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가의 열두 달
카렐 차페크 지음, 요제프 차페크 그림, 배경린 옮김, 조혜령 감수 / 펜연필독약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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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나도 한때 멋모르고 가드닝을 꿈꿨지만, 재빨리 포기했다. 한때라도 그런 생각을 해서 그런지 이 책이 궁금했다.

잘 가꿔진 정원을 보면 아주 오래전엔 아름답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어마어마한 노력이 짐작된다.

잡초 뽑고 때때로 물 주고 가꿔나가는 일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특히 돌아서면 잡초가 쑥쑥 자라있는 계절을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그 시간과 노력이 보인다. 정원을 가꾼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작가가 카렐 차페크라고 한다. 카렐 차페크(1890~1938)는 프란츠 카프카, 밀란 쿤데라와 함께 체코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이다.

인류의 부조리를 촌철의 유머와 위트로 풍자한 작품을 다수 남긴 그는 평생 정원을 손수 가꾼 열혈 정원가였다고 하니, 그가 들려주는 정원 이야기가 궁금했다.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이 책 《정원가의 열두 달》을 읽어보게 되었다.



글 카렐 차페크.

1890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보헤미아 북동부의 말레스바토뉴비체에서 태어났다. 의사인 아버지와 예술적 취향이 강한 어머니 밑에서 풍요로운 성장기를 보냈다. 프라하 카렐 대학 철학과에 진학해 베를린과 파리의 대학들을 오가며 공부했고, 25세에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실용주의와 베르그송의 철학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체코의 유력 일간지인 <나로드니 리스티>와 <리도베 노비니>를 차례로 거치며 평생을 저널리스트로 일했고, 파시즘에 반대하는 정치 운동의 선봉에 섰다. 1916년 형 요제프 차페크와 함께 쓴 산문집 《빛나는 심연》의 출간을 시작으로 소설, 희곡, 에세이, 동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철학적 통찰과 위트가 돋보이는 작품들을 발표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파시즘에 대한 풍자를 담은 《R.U.R》을 비롯해 《도롱뇽과의 전쟁》, 《압솔루트노 공장》, 《호르두발》, 《곤충 극장》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여러 차례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었으나 나치를 맹렬히 비판했던 그의 정치 성향 때문에 수상하지 못했다는 유명한 후문이 있다. 나치 게슈타포는 그를 '공공의 적 3호'로 지목했다. 독일이 프라하를 점령하기 몇 달 전인 1938년 12월, 지병으로 인한 폐렴이 악화되어 생을 마쳤다.

그림 요제프 차페크

20세기 초 체코 입체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다. 무대 미술가와 극작가로도 활동했으며, 그래픽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 분야에서도 독창적이고 빼어난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 일간지 <나로드니 리스티>와 <리도베 노비니>에서 편집자로 일하며 간간이 예술평론을 썼다.

동생 카렐 차페크와 창작의 아이디어를 늘 함께 나누었고, 몇 편의 작품을 공동으로 집필하기도 했다. 《정원가의 열두 달》을 비롯해 카렐 차페크의 여러 책에 재치 넘치는 삽화를 그렸다. 1939년 반파시즘 활동으로 체포되어 베르겐-벨젠 수용소에 수감되었고 그곳에서 생을 마쳤다.

(책날개 작가 소개 전문)



카렐 차페크(왼쪽)와 요제프 차페크(오른쪽)는 평생 각별한 우애를 나누며 지냈다. 그들은 친형제이면서 가장 친한 친구이고 동지였다. 프라하의 비노흐라디에는 차페크 형제의 이름을 딴 거리와 그들이 살았던 집이 있다. 두 채가 나란히 붙어 있는 집에 살면서 형제는 오랫동안 정원을 함께 가꾸었다. 《정원가의 열두 달》은 바로 그 정원 속에서 길러진 작품이다. 신문에 연재되었던 글에 비공개 글들이 더해져 1929년 체코 프라하에서 처음 출판되었다. (책 속에서)



정원에 대한 글을 보겠다고 집어 들었다가 카렐 차페크라는 작가를 알게 되어서 들떴다.

체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이자 정치, 문화, 사회 분야의 중요한 인물이었던 카렐 차페크, 체코어의 거장, 체코어의 마술사, 로봇이라는 말을 처음 쓴 사람…….

