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팩트체크 - 가짜뉴스 면역력을 키우는
정재철 지음 / 무블출판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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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말 가짜뉴스 때문에 뉴스 자체를 보기가 싫어진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내가 접하는 뉴스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선거철 단골손님 가짜뉴스에 긴장하라!' 그리고 강조한다. 분명한 가짜에도 속는 이유는 팩트체크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그러고 보니 나의 기분에 따라 의심을 많이 하기도 하고 믿기도 하지만, 제대로 된 팩트체크 방법을 잘 모르고 있긴 하다. 책을 읽어서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슬기로운 팩트체크』를 읽으며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능력을 배워보기로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정재철. 대학에서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저널리즘 전공 박사과정에 있다. 내일신문에 입사해 현재는 외교통일팀에 있고, SNU팩트체크센터 자문위원, 팩트체크넷 운영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자타공인 팩트체크 전도사다. (책날개 발췌)

일상생활에서의 '정보 위생'에서 출발해, 가짜뉴스에 대한 면역력을 키울 수 있는 백신 그리고 가짜뉴스를 이겨낼 치료제까지 다양한 고민을 담았습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짜뉴스에 견딜 수 있는 항체가 생겨 디지털 면역력을 높일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7쪽)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된다. 1장 '가짜뉴스, 그것이 알고 싶다', 2장 '가짜뉴스는 왜 위험할까', 3장 '사람들은 왜 가짜뉴스에 속을까', 4장 '가짜뉴스를 골라내는 노하우', 5장 '확실한 팩트체크를 위한 고급 기술', 6장 '미디어 리터러시와 디지털 면역력', 7장 '팩트체크란 무엇인가'로 나뉜다.

가짜뉴스에 대해 이야기하며 저자는 학창시절에 배웠던 설화, 백제 무왕의 이야기를 다룬 서동요를 떠올린다. 요즘으로 치면 거짓 정보로 가득한 유언비어이자 악의적인 가짜뉴스이며, 법적 처벌까지 받아야 하는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강조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가짜뉴스의 역사는 오래되었는데 그렇다면 왜 최근 몇 년 사이 가짜뉴스가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을지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것은 달라진 미디어 환경 때문이며, 누구나 뉴스를 생산할 수 있고 이를 순식간에 지구 반대편까지 전달할 수 있으니, 피해 사례도 수없이 많으며 더 이상 가짜뉴스를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가짜뉴스'라는 용어에 대해 짚어주는 이야기를 보고서 이제야 알게 되었다. 도널드 트럼프가 2016년 미국 대선에서 가짜뉴스라는 용어를 공공연히 사용했으며, 지금도 걸핏하면 가짜뉴스라는 용어로 언론을 공격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가짜뉴스라는 용어는 사실상 트럼프가 만들었고, 지금도 자신의 정치적 의도를 위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용어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23쪽)고 주장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내외 언론계와 학계에서는 가짜뉴스라는 표현보다는 '허위조작 정보'라는 표현을 권장한다고 한다. 용어부터 정비하고 이 책을 읽어나간다.

가짜뉴스 수법 7계명은 어떤 가짜뉴스에 사람들이 잘 속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소재 선정, 충격적인 거짓말, 작은 진실, 가짜뉴스 생산자는 자신의 이름을 숨겨서 조작 행위를 추적할 수 없게 만든다, 다섯 번째는 가짜뉴스를 전파해줄 '유용한 바보'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가짜뉴스가 진짜뉴스보다 빠르게 전파될 수 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퍼나르고 공유하기 때문인데, '유용한 바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절대 그럴 리 없다'고 자신하는 것은 오만이라는데, 혹시 나도 어느 순간 유용한 바보가 되었나 문득 기분이 씁쓸하다.



