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을 읽는 기술 - 문학의 줄기를 잡다
박경서 지음 / 열린책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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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말한다. 배경을 알면 문학이 더 재미있다고 말이다. 생각해 보니 그렇다. 전혀 관심이 없던 어떤 작품도 누군가가 운을 떼며 살짝 이야기를 풀어가면, 궁금해지고 본격적으로 읽어보고 싶어지니 말이다.

문학의 의미와 명작의 재미가 한눈에! 바쁜 현대인을 위한 문학 읽기 안내서 (책 뒤표지 중에서)

바쁘든 한가하든 고전 읽기는 '나중에 시간 나면 읽어야지'라는 생각으로 미루게 마련이다. 그래서 때로는 이런 책이 독서의 계기를 마련해 주는 데에 유용하다. 이 책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을지 궁금해하면서 『명작을 읽는 기술』을 읽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박경서. 영남대학교에서 조지 오웰의 정치 소설을 전공해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문학의 사회학적 의미에 관심을 두어 정치 소설에 관해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범죄 문학과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며 틈틈이 신문에 칼럼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조지 오웰』이 있고, 옮긴 책으로 『1984』, 『동물농장』, 『코끼리를 쏘다』등 다수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독자는 고전에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문학을 읽음으로써 당대와 현실에 대한 혜안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 저자는 독자에게 고전에 녹아 있는 문화적·사회적 의미를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전달하고자 했다. 가볍게 즐기기 위한 수많은 작품이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아, 이래서 고전은 고전이구나> 하는 말의 의미를 이 책을 통해 체득할 수 있을 것이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문학은 시대를 반영한다', 2부 '문학을 한다는 것', 3부 '문학은 삶에 대해 알고 있다'로 나뉜다. 『유토피아』, 『고리오 영감』, 『위대한 유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방인』, 『변신』, 『노인과 바다』, 『폭풍의 언덕』, 『테스』, 『위대한 개츠비』, 『젊은 예술가의 초상』, 『제5도살장』,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인 조르바』 등의 문학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시대순으로 작품을 잘 나열했다. 문학의 뿌리인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에서 시작해 그 시대의 사람과 사상을 훑어보고, 르네상스, 고전주의, 낭만주의, 리얼리즘, 실존주의,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까지 문학 사조 전반을 훑어 내려가면서 문학작품에 대한 이해와 서구 예술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해준다. 그동안 문학작품에 대해 단편적으로만 살펴보았다면, 이 책을 통해 시대순으로 포괄적으로 짚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은 작품 하나만 뚝 떼어서 살펴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시간은 흘러가고 역사는 이어지듯 문학작품도 그 흐름을 타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지금껏 작품 하나씩 따로 감상했다면, 이 책을 읽으며 고전 작품들을 연결시켜 실로 꿰어 큰 틀에서 보여주는 듯했다. 이것만으로도 작품들을 새로이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고전문학을 자발적으로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집어 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 책을 펼쳐들면 배경을 알려주고 시대를 알려주고 뭉근히 불을 지피며 호기심을 키워주니 고전문학에 대한 관심이 생긴다. 그럴 때에 읽는다면 전혀 관심이 없는데 펼쳐들었다가 '이게 뭐야?'라며 덮어버리는 우는 범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시대를 꿰뚫어 보는 문학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저자의 말처럼 고전은 20년, 50년, 백 년을 넘긴 채 여전히 책방의 서가에 꽂혀 있는 놀라운 생명력이 있는 책이니, 관심을 가지고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어느 정도의 줄거리는 알고 있다고 해도 직접 그 작품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아야 할 것이다. 여러모로 독서의 지평을 넓혀주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책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문학의 줄기를 잡아주기 위해서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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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서 여행을 만나다
동시영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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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여행을 즐겼다. 요즘에야 책 속에서 여행을 하다 보니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 책의 제목 같은 여행을 하지 못하는 거다. 문학에서 여행을 만나는 그런 여행 말이다. 여행을 하면서 작가의 흔적을 밟거나 문학 속 장면을 찾는 등의 여행을 꿈꾸는 것은 지금은 언감생심. 그냥 평범한 일상을 되찾게 해달라고 기원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고, 언젠가는 여행을 꿈꿀 수 있다는 점에서 책을 통해 간접경험을 해본다. 어쩌면 내가 직접 여행하는 것보다 더 알차게 여행하는 기분으로 이 책 『문학에서 여행을 만나다』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동시영. 2003년 계간 다층으로 등단, 2011년 시와 시학상 젊은시인상 수상, 2018년 한국불교문학상 대상 수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