어쩌면 나는 작가의 거창한 위치를 먼저 알았다면 이 책을 선택하는 데에 부담감을 가졌을지도 모르겠다. 무언가 무겁고 진중한 글이 담겨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생겼을 테니까.

하지만 그저 '정원에 관한 열두 달의 이야기' 정도로만 알고 이 책을 선택한 것은 탁월했다.

그리고 이 책은 본문부터 그냥 뛰어들어 읽어나가도 좋겠다. 경쾌하고 재미있게 읽으며 '맞아, 맞아' 공감할 수 있으니까.



내가 귀촌을 꿈꾸고 실행에 옮겼을 때, 나는 야외 테이블에서 우아하게 석양을 바라보며 티타임을 즐길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랬다가는 모기에게 잔뜩 뜯기는 데다가 온갖 벌레들이 달려들고 소리를 내며 휙 지나가기도 하니, 감성적인 시간을 보내기는커녕 얼마 지나지 않아서 철수해야 한다.

잔디밭은 또 어떤가. 그 와중에 잡초는 또 얼마나 많이 자라는지, 어느 순간 잡초가 생겨나기 시작하더니 여름에는 손쓸 틈 없이 무성하게 자란다. 잡초가 자라며 벌레들도 극성이다. 그래서 귀촌 이후에 나는 여름이 무섭다.

처음에는 정원을 가꾸고 이쪽에는 이 꽃들을 심고, 저쪽에는 저 꽃들을 심어야지, 생각했다. 방울토마토도 가꿔서 수확해서 먹고, 고추, 가지, 상추 등 채소도 심어서 식사 준비하다가 밭에서 즉석 해서 쓱쓱 뜯어와서 밥상에 올려야지 등등 야무지게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멋모르고 밭에다 그냥 씨를 뿌렸더니 새벽부터 짹짹, 동네 새들이 잔치를 해서 다 먹고 가고, 다시 오일장에서 모종을 사 와서 심어서 키웠을 때에는 벌레들이 점령을 해서 얻어먹을 것도 없었다.

벌레와 5 대 5 정도는 용인할 수 있었지만, 결과는 9 대 1 정도로 점령당하고 참패했으니, '안 먹어 안 먹을 거야.'라며 여우의 신포도처럼 생각하고 말았다.

어쩐지 오일장에 호미 사러 갔을 때, 호미 파는 할머니가 "그냥 사다 드시지……."라고 하신 말씀이 괜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모종 사고 키우고 하느니, 사 먹는 게 훨씬 나았다.

내가 내 이야기부터 신나서 가득 펼치는 데에는 이 책이 그 이야기를 끌어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실력 있는 정원가에게는 나와 반대의 문제도 있었다.

나도 당근이나 사보이, 상추, 콜라비를 재배해본 적이 있다. 그것도 여러 번. 물론 농부의 삶에 대한 낭만적 환상으로 시작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매일 혼자서 무 120개씩을 먹어 치워야 하는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가족 누구도 먹으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다음 날은 사보이 늪에서 허우적댔고, 또 다음 날에는 질기디 질긴 콜라비를 미친 듯이 먹어야 했다. 넘쳐나는 상추를 버리지 않으려고 한 주 내내 상추로 삼시 세끼를 해결한 적도 많다. 채소밭 정원가들의 즐거움을 깰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채소를 재배하면 자신이 기른 것들을 입안에 마구 욱여넣어야 하는 순간이 온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115~116쪽)

이런 문제든 저런 문제든, 환상이 아니라 현실이어서 더욱 '맞아, 맞아' 공감하며 읽은 것이다.

그리고 나는 결국 포기했지만, 작가는 해냈다. 카렐 차페크와 요제프 차페크 형제는 해냈다.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정원의 열두 달을 가꿔나간 이야기에 시선을 집중해본다.



우아한 정원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 정원 생활이다. 그렇기에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무언가 나에게 더 와닿는 느낌이다.

