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여행자, 도시를 걷다 - 낯선 곳에서 생각에 중독되다
김경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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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여행을 하지 못하다 보니 내가 언제 여행을 한 적이 있던가, 아득해진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들어앉아 책 읽는 것도 좋지만, 여행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문득 이 말에서 낯익은 향수를 느낀다.

여행은 사유에 양념을 뿌려주는 기막힌 발명품이다.

낯선 곳과 마주하면 그곳의 이야기들이 나를 또 다른 세계로 데려간다. (책 뒤표지 중에서)

그러고 보면 우리는 어느 순간에는 여행길에 서있다. 아주 멀리 아니더라도 말이다. 어쨌든 이 책은 인문 여행자가 걷기 여행을 이야기해 주는 책이다. 표지만 보았는데 벌써 마음이 사르르, 들뜬 느낌으로 읽어볼 마음의 준비가 다 되었다.

비틀스의 영혼이 머무는 리버풀부터 '조르바'가 살아 숨쉬는 그리스, 공공미술의 천국 시카고, 설국을 품은 유자와를 거쳐 시안 실크로드, 아라비아 사막 남한산성의 겨울과 동학사의 봄을 걷는 여정! (책 뒤표지 중에서)

신발 끈 단단히 묶고 그 여정을 따라가보기로 한다. 이 책 『인문 여행자, 도시를 걷다』를 읽으며 상상 속에서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김경한. 오랫동안 각종 현장을 누빈 언론인이다. 그동안 MBC기자, CBS국제부장, YTN 경제부장과 뉴스앵커, 이코노믹리뷰 편집국장으로 일했다. 경제 기자이면서 인문학에 관심이 많고, 사람 이야기와 역사 스토리를 좋아한다. 현장에 가보지 않고는 글을 쓰지 않는다는 다짐으로 50여 개국을 다녔다. (책날개 발췌)

여행은 사유에 양념을 풍성하게 뿌려주는 기막힌 발명품이다. 낯선 곳과 마주하면 그곳의 이야기들이 또 다른 세계로 나를 데려간다. 이런 횡재는 당하는 재미가 상당하다. 하여 이 책에서 유럽, 미국과 일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그리고 우리나라 여행지에 대해 풀어낼 수 있었다. (9쪽)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유럽·미국 인문 기행'에는 비틀스의 영혼이 머무는 리버풀, 더블린에서 고도를 기다리며,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 리스본 베르트랑, 장미의 이름 멜크 수도원 가는 길, 당신은 '조르바'인가 '나'인가 등이, 2부 '일본 인문 기행'에는 금각사 너무 소란스러운 고독, 츠타야 서점의 유쾌한 반란, 가와바다 야스나리의 설국 등이, 3부 '중국 인문 기행'에는 시안 실크로드 출발지, 열하일기 기착지 베이징, 하늘의 선물 시후 롱징차, 루쉰의 길 등이, 4부 '아시아 인문 기행'에는 히말라야에서 만나는 다르마타, 카트만두의 동전 한 닢, 호치민과 이승만, 맥아더 장군과 두 개의 동상, 아라비아 사막에 뜨는 별 등이, 5부 '한국 인문 기행'에는 남한산성의 겨울, 이중섭과 소와 서귀포, 단종유배 700리길, 하멜 14년 애덤스 20년, 울진 보부상 옛길은 살아있다, 불로초로 맺은 서귀포 우정 2천 년 등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현장에 가보지 않고는 글을 쓰지 않는다는 다짐으로 50여 개국을 다녔다. 그렇다면 이 책은 50여 권으로 나와야 할 책이 압축 또 압축되어 한 권에 담긴 셈이다. 그래서 장소 한 곳 한 곳이 휙휙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가볍게'가 아니고 약간 '묵직'하게, 인문 여행자답게 지적으로 충만하게 훑고 지나간다.

