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들을 위한 시 - BTS 노래산문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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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을 읽어보겠다고 생각한 데에는 '나태주 시인과 BTS'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무언가 세대 간의 화합 느낌이랄까. BTS의 유명세에 비해 그들의 노래를 애써 찾아 듣지 못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렇게 책으로 만나는 것이 반갑다. 그것도 나태주 시인의 시선으로 함께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이 일곱 소년이 우리 곁에 있는 한, 우리는 너무 일찍 절망하거나 포기할 필요가 없어." (책 띠지 중에서)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나태주. 1945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공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43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으며, 2007년 공주 장기초등학교 교장으로 퇴임했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대숲 아래서』를 출간한 후 『풀꽃』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꽃을 보듯 너를 본다』 등 여러 권의 시집을 펴냈고, 산문집 그림시집 동화집 등 150여 권을 출간했다. (책날개 발췌)

*시와 노래는 「 」로, 드라마 제목은 〈 〉로 표기했다.

(일러두기 중에서)

프롤로그에서는 나태주 시인이 영어를 잘 하는 예원에게 방탄소년단의 노래 가사에서 영어를 좀 알려달라며 부탁하는 글로 시작된다.

이것은 내가 알지 못하는 낯선 길이야. 하지만 너만 같이 가준다면 이 길을 성공적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아. 부탁한다. 좀 도와다오. 같이 가자. 낯선 길에서 우리 낯설지 않은 구름과 바람으로 만났으면 좋겠구나. (9쪽)

솔직히 나는 이 책에 나오는 노래들을 잘 모른다. 나중에 한번 찾아서 들어보아야겠다고 생각만 했지, 그러다가 잊고 말았다. 하지만 나태주 시인이 노랫말 하나하나를 짚어보자며 이렇게 책으로 출간해 주니 나도 이번 기회에 관심을 가지고 일단 노랫말부터 접하기 시작해 본다.



이 책은 BTS 방탄소년단 노래 가사를 나태주 시인이 음미하며 들려주는 에세이다. 사실 처음에는 방탄소년단의 노래와 연결된 나태주 시인의 시집이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그건 아니고 감상을 담은 산문집이었다.

이 책에서는 BTS의 노래 가사에 나태주 시인의 산문을 더했다. 방탄소년단의 노랫말이 시가 되고, 시인이 우리들의 일상 언어로 들려주는 말을 담은 책이라는 점이 특별했다.



파란색으로 담긴 것은 방탄소년단 노래의 가사이고, 검은색으로 담긴 것은 나태주 시인이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방탄소년단 노래의 가사들을 제대로 접해보고 나태주 시인이 그 노랫말에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그 생각을 듣는 시간을 갖는다.

BTS, 방탄소년단. 휘황찬란 빛나는, 아름다운 젊은이들. 그들이 부르는 노래. 나는 처음 그들의 노래 역시 휘황찬란 빛나기만 할 줄 알았어. 그런데 정작 가사 내용은 안 그런 거야. 오늘날 '미생'이니 '취준생'이니 해서 고통스러워하는 보통 젊은이들의 심정과 형편과 꿈을 그대로 담고 있는 거야.

가슴이 먹먹하다는 표현이 있는데 바로 그런 심정이야. 분명 빠른 템포의 음악으로 듣는다면 더욱 그 느낌은 격렬하고 실감이 날 거야. 아, 그렇구나. 그래서 방탄소년단인 거구나. 그래서 한국의 젊은이들만이 아니라 전 세계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거구나. 반복되는 이런 가사는 나이 든 내 가슴도 울려줘. 그러니 젊은 네 가슴은 더욱 감동 쪽으로 줄달음치겠지.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두우니까/ 먼 훗날에 넌 지금의 널 절대로 잊지 마/ 지금 니가 어디 서 있든 잠시 쉬어 가는 것일 뿐/ 포기하지 마 알잖아." 결국 이 노래는 우리에게 미래의 희망을 잃지 말라고 종용하는 노래이고 또 용기를 북돋워주는 노래였던 거야. (37쪽)



나의 시 중에 이런 작품이 있어."한 남자가 한 여자의 손을 잡았다! 한 젊은 우주가 또 한 젊은/ 우주의 손을 잡은 것이다// 한 여자가 한 남자의 어깨에 몸을 기댔다/ 한 젊은 우주가 또 한 젊은/ 우주의 어깨에 몸을 기댄 것이다// 그것은 푸르른 5월 한낮/ 능금꽃 꽃등을 밝힌/ 능금나무 아래서였다."