잘 가꾸어진 정원을 멀찍이서 훑어만 보던 시절, 나는 정원가란 새소리를 벗 삼아 꽃의 향기를 음미하는 존재, 세상과 거리를 둔 온화한 성품과 시적 감수성을 지닌 존재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세계에 보다 깊이 발을 담그면서, 진정한 정원가란 '꽃을 가꾸는 사람'이 아니라 '흙을 가꾸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정원가는 집요하게 땅을 파내어 흙 속에 무엇이 깃들어 있는지를 게으른 사람들의 눈앞에 척 내보이는 존재다. 그네들은 땅에 파묻혀 살아가며 퇴비 더미 위에 자신의 공적비를 세워 올린다. (56쪽)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까, 신기한 것도 많았다. 독특한 상상력과 시선으로 풀어내니 저절로 집중하며 읽어나가게 된다.

정원가는 물론 자연 진화의 산물은 아니다. 그러나 만약 정원가가 자연적으로 진화한 존재라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을까. 쭈그려 앉을 필요가 없도록 딱정벌레 같은 다리를 가졌을 테고, 등에는 날개도 돋아났을 거다. 보기에도 예쁘고 화단 너머로 둥실둥실 떠다닐 수 있으니까.

발 디딜 자리가 없을 때 사람 다리라는 게 얼마나 제구실을 못하는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도 못할 것이다. 흙을 가만히 찔러보기 위해 몸을 웅크려 앉노라면 다리가 어찌나 쓸데없이 길게 느껴지는지. 제충국 한 무리나 매발톱꽃 싹을 밟지 않고 화단 이쪽에서 저쪽으로 넘어가아 할 때는 또 왜 이렇게 다리가 짧게 느껴지는지. 몸뚱이를 밧줄에 매달고 화단 위를 날아다닐 수 있다면. 차라리 이 몸이 모자 쓴 머리 하나와 손 네개(혹은 그 이상)로만 이루어져 있다면. 그도 아니면 카메라 삼발이처럼 팔다리를 줄였다 늘였다 할 수 있다면! 하지만 정원가의 신체도 다른 인간들의 몸처럼 불완전하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정원가는 어떻게든 주어진 한계 속에서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다. (80쪽)

이 뒤로도 계속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사실 여기에서 끊기도 아쉬웠다. 이러다가는 이 책을 전부 담아버릴 듯해서 멈춘다. 어디에서 끊을지 판단이 안 될 만큼 재미있고 솔깃하다.



정원가와 대화할 일이 생기거든 꼭 이런 식으로 질문을 던져라. "이 장미의 이름은 뭔가요?" "이건 버미에스터 반퇼레예요." 정원가는 굉장히 신이 나서 대답한다. "그리고 저 녀석은 마담 클레어 모르디에르라고 하죠." 이제 그는 당신을 교양 있는 사람이라 여기며 한층 정중하게 대할 것이다. 반면 섣불리 아는 척하는 건 금물이다. 예컨대 "이 아라비스 꽃 정말 예쁘네요."라고 말한다면 당장 불호령이 떨어진다. "뭐라고요? 그 아이는 스치에베렉키아 본뮐레리예요!" 그게 그거 아닌가 싶겠지만 이름은 중요한 것이니까. 우리 정원가들은 좋은 이름에 대해 까다로운 취향을 지녔다. (83쪽)



이 책은 저자의 표현은 물론, 곳곳에 있는 삽화도 시선을 끈다. 글과 삽화가 잘 어우러져서 가독성을 높이고, 그들의 정원을 상상하며 읽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또한 단순히 유머만이 아니라 무언가 생각할 수 있는 철학이 들어있어서 사색에 잠기게 한다.

정원에 있는 것들은 시시각각 비율이 어그러진다. 그래서 가을이면 식물을 이리저리 옮겨 심게 된다. 정원가가 해마다 여러해살이를 안아 들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꼭 새끼를 물어 옮기는 어미고양이 같다. 그는 뿌듯해하며 이렇게 말한다. "이제 다 심었군. 드디어 조화가 딱 맞네!" 다음해에도 똑같은 말을 한다. 정원은 언제나 미완의 존재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인생살이와 꼭 닮았다. (166쪽)



가벼운 분량 속에서 느껴지는 진한 여운이 이 작품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매달 변해가는 정원의 모습이 시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하다가, 어설프면서도 욕심 가득한 정원가의 아이러니한 모습이 익살스럽다가, 또 어느 순간 날선 사회 풍자가 훅 치고 들어온다. 이 때문에 책을 읽고 난 뒤 독자들에게 남는 인상도 제각각일 것이다. 어떤 이에게는 가드닝에 대한 로망을 충족시켜줄 따뜻한 정원 에세이로, 어떤 이에게는 통쾌하고 강렬한 인문에세이로 읽힐 수 있을 것이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내가 정원가 지망생이었던 그때에 이 책을 알았다면 무언가 달라졌을까?