어떤 곳에서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살펴보고, 어떤 곳에서는 문학작품이나 에피소드 등 풍부한 지식을 담고 있다. 그래서 살펴보느라 무척 바쁘다. 알듯 말듯 복잡한 마음이다가도 얼핏 알 듯도 한 그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천천히 조금씩 눌러읽으며 낯선 곳과 인문학적 사색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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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피아노가 좋아서 - 문아람이 사랑한 모든 순간 그저 좋아서 시리즈
문아람 지음 / 별글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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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때는 피아니스트를 꿈꾼 적이 있다. 그냥 잠깐. 하지만 음악 쪽으로 가면 뒷바라지해 줄 수 없다는 부모님의 단호한 말에 바로 "네" 하면서 꼬리를 내렸다. 사실 그만큼의 열정이 없기도 했고, 실력도 아마 엄청 노력해야 하는 정도였을 거다. 문득 그때 생각이 새록새록 나면서, 어쨌든 이 책에 시선이 간 것은 '그저 피아노가 좋아서'라는 제목에서 벌써부터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피아니스트인 저자가 들려주는 음악과 세상 이야기가 궁금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하며 이 책 《그저 피아노가 좋아서》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문아람. 작곡가이자 공연 기획자, 진행자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다. 대학을 졸업하며 학생에서 무명 연주자가 되었을 때, 설 수 있는 무대를 찾다가 거리로 나섰다. 준비된 객석도 관객도 없는 신촌 거리에서의 첫 연주는 부담되고 외로웠지만 첫사랑을 이룬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를 계기로 피아노가 있고 자신의 음악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연주했다. 2015년에는 음원 <벚꽃 때문에>를 발매하며 작곡가로 데뷔했고, 이제 영역을 한층 넓혀 공연 기획자와 진행자로도 활동한다. (책날개 발췌)

떨리는 마음으로 첫 에세이를 내게 되었습니다. 《그저 피아노가 좋아서》에는 음악 지식이나 철학이 아닌 꿈을 이루려는 청년의 도전과, 아직은 부족하고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음악 학도가 피아니스트라는 최종 도착지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여정이 담겼습니다. (5쪽)

이 책은 다섯 챕터로 구성된다. 챕터 1 '피아노 없이는 못사는 시골 소녀', 챕터 2 '낯선 도시에서 거리의 피아니스트가 되다', 챕터 3 '작곡가의 길로 들어서면서', 챕터 4 '음악에 기댄 이야기', 챕터 5 '아람의 생각들'로 나뉜다. 나의 살던 고향은, 피아노와의 운명적인 만남,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어요, 피아노를 배우러 떠나는 여행, 이 학생은 피아니스트가 될 거예요, 거리의 피아니스트, 헛된 경험은 없다, 거리에서 느끼고 배우고, 하나둘 맺히는 노력의 결실, 내 이름을 걸고 곡을 쓰다, 나는 오늘을 산다, '그렇다면' 주문을 외우며, 생각 주도권은 나에게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아람아, 우리 형편에 피아노를 전공하기가 힘들 것 같은데……. 어떡해야 좋을지 고민이구나."

부모님 말씀에 많은 걱정이 담겨 있는 것을 알았으나 죽어도 피아노를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이렇게 말했다.

"피아노가 없는 내 인생은 상상할 수가 없어요."

가정 형편을 염려해야 했던 부모님을 떠올리면 지금도 죄송한 마음이 들지만, 그 시절의 나는 그저 평생을 피아노와 함께하고 싶었고,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은 철부지였다. 그게 다였다. 그 길을 어떻게 걸어가야 하는지 전혀 몰랐기에 두려움도 없었다. (25쪽)

