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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교과서 니체 -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 ㅣ 플라톤아카데미 인생교과서 시리즈 7
이진우.백승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인생교과서』는 인류의 위대한 현자 19명에게 묻고 싶은 인생의 질문에 대해 각 계의 대한민국 대표 학자들이 답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 총 19권의 시리즈이다. '플라톤 아카데미'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에서 출발해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타자에 대한 사회적 존재로서의 책임과 전체의 행복을 추구하며 지난 삼 년 동안 새로운 사업을 추진해왔다. 바로 인류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현자 19명(부처, 공자, 예수, 무함마드, 호메로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아우구스티누스, 장자, 이황, 간디, 데카르트, 니체, 칸트, 헤겔, 미켈란젤로, 베토벤, 톨스토이, 아인슈타인)을 오늘의 시점으로 소환하여 그들과 상상의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그동안『인생교과서』시리즈 중 무함마드, 간디를 읽었고 이번에 '니체'를 읽게 되었다. 한 권 두 권 누적되면서 이 시리즈의 책을 차근차근 다양하게 읽어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통해 '삶이란 무엇인가','행복이란 무엇인가','죽음이란 무엇인가' 등 인생의 화두라 할 수 있는 질문에 대해 저마다 어떻게 생각했는지 비교하며 살펴볼 수 있다. 현자들은 어떻게 생각했을지 지금의 학자들이 추론하여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것도 흥미롭지만, 같은 질문을 제각각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도 색다르다. 읽어나가면서 나만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 또한 의미 있는 일이다.
또한 이 시리즈는 19명의 현자에 더해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를 20번째 현자로 포함시킨다고 한다. 인류의 스승들이 던졌던 인생의 질문을 숙고한 다음, 마지막 스무 번째 현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라고 한다. 19인의 현자의 도움으로 인생을 통찰하다보면 어느새 현자 비슷하게 되어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이 책의 저자는 이진우(포스텍 인문사회학부 석좌교수), 백승영(플라톤 아카데미 연구교수)이다. 인생교과서 시리즈의 경우 저자가 두 명으로 나뉘어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균형잡힌 느낌이 든다. 니체에게 묻고 싶은 23개의 질문에 두 저자가 답하기도 하고 한 저자가 답하기도 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철학은 무엇이며 우리는 왜 철학을 하는가? 니체의 생각은 이렇다. '철학은 건강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삶의 지혜를 찾는 실존적 행위다. 여기에 철학의 의미와 가치가 있다.' (10쪽)
이렇게 책을 읽는 기회가 아니라면 일부러 철학 서적을 보게될 기회조차 희박하다. 철학이라는 것을 삶과 동떨어지게 생각했는데 '삶의 지혜를 찾는 실존적 행위'라는 의미와 가치를 이 책의 서문에서부터 얻게 된다.
이 책은 총 4부로 나뉜다. 1부 '삶과 죽음', 2부 '나와 우리', 3부 '생각과 행동', 4부 '현실과 초월'로 구성된다. 근본적이면서도 살아가면서 꼭 던져야 할 질문들에 답변하고 있다. '어떤 삶을 살 것인가?','우리는 어떻게 허무를 극복할 수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일하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는 거짓 없이 살 수 있는가?', '신이란 무엇인가?', '도덕적 삶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자유롭게 살 수 있는가?' 등의 질문에 대한 저자들의 답변이 채워져 있다. 니체의 사상에 근거해서 풀어나가는 글을 읽어나가다보면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오고간다. 때로는 동의하며, 때로는 비판하며 적극적으로 책을 읽게 된다.
요즘들어 '거짓'에 대해 생각에 잠긴 적이 많았기에 이 책에서 말하는 '예술적 거짓을 추구하라'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거짓과 진리는 대립적이지 않다는 문장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니체는 "생을 긍정한다는 것은 바로 거짓을 긍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진리와 거짓은 결코 대립적인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생각을 해본다. 삶에는 거짓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진실될까 아니면 세상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진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거짓을 말할까? 우리는 스스로를 잘 알고 있지 못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러기에 "살기 위해서 우리는 거짓을 필요로 한다. 살기 위해서는 거짓이 필요하다는 것, 이것 자체는 그러나 인간 삶의 두렵고도 의심스러운 성격에 아직도 함께 속해 있는 것이다." (253~254쪽)
이 책은 술술 읽히지는 않는다. 하지만 읽기 힘든 것도 아니다. 적당한 강약 조절로 사색에 빠져드는 포인트가 설정되어 있다. 그런 지점에서는 머물러서 깊이 눌러 읽으며 사색에 잠겨야 뜻이 다가온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수만가지의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니체의 말을 토대로 니체의 철학을 짚어보며 푹 빠져서 읽게 된다. 어느새 니체의 정신을 가늠할 수 있고 나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다.
지금까지 인생교과서 시리즈 3권을 보았는데, 그 안에서 나만의 생각을 정리하며 교집합을 찾는 것이 나에게는 꼭 필요한 과정이다. 이렇게 읽고 생각하는 분량이 늘어날수록 나만의 세계관이 정립되고 세상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리라 생각된다. '인생교과서'라는 제목이 적절하게 잘 붙었다는 생각을 하며 다른 시리즈에도 자연스레 눈길을 주게 된다. 이 책과 함께 삶에 대해 깊이 통찰해보는 시간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