상관없다. 지금은 여전히 정원을 가꿀 마음을 접고 있고, 그 마음이 다시 싹을 틔운 것도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며 웃고 공감하고 내 이야기도 막 떠들면서 나는 '이거면 되었다!'라고 생각한다.

그 이야기들이 입에 착착 감기며 미소가 떠나지 않게 한다.

'나도 그런 적 있어.' 혹은 '정원일을 더 본격적으로 했다면 이런 일이 있었겠구나!' 등등의 생각으로 웃고 공감하고 생각에 잠기는 시간을 보낸다. 한바탕 마음을 휘젓고 지나간 책 《정원가의 열두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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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행복해야 합니다 - 행복해지고 싶은 당신에게 전하는 마음의 편지
이신화 지음 / 하늘아래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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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합니다'라는 말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알고 있는데 자꾸 잊고 있는 가치다. 지금 행복해야 하는데 자꾸 미루며 살아가고 있다.

자꾸 행복을 뒤로 미루면 나중에 그 행복을 다 누리는 것이 아니니, 살면서 틈틈이 행복을 누려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그러니 그 마음 잊지 말자고 이렇게 글을 읽으며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 책은 '행복해지고 싶은 당신에게 전하는 마음의 편지'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합니다』이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을 펼쳐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이신화. 출판기획자이며,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책날개 중에서)

이제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당신에게 늦은 것은 없습니다. 자신이 무엇인가를 깨달았을 때, 그때 시작하면 되는 것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닫고도 그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삶에서 지각하는 사람들입니다. 지금이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들을 찾아서 그것들을 이루기 위해 삶의 바다로 항해를 떠난다면 행복한 삶을 예약한 것입니다. 또한 지금이라도 망각의 다리를 지나 삶의 바다로 힘차게 출발할 때, 행복한 삶을 약속한 것입니다. (7쪽)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1장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다시 쓰는 편지', 2장 '한쪽 발을 잃은 비둘기에게 쓰는 편지', 3장 '삶의 찬란한 비행을 준비하며 쓰는 편지', 4장 '아침의 좋은 생각으로 쓰는 편지', 5장 '삶의 아침을 위하여 보내는 편지', 6장 '이야기로 적어 보내는 지혜의 편지'로 나뉜다.



태양은 또다시 떠오른다. 태양은 저녁이 되면 석양이 물든 지평선으로 지지만, 아침이 되면 다시 떠오른다. 태양은 결코 이 세상을 어둠이 지배하도록 놔두지 않는다. 태양은 밝음을 주고 생명을 주고 따스함을 준다. 태양이 있는 한 절망하지 않아도 된다. 희망이 곧 태양이다._헤밍웨이

바다를 떠난 등 푸른 바닷고기라면 죽는 그날까지 바다를 꿈꾸어야 하듯이 사람들도 죽는 그날까지 희망을 간직해야 해. 마지막 순간까지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비상의 날개를 가질 수 있어. 그래, 어려움에 처한 나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어. 시련을 겪는 자만이 더욱 푸른 아침을 볼 수 있다고. (18쪽)

이 책에서는 명언으로 시작하여 저자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명언도 감상하고 저자의 생각도 공유하는 것이다.

명언은 삶의 지혜를 짤막한 문장으로 표현한 것이니, 이 책을 통해 갖가지 명언을 접하는 시간도 유용하다.

명언을 읽으며 지금껏 미처 깨닫지 못했던 무언가를 통찰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글의 시작을 알린다.

저자가 명언을 시작으로 세상의 갖가지 메시지를 들려주는데, 때로는 편안하게 이야기를 펼치고, 때로는 우화를 들려주기도 하니 시선을 집중해본다. 특히 나는 우화 읽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그런지 이 책을 통해 접하는 우화들을 재미있게 읽어나가며 마음에 새겨보았다.

