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공감 - 정신건강을 돌보는 이의 속 깊은 사람 탐구
김병수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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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신건강을 돌보는 이의 속 깊은 사람 탐구 『겸손한 공감』이다. 읽다 보면 자꾸 브레이크가 걸리는 책이 있다. 읽기 싫어서가 아니라, 읽고 싶어서 그런 것이다. 책 속에 담겨 있는 스토리 하나하나 호기심이 생기며, 표현한 문장 또한 마음에 스며드는 그런 느낌말이다. 이 책이 그러했다. 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정신과 의사의 일과 우리네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 『겸손한 공감』을 통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며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원장이다. 직장인의 스트레스, 중년 여성의 우울, 마흔의 사춘기 등 한국적 특성에 기초한 세대별, 상황별 아픔에 주목하며 특히 팬데믹 이후로 변화된 정신건강 패턴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 (책날개 발췌)

진료라는 건 궁극적으로 환자를 위하는 행위지만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정신과 의사로서 나라는 사람이 은밀하게 성장해가는 일이기도 하다. 글을 쓰고 책으로 엮는 일의 목적은 환자들과 함께 하는 동안 벼락처럼 찾아왔던 지혜를 그분들께 되돌려 드리기 위함이다. 공짜로 얻은 보물을 혼자만 꿰차고 있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6~7쪽)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온 마음을 다하여 정신과 의사가 하는 일', 2장 '복잡한 일은 뒤로하고 행복해지는 법', 3장 '우울, 불안, 상처로 힘든 이들에게 전하는 말', 4장 '팬데믹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마음 공부'로 나뉜다. 병원 이름을 그렇게 지은 이유가 뭐예요?, 동화 같은 이야기의 힘, 기쁨을 찾아서, 비관주의의 매력, 행복은 그런 게 아니야, 언제나 봄일 수는 없다, 마스크 뒤에 숨은 마음, 내 방에서 출발하는 여행 등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에는 가장 먼저 자신의 병원 이름을 왜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이라고 지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부터 들려준다.

상담하다 보면 환자의 아픔을 고스란히 함께 느끼며 묵묵히 듣고 대화 나누는 것 외에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줄 방도를 달리 찾지 못할 때가 너무 많다. 정신과에는 명의가 따로 없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굳이 꼽자면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고 가능한 최대의 관심을 기울여주는 의사라면 모두가 명의일 테다. (17쪽)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겪은 일이나 생각, 환자의 일화 등을 편안하게 들려준다. 그에 더해 정신과 의사에 대한 궁금증까지 살짝 해소해주면서 이야기를 들려주니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편안하게 몰입해본다.

예를 들어 이런 질문도 아마 나뿐만 아니라 많이들 궁금해하고, 직접 질문도 많이들 했을 것이다. 물론 수능 만점자에게 던진 질문에 대한 답변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어쨌든 이렇게 호기심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도 괜찮다.

"스트레스 많이 받으실 텐데 어떻게 푸세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이 말은 하루 종일 우울하다는 말을 들을 텐데 아무리 전문가라도 스트레스가 쌓여 괴롭지 않느냐고 짐작하고 묻는 것일 테다. 맞다, 별 수 없이 나도 스트레스를 엄청 느낀다. 어떻게든 풀어야 버틴다. 식상하게 들리겠지만 나는 이런 질문에 "그냥 걷고 뛰어요"라고 대답한다. (27쪽)

또한 요즘에 부쩍 늘어난 상담 주제는 "가족이나 친구를 심리적으로 도와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 방법을 알려달라"며 찾아오는 사람이 늘었다고 한다. 거기에 대한 몇 가지 팁은 실제 생활 속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관계란 가까움과 거리두기, 연결과 차단, 마음 터놓기와 경계 지키기, 이타심과 이기심 사이를 요령껏 헤쳐나가는 일이다. 궁극적 인간관계 기술이란 게 있다면 그건 바로 어느 한쪽으로 치우쳤다 느껴졌을 때 반대쪽으로 자세를 바꿔 균형 잡는 것일 테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마찬가지 원리가 적용되지 않을까. "극단이 세상을 값지게 만들긴 하지만 정작 세상을 지탱하는 것은 중간치다"라고 했던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51쪽)

이 말도 인상적이다. 기억해두고 싶어서 적어놓는다. 인간관계가 힘들 때 꼭 떠올려야겠다. 요령껏 잘 헤쳐나가자고 말이다.

