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하면 반칙이다 - 나보다 더 외로운 나에게
류근 지음 / 해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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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 것은 이 한 문장이면 충분했다.

살아내고 살아가느라 애쓸

모든 이들에게

시인 류근이 건네는 위로 (책 띠지 중에서)

류근 시인의 엮은 책으로 『당신에게 시가 있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를 요즘 즐겨읽고 있다. 틈틈이 꺼내읽으며, 좋은 시를 잘 선별했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

그리고 시인 류근은 방송에서도 보았고, 특히 김광석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의 노랫말을 쓴 시인이라고 하니 그의 에세이를 더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이 시인 류근의 4년 만의 신작 에세이라고 하니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궁금해서, 이 책 『진지하면 반칙이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류근.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대학 재학 중에 쓴 노랫말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 김광석에 의해 노래로 불리기도 했다.

등단 후 18년간 공식적인 작품 발표를 하지 않다가 2010년 첫 시집 『상처적 체질』을, 2016년 두 번째 시집 『어떻게든 이별』을 출간했다. 그밖에 산문집과 공동으로 엮은 한국 서정시선집 등 다수 출간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된다. 1장 '장래 희망이 시인이었다', 2장 '이왕이면 힘껏,', 3장 '사랑 아닌 줄 알아라', 4장 '세월이 줄어든다는 건', 5장 '당신 보시라고', 6장 '착하게 살아남는 시간', 7장 '비틀비틀 노래하는 세상 쪽으로'로 나뉜다.



처음에 일러두기에 보면 저자 특유의 표현에 따라 맞춤법의 구어적 사용, 비속어 표현 등을 일부 허용한 부분이 있다고 언급한다.

솔직히 비속어는 쓰지 말지, 하면서 진지하게 다가갔지만, 그렇다. 진지하면 반칙이다!

첫 이야기부터 시선을 끈다. 「을지로 순환선을 타고」는 진지하다. 첫 이야기는 반칙이다.

시집 한 권을 착하게 들고서 을지로 순환선에 올라 한 바퀴 돌고 나면 시집 한 권이 내 가슴에 착하게 옮아져 있고, 다시 시집 한 권을 경건히 들고서 을지로 순환선에 올라 한 바퀴 돌고 나면 시집 한 권이 내 영혼에 경건히 옮아져 있던 시절이 있었다. 내 가난한 청춘이 그렇게 흔들리며 흘러갔다. (11쪽)

그렇다면 다음 이야기는 어떨지 궁금한 마음에 계속 읽어가게 되었다.



그다음이 어떤가 궁금하시다면, 살짝 언급하자면 삶 속의 각종 에피소드가 담겨 있는 듯 다양했다. 거기에 시인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으니 평범한 일을 특별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농담처럼 가볍게 흘러가기도 한다.

부담 주지 않으면서 쉬운 언어로 독자들의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듯하다. 책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무게 잡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네 형 느낌으로 다가가고 있다.

그러니 부담 없이 읽어나가다가 문득 마음에 훅 들어오는 문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가 막 무슨 새들이 지구에 투신하는 소리 같으다. 이 좋은 가을날 스스로 몸을 던지는 나뭇잎들을 보자니 어디선가 많이 닮은 풍경이 생각난다.

아, 맞다. 나도 나를 어디론가 힘껏 던지는 힘으로 살아남았다. 참 고독하고 쓸쓸한 일이었다. (52쪽, 「고독하고 쓸쓸한 일」 전문)

중간중간 비속어는 류근이라는 장르라고 보면 되겠다. 그가 하면 자연스러운데 내가 쓰자니 어색한 느낌이다.

그래서 진지하게 가다가 반칙임을 깨달았는지 마지막 단락은 비속어로 마무리되기도 한다. 그런데 그게 어울린다. 그래야 느낌이 강렬하게 와닿는 듯하다.