「능금나무 아래」라는 제목의 시지. 시에서 보이듯이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서로 사랑을 하는 일은 보통의 일이 아니란 것이지. 그것은 하나의 우주와 또 하나의 우주가 서로 만난 것을 말하는 것이지. 그만큼 사랑은 일상적인 일이지만 놀랍고도 신비한 그 무엇이 있다는 말이야.

노래의 주인공도 마찬가지야. 사랑을 놀라운 일, 기적 같은 일로 보는 거야. 그렇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란 것이지.

"이 모든 건 우연이 아냐/ 그냥 그냥 나의 느낌으로/ 온 세상이 어제완 달라/ 그냥 그냥 너의 기쁨으로// 니가 날 불렀을 때/ 나는 너의 꽃으로/ 기다렸던 것처럼/ 우린 시리도록 피어/ 어쩌면 우주의 섭리/ 그냥 그랬던 거야/ U know I know/ 너는 나 나는 너." (153~154쪽)



예원아, 너도 알다시피 BTS, 그들의 노래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어. 한마디로 말해 그들의 노래는 거시적이면서도 미시적이라 할 수 있어. 매크로, 광활한 우주를 품고 있으면서 마이크로, 일상적이고 소소한 개인의 그리움과 사랑을 담고 있지. 스케일이 다르고 심도가 다르다고 보아야 해.

그리고 BTS,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시각이 기상천외해. 매우 새롭다는 얘기지. 하지만 내용만은 너무나도 일상적이고 개인적이어서 친근함을 느끼게 해. 따뜻하고 사랑스러워. 이게 또 그들이 부르는 노래의 특징이고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매력이라고 생각해. (328쪽)

이 책은 세대 간의 단절을 연결해 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애들 노래 잘 모르겠다는 세대라도, 이들 노래의 가사를 깊이 음미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모두들 한마음으로 감상하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겠다. 서로 이해하고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겠다.

그리고 어쩌면 나처럼 한때는 음악을 즐겨들으며 지냈지만, 일상을 살아가며 그랬다는 사실조차 잊고 살던 사람에게도 BTS의 노래 가사도 보여주고 거기에 대해 나태주 시인 자신의 생각도 들려주니, 관심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독특한 경험을 하게 만든 책이다. 경계를 허물어버린 느낌이랄까. 나이의 경계, 시와 산문과 노랫말의 경계, 그 모든 것을 하나로 아우르는 느낌말이다. 높이 쌓아올린 팥빙수를 잘 섞어서 맛보는 느낌이다. 다양한 시도를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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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과 연애의 평행이론
강경구 지음 / 북퀘이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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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단 제목에서 시선을 확 잡아끌었다. 이내 연애와 마케팅의 공통점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동안 거기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해보았기 때문에 그런지, 이 책의 제목에서 시선이 집중되며 솔깃한 무언가를 느낀다.

왜 그런 것 있지 않은가? '○와 □의 공통점'을 물어보면 일단 공통점이 무엇일지 생각해보고, 첫째, 둘째, 답변을 이어가면 바로 '아하!'하면서 내용이 쏙쏙 들어오는 것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사랑은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곳을 보는 것이다._생텍쥐페리

사랑한다는 것은 믿는 것이다._빅토르 위고

사랑은 아낌없이 주는 것이다._톨스토이

사랑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는 거지._윌리엄 셰익스피어

이 명언들을 여러분들도 많이 들어본 내용이지요? 우리는 이 명언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마케팅의 용어로 바꾸어 내용을 담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입니다.