그렇게 지금껏 놓치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 지금 행복하기 위해 떠올려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상처 입은 날개를 가졌더라도 세상을 날아라

연약한 꽃들도 최선을 다해 뿌리를 내린다.

찬란한 비상은 자신의 의지가 있을 때 가능하다

고정관념은 당신의 삶을 후퇴시킨다.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을 읽으며 갖가지 생각에 잠긴다. 특히 현재 행복해야겠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인식한다.

'행복이란 희망을 꿈꾸고, 그 희망을 실현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 과정 속에서 얻을 수 있음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57쪽)'라는 저자의 생각에 더불어 좀 더 희망을 꿈꾸고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즐겁게 해나가리라 다짐한다.

이 책을 통해 삶을 위해 전해주는 마음의 편지를 건네받을 수 있으니, 이 책은 희망을 심어주는 역할을 하는 책이다. 그래서 읽으면서 희망, 사랑, 우정 등 삶의 가치를 잊지 않도록 떠올릴 수 있고, 살면서 필요한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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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주 여행, 사계절 빛나는 전라도 430 - 179의 스팟・매주 1개의 추천 코스・월별 2박 3일 코스와 스페셜 여행지 소개 52주 여행 시리즈
김경기 지음 / 책밥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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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만으로 이렇게 두툼한 한 권의 여행책이 마련될 수 있으니, 이 책이 대단하다. 첫인상부터 '우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렇게 사계절 빛나는 전라도를 탁탁 짚어주다니, 저자의 전라도에 대한 사랑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마음에 드는 것은 여행 가면 좋은 시기와 스팟을 안내해주는 것이다.

사실 '어디가 좋다'라고 하더라도 정말 가볼 만한 시기가 따로 있어서, 그 시기가 아니면 '엥?'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내가 가보니 별로라는 소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내가 그랬다. '여기가 왜 유명하지?'라는 생각을 한 데에는 적절한 때가 아니어서 그런 적이 많았다는 것을 알겠다.

그렇게 여행을 해도 뜨뜻미지근한 반응이 나왔던 건 그 장소가 가장 반짝반짝 빛나는 시기를 미처 알지 못해서 벌어지는 일이니, 이 책에서 1월에서 12월의 전라도를 구성해 준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전라도 여행' 하면 이 책이 먼저 떠오르고, 이 책을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어진다.



이 책은 『52주 여행, 사계절 빛나는 전라도 430』 최신 개정판이다.

179개의 스팟, 매주 1개의 추천 코스, 월별 2박 3일 코스와 스페셜 여행지 소개를 알차게 담은 책이다.

제법 두툼해서 한 권 소장해두고 사계절 어느 무렵이든 문득 전라도 여행이 떠오를 때면 집어 들어 펼쳐보고, 내친김에 여행까지 계획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김경기. 대학 졸업 후 약 1년간 직장 생활을 위해 서울에 잠시 머문 기간을 빼고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오롯이 전라도에만 살았다. 결혼한 후에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말마다 가족과 함께 전라도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그러니 이 책은 누군가의 꾸준한 시간과 노력이 담긴 책이어서 더욱 값지게 다가온다.

그저 어디어디 가면 볼 것이 있다는 정도의 설명이 아니라, 곳곳에 전라도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책이라는 것을 읽어보면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을 읽다 보면 여행 정보는 물론이고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알고 보니 저자가 2009년부터 블로그를 운영하며 여행과 사진 이야기를 꾸준히 연재하고 있고, 2013, 2014년 네이버 블로그 사진 분야 파워블로거, 2016년 네이버 포스트 여행 분야 스타에디터, 2021년 네이버 블로그 사진 분야 이달의 블로그에 선정된 이력이 있다.

여행을 다니며 여행 글을 꾸준히 쓰고 사진 촬영도 지속적으로 해서 얻어낸 성과일 것이다.