언젠가 고비사막에 간 소설가 김연수가 그곳 유목민이 '낙타 국수'를 끓이는 모습을 보더니 "낙타는 제 배설물로 제 고깃국을 끓이네"라고 말했다. 나는 그가 참 좋은 소설가일 거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렇다. 이 지상에서의 삶이란 전생에 내가 쏟은 배설물들에 의해 뜨겁게 익어가는 여정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오늘처럼 비 오고 바람 불고 해 뜨고 빚쟁이까지 뜨는 날일지라도 억세게 뜨겁게 성숙해 가는 것 아름답지 않은가. (270쪽, 익어가야지 중에서)



류근 시인이 들려주는 삶의 다양한 목소리다.

이 책의 제목 '진지하면 반칙이다'는 「제 힘껏 살아내다」에 있는 사과 세 알 에피소드 끝에 '겨우 못생긴 사과 세 알 앞에 두고서 이렇게 진지하면 반칙이지 아니한가.'라는 말이 나온다. 스토리가 더해져서 그 문장을 접하고 보니, 제목만 보았을 때와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또한 마지막 글도 「진지하면 반칙이다」로 끝난다. 이 말이 마음을 확 풀어지게 한다. 제목으로도 잘 지었고, 책 속에서 풀어주니 이 말이 점점 마음에 든다.

시인의 에세이여서 류근 시인의 시를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할 무렵, 맨 마지막에 끝맺음으로 「반성」이라는 시가 나온다. 시 감상으로 독서를 마무리한다.

가벼운 듯, 무거운 듯, 진지한 듯, 농담이 든, 류근 시인만의 색깔로 독특한 향기를 풍기고 있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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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쓰레기 1제로 - 지금 바로 실천하는 101가지 제로 웨이스트
캐서린 켈로그 지음, 박여진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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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진지한 것이 아니라, ‘저자는 이렇게 하네? 나는 이렇게까지는 못하겠어‘, 혹은 ‘오, 이건 생각보다 괜찮은 방법이잖아. 당장이라도 할 수 있겠다. 해봐야겠다!‘ 등등 나만의 방법을 찾아내는 도구로 이 책이 도움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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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쓰레기 1제로 - 지금 바로 실천하는 101가지 제로 웨이스트
캐서린 켈로그 지음, 박여진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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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를 버리고 왔다. 개운하지만 한편으로는 찜찜하다. 쓰레기 없는 생활이 어디 의지만으로 되겠는가.

시간이 흐른 후 다시 쓰레기는 한 무더기 만들어질 것이고, 또다시 이 상황이 반복될 것이다.

그런데 여기 특별한 사람이 있다.

2년 동안 버린 쓰레기를 모두 모으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473ml짜리 작은 유리병에 모든 쓰레기가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게 가능하다고?

그렇게까지는 못하더라도, 지금 나의 상황에서 쓰레기를 조금은 더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함께 동참하여 실천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그냥 하자!

실패해도 좋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선택을 하자.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을 읽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조금 더 신경 써서 실행해 보고자 생각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이 책 『1일 1쓰레기 1제로』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캐서린 켈로그. 스무 살에 유방암 공포증을 경험한 뒤 자신의 몸으로 들어오는 모든 것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고, 이는 더 건강한 삶을 위한 변화의 계기가 되었다. 거리에 아무렇게나 널린 쓰레기를 보면서 나에게 좋지 않은 물건은 지구의 건강에도 해를 끼치고 있음을 확신하게 깨달았다.

저자는 자기 자신과 지구를 위해 더 나은 선택을 내리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을 돕고자 웹사이트 '고잉제로웨이스트GoingZeroWaste'를 만들었다. 이 웹사이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제로 웨이스트 블로그로 손꼽히며, 매년 700만 명이 방문하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는 '플라스틱 없는 삶'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고, 그의 활동은 가디언,CNN,마사스튜어트, 폭스, NPR, US 뉴스 등에 소개되었다.

저자의 목표는 제로 웨이스트에서 '완벽'이라는 개념을 없애는 것이다. 완벽함은 없다. 그저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크든 작든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은 마음을 이 책에 담았다.

현재 제로 웨이스트 운동가이자 리유저블컵 브랜드 '원무브먼트'의 최고지속가능경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총 10부로 구성된다. 1부 '제로 웨이스트 워밍업', 2부 '주방에서', 3부 '욕실에서', 4부 '청소할 때', 5부 '쇼핑할 때', 6부 '집 밖에서', 7부 '여행할 때', 8부 '특별한 날에', 9부 '함께하는 제로 웨이스트', 10부 '빅 픽처'로 나뉜다.