브랜드는 고객과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곳을 보는 것이다.

브랜드와 고객의 신뢰라는 건 서로 믿는 것이다.

브랜드는 고객에게 아낌없는 자신들의 상품을 눈속임을 두지 않고 제공해야 한다.

브랜드는 소비자의 니즈를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닌 마음으로 읽고 헤아려야 한다. (7쪽)

이렇게 바꿔놓고 생각해보니 정말 그럴듯하다. 연애와 마케팅은 함께 엮어 풀어내기에 흥미로운 소재인 것이다. 프롤로그에서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증폭되어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하며 이 책 『마케팅과 연애의 평행이론』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강경구. 미국 현지 OMNI호텔 식음료 매니저 및 판촉 마케팅 담당으로 근무하다 한국에 들어와 프리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으며, 마케팅 관련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평소 진정성에 가치를 둔 소비심리, 리더십, 소비학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의 방향은 마케팅과 연애에서 그 수많은 이론의 평행이론을 검토하여, 우리가 본질적으로 준비해야 할 마음가짐과 이론적 배경을 확인하고, 또한 최근의 뇌과학을 바탕으로 한 소비심리와 연애 심리의 다양한 평행이론을 통해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논리를 제시하였습니다. (6쪽)

이 책은 총 13장으로 구성된다. 1장 '마케팅 누구냐, 넌?', 2장 '초두효과와 후광효과', 3장 '흔들다리 효과 귀인 오류 현상', 4장 '한계 효용의 법칙', 5장 '좋은 인식으로 가는 길', 6장 '비싼 가격이 더 좋을 것이라는 당신의 생각', 7장 '언제 밥 한 끼 해요', 8장 '소문을 이용한다', 9장 '피그말리온 효과', 10장 '제일 무서운 엄마 친구 아들·딸', 11장 '마케팅과 연애의 ABCD 법칙', 12장 '경쟁에서 이기려면', 13장 '결론; 마케팅과 연애의 본질'로 나뉜다.



마케팅과 연애, 그리고 사람의 심리까지 아우르며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흥미로운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우리가 실생활에 흔히 접하는 일들을 예로 들어 일단 호기심을 끌어올리고, 거기에서 마케팅 이론을 건져내어 보여주니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다.



읽어나가다 보면 '맞아, 나 그런 일 있었어.'라든가, '그런 경우에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겠군.' 등등 맞장구치며 읽게 된다. 그러면서 이론적으로도 정리하며 지식을 채워나갈 수 있으니 유용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마케팅과 연애에 성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진정성'인데 다들 아는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놓치지 않아야 할 부분이다.

또한 이 책에서는 '후크 포인트'를 언급한다. 후크 포인트는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우리 브랜드를 표현해야 하는 것인데,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 번에 잡는 브랜딩이라 이해하면 된다는 것이다. 후크 포인트로 진정성과 스토리텔링을 말하고 있다.

이 결론까지 나오기 위해서 연애학, 심리학, 행동경제학, 뇌과학에서 나온 풍부한 예시를 통해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접근하니, 그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다소 이론적인 이야기인 마케팅을,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숨결을 불어넣어 주었다. 오밀조밀한 생동감이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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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는 거, 습관이시죠? - 제멋대로 선을 넘나드는 사람들과 안전거리 지키는 법
서제학 지음, 봄쏙 그림 / 필름(Feelm)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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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면 속이 시원하다. 선 넘는 사람을 만나기는 쉬워도 선 넘는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하기는 어려우니 말이다. 나는 그렇게 말 못 하겠다.

그래도 그냥 속으로라도 외치고 싶다. "선 넘는 거, 습관이시죠?"라고 말이다. 하, 좀 시원하다. 그 옛날 그 시절에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던 그 사람의 기분이 이랬을까.