내게 있어 문학과 여행은 나이면서 나를 바라보게 하는 어떤 대상이다. 그 두 개의 현으로 연주되는 일상은 하프의 선율로 흐르는 음악이요, 슬픔, 우울 같은 삶의 그늘마저 태양으로 빛나게 하는 그림이다. (서문 중에서)

이 책은 영국,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루마니아, 러시아, 타히티, 모로코, 중국, 일본 등 9부에 걸쳐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어쩌면, 어릴 적 읽은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낳은 하워스는 이미 오래전부터, 늘 가고 싶은 내 마음속 고향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 마음속에선 나도 모르게 그때부터 여기로 일찌감치 출발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그 출발이 지금에 이르러 도착할 무렵이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14쪽)

아, 그렇구나. 요즘 들어 어느 한 분야에 열정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 만난다. 건축물을 보기 위해 먼 거리를 돌아서 가거나, 이렇게 문학작품 속의 그곳을 만나러 여행을 떠나는 것은 나는 하지 못한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책을 통해 그들의 열정을 살짝 빌려서 바라본다. 덕분에 그곳들을 직접 찾아가 보는 듯 세세히 살펴보고 마음속으로 감상할 수 있다. 그들의 시선을 빌려 간접 체험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하다.



고갱과 함께 『달과 6펜스』를 쓴, 서머싯 몸이 생각의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는 파리 주재 영국 대사관 고문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한동안 독일에서 유학 후 런던 세인트 토마스 의과대학에 입학하나, 졸업 후 의사 대신 작가가 된다. 현실 속에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 의사 생활을 그만두고 작가가 된 것은, 6펜스의 세계를 떠나 '꿈의 세계', 달로 향해 삶의 길을 건너간 것이다.

1904년 파리에 갔던 서머싯 몸은 고갱 이야길 듣고 호기심을 가진다. 그리고 고갱이 살던 타히티를 여행한다. 그때 그는 고갱이 살던 오두막 문짝에 그린 그의 그림을 사서 돌아온다. 그 후 1921년 고갱의 삶을 모티브로 한 『달과 6펜스』를 발표했다. (142쪽)

저자는 십 대 시절에 『달과 6펜스』를 읽었고 서른이 되어 『더 서밍업』을 읽었으며 다시 수십 년 후, 책 대신 비행기를 타고 타히티를 읽고 있었다(143쪽)고 말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저자의 시선으로 이 모든 것을 바라보고 있다. 누군가의 켜켜이 쌓인 시간과 노력을 한 권의 책을 통해 전달받는 느낌이다.



어쩌면 당장 여행의 기회가 주어진대도 이렇게 문학이라는 테마로 세세하게 여행을 해내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서 책을 통해 저자의 여행을 바라본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여행을 해낸 듯 벅찬 느낌이 든다. 적어도 이 책을 펼쳐들면, 영국,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루마니아, 러시아, 타히티, 모로코, 중국, 일본 중 어느 한 곳 여행길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조금씩 아껴 읽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거기에 더해 해당 문학작품도 찾아 읽고 싶은 생각으로 이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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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운 갈대 들판의 시이카
왕숙영 엮음 / 소명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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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옛시를 모은 시선집이라는 점에서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단숨에 읽는 것이 아니라 소장해두고, 문득 꺼내들어 조금씩 음미하며 읽고 싶었다. 일본 하이쿠에는 계절을 나타내는 단어가 꼭 들어간다고 했다. 그러니 적어도 사계절 중에 한 번은 이 책을 만나고 싶었다.