내 쓰레기 파악하기, 덜 사기, 빨대 사양하기, 장바구니 사용하기 등등 제로 웨이스트 워밍업부터, 주방, 욕실, 청소, 쇼핑, 집 밖에서, 여행, 특별한 날 등등 각종 상황에서 어떻게 쓰레기를 줄일지 이 책을 읽으며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다.



물건을 구입할 때에는 미처 생각지 못한다. 이것을 버리는 데에 얼마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지 말이다. 버리는 것도 그냥 버릴 수 없고, 스티커를 구입해서 붙여서 재활용에 내놓아야 한다. 돈도 들고 시간도 들고, 낑낑거리며 들고 나가야 하니 에너지까지 낭비다.

그런데도 예쁘다고, 편하겠다고, 이런저런 이유로 충동구매를 하곤 하니, 책을 읽으며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로 한다.

저자는 물건을 구매하기 전 스스로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이것은 어디에서 왔는지, 다 쓰고 나면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등등 질문을 던지다 보면 물건에 대한 인식과 유대감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나 자신에게 적용해 보아도 좋겠다.

자신의 삶에 불필요한 물건을 하나 더하기 전에 그 물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길 바란다. (30쪽)



기본적인 재활용 지침도 상세하게 안내해주어서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피자 상자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바닥은 기름에 절어 있어 재활용이 어렵고, 피자 상자의 덮개와 바닥을 분리해 재활용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름기가 있는 바닥 부분은 퇴비 처리가 가능하며, 덮개 부분은 기름기가 없다면 재활용이 가능하다.

나는 요즘 배달음식과 포장음식을 안 먹는 방법으로 나만의 제로 웨이스트를 실행 중인데, 혹시라도 먹게 되면 분리배출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다 보니 내 몸이 조금만 더 번거로우면 환경을 좀 더 생각할 수 있는 것인데, 편리함에 익숙해져 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나오는 티백은 대부분 플라스틱을 포함하고 있어서, 티백이 든 차를 마실 때 폴리프로필렌을 함께 마시는 셈이니, 티백 말고 찻잎을 우려내어 마시면 좋다는 것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시간이 좀 지나면 편리함에 금세 잊어버리고 만다.

그래도 기억하는 만큼, 할 수 있는 만큼, 기분 좋게 실천할 수 있는 만큼 일상에서 함께 할 수 있도록 이 책을 읽으며 짚어본다.

이 책을 읽으며 무조건적인 미니멀리즘 추구가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제로 웨이스트에 동참하기로 한다. 일단 그것이 시작이다.

나는 여러분에게 가진 물건들을 점검해 보고 대대적인 청소를 하길 권한다. 제로 웨이스트라고 해서 집 안의 모든 물건을 버리지 않고 붙들고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제로 웨이스트는 아끼는 것들을 더욱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단순한 삶의 방식이다. 그러면 좋아하는 물건은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된다. 가진 것에 감사하고 살뜰히 관리하며 살아가는 태도야말로 쓰레기를 줄이는 데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185쪽)



내 기억은 물건 속에 살지 않는다.

내 관계는 물건에 매여 있지 않다.

내 사랑은 물건으로 표현되지 않는다.

나는 물건이 아니다.

물건에서 감정을 분리해야 한다. 물건에는 감정이 없다. 감정은 여러분의 마음속에 있다. (193쪽)



그리고 이 책에서 강조하는 중요한 것!

정보가 너무 많으면 분석적 사고가 마비되기도 하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확신이 들지 않고 우물쭈물하다가 결국 시작조차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덜 소비하고, 가진 물건을 고쳐 쓰고, 지역사회를 도와주는 것, 그거면 되었다는 메시지를 전해 듣는다.

무거운 죄책감이 아니라, 나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동참하고 싶다는 그 마음 하나면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가벼워진다.