독일의 극작가 프리드리히 헤벨은 "한 번의 거짓말로 당신은 그 진실 하나만 잃는 게 아니라 진실 자체를 잃는다"고 말했습니다. 가짜뉴스는 운 나쁜 한두 명만 속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소중한 가족과 친구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고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것입니다. (59쪽)

사실 '쉽게 따라 하는 팩트체크'를 보아도 그나마 쉬운 것이겠지만, 지금껏 그냥 별생각 없이 뉴스를 접해왔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었다. 일반인으로서는 그저 기사를 올리는 사람들이 되도록 팩트체크를 해서 올려주기를 희망할 뿐이다. 하지만 가짜뉴스의 수준이 삶을 파괴하고 사회 근간을 흔드는 부분에 있어서 우리는 그때에도 그저 방임만 할 수 있겠는가, 마음이 복잡해진다.

2020년 코로나19 상황이 심상찮게 진행되자 전 세계 팩트체커들은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연대와 협력을 모색했습니다. 전 세계 70개 나라의 100명의 기자 및 팩트체커들이 힘을 모았고 그 결과 1년 동안 1만 건이 넘는 코로나 허위 정보를 가려냈습니다. 40개가 넘는 서로 다른 언어로 활동했지만 언어의 장벽은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오로지 경쟁과 속보, 단속 등에만 익숙한 국내 언론계의 현실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모습입니다. 깊은 성찰이 필요해 보입니다. (310쪽)

우리나라 분위기는 팩트체크를 꺼리거나 이제 겨우 자성의 목소리가 시작되는 분위기인 듯하다. 이 책을 읽으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가짜뉴스에 대해 다 같이 각성하고 생각해 보아야 할 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짜뉴스 대중 지침서로 즉각 활용될 수 있는 책"이라는 정준희 한양대 교수의 추천사에 동의하며, 가짜뉴스로부터 적어도 '유용한 바보'는 되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으로 이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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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과 서비스 너머, 경험을 매핑하라 - 복잡한 생태계 속, 실패 없이 고객에게 도달하게 해줄 마법 지도
제임스 캘박 지음, 장용원 옮김 / 프리렉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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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하거나 설계하거나 개발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 『제품과 서비스 너머, 경험을 매핑하라』이다. 시장을 통찰하는 비즈니스 다이어그램 개정판이다. 이 책에서는 이야기한다. "우리 제품, 서비스가 많은 사람 곁에서 오래도록 살아가길 바라나요? 그렇다면 지금 경험을 설계해 보세요."라고 말이다.

일부러 자사 고객에게 나쁜 경험을 겪게 하려는 기업은 없습니다. 불편한 제품, 서비스를 만들려고 애쓰는 기획자도, 개발자도 없지요. 그러나 고객 불만족은 항상 벌어지고 맙니다. 근본 원인은 다름 아닌 기업이 추구하는 고객 경험과 고객의 실제 경험 간의 '불일치'입니다. 이를 극복하려면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가 어떤지가 아니라, 관점을 뒤집어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의 삶에서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자리할지를 상상해야 합니다. 사람을 깊이 이해하지 않고서 성공적인 CX나 UX를 설계하고 창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책 뒤표지 중에서)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서 이 책의 제목에 있는 단어 '경험 매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내용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이 책 『제품과 서비스 너머, 경험을 매핑하라』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도표의 보물창고입니다. 특정 니즈에 적합한 것을 찾으려는 경우 이 책을 읽는 것이 올바른 첫 번째 단계입니다. 이 책은 여러분이 전문 용어의 미로에 갇히지 않도록 기본적인 정렬 개념에 집중하게 해 줍니다.

_사디아 알리, EPIC Consulting CX 컨설턴트 겸 여정 매퍼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가치 매핑하기'에는 가치 시각화, 경험 매핑의 기본 원칙, 직원 경험, 전략적 통찰 시각화, 2부 '경험 매핑 프로세스'에는 1단계 착수: 매핑 프로젝트 시작하기, 2단계 조사: 현실로 만들기, 3단계 도해: 시각화하기, 정렬 워크숍: 올바른 해결과제 찾기, 미래 경험 구상: 올바른 솔루션 설계하기, 3부 '주요 도표 유형 살펴보기'에는 서비스 청사진, 고객여정지도, 경험지도, 멘탈 모델 도표, 생태계 지도 등이 수록되어 있다.

