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독스의 세계로 간 소년 거인 꼬마 철학자 4
에밀리아노 디 마르코 글, 마시모 바치니 그림, 김경숙 옮김 / 거인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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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그리스 여행을 할 때 재미있게 들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리스에서 카페를 하면 돈을 잘 벌 수 있을까, 아닐까?"
가이드 분은 돈은 잘 벌 수 없을 것이라고 하며 이야기를 풀었다.
사람들이 이렇게 모여서 수다떠는 것을 좋아하는데, 왜 안될거라고 생각하는가 의문을 품던 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이 사람들이 수다를 '너무' 좋아해서, 커피가 식을 때까지 마시고 계속 이야기하고, 자리를 떠나지 않아서
테이블 회전이 되지 않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이 책 속의 이야기는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때에도 사람들은 수다를 좋아했나보다.
지금 성향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예전의 분위기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궤변을 좋아하는 소피스트 들이나 위대한 철학자들도 많았고, 
특히 뱃사람들이 거짓말을 잘 했다고 한다.
악의적인 거짓말이 아니라 과장된 언어, 상황을 뻥튀기하는 능력, 풍부한 상상력과 창의력의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단순한 멸치를 보았을 뿐인데, 일곱개의 머리와 스무 개의 팔을 가진 무시무시한 바다괴물로 둔갑시켜서 죽을 힘을 다해 싸웠노라고 허풍을 떨곤 했다는 이야기를 보니 귀엽기까지하다.

그 시절, 스팔로네는 스승 소크라테스에게 더 많은 가르침을 받고 싶었다.
늘 질문만하는 스승님의 태도에 불만이 있었고, 대답을 듣고 싶고 진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진리를 알려달라고 해도 소크라테스는 자꾸 질문만 한다.
무더운 날, 작은 숲 근처를 산책하다가 결국 낮잠을 자게 된다.
그리고 스팔로네는 패러독스의 세계를 경험하는 특별한 꿈을 꾸게 된다.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해 쉽게 쓰인 책이어서 더 이야기가 쉽게 쏙쏙 들어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막연히만 들어본 궤변에 관한 이야기들이 어렵게 느껴졌었는데,
그림과 이야기식 구성으로 쉽게 다가온다.
초등학생 아이들이 철학의 세계에 문두드리며 접하기에 좋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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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들이 떴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30
양호문 지음 / 비룡소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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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보면 다양한 표정의 네 남학생들이 개성있는 표정으로 서있다.
’아~ 이 사람들이 꼴찌구나!’ 
그럼 꼴찌들이 어디로 떴을까?

양호문 장편소설 <꼴찌들이 떴다>제 2회 블루픽션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런데 시작부터 탈출이다.
달밤의 탈주...
이들은 왜 탈출을 하려고 하는건지...
고등학생이라고 생각했는데, 양대리는 또 뭐고?

궁금한 마음에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꼴찌에 천덕꾸러기 공고 3학년 네 녀석들이 노동을 하며 세상을 알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잔소리 들어가며 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삶에서 일단 삶의 무대가 바뀌면서 이 책 속의 이야기는 전개된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보이는 세상의 모습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장편소설로 엮였다.
어쩌면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성적이 전부인 듯한 분위기이고, 
성적이 모자라면 사회에서도 낙오자가 될 것처럼 하찮게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 사회에서 그렇지는 않다.
사회로 나가보면 꼴찌라던 아이들이 사업적으로나 금전적으로 더 우수하게 자리잡고 있는 경우도 많이 있다.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며 자신만의 가치관을 구축해나가는 것, 세상을 배우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는 아이들의 눈으로 보다 넓은 세상을 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궁금한 마음에 이야기를 따라 가며 읽다보니 책 한 권을 정말 금방 읽게 되었다.
양대리는 어떤 사람인지, 더덕 도둑은 누구인지, 성민에게 무슨 꿍꿍이가 있는건지, 육법대사는 어떤 사람일지......
아이의 눈으로 그려진 이야기지만, 그 이야기를 어른의 눈으로 보며 이해하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 책에서 아이들이 모여 ’꼴찌클럽’을 결성하는 장면은 정말 재미있었다.
’꼴찌’라는 단어를 영어로 어떻게 쓰냐는 의문에 의견을 주고받는 장면,
한국사람이 왜 영어를 그렇게 죽어라 해야 하는 건지 열변을 토하는 아이들,
결국 고시생 육법대사에게 물어봤지만,
’쥐-쥐-오-엘-지-지-아이’를 선택하는 장면.