굉장히 진지한 것이 아니라, '저자는 이렇게 하네? 나는 이렇게까지는 못하겠어', 혹은 '오, 이건 생각보다 괜찮은 방법이잖아. 당장이라도 할 수 있겠다. 해봐야겠다!' 등등 나만의 방법을 찾아내는 도구로 이 책이 도움이 되겠다.

환경 관련 책 제로 웨이스트 책을 찾는다면 이 책이 실천하는 데에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주니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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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맛있는 하루를 보내면 좋겠어 - 츠지 히토나리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인생 레시피
츠지 히토나리 지음, 권남희 옮김 / 니들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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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전에 꽃게탕을 끓여놓고 왔다. 며칠 전에 구입해놓은 생물꽃게를 잘 얼려두었는데, 꺼내어 해동시킨 후에 깨끗하게 손질해서, 애호박 썰어 넣고, 양파는 내가 좋아하니까 듬뿍 넣고, 된장 큰 숟가락으로 듬뿍 넣고, 고춧가루 조금 솔솔 뿌려서 바글바글 끓였다.

아참, 거기에 다진 마늘도 넣었고, 설탕도 약간 넣었던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어차피 이거 보고 따라 할 사람은 없을 테니 통과.

꽃게탕은 막 끓인 것보다 우러난 후에 먹는 게 더 맛있다. 그래서 내일의 나를 위해 지금 만들어놓은 것이다. 충분히 우러나도록 시간을 주기 위해서.

이 책은 《냉정과 열정 사이》 그 이후 20년, 싱글대디로 돌아온 츠지 히토나리의 가슴 뭉클한 가족 에세이라고 하여 궁금했다.

어쩌면 그의 근황만을 적은 에세이라면 읽을까 말까 고민했을지도 모르겠다. 무언가 무거운 이야기를 가득 들려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식 에세이라는 점을 보고, 아무리 힘들어도 맛있는 음식을 해먹고 툴툴 털고 일어날 수 있도록 이끌어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어떤 이야기와 요리 레시피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네가 맛있는 하루를 보내면 좋겠어》를 읽어보게 되었다.




지은이

츠지 히토나리.

소설가. 1989년 《피아니시모 피아니시모》로 제13회 스바루 문학상, 1997년 《해협의 빛》으로 제116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또한 1999년 《백불》 프랑스어판으로 프랑스의 대표적 문학상인 페미나상 외국소설상을 일본인으로서 유일하게 수상했다. 이외에도 《냉정과 열정 사이 Blu》, 《사랑 후에 오는 것들》(공저), 《우안 1,2》, 《안녕, 방랑이여》, 《사랑을 주세요》, 《츠지 히토나리의 편지》, 《언젠가 함께 파리에 가자》, 《황무지에서 사랑하다》(공저), 《아카시아》 외 다수의 저서가 있다. 현재 파리에서 아들과 둘이 살고 있다. (책날개 작가 소개 전문)



아침마다 부엌 창가에 서서 찬물에 쌀을 씻으며 "지지 않을 거야." 하던 읊조림이 어느새 "맛있게 할 거야."로 변해 갔다는 그의 말은, 절망과 눈물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살자."로 변해 갔다는 뜻일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며 그의 절망의 편린들에 울컥하다가 어느새 나는 감자를 깎고 양파를 볶고 토마토를 썰고 싶어졌다. 그러니까 오늘, 잘 살고 싶어졌다는 것이다. 고마워요, 츠지상. 간바테!

_공지영 (소설가)



이 책은 차례에 보면 요리 제목보다 인생의 어느 순간이나 마음 상태가 더 큰 글씨로 담겨 있다.

사는 게 힘들 땐 주방으로 도망쳐, 인생은 누구나 처음이라, 도전하고 실패해도 또 도전하면서, 사람이건 요리건 알맹이가 중요해, 부정적인 것도 나쁜 것만은 아니야, 나만의 레퍼토리 하나쯤은 있어야지, 갈림길에서는 네가 행복해지는 길을 선택해, 이거라면 좀 따뜻해질 거야,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의 시간을 들이는 것, 행복은 일상의 순간에 깃들어 있어, 그때의 쓸쓸함을 채워준 것들, 속도를 내려면 준비 운동이 필요해, 요리도 인생도 다 순서가 있어, 기본을 꼭 지켜야 할 때도 있는 법 등 인생의 순간과 함께 요리 레시피를 알려준다.

