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의 마법 실천편 - 비우고 버리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이케다 교코 지음, 서명숙 옮김 / 넥서스BOOKS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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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리를 하는 데에 가장 필요한 것은 정리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요즘 정리 관련 책을 자꾸 읽고 싶은 것은 봄도 되었고, 봄맞이 대청소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이 책의 제목은《정리의 마법 실천편》이다. 카툰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읽기에 좋다는 점이 마음에 끌렸다. 주인공의 정리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정리 의욕을 불태우고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정리하는 데에는 책의 도움을 받는 것이 최고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 책은 초판 1쇄 발행이 2008년 1월 15일이었고, 2016년 3월 5일 3판 2쇄 발행을 한 것이다. 요즘들어 미니멀 라이프, 정리 정돈하는 법, 정리는 버리기부터 시작하기 등 집안 정리를 위한 책이 눈에 많이 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니 예전부터 정리 관련 서적이 출간되고 있었고, 이 책이 원조격으로 일찌감치 나와있었음을 알게 된다. 지금 읽어도 손색이 없고, 정리 초보자들의 정리 마인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교코과 함께 더러운 방 탈출 작전에 돌입해본다.

 

교코 씨의 하루로 이 책은 시작된다. 물건이 많아도 너무 많다. 언젠가 필요할 것이라고 모아두어도 필요할 때에 어디 있는지 못 찾는다면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이다. 그 정도의 더러운 방은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책장을 넘긴다. '당신의 집은 괜찮은가? '더러운 방' 정도 체크 리스트'를 보며 몇 가지가 같은지 체크해본다. 다행히 '더러운 방'과는 무관한 당신, 그 상태를 지키세요.'라는 결과가 나왔다. 어쨌든 물건으로 둘러싸여 있으면 일을 하는 효율이 떨어지고 제 정신으로 살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이 책에 나와있는 '정리 못하는 이들을 위한 이번엔 꼭! 정리하는 기술 5단계'를 눈여겨 보며 하나씩 따라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교코 씨가 냉장고 정리를 하며 내다버린 물건 리스트에 이어 '아아…. 먹는 것을 버리다니. 아직 쓸 수 있는 물건을 버리다니!'라고 탄식하는 장면과 '언젠가 벌 받을 거야. 할머니한테 야단맞을 거야.'라고 좌절하는 장면에서 웃음이 나온다. 물건이 귀했던 시절을 보내신 어르신들은 요즘 사람들이 물건 귀한 줄 모르고 마구 버린다고 타박하시지만, 상한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나느니 정리할 것은 해야한다. 일단은 아까운 짓을 저지르지 않게 하는 것이 포인트.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또 구입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리가 가능한 만큼만 소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이 정도의 정리는 기본으로 해놓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도 이 책에는 필요한 정보가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교코씨 엄마가 알려주는 '7가지 청소 도구' 제대로 활용하기 정보가 여러모로 유용했다. 전자레인지 내부와 커피 포트의 내부, 수도꼭지까지 깔끔하게 닦으면 눈부시게 시원해질 것이다.

 

 

정리하면서 뭐가 가장 힘들었냐면요, 그건 역시 '물건을 버린다'는 것이었죠.

"아직 쓸 수 있을 텐데."  "아니, 쓰지 않을 거야."

"아직 새건데 아까워…." → "애초에 잘못 산 거야."

이런 식으로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다짐 또 다짐해서 겨우 물건을 버릴 수 있게 되었답니다. (책 속에서, 후기 中)

 

이 책은 만화로 되어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건네기에도 용이하다. 엉망진창 정신 사나운 방이 사람 살기 좋은 깔끔한 방으로 바뀌면 인생도 술술 풀리게 될 것이다. 정리를 시작하기 좋은 계절, 읽어보고 깔끔한 인생으로 거듭나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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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당신이 옳다 - 이미 지독한, 앞으로는 더 끔찍해질 세상을 대하는 방법
자크 아탈리 지음, 김수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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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힘들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 투성이인데다가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전혀 변하지 않는 현실에 개탄하게 된다. 그저 속으로 분을 삭이거나 애써 외면하는 일 말고는 할 수 있는 일도 없어서 속상하다. 이런 나의 마음에 자크 아탈리는 기름을 붓는다.

우리는 이미 끔찍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머지않아 이곳은 더욱 살기 힘든 곳이 될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는 누구에게도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니 이제 각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할 때다. (들어가는 말 中에서)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 책《언제나 당신이 옳다》를 통해 자크 아탈리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집중하며 '자기 자신 되기'를 향한 여정의 필요성을 인식한다. 이 책은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한 노력을 해볼 용기를 주었다.

