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하라의 몸 이야기 - 질병의 역습과 인체의 반란
이은희 지음 / 해나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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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 손이 간 것은 2011 교육과학기술부인증우수과학도서라는 스티커 한 장에서 비롯되었다. 하리하라가 누군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그 스티커 한 장에 이끌려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정말 단순한 이유였다. 사실 세상 모든 일에는 거창한 계기보다 이렇게 단순한 계기로 행해지는 일이 수없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나에게 이 책은 그런 의미로 다가왔다.

 

 저자 '하리하라'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다양한 매체와 인터넷 카페 등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는 소개를 보고 나서도 생소함을 느꼈다. 이미 저서도 많이 냈다고 한다. 관심을 두지 않았기에 몰랐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것을 보면 책과의 만남도 소중한 인연이다. 이렇게 우연히 눈이 마주치며 만나게 되기도 하니 말이다. 정말 소중한 만남이다.

 

 처음에는 부담없이 이 책을 접했다. 읽다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과감히 접어버리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단 책장을 펼쳐드니 재미있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어려운 얘기를 쉽게 풀어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저자의 글 솜씨에 이끌려 쭉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한 주제가 끝나있다. 생각보다 꽤나 괜찮은 책이었다. 종이 질도 좋고, 사진도 잘 나와서, 책을 읽는 즐거움이 더 컸다.

 

 특히 2장 인간, 스스로 망가지다 부분을 흥미롭게 읽었다. 암, 치매, 비만, 당뇨 등 이 책을 통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사회적 이슈나 영화로 주의환기를 시키고 부드럽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논문투의 딱딱한 진행보다는 이렇게 부드럽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좋았다. 하리하라의 다른 책도 찾아 읽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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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이 닥쳤을 때 필요한 단 한 권의 책 - 미국 최고 전문가가 알려주는 재난 생존 매뉴얼
코디 런딘 지음, 정지현 옮김 / 루비박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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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태풍 볼라벤이 왔을 때 24시간 이상 단수, 단전이 되었다. 커다란 태풍이 온다고 해서 나름대로 비상식량도 사다놓았지만, 아차, 냉장고에 넣는 음식들이어서 전기가 나가니 무용지물이었다. 게다가 물을 끓이거나 음식을 하는 것 모두 전기로 처리하는 터라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었다. 그나마 태풍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려 이웃에게 끓인 물을 얻어다가 커피를 마시고, 가스렌지를 이용해 밥을 해먹었다. 받아놓은 물을 이용했고, 굶지 않았으니 천만 다행이었다. 태풍으로 인한 피해도 없었으니 천우신조!

 

 하지만 그 때 텔레비전 뉴스도 볼 수 없고, 전화도 불통이니, 세상과 단절된 느낌이 들었다. 다음에는 평소에 먹지는 않아도 굶지 않도록 통조림이나 불이 필요없는 음식을 준비해둬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니 양초도 손에 닿는 곳에 놓고, 랜턴도 근처에 둬야겠다. 어두워서 책을 읽을 수 없으니 음악이나 뉴스를 들을 수 있도록 휴대용 라디오의 배터리도 마련해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 번 겪고 나니 대책이 떠오른다.

 

 그런 시간을 보내고 나니, 이 책의 제목에 더욱 눈이 갔나보다. <재난이 닥쳤을 때 필요한 단 한 권의 책>, 이 책을 읽고 재난의 상황에서 어떤 준비를 해두어야 좋을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지금껏 커다란 재난 상황은 없었다. 하지만 재난이 닥쳤을 때를 위해 알아놓는다면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 최고의 생존 전문가라고 한다. '생존 전문가'라는 사람이 있었구나! 이 책을 보고 알게 된다. 이 책을 보니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재난 상황이 되면 정말 불편하고 힘든 일이 되겠구나, 걱정이 앞선다.