이 책을 읽고 나니, 모처럼 유쾌하고 적당한 청소년 문학을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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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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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전 인터넷 기사에서 알게 되었다.
장영희 교수님이 우리 곁을 떠나셨다고 했다.
사실 그 때에도 어떤 분이신지 잘 몰랐다.
그래도 한 번은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머뭇거려졌다.
신체 장애와 암투병......그런 상황이 어쩌면 뻔한 이야기를 나열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너무 무겁고 힘든 이야기를 읽게 되면, 나도 그 무게에 우울해지는 것은 아닐까?
약간의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이번에 드디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생각처럼 무겁지도, 힘들지도 않은데다가 생각할 거리를 툭툭 던져주는 이야기,
이웃집 언니같은, 아는 선배같은, 편안한 말투와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몰입하게 되었다.

오늘 우송되어 온 잡지를 보니 기사 제목이 
'신체장애로 천형(天刑) 같은 삶을 극복하고 일어선 이 시대 희망의 상징 장영희 교수'였다.
'천형같은 삶?' 그 기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난 심히 불쾌했다.
어떻게 감히 남의 삶을 '천형'이라고 부르는가. 
맞다. 나는 1급 신체 장애인이고, 암투병을 한다. 
그렇지만 이제껏 한 번도 내 삶이 천형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178p)

천형이 아니라 천혜의 삶이라고 이야기하는 모습에, 
천형 같은 삶이라고 다른 사람의 삶을 자신의 잣대로 규정짓는 기자의 기사 제목에 
당당하게 자신의 소견을 밝히시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이 책은 '샘터'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펴낸 수필집이라고 한다.
'샘터'를 알지 못했고, '장영희'님을 알지 못했던 시절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영희 님의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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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견문록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음식기행 지식여행자 6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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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음식기행 <미식견문록>
사실 이 책의 '서곡'이 그저그런 음식 이야기였다면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저자 요네하라 마리가 러시아어 동시통역사였고, 2006년 난소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 많은 책을 냈다는 것 등등...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정말 안타까웠다.
이렇게 음식에 대한 방대한 지식이 맛깔나게 담겨있는 책을 보게 되었는데,
너무 늦게 그녀를 알게 되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았다.

서곡에 나온 통역에 대한 이야기는 내 시선을 확 끌었다.

연설자가 말문이 막히면 '어머나, 내용뿐 아니라 표현까지 고르고 계시나보네. 어쩜 저렇게 성실한 분일가'하고 청중들의 호감을 산다. 그러나 동시통역사가 말이 막히면 지금까지 지금까지 졸고 있던 사람들조차 "뭐야, 뭐야, 혹시 통역사가 졸고 있는거 아냐?"하며 장내가 어수선해진다.  -<나의 외국어 학습법> (13p)

언어를 공부해본 나도 그 이야기에 동의한다.
통역이라는 것이 그 순간에 어떤 이야기가 어떻게 나올 지 모르기 때문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일이라 생각한다.
중간에 자료를 찾아볼 수도 없고, 물어보기도 뭐하고......
그래서 '아브오보'에 대한 이야기를 보며 저자의 방법에 동의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현장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래고 이어지는 세계음식에 대한 방대한 이야기에 넋을 잃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동화 속 음식 이야기, 러시아의 음식 이야기, 해외에서의 일본 음식 이야기, 터키꿀엿 이야기 등등 
다양한 음식 이야기와 방대한 정보를 따라가며 재미있게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공감하게 된 것은 '베어 먹기 시리즈 이해하기'였다.

"선배님, 저희한테 무슨 원한이라도 있습니까?"
"선배가 그렇게 배려 없는 사람인 줄 미처 몰랐어요."
"그래, 분명 악의가 있어. 사디즘이야. 잔혹할 정도야."

도대체 무슨 행동을 했길래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일까 궁금증을 자아낼 때 그 답변을 알게 된다.