이 책을 접하고 나서야 여기에는 하이쿠뿐만 아니라 한시, 와카, 가요, 하이쿠와 같은 일본 시가의 장르 구분과 관계없이 편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우리 시로 생각하면 한시와 향가와 고려가요와 시조를 함께 섞어놓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장르별로 모은 것이 아니라 계절의 흐름 정도로 정리된 갖가지 일본 시여서 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는 하이쿠만을 담은 책을 읽어보았지만, 이번에는 이 책 『풍요로운 갈대 들판의 시이카』를 읽으며 장르를 폭넓게 아우르며 일본 시를 접해본다.




이 책의 편역자는 왕숙영. 인하대학교 문과대학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다.

이제 퇴임으로 제자들과 함께 시를 읽을 날을 기약할 수 없다. 하여 우리 학생들은 물론이요 일본 전통 시에 관심이 있는 분들 또한 스스로 시의 흐름에 자신을 맡기고 여유롭게 음미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을 펴낸다. (3쪽, 서문 중에서)

편역자는 대체로 계절의 흐름에 순응하였고, 여기에 인간의 희로애락의 감정과 상황을 엮어 넣었다고 한다. 봄부터 시작하여 뒷부분으로 갈수록 겨울로 향해 간다. 대체로 짧은 시가여서 무리 없이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짧은 감상 긴 여운을 남긴다.

고바야시 잇사나 마츠오 바쇼의 하이쿠가 나오면 아는 이름이 나와 반가웠지만, 잘 모르는 시인과 작자미상의 시까지 폭넓게 아우를 수 있었다. 일본 전통시를 감상하고자 한다면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혼자만 감상하기 아까우니 딱 다섯 편만 살짝 골라 올려본다.

오토모노 야카모치

새봄

새해 첫날 아침

오늘 내리는 눈처럼

쌓여라

좋은 일 기쁜 일……

(13쪽)

요사 부손

여름 소나기

풀잎 부여잡는

참새들

(114쪽)

마츠오 바쇼

울어울어

텅 비어버렸나

매미 허물

(121쪽)

무카이 치네

쉽게 빛나고

또 쉽게 사라지는

반딧불이여

(124쪽)

나카하라 난텐보

이 달이

갖고 싶으면 줄게

따 봐!

(179쪽)



부담 없이 '일본 시'라는 것으로 뭉뚱그려 감상해보아도 좋겠고, 부록에 보면 장르 및 작가별 목록을 따로 분류해놓았으니 학술적으로 접근해 읽어도 좋겠다. 짧은 시 속에 계절과 인간의 심경을 잘 그려 넣었다. 그냥 일본 시를 읽어보고 싶은 일반인에게도 도움이 되고, 해당 분야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소장하고 꺼내들어 읽어볼 만한 일본 시 모음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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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도시 - 공간의 쓸모와 그 아름다움에 관하여
이규빈 지음 / 샘터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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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카카오 브런치 조회수 20만 회를 기록한 젊은 건축가의 출장기 『건축가의 도시』이다. 일과 여행의 경계를 넘나들며 젊은 건축가의 시선으로 그려낸 도시 이야기라고 한다.

한때 여행을 즐기던 나는 갖가지 건축물을 보며 다닐 때, "와! 건물이다. 좋다"라는 반응이 전부였고 무슨무슨 양식조차 나에게는 낯설었다. 문득문득 건축가라면 나보다 이 건축물들을 깊이 볼 수 있겠지라는 생각은 했다. 그 기억이 불쑥 떠오르는 건 지금 내가 건축가의 도시 여행 책을 집어 들었기 때문이다.

