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 유병재 대본집
유병재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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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유병재 극본으로 화룡점정을 찍은 유니콘의 오리지널 대본집이다. <극한직업>, <멜로가 체질> 제작진과 '연기의 갓' 신하균의 환상 조합 K-시트콤 '유니콘'이다.

유니콘은 쿠팡플레이의 12부작 드라마로 스타트업을 배경으로 한다.

인물들의 이름이 가지는 의미나 상징하는 동물이라든지, 좋아하는 배우를 향한 팬심이라든지, 작가가 누릴 수 있는 재미를 맘껏 녹여냈습니다. 굳이 이 책을 보는 수고를 하신 당신께 그런 잔재미를 찾는 수고도 부탁드립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시트콤의 주요 배경인 맥콤은 혁신적인 유수의 스타트업 사례를 따르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삐걱거리기만 하고, 하자 있는 인간들이 모인 스타트업이라고 한다. 이 설명을 보고 나는 이 드라마에 더욱 매력을 느끼고 호기심이 생겼다.

인턴 사원 장그래의 <미생>도 아니요,

꿈꾸는 청춘 서달미와 남도산의 <스타트업>도 아닌,

스티브의 <유니콘>으로! (11쪽)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이 책 《유니콘 유병재 대본집》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그리고 사실 나는 이제 알았다. '엥? 유병재? 대본?' 이런 생각에 검색해 보니, 유병재는 대한민국의 배우, 작가, 가수, 코미디언이라고 뜬다. 다재다능하다.

방송에서 보았을 때 삼행시를 잘 짓는 장면이 다 능력이 있어서 그런 거였구나! 생각해본다.


이 책의 저자는 유병재. 1988년 충남 출생. 유병재 농담집 《블랙코미디》, 유병재 삼행시집 《말장난》에 이어 유병재 대본집 《유니콘》을 출간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을 집어 들고 이런 생각을 했다.

'원래 대본집이 이렇게 재미있나? 드라마 안 보고 대본만 보아도 재미있는 건가?'

그러다가 다시 생각했다.

예전에는 드라마를 본 이후에 바로 대본집을 보았으니 흥미가 덜했을 거라고.

어쨌든 이 책은 대본집으로 바로 보아도 흥미롭게 이야기 속으로 들어갈 수 있으니, 그건 작가의 필력은 물론 고화질의 대사 화보 및 비하인드 스틸까지 알차게 담겨 있어서 그럴 것이다.

일단 맥콤 조직도와 등장인물 캐릭터부터 시선을 끌어당겼고, 본격적인 에피소드가 시작되니 이들이 실제 대사를 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와닿았다.



에피소드마다 모눈종이에 손글씨로 보여주는 메모 또한 시선을 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한눈에 파악되는 느낌이다.

또한 평소 신하균의 연기를 좋게 평가하고 있어서 그런지, 이들의 에피소드를 읽어나가며 스타트업 맥콤의 CEO 스티브의 캐릭터가 눈앞에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스티브의 캐릭터는 16~17쪽의 설명만 읽어보아도 인간적이어서 더 마음에 든다. 탄탄대로를 걷는 재벌 2세나 실장님 스타일이 아니라, 완벽한 듯 어딘가 어설프고 온갖 우여곡절을 겪는 인간미에 더욱 마음이 간다. 통통 튀며 살아 움직이는 듯 매력적이다.

스티브 말고도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사람들에 빵빵 터진다.

애슐리 여, 30세 "30억만 벌면 은퇴할 거예요. 31억만 더 모으면 돼요."

제이 남, 29세 "이미 만들어진 대기업보다는 레고를 조립하는 마음으로…"

제시 남, 32세 "이름이 '제시'고 직업이 '비서'니까…'여성'이라고 생각하셨구나?"

캐롤 여, 27세 "지금 우리한테 필요한 건 이슈잖아요! 대중은 개돼지가 아니라니까요?"

필립 남, 26세 "다음에 제가 저녁에 맛있는 브런치 쏠게요!"

……

저녁에 맛있는 브런치?!

갑자기 웃느라 정신 없어졌다. 이 드라마에 필립이 없다면 어떨까. 현실에서는 곤란해도 드라마에서는 꼭 있어야 할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립은 맥콤의 마케팅팀 직원인데 많이 잘생겼다. 그런데 세상 제일가는 바보가 따로 없다는 것이다. 업무 실수는 물론, 눈치까지 없어 모든 직원들의 속을 뒤집는 예쁜 고문관. '그래도, 애는 착해….' 이제는 모두가 필립을 그러려니, 하며 받아준다고.