이 책은 슬슬 읽어나가다가 문득 눈을 크게 뜨고 그 표현에 마음이 한 번 더 가는 경우가 많다. 슥 읽어나가다가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어미 닭의 가슴팍 같아서 소망을 알처럼 품고 살다 보면 언젠가 부화해서 병아리가 되듯 꿈도 언젠가 생명을 얻게 되는 것일 테다.(44쪽)' 같은 문장이 나오면 한 번 더 음미해서 읽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의사의 권위적인 모습이 아니라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으면서도 무언가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니 더욱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우울한 순간 나는 어떻게 풀지, 정신과 의사는 이렇게 푼다는데 등등 메모까지 해가며 읽어나간다. 든든한 노하우를 발견한 듯 여러모로 도움을 받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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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뇌에 행동 스위치를 켜라
오히라 노부타카 지음, 오정화 옮김 / 밀리언서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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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게으름 부리는 것이 나 때문이 아니라 '뇌' 때문이라는 것을 이미 이 책 저 책에서 보고는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지금껏 모든 책임을 다 뇌에 떠넘기고는 미소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신이 바로 움직일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의욕이 없어서? 의지가 약해서? 성격의 문제? 아니, 그렇지 않다. 당신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당신의 뇌이다. (10쪽)

그런데 이 책의 저자 오히라 노부타카는 귀찮아하는 뇌를 움직일 마음이 생기도록 '바로 행동하는' 스위치를 'ON'으로 바꾸자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그 스위치를 켜는 방법에 대해 누구나 지금 바로 할 수 있도록 37가지로 나누어 소개한다고 하니 솔깃했다.

구체적인 방법이 궁금해서 이 책 『게으른 뇌에 행동 스위치를 켜라』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오히라 노부타카. 목표 실현 전문가이자 비즈니스 리더들의 멘탈 코치이다. 뇌과학과 아들러 심리학을 접목해 독자적인 목표 실현법 '행동 이노베이션'을 개발한 주식회사 앵커링 이노베이션 대표이사다. (책날개 발췌)

이 책에서 성격이나 약한 의지와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움직일 수 있는 혹은 움직이고 싶어지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15쪽)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미루는 습관이 사라진다!: 행동의 '시작 속도'를 높이는 방법', 2부 '놀라울 만큼 집중력이 계속된다!: '행동 브레이크'를 제거하는 방법', 3부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다!: 행동 마인드를 갖추는 방법', 4부 '바빠서 움직일 수 없다는 핑계가 사라진다!: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 5부 '꿈과 목표를 향해 한 걸음 내디딘다!: 행동 사고를 익히는 방법'으로 나뉜다. 부록 '목표를 착실하게 실현하기 위한 '되돌아보기 노트' 작성 방법'과 '나가기'로 마무리된다.

이 책에서는 행동 스위치를 켜는 방법 37가지를 알려준다. 먼저 목차에 번호 순서대로 싹 훑어보자. 그러면 일단 거기에서 당장 하고 싶거나 해야겠다고 생각되는 목록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 있다. '한 달에 한 번 컴퓨터 바탕화면을 정리한다' 이런 것 괜찮겠다. 늘 '다음에 해야지' 하면서 미루다가 정리를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집중할 수 없을 때는 일단 종이에 적는다' 같은 것은 나도 이미 하고 있으니 구체적인 설명을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하지 못한 일'이 아니라 '잘한 일'에 주목한다' 이건 정말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등등 먼저 목차를 살펴보며 큰 틀에서 생각에 잠긴다.