 

이 책의 저자는 자크 아탈리. 경제,정치,국제,사회적인 이슈가 있을 때마다 전 세계 지도자와 언론이 자문을 구하는 유럽의 지성이다. 현재 컨설팅회사 아탈리&아소시에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제정세, 미래예측, 경제전망뿐만 아니라 소설, 에세이, 희곡 등 분야를 망라한 60여 권의 책을 출간했으며, 최근 오케스트라 지휘까지 섭렵한 그는 가히 이 시대의 '르네상스적 인물'이라 할 만하다. 그는 앞선 저서들을 통해 국가와 사회 차원의 개혁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책에서는 국가, 기업, 사회에 더 이상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고 스스로 인생의 주도권을 잡고 절망의 시대를 이겨내자고 당부한다.

 

이 책은 총 4부로 나뉜다. 제1부 '세상의 체념', 제2부 '새로운 르네상스가 시작되다', 제3부 ''자기 자신 되기'의 사상가들', 제4부 ''자기 자신 되기'의 다섯 단계'로 구성된다. 1부를 읽다보면 세상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85명이 소유한 부가 가장 가난한 35억 명이 소유한 부와 같은 것이 작금의 상황이라고 한다. 폭력, 실업, 인구문제, 기술 발전의 이면, 인구 노령화 등 하나씩 짚어나가다보면 저자의 말대로 세상 어디를 보아도 악이 승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2부에서는 15세기와 16세기 내내 세상은 마치 멸망 직전에 마지막 경직 상태에 처한 것처럼 학살과 박해로 물들었지만 그런 가운데 르네상스가 움트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하며 현재를 신新르네상스를 알리는 희미한 신호로 본다.

 

이 책에서는 '자기 자신 되기'를 한 사람들, 즉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된 사람들의 사례를 열거하며 독자에게도 자기 자신을 찾도록 종용한다. 사람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그 예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3부와 4부에서는 '자기 자신 되기'의 역사와 '자기 자신 되기'의 다섯 단계를 다룬다. 앞서 열거한 사례를 통해 이들의 공통점을 파악하고 어떤 상황에서 현실을 극복하고 자아 찾기를 했는지 살펴보았다면, 3부부터는 종교와 철학, 근대 사상 등을 짚어보며 생각을 확고히 한다.

 

이 책을 읽는 것은 절망에서 시작하여 희망을 엿보는 과정이다. 현실은 이미 어두운 밑바닥에 있다. 하지만 자크 아탈리는 "더 이상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세상에서 체념한 채 비난하고 요구만 할 것인가" 묻는다. 어두운 현실에 있다는 것은 바닥을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다. 저자는 그 방법으로 '자기 자신 되기'를 제시한다. '자기 자신 되기'의 역사와, '자기 자신 되기'의 다섯 단계를 살펴보며 인생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자크 아탈리가 말하는 '자기 자신 되기'의 다섯 단계는 다음과 같다.

1. 자기 소외에 눈떠라

2. 스스로를 존중하고 존중 받아라

3.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라

4. 자신의 유일성을 성찰하라

5. 참된 자신을 발견하라, 스스로 선택하라

이 실천 단계를 실행함으로써 자신의 인생만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고 나아가 조국이 성공하고 세계가 풍요로워지는 데에도 일조할 것이라고 말한다. 대학에 나오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와 같은 의미로 작용할 것이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자크 아탈리와 함께 하는 '자기 자신 되기' 여정이다. 우리 앞에는 엄청난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르네상스 시대와 비교하여 짚어준다. 이 책을 다 읽고 보니 한국어판 서문에 있는 만해 한용운 선생의 말씀이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불교 승려이자 시인이었던 만해 한용운 선생은 1913년에 발표한 그의 저서『조선불교유신론』에서 한국 불교가 쇠퇴한 이유는 '모든 것이 하늘에 달려 있다'는 불교 엘리트층의 믿음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불교 지도자들이 그와 같은 미신의 노예가 되었다고 비판하며 '모든 것이 다 나에게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한국 불교의 개혁을 이끌 원칙으로 오직 자신만을 믿고, 오로지 자신을 탓하며,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6쪽)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세상에서는 나 스스로가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며 절실히 느꼈다. 어떤 모습의 자아를 찾을지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내가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 펼칠 수 있는 일이 달라진다는 것을 역사 속 인물들의 행보를 통해 짚어보는 시간이다. 추천하고 싶은 양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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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로부터 온 편지
이정서 지음 / 새움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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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지금껏 알고 있던 사실을 뒤엎어버리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때로는 충격적이고 믿기 어렵지만 애써 외면하지는 못한다. 호기심이 발동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믿기 힘들지만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은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런 책 중 하나다. "지금까지 당신들이 읽은 이방인은 가짜였다"라고 당당히 외치며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새롭게 번역한 책이 출간되어 나뿐만 아니라 출판계와 번역계를 혼란스럽게 했다. 어떤 부분이 오역이었는지 궁금했는데, 번역 연재를 했던 6개월의 시간을 소설적으로 재구성해 보여주는 책《카뮈로부터 온 편지》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정서. 2014년 기존 알베르 카뮈 <이방인>의 오역을 지적하며 새로운 번역서를 내놓아 학계에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출판계와 번역계에 격렬한 논쟁을 불러오며 자성을 이끌어냈다. 2015년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의 정밀한 번역을 시도해 기존 번역서에서 놓쳤던 문제들을 바로잡음으로써 원작의 숨결과 의미를 정확히 살려냈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읽던 기억을 떠올린다. 대학교 1학년 때, 그 책을 읽고자 집어들었지만 자꾸 끊기는 느낌이었다. 유명한 책이어서 읽으려고 노력했지만 생각처럼 잘 읽히지는 않았던 기억이 난다. 이 소설을 읽으며 솔직히 좀 놀랐다. '그나마 내가 읽은 <이방인> 속에서 유일하게 읽을 만한 곳이었다.(17쪽)'라며 인용한 부분이 사실 나또한 그런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한때 <이방인>을 읽으려고 노력했다는 것 말고는 기억에 남지 않는다. "지금까지 당신들이 읽은 이방인은 가짜였다."는 말에도 흥미롭긴 했지만 예전에 읽은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서 흘려넘기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이 출간된 것이다.