이렇게 한 명 한 명 캐릭터의 매력적인 모습을 보면서, '이 드라마 꼭 봐야겠다' 생각한다.


등장인물들의 사진도 심쿵.

맛깔스러운 대사집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이 책은 유병재 극본으로 화룡점정을 찍은 유니콘의 오리지널 대본집이다.

맥콤 CEO 스티브와 크루들의 K-스타트업 분투기를 담은 12부작 드라마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인 대본집으로 만날 수 있으니, 드라마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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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마음결 도덕경
김영희 지음 / 아름다운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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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도덕경 공부는 나에게 시작만 있었고 끝은 없었던 것 같다. 어려웠다.

'도가도비상도, 명가명비상명'은 쉽게 접하던 문장이면서도 워낙 심오한 듯하고 난해하여 지레 겁먹기 일쑤였다.

그러니 그 공부가 오래갈 수 있겠는가.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는 그때 나름대로, 어차피 다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면 그때의 마음 그만큼만 이해해도 좋았을 것을, 다 이해하고 싶어서 조바심을 냈고, 그랬기에 자꾸 거리만 두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번에는 조금은 부담감은 내려놓고 나에게 와닿는 만큼만 이해하며 읽어나가기로 했다.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 <자연의 마음결 도덕경>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영희. 철학자. <톨스토이가 전하는 인생, 사랑>, <한땀한땀 인생을 수놓다>, <죽음을 바라봅니다>를 발간했다.

도덕경은 도와 덕에 관한 글이기에 앞서, 자연을 순수하게 성찰하며, 삶 속에서 자연과 어울리는 삶을 살기위해 노력했던 노자라는 한 인간의 삶의 기록이다. 도덕경에서 중요한 것은 도와 덕이 아니라, 도와 덕을 품은 마음이다. 자연의 마음결을 닮은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 이것이 노자가 도덕경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주고 싶어하는 요체인 셈이다. (책 속에서)

이 책에는 1장부터 81장까지 도덕경의 내용과 저자의 해석이 담겨 있다.

이 책은 도덕경을 경시하던 저자가 삶에 대한 성찰을 통해 도덕경이 갖는 위대한 사상을 깨닫고, 그 사상의 요체를 담담히 적은 기록이라고 한다.

저자가 바라본 도덕경의 내용이 어떤지 이 책을 읽으며 그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


사실 노자도덕경이 원문만으로는 아주 얇아서 금세라도 읽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어가 보면 워낙 심오해서 이해하기가 힘들다.

이 책은 회색 박스 안에 도덕경 원문의 음과 해석을 다루고, 저자가 개인적인 해석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그 해석이 지금껏 보던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어서 시선이 간다.

역시 어렵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생각이지만, 누군가 다른 이의 생각을 엿보는 식으로 도덕경을 접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도 특별하다.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이 기존 도덕경의 책들과는 많이 다르다고 언급한다. 그리고 순수하게 개인적인 성찰로만 글을 쓰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며 오랜만에 도덕경을 집어 들어 읽어나가는 시간을 보냈다.

이번 기회에 도덕경을 새로운 렌즈를 건네받아 들여다보며 이 시각으로 이해해 보았다. 김영희 철학자의 시선으로 다시 들여다보니 새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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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인간관계 - 부자가 만나는 사람, 만나지 않는 사람
스가와라 게이 지음,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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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 보면 모든 일에 정성을 쏟기는 힘들다. 또한 모든 인간관계에 시간과 노력을 똑같이 들이는 것은 버겁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한술 더 떠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더 이상 쓸데없는 관계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마라'라고 말이다.

이 책에는 부자들만 알고 몰래 실천해왔던 '만날 사람과 피할 사람을 구분하는 비밀'을 알려준다.

부자들의 인간관계에 대해 어떤 점을 배울 수 있을지 기대하며 이 책 《부자들의 인간관계》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스가와라 게이. 저자들이 꼭 한 번쯤 함께 작업하기를 원하는 프리랜서 편집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그동안 부와 성공을 거머쥔 이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니 하나같이 해가 되지 않음은 물론이고 '부를 가져다주는' 인간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 비밀을 탐구해왔다. '부의 운명은 인간관계를 통해 좌우된다'는 일견 당연해 보이기에 다시금 명심해야 할 진리와 '만날 사람과 피할 사람은 이렇게 구분한다'는 부자들만 알고 있던 인간관계의 비밀을 《부자들의 인간관계》에 꾹꾹 눌러 담았다. (책날개 중에서)