그때의 그런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건축가가 들려주는 도시와 공간 이야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하면서 이 책 『건축가의 도시』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규빈.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건축가 승효상의 사무실 '이로재'에서 건축과 검도를 수련 중이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스페인 마드리드건축학교에서 수학했고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및 한국건축가협회로부터 '젊은 건축가 펠로십'을 받았다. 지금까지 30여 개국을 일과 여행으로 오고 가며 낯선 도시에서의 생각과 경험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해오고 있다. (책날개 발췌)

원작은 카카오 브런치에 연재했던 '젊은 건축가의 출장기'다. 일본, 브라질, 프랑스, 이탈리아 총 4부작으로 연재한 글은 누적 조회수 20만 회를 넘기며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단행본으로 재구성하며 이탈리아 편을 빼고 중국, 미국 편을 새로 썼다. 사진을 줄이는 대신 도면을 그려 넣어 읽는 이의 재미를 더하고자 했다. (11쪽, 시작하며 중에서)

이 책에는 일본 '일상이 도시의 공간을 채운다', 중국 '건축이 전하는 도시의 이야기', 미국 '건축에 담긴 의미와 상징성', 브라질 '건축이 도시의 풍경을 만든다', 프랑스 '역사와 사연이 깃든 공간과 장소'가 담겨 있다.

맨 앞에는 '도면 읽는 법'을 알려준다. 이 책을 스르륵 훑어보았을 때 도면이 많이 보여서 처음에는 낯설었는데, 도면 읽는 법부터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으니, 이 책을 읽으면 이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책을 본격적으로 읽다 보면 오히려 도면이 나오면 친근한 느낌이었다. 이 책만의 개성이라고 보면 되겠다.



첫 이야기는 일본의 건축물 미우미우 아오야마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결혼을 앞둔 두 젊은 건축가에게 도쿄에서 가볼 만한 건축의 추천을 부탁했더니 대번에 돌아온 대답이 '미우미우 아오야마'였다는 것이다. 이유인즉슨 연애 시절 함께 다녀온 일본 여행에서 예비 신랑이 이 건물을 보겠다고 고집을 부려 먼 길을 돌아갔다는 사연이 있었는데, 예비 신부도 처음엔 툴툴댔지만 끝내 건물을 보고 함께 좋았더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일부러 돌아돌아 맛집을 찾아가는 것이나, 가볼 만한 건축물을 보러 일부러 찾아가는 것도 그렇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들의 열정이 있기에 그런 이야기를 이렇게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으니 그거면 됐다.

한편으로는 부럽고 한편으로는 피곤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별생각 없이 드나들었던 그 건물들을 건축가의 입장에서 보면 세세한 게 다 보이니 말이다. 안 보려고 해도 보일 것이다. 그냥 보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하나씩 세세히 기록해나가는 작업까지 이어지니 정말 아무나 하기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그 덕분에 지금 내가 책으로 온갖 신기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니 고맙긴 무척 고맙다. 건축가의 시선으로 하나씩 짚어주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아, 그렇구나' 생각하고 있으니, 이 책으로 새로운 세상을 엿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일본, 중국, 미국, 브라질, 프랑스의 건물들을 젊은 건축가의 시선으로 그려낸 책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건축물들이 다시 보인다. 건축이라는 것이 그들만의 일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 책을 통해 펼쳐 보여주니 이제야 하나씩 보이는 듯하다. 건물을 바라보는 눈을 빌려 건축물들을 하나씩 짚어보는 듯하다. 여행을 떠난 듯 함께 도시를 누비는 듯한 생생한 느낌도 좋다. 특히 도면 읽는 법을 알려주며 도면을 곳곳에 넣어둔 것이 이 책만의 개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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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 조지 오웰 서문 2편 수록 에디터스 컬렉션 11
조지 오웰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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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문예 에디터스 컬렉션 중 한 권인 《동물농장》이다. 문예 에디터스 컬렉션에는 《1984》, 《멋진 신세계》, 《구토》, 《이방인》, 《데미안》, 《그리스인 조르바》 등이 출간되어 있다.

작년 즈음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읽어보았다. <요즘책방> 방송을 보고 나서야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특히 사회풍자적 느낌이 강한 소설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읽으니 그전에는 보이지 않던 부분이 보여서 새롭게 다가왔다.

그때의 감동이 희미해질 무렵인 지금, 또 다른 출판사에서 이 책이 출간되니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가 마음에 든다는 아주 단순한 이유로 말이다. 글자색과 돼지 색상, 그리고 돼지 코 부분에 배경의 그림까지 나의 호기심을 이끌어냈다. 이번에는 이 책을 읽으며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기대하면서 이 책 《동물농장》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더 평등하다."