장소 소개와 함께 QR코드가 있어서 호기심을 자아내며, 주소를 알려주니 자동차 네비게이션을 찍고 가볼 수 있도록 편리하게 안내해준다. 주차 문제까지 상세하게 안내해주니 편리하게 여행 방법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주변 볼거리와 먹거리, 그리고 여행 팁까지 안내해주니, 여행을 계획하며 자칫 놓치기 쉬운 꿀팁이어서 도움이 될 것이다. 큰맘 먹고 계획한 여행이라면 사소한 데에서 실패하지 않을 수 있도록 조언해 주는 것이니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9월에 대숲 여행을 계획한다면, 담양 2박 3일 코스를 따라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첫째 날 14시에 담양공용버스터미널에서 시작해서, 2박 3일을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그대로만 따라 해도 볼 것 다 보고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울 수 있으니, 상상만 해도 마음이 설렌다.



우유부단 귀차니즘 여행자를 위한 시기적절 취향저격 여행지 안내서 '52주 여행'

여행도 다 때가 있다. 실패 없는 매주 1코스 여행!

매주 3~4곳의 스팟 + 매주 1개의 추천 코스 + 스페셜 여행지 (책 뒤표지 중에서)

늘 여행을 꿈꿀 수 없다고 해도, 어쩌다 꾼 꿈을 최대한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특히 전라도에는 맛있는 음식이 많다고는 알고 있어도 전라도 구석구석에 대한 여행 정보가 부족하다면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여행을 사랑하는 전라도 토박이가 엄선한 장소들'이니 이 책을 소장하고 시기에 맞춰 펼쳐보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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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간직하고픈 필사 시
백석 외 지음 / 북카라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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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매일 시 감상을 하며 느끼는 것이 있다. 시는 때와 장소와 책과 책에 있는 글자 크기와 모양과 삽화에 따라 그 느낌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때에는 별 감흥이 오지 않던 시가 어느 순간 엄청나게 다가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내가 왜 지금껏 이 좋은 시를 몰라봤지?'라고 의아해하는 순간이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좋은 시는 역시 좋다는 것이다. 책이 바뀌고 활자가 달라지고 글로 읽든 누군가의 낭송으로 듣든 마음을 두드리는 무언가가 있다.

그래서 틈틈이 명시로 알려진 시를 읽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다.

이 책은 『평생 간직하고픈 필사 시』이다. 백석, 박인환, 김영랑, 김소월, 정지용, 한용운, 윤동주의 시가 담겨 있다. 제목과 시인들만 보더라도 갖고 싶고 선물하고 싶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 책에는 백석, 박인환, 김영랑, 김소월, 정지용, 한용운, 윤동주 시인의 시가 담겨 있다.

아주 잘 알려진 유명한 시부터 다소 낯선 시까지 엄선되어 수록되어 있으니, 마음에 와닿는 시를 골라 필사에 돌입해 보면 좋겠다.

필사하기 좋게 다양한 글씨체로 시를 표현해 주어서 책의 옆 페이지에 자신만의 글자로 정성스레 시를 손글씨로 담고 마음에 담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되겠다.

필사를 하지 않더라도 마음에 새기는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한결 정서적으로 풍족해지며 삶의 여유가 생길 것이다.





언제 보아도 좋은 시, 지금껏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시, 문득 내 마음에 감동을 주는 시, 짧은 시, 긴 시 등등 시인들의 갖가지 시를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어쩌면 진작에 내 마음에 들어와 있던 시를 꺼내들어 펼쳐보는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하루에 잠깐만이라도 시 감상의 시간을 가진다면 삶이 조금은 풍요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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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비 종친회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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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며 궁금했다. 하긴 그 옛날에는 노비가 더 많았을 텐데, 노비 종친회는 없으니 말이다.

나름 흥미로운 제목이어서 어떤 이야기를 엮어갈지 궁금했다.

오늘날에는 모두가 자신의 신분을 떠난다

그들 모두는 상승했거나 아니면 상승했다고 믿는다

_쥘 미슐레 『민중』

그런데 이 책 시작부터 '아, 그렇네. 맞네' 생각하며 읽어나갔으니, 특히 추석명절을 막 지내고 나서 그런지 더욱 공감하며 읽었다.

시작 부분을 살짝 살펴볼까.

'조상 잘 둔 사람은 명절에 해외여행 간다'라는 개똥같은 말이 언제부터 퍼졌는지에 대해 봉달은 한쪽 다리를 덜덜 떨며 생각에 잠겼다.

'죽고 없는 조상신에게 때마다 전이며 생선, 과일까지 바치고 절을 해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살림을 조롱하는데서 시작된 말이긴 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개똥같단 말이야...빨간 날에 민족 대이동 하는 우를 범하는 건 하수나 하는 짓인데.'

