 그냥 다 궁금했으니 말이다.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기대하며 이 책 『우주 말고 파리로 간 물리학자』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기진.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물리학 세계를 탐험하는 것을 본업으로 삼고 있다. 20대 후반에 잠깐 들른 파리에 반해 젊은 시절을 줄곧 파리에서 보냈다. 파리 14구의 다락방에서 밤하늘을 바라보며 미래를 꿈꿨고 아침엔 카페로 출근해서 논문을 썼다. 파리 다락방 이후, 일본에서의 7년을 포함해 물리학을 연구하며 외국에서 10년을 보냈다. 물리학자라는 직업과 다르게 세심하고 여린 감성을 지니고 있다. (책날개 발췌)

먼저 이 책의 그림을 저자가 직접 그렸다고 한다. 물리학자라고 하니 그림은커녕 글을 쓸 시간도 없이 연구만 한다고 생각한 것은 편견이려나? 일단 그림이 다른 사람이 그린 게 아니어서 신기했다. 그리고 "교수님 그림을 잘 그리시네요." 이런 말을 들으면 당혹스럽다지만, 꽤 괜찮다. 잘 그린 그림이다. 특징을 잘 잡아서 그린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 한참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책 속 내용을 보면서 킥킥 웃으며 읽어나간다.

"내가 그랬잖아요. 물리학 연구에 대해 설명하는 게 제일 어려운 일이라고요. 놀고 있는 것은 아니니 걱정은 하지 말아주시고, 가끔 '요즘 어떤 연구하세요? 잘 되나요?' 이렇게 물어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내 대답은 "네, 항상 연구가 그렇죠." 이런 구태의연한 대답이 나오겠지만. (18쪽)

파리에서 가본 듯한 과자집, 특히 생루이섬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 그런 이야기를 하나씩 읽어나가며 그때 그곳을 떠올리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난 이미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푹 빠져있었다. 하긴 예전부터, 방송에서 보았던 그 무렵부터 파리의 이야기 특히 거기서 생활한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듣고 싶었기에 이 책은 거기에 부합하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재미있게 눈 똥그랗게 뜨고 몰입해서 읽어나갔다.




브르타뉴의 일요일 아침, 세상이 서로에게 준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시간을 보내는 것도 아니고, 시간을 쓰는 것도 아니고. 현재의 시간이 풀장을 넘쳐흐르는 물소리처럼 흐르고 있다. 마치 진공 속에서 깃털이 낙하하는 것처럼 시간이 천천히 떨어지고 있다. 난 의자에서 눕다시피 편안하게 앉아서 책을 본다. 항상 가방에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책을 넣고 다닌다. 그녀의 소설은 나에게 위안과 공감, 상상력, 생소하지만 이내 익숙한 곳이 되어버린 지명들을 일깨워준다. (108쪽)

여행으로 가면 항상 시간이 모자라니 어디에 갈까 무엇을 할까, 하며 할 일들을 생각했지만, 사실 내가 원한 건 휴일 오전의 고요한 시간 책을 읽는 거였는지도 모르겠다. 문득 진공 속에서 낙하하는 깃털처럼 천천히 시간이 떨어지는 그 순간을 상상하며, 나도 그런 기억 하나쯤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삶의 가장 근본인 식과 주를 해결하는 문제는 파리에서 삶의 전부다. 어렵게 돈을 벌어 집세를 내고, 빵을 사고, 빵을 먹고, 휴식을 취한 몸으로 일을 해야 한다. 공부를 하는 경우라면, 어려운 관문을 하나 더 지나야 한다. (310쪽)

이 책에는 유독 음식 이야기가 많다. 파리에서의 이야기 대부분이 음식으로 채우고 있다. 그런데 그 이야기들이 묘하게 파리 여행의 추억을 들추게 한다. 원래 오래 살던 사람보다 잠깐 다녀간 사람이 할 말이 더 많은 법 아니겠는가. 나도 그거 안다며 재잘재잘 떠들면서 읽어나가다 보면 벌써 다 읽었다며 아쉬워진다.

저자의 파리 이야기가 내심 궁금했는데 그 호기심을 채워준 책이다. 이상하고 자유로운 물리학자 이기진의 좌충우돌 파리 대모험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보자. 유머 가득한 저자의 이야기가 시작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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