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을 선택했어요
애뽈(주소진)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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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래, 그림에세이'라며 무덤덤하게 집어 들었다가, 일단 펼쳐들면 눈이 동그랗게 번쩍 뜨인다.

'우와, 그림 넘 예쁘고 사랑스러워!'

감탄이 절로 나오는 책이다.

그래서 다시 한번 보고,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 그림에 이내 반한다.

알고 보니 '그라폴리오 누적 공감수 1000만! 30만 팔로워가 사랑한 작품들!'이다.

선물하기 좋은 책, 그림에세이 베스트셀러 《나는 행복을 선택했어요》이다.



이 책의 저자는 애뽈 주소진. 어릴 적부터 좋아한 작은 들꽃과 맑은 하늘, 상상 속의 이야기를 그리는 걸 즐긴다. '애뽈의 숲소녀 일기'라는 주제로 《너의 숲이 되어줄게》,《숲을 닮은 너에게》를 출간했고, 독자들의 성원으로 만든 컬러링북과 엽서북으로 에세이, 예술 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큰 사랑을 받았다. (책속에서)

이 책은 숲속 소녀의 사계절을 담은 책이지만, 저의 몇 년간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근래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이,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다는 것, 내가 발견하기만을 조용히 곁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가까이 있는 행복한 순간을 찾으며 숲과 계절, 순간의 감정과 생각들을 솔직하게 담았습니다.

이 책을 펼쳐 잠시 우리에게 바짝 다가온 계절을 느껴보세요. 어제와 살짝 다른 바람 냄새, 공기의 느낌, 조금 더 키가 자란 꽃나무… 저와 당신이 같은 생각을 하며 작은 미소를 지을 수 있다면, 그린 이로서 더한 행복은 없을 거예요.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은 총 4 챕터로 구성된다. 챕터 1 '고마운 봄의 소식', 챕터 2 '숲으로 향하는 여름', 챕터 3 '가을 한 아름', 챕터 4 '겨울이 그린 그림'으로 나뉜다. 행복한 기분을 만드는 법, 네가 있어 다행이야, 책 산책, 햇볕 아래, 기댈 수 있는 사람, 가장 행복한 순간, 떠오르는 기분, 새들은 어디로 갈까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이 책을 펼쳐들면 소중한 순간들이 떠오를 것이다. 대단한 무언가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소소한 순간들이 모두 기적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한 기분을 만드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볕이 잘 드는 창가에서 마시는 향이 좋은 차 한 잔, 마음을 울리는 책의 글귀, 절로 드는 기분 좋은 생각들 모두가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읽다 보니 일상의 순간들이 행복이었다는 것을 인식한다.

따뜻한 그림과 함께 짚어주니 더욱 가슴속에 스며든다.



어쩜 이렇게 사랑스럽게 그림으로 표현해냈는지, 한참 바라보며 미소 짓게 만든다.

숲소녀와 함께 하는 사계절이 행복으로 번진다.

생생하게 그려낸 행복 이야기다. 어쩌면 우리가 잊고 있던 우리의 일상일지도 모르겠다. 그것을 떠올리게 해주니 고맙고 반갑다.



점심 미술 시간

기다란 바나나 입과 완두콩 깍지로 만든 코,

꼬불꼬불한 시금치 머리카락에

반짝 빛나는 방울토마토 눈.

흰 접시를 도화지 삼아

기분 좋은 얼굴을 그려요.

손만 뻗으면 우리는 늘 웃는 얼굴을

만들 수 있어요. 지금 당신 앞에 놓인 걸로도요.

충분히.

(58쪽)

숲소녀의 제안에 나도 웃으면서 따라하고 싶어진다. 작은 이야기도 귀 기울여 듣게 되고 실행에 옮기고 싶어진다.

무슨 일이든 행복으로 만드는 힘이 있는 소녀다.



매 순간순간 별것 아닌 것으로도 행복 가득한 순간을 만들어 내는 소녀다.

이 책을 읽는 순간, 나도 그 행복바이러스를 전달받는다.