 

이 책은 번역을 연재했던 6개월의 시간을 소설을 통해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뛰어나다. 완성본만을 읽을 때에는 어떤 점이 바뀌었는지 잘 모르지만, 번역 과정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전체 맥락 속에서 떼어내서 보면 그 말이 그 말 같다. '번역이니까 가능하다'라거나, '번역도 창작이다'라는 말은 그래서 생겨난 말일 것이다. 그러나 소설 속에 들어와 전체 속에서 보면 저러한 해석은 완전히 다른 말이 되는 것이다. (26쪽)

 

이 소설은 주인공 이윤이 죽은 카뮈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게 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윤을 통해 번역 과정의 전반적인 이야기와 그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이 책은 카뮈의 번역가 이정서의 자전적인 소설일 것이다. 이런 과정 없이 그냥 문장만 비교나열해주면 '그거나 그거나'라는 반응이 많을 것이다. 좀더 세심하고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재미였다. 이 책을 통해 기존의 번역서와 새로운 번역서를 함께 보면서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통찰하는 시간을 보냈다.

 

 

번역 과정을 소설을 통해 접할 수 있다는 점이 독특했다. 특히 번역서를 읽는다는 것은 한국인으로서 원서를 접하는 유일한 방식이기에 언어에 따라 보는 세계가 달라짐을 느꼈다. 지금껏 어떤 번역서든 한 권만 읽으면 그 책을 다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두 권을 비교해서 읽으며 전혀 다른 의미를 찾아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독자와 번역가 모두에게 소설가 김진명의 추천사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작가 이정서는 혼신의 힘을 다하여 <이방인>을 정역하고, 다시 이 책 <카뮈로부터 온 편지>라는 재미로 가득 찬 소설을 통해 우리 번역의 문제점을 눈앞에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이런 노력은 독재 철폐의 몸부림보다 더 절실할지 모른다. 나는 우리 사회가 이 소설마저 허투루 넘긴다면 그야말로 "탈출구가 없다!", 영어로 "No way out!", <이방인>의 언어로 "Il n’ avait pas d’ssue"라 절규하고 싶다.
- 김진명 / 소설가, 대하소설 <고구려> 저자
 

 

그동안 번역 따로 작품 따로 생각하던 나에게 이 책은 생각을 달리할 수 있는 매개가 되었다. 지금도 수많은 번역가들이 오역과 싸우며 번역을 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라서 오역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고, 문학적인 표현의 한계에 부딪쳐서 보다 좋은 표현을 놓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때로는 과격하다 싶게 비난조의 말도 서슴없이 내뱉지만, 보다 나은 번역을 향한 노력과 자성의 외침으로 이해하려 한다. 이 책은 기존의 번역서를 완성본으로 생각하지 않고 좀더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노력을 담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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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2016-03-31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대학 졸업반 즈음에 이방인을 처음 읽었는데 늦은나이에 읽어서인지 인생의 책이 되었었어요. 그래서 이 책 소개 보고도 무척 흥미롭고 궁금하던데.. 카일라스님 글 보니 더더더 얼른 읽어보고 싶네요 `-`
 
