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인권 사전 질문하는 사전 시리즈 4
장덕현 지음, 간장 그림 / 풀빛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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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에 보면 질문들이 있다. '세계 인권 선언이 무엇일까?'에서부터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어떤 차별을 겪을까?', '사랑의 매는 없다고?', '난민들이 겪는 고통이 얼마나 심각할까?',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는다고?' 등등 물음표가 가득하다.

이 책은 '질문하는 사전 시리즈 ④' 『질문하는 인권 사전』이다. 질문하는 사전 시리즈는 그림으로 개념을 정리하고 질문으로 생각을 키우는 풀빛의 어린이 지식 정보 시리즈로서, 질문하는 환경 사전, 질문하는 경제 사전, 질문하는 법 사전에 이어 질문하는 인권 사전이 네 번째로 출간된 것이다. 또한 질문하는 사전 시리즈는 앞으로도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으니 조금만 질문을 던져줘도 그 답을 알고 싶어서 집중해서 읽어나갈 것이다. 인권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지 이 책 『질문하는 인권 사전』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의 글은 장덕현이 쓰고, 그림은 간장이 그렸다. 장덕현은 인권 단체인 국제앰네스티와 세계 최초로 아동 권리를 주창한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일하며 인권을 쉽게 알리는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간장은 친환경 사회적 기업 등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했고, 지금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인권은 말 그대로 '사람의 권리'라는 뜻인데, 우리가 지금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것들이 사실은 인권 덕분에 가능한 일들이에요. 깨끗한 물과 음식을 먹을 권리, 학교에 다니고 공부를 할 수 있는 권리, 마음 편하게 화장실에 갈 수 있는 권리, 대통령·국회의원·시장을 직접 뽑을 수 있는 권리 등 지금은 누구에게나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옛날에는 불가능했어요. 옛날엔 그게 인권이라고 생각조차 못 했거나 권력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이 그 권리를 독점했거든요. 인권은 수많은 사람들이 공정하고 평등한 권리를 얻기 위해 목소리 높여 싸워서 얻어 낸 '모두의 권리'이자 나의 권리랍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책에는 인권이 무엇일까?, 어린이의 권리를 지키자, 인권 침해를 당하는 사람들, 인권의 승리, 인권을 위해 우리가 할 일 등 총 다섯 부를 통해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권이 발명된 것이라고?, 세계 인권 선언은 언제 생겼을까?, 학교에 가는 것이 왜 중요할까?, 사랑의 매는 없다고?,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어떤 차별을 겪을까?, 난민들이 겪는 고통이 얼마나 심각할까?,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는다고?, 남자와 여자가 서로 좋아하는 것만 사랑이 아니라고?, 사형과 고문이 왜 사라져야 할까?, 인권에 대해 잘못 알려진 오해들이 있다고?, 어린이가 인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등의 질문이 주어지고 거기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제법 큰 글씨로 나긋나긋 핵심을 설명해주는 듯하다. 그러니 인권의 의미부터 시작하여 지속되는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게 된다. 또한 인권을 알기 위한 가장 첫걸음은 바로 세계 인권 선언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 하니, 거기서부터 쉽고 재미있게 따라가본다.

그림과 글이 함께 있어서 아이들이 읽기에도 좋고, 어른들이 인권에 대해 알기 위해 쉽게 읽을 책을 찾는다면 이 책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그리고 함께 읽으며 인권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



아이들도 자신의 인권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누군가 자신의 인권을 위협하고 침해하려고 할 때 자신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전쟁이든 아동 노동이든 전 세계적으로도 인권을 침해받는 아이들의 실상을 알아두는 것부터가 인권에 대한 기본 지식이 될 것이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이 책을 읽으며 지금 현재 인권 상황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인식하는 부분이 「사랑의 매는 없다고?」이다. 2021년, 우리나라는 법을 고쳐서 부모의 자녀 체벌을 금지한 62번째 나라가 되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사랑의 매'라고 하여 아이에게 매를 들고 훈육하는 것을 당연시했지만, 지금은 아무리 부모라고 해도 다른 사람을 때려서 억지로 말을 듣게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아동 학대를 하는 대다수의 부모들이 '사랑의 매'였다고 변명하지만, 사랑해서 때렸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항변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여전히 차별은 자행되고 있다. 그러한 각각의 사례를 이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인권이 위협받고 있는 부분도 현재 진행하고 있는 문제이니 함께 생각해 보아야겠다.