살다 보면 선 넘는 사람들을 종종 맞닥뜨리게 된다. 거기에 대해 이 책에서는 흥미로운 표현을 한다.

도로라는 길 위에 '교통사고'가 있듯

삶이라는 길 위엔 '고통사고'가 있다!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이 나의 막힌 속을 뻥 뚫어주는 역할을 하리라 생각되어 이 책 『선 넘는 거, 습관이시죠?』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글은 서제학. 그림은 봄쏙이 그렸다. 서제학은 <회의하는 회사원> SNS의 인기로 공중파 방송 섭외까지 들어왔지만, 직장 눈치 보다 인생 세 번의 기회 중 한 번을 날려버렸다. 이 책이 두 번째 기회다.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글을 쓰면서 나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하곤 한다. 봄쏙은 마음의 선을 지키는 그림과 언어를 전하고 싶다고 한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누구에게나 사고는 일어날 수 있으니까', 2부 '나를 지키기 위한 최선의 방어', 3부 '변화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니까', 4부 '모두가 같은 속도로 달릴 필요는 없어', 5부 '가끔은 적절한 브레이크도 필요한 법'으로 나뉜다.

이 책의 프롤로그를 읽다 보면 '도로 위 교통사고와 삶의 고통사고의 공통점'이 언급된다. 누구든 선을 넘으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나 혼자 조심한다고 사고가 안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억울한 일을 당할 수 있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생각보다 약하다, 음주 운전자처럼 상식이 아예 안 통하는 또라이들이 있다… 하나씩 상상해 보니 죄다 맞는 얘기다.

속 시원한 글을 위해서는 속 답답한 이야기부터 들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역시 프롤로그부터 이상한 사람 출동이다. 그리고 계속 읽다 보면 세상에 이상한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니! 정말 한둘이 아니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어쩜 그렇게 착착 찰진 느낌인지, 비슷한 상황을 겪은 사람들의 속 좀 제대로 풀어주겠다.



이 책에서는 도로에서는 '교통사고', 삶에서는 '고통사고'를 큰 틀에서 이야기해 주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어나갔다. 그러니까 도로에서 "맞아, 이런 사람 있어."라고 생각하고 곧바로 삶에서 "맞아, 이런 사람 있지."라며 공감하며 읽어나가는 것이다.

직접 고통사고 유발자가 주변에 있는 상황이면 오죽하겠는가. 이 책을 읽는 독자 역시, 자신의 경우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며 막 시끄럽게 떠들면서 회포를 풀게 될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겠다.



누군가에게 큰 피해를 입히고도 본인의 잘못조차 인지 못하는 음주 운전자의 모습이 사회생활에서 만나온 고통사고 유발자들과 꼭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멈출 거라 생각했지만, 속도조차 줄이지 않았던 음주 운전자와 같이 사회의 상식이 아닌 본인의 상식만으로 돌진하고 충돌하는 또라이들이 그렇다.

그들은 "난 술 마셔도 운전 잘해"와 같은 근거 없이 위험한 자신감에 취해 있고, "내가 달려가면 너희가 피하면 되잖아"라는 독특한 생각이 뇌에 박혀 있는 역발상의 소유자들이다. 그러다가 결국 크게 부딪히기라도 하면, 사과 대신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야. 몰랐어?"라며 본인의 개념 없음을 개성 있는 성격으로 포장하는 비상식적인 부류이기도 하다. (70~71쪽)

나도 살면서 음주 운전자 같은 상또라이에게 제대로 고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었다. 일일이 떠올리기는 싫지만 살다 살다 사람이 그렇게 꼴 보기 싫은 적이 없었다. 직접 겪고 내린 결론은 그런 사람과는 말도 섞지 말자. 이 책에서도 말한다. 비틀거리는 자동차와 같이 "저 사람 왜 저러지?" 싶은 또라이를 발견한다면, 사명감? 자애? 동료의식? 다 버리고 우선 피하고 보라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서. 일리가 있다. 꼭 그렇게 해야 한다. 더 또라이가 될 자신이 없다면 말이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찰지게 착착 감기게 표현하는데, 상황을 떠올리면 뒷골이 당기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고통사고 유발자들의 실제 사례들이 떠오르며, 보다 구체적으로 내가 겪은 고통사고도 생생하게 떠올라서 그런가보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고통사고라면 거기에서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지 실제 삶에서 깨달은 바가 있는 것이고, 이 책을 읽으면서도 마음을 굳게 다질 수 있는 것이다. 다음에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렇게는 안 하겠다고.