나는 지금까지 만난 많은 부자의 언행과 그들의 인간관계에서 보이는 자세를 꼼꼼히 분석했다. 거기에 어떤 종류의 방향성이 있다는 것을 깨닫자 답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책에는 그러한 내용을 정리해 담았다. 부자가 되는 행복한 인간관계를 맺는 요령에는 의외로 사소한 것이 많다. 그 사소한 일을 거듭하다 보면 절대 돈이 부족하지 않고, 여유롭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나날을 만나게 될 것이다. 부자들이 인간관계에서 보여준 자세가 그 방법을 가르쳐준다. (12쪽)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된다. 시작하기 전에 '만나는 사람을 바꾸면 부자가 될 수 있다'를 시작으로, 1장 '인간관계야말로 성공과 행복의 열쇠다', 2장 '부자들은 특별한 눈을 가졌다: 사소한 것에서 발견하는 됨됨이', 3장 '부자들의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자산, 시간', 4장 '부자들은 스펙을 보지 않는다: 사람을 평가하는 남다른 기준', 5장 '부자들은 돈을 접어두지 않는다: 돈을 대하는 진심 어린 마음', 6장 '부자들은 적당한 거리를 둔다: 산뜻하고 담백한 관계의 묘미', 7장 '부자들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다: 모든 관계의 시작은 나 자신'으로 이어지며, 마무리하며 '이제 여러분은 부자가 될 자격을 갖췄다'로 마무리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좋은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그러니까 지금껏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무언가 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는데,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인식한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좋은 인간관계는 함께 있을 때 긴장되지 않고 상대방에게 굳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대화가 무르익고 웃음이 터지지 않더라도 그저 함께하는 것만으로 마음이 풀리고 안정되는 사이가 좋은 인간관계다. 항상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관계 말이다. (33쪽)'

그러니까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좋은 인간관계를 위해 어떤 노력을 더 할지가 아니라, 사람을 구분하는 것이다. 만날 사람과 피할 사람을 구분해서 만날 사람을 잘 만나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고르고 거르면서 좋은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며 집중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가까이 해야 할 사람을 설명한 곳의 제목에는 ○를, 반대로 꼭 피해야 할 사람을 설명한 내용의 제목에는 ×로 표시해두었다. 이것을 참고하여 사귈 사람을 능숙하게 고르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고 스트레스 없는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물론 × 표시된 것 또한 잘 파악하고 경계하며, 자신이 다른 이들에게 해로운 사람이 되지 않도록 잘 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인간관계에도, 개인의 성찰에도 필요한 자세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당신 곁에 있는 사람은 가까이 할 사람인가? 피해야 할 사람인가? (책 표지 중에서)

저자는 "부자는 싸움을 하지 않는다"는 말의 의미가 애초에 싸움이 일어날 사람과 만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부자들은 인간관계에서 취할 것과 버릴 것을 제대로 선택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그러니 모든 사람과 잘 지낼 노력을 하기보다는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 하는 선택과 집중의 문제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겠다.

이 책을 읽으며 인생에 도움이 될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부자들의 인간관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면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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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우연들
김초엽 지음 / 열림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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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김초엽 에세이 『책과 우연들』이다.

김초엽 첫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을 읽고 나서 흥미로웠던 것은 작품 탄생 배경이었다. 김초엽 소설가에게는 원예학을 전공하신 아버지가 있었으니, 얼마나 든든했겠는가.

교외에서 새로 오픈한 온실 카페에 앉아 아빠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고, 식물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지만 하나씩 알아가고 상상을 펼쳐나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 작품을 읽은 후에 알게 된 개인적인 이야기에 김초엽이라는 작가의 실제 이야기, 실제 상황 속의 생각이 궁금했다.

그리고 이 책이 김초엽의 첫 에세이라고 하니 당연히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책과 우연들』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초엽.

1993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2017년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 수상, 가작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방금 떠나온 세계』 『행성어 서점』,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 중편소설 『므레모사』, 논픽션 『사이보그가 되다』(공저) 등을 출간했다.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제11회 젊은작가상, 제62회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책날개 작가 소개 전문)

이 책은 나의 읽기 여정을 되짚어가며 그 안에서 '쓰고 싶은' 나를 발견하는 탐험의 기록이다. 여기서 나는 읽기가 어떻게 쓰기로 이어지는지, 내가 만난 책들이 쓰는 나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관해 말할 것이다. 쓰는 일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독자에게도 이 책이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다면 기쁘겠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했지만 그 앞에서 충분히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두려움을 겪어본 이들에게, 나 역시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는 말을 건네고 싶다.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1장 '세계를 확장하기', 2장 '읽기로부터 이어지는 쓰기의 여정', 3장 '책이 있는 일상'으로 나뉜다. '결국은 인간 이야기'라는 말, 마구 집어넣다 보면 언젠가는, 얼렁뚱땅 논픽션 쓰기, 작법서 작가의 토템, 불순한 독서 생활, 서평 비평 그리고 리뷰, 책과 우연들, 차가운 우주의 유토피아, 완벽한 작업실을 찾아서, 우리가 가진 최선의 도구 등의 글이 담겨 있다.