일단 안심하고 시작해도 된다. 이 책에서도 강조한다. '사실 여러분이 바로 움직일 수 없는 것은 못났기 때문도, 의지가 약하기 때문도 아니다. 여러분이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이유는 인간의 뇌 구조가 그렇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22쪽)'라고 말이다.




이 책은 일단 각 번호의 시작이 삽화로 되어 있어서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인상적이다. 소제목을 기억하는 데에 유용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핵심적인 내용이 잘 간추려져 있어서 도움이 된다. 이미 알고 있지만 잊고 있었던 것이나 '오, 이것 괜찮겠네'라고 생각되는 것도 발견할 수 있었다.

무언가 대단한 의지를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습관적으로 할 수 있도록 살짝 행동 스위치를 켜주는 방향으로 일상 속 사소한 습관을 재정비할 수 있도록 이 책이 도움을 준다.

이 책은 제목 '게으른 뇌에 행동 스위치를 켜라'라는 의미에 부합하는 책이며, 당장이라도 실행할 수 있도록 37가지 행동 패턴을 정리하여 핵심적으로 들려주니 도움이 되는 자기계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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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친절한 뇌과학 이야기 - 뇌의 비밀, 뇌연구의 역사, 뇌과학의 미래에 대해 우리가 궁금한 모든 것 그림으로 읽는 시리즈
인포비주얼 연구소 지음, 위정훈 옮김, 강도형 감수 / 북피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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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뇌의 비밀, 뇌연구의 역사, 뇌과학의 미래에 대해 우리가 궁금한 모든 것을 담은 『그림으로 읽는 친절한 뇌과학 이야기』이다. 그동안 뇌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여기저기에서 읽어온 지식을 이 책 한 권으로 핵심적인 내용을 정리해보는 듯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복잡한 뇌에 관한 정보를 직관적이고 알기 쉬운 그림으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림으로 읽는다! 그것도 어렵기만 한 뇌에 대한 과학적인 이론들을 말이다. 상당히 어려운 작업일 수 있지만, 지은이들의 한 땀 한 땀 노력이 느껴지는 그림들을 보고 있자면, 뇌과학을 잘 모르는 독자라도 한 번 읽으면 뇌과학에 대한 입체적인 정보를 머릿속에 그려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듯하다. (감수의 말 중에서)

뇌과학을 그림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여서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 『그림으로 읽는 친절한 뇌과학 이야기』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인포비주얼 연구소. 2007년부터 오시마 마사히로 대표를 중심으로 편집, 디자인, CG팀이 활동을 시작하여 많은 비주얼 콘텐츠를 편집, 제작, 출간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인간이 자신의 '뇌'에 대해 어떻게 탐구해왔고 현재 무엇을 알고 있는지 등의 내용을 그림으로 풀어쓴 것이다. 지금 우리는 '뇌'의 미래에 대해 생각을 진척시키는 지점에 서 있다. 앞으로 어느 쪽을 향해 한 걸음을 내딛을지를 생각할 때, 이 책이 작은 도움이 된다면 참으로 기쁘겠다. (머리말 중에서)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감수의 말 '나의 뇌와 마주하는 설레는 순간을 선사하는 책'과 머리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뇌'는 마음의 냉각 장치라고 생각했다. 오늘날 뇌 탐구는 어디까지 진행되었을까?'를 시작으로, 1부 '뇌의 비밀, ABC부터 알아보자', 2부 '뇌의 비밀은 어떻게 밝혀냈을까', 3부 '지각과 행동, 그리고 뇌의 메커니즘', 4부 '마음과 뇌의 상관관계, 그것이 알고 싶다', 5부 '뇌과학의 미래는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로 이어지며, 맺음말 '뇌가 육체를 버리는 날이 온다?!'로 마무리된다.



이 책을 보면 첫 장부터 느낌이 팍 올 것이다. 설명과 함께 풍부한 그림이 주어지니 같은 내용이라도 전달력이 뛰어나서 한눈에 들어온다는 것을 말이다. 그건 그림이 큰 역할을 한다. 그냥 글로만 설명하는 것보다는 바로 그림으로 기억할 수 있어서 금상첨화다.