 

 먹을 것이 없으면 쥐를 잡아먹을 수도 있는 상황이 올텐데, 이 책에는 쥐를 요리하는 방법까지 상세하게 나온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되긴 했지만, 평생 써먹을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위생이나 청결 문제도 마찬가지.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어서 어떤 상황이 와도 나름 살 궁리를 하게 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심각한 상황이지만 웃음으로 승화되는 이상한 현상이었다. 노아의 방주를 비웃던 사람의 심정이라고 할까. 남의 일 같기도 하고. 그저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기만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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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읽은 책들입니다.

이 책 중 나만의 베스트 5를 선정해보겠습니다.

 

 

 

먼저 5위입니다. <빌랄의 거짓말>

 

 

 

 

 이 책은 1947년 실제 발생했던 인도-파키스탄 분리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열세 살 소년의 눈으로 기술되는 이야기는 감정이 한 번 더 걸러진 상태에서 전해져서 그런지 고통이 덜하다. 그래서 무거운 역사적 배경에서 이야기되는 소설은 일단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부담이 덜하다.

 이 책은 마지막의 여운이 정말 강했다.1947년 8월 14일에 아버지가 빌랄에게 써놓은 편지를 한참의 세월이 흐른 후에 접하게 된 부분에서였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그 편지를 보고 가슴 뭉클한 전율을 느껴본다.

 

 

 

 

 

4위, <엄마, 사라지지 마>

 

 

 

69세 사진작가 딸이 찍고 쓴
93세 엄마의 ‘마지막 사진첩’

 

늦든 빠르든 우리는 언젠가 고아가 된다!
“같은 모습으로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그 사람을 잊지 않고 간직하고 싶었다.”


 이 책의 소개글만으로도 감동받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 책에는 노모의 사진과 함께 글이 담겨 있다.

이 책을 보면 사진은 멋진 풍광을 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중한 대상을 진정 마음으로 찍은 사진이라는 것이 느껴지고, 그 느낌 그대로 감동이 되어 내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심금을 울리는 좋은 책은 책 자체의 이야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든 독자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 책이 바로 그랬다.

 

 

 

 

3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이 책을 읽으니 히가시노 게이고의 차기 대표작으로 손꼽힐 최신작!이라는 띠지의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님을 깨닫는다. 지금까지의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중에 단연 최고하고 이야기하고 싶다. 기분 좋게 읽고 감동 받은 이 소설이 오래 뇌리에 남을 것이다.

 

 

 

 

 

 

 

 

 

2위, <우주가 사라지다>

 

 

이 책은 나 자신을 들여다보게 되었고,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었다.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신, 시간, 존재, 세상, 마음의 평화 등 내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것들과 적절하게 버무려졌다. 각기 다른 식재료가 하나의 음식이 될 수 있을까 의문을 갖던 차에 기가막힌 조화로운 음식이 되어있음을 깨닫게 되는 형국이다.

 

 

 

 

 

 

 

1위, <십팔사략 올컬러 완전판 1~10세트>

 

 

 책으로 읽으면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역사 이야기를 만화를 통해서 보게 되니 쉽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접근성을 좋게 하고, 누구나 읽기에 부담없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사를 휙 훑어보는 느낌으로 이 책을 보고 나니 머릿 속에 흩어져있던 지식이 체계적으로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말이 필요없는 걸작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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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 126편 다시 읽기
권영민 지음 / 민음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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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해에는 한 달에 한 권은 시집을 읽어야겠다고 계획을 세웠다. 내 언어에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좀더 다양한 표현을 보고 싶고, 알고 싶고, 느끼고 싶었다. 2월에는 정지용의 시를 읽어보리라 결심했다. 학창시절에 배운 유리창이나 노래로도 잘 알려진 향수를 제외하고는 정지용의 시를 잘 모르고 있는 것도 현실이고, 시를 통해서 내가 알고 있는 언어의 폭을 넓고 깊게 하고 싶은 욕심때문이기도 했다.

