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라이트
주제 사라마구 지음, 김승욱 옮김 / 해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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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사후에 출간된 유일한 유고작 『스카이라이트』이다.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이라는 점 만으로도 이 책을 읽고자 한 데에는 그의 대표작 『눈먼 자들의 도시』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그 당시 갑자기 모든 것이 둘로 보이는 복시 현상이 나타났고, 그 3주간의 기억은 어쩌면 다시는 글을 읽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나를 바닥까지 끌어내렸다. 그리고 아무 일 없었던 듯 3주 만에 원상복귀되었고, 그때 나는 『눈먼 자들의 도시』를 읽었다. 그 소설은 처절하고 지저분하고 무겁고 아팠다. 안 그래도 바닥까지 내려간 나를 더 낭떠러지로 밀어버린 후 나는 회복세를 탔다.

그래서 '주제 사라마구'라는 이름만으로도 나는 이 책을 읽고야 말겠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그의 작품은 절대 술술 읽히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는 내 기분까지도 잡아끌어 바닥으로 내친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주제 사라마구의 책이니까. 사후에 출간된 유일한 유고작이라고 하니까. 마음 단단히 먹고 그의 필력에 휘둘리고 말겠다는 결심을 한 후 이 책 『스카이라이트』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주제 사라마구. 1922년 포르투갈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용접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라마구는 1947년 『죄악의 땅』을 발표하면서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19년간 단 한 편의 소설도 쓰지 않고 공산당 활동에만 전념하다가, 1968년 시집 『가능한 시』를 펴낸 후에야 문단의 주목을 받는다. 사라마구 문학의 전성기를 연 작품은 1982년작 『수도원의 비망록』으로, 그는 이 작품으로 유럽 최고의 작가로 떠올랐으며 1998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책날개 발췌)



나는 이 책의 '서문'이 한 편의 소설 같았다. 주제 사라마구 재단 회장 필라르 델 히우가 2012년에 쓴 서문이다. 이 글이 『스카이라이트』라는 소설에 대한 호기심을 극대화시킨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원고가 사라져 찾을 길이 없었는데, 30여 년이 지난 후에 주제 사라마구가 찾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소설을 읽은 사람들은 출판하자고 사라마구를 설득하려 했지만 그는 고집스럽게 거부하면서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출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미 세상을 떠나 현재에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스카이라이트』가 출판된 나라들, 즉 그의 모국어를 사용하는 포르투갈과 브라질에서 사람들이 갑자기 이 '새' 작품에 대해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래, 사라마구가 새 책을 내놓았다. 우리의 심금을 울리고, 기쁨과 탄성을 자아내는 신선한 책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하다가 우리는 깨닫는다. 이것은 작가가 이미 이곳에 존재하지 않게 된 뒤에도 우리와 계속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남겨둔 선물임을. (11쪽)

초기작이면서 유고작이라는 것이 인상적이다. 세월 속으로 사라졌던 책, 그 책이 지금 시점에서 살아나 우리와 만남을 갖는다는 것만으로도 꺼져가던 불씨를 활활 태우는 듯해서 활화산 같은 존재감을 느끼게 된 책이다.



이 소설의 배경은 1952년 리스본의 봄이다. 구두장이 실베스트르 부부의 평범한 일상 한 장면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그 시절 그 장소를 모르지만 이 소설을 읽어나가다 보면 그곳 사람들의 일상이 그려진다. 약간은 팍팍한 서민들의 일상 말이다. 밑창에 대는 가죽 값이 계속 오르고 있고, 손님들은 비싸다고 불평하지만 어쩔 수 없으니, 세입자를 집에 들이기로 한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두꺼운 무쇠솥을 천천히 달구는 느낌이 든다. 워밍업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는 말이다. 잔잔한, 잔잔하고 평범한 일상이 느린 속도로 눈앞에 펼쳐지는 듯하다. 하지만 점점 등장인물이 파악되고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지며 하나의 유기체가 되어 나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주제 사라마구가 그동안 말이나 글로 자주 언급했던 자신의 가장 중요한 인생 원칙이라는 '누구도 다른 사람을 사랑할 의무는 없지만, 우리 모두 서로를 존중할 의무가 있다.'라는 것 말이다.