이 책을 읽으며 공감하고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 한두 군데는 아니지만 딱 한 가지만 구체적으로 언급해 보아야겠다. 그것은 바로 양치기 직장인이다. 우리는 어려서는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고 교육받지만 실제 사회생활에서는 그러면 큰일 난다. 이 책의 115쪽에는 거짓말 레벨테스트가 나오는데, 이런 문장들이다.

1. 좋은 아침입니다. ( )

2.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 )

3. 눈 감고 생각 중이었습니다. ( )

4. 너무 재미있습니다. ( )

5. 오늘 멋지십니다. or 예쁘십니다. ( )

6. 네, 알겠습니다. ( )

7. 전 괜찮습니다. ( )

8. 약속 없습니다. ( )

9. 김치찌개 좋습니다. or 제육볶음 좋아합니다. ( )

10. 저야 영광입니다. ( )

11. 거의 다 됐습니다. ( )

12. 즐거운 저녁 되십시오. ( )

13. 집에 일이 있어서. ( )

14. 하하하/호호호 ( )

15. 감사합니다. ( )

16. 죄송합니다. ( )

17. 때려치우고 만다. ( )

*1~4개: 직장인 아니죠? *5~8개: 보통의 직장인, *9~13개: 프로 직장인 *14~17개: 양치기 직장인

문장 하나하나 읽으며 키득키득 웃었다. 직장인이든 아니든 사회생활을 하려면 필요한 말이다. 나는 누군가 재미없는 아재개그를 하길래 솔직히 재미없다고 이야기했다가 집에서 이불킥을 했던 경험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양치기 직장인의 스킬을 익혀두려고 한다. 배우고 익히는 편이 신상에 좋다.

어느 누가 우리를 비난하랴? 만약 단 한번이라도 "과장님, 그런 농담은 부적절합니다!" "차장님, 이제 그만 회의 끝내시죠!" "부장님, 이건 부장님이 하셔야죠!" "팀장님, 김치찌개 어제도 드셨잖아요!"라고 말할 패기가 있는 진실의 입을 가진 자, 우리에게 돌을 던지라! (117쪽)

일부러 자처해서 고통사고 유발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텐데, 왜 우리 사회에는 그 많은 고통사고 유발자가 존재하는 것일까. 이 책에서는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해준다.

"여러분, 부디 사랑한다는 말을 과거형으로 하지 마십시오." 한 TV프로그램에서 가수 인순이 씨가 했던 말이라고 한다. 그렇다. 사랑만 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을 고통사고 유발자에게 쓴다는 것은 정말 아까운 일이다. 소중한 것에 집중하고 행복하게 살아보자고 훈훈하게 마무리해 본다. 시원하고 훈훈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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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입맛 경제밥상
김상민 지음 / 패러다임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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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자연스레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억지로 신경 써야 조금이나마 접하는 것이 정치, 경제다. 그런데 이제 선거도 얼마 안 남았고 다른 때보다 더 신경 쓰고 바라보아야 할 것이 있으니, 그것도 바로 정치, 경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읽어야 하는 정치·경제 필독서라고 하니, 어떤 내용을 알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정치입맛 경제밥상』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상민. 현재 소설가, 경영 컨설턴트, 정치 어드바이저 등으로 활동 중이다.