아, 이런 거구나. 같은 상황에서 나와 너무 달랐다. 그랬기에 저자는 피아니스트가 되었고, 좌절하지 않고 거리의 피아니스트로 나설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지금껏 피아노를 전공하고 피아니스트가 되면 실내 연주회만을 하는 줄 알았다. 길거리 피아노공연이라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저자는 그 길을 뚫고 나갔다. 그 이야기가 어찌나 설레는지 두근거리면서 읽어나갔다. 누군가 닦아놓은 길을 가는 것보다 새로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얼마나 근사한지, 그 부분이 나를 설레게 했다. 거절을 당할까 두려워하는 그 마음과 기회를 잡아 설레는 마음 모두 나를 들뜨게 한다. 그렇기에 한 걸음씩 나아가 작곡가의 길로 들어서기도 한 것이다. 한 걸음씩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 책을 읽어나갔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인생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채워나가는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나 보다. 때로는 좌절도 하고 때로는 기회를 잡기도 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엉뚱한 길로 가기도 한다. 이 모두 쓸데없는 경험인 것은 없고 말이다.

이 책은 완벽으로 포장된 이야기가 아니라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어 뭉클한 감동으로 읽어나갔다. 저자 자신이 채워나간 인생길은 이러이러하고 앞으로 어떻게 채워질지 기대된다.

저와 여러분의 삶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생각 속에 살고, 타인 속에서도 살고, 경험하고 깨달으며 삶이라는 예술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죠. (275쪽)

이 말이 마음속에 맴돈다.

저자와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사람에게도,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이 주는 열정의 무게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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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한 항암녀의 속·엣·말 - 때로는 상처, 가끔은 용기
이경미 지음 / 예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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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쳐들었다. '씩씩한 항암녀?!' 2017년, 저자가 유방암 진단을 받은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항암이 뭔지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어떤 것인지를 몰랐던 나는 궁금한 것을 물었다. 항암은 힘들 것이라고 했다. 직장도 쉬어야 한다고 했다. 일을 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가장인 내게 일을 하지 말라니……. 아득했다.

"밥은 할 수 있나요?"

"할 수는 있겠지만 힘드실 거예요. 항암하고 일주일은 옆에서 돌봐주시는 분이 있어야 할 겁니다."

내 손길이 필요한 아이가 셋이나 되고, 나는 엄마인데 밥도 할 수 없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니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13쪽)

"밥은 할 수 있나요?"라니 정말 실감 나지 않아서 그런 질문을 했을 거다. 그만큼 아이들 밥 챙기는 것도 중요하고 말이다. 가장에 아이들을 키워야 하는 그 심정에 오죽했을까. 게다가 부모님이 걱정하실까 봐 그걸 걱정하고 있는 모습이라니. 울컥했다.

이 책을 읽고 싶으면서도 읽기를 미루게 된 것은 자꾸 울컥하는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의연하게 대처하는 것보다도, '하필 내가 왜 이런 병에?'라는 생각으로 분노와 좌절을 하기에 앞서서, 나 또한 사실은 먼저 현실 걱정이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울컥한 마음 삼키고서 이 책 『씩씩한 항암녀의 속엣말』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경미. 성우, DJ, 리포터, MC.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방송을 한다. (책날개 발췌)

