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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ㅣ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특히 예전에 읽은 <성난 서울>이 이 책의 저자인 우석훈과 아마미야 카린이 공동저자였다. 부르르떨리는 마음으로 그 책을 읽었다. 청년실업을 개인의 무능함에만 초점을 두고, 사회구조상의 문제 또한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현실에 답답함을 느꼈다. 차라리 전쟁이 났으면 좋겠다던 청년들의 절망적인 모습이 이해가 되었다. "행복은 자꾸만 비싸지는데, 우리는 꿈을 살 수 있을까?" <성난서울 89p> 라는 대목에서는 탄식하게 되었다. 우리는 그런 현실 속에 살고 있다.
그 때부터였을 것이다.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암울하다. 암울한 현실을 느끼게 될까봐, 가슴 답답한 현실을 보며 해결책이 딱히 없다는 것을 뻔히 알기 때문에 이 책을 더 읽기 힘들었다. 언젠가는 읽으려던 것, 지금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흥미로운 소재로 시작한다. 왜 우린 18세에 독립하지 못할까. 독립을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그 시절을 보냈고, 지금의 18세들은 우리 때와는 다를 바 없는 아르바이트 수입으로 몇 배 이상 뛴 물가와 학비로 졸업과 동시에 갚아나가야 하는 버거운 삶을 살아야 한다. 그것도 취업이 되면 다행인 것이고, 아니면 빚덩이를 안고 사회 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학비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이제는 아르바이트나 과외를 해도 쉽게 모을 수도 없는 금액이 되어버렸다.
기성 세대가 말하듯 젊은 세대는 힘든 일 하기 싫어하고 책도 많이 읽지 않고 별 생각없이 사는 것일까? 아니다. 분명 아니다. 이 책에서도 말하듯 세대간 불균형이 심화되어서 그런 것이지, 개인의 나약하고 게으름에 덮어씌우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 이것은 분명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다. 그런데 해결 방법은 없는 아주 나쁜 문제고, 세대가 거듭될수록 더 심해질 우리의 문제다.승자독식의 사회, 대형 자본의 틈에서 살아날 방법이 없다. 이 책의 발행이 2007년이었는데, 지금 현실은 더 심하면 심해졌지 덜하지는 않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다.
"20대여, 토플책을 덮고, 바리게이트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 라는 문구에 옛날 생각이 났다. 등록금 인상에 대해 투쟁할 때 "학생은 공부나 잘해라."라는 교장 선생님의 한 마디에 바로 꼬리내리던 장면이 뇌리에 박혀서 그런 생각이 든 지도 모르겠다. 우리 세대의 비겁함이 다음 세대에 더 잔인하게 보복한 것같아 안타깝다. 일단 공부나 하고 대학이나 가라는 입시 위주의 교육 속에서 현실이 바뀔 수나 있을지. 먹고 살기 힘들어 정치에 무관심해지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에서 달라질 것이 무엇일지.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니 우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