"그때부터 저는 탁구공처럼 이리저리 패스 당하기 시작했죠." 내가 컨설팅하고 있던 회사의 요금 청구 절차를 경험한 고객의 말이었다. 이 과정을 조금 더 깊이 파헤쳐 보고 다른 고객의 이야기도 들어 보니 상황이 한층 분명해졌다. 이 회사는 고객들 사이에서 잘못된 청구서를 발송하기로 이름 난 것 같았다. 고객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도 어려울 때가 많아 보였다. 문제가 발생하면 처음에는 당연히 고객상담센터에 전화를 하지만, 상담센터 직원들은 청구서와 관련한 문제를 처리할 권한이 없었다. 그러면 고객은 영업 담당자에게 전화를 거는데, 영업 담당자도 요금 청구서에 관해 권한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객은 이 사람 저 사람 돌아가며 전화를 해야 하는 짜증스러운 상황에 처하고 만다. 하지만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4쪽)

머리말에 나오는 일화다. 이 글을 읽다 보면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여기저기 전화를 돌려야 했던 경험이 떠오를 것이다. 생각해 보니 나도 몇 가지 떠오른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는 것이지만 확실한 담당이 어디인지 몰라서 고민되는 경우도 있었고, 한번 연락해서 고쳐지지 않아서 몇 번이고 전화를 했던 적이 있었다. 생각해 보니 하나둘 속속들이 생각나서 슬쩍 화가 난다.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내 시간과 통화요금과 노력을 들여 불쾌한 경험을 해야 한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 문제를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아도 마찬가지다. 고객에게 일부러 나쁜 경험을 겪게 만들려는 회사는 없는 것이니, 제품과 서비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하고 설계하고 개발하는 일과 관련된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고 제품과 서비스의 생태계를 전체적인 시각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매핑에 대해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준다. 복잡한 비즈니스 세계를 시각화하는 매핑에 대해 이 책에서 한눈에 바라볼 수 있도록 짚어주니 도움이 될 것이다. 경험매핑과 정렬도표는 문제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어서 그동안 못 보던 문제와 솔루션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설계자와 제품 관리자, 브랜드 관리자, 마케팅 전문가, 전략가, 기업가, 사업주 등 해당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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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이후의 삶 - 지속가능한 삶과 환경을 위한 '대안적 소비'에 관하여
케이트 소퍼 지음, 안종희 옮김 / 한문화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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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속가능한 삶과 환경을 위한 '대안적 소비'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책 『성장 이후의 삶』이다. 불안한 즐거움, 불가능한 만족, 끝없는 노동을 부르는 소비의 고리를 끊고 이제, '다른 즐거움'을 사라는 것이다. 하긴 우리는 더 큰 소비가 더 큰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데도, 항상 무언가 부족한 것 같고 더 있어야 행복할 것 같은 착각을 하며 살아가긴 한다. 그래서 이 책에 관심이 갔다.

이 책의 저자 케이트 소퍼는 소비 수준과 삶의 질을 연결 짓는 행복의 낡은 개념에서 벗어나, 더 적게 소비하고 더 풍성하게 누리는 '대안적 쾌락주의'를 제안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성장 이후의 삶》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케이트 소퍼. 런던 메트로폴리탄 대학교 철학과 명예 교수. 환경철학, 욕구 이론과 소비에 관해 폭넓은 사유와 독창성으로 다양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글들을 써왔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의 주요 관심사는 풍요 사회의 소비 형태와 그 변화 가능성, 그리고 그러한 변화가 더 평등하고 지속 가능한 세계 질서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영향력이다. (6쪽)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된다. 여는 글로 시작하여, 1장 '생각을 전환하라', 2장 '왜, 지금 '대안적 쾌락주의'인가?', 3장 '끝없는 소비의 불안한 즐거움', 4장 '노동의 종말, 그 이후', 5장 '대안적 쾌락주의의 상상력, '다른 즐거움'', 6장 ''번영'이란 무엇인가?', 7장 '녹색 르네상스를 향하여'로 이어지며, 감사의 글, 주, 찾아보기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런 책은 마음이 불편할 각오를 하고 읽어야 한다. 인간으로서 무언가 하면서 살아가는 것 자체가 환경파괴에 일조하는 것이니 말이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지나치게 노동 중심적이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시간에 쫓기고 물질에 매인 오늘날의 풍요가 행복을 더해준다는 전제에 대해 우리는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7쪽)라고 말이다.