치열하게 살고 싶지 않았다. 좀 편하게 살고 싶었다. 그냥 남들만큼만 보통으로 살고 싶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틀렸다. 보통처럼 살기 위해서는 보통 이상으로 치열해야 함을 뒤늦게 알았다. 이 책은 독하게 마음먹거나 치열해 본적 없던 내가, 멈췄다 가기를 반복하며 마침표를 찍어낸 결과물이다. 내일이라는 희망으로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일 수도 있겠다. (4쪽)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1장 '치유'에는 뭣이 중헌디, 쓰담쓰담, 느리게 걷자, 내가 니 편이 돼줄게,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이, 2장 '상처'에는 자존감이 뭐예요? 사랑보다 깊은 상처, 그 입술을 막아 본다 등이, 3장 '인정'에는 소박했던 그리고 행복했던, 난 얘기하고 넌 웃어주고 등이, 4장 '대화'에는 대화가 필요해, 할 말을 하지 못했죠, 조율, 잔소리 등이, 5장 '공감'에는 한 사람을 위한 마음, 라디오를 켜 봐요, 휴식 같은 친구 등이, 6장 '성장'에는 걸음이 느린 아이, 넌 할 수 있어, 꿈꾸지 않으면, 용기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처음에는 투병 이야기만 무겁게 있는 줄 알고 펼쳐들기를 주저했는데 그런 것만은 아니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부딪치는 상처와 치유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읽으면서 저자의 생활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그 상황에서 받은 상처와 이겨내는 마음가짐까지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프게 마련이다. 그래서 환자들의 마음은 바람 앞에 촛불 같다. 시한부 판정을 받고도 스스로에게 기름을 부어가며 치료의 의지를 활활 불태우는 환자들도 간혹 있지만, 환자라는 사실만으로 덩달아 마음이 약해지고 아픈 것이 십중팔구이다. 흔들리는 촛불을 지키는 방법은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의료진은 아픈 환자를 대할 때 그날이 그날 같은 그저 그런 환자가 아닌, 저마다의 아픔을 가진 인격체로 봐줘야 하고, 환자 역시 의료진들을 대하는 마음이 고마움이어야 할 것이다.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환자와 의료인이 서로를 대할 때, 슬기로운 병원 생활이 가능해질 거란 기대를 해본다. (209쪽)



그 모든 게 회복되고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이런 소소한 일상조차 간절히 꿈꾸었던 때가 있었으니 나는 지금 더 바랄 것이 없다고 해야 하는 걸까. 잃었던 일상을 찾고 내 자리로 돌아왔을 때 오히려 선명히 꿈꾸는 방법을 알게 됐다고 하면 어떻게 들릴까. (250쪽)

얼마나 좋았을까. 얼마나 다행이었을까. 아마 이전의 생활과는 다른 마음가짐이 되었을 것이다. 저자는 일상을 찾아가면서 욕심 낸 것이 '재미'와 '즐거움'이라고 한다. 해보고 싶은 것을 하고, 가보고 싶은 길을 가자고 손을 내미는데 그 손을 잡고 싶어진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씩씩한 항암녀'라는 말이 다시 눈에 들어온다. 저자가 말하는 것을 업으로 해서 그런지,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글에 집중해서 읽어나가게 되었다. 일상에 한줄기 희망을 씩씩하게 건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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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의견 - 싸우지 않고, 도망치지 않고, 만족스럽게 대화하기 위한 9가지 원칙
이언 레슬리 지음, 엄윤미 옮김 / 어크로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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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말콤 글래드웰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이언 레슬리의 신작 《다른 의견》이다. 다른 의견은 듣기 싫은 부분도 있지만 말하기도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때로는 논쟁이 싫어서 말하지 않고 꾹 참기도 한다. 의견이 다르면 말을 해도 께름칙하고 말을 안 해도 답답하기만 하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말한다. 생산적으로 의견 대립을 풀어가는 일은 어렵다고 말이다. 하지만 교착상태와 악다구니에 빠지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으로 의견 대립을 풀어가는 법을 배울 수 있다면, 이는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서 이 책 《다른 의견》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이언 레슬리. 런던과 뉴욕에서 세계적인 브랜드들의 광고를 책임지는 기획자로 커리어를 시작해, 지금은 비즈니스 리더를 대상으로 조직문화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조언하는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큐어리스》, 《타고난 거짓말쟁이들》이 있다. 앞선 두 권의 책에서 인간의 행동과 심리에 관한 뛰어난 통찰력을 선보였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다른 사람과 대화하기'를 시작으로, 1부 '다른 의견을 말하고 들어야 하는 이유', 2부 '생산적 의견 대립을 위한 원칙', 3부 '자리를 떠나지 말 것'으로 이어진다. 주, 참고문헌으로 마무리된다. 총 17챕터로 구성되는데, 극단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세상, 조용한 것은 가짜 평화이다, 혼자서는 깨달을 수 없는 것들, 격렬한 논쟁이 영감의 원천이라면, 받은 만큼 되돌려주고 싶어 하는 본능, 진정하라는 말이 분노를 부추긴다, 퇴로 없는 논쟁에서는 아무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 자신을 연구하는 인류학자가 되어보기, 상대의 방어 태세를 무너뜨리는 호기심이라는 무기, 언제 어떻게 실수를 인정할 것인가, 뻔한 질문은 나쁜 질문이다, 규칙은 잘 보이게 모두가 알 수 있게, 가장 무서운 적은 자기자신일 수도 있다, 모든 원칙 위에 황금률이 있다, 끝나지 않는 무한 게임, 생산적인 대화를 위한 핵심 원칙-요약, 더 나은 대화를 위한 생각 도구 등의 내용을 볼 수 있다.