이 책을 통해 다방면으로 인권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우리가 알아야 할 핵심적인 지식을 알려주고 있으니 이 책을 읽으며 인권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든 알아야 하고, 인권에 대한 문제는 인내심을 가지고 오랜 시간 공들여야 하는 일이니, 이 책을 읽고 인권에 대해 아는 것부터 첫걸음을 떼면 좋겠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함께 읽어보기를 권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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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필로소피 - 테크네에서 에로스까지, 오늘을 읽는 고전 철학 뿌리어 EBS CLASS ⓔ
김동훈 지음 / EBS BOOKS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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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폭을 넓혀주는 데에 더해 유연함이라는 힘도 얻을 수 있으니,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기대를 채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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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필로소피 - 테크네에서 에로스까지, 오늘을 읽는 고전 철학 뿌리어 EBS CLASS ⓔ
김동훈 지음 / EBS BOOKS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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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EBS 클래스 e 시리즈 인문 『키워드 필로소피』이다. 서양고전학자 김동훈이 고전 그리스어와 라틴어에서 찾은 엉클어진 생각을 매듭짓는 열다섯 뿌리어를 알려준다고 하여 읽어보고 싶었다.

EBS 클래스 e 시리즈는 한국교육방송공사의 명품 강의 프로그램 <클래스e>에서 엄선한 톱클래스 강의를 책으로 발간한 것이다. 가끔 우연히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가 보게 되면 반가운 마음에 몰입해서 보게 되어도, 일부러 시간을 기억해두고 방송을 챙겨보는 것은 못하게 되어서, 이렇게 책으로 출간되니 무척 반갑다.

EBS 클래스 e 시리즈는 인문, 과학, 역사, 비즈니스, 라이프 다섯 가지 분야에서 지식을 전달해 주는데, 이 책은 그중 인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김동훈. 서양고전학자이다. 인문학의 서사를 담아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퓨라파케' 컴퍼니 대표로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에서는 특히 고전 그리스어와 라틴어 가운데서 '정갈하다' 느낀 뿌리어로 열다섯 매듭을 지어보았다. 말놀이가 독서가 되었든, 토론이 되었든, 강의가 되었든 혹시라도 따분하다면 이 책을 한 번 보자. 우리 말놀이가 그 옛말에서 너무 엇나간 것은 아닌지 그 맥을 한번 짚어보자. 일단 뿌리어부터 뜻을 헤아려본 후 갈려 나온 줄기와 상관하여 특정 뜻을 맺어보면 대화가 좀 더 수월해진다. 옛말의 뿌리를 통해 올바른 어원을 숙지하면서 그 '파생의 신비'를 헤쳐 나가는 것이 자칫 싫증을 느낄 인생살이에 또 하나의 흥미를 더해 준다. (6쪽)

이 책은 뿌리어 15매듭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뿌리어 열다섯 매듭'을 시작으로, 1매듭 테크네부터 아레테, 메타, 미디어, 트랜스, 포르마, 미메시스, 인판티아, 팍툼, 메타포라, 조에, 데쿠스, 로캉, 스티그마, 에로스까지 15매듭으로 이어진다. 에필로그 '말의 마주침, 마음의 울림, 몸의 어울림'으로 마무리된다.




이 책은 일단 펼쳐 드니 짐작하지 못했던 깊고 넓은 지식의 바닷속에 푹 빠져드는 느낌이 들었다. 방대한 지식의 세계에 초대받는 느낌이 든다. 여기에서 하나씩 짚어주는 단어와 그 의미가 흥미로워서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느낌으로 읽어나갔다. 재미있고 또 재미있다. '아, 이런 의미였구나'라며 하나씩 새로이 알아가는 느낌이 참 좋다.

뿌리어와 관련 단어, 연관 지을 수 있는 이야기에 더해 각종 그림과 조각 등의 기타 자료까지 풍부하게 바라볼 수 있어서 흥미를 자아낸다. 옛날이야기 듣는 느낌으로 읽어나갈 수 있다.