이 책의 주요 목적은 소비주의 이후(궁극적으로는 성장 이후)의 생활방식이 제공할 수 있는 즐거움을 특별히 강조함으로써 그런 생활 방식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환경적, 윤리적 근거를 강화하는 것이다. (10쪽, 여는 글 중에서)



때로는 어떤 문제에 대해, 살면서 미처 생각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누군가가 문제 제기를 하고 조목조목 짚어줄 때 그제야 함께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보기도 한다. 이 책이 그런 역할을 한다. 지금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우리의 현실을 하나씩 짚어보도록 도움을 준다.

소비주의적 사회는 우리가 과도하게 오랜 시간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상품과 상품화된 경험을 구매하려는 태도에 의존한다. 이런 상품 구매는 과도한 노동과 생산 때문에 빼앗긴, 더 다양하고 풍성하며 오래 지속되는 만족을 대체한다. (76쪽)



"생태 위기와 관련해 '너무 뜨거워서' 다루기 곤란한 분야가 '소비'이다. 케이트 소퍼는 이 주제를 선택해 특유의 치밀함으로 고찰한 다음, 더 적게 소비할수록 삶은 더 풍성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소비가 곧 즐거움이라는 착각을 조용히 깨면서 우리가 상품에서 벗어나면 어떻게 충동과 욕구에서 자유로워지는지 보여준다. 누구는 과학기술을 숭배하며 우리가 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지만, 어떤 이는 한계와 즐거움에 주목하며 케이트 소퍼를 읽는다.

_안드레아스 말름, 《이 폭풍의 진로》 저자

이 책은 지속가능한 삶과 환경을 위한 '대안적 소비'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책이다. 어쩌면 우리는 심각한 문제 앞에서 무감각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문제를 제기하면 문제 자체를 인식하기는 하더라도 외면하고 싶고, 다른 중차대한 문제 앞에서 뒤로 미뤄두게 마련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알겠다. 지금이야말로 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특히 삶의 태도와 소비 방식에 대해 별다른 고민이 없었다면 더더욱 이 책의 경고를 흘려듣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이 때가 때이니만큼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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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위로 - 빛을 향한 건축 순례
김종진 지음 / 효형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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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만 얼핏 보았을 때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저자가 건축가라는 사실을 알고 났을 때에도 그냥 건축물에 대한 탐방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책이 있지 않은가. 제목과 개요 정도만 보았을 때와 책을 직접 펼쳐들어 읽어보았을 때 느낌이 다른 것 말이다. 읽지 않았으면 아쉬울 뻔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들이 있는데 이 책이 그랬다.

그동안 내가 건축을 바라보던 시선이 단지 건축물이라는 좁은 의미였다면, 그 범위를 넓혀 내 안의 세계와 우주까지 시선을 뻗어나가게 해주는 것이다. 빛과 어둠까지 이어지다가 결국은 빛과 어둠 너머의 세계까지 넌지시 짚어볼 수 있도록 나만의 순례를 도와주는 느낌이 든다. 빛을 향한 건축순례 『그림자의 위로』에 대해 이야기해 보아야겠다.