이번엔 반대쪽 다리를 떨며 생각했다.

'진짜 조상 잘 둔 사람은 남들 다 일 하는 평일에 놀러 다니지.' (9쪽)

'봉달'이라는 캐릭터가 시작부터 강렬하게 등장한다. 머릿속에는 대략의 생김새가 짐작이 되면서 그가 펼치는 이야기가 기대되는 것이다.

이 책 『노비 종친회』는 펼쳐들자마자 나를 이야깃 속으로 풍덩 빠져들게 한다.



이 책의 저자는 고호.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데는 자음과 모음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평소 지론이다. 그런 고민이 만들어낸 세계로는 『평양에서 걸려온 전화』와 『악플러 수용소』, 『과거여행사 히라이스』, 『기다렸던 먹잇감이 제 발로 왔구나』 등이 있으며, 사회적 이슈를 문학적으로 녹이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도 꾸준히 또 다른 세계를 만들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단법인 이효석문학선양회와 황토현 문학상, 의정부전국문학상 등에서 수상한 바 있다. (책날개 중에서)

목차는 1장 '수단', 2장 '입보', 3장 '시조', 4장 '대동'으로 구성되며, 용어 소개로 마무리된다.



위에 언급한 '봉달'은 평일 오전 해외여행에 들뜬 중산층 가족을 보며 생각에 잠긴 것이었고, 그는 회사가 망해서 도피 중이었다. 하지만 혼자 홀연히 사라져버리면 자식에게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들어 자살하려고 선산을 찾는다.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애써 닦아내고 천천히 끈에 목을 거는데, 어라? 가만있어 보자.

'사망보험금이...자살할 경우에도 나오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황소같이 큰 눈만 끔벅이던 그때,

"시방 이게 누구여? 너 봉달이 아녀?" (15쪽)

선산의 위치는 전북 고창군 성송면 하고리. 그러니 소설 속 대화는 전라도 사투리가 구수하게 음성지원되는 듯 리듬을 타고 흘러간다.

그의 이름은 헌봉달. 죽으려고 선산을 찾았다가 얼떨결에 집에 가게 되었다.

그리고 방송에서 옛날 골동품이나 기록물같은 거 있으면 무료로 감정해준다고 해서 집안을 찾아보았는데, 문서 하나를 발견했다. 발견한 문서를 가지고 어머니와 함께 가품명품 방송에 갔는데, 충격사건!

그 문서는 공명첩으로 판명된 것이다.

"쌀 열두 가마를 바치고 받은 정3품 통정대부."

그런데 여차여차하여 헌씨 종친회를 세웠고, 헌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가입을 했고 봉달은 이 모임의 수장이 되었다.

그들의 기상천외한 이야기에 웃다가 진지해졌다가를 반복하며 작가의 톡톡 튀는 글 속에 푹 빠져드는 시간을 보낸다.

"어이, 조선에 진짜 양반은 십 퍼센트도 안 됐답디다. 근데 지금 보쇼. 개나 소나 지네가 양반이래. 그중에 절반 이상이 족보 위조했을 테고, 나머지는 어쩌다 방계에 방계로 이어졌을 테고, 그마저도 천민 평민 할 거 없이 피가 섞였을 텐데. 이제 와서 양반? 순수혈통? 나도 충고 하나 하겠는데, 그런 개소리 할 시간에 아나 떡이나 잡숴." (209쪽)



그런데 실제로 헌 씨가 있나? 막 인터넷 검색을 해보게 만든다. 실제 상황처럼 생생하게 느껴져서 이 책 속의 사람들이 실제로 어딘가에 있을 듯한 느낌이 드는 것 아닌가.

고호 작가의 전작 『악플러 수용소』도 독특한 설정이면서도 상당히 현실감이 느껴지는 픽션이었는데, 이 소설도 그랬다. 그러면서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이야기를 놓지 못하게 된다. 이 작가를 기억해두어야겠다.

통통 튀는 전개에 웃으면서 읽다가도 웃픈 느낌이 들기도 하고, 한없이 가벼운 듯하다가도 진지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독자를 이끌어가는 솜씨가 보통이 아닌 소설이니 읽어보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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