"그 책 때문입니다."

무슨 책인고 하니 고향의 음식을 가득 담은 책이었다.
단무지, 어묵튀김, 장어덮밤에 환상의 라면까지......

이로 인한 첫 번째 교훈. 음식 책은 절대로 해외 장기 체류자에게 보여줘서는 안 된다. 반대로 그 교훈을 응용해서, 골탕 먹이고 싶은 사람이나 복수하고픈 사람이 해외에 장기 체류하고 있다면 확실한 수단이 될 것이다. (110p)

해외에 오래 있으면서 한국 음식을 제대로 접하지 못할 때 그 그리움은 향수병을 능가한다.
글을 따라 읽다보면 상황 정리가 깔끔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조금 아니다 싶은 생각마저 담겨있는 것은 
한국에서 번역되어 출간되는 책이라는 것에 맞게 편집되었으면 더 좋았을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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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과 유진 푸른도서관 9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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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흔한 이름들이 있었다.
우리 시대에는 ’경’자가 이름에 들어가는 이름들이 많다.
은경, 미경, 윤경 등등 이름이 많았고, 첫째 딸 둘째 아들이 있는 아이들이 많았다.
나도 흔한 이름인 ’경’이 들어가는 이름이지만, 그래도 살아가면서 내 이름과 똑같은 사람은 못봤다.

이 책에 나온 아이들의 이름은 ’유진’이다.
유진이라는 이름은 어감도 좋고, 국제화시대에 맞게 영어화해도 손색 없는 이름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이유진’이라는 이름을 지은 아빠의 생각과 같은 사람들이 많나보다.
유진이라는 이름, 그렇게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아서 상당히 많나보다.

이 책에는 큰유진과 작은유진으로 불리는 두 소녀, ’이유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특히 소설의 소재로 조심스러운 아동 성폭행에 대한 이야기, 그 아픔을 딛고 커 나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처음에는 그냥 아이들의 단순한 이야기라 생각했다.
같은 이름으로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읽게 되었는데,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에 비해 담고있는 이야기는 꽤나 무겁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마음의 상처를 하나씩 담고 극복하며 커나가게 된다.
하지만 이들의 상처는 너무나 크다.
유진이들은 유치원시절 유치원 원장에게 성폭행을 당하게 된다.
가장 아름답고 순수하게 커나가야 할 시절, 그들에게 엄청난 일이 닥치게 된다.
그리고 어른들의 반응으로 한 번 더 깊은 상처를 입게 되는 작은유진이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마음이 쓰라리다.
"어린게 불쌍해서 어쩔거나, 어쩔거나." 반복하시는 외할머니의 반응도, 
꼬마였던 작은유진의 몸을 살갗이 벗겨져라 닦고, 아프다고 울자 때리고, 상처를 그저 덮어버리려고 잊어버리려고만 했던 어머니의 반응도, 
작은유진에게는 상처가 된다.
하지만 급하게 이사를 하고 잊어버렸던 기억은 중학교에서 큰유진과 작은유진이 만나게 되면서 다시 들춰진다.

"야, 어떤 사람이 걸어가고 있는데 미친 개가 달려들어 물었다고 해 봐. 
그럼 그게 물린 사람 잘못이냐? 미친 개 잘못이지." (75p)

큰유진은 그렇게 생각하며 크고 있었지만, 현실의 벽은 더 높았다.
현실에서 깨진 그릇에 비유되거나, 미친 개에게 물리도록 처신을 잘못한 사람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문제가 있었던 당시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앞장섰던 건우어머니도 
막상 건우가 큰유진과 사귀는 것을 알게 되니 반대하게 되고,
그런 경험이 있는 아이랑 사귀면 안된다고 하는 그 말이 큰유진에게는 상처가 된다.

학교에서 이런 상황에 대한 교육도 있었으면 좋겠다.
상처 받은 아이들에게 대처하는 어른들의 방법이 너무 커다란 상처가 되는 모습을 보니 속이 상한다.
유진이들이 상처를 극복하고 더 성숙한 사람으로 커나가기를 바라게 된다.
세상의 많은 유진이들에게 마음의 위안을 주고 싶다. 
"네 잘못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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