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섭의 식탁 - 최재천 교수가 초대하는 풍성한 지식의 만찬
최재천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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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만으로는 무슨 내용일지 파악이 안되는 책이었다. '통섭'과 '식탁'이라는 단어로는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었다. 최재천 교수가 초대하는 풍성한 지식의 만찬이라는 글을 보고 나서야 '지식을 전달해주겠구나.' 정도로 생각을 정리했다. 저자의 소개를 보면,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통섭학자로서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는 동시에 과학의 대중화에도 앞장서고 있다.'로 시작한다.

 

 일단 궁금한 마음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독자의 이런 궁금함을 잘 아는 듯, 저자는 머리말에 친절하게 풀어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왜 '통섭의 식탁'인가?를 보며 통섭이라는 용어의 개념을 이해하고, 우리의 밥상을 생각하며, 슬슬 저자의 만찬에 초대받아 식사 준비를 완료하였다. '통섭 식당'의 메뉴는 에피타이저, 메인 요리, 디저트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면 <통섭의 식탁>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 메뉴만 봤을 때에는 내가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살짝 겁이 났다. 읽다가 어렵거나 지루하면 그냥 관두려고 했다. 하지만 읽어보니 쉽고 편안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술술 읽을 수 있었다. 마치 먹어보지 않은 음식을 처음 먹으려고 할 때, 안 먹어본 것이니 잘못하면 체하지 않을까, 맛이 없게 생겼는데 먹지 말까,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것과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먹어보면 맛을 아는 것이고, 정 먹기 힘들면 뱉으면 그만이다.

 

 일단 음식을 입에 넣고 씹으며 맛을 음미하는 것 처럼, 이 책을 일단 읽기 시작하니, 생각보다 맛이 괜찮다. 고정관념의 틀에 너무 강하게 갇혀있었나보다. 이런 소재의 글이 딱딱하고 지루하거나, 엄청 집중해서 읽어야한다고만 생각했으니 말이다. 이렇게 쉽게, 커피 한 잔 하면서 읽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니 편안하고 좋은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저자의 다른 책 <최재천 스타일>도 읽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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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쇼크 - 값싼 식량의 시대는 끝났다
김화년 지음 / 씨앤아이북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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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장보러 가는 것이 두렵다. 특히 야채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이상기온이나 태풍이 지나가서 그렇다고만 막연히 생각했고, 곧 다시 정상을 회복할거라고 막연히 기대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정신이 바짝 차려진다.

 

 이 책의 제목은 경고의 메시지처럼 보인다. 식량쇼크, 값싼 식량의 시대는 끝났다.라니! 기다려도 오지 않을 식료품 가격 하락? 더 오르면 오르지 떨어지지 않을 것인가? 충분히 현실을 냉정하게 이야기한다.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에만 해도 설마설마 했다. 믿기지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같은 가격으로 장바구니를 채우면 예전에 비해 텅텅 빈 느낌을 받는 이 때, 경제에 문외한인 나조차 경제에 관심이 생긴다. 먹고 사는 문제가 걸려 있으니!

 

2007/2008년에 급등했던 곡물 가격이 2010년 하반기부터 다시 상승하면서 2008년의 데자뷰를 일으켰다. 2011년 2월 식량농업기구의 식량가격지수는 2008년의 최고 수준을 이미 상회했다. 이미 2007년 12월 <이코노미스트>는 '식량 가격: 값싼 식량의 종말'이라는 글에서 앞으로 식량 가격이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11년 영국의 싱크탱크인 포사이트도 싼 가격에 식량을 확보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으며 식량 가격의 고공 행진은 앞으로 40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식량 가격이 얼마 더 상승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 2000년대 초반과 같이 낮은 수준의 식량 가격을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138-139쪽)

 

 조목조목 제대로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며 이야기하니, 식량 가격이 다시 저렴해질 것이라는 생각은 그저 나의 한심한 꿈 정도가 되어버렸다. 기운이 빠지지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인정한다. 두손두발 다 들었다. 책을 읽을수록, 모든 사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식량쇼크를 받아들이게 된다.

 

 충분히 현실의 경고를 받았지만, 사실 핑크빛 미래가 없으니 암울하다.  책 자체는 약간 딱딱한 감이 있다. 하지만 논리적이고 시원시원하게 전개되어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다. 값싼 식량의 시대는 끝났다는 문제인식은 정말 확실히 하게 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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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 전세계가 주목한 코넬대학교의 "인류 유산 프로젝트"
칼 필레머 지음, 박여진 옮김 / 토네이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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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는 계속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 내가 태어나기 아주 오래 전에도 그랬고, 내가 죽은 후 아주 오랫동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람은 계속 태어나고 죽기를 반복하며,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처음에는 류시화가 엮은 잠언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이 생각났다. 제목만으로 생각한 내용은 그냥 좋은 이야기를 엮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예상은 약간 빗나갔다.