누구에게나 있지만 늘 신경을 쓰지는 않고 살아가는 '1.5kg의 회백색 물체'를 이 책을 읽으며 하나씩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뇌 자체에 대한 기본 정보는 물론이고, 지금까지 인간들이 연구해온 지식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깔끔하게 짚어준다.



쉽게 한눈에 들어오는 구성이어서 다소 어렵고 학술적인 내용일지라도 이 책을 통해 기본적인 지식을 차곡차곡 정리할 수 있다. 학생들은 물론이고, 뇌과학에 관심 있는 일반인이 읽기에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기본서로 소장하고 들춰보기에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뇌과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림으로 읽는 친절한'이라는 수식어에 부합하는 책이다.



이 책은 인포비주얼 연구소의 책이다. 인포비주얼 연구소에서는 '그림으로 읽는 친절한' 시리즈 책을 출간하고 있다. 그림으로 읽는 친절한 기후위기 이야기, 그림으로 읽는 친절한 플라스틱 이야기 등도 출간되어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해당 시리즈도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얇으면서도 핵심을 잘 간추려주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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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25만 부 기념 봄 에디션, 양장)
에릭 와이너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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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책이 있다. 자꾸 눈에 들어오는데 이리 미루고 저리 미루다가도 결국에 읽게 되는 그런 책 말이다. 어긋나다가도 결국에 만나게 되는 인연 같다고 할까. 이 책이 그랬다.

이 책은 작년 4월에 처음 나온 것을 보고는 마음에 두었다가 결국 겨울 에디션 한정판으로 만났다. 루돌프도 북극곰도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 올라 함께 철학 여행을 떠나는 표지의 그림이라니. 정말 사랑스럽지 않은가.

그런데 지금, 벚꽃 에디션도 나와있다고 한다. 그 표지도 보니 마음이 들뜬다. 계속 계절마다 한정판 에디션이 나올 정도로 인기가 많은가 보다. 25만 부 기념 특별 양장본이라고 하니 인기가 식지 않고 계속되고 있나보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부터 몽테뉴까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철학자들을 만나러 떠나는 여행기이자, 그들의 삶과 작품 속의 지혜가 우리 인생을 개선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답을 찾아가는 책이다. 매력적인 글솜씨로 "빌 브라이슨의 유머와 알랭 드 보통의 통찰력이 만났다"는 평가를 받는 에릭 와이너가 여행의 동반자로 나선다. (책 속에서)

겉모습도 내용도 마음에 쏙 들어와서 이 책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에릭 와이너.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강연가다. 무엇보다 철학적 여행가다. (책 속에서)

에릭 와이너가 선택한 철학자들의 통찰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활력을 제시해 준다. 폭력이란 '상상력의 실패'라고 이야기하며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알려주는 간디부터, 걷기란 "자극과 휴식, 노력과 게으름 사이의 정확한 균형"이라는 관점을 제시해 주는 루소까지, 지혜를 사랑했고 그 사랑이 전염성을 품고 있었던 열네 철학자들의 말과 생각이 우리에게 천천히, 기차의 속도로 다가온다. (책 속에서)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새벽'에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처럼 침대에서 나오는 법, 소크라테스처럼 궁금해하는 법, 루소처럼 걷는 법, 소로처럼 보는 법, 쇼펜하우어처럼 듣는 법, 2부 '정오'에는 에피쿠로스처럼 즐기는 법, 시몬 베유처럼 관심을 기울이는 법, 간디처럼 싸우는 법, 공자처럼 친절을 베푸는 법, 세이 쇼나곤처럼 작은 것에 감사하는 법, 3부 '황혼'에는 니체처럼 후회하지 않는 법, 에픽테토스처럼 역경에 대처하는 법, 보부아르처럼 늙어가는 법, 몽테뉴처럼 죽는 법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책장에 꽂아두고도 한참을 놔뒀다. 변명 같지만 나름 발효시키는 과정이라고 할까. 책과 나의 만남이 적절한 시기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문득 이 책을 꺼내들어 스르륵 넘기다가 결국은 계속 읽어나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다음 문장을 보고는 지극히 인간적인 철학자들의 이야기라 마음에 들어서 말이다.