입에 착착 달라붙는 말들도 진득하니 따져보면 그 뜻이 영락없이 옛말에 기인한다. 미디어, 메타인지, 밈, 팩트, 메타포, 미니멀리즘, 로망, 브랜드 등도 각각 뿌리어가 있다. 뿌리어의 힘은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는 '둔갑의 명수'다. 그렇다면 이 '둔갑의 명수'를 아는 것이 왜 중요할까? 상대의 말뜻을 뿌리로부터 훑어보면 그 말이 참 유연해진다. (에필로그 중에서)

언제부터인가, 원래부터였던가, 굉장히 익숙해서 출처를 생각지도 않았던 그런 단어들이 있다. 그런데 그 단어들에 뿌리어가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살펴본다. 하나하나 읽어나가다 보면 꽤나 박식해지는 듯하다.

특히 이런 지식은 나 혼자 여기저기에서 산만하게 접하고는 잊어버리기 일쑤였는데, 이번 기회에 이 책을 통해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책장에 꽂아두고 두고두고 꺼내어 참고하고 싶은 책이다. 지식의 폭을 넓혀주는 데에 더해 유연함이라는 힘도 얻을 수 있으니,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기대를 채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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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푸른 상흔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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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작은 좀 헷갈렸다. 작가의 말인 건지 소설인지 알 수 없는 글로 바로 시작되어 이야기가 이어지고, 난 궁금해서 역자 후기를 먼저 살펴보게 되었다. 그러니까 이 작품 『마음의 푸른 상흔』은 소설과 에세이가 교대로 이어지는 형식 면에서도 독창적인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맨 처음 시작도 그렇다.

1971년 3월

이렇게 쓰고 싶다. "세바스티앵은 휘파람을 불며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갔다. 조금 숨이 찼다." 십 년 전 인물들을 다시 불러내는 것도 재미있을 텐데. 세바스티앵과 그의 누이 엘레오노르. 두 사람은 물론 극 중 인물이다. 나의 유쾌한 연극에 나온다. 빈털터리이지만 여전히 유쾌하고, 시니컬하지만 점잖은 그들을 보여주는 건 재미있는 일일 것이다. (9쪽)

사강이 1960년에 발표했던 희곡 「스웨덴의 성」에 나왔던 인물들이 이 작품에 재등장하는데, 첫머리에서 사강이 "십 년 전 인물들을 다시 불러내는 것도 재미있을 텐데"라고 하면서 "세바스티앵과 그의 누이 엘레오노르. 두 사람은 물론 극 중 인물이다. 나의 유쾌한 연극에 나온다"라고 했을 때 그 연극이 바로 사강의 첫 번째 희곡인 「스웨덴의 성」이라는 것이다.

항상 새 작품에는 새로운 인물만을 창조해 내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매력적이었던 인물들을 오랜만에 다시 불러내어 생명을 불어넣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겠다. 프랑수아즈 사강은 그렇게 독특하고 매력적인 일을 요모조모 잘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모습이 나올지 모르니 독자는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1972년 4월에 탈고한 낯선 형식의 이 작품은 무엇보다 자전적 요소가 많이 포함된 글이므로 때로는 사강의 생각이 난해해서, 또 때로는 불연속적이어서 작품 속으로 금세 빠져들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사강이라는 인물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어떤 작품보다 사강의 세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 바로 『마음의 푸른 상흔』이다. (191쪽)

이 사실을 모르고 읽었음에도 이 책을 이번에 프랑수아즈 사강 시리즈 중 마지막 순서로 정한 것은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소설을 읽어가면서 프랑수아즈 사강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살아야 할 이유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것은 숨 하나, 손목에 느껴지는 심장박동, 정원 앞에서 황홀감에 빠진 눈빛, 한 사람, 하나의 계획일 뿐이다. 자살은 모든 걸 바닥에 내동댕이 친다. 자살한 사람은 용기도 많고 죄도 많은 사람이다. (176쪽)

심리묘사를 묘하게 하여 긴장하게 만든다. 그리고 자살한 로베르의 속마음을 잘 표현했다. 글자 하나하나에 머물며 그 표현력에 감탄한다.