 

 특히 얼마 전 읽은 <나의 고전 읽기>라는 책에서 정지용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궁금증이 더했던 것이 이 책을 바로 지금 읽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 사실 스스로 선택해서 읽는 책도 많이 있지만, 다른 사람의 서평을 보고나서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거나, 이렇게 책 속의 책으로 만나는 경우도 있다. 나 스스로라면 존재조차 몰랐거나 읽을 생각을 하지 못했겠지만, 어디선가 보아서 알게 되고 찾아볼 생각을 했던 책을 읽고 났을 때에 보석을 발견한 느낌이 든다면, 정말 "심봤다", "노다지" 외치고 싶은 심정이다. 이 책을 읽은 나의 심정이 바로 그랬다. 어떻게 이런 시를 쓸 수 있을까, 표현에 감탄하고, 생각에 놀랄 따름이다.

 

 이 책의 첫 인상은 두껍고 빽빽한 느낌에 '아차~' 하는 생각이 절로 났다. 하지만 일단 책을 열어보니 언어의 마력에 빨려들고 말았다. 처음의 생소한 느낌은 뒤로하고, 어떻게 그런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인지 감탄하게 되었다. 나는 도대체 어떤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인지, 같은 언어를 이렇게 풍부하게 구사할 수 있다니 부럽기만 하다. 다양하고 생소한 표현들에 할 말을 잃는다.

 

 이 책에 담긴 작품해설은 너무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아 좋았다. 딱 적당하다는 생각이다. 시를 읽을 때에 시에 대한 설명이 너무 과해 난도질을 한다는 느낌이 들면 감상할 때 힘들지만, 너무 아무 설명이 없으면 밋밋한 느낌이다. 적당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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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묘묘 이야기 - 「어서와」 고아라 작가의 따뜻한 감성 만화
고아라 글 그림 / 북폴리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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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있다. 봄을 재촉하는 겨울비인가보다. 입춘이 지났지만 여전히 겨울이라고 생각되는 날, 곧 눈앞에 봄이 펼쳐질 것이라는 생각에 약간 들뜨게 되는 날, 곰곰묘묘의 현실적인 러브스토리를 이 책 <곰곰묘묘 이야기>를 통해 만나게 되었다.

 

 핑크빛 표지에 곰과 고양이가 그려있다. 이들은 이 책의 주인공이다. 띠지의 말처럼 이 책은 우직한 곰곰과 까칠한 묘묘, 교집합이라곤 전혀 없는 두 세계가 교차하는 마법같은 러브 스토리다. 사실 사람들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만 살펴보면 교집합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두 세계의 만남이다. 그런 점들을 찾아내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묘미였다.

 

 웹툰을 책으로 볼 때 읽을수록 빠져들고 생각에 잠기는 경우가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공감할 이야기가 펼쳐있으면 더 그렇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이 나에게 그랬다. 나에게 웃음을 주고 지난 시간을 떠올리는 묘한 선물같은 책이다.

 

 이 책은 봄,여름,가을,겨울로 흘러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단숨에 읽어야 그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온다고 생각된다. 어떤 사랑은 첫 눈에 반해 불타오르기도 하지만, 어떤 사랑은 은근한 불로 천천히 데워지기도 한다. 지나고 보면 그것이 사랑이었다고 알게 되기도 하고, 어느 순간 지난 시간들이 영상처럼 떠오르며 사랑을 느끼기도 한다. 곰곰묘묘의 사랑이 그랬다. 그냥 무의미한 일상이 한참 후에서야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 그 마음에 여운을 느낀다. 그래서 이 책의 마무리가 마음에 들었다.

 

 책이나 영화를 통해 환상적으로 연출된 드라마틱한 사랑만 보다가 현실적인 사랑을 보게되는 듯해서 마음에 드는 책이다. 일상 속에서 디테일한 감정을 잡아내는 능력이 부럽다. 은은하게 다가와 은근한 감동과 많은 생각을 남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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