특별한 동화 같은 그림과 이야기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당신에게 주고 싶은 평온한 시간

당신에게 주고 싶은 오늘의 행복 (책 뒤표지 중에서)

행복을 듬뿍 나누어주는 책이다.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해도 좋겠다. 함께 행복한 하루하루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이렇게나 눈부신 하루입니다(171쪽)'

펼쳐들면 숲소녀의 모습을 따라서 행복을 누리게 되는 그림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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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랜더 1
다이애나 개벌돈 지음, 심연희 옮김 / 오렌지디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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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워서 시선을 뗄 수 없으니, 혹시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라면 1,2권 다 이어서 볼 수 있도록 준비해두는 편이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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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랜더 1
다이애나 개벌돈 지음, 심연희 옮김 / 오렌지디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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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넷플릭스 드라마 원작 소설이라는 점이었고, 두 번째는 전 세계 5천만 부 판매 베스트셀러라는 점에서였다.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그래서 소설을 읽어보고 흥미가 생기면 내친김에 드라마까지 찾아보고자 했다.

하지만 제법 두꺼운 책 앞에서 한참을 머뭇거렸다.

그러다가 출판사의 카드뉴스를 보았다. 그리고 나는 외쳤다. "이건 읽어야 해!"

"저는 제 책을 두고 한 내기에서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어요."

_『아웃랜더』 시리즈 작가 다이애나 개벌돈

내가 쓴 책을 쌓아 놓고 가게 밖에 앉아 있으면, 사람들이 "이건 무슨 책인가요?"라고 묻는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책 한 권을 들고 아무 데나 펼쳐 보세요. 그리고 세 장만 읽어보세요. 만약 책을 도로 덮으시면 제가 1달러를 드릴게요."

그리고 나는 단 한 번도 돈을 잃은 적이 없다.

1991년 출간된 후,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아웃랜더』 시리즈를 쓴 작가 다이애나 개벌돈은 누구든 자신의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 다시 내려놓을 수 없을 거라 자신한다. 주인공 클레어가 2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겪는 놀라운 이야기는 엄청난 흡입력으로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아웃랜더 신드롬'을 일으킨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 역시 "시간여행물을 즐겨 보지 않는데도 <아웃랜더>에 푹 빠졌다. 모든 시즌을 다 봤다"며 감상을 말하기도 했다. (출처: A24 필름 인터뷰)

(출판사의 책 소개 카드 뉴스 중에서)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궁금해서 이 책 『아웃랜더』 1권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다이애나 개벌돈.

1991년 첫 장편소설 『아웃랜더』를 발표한 후 이듬해 미국 최고의 로맨스 작가에세 수여되는 리타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후 『호박 속의 잠자리』 『여행자』 『가을의 북』 등으로 이어지는 아웃랜더 시리즈를 집필했으며, 2006년 『눈과 재의 숨결』로 퀼어워드를, 『뼛속의 메아리』와 『내 심장의 피로 쓴』으로 각각 2009년, 2014년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 베스트 로맨스상을 수상했다. SF와 판타지, 역사와 로맨스를 아우르는 소설은 전 세계 5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181개국에서 38개의 언어로 번역·출간되었다. 소설은 동명의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시리즈는 2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책은 제1권이다. 1권은 3부로 나뉘는데, 1부 '1945년 인버네스', 2부 '리오흐성', 3부 '길에서'로 나뉜다.

실종된 이들은 언젠가 발견될 때가 많다. 살아 있지 않다면, 죽은 채라도.

결국, 사라진 데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니까.

대개는 말이다. (책 속에서)



1945년, 영국 육군 간호사였던 클레어는 종전 후 남편 프랭크와 함께 6년 만의 신혼여행을 떠난다. 어느 저녁, 혼자서 선돌을 구경하던 클레어는 엄청난 굉음과 함께 시공간을 통과한다. 그곳은 신혼여행지와 똑같은 장소인 스코틀랜드였다. 다만 시간이 200여 년 전이었을 뿐.