콘텐츠를 보면 궁금해지는 페이지를 찾아 펼쳐보게 되고, 울컥하다가 요리를 하고 싶어진다. 인생이 참 만만치 않으니까. 내 마음도 지금 그러니까.

첫 이야기부터 보통이 아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꿋꿋하게 살아가는 싱글대디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빠니까 아이에게 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싱글대디가 됐을 때 나는 매일 아침 쌀을 씻었어. 기억나니? 예전에 살던 아파트 주방에도 여기처럼 이런 창이 있었잖아. 나는 그렇게 매일 그 창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쌀을 씻었어. 부옇고 차가운 물 속에 손을 넣고 쌀을 박박 씻으면서 '지지 않을 거야.' 하고 나 스스로를 세뇌시켰지.

그러는 동안 '지지 않을 거야'는 점점 '맛있게 할 거야'로 바뀌었어. 아무리 추운 겨울의 캄캄한 아침에도 그렇게 작은 창으로 어두운 하늘을 올려다보며 쌀을 씻었단다. 그게 산다는 거야. 나는 산다는 걸 여기서 배웠어. 분함과 후회와 슬픔을 주방에서 털어 냈어.

그러던 어느 날 깨달았지. 주방은 나에게 심신을 단련하는 무도장 같은 곳이란 걸 말이야. (24~25쪽)




이 책은 정말 츠지 히토나리가 아이를 위해 쓴 책이다. 맛있는 하루를 보내기를 바라며 되도록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그래서 요리를 잘 못하는 나는 사실 처음에는 이 책에 있는 요리의 제목도 생소하여 츠지 히토나리의 근황과 그의 이야기를 듣는 데에 의미를 두고자 하며 읽어나갔는데, 점점 읽다 보니 나도 요리를 만들어보고 싶은 자신감 같은 것이 생겼다.

이렇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해 주니 동영상으로 보는 듯 눈앞에 요리하는 장면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러니 나도 따라서 하나씩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스토리가 더해지니 거기에 이어지는 레시피가 더욱 맛깔스럽게 느껴진다. 의미를 더하는 것, 그것은 중요한 것이다.

단순히 레시피만 담겨 있었다면 흔한 음식 중 하나일지 몰라도, 이렇게 특별한 요리로 탈바꿈 시켜주는 데에는 스토리의 힘이 컸다.



요리 사진도 함께 첨부되어서 틈틈이 꺼내들어 읽어보고 요리도 해보고 싶어졌다.

나중에는 레시피만 찾아서 만들어도 되겠다.




인생과 요리의 만남. 무언가 울컥했다. 아빠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요리 레시피와 인생 이야기여서, 그냥 독자를 대상으로 들려주는 것보다 더 설득력이 있었다.

싱글대디의 애환과 절절한 마음, 그리고 아이를 사랑하는 그 마음까지 담아 요리에 녹여내는 듯해서 더욱 끌려들어가 듯 이야기를 읽어나갔다.

요리책을 읽다 운 건 처음이다. 내가 왜 지금까지 이 사람의 작품을 읽지 않았는지 후회했다.

_아마존 독자 K

아마존 독자 K의 추천사처럼 요리책 읽다가 뭉클하고 울컥하고 함께 주먹을 불끈 쥐기도 하며 읽어나가게 되었다.

그러한 마음과 함께 맛있는 음식으로 위로받는 시간을 가져본다.

인생이 묵직하게 우러난 음식 에세이라는 점에서 그의 근황이 궁금한 사람, 츠지 히토나리가 들려주는 레시피를 알고 싶은 사람 등등 이 책을 펼쳐들면 기대 이상의 힐링 푸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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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 세상을 다스린 신들의 사생활
토마스 불핀치 지음, 손길영 옮김 / 스타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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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그리스 로마 신화를 어린이용 만화로 재미있게 읽고 보니, 지금이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흥미가 사라지기 전에 성인용으로도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그러던 차에 '전 세계 신화의 바람을 일으킨 토머스 불핀치 오리지널 완역본!'이라는 이 책의 설명에 시선이 갔다.