정말 보석 같은 책이에요. 작가가 나중에 문학적으로 천착했던 것이 모두 여기에 들어 있어요. 그 뒤에 출판된 책들의 지도 같은 책이에요. 그렇게 젊은 나이에 어떻게 이처럼 성숙하고 자신감 넘치는 책을 쓸 수 있었을까요? 그래, 그의 독자들이 계속 품고 있는 의문이 바로 이것이다. 사라마구의 지혜는 어디서 왔을까? 그토록 섬세하고 간결하게 인물을 묘사하는 능력, 무엇보다 진부한 상황에서 심오함과 보편성을 찾아내는 능력, 고요한 폭력을 휘둘러 관습을 짓밟아버리는 능력은 어디서 왔을까? (11쪽)

몰입하게 되거나 속도감 있는 소설은 아니지만 잔잔하게 물들어가는 소설이다. '주제 사라마구의 마지막이자 첫 시작을 여는 입문서'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은근히 스며들게 하는 소설이어서 주제 사라마구의 필력에 젖어들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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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미 이치로의 삶과 죽음 - 나이 듦, 질병, 죽음에 마주하는 여섯 번의 철학 강의
기시미 이치로 지음, 고정아 옮김 / 에쎄이 출판 (SA Publishing Co.)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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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데에는 이 한마디면 충분했다.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인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의 첫 강의형 신서!

그동안 기시미 이치로의 책에는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인 기시미 이치로'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그 말에 덥석 그의 책을 읽어보곤 했다. 이번에도 그런 이유로 이 책을 읽어보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책에서는 나이 듦, 질병, 죽음에 마주하는 여섯 번의 철학 강의가 담겨있다고 한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기시미 이치로의 삶과 죽음』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기시미 이치로. 1956년 교토 출생, 아들러 심리학의 권위자이자 철학자이다. (책날개 발췌)

책은 NHK 교토 교실에서 개최했던 철학 강좌를 정리하여 엮은 것입니다. 강연은 2019년 10월부터 2020년 3월까지 한 달에 한 번 총 여섯 차례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마지막 여섯 번째 강연은 코로나19 방지를 위해 두 번에 걸쳐 연기했으나, 결국에는 중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때문에 이 책에 수록된 여섯 번째 수업은 실제로는 이루어지지 않았던 '가상의 강연'이 되겠습니다. (4쪽)

이 책은 총 여섯 번의 수업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수업 '철학이란 무엇인가?', 두 번째 수업 '행복해지는 법', 세 번째 수업 '우리는 모두 '타인의 타인'이다', 네 번째 수업 '나이 듦과 질병을 통해 배우는 것', 다섯 번째 수업 '죽음은 끝이 아니다', 여섯 번째 수업 '지금 여기를 살다'로 나뉜다.

실제 강연을 정리하여 엮은 것이어서 현장감 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강연을 듣는 듯 읽어나가면 된다. 그런데 '철학 강연'이라고 해서 무겁거나 부담스럽게 생각하면 오산이다. 기시미 이치로의 경험담과 철학적 이야기를 부드럽게 녹여내어 술술 풀어내고 있으니 말이다.

철학에 대해 무언가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보아도 좋겠지만, 사실 아무 부담 없이 펼쳐들어 기시미 이치로의 강연을 들어보는 것도 괜찮겠다. 읽다 보면 철학의 정의부터 짚어주면서 되도록 쉽게 우리 일상과 연관 지어 풀어내려고 한 흔적이 보이니 말이다.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의 제목이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것은 남에게 미움을 받으라는 말이 아니라, '남에게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라는 의미입니다. 남이 어떻게 생각하든 옳은 말을 하고 옳은 행동을 해야 합니다.