낯선 곳에 떨어진 클레어는 끊임없이 위기에 처한다. 플애크의 6대 선조이자 잉글랜드군 대위인 조너선 랜들은 클레어의 정체를 밝히려 하고, 스코틀랜드의 매켄지 씨족 역시 그녀를 잉글랜드 첩자로 의심한다. 클레어는 자신을 옭아매는 위협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현대로 돌아가려 애쓰지만, 상황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데……. (책 뒤표지 중에서)

시간여행물을 즐겨 본다. 현실에서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호기심을 자극해준다. 작가들의 풍부한 상상력을 극대화시켜서 신나는 모험을 떠나게 해주니 책을 읽으며 나 또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이다.

이왕 보는 소설, 있을 법한 이야기이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 보는 것도 재미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감으로 설레면서 읽어나갔다.

이 책에서는 자그마치 200년의 시공을 초월하는 상황이어서 긴장감 넘치고 호기심을 자아냈다.

과연 클레어는 현실로 돌아올 수 있을지 그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계속 읽어나가게 된다.



역사가 페이지마다 살아 숨 쉬는 것 같다.

_『뉴욕 데일리 뉴스』

이 책은 환상적인 모험과 로맨스에 더해 스코틀랜드의 역사도 담고 있어서 역사소설을 읽는 묘미도 선사한다. 그러니 단순 타임슬립물에 더해 역사적 흥미도 겸하고 있는 소설인 것이다.

이 책은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은 도서 TOP 10에 속한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선호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또한 이 작품은 1991년 작품이다. 그 당시에 정말 파격적이었으리라 생각된다. 생각해보니 드라마나 영화에서 타임슬립물이 봇물 터지듯이 나온 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듯한데, 1991년 작품이라면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이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을 것이다.

로맨스에 더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니 흥미로워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혹시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라면 1,2권 다 이어서 볼 수 있도록 준비해두는 편이 낫겠다.

넷플릭스 드라마 <아웃랜더>의 원작이라고 하니, 드라마로도 꼭 접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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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4
허먼 멜빌 지음, 레이먼드 비숍 그림,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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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우영우가 읽은 소설로 주목받고 있다. 고래 덕후 우영우가 읽은 소설이라고 한다.

"허먼 멜빌의 소설 OOO 읽어보셨습니까? 그 소설에 나오는 고래가 바로 향고래입니다. 소설에서 향고래는 백경으로 묘사되지만 실제 향고래의 몸은 어두운 회색이나 보랏빛을 띈 갈색으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우영우 대사 중에서', 출판사 책 소개 중에서 옮겨 적음)

이런 이유로 이 책을 선택하는 것도 괜찮겠다. 예전부터 존재해온 고전소설은 특별한 이유가 아니면 '나중에 읽어야지!' 생각하며 결국 안 읽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떤 이유로든 이 책을 집어 드는 계기가 필요하고, 이왕이면 인기 드라마의 이슈로 읽어보고 싶다는 동기부여를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은 국내 최초 '레이먼드 비숍' 목판화 일러스트 수록 완역본이라는 점도 특이사항이다. 중간중간 목판화 일러스트를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제법 두껍지만 완역본으로 접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니 말이다.

무엇보다 나는 이 책을 집어 들고 두 번 놀랐다.

첫 번째는 엄청 방대한 분량과 제법 두툼한 책이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글자 크기가 큰 것도 아니고, 상당히 작은 글씨가 빼곡하게 줄지어 있다. 그런데 더 대단한 것은 '그럼에도' 어디 하나 빼놓을 수 없이 다 읽게 만든다는 점이다.

어쩌면 이렇게 고래에 대해 상세하게 이야기를 펼치는지 경이로웠다. 그 부분은 저자 소개를 읽어나가다 보면 '아, 그래서 이렇게 잘 아는구나!' 생각할 수 있으니, 사실 저자 소개부터 흥미로운 모험의 시작이다.

여러모로 감탄하며 이 책 『모비 딕』을 읽어나가게 되었다.



지은이 허먼 멜빌 (1819~1891).

1819년 앨런 멜빌과 마리아 멜빌의 4남 4녀 중 셋째 아들로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유복한 가정에서 지냈지만,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고 일찍 세상을 떠나자 가세는 금세 기울었다. 생계를 위해 학업을 중단하고 은행 급사, 상점 점원, 농장 일꾼, 학교 임시 교사 등을 전전했다. 20세에 상선 선실 급사로 취직한 후, 22세에는 포경선 선원, 24세에는 해군이 되어 남태평양을 항해했다.