이 책의 저자는 김종진. 2004년부터 건국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공간 설계와 공간 예술을 가르치며 이론 연구와 디자인 실무를 병행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책에는 사례 작품에 대한 소개도 있지만, 방문하고 머물면서 느꼈던 감정과 경험, 그리고 마주쳤던 풍경과 사람들이 색색의 실로 짜인 퀼트처럼 콜라주되어 있다. 답사를 이어 가며 어디론가 계속 들어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처음에는 건축 작품 속에 담긴 빛과 어둠을 오감으로 체험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답사를 진행할수록 눈앞의 현상을 넘어 어딘가로 들어가고 있었다. 이 책은 빛을 향한 여정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곳을 향한 여정의 기록이기도 하다. (9쪽)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된다. 1장 '침묵의 빛: 르 토로네 수도원', 2장 '예술의 빛: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 3장 '치유의 빛: 테르메 발스 온천장', 4장 '생명의 빛: 길라르디 주택', 5장 '지혜의 빛: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 도서관', 6장 '기억의 빛: 911 메모리얼', 7장 '구원의 빛: 마멜리스 수도원', 8장 '안식의 빛: 우드랜드 공원묘지'로 나뉜다.

이 책에서 '빛을 향한 건축 순례'라는 글을 보고 나서야 나는 깨달았다. 우리는 빛과 어둠의 변화에 의해서 항상 같은 장소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늘 다른 곳에 있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을 말이다. 책 속의 사진도 어느 건물만 찍은 것이 아니라 그곳의 빛을 찍고, 그림자를 담아냈으니, 일단 그 부분을 볼 수 있는 눈을 나에게 건네준 듯해서 경이로운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나 또한 빛을 향해 순례를 시작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빛이 공간을 조각한다. 사실 이 말은 토로네 수도원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빛은 공간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이게 하는 탁월한 수단이다. 사람과 공간을 어떤 빛으로 어떻게 비추는가는 그 사람과 그 공간을 어떤 세계로 표현하고 싶은가의 문제다. 토로네 예배당에서의 빛은 백색 건축에 어울리는, 쨍쨍하게 내리쬐는 직사광선이 아니다. 좁은 돌 틈으로 들어오는 희미하고 은은한 빛이다. 그 속에는 사람을 고요한 사색으로 이끄는 힘이 있다. (31~32쪽)





문득 다시 이 책의 표지를 보았다. 제목을 다시금 음미해 본다. '그림자의 위로'. 건축 순례를 빛을 향한 순례라고 한 번 시각을 틀어주고, 거기에 더해 제목에서는 아예 그림자를 부각시키면서 한번 더 꺾어주니, 그것만으로 나에게 새로운 눈을 제공해 주는 느낌이다. 그동안 못 보았던 무언가를 바라볼 수 있도록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다.

언젠가부터 빛과 어둠의 공간에서 느끼는 감성 체험이 단순한 개인의 경험을 넘어 보편성을 가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빛은 나와 세계를 통합하는 근원이었다. (7쪽)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독자로서도 그 보편성에 편승하여 이 책의 장소들에서 빛과 어둠을 경험하듯 읽어나가게 되고, 그러면서도 나만의 공간에 대한 감정을 끌어올리면서 풍성하게 이 책을 음미할 수 있었다.

헛간의 문을 열었을 때, 나는 내면의 문을 연 것이다. (327쪽)

이 책을 읽고 나면 이 말의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올 것이다. 공간과 건축을 달리 보도록 내 생각의 틀을 깨주는 책이니, 이 느낌을 함께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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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책세상 세계문학 1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정회성 옮김 / 책세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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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는 영화로 먼저 접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나온 동명의 영화를 본 후 책을 한 번 읽겠다고 결심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에 다른 출판사 버전으로 책도 읽었는데, 지금은 영화를 보았던 것도 책을 읽었던 것도 가물가물하다. 책을 아직 안 본 줄로만 착각한 것이다. 하긴, 책을 다시 읽을 때에는 이런 때가 좋다. 너무 쌩쌩하게 기억날 때에 다시 보면 재미가 반감하니, '이 책을 읽었던가?'하고 아리송할 때가 제격이다.