이 책도 역시 사강이어서, 사강이기 때문에, 상황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그동안 내가 생각하던 가치라든가, 어느 선까지의 기준을 와르르 무너뜨린다. 적어도 이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말이다. 문학이라는 매체로 세상을 바라보는 폭을 넓혀본다. 문학이기에 가능한 일이니까. 사강의 책을 읽으면 그 매력에 빠지지 아니할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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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미소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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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프랑수아즈 사강의 두 번째 소설 『어떤 미소』이다. 그냥 '두 번째'라고 하면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겠지만, 배경을 알고 보면 엄청나다. 이 소설이 나오기까지의 시간을 알고 보면 엄청난 창작의 고통 속에서 피어난 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자들이 아는 바와 같이 프랑수아즈 사강은 1954년 19세 어린 나이에 『슬픔이여 안녕』이라는 소설로 전 세계 독자들의 주목과 사랑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 데뷔작이 워낙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탓에 독자와 평론가들은 그녀의 다음 작품을 주시할 수밖에 없었고, 사강 역시 정신적 압박을 느꼈던지 차기작을 이 년 동안이나 공 들여 구상했다. 그렇게 하여 발표된 작품이 바로 『어떤 미소』이다. 다행히 이 작품 역시 데뷔작만큼이나 큰 사랑을 받았고, 몇몇 평론가는 『슬픔이여 안녕』보다 더 훌륭하게 평가했다. 이 년 뒤인 1958년 장 네귈레스코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다. (207쪽)

그렇게 이 작품이 탄생한 배경을 알고 나니 더욱 궁금해져서, 프랑수아즈 사강의 두 번째 소설 『어떤 미소』를 읽어보게 되었다.



프랑수아즈 사강은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이다. 본명은 프랑수아즈 쿠아레.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 '사강'을 필명으로 삼았다. 19세에 발표한 장편소설 『슬픔이여 안녕』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그녀는 이 작품으로 1954년 프랑스 문학비평상을 받았다. (…)

자유분방한 생활로 유명했던 그녀는 두 번의 결혼과 이혼, 도박, 자동차 경주, 약물중독 등으로 '사강 스캔들'이라는 말을 낳았다. 50대에는 마약 혐의로 법정에 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 2004년 사강이 병환으로 별세하자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는 가장 훌륭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가 중 한 사람을 잃었다"며 애도했다. (책날개 발췌)



어릴 적 동화에 보면 공주와 왕자가 결혼하며 '그 후로도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며 책이 끝나지만, 우리 인생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살다 보면 나중에야 알게 된다. 그래서 어쩌면 이 책도 그 동화 같은 이야기가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힘들다는 것을 더 절절하게 느끼는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와닿을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을 쓴 프랑수아즈 사강의 나이는 겨우 21세였지만 독자는 그보다는 훨씬 더 세상 풍파를 겪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사랑이 시작되는 것도 끝나는 것도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사랑이 영원하지도 않으며 계획대로 흘러가지도 않는다. 사강의 이 소설 역시 지금 시대에 내놓아도 전혀 시차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요즘 시대 요즘 감성과도 맞아떨어진다.

특히 사강은 순간적인 이야기들을 감정에 알맞은 표현을 잘 선택해서 하고 있다. '하늘이 슬퍼 보여서 우리는 겉창을 닫았다(130쪽)'라든가 '행복은 표시가 없는, 평평한 사물이다.(126쪽)'처럼 표현 자체가 사강이 표현하는 말이어서 더욱 감성적으로 다가왔다.

나는 거울을 들여다보고는 놀랐다. 미소 짓는 내가 보였던 것이다. 미소 짓는 나 자신을 막을 수 없었다. 그럴 수가 없었다.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혼자라는 것. 나는 나 자신에게 그 말을 해주고 싶었다. 혼자, 혼자라고. 그러나 결국 그게 어떻단 말인가? 나는 한 남자를 사랑했던 여자이다. 그것은 단순한 이야기였다. 얼굴을 찌푸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200쪽)

책을 읽고 나서야 '어떤 미소'의 그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 부분은 그냥 이 부분만을 읽어서는 다가올 수 없는 감성이다. 전체적인 이야기가 어우러지며 독자를 끌고 가서, 절묘한 타이밍에 그 이야기를 풀어낼 때 비로소 크게 와닿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들의 사랑 이야기는 그 당시로서는 상당히 획기적인 이야기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사강의 뛰어난 감성을 잘 나타내는 작품이어서 수작으로 평가받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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