이 책이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사회현상에 대해 많은 국민에게 폭넓은 시각을 제공하고, 생각의 지평을 조금이나마 넓히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13쪽)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된다. 1부 '정치, 누가 누구를 어떻게 다스리는가?', 2부 '역사가 말해주는 정치의 작동법', 3부 '국가의 미래는 무엇이 결정하는가?', 4부 '떼려야 뗄 수 없는 정치와 경제의 공생관계', 5부 '경제활동은 누가 이끌어 가는가?', 6부 '우리가 지향해야 할 국가의 미래'로 나뉜다.

이 책을 읽으며 정치와 경제를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짚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분위기는 최희주 법무법인 율촌 고문의 추천사가 비교적 근접한다고 생각한다. 그에 의하면 책 제목을 '우파 보수의 교과서'로 하고 싶으나, 자세히 보면 좌우를 가리지 않고 전 국민 특히 청년들의 필독서로 손색이 없다고 언급한다.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읽어보아도 좋겠다.

저자는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데에 있어서 누군가의 발언이나 거기에 합당한 근거를 밑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특히 역사적으로도 훑어주어 시각을 넓히는 데에 도움이 된다. 그 이야기를 함께 읽어가며 살펴보는 시간을 보낸다. 물론 거기에 대한 판단은 보류하기로 한다.

특히 이 책의 제목에 '정치'와 '경제'가 들어가 있는 만큼, 정치와 경제를 연결하는 부분에서 더 관심 있게 읽어나갔다. 정치와 경제는 어떻게 엮어지는가? 이 책에서는 질문을 던진다.

유권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민과 중산층도 선거 때마다 "정치를 잘해서 좀 편히 살게 해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기업인이나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 문제는 경제 원리로 풀어야 한다. 어설픈 정치인들이 정치의 잣대로 경제를 다뤄서는 안 된다. 정치가 경제를 힘들게 하면 곤란하다."라고 지적한다. 언론인과 경제학자들은 정치와 경제는 분리돼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펼치고 있다. 과연 정치와 경제의 분리가 가능할까? (187쪽)

거기에 대해 동서양의 경제라는 용어부터 살펴보며 차근차근히 접근한다.

지금은 중대한 시점에 있다는 것을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 저자도 말한다. 대한민국이 상승이냐 추락이냐, 발전이냐 쇠락이냐, 전진이냐 퇴보냐로 얘기되는 역사의 갈림길에 있다는 것이다.

지금껏 이심전심이라는 말이 이렇게까지 제각각이며 맞아떨어지지 않는 시기가 없었던 듯하다. 과연 이번 선거의 결과가 내 마음과 같을지 다를지, 그 결과를 지켜봐야겠다. 우리 모두 대한민국의 발전을 바라고 있으니 그것만은 이심전심이 맞을 것이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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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 방앗간의 편지
알퐁스 도데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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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퐁스 도데'라는 이름만으로도 '이 책을 읽고 말겠다'라는 의지가 생겼다. 다들, 아무리 감정이 메말랐어도, 학창 시절 알퐁스 도데의 「별」을 읽으며 두근거리던 시절 한 번쯤은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이번에 알퐁스 도데의 「별」뿐만 아니라 다른 단편들도 이 책을 읽으며 만나보기로 했다.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에 살짝 꺼내들어 음미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 『풍차 방앗간의 편지』에는 알퐁스 도데의 단편소설들이 수록되어 있다. 목가적이고 동화 같은 단편들을 읽으며, 맑고 깨끗한 감성을 꺼내어 누려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알퐁스 도데의 소설을 읽으면서 어린아이처럼 맑은 감성으로 두근두근 설레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저자는 알퐁스 도데(1840~1897). 프랑스의 대표적인 서정적 소설가이자 수필가이며 또한 극작가이자 시인이다. (293쪽, 약력 중에서)

『풍차 방앗간에서 온 편지』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이 단편집에 수록된 작품들에 넘쳐흐르는 따뜻한 인간미는 독자의 심금을 울릴 뿐만 아니라, 풋풋하면서도 질박하고 정감 어린 문체로 공감과 연민을 자아낸다. (291쪽, 역자 후기 중에서)