아들러는 "인정받으려는 노력이 우세해지는 순간 정신적인 긴장감이 커진다. 그로 인해 행동의 자유는 심각하게 제한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남의 안색을 살피고 평판에나 명예에 신경을 쓰게 되면 해야 할 말을 못 하게 됩니다. (68쪽)

『미움받을 용기』가 워낙 유명해서 이 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반갑다. 아무래도 '기시미 이치로' 하면 대표작으로 떠오르는 책이며, 다른 책이 출간되어도 그 책이 강렬하게 남아있어서 그런 가보다.



기시미 이치로의 일본 NHK 최신 강의

<잘 살아가기 위한 철학>의 현장을 그대로!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은 기시미 이치로의 강의 현장을 함께 동참해서 강의를 듣는 듯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다. 사실 직접 강의를 찾아서 본다거나 하는 노력까지는 할 여력이 없으니, 이렇게 책으로 정리되어 출간된 것이 도움 된다.

이 책을 읽으며 그리스 철학, 아들러 심리학, 가족론, 교육론에 이르기까지 여섯 번의 수업을 통해 철학 공부를 하는 시간을 보낸다. 때로는 일상적인 이야기로 부담 없이 다가오다가도, 워낙 소재 자체가 묵직한 느낌이 들어서 숙연해지기도 하니, 여섯 번의 강의를 통해 철학 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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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감춰라 - 인공지능 시대의 신神의 알고리즘
윌리엄 에이머먼 지음, 최경남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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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텔레비전 광고를 안 좋아한다. 본방사수에 대한 의욕이 없는 것은 수많은 광고를 보며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고, 광고에 계속 나오는 제품은 호기심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별로 안 사고 싶어진다. 방송을 보는 데에 그만큼 더 기다려야 하니 방해가 되기 때문이고, 대놓고 광고하면 오히려 거부감이 드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도 소비자다. 무언가를 사야 하고 결제를 누르며 생활한다. 대놓고 광고하는 것은 싫어도 내가 필요한 물건이 있을 때에 슬쩍 손을 내밀면 그 손을 잡곤 한다.

그런데 요즘 인터넷 사용을 하며 가끔 놀라곤 한다. '나 이거 필요한 거 어떻게 알았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알고리즘이 나의 소비생활을 너무도 잘 파악하며 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놀란다. 요새는 이렇게 간접적으로 개인 맞춤형 알고리즘 마케팅을 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 책은 '보이지 않게, 한발 물러서서, 스며들어 마케팅하라!'라고 말한다. 나 같은 삐딱한 마음의 사람들도 끌어모으는 비법을 알려줄 듯하여 읽어보고 싶었다. 알고리즘 마케팅의 현재와 미래가 궁금하여 이 책 『브랜드를 감춰라』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윌리엄 에이머먼. 디지털 마케팅 전략가이다.

이 책을 통한 나의 목표는 심리 공학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러한 심리 공학이 가져오는 위협과 기회는 무엇인지 밝히는 것이다. 나는 마케터로서 심리 공학을 윤리적으로 사용하고, 갈수록 진화하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도구와 전술을 소개하고자 한다. (8~9쪽,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마케팅은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로 시작되며, 1부 '출현'에는 감춰진 브랜드, 디지털 마케팅과 알고리즘, 설득의 방정식, 사방에서 수집되는 데이터, 튜링 테스트를 넘어서, 2부 '통합'에는 심리 공학과 마케팅 전략, 본성 vs. 양육 vs. AI, 알고리즘의 사회학, 알고리즘의 정치학, 신의 알고리즘이 담겨 있다. 에필로그 '마케팅의 법칙을 다시 쓸 인간과 기계가 공존할 미래'로 마무리된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마케터의 숨은 손을 '보이지 않는 브랜드'라고 부른다. 이는 4가지 혁신, 즉 개인 맞춤형 정보, 설득의 과학, 기계 학습, 의인화된 음성 대화 등에 의해 가능해진다. 이 4가지가 융합되면 심리공학이라고 부르는 새로운 분야가 탄생한다. 이 새로운 국면은 기업과 소비자가 자신들의 위험을 무릅쓰고 무시하고 있지만, 이 영향력은 미디어, 의료, 금융, 교육, 정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체감하게 될 것이다. (33쪽)