학창 시절에는 그다지 독서를 좋아하지 않던 내가 독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요네하라 마리의 『대단한 책』을 읽으면서 본격화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꾸준히 독서를 했고, 특히 외부활동의 제약이 있던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책 읽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런데 약간의 휴식 같기도 하고, 신선한 자극이 되는 것이 바로 누군가의 책 이야기, 누군가의 서재를 보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도 엄청 흥미롭게 읽어나갔다.

이 책으로 알게 되는 김초엽 소설가의 이야기가 흥미로워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특히 관심사가 나와 다르니 더욱 신선한 느낌으로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읽는 족족 새로운 느낌이 드니 말이다.

또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보며, '맞아, 맞아!' 하면서 나도 그렇다고 이야기하며 읽는 재미도 상당했다.

특히 올빼미 생활을 하다가 정신 차리기를 여러 번, 이제는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고 하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가만히 누워 있는 게 따분하다면 차라리 책을 읽는다는 것도 그 원칙 중 하나이니, 주로 잠들기 전에만 읽는 책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 선정 조건이 재미있다.

일단 너무 흥미진진해서 책장을 덮을 수 없는 책은 안 된다. 해가 뜨기 전에는 잠을 자야 하니까. 하지만 너무 재미없는 책도 곤란하다. 조금의 흥미조차 끌지 못하면 휴대전화를 멀리 두겠다는 원칙이 산산조각 나므로(원칙이라는 것이 이렇게 부실하다니……). 따라서 적당히 흥미롭고 적당히 다음 내용이 궁금한, 중간에 덮고 다음 날 다시 펼쳐도 얼마든지 이어 읽기 좋은 책들 - 대개 과학이나 인문사회 분야의 논픽션-이 최적이다. (18쪽)

'독서인들의 흔한 패턴대로 막상 책을 산 이후에는 흥미를 잃어 읽기를 미루려다가'(19쪽)처럼 정곡을 찔리는 이야기에는 키득키득 웃고, 특히 『지구 끝의 온실』을 쓰기 위한 자료 조사 과정부터 거기에 얽힌 생각은 그 소설이 나오게 된 과정이니 더욱 시선을 집중해보았다.




잘못 탄 버스가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도시의 낯선 장소로 나를 데려가주는 것처럼.

나는 이 책들에 실려 뜻밖의 세계로 자주 향한다. 의외와 우연의 영역들, 그것은 불순한 독서의 즐거움이다. (160쪽)



어떤 책들이 우리를 생각지도 못했던 낯선 세계로 이끈다면, 책방은 그 우연한 마주침을 가능하게 하는 통로다. 좀 더 많은 책이 그렇게 우연히 우리에게 도달하면 좋겠다. 우리 각자가 지닌 닫힌 세계에 금이 간다거나 하는 거창한 일까지는 일어나지 않더라도, 적어도 우리는 조금 말랑하고 유연해질 것이다. 어쩌면 그냥, 그런 우연한 충돌을 일상에 더해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할지도. (234쪽)



'대학 시절 내내 글쓰기를 거의 부업 삼으면서도 소설만큼은 결코 내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2015년 우연히 읽은 한 권의 작법서 때문에 돌연 소설 습작을 시작했다.(127쪽)'

이 정도의 스토리텔링이라면 타고난 소설가와 또 다른 호감을 선사할 것이다.

그래서 원래 책을 좋아했거나 원래 소설가로 타고난 사람 말고,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드니, 더욱 그녀의 이야기에 솔깃해진다.

이 책은 김초엽 소설가의 에세이다. 책을 보고 쓰는 이야기를 풍성하게 들려주어서, 더욱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또한 이 책의 맨 뒤에는 '김초엽의 우연한 책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본문을 읽다가 궁금해지는 책을 만나면 독서의 지평을 넓혀보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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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2 - 개정판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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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나에게 인상적이었던 소설을 꼽으라면 단연 《파친코》가 떠오른다.

지금껏 내가 몰랐던 세상을 보여주며 세상을 한 걸음 다가가서 바라볼 수 있도록 소설로 풀어나가니 말이다.