극단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세상, 조용한 것은 가짜 평화이다, 진정하라는 말이 분노를 부추긴다 같은 소제목도 시선을 끌었다. 충분히 공감하기도 하고, 특히 진정하라는 말이 분노를 부추긴다의 경우는 의견 대립을 잘 풀어가려면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조종하려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다.



인터넷이 대중화된 첫 10년 동안은, 사람들이 의사소통을 많이 할수록 더 친절해지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며 공공의 담론도 더욱 건강해질 것이라는 이론이 인기를 얻었지만, 2020년대에 접어든 지금, 이러한 비전은 지극히 순진해 보인다며 이 책은 시작된다. 하긴 낮이고 밤이고 사람들은 의견이 대립되어 시끌벅적하다. 실리콘밸리의 창업자 폴 그레이엄은 인터넷은 태생적으로 의견 충돌을 만들어내는 매체라고 지적했다(23쪽)고 한다. 그러고 보니 늘 팽팽한 의견 대립으로 시끌시끌한 것은 사람들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원래 인터넷 공간이 태생적으로 그렇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면 복잡할 것도 없겠다. 이 책은 이렇게 읽으면서 생각에 잠기도록 하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다른 의견에 어떻게 대처할지 알려주고 있다. 그러고 보면 상대방을 바꾸기보다는 상대방을 바라보는 내 태도를 바꾸는 것이 수월하다고 볼 수 있겠다. 풍부한 사례를 통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사실 이 책의 16, 17챕터에 핵심적으로 요약이 되어 있으니 참고해 보아도 좋겠다. 저자가 인질 협상가, 외교관, 이혼 중재자, 중독 상담사 같은 최고의 의사소통 전문가들로부터 얻은 생생한 사례와 여러 학자의 연구 결과를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이니 몰입도가 뛰어날 것이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평화와 행복만을 누릴 수는 없는 일이니, 어떻게 의견 대립을 잘 극복해 내느냐가 관건이다. 이 책은 거기에 실용적인 지혜와 통찰을 전달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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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폰스 무하, 유혹하는 예술가 - 시대를 앞선 발상으로 아르누보 예술을 이끈 선구자의 생애와 작품
로잘린드 오르미스턴 지음, 김경애 옮김 / 씨네21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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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압도되었다. '꺄아~ 우와! 어머나~ 와우' 좀 시끄럽다. 사실 이건 속으로만 외치는 소리다. 겉으로는 아무도 모르게 "앗, 알폰스 무하 책이 왔네."라고 말하며 우아하게 집어 들었다. 한 손으로 우아하게 집어 들려다가 좀 무거워서 휘청거리기는 했다. 그래도 괜히 그래보았다. 아르누보 분위기에 맞게 그러고 싶어서 그랬다.