피츠제럴드의 소설은 《위대한 개츠비》처럼 지금 읽어도 조금도 감각이 낡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번 번역은 요즘 나온 젊은 작가의 신작 소설이라고 해도 믿길 정도다. 그의 소설들은 대체로 깔끔하고 산뜻하고, 가끔은 경박스러울 정도로 밝고 가볍다. (298쪽)

이번에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궁금해서 이 책 《위대한 개츠비》를 읽어보게 되었다.

《위대한 개츠비》는 제1차 세계대전 직후 물질만능주의와 퇴폐주의 속에 '아메리칸 드림'이 훼손되어가던 192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금주법이 시행되고 재즈가 유행하던 당시 미국은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루었다. 전쟁 특수로 기업은 막대한 수익을 올렸고 주가는 연일 급등했으며 개인의 수입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런 경제적 붐은 1929년 월스트리트의 주식시장이 붕괴되고 대공황이 찾아오면서 막을 내렸지만 사람들, 특히 부유층들은 서로 경쟁하듯 환락과 쾌락을 좇으며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했다. 그런 가운데 도덕적 혹은 윤리적 타락과 부패가 만연했는데, 《위대한 개츠비》는 바로 그 같은 미국 사회의 치부를 드러낸 소설이다. (279쪽)

이 책의 저자는 F. 스콧 피츠제럴드. 1896년 9월 24일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태어났다. 프린스턴대학교 재학 중 육군 소위로 임관되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군인 시절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해, 제대 후 '잃어버린 세대'의 감수성을 그린 첫 번째 장편소설 《낙원의 이쪽》(1920)을 발표해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 뒤 1925년에 발표한 《위대한 개츠비》는 피츠제럴드를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자 20세기 미국 소설을 대표하는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책 속에서)




내가 지금보다 나이도 어리고 마음도 여리던 시절, 아버지는 내게 한 가지 충고를 했다. 나는 아직도 그 충고를 마음속 깊이 되새기고 있다.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을 때면 이 점을 꼭 명심하도록 해라. 이 세상 사람이 다 너처럼 좋은 환경에 놓여 있지 않다는 걸 말이다." (13쪽)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보통 처음 나오는 말은 소설 전체에서 메시지를 던져준다. 그리고 이 책은 마지막에 독후감이 실려있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 그 글을 보면 그 의미를 좀 더 폭넓게 파악해볼 수 있다. 그러니까 백민석 소설가에 의하면 이 말은 이 소설이 얼마나 '어른스러운' 관점에서 쓰였는지를 잘 드러내 보여준다는 것이다. 즉, 《위대한 개츠비》는 가장 젊은 목소리로 말해지는 가혹한 어른들의 삶이자 세계의 이야기(297쪽)라는 것이다.

데이지의 먼 친척인 닉의 시선으로 소설 속 이야기는 전개되고 있다. 인간이라면 어느 순간, 물질에 대한 갈망이 정점에 가닿는 때가 있을 것이다. 물질을 채운다고 공허한 마음까지 채워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열등감이 드러나는 느낌이랄까. 이 소설을 읽으며 파티가 화려하게 묘사될수록 무언가 허망한 느낌이 커져만 간다.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삶의 허황한 표정들이 흘러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걸 소설이라는 매개를 통해 현실 속에서 바라보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나간다. 마음의 무언가를 끄집어내어 펼쳐 보여주는 힘이 있는 소설이다.

이번에는 이 소설을 읽으니 인간 개츠비

의 일생이 보인다. 제목처럼 '위대하다'라고 이야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고, 그렇다고 안쓰럽거나 처량하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무어라고 규정할 수 없는 한 사람의 일생 말이다. 사람의 심리와 인생에 대해 문득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가슴 한 켠이 뻥 뚫린 듯 공허해진다.

고전은 그렇다. 어느 순간에는 '이게 왜 유명하지?' 의아할 때가 있고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괜히 명성만 높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건 그 작품과 내가 적절한 때에 만나지 않아서 그렇다. 어찌 보면, 지금이어서 이 책이 나의 눈에 더 들어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작품 해설에 있는 스콧 피츠제럴드의 생애까지 겹쳐지며 메시지를 던져주는 소설이어서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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