이 책을 통해 심리 공학에 대해 새로이 알게 되었다. 처음엔 단어 자체도 내용도 다소 낯선 느낌으로 다가왔지만 대략의 설명을 읽어나가다 보면 '아, 이거구나!' 짐작하게 되고, 그 이후부터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제목의 막연한 느낌은 이 책의 앞부분을 읽으며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파악이 되면서부터 흥미롭게 변화하여 몰입도가 뛰어나다.



보이지 않는 브랜드는 개인 맞춤형 정보와 설득의 방정식에서부터 알고리즘과 자연어 처리를 학습하는 것까지 모든 요소가 통합되어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자와 연결되고, 행동하도록 설득할 때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보이지 않는 브랜드는 심리 공학을 마케팅에 적용한다. (181쪽)

먼 미래가 아니라 현재 일어나고 있는 변화와 관련한 사례들을 짚어주니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멸종 위기에 놓인 마케터'라는 소제목 자체가 위기감을 느끼게 한다. 그러면서 '실시간 광고를 완벽하게 다룰 줄 알고 AI를 이해하는 이들만이 21세기 광고계의 마법사로 살아남을 것이다(187쪽)'라는 글을 보며, 마케터라면 이 책을 읽고 미래를 대비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심리 공학으로 수렴되는 수많은 기술 문명을 살펴본다. 이 책은 펼쳐 드니 새로운 세계가 툭 튀어나온 듯한 느낌이 든다.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책을 찾고 있거든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마케팅 관련 종사자라면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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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원하는 영양제는 따로 있다
신현준.정혜진 지음, 황세진 감수 / 길벗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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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양제 섭취가 하나씩 늘고 있다. 피곤해서 하나, 평소에 챙기지 못하는 영양소여서 하나, 몸에 좋을 거 같아서 하나, 다들 먹는다길래 하나……. 그러다 보니 영양제 챙겨 먹는 것도 일이다.

문득 방송에서 신현준이 영양제를 한 보따리씩 챙겨 먹는 게 떠올랐다. 그 방송을 시청할 때에는 그다지 와닿지 않았는데, 이제는 막 와닿으면서 어떤 것 먹는지 궁금해졌다. 그런데 임의로 좋다니까 다 챙겨 먹는 것보다는 내 몸에 맞는 영양제를 골라서 먹고 싶다는 생각을 누구나 할 것이다. 그런 마음을 생각해 본다면 이 책의 기획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질문을 던지고 싶고 내 몸이 원하는 영양제를 챙겨 먹고 싶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30년 경력의 영양제 마스터 신현준과 철저한 근거로 말하는 의사가 알려주는 영양제 맞춤 솔루션을 들어보고 싶은 것이 가장 큰 이유였고, 그리고 신현준이 직접 먹고 추천하는 영양제도 궁금해서 이 책 『내 몸이 원하는 영양제는 따로 있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배우 신현준, 의사 정혜진 공동 저서이며, 약사 황세진이 감수했다. 일러두기를 보면 이 책은 2020년 6월~9월까지 진행된 신현준과 정혜진의 대화를 재구성한 것이며, 이 책의 내용은 두 저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영양제 복용에 대한 정답이 아님을 밝히고 있다.