고대 그리스·로마의 종교는 소멸되었다. 현대인 중에서 소위 올림포스의 신들을 믿는 사람은 단 한 살마도 없다. 이 신들은 지금은 신학의 부문에 속하지 않고 문학과 취미 부문에 속한다. 이 부문에 있어서는 아직 그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것이다. 왜냐하면 신들은 고금의 시와 회화 중에서도 최고의 걸작이라고 불리고 있는 작품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결코 쉽게 잊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고대인으로부터 구전되고 현대의 시인· 비평가 · 강연자들에 의해 인용되고 있는 이러한 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독자 여러분은 이제까지 인간의 상상력을 만들어 낸 허구 중에서 가장 흥미있는 이야기를 읽음으로써 즐거움을 맛보는 것과 동시에, 또 자기 시대의 기품 있는 문학 작품을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지식을 얻게 될 것이다.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설명을 읽고 보니 본격적으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하며 이 책 《그리스 로마 신화》를 펼쳐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토머스 불핀치. 고전학자이자 은행가. 1796년 7월 15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근교 뉴턴에서 태어났다. 하버드 대학 고전학과 졸업 후 교사, 사업 등을 거쳐 1837년 보스턴 머천트 은행에 입사해 평생을 그곳에서 근무하면서 대부분의 여가 시간을 글을 쓰며 보냈다. 대표작으로는 《불핀치의 신화》(1881)가 있는데, 이는 생전에 출간된 『신화의 시대』(1855)와 『기사의 시대』(1858) 『샤를마뉴의 전설』(1863)을 한데 묶은 것이다. (책날개 발췌)



먼저 신화란 무엇인가, 또한 그리스 신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짚어보고 시작한다.

이 책에 의하면 그리스 신화란 기원전 8,9세기, 즉 호메로스의 시편에 소개된 이후부터 그리스도 탄생 후, 즉 서기 3,4세기에 걸쳐서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여러 지방에 널리 퍼져 있던 갖가지 불가사의한 설화와 전설을 총괄하여 부르는 명칭이라고 한다.

또한 신들의 왕인 제우스는 크로노스의 아들이었는데, 크로노스를 제거하고 신들의 왕위에 올랐기 때문에, 가족 가운데 자신의 지위를 탐내는 자가 있을까 항상 두려워하고 경계했다. 3백 년 간의 노력 끝에 아내 헤라를 맞이했고, 이들과 그 외의 신들에 관련된 이야기가 그리스 신화다.

이 책에서는 신들의 이야기가 순서대로 전개된다.

그리스 신화의 신들은 인간과 같은 존재로, 인간적인 감정과 행동을 한다.

신화 속 인물들이 쉽고 재미있게 소개되어 신화 속으로 풍덩 빠져들었다.

신들 개개인의 이야기를 어쩜 그렇게 생김새와 성격 모두 드러내며 디테일하게 들려주는지 감동적이었다.

신과 여신들 요정들을 상상하면서 꿈꾸는 듯 연상하며 책을 읽어나갔다.

어느 하나를 더 재미있다고 손꼽기가 무색할 정도로 전반적으로 흥미를 유발하는 책이었다.

전체적으로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도 맛깔스럽게 볼 수 있었고, 새롭게 알게 되는 이야기 또한 실감 나게 다가와서 시선을 끌었다.



또한 그림이 곁들여져 있어서 훨씬 사실처럼 다가왔다.

재미있는 이야기에 양념처럼 더해진 그림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나갔다.

정말 플롯이 잘 짜여진 글이다.


저자는 이 책에 있는 신화 속 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다. 딱딱한 학문이 아니라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 읽어나갈 수 있어서 몰입도가 뛰어나다.

워낙 신들이 많아서 처음 접하는 신들도 뒤로 갈수록 많이 나오는데, 낯설지 않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듯 신선했다.

영화 보듯이 신나게, 장면장면을 상상하며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다. 잘짜여진 문체에도 놀라며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한 번쯤 읽으며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접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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