이 책에는 방앗간에 입주하는 날, 보케르의 승합 마차,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 스갱 씨의 염소, 별, 아를의 여인, 교황의 노새, 상기네르의 등대, <세미양트호>의 최후, 세관원, 퀴퀴냥의 신부, 노인들, 산문으로 쓴 발라드, 빅시우의 지갑, 황금 두뇌를 가진 사내의 전설, 시인 미스트랄, 세 번의 독송 미사, 오렌지, 두 여인숙, 밀리아나에서, 메뚜기 떼, 고셰 수사의 약초 술, 카마르그에서, 병영의 향수 등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에 담긴 소설들을 처음부터 차례로 읽어도 좋겠고, 제목을 보고 궁금한 소설을 먼저 선택해서 읽어보아도 좋겠다. 이도 저도 아니면, 가장 먼저 그 유명한 '알퐁스 도데의 「별」'부터 찾아 읽는 것도 추천한다.

알퐁스 도데의 「별」은 언제 읽어도 동화 같고 맑은 감성에 두근거리며 설렌다. 적어도 이 소설을 읽는 시간만큼은 그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로 한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을 동화처럼 물들여주는 시선이다.

우리 주위에서 별들은 양 떼처럼 온순하게 말없이 운행을 계속하고 있었다. 가끔 나는 이 수많은 별 중에서 가장 곱고 가장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헤매던 중 내 어깨 위에 내려앉아 잠이 든 것이라고 상상했다. (59쪽)



이 책에 담긴 알퐁스 도데의 단편소설들은 프로방스 지역을 갔다 온 듯이 환하게 그려냈고, 따뜻한 느낌의 글에 마음까지 훈훈해진다. 다소 삭막해진 내 마음에 온풍기를 틀어준 느낌이 들었다. 잊지 말아야 할 감성을 떠올려준 느낌이다.

그리고 알퐁스 도데가 시인이라 그런지 시적인 표현이 많았다. 표현 하나하나에 천천히 머물며 음미해 본다. 별것 아닌 것 같은데 아무나 못하는 그런 표현들을 이 책을 읽으며 건져낸다.

이따금 느닷없이 잘 익은 오렌지가 더위에 지치기라도 한 듯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내 옆의 땅바닥에 떨어졌다. 나는 손을 뻗기만 하면 되었다. (204쪽)

알퐁스 도데의 소설은 글이 맑다. 맑은 사람이 아니면 이런 글이 나오지 못할 것이다. 그의 글에 대한 특징은 역자 후기에서 잘 짚어주었다.

실제 경험을 통해 체득한 것을 문학의 소재로 삼는다는 면에서는 도데의 작품 세계가 사실주의에 속함은 분명하다. 하지만 솔직한 감정 표현으로 대화를 진솔하게 이끌어 가는 온후한 성품과 개방적인 성격의 소유자답게 그의 작품 도처에서 발견되는 특유의 유머와 풍자 그리고 진한 인간미에서 당시에 성행하던 사실주의나 자연주의 작가들과는 취향을 약간 달리한 도데의 독자성을 엿볼 수 있다. 도데 자신의 말대로 '환상과 현실의 기묘한 혼합'이야말로 그의 작품성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292쪽)



도데의 작품에는 언제나 충실하고 사랑스러운 관찰, 정확하고 유려한 묘사, 만물에 대한 깊은 명상에서 우러나는 기쁨과 애수, 웃음과 눈물, 자상한 마음, 악의 없는 풍자와 세련된 해학이 잘 융합되어 있다. (296쪽)

내 머릿속에 동화도 그려보고 표현 자체도 꾹꾹 눌러 음미하며 읽어나갔다. 정갈한 글 속에서 맑은 감성을 건져낸다.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흔들리는 시절이어도, 변치 말고 지탱하고 살아야 할 무언가를 마음속에 남겨놓도록 해주는 책이다. 맑고 따뜻해지는 느낌을 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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