지금도 저는 영양제보다는 균형 잡힌 식사를 권장하지만 많은 분들이 한 가지 이상의 영양제를 챙겨서 드시는 요즘 같은 시기엔 이미 드시고 있는 영양제를 올바른 방법으로 섭취하실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의사로서의 제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자신에게 알맞은 영양제를 현명하게 선택하고 보다 건강한 삶을 누리시는 데 하나의 지침을 얻기를 바랍니다. (11쪽, 저자의 말 정혜진)

방송에서 신현준이 영양제를 챙겨 먹는 장면을 볼 때에는 솔직히 뭐 그렇게 유난스럽게 한 보따리씩 챙기는가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역할을 많이 하는 배우이다 보니 어느 순간 배우 생활을 마감해야 할지도 모를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걱정에 더욱 건강을 챙기는 것이다. 또한 배우 생활은 스크린이나 TV에서 보는 화려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무척 힘들다는 것이다. 촬영을 시작하면 먼지도 많고 공기도 안 좋은 스튜디오에서 며칠씩 밤을 새는 등 불규칙적인 생활이 이어지니 영양제와 운동, 좋은 식습관으로 몸을 챙기기로 결심하고 30년 가까이 꾸준히 영양제를 챙겨 먹고 있다고 한다.

의사 정혜진은 신현준의 영양제 가방 실물을 접했을 때 문화적 충격을 느꼈다고 한다. 게다가 영양제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영양제의 종류가 너무 많아서 놀랐고 영양제를 홍보하는 블로그나 유튜브 채널이 너무 많아서 다시 한번 놀랐다는 것이다. 그 많은 유튜브와 블로그들을 둘러보고 나니 신현준 님의 영양제 가방이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고.

나도 사실 그렇다. 영양제는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효과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아무것도 안 하느니 그거라도 먹게 되고, 그러다 보면 그것 때문에 좀 나은 것도 같고, 일단 뭔가 내 몸을 위해 해주었다는 생각에 내 몸에 덜 미안하고 그렇다.

우리는 제철 채소와 과일을 챙겨 먹는 것이 힘들고 과로와 수면 부족에 시달리며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우니 불안한 마음에 영양제 하나라도 챙겨 먹고 싶은 게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나에게 알맞은 영양제를 현명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3쪽)

다들 그런 마음인가 보다. 영양제를 누구보다 꾸준히 오랜 기간 복용해온 배우 신현준과 의사 정혜진의 대담을 보는 방식으로 내 몸에 맞는 영양소를 챙겨보겠다는 기획이 참신해서 이 책을 관심 있게 읽어보았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누구나 한번쯤은 먹어봤을 대표 영양제', 2부 '목적에 따라 골라 먹는 영양제', 3부 '영양제에 대한 궁금증', 4부 '나에게 꼭 맞는 영양제 조합법'으로 나뉜다. 1부에는 종합비타민, 비타민, 미네랄, 오메가3, 유산균, 2부에는 눈, 관절, 뼈, 간, 만성피로, 우울증, 피부, 항산화, 면역, 혈액순환 등, 3부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있다. 영양제 부작용은 없나요?, 특정 질환이 있을 때 먹으면 안 되는 영양제가 있나요?, 영양제 복용 시간과 방법이 있나요? 영양제를 현명하게 선택하는 방법이 있나요? 영양제도 내성이 생기나요?, 꾸준히 장복해야 효과가 있나요?, 감기에 걸리면 먹던 영양제를 끊고 감기약만 먹어야 하나요? 등 궁금해할 법한 질문에 답을 들려준다. 4부에는 영양제 초보자, 중년, 임산부, 영유아 및 청소년, 운동, 다이어트 중에 알맞은 영양제 조합을 알려준다.

정혜진 : 식사를 통해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기 힘들거나 나를 위해 영양제 하나라도 챙겨 먹고 싶다면 저는 종합비타민과 미네랄을 추천해요.

신현준 : 제가 만약 무인도에 딱 하나의 영양제만 가져가야 한다면 종합비타민을 가져갈 거예요. 하루에 섭취해야 할 모든 성분이 한 알에 다 들어 있는 종합영양제이기 때문입니다. (25쪽, 종합비타민)

이들의 대담에 이어 '알기 쉽게 요약해드릴게요!', '신현준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혜진은 이렇게 생각합니다!'와 영양제의 특성을 간단하게 소개해 준다.