포경선 선원일 때 마르키즈군도에서 식인종과 함께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해양소설 『타이피』(1846)를 집필해 대중의 호평을 받았다. 이후 전업 소설가의 길에 들어서며 속편 『오무』(1847)를 썼다. 전작들과 달리 철학적 이상과 알레고리가 가득한 『마르디』(1849)는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다시 두 편의 해양소설 『레드번』(1849)과 『하얀 재킷』(1850)을 써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자, 이후 세 권 분량의 대작 『모비 딕』(1851)을 출간했다. 당시 교류하던 너새니얼 호손은 대중의 요구에 영합하기보다 작가 자신이 쓰고 싶은 소설을 써야 한다고 격려했다. 하지만 『모비 딕』은 생소한 서술 방식과 신성모독적 내용 때문에 출간 초기에 평단과 대중에게 혹평을 받는다.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던 멜빌은 『필경사 바틀비』(1853), 『이스라엘 포터』(1855), 『사기꾼』(1857) 등 연이어 소설을 출간했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결국, 더 이상의 소설 집필은 포기한 채 뉴욕 세관원으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나갔다. 말년에 이르러 중편 소설 『선원, 빌리 버드』(1924)를 쓰다가 1891년 심장 발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1919년 멜빌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전기 작가 레이먼드 위버가 『모비 딕』을 극찬하는 평론을 발표한 뒤 1920년대에는 이른바 '멜빌 부흥'이 일어났다. 20세기 초반 미국 모더니즘 문학이 도래하던 시기에 『모비 딕』의 종교적·철학적 통찰과 다층적인 상징성,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서술 방식 등이 새롭게 조명되면서 멜빌의 진면목이 비로소 드러난 것이다. 이후, 단순한 해양소설가가 아닌 미국 모더니즘 문학을 예고한, 시대를 앞선 선구자로 재평가 받았다.

(책날개 작가소개 전문)




군데군데 삽입된 삽화도 이 책에 생동감을 더한다. 삽화가 있으니 엄청난 분량과 글자 속에서도 쉼표를 제공하며, 상세하고 생생하게 바다 위의 모험담을 눈앞에 펼쳐보여준다.

특히 이번 기회에 고래의 종류와 함께 크기와 생김새를 다양하게 접하게 되니, '내가 그리던 고래는 참고래였구나', '향유고래는 이런 특징이 있구나' 등등 이 책으로 새롭게 알게 되는 부분이 많았다.



이 소설을 보면 스토리 자체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에이해브 선장은 흰 고래 모비 딕에게 다리 한쪽을 잃은 뒤 복수의 일념으로 가득하다. 모비 딕의 흰색은 바다 위를 유유히 떠 가는 평온과 선량함을 상징하는 동시에 공포와 사악함을 상징하기도 한다. 모비 딕을 반드시 죽여 복수하려는 에이해브는 복수심 때문에 결국 자신이 던진 밧줄에 걸리고, 모비 딕이 밧줄을 잡아당기면서 함께 바닷속으로 끌려 들어가고 만다. (714쪽)

사실 어떤 소설이든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는 내용이 상세하게 펼쳐지는 것이겠지만, 모비 딕이야말로 그저 이 스토리만으로 축약되기에는 아쉽게 엄청나고 방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특히 고래의 종류와 세세한 생물학적인 부분까지 섬세하게 펼쳐놓아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갖가지 상징과 종교, 철학적 탐구, 유머와 풍자 등등 풍부하게 펼쳐내니 시선을 잡아끌었다.

이 책에 담긴 해제의 제목은 '『모비 딕』, 거대한 주제를 다루는 거대한 소설'이다. 이 제목이야말로 모비 딕을 제대로 표현한 한 마디인 것 같다. 거대한 주제를 담은 거대한 소설이니, 이 책을 펼쳐들면 첫 문장부터 끝까지 대장정에 함께 동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시적인 감성이 아니면 쓸 수 없는 장면도 돋보인다. 시적 감성이 드러나는 문장은 이 소설을 읽어나가며 여러 군데에서 발견되지만, 여기에서는 한 문장만 소개해보겠다.