우리는 대개 철학자들을 육체 없는 영혼으로 여긴다. 내가 고른 철학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신체를 가진, 활동적인 존재였다. 트레킹을 하고 말을 탔다. 전쟁터에서 싸우고 와인을 마셨으며 사랑을 나누었다. 그리고 한 명도 빠짐없이 전부 실용적인 철학자였다. 그들의 관심은 삶의 의미가 아닌 의미 있는 삶을 사는 데 있었다. 그들은 완벽하지 않았다. 여러 자잘한 결점이 있었다. 소크라테스는 때때로 몇 시간 동안이나 무아지경에 빠졌다. 루소는 사람들 앞에서 몇 번이나 엉덩이를 깠다. 쇼펜하우어는 자기 푸들과 대화를 했다. (니체 이야기는 꺼내지도 말자.) 어쩌겠는가. 지혜는 고급 양복을 입는 일이 드물다. 뭐 모르는 일이긴 하지만. (14쪽)

이 정도의 이야기라면 다른 철학책들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올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기지 않겠는가. 그래서 나는 이 책의 저자 에릭 와이너와 함께 기차 여행 철학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에릭 와이너가 여행을 주선한다. 기차여행을 한다는 설정은 정말 이 책 속의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이끌어준다. 개인적으로도 기차여행을 즐겼기에 더욱 그렇기도 하고, 지금은 기차 타본 적이 언제였던가, 하는 추억 같은 것이어서 더욱 향수를 자극한다. 그래서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라는 설정은 여러모로 호기심을 끌어올려 주었다.

이 책에서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부터 몽테뉴까지 역사상 위대한 철학자들의 흔적을 더듬는다. 이들의 궤적을 살펴보는 데에 있어서는 잘 몰랐던 사실도 살짝 들려주는데, 원래 그런 게 있지 않은가. '소곤소곤' 그러면서 사람이니 그럴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들 말이다. 인간적이고 악의 없는 뒷담화 같은 느낌의 글들이 곳곳에서 나와서 양념을 쳐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에릭 와이너와 함께 떠나는 철학자행 특급 열차에 동참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다채로운 철학 사상과 철학자들을 만나는 시간을 보냈다. 언제든 이 책을 펼쳐들면 뜻깊은 여행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다 카포! 처음부터 다시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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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미술관 - 그림에 삶을 묻다
김건우 지음 / 어바웃어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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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적으로 미술 관련 서적이 눈에 띄면 읽고 있다. 명화는 내 느낌대로 스스로 감상하기보다는 누군가가 짚어줘야 비로소 '아, 그런 의미가 있구나' 하면서 발견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나도 안다. 나는 미술에 소질이 없고, 명화 감상도 글로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저자의 글을 보면서 '이건 나를 위한 책이다'라는 느낌을 받았으니, 본격적으로 이 책을 읽기도 전에 이미 반갑고 설렜다.

그는 그림과 서먹한 사이일수록 화가 중심의 감상을 권한다. 작품 위주로 즐기다 보면 꿰지 않은 구슬처럼 파편화된 지식이 방향을 잃고 방황하기 십상이다. 화가의 삶을 중심축으로 두고 그림과 만나면, 과거와 현재 그리고 개인과 사회를 넘나들며 총체적인 시각에서 작품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작품은 화가의 내면과 시대를 모두 투영하기 때문이다. (책날개, 작가 소개 중에서)