어떤 영양제에 대해 관심이 생겨 검색을 해보면 신뢰도가 낮은 결과물 위주로 보인다. 개인 경험과 객관적 효능을 함께 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가 않다. 그래서 이 책이 적절하게 다가왔다. 물론 이들이 논하는 영양제를 다 챙겨 먹을 것은 아니더라도, 이들의 대화를 보면서 나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걸러내는 효과는 꽤 있다. 어떤 것은 안 먹어도 되겠다, 어떤 것은 이제부터라도 챙겨 먹고 싶다 등등 판단을 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방송을 보다가 보면 이것저것 다 챙겨 먹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 채널을 돌리면 홈쇼핑에서 바로 그거 판매하고 있는 경우가 있어서 '광고구나' 생각한 적이 많다.

하지만 이 책은 일반인 중 영양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 대표와 의사, 편집자가 나누는 대화이며, 그들의 대화를 보면서 '이건 안 먹어도 되겠다' 혹은 '나도 열심히 챙겨 먹어야지' 하면서 골라내는 재미가 있다. 특히 신현준의 콜라겐 사랑은 독보적이다. '저는 콜라겐을 정말 사랑합니다. 항상 주변에 강력하게 추천하는 영양제죠.'라고 웃으면서 말한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콜라겐이 인체에 흡수되기 힘들지만, 신현준의 입장에서는 콜라겐을 꾸준히 먹었던 동료 배우들은 피부 탄력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다. 이론상 효과가 없다고 해도 신현준 본인과 주변 사례를 통해 콜라겐은 먹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해졌다는 것이다.

'세월이 좀 비껴갔으면 좋겠다' 정도의 기대로 꾸준히 드시다 보면 안 드실 때보다는 확실히 나을 겁니다. 콜라겐의 경우엔 특히 그렇고요. 피부과 시술이나 성형보다는 콜라겐이 경제적이고 안전합니다. 저희 배우들은 그래서 더 콜라겐에 대해 좀 집착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애호가들이죠.

그리고 콜라겐과 함께 히알루론산을 먹어보려고 해도 제품도 너무 많고 가격이 정말 천차만별이어서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난감하다는 분들이 많아요. 너무 심하다 싶게 비싼 제품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가격이 합리적이고 먹기 좋은 제품을 골라 꾸준히 드시면 됩니다. (154쪽)

이 책을 읽으며 이 영양제 저 영양제 다 먹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 아니어서 좋았다. 글을 읽다 보면 영양제를 먹기 전에 생활습관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기도 하고, 음식으로 섭취할 수 있다면 그걸 먼저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균형 잡힌 생활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점검해볼 수 있어서 의미 있다. 무엇보다 이들의 대화가 편향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무조건적인 광고가 아니라 한 번 두 번 거르면서 내 몸이 원하는 영양제를 알차게 선택할 수 있도록 정리하게 해주는 글이어서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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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 - ADHD, 아스퍼거 등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를 위한 부모 가이드
데보라 레버 지음, 이로미 옮김 / 수오서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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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ADHD, 아스퍼거 등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를 위한 부모 가이드 『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이다.

'다르다'는 이유로 학교와 사회에서 차별받는 ADHD, 아스퍼거 증후군, 학습장애, 불안장애 등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들. 양육 활동가 데보라 레버는 아이들이 '정상'이라는 틀에 맞춰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 아닌,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그들을 돕는 방법을 제시한다. 아이의 다름을 인정하고 지지할 때, 무한한 가능성이 열린다. 세상에서 인식하는 신경다양성을 재정의하고,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양육의 길! (책 뒤표지 중에서)