어쩌면 다큐멘터리든 다른 매체로 접했다면 이렇게까지 임팩트 있게 다가오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이 소설이 세상과 접할 수 있는 창구이자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통로였던 셈이다.

이렇게 재일조선인, 자이니치의 삶에 대해 알 수 있었으니, 이 소설이 특별하다.

게다가 몇 개월의 시차로 두 가지 버전의 책을 모두 읽어볼 수 있었던 점도 특별하다. 번역을 달리하여 다른 출판사에서 다시 출간되니 읽는 맛도 달라졌다.

대략 알고 있는 내용에 더해 디테일한 심리묘사가 펼쳐지니 정말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듯 이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의 저자는 이민진.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다. 이 책은 신승미 번역, 인플루엔셜 출판사 책이다.

《파친코》에 쏟아진 압도적인 찬사

회복과 연민에 대한 강력한 이야기.

_버락 오바마(미국 전 대통령)

터전을 찾고자 애쓰는 이민자들의 희생에 관한 강력한 명상.

_주노 디아스(《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작가)

역사가 의도적으로 지우려 했던 사람들에게 바치는 풍부한 헌사.

_(《가디언》)

계급, 종교, 소외당한 역사와 문화 등 거대한 이슈들을 담아낸 역작.

_(《내셔널북리뷰》)

계급과 문화 차이로 씨름하는 한 가족의 다채로운 태피스트리를 능숙하게 엮어낸 걸작.

_전미도서상 심사평



전 세계 33개국 번역 출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아마존, BBC… '올해의 책'

2017년 전미도서상 최종후보작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소설 《파친코》 2권은 2부와 3부로 구성된다. 2부는 모국(계속) 1939-1962, 3부는 파친코 1962-1989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2권에는 노아와 모자수, 솔로몬의 이야기가 더 많이 펼쳐진다.

애환도 많고 탈도 많은 이들의 삶을 바라보며, 가슴이 아리기도 하고, 속이 상하기도 했다.

요즘 노아는 일본에 사는 조선인은 더 이상 일본 국민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면 강제로 추방될 수 있다고 모자수에게 주의를 주었다. 노아는 무슨 일이 있어도 경찰을 존중해야 하고 설사 경찰이 무례하게 굴거나 잘못해도 공손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17쪽)

조선인이 일본에서 멸시받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이 소설을 읽으며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같은 상황에서도 제각기 다른 삶의 태도를 볼 수 있었다. 노아와 모자수는 같은 형제이면서도 삶의 태도에 차이가 있었다.

막연하게 생각한 것 이상으로 사건사고가 많았으니, 때로는 이렇게 소설을 통해 세상에 드러나지 않고 가려진 어느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다.

소설이기 때문에 더 실감 나게 그 현실이 전달된다. 그들의 마음까지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번 책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역시 이번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로 노아의 이야기에서 가슴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그들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게 그려지니 한편으로는 분노의 마음이 일었다.



저자는 1989년에 이 이야기의 착상을 얻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1990년 역사학과를 졸업하고 로스쿨에 다녔고 변호사로 활동했다. 그리고 변호사 일을 그만둔 후, 일본에 사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쓰기로 이미 1996년에 마음먹었다.

그러다가 대학 시절 들은 이야기를 소설화해서 뉴욕예술재단 지원금을 받았다. 그 지원금으로 강의를 듣고 베이비시터를 구해서 글을 쓸 수 있었다. 책을 출판하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재일조선인들의 이야기를 어떻게든 알려야 한다는 고집스러운 믿음이 통했다고 확신했다.

2007년, 남편이 도쿄의 일자리를 제안받았고, 그곳에서 일본에 사는 조선인 수십 명을 현장에서 인터뷰할 기회를 얻었으며, 그 이후 기존 원고를 치우고 2008년부터 다시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때로는 이렇게 한 가지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 쓰고 고치고 다듬고 갈아치우기를 거쳐서 최적의 상태에서 선보이기도 한다. 오랜 시간 발효되어 우러난 이야기에 시대적인 상황까지 맞아떨어져야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를 뜨겁게 울린 한 가족의 대서사극

삶의 회복력과 존엄성, 경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담아낸

문화와 세대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고전의 탄생! (책 뒤표지 중에서)

재일조선인, 자이니치, 그들의 삶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을 넘어서, 내가 그 상황이 되면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 책을 통해 이들의 삶을 간접경험하면서 그들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분통을 터뜨리기도 하고, 다른 이들의 삶을 바라보며 이해의 폭을 넓혀보기도 했다. 소설이기에 가능한 사색의 시간이었다.

역사 속 개개인의 이야기를 통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철저하게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소설이 주는 여운이 꽤나 오래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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