사실 예전에 아르누보의 거장 알폰스 무하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그냥 평범한 크기의 책이었다. 그 정도 크기의 책이어도 지금까지 몰라봤던 알폰스 무하의 작품 세계를 알기에 감격이었는데, 이번에 이 책을 보니 정말 쓰러질 지경이다. 알폰스 무하의 작품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비주얼이다. 아니, '이건 꼭 가져야 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 책 『알폰스 무하, 유혹하는 예술가』를 읽으며 알폰스 무하의 생애와 작품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로잘린드 오르미스턴. 런던 킹스턴 대학교에서 미술사와 디자인, 건축을 가르치고 있다. 학술지뿐만 아니라 대중 출판에도 힘쓰고 있으며 현재는 19세기 중후반의 컴브리아 건축 실무를 연구하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빈센트 반 고흐, 에드워드 호퍼, 파블로 피카소 등 세계적으로 저명한 화가들에 대한 책을 다수 썼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시대를 앞선 발상으로 아르누보 예술을 이끈 선구자인 알폰스 무하의 생애와 작품을 담고 있다. 이 책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 알폰스 무하의 삶과 작품을 탐구하고 소개한다. 첫 번째 장 '무하의 삶과 작품'에서는 무하가 태어난 1860년 체코 서부 보헤미아의 이반치체라는 아주 작은 마을에서부터 1939년 무하가 숨을 거둔 프라하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두 번째 장 '무하 스타일'에서는 무하의 전성기였으며, 무하 스타일로 불리는 혁신적 그래픽디자인 작품들이 탄생했던 1893년부터 1903년 사이의 걸작을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추가 관련 도서 목록, 그림 저작권 정보, 찾아보기 등의 정보도 제공된다.

알폰스 무하의 이름이 생소하더라도 이 책을 통해 알아가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알폰스 무하를 접하는 첫 책이어도 좋겠다. 오히려 그에 대해 알아가면서 그의 작품도 특별한 도판으로 접할 수 있으니 더 멋진 일이라고 생각하면 될까. 이 책의 '들어가며'를 보면서 알폰스 무하라는 예술가에 대해 처음부터 하나씩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체코 출신 화가 알폰스 무하(1860~1939)의 이름은 '무하 스타일'과 동의어라고 할 수 있다. 무하는 19세기 말 파리에서 활동하면서 무하 스타일이라고 불리게 된 장식예술로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었다. 알폰스 무하는 오늘날 순수미술과 상업주의를 연결하는 다리를 만든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무하는 양쪽을 자유로이 오가며 담배 광고 포스터의 삽화뿐만 아니라 체코 미술 역사에 지대한 업적을 남긴 역사화 연작 <슬라브 서사시>를 창작하기도 했다. 무하의 삶을 들여다보면 세기말 파리의 상황에 대해 완벽히 탐구하고 이해할 수 있다. (6쪽, 들어가며 중에서)




알폰스 무하의 삶과 작품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선택하면 되겠다. 알폰스 무하가 태어났을 때부터 시작하여, 되도록 핵심적이고 많은 정보를 담으려고 애쓴 흔적이 보이는 책이니 말이다.

혹시 그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하더라도 그림만 넘겨보아도 충분히 그 가치가 있는 책이다. 그림을 보다 보면 이 그림들을 그린 예술가가 궁금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그때부터 글을 읽기 시작해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어디를 펼쳐들어 보아도 알폰스 무하의 작품을 만날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작품이 풍성하게 담겨 있는 책이다. 예술가이든 예술가가 아니든, 알폰스 무하의 작품을 눈으로 실컷 담아볼 수 있겠다. 소장 욕구가 생기는 책이다. 그의 그림 스타일은 남녀노소 누구나 다 관심을 가지고 볼 수 있을 것이고, 특히 이 책을 통해 알폰스 무하라는 예술가의 삶을 엿볼 수 있어서 의미 있을 것이다. 그가 삶에서 작품을 만들어낸 치열한 흔적이 이 책에 다 담겨있으니, 알폰스 무하라는 예술가를 이 책을 통해 만나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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