폭정에 맞선 혁명이 폭정만큼이나 끔찍한 전체주의로 변질해가는 과정을 그린, 선명하고도 잔혹한 코미디!

(출처: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의 저자는 조지 오웰(1903~1950).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 1945년에 스탈린주의를 비판한 우화 《동물농장》을, 1949년에 전체주의의 철저한 통제하에 지배되는 미래 세계를 그린 소설 《1984》를 출간했다. 지병인 폐결핵으로 런던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가 1950년 1월 21일 4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책날개 발췌)



이 책에는 서문 '표현의 자유', 우크라이나어판 서문, 동물농장, 옮긴이의 말, 조지 오웰 연보가 수록되어 있다.



《동물농장》을 처음 읽을 때에는 소설 자체가 궁금했지만, 이번에는 서문과 우크라이나어판 서문부터 무척 흥미롭게 다가왔다. 작품만을 볼 것인가, 작품을 쓴 인간에 대한 것까지 아우를 것인가는 늘 나에게 있어서 고민거리다. 하지만 이렇게 책을 통해, 그러니까 우크라이나어판 서문을 보면 '나는 1903년 인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인도 총독부의 관리였고…….(27쪽)' 이런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조지 오웰이라는 인간에 대해 알아가면서 그가 어떤 성장과정에 있었고, 그의 인생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으며, 어떤 사상과 계기가 이 작품을 완성시켜나갔는지 그 부분을 이해하기 용이했다.

이 작품에 대해 내가 이러쿵저러쿵 말하고 싶지는 않다. 만약 이 소설이 스스로를 대변하지 못한다면 실패작이다. (35쪽)

이 말이 인상적이다. 이 책을 읽어본 독자로서 이 소설이 스스로를 대변하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전에, 이번에, 또는 다음번까지, 나에게 주는 메시지가 다양하니, 다음번에는 어떻게 다가올지 기대되는 소설이다.



매너 농장의 존스 씨는 야간 문단속을 하면서 닭장 문을 잠갔지만, 술에 너무 취한 나머지 개구멍을 막아야 한다는 사실을 깜박 잊어버리고 휘청거리며 침실로 가서 잠들어버렸다. 침실의 불이 꺼지자마자 농장의 모든 건물에서 웅성웅성, 푸드덕푸드덕 소란이 일었다. 미들화이트 품종의 수퇘지 메이저 영감이 전날 밤 이상한 꿈을 꾸었다면서 그 꿈 이야기를 다른 동물들에게 해주고 싶어한다는 말이 낮에 농장 한 바퀴를 돌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존스 씨가 완전히 물러가자마자 커다란 헛간에 모두 모이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온갖 동물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고, 하나둘 등장하여 자리를 잡고서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메이저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 나도 침을 꼴깍 삼키며 주목해본다. 이 책이 사회풍자의 의미를 담은 것을 알고 읽으니 훨씬 더 흥미로웠고, 이번에도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며 읽어나가는 묘미가 있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그 생각을 이 소설이라는 장치에 이렇게 잘 넣을 수 있었던 것인지, 여러모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걸리버 여행기》 같은 풍자의 고전들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험을 이겨냈다. 모든 것을 갖춘 이야기인데도, 독자에게 무엇도 억지로 강요하지 않는다.

_허버트 리드

문학작품이기에 더 와닿았고 그 안에서 사회풍자적인 의미를 건져낼 수 있었다. 어쩌면 여기에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교훈적인 언어로 떠먹여주듯 짚어주면 오히려 반감을 사고 이렇게 오래 살아남는 고전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의미를 모르고 읽어도, 사회풍자적인 의미를 알고 읽어도, 어떻게 읽든 흥미롭게 다가오는 소설이다. 특히 표지 그림과 색감까지 마음에 들어 소장 욕구가 생기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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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08-15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전 열반인님께서 <1984> 올려주셨는데, 광복절 알라딘 서재 핫피플이 조지오웰인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