 

 이 책의 표지에 보면 전세계가 주목한 코넬대학교의 인류 유산 프로젝트라는 말이 있다. 미국 코넬대학교에 몸담고 있는 칼 필레머 교수가 5년에 걸쳐 1000명이 넘는 70세 이상의 각계각층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한 내용이 담긴 책이다. "100년 가까이 살아온 사람들이야말로 '인생의 현자'요,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인생의 '산증인'이 아닐 수 없다."고 적힌 글을 동의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에서 반짝이는 보석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아니, 평범한 일반인인 나는 찾아내지 못한 것을 저자는 찾아냈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현재의 고민을 정리해볼 수 있었는데, 지금이라도 이 책을 읽게 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인생이란 어떻게든 흘러가는 것이다. 20대의 나를 30대의 내가 바라보았을 때에는 아직 어렸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40대의 나, 50대 이후의 내가 지금의 나를 바라보면, 여전히 어리고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리고 70대가 넘어가면 과거의 나 또는 현재의 젊은이들에게 인생이란 어떤 것이라고 이야기하겠지. 이 책 속의 조언들이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주는 선물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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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해도 괜찮아 - 법륜 스님의 청춘 멘토링
법륜 지음, 박승순 그림 / 지식채널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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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륜 스님의 책은 예전에 <행복한 출근길>을 읽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책이었다.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휴식같은 책, 그 책을 읽으며 고민하게 되는 문제들에 관하여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현대인이라면 어떤 사람들은 꼭 한 번 쯤 고민해봤을만한 문제, 그런 문제들을 모아 조언과 해결책을 담은 책이었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법륜 스님의 책이었기 때문이었다. 법륜 스님의 다른 책은 바쁘다는 이유로 아직 읽지 않고 있었는데, 바빴다기 보다는 내 마음에 끌리지 않는 책 제목이었기 때문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결혼도 안하신 스님이 주례사를? 법륜 스님의 책이어서 한 번 읽어보고는 싶으나, 그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제목도 마음에 들고,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 <방황해도 괜찮아>도 나에게는 같은 맥락의 책이었다. 방황해도 괜찮다고 나를 토닥여주고, 내 마음을 위로해준다. 나에게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든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류의 책처럼 다가왔다. 성공을 향해 무작정 달리라고 다그치는 자기계발서들 사이에서 위로받는 손길, 그런 위로를 느낀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글을 잘 풀어나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편안하게 와닿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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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 열심히 일해도, 아무리 쉬어도, 그 무엇을 사도, 여전히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정희재 지음 / 갤리온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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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네 삶은 먼저 그런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런 노하우가 전수되며 힘든 상황이 극복되기도 한다. 그래서 도시 사람들이 막연하게 꿈꾸는 전원생활을 동경하다가도 모기에 반나절만 뜯겨보거나 얼굴이 시커멓게 타고 나면 그 생활이 적어도 '여유'는 아니라고 알 수 있다. 뱀이라도 나오면 기겁을 하게 되고 말이다. 정년퇴직을 하고 세계여행을 하겠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은 그 때가 되면 또다시 할 일이 많아서 현실에 묶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알게 된다. 노년에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시골에서 농사나 짓겠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은 며칠 만 해봐도 농사가 얼마나 힘든 노동인지도 새삼 알게 된다. 상상 속의 이상향과 현실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그렇게 조금씩 알게 된다.

 

 이번에 읽은 책은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권리>, 지금 시점에 딱 맞는 책을 읽게 되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다. 도시 생활에서 항상 나를 다그치며 죽자고 앞으로만 달려가던 생활을 했다. 지칠 만도 했다. 지치고 힘들 때가 벌써 지날 무렵, 이렇게 더 살다가는 내가 죽을지도 모르겠다고 인생의 쉼표를 마련했다. 시들어가던 내 몸과 영혼이 점점 살아나며 기운을 차리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 이렇게 계속 살아도 되나?' 이 책의 저자처럼 '너무 일찍 은퇴를 한 것은 아닌가?', 약간 불안한 마음이 들던 차에 이 책을 읽었다.

 

 항상 무언가를 열심히 해야하고, 지금 하는 것보다 더 열심히 달려가야 한다고 알고 살았다. 학문은 흐르는 물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과 같아서 아무 것도 안하고 있으면 그대로 뒤쳐진다고만 배우고 살았다. 그것이 당연한 것인 줄 알았다.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한 심정, 열심히 살지 못하고 게으른 나태함을 채찍질해야하는 그런 분위기.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권리, 그 행복의 발견'을 보고 마음에 위안을 받는다.

 

무엇이든 진정

하고 싶어질 때까지

 

만약 내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싶다면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을 테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지워 가다 보면

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들이 드러나겠지.

피로에 젖도록 몰아세우며

얼마나 오래 '되어야 할 나'를 쫓아왔던가.

---중략---------

 

 무엇을 하지 않는다고 불안할 필요는 없다. 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현실에 만족한다면 항상 나에게 '할 수 있다'는 다그침으로 몰아붙이는 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틈새 없이 다그치며 성공하는 것을 '잘 사는 것'으로 착각한다면, 그 경지에 이른다고 해도 만족할 수 없다. 사는 것이 정말 힘든 고행이 될 것이다.

 

 진정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있다. 뛰던 가슴도 멈추어버리는 생활을 하다가 인생의 쉼표를 찾고 변화를 택한 삶인데, 진정 해보고 싶은 일, 가슴 뛰는 일을 찾을 때까지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권리가 있음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되새긴다. 책을 읽으며 나의 선택을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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