'남들과 다른 특별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용감하고 솔직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책'이라고 해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읽어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들의 현재 위치나 상황을 우리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데보라 레버. 양육 활동가이자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작가다. ADHD,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은 아들을 키우는 엄마이다. 아들이 어린이집과 초등학교에서 소위 '부적응 아이, 문제 아이'로 불리며 교사와 학교로부터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해 여러 번 전학을 다녀야 했다. 데보라 레버 가족은 아들이 여덟 살이 되던 해에 미국에서 네덜란드로 이주를 가게 되었고, 이는 기존 양육 방식을 모두 내려놓는 계기가 되었다. 주변의 시선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아이가 자신의 속도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홈스쿨링을 시작했고, 자신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을 위한 커뮤니트 '틸트 페어런팅'을 설립했다. 틸트 페어런팅은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고민을 전문가들과 함께 풀어가는 팟캐스트이며, 아이튠즈 육아 부문 누적 다운로드 300만 회 이상을 도달했다. 현재 글로벌 커뮤니티로 성장해 부모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돕고, 필요한 정보를 공유해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실천적인 양육법을 제시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틸트'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이는 모습'을 나타낸다. 그래서 '틸트 페어런팅'이라는 뜻은 '내 아이에게로 각도를 기울인 교육' 즉, 두뇌회로가 다른 아이들에게 맞는 교육을 추구하고 아이들을 최선을 다해 지지하는 부모들의 학습공동체를 의미한다. 남들과 다른 두뇌회로를 가진 자녀의 특성에 대해 진단명을 붙들고 고민하기보다는 아이들이 타고난 대로 인정받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 하는 부모들은 언제든지 이들과 함께할 수 있다. (7쪽, 옮긴이의 말 중에서)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 '두뇌회로가 다른 아이들의 세계'는 안내판이 없는 길, 뉴 노멀, 둥근 구멍의 네모난 못, 우리를 꼼짝 못하게 하는 것들, 무엇인가 달라져야 할 때다 등 다섯 챕터로 구성된다. 2부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까'는 총 18개 Tilt로 구성된다. 당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양육의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하자, 다른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든 그냥 놔두자, 두려워하지 말고 아이의 가능성을 바라보는 부모가 되자, 자녀들이 자아발견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먼저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양육활동가라는 것이 생소했다. 그런데 저자의 아들이 ADHD,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았고 이로 인해 저자가 처한 상황, 직접 체득한 것들을 조리 있게 풀어내는 글을 보면서 글의 힘이 느껴진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일이 아니면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고 어떤 점이 불편한지조차 인식하지 못하니, 자신의 목소리를 조목조목 들려주는 강단 있는 말에 관심 있게 귀를 기울이게 된다. 특히 경험에 의한 글은 더욱 힘을 얻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사회가 비전형적인 아이들의 신경학적 다름 혹은 차이를 더 이상 '고쳐야 하는 것'으로 다루지 말고, 점점 더 늘어나는 이들을 새로운 진화 형태로 받아들여야 한다. 즉, 우리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내고 인정받아야 한다. 또한 이 아이들의 가족도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아이들과 우리 자신을 위해 이러한 변화를 이루려면 무엇보다 양육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현재의 양육 패러다임은 더 이상 실용적이지 않고 좋은 면보다 나쁜 면이 더 많다. 따라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 아이들의 다름과 독특함을 포용하고, 두려움과 죄책감을 기본으로 하는 메시지를 차단하고, 비전형적인 아동을 위한 교육을 지원하고, 그 가족이 겪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 이상적인 교육을 설계하고 이용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져야 한다. (42쪽)



특히 2부 Tilt 1부터 18까지는 직접 참여하며 읽어나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돌이켜보자'와 '틸트 적용하기', '이렇게 해보자', '당장 시작하자' 등 이 책을 읽고 생각하고 변화를 추구할 수 있도록 행동하는 것까지 당장 시작해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정상성이란 잘 포장한 도로와 같다. 걷기엔 편해도 그 길엔 어떤 꽃도 피지 않는다."

_빈센트 반 고흐

(9쪽)

진단명이라는 낙인은 어쩌면 무한한 가능성을 가두는 일이 될 것이다.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들과 그 부모가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변화를 추구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공감하는 것부터가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조금씩 변화하며 긍정적으로 하나씩 바뀌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그 시작점이다. 신경다양성을 가진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물론, 일반 독자들도 함께 나누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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