오 푸른 하늘의 영원한 젊음이여, 순수함이여! 우리 주위에서 즐겁게 장난치는 보이지 않는 날개 달린 생명체들이여! 대기와 하늘의 달콤한 어린 시절이여! 너희는 똬리를 튼 늙은 에이해브의 비통함 따위는 아예 모르는구나! -(이하 생략)- (650쪽)



이 책은 현대지성 클래식 44이다. 예전에 어린이 도서로 읽으며 그저 단순한 해양모험소설 정도로만 생각한 적이 있다. 해제를 읽다 보니 '초등학교 때 어린이용 『모비 딕』을 읽은 이후로 나는 한동안 이 소설을 즐겁고 스릴 넘치는 해양모험소설로만 기억했다(693쪽)'라는 이야기를 발견했다. 살짝 반가웠다.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모비 딕』은 달랐다. 단순한 해양모험소설이 아니라 수많은 상징과 은유를 품은 다면적인 소설이라는 것을 이번 독서로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읽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장정의 서사를 따라가며 짜릿한 모험과 각종 인간사를 접하는 시간을 보냈다.

제법 두꺼워서 읽는 데에는 시간이 좀 걸렸다. 물론 두꺼워서라기보다는 장면 장면이 흥미로워서 놓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지막 해제까지 시선을 사로잡으며 내가 본문을 읽으며 놓쳤던 부분까지 제대로 짚어주니 이 책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해제를 보면 이 소설에서 추적하는 흰 고래 모비 딕이 상징하는 바를 종교, 신화, 사회, 심리, 철학적인 측면에서 다양하게 해석했으니, 이 부분을 알면 더욱 풍성하게 이 소설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버락 오바마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 스티브 잡스의 리더십 형성에 영향을 미친 소설, 밥 딜런에게 영감을 준 소설로 꼽힌다고 하니, 인생에 한 번 이 책을 읽을 여유는 마련해두면 좋겠다. 어린이 도서라든가 성인 축약본 말고, 이 책을 나는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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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가드너 4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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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크레이지 가드너 4권이 나왔다. 완결판이다. 크레이지 가드너 1권으로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완결이라니!

크레이지 가드너를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난다. 커억 어흑 큭큭 정신없이 웃으면서 얼마나 즐거워했던가. 식물 키우는 이야기를 이렇게 맛깔스럽게 읽을 수 있다니 감탄하며 즐겼다.

그렇게 2권, 3권, 그리고 이번에 4권까지 읽게 된 것이다.

이번 책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펼칠지 궁금해서 이 책 《크레이지 가드너》 4권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마일로. 부산 온천장에 살면서 매주 열심히 목욕탕을 다닌 경험을 《여탕보고서》로, 반려견 '솜이'와의 좌충우돌 일상을 《극한견주》로 그렸다.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특별한 경험은 극한 대형견 솜이를 키울 때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식물들이 말썽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크레이지 가드너'가 된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에는 36화 '온실', 37화 '삽목', 38화 '절화', 39화 '식물을 키우며 달라진 점', 40화 '식물원', 41화 '물조리개, 미니 바이올렛', 42화 '꽃나무', 43화 '구근식물', 44화 '과일 씨앗 키우기', 45화 '식물과 나'에 이어, extra 외전 1, extra 외전 2, 작가 후기가 수록되어 있다.



역시 식집사를 하게 되면 식물은 물론이고 사부작사부작 식물을 키우는 도구를 구입하게 되나 보다. '온실이 왜 필요하냐~! 가습기 틀면 되지!'라고 생각해왔던 저자는 결국 아크릴 미니 온실을 장만하게 되었다.

온실 첫 입주민들은 마틴즈미스테리와 잎꽂이로 번식시킨 작은 아시안툰드라와 마이오선셋, 끈끈이주걱.