그러고 보면 작품 자체보다 화가의 삶과 작품을 함께 제시해주면 더욱 집중해서 바라보곤 했다. 애써 작품 위주로 감상하려고 하지는 말고, 내 관심이 끌리는 대로 감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대해 더욱 호기심이 생기면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하면서 『인생미술관』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건우. 미술, 음악, 영화 등 문화예술 관련 콘텐츠를 기획하여 책으로 만드는 에디터이다. 지난 십여 년 동안 근·현대 서양미술에 천착해 다양한 도서를 기획해왔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이 소개하는 스물두 명의 화가 이야기는 그들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고흐는 1890년 7월 29일 오베르에서 열린 장례식, 다비드는 망명지에서 마차에 치여 쓸쓸하게 죽음을 맞는 순간, 세잔은 그림을 그리러 나갔다가 폭우를 맞고 의식을 잃고 쓰러질 때를 첫 장면으로 인생의 매듭을 하나씩 풀어낸다. 세상을 떠난 지 오래된 화가들이니 역순으로 삶을 반추하는데 별 무리가 없고, 새로운 포맷으로 읽는 재미를 주고 싶었다. 그리고 한 인물에 대해 과거와 현재, 개인과 사회를 넘나들며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100여 점의 그림 속에서 여러분이 흔들리는 삶의 갈피를 잡아줄 '인생 그림' 하나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7쪽)

이 책은 총 4 챕터로 구성된다. 머리말 '가장 보통의 삶이 그림 안에 있다!'를 시작으로, 챕터 1 '삶을 짓누르는 중력에 맞서', 챕터 2 '내 캔버스의 뮤즈는 '나'', 챕터 3 '어둠이 빛을 정의한다', 챕터 4 '달의 모습'으로 이어진다.

빈센트 반 고흐, 에드가 드가, 폴 고갱, 장 프랑수아 밀레, 틴토레토, 알브레히트 뒤러, 레오나르도 다 빈치, 외젠 들라크루아, 귀스타브 쿠르베, 폴 세잔, 에드바르 뭉크, 렘브란트 반 레인, 오노레 도미에, 에두아르 마네, 프란시스코 고야, 한스 홀바인 2세, 디에고 벨라스케스, 자크 루이 다비드,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니콜라 푸생, 라파엘로 산치오, 피터 파울 루벤스 등 스물두 명의 화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는 화가의 인생을 풀어내기 위해, '부고(訃告)'라는 조금은 낯선 시도를 해보았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드라마나 영화의 첫 장면에서 큰 사건이나 누군가의 죽음으로 강렬하게 시선을 사로잡은 후에 몇 년 전 이야기로 차분하게 시작하는 경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가의 인생을 태어난 것부터가 아니라 죽음부터 짚으며 시작하는 구성이 지금껏 본 적 없는 색다른 시도여서 더욱 몰입해서 바라볼 수 있었다. 그런 스토리가 있으니 물론 책 속 작품에도 더욱 시선이 가며 흥미를 유발했다.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렇게 감흥이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 순간이다.



이 책의 구성도 내용도 나를 뒤흔드는 데에 부족함이 없다. 그것은 아마 완벽한 듯한 완성작인 미술 작품만이 아니라, 지극히 인간적인 화가에게서 나온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기에 그러한 것이리라.

미술사에 길이 남을 명작을 그린 화가 역시 우리처럼 불완전하고 모순투성이의 인간이다. 화가를 위인이 아닌 실패하고, 욕망하고, 두려움에 뒷걸음질 치고, 타협하고, 고뇌하는 한 명의 인간으로 바라볼 때, 미술관에 걸린 그림과 평범한 우리 사이에 접점이 생긴다. 그림이 현실의 삶과 연결되면, 일방적인 감상의 차원을 넘어 그림과 대화할 수 있게 된다. (머리말 중에서)

이 책은 그림과 삶을 연결시켜주고 평범한 우리와 접점이 생기도록 도와주고 있다. 같은 작품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감상이 천차만별이다. 이 책이 그림을 보다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두고두고 꺼내들고 싶은 책이다. 때로는 그림만, 때로는 읽은 지 오래되어 희미해진 내용을 다시 상기하며 한 인간이었던 화가를 기억하고자 한다. 소장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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