그런데 이 식물들이 생각보다 온실을 좋아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많은 가드너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온실을 사용하고 있었으니……. 정말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

특히 온실을 검색하다가 조립식 미니 비닐하우스를 판매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하는데, 정말 그 세계가 어마어마하다.

나도 식물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식집사가 주변에 있어서 이런저런 구경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의별 식물과 도구들을 구경하며 신세계를 맛보고 싶다.



물꽂이를 하는 갖가지 방법을 볼 때에는 이건 정말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이 없으면 못 하겠다 싶다. 그래서 내가 직접 식집사를 하지 않고 이렇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를 느끼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이건 웹툰으로 보아야 그 맛이 더하다. 그냥 글만 있으면 설명이 안 되고, 웹툰이 딱 어울린다. 실제 사진보다도 그림이 눈길을 사로잡아 재미있게 이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유용한 정보도 제공해준다.

제로 웨이스트 리필 숍에서 폐 플라스틱 병뚜껑을 녹여서 만든 미니 화분을 판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나, 화분 흙을 버릴 때 불연성 쓰레기봉투를 사서 버리면 된다는 사실도 유용한 정보다.

안 그래도 키우다 죽여버려서 화분은 불연성 쓰레기봉투에 버리면 되겠다는 것을 알겠지만, 그 안의 흙은 어떻게 해야 하나 궁금했는데, 이런 정보를 보니 반갑다.

토분이나 도자기 화분, 돌이나 자갈 하이드로볼 같은 자잘한 원예 자재들도 불연성 봉투에 버리면 되죠. (113쪽)

요즘 나오는 흙은 코코피트와 피트모스가 전체 비율의 70퍼센트가 넘는 데다가 나머지는 펄라이트, 질석, 훈탄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가연성 쓰레기가 아닐까요? 펄라이트와 질석은 돌이라고 보기에는 공기가 90퍼센트 이상이고 말이에요.

저는 이런 가벼운 흙들을 일반 쓰레기에 버리고, 마사토 등 돌 재료가 많이 들어간 다육이용 흙 등은 불연성 쓰레기로 배출하고 있답니다. (114쪽)

그리고 어항 물로 식물을 키우면 엄청나게 잘 큰다는 사실까지!

실생활 정보도 알려주니 유용하다. 잘 알아두어야겠다.



구근 식물과 과일 씨앗 키우기 등 모르던 방법을 알려주며 식물 키우는 생활에 발을 들일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아보카도는 먹고 나면 씨앗을 버리지 말고 키워서 멋진 화분을 만들 수 있다는데, 어떻게 하면 될지 그 방법을 상세히 알려준다.

아보카도 나무 키우기 팁까지 도움이 되며, 레몬, 체리, 망고 등 다른 과일 씨앗들도 버리지 말고 심어서 키워보라고 권한다.

특히 귀차니스트들을 위한 씨앗 발아 팁으로, 집에 있는 화분 귀퉁이에 씨앗을 꾹 눌러서 심어준 후 대충 잊고 지내다 보면 언젠간 싹이 나오니, 싹을 조심스럽게 캐내서 새로운 화분에 독립시켜주면 끝이라는 것이다. 아주 쉬우니 도전해 보아도 좋겠다.

그렇게 저자가 키우고 있는 갖가지 초록이들과 저자의 근황까지 보고 나면 아쉽게도 끝이 난다.



"이번 생, 초록이들에게 완전히 감겨버렸다"

마일로 작가의 우당퉁탕 '식물 금손' 도전기! (책 뒤표지 중에서)

1권 첫 시작은 식물 키우기에 첫 발을 들이며 물시중을 드는 식집사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그러면서 실패도 거듭하고 식물별 특성도 알아가면서 점점 성장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식물과 식물 키우는 과정을 따라서 할 수 있을 만큼 쉬우면서 핵심을 잘 짚어주고 있다. 무엇보다 경쾌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이끌어주어서 초보자도 도전해볼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또한 읽다 보면 '나도 한번 키워볼까?'라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다. 초보자도 도전하고 싶도록 바탕을 열어주는 책이다.

초록이들에게 완전히 푹 빠져버린 식집사의 이야기가 4권으로 완결되었으니 이제부터 정주행을 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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