나는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시간이 필요했다 - 인도가 내게 가르쳐 준 것들
이화경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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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설가 이화경의 인도 여행기이다. 상처 받은 일상에서 벗어나 인도로 떠난 이화경의 여행기를 담은《울지 마라, 눈물이 네 몸을 녹일 것이니》가 2009년 출간된 이후 절판되었는데, 새로운 제목과 디자인으로 다시 출간된 것이다.《나는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시간이 필요했다》라는 제목과 함께 2016년판으로 새롭게 태어난 이 책을 읽으며 그녀의 인도 기행에 동참해보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지은이는 이화경. 1997년《세계의 문학》에 소설「둥근잎나팔꽃」을 발표하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오랜 세월을 몇몇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며 떠돌았으며, 인도로 건너가 캘커타 대학 언어학과에서 인도 대학생들을 가르쳤다. 제6회 현진건문학상, 제12회 제비꽃서민소설상, 2012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우수상 등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어쩌면 인도는 신기루와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지닌 상상력의 크기만큼, 갈망하는 만큼, 공감하는 만큼, 개입하는 만큼. 또 때로는 자신이 간직한 상처만큼, 자신 안에 있는 불안과 두려움만큼, 딱 그만큼만 존재를 드러내는 인도. (64쪽)

인도는 다녀오는 사람마다 제각각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물론 다른 곳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인도는 특히나 그렇다. 분명 같은 지역을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데도, 같은 곳을 다녀온 것이 맞는지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은 천차만별이다. 이 책을 보니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겠다. 어쩌면 그것은 저자의 말처럼 '딱 그 만큼만 존재를 드러내는 인도'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소설가 이화경의 눈으로 본 인도와 그에 따른 상념들을 엮은 것이다. 단지 여행을 다녀와서는 알 수 없는 이야기까지 잘 담겨 있고, 인도의 상황을 잘 엮어내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또한 질좋은 인도 사진이 함께 담겨 있어서 읽는 이의 감성을 자극한다. 때로는 글을 읽으며 생각에 잠기고, 때로는 사진을 보며 인도의 분위기를 마음껏 느껴본다. 내 기억 속의 인도와 비슷한 점을 볼 때면 한동안 멈춰서서 옛 여행의 장면을 떠올리곤 했다.

 

이 책에서는 다른 작가의 글도 함께 볼 수 있다. 생각의 흐름에 다른 이의 글이 한 자락씩 들어가 잘 버무려졌다. 타지마할 이야기를 읽다가 '시간이라는 뺨에 내리는 눈물방울'라는 타고르의 표현을 읽으며 시적 감성을 끌어올린다. 달 호수에서 부부자, 즉 떠도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적힌 다산 정약용의 글이 적힌 편지를 함께 보는 듯 생생하고, 콜카타 종합병원에서 수술받고 읽은「소금 시(詩)」(윤성학)를 보며 실컷 우는 상황을 공감한다.  

 

 

누군가 말했다. 여행이란 익숙한 조건에서 낯선 조건 속으로 존재를 밀어 넣는 일, 그래서 존재 앓기를 하는 일이라고. 익숙하던 일상이 불현듯 뜯겨져 나가는 것, 예측 불가능한 순간과 매번 정면 대결하는 것, 갑작스런 풍경이 솥뚜껑 속 닭이 살아 튀어나오듯 눈앞에 펼쳐지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 바로 여행. (252쪽)

이 책을 읽으면 갑자기 인도에 가고 싶어진다. 낯선 곳에 나를 밀어넣어 놓고 존재 앓기를 하고 싶다. 다시 가보면 그곳을 조금은 더 자세히, 깊게, 감성 지수를 끌어올려서 볼 수 있을 듯하다. 여행 에세이는 여행을 가고 싶도록 마음을 들썩이는 힘이 있을 때에 그 가치가 더한다. 이 책이 그런 의미를 던져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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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톡 2 - 조선 패밀리의 활극 조선왕조실톡 2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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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메신저로 재현한 조선왕조실록 제2권『조선왕조실톡 2』이다. 조선왕조실록이 아니라 조선왕조실'톡'이라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역사의 장면을 '톡'을 통해 보여준다. 이 책을 보다보면 역사 속 장면도 역시나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는 아주 오래 전에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의 기록이 아니라, 지금처럼 사람 사는 세상에서 일어난 일들을 기록한 산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2권 역시 1권처럼 흥미롭게 읽어나가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무적핑크. 서울대학교 디자인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조선왕조실톡> 한 회를 그리기 위해 실록뿐만 아니라 관련 역사서와 자료들을 섭력했다고 한다. 쉽게 그려지고 쓰인 책이 아니라 이 한 권의 책이 나오기 위해 상상 이상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으리라 짐작한다. 그렇기에 이렇게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재미도 있고 역사에도 충실한 책이 탄생했을 것이다. 이 책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조선왕조실톡 2』 1부에는 '사화패밀리' 중종-인종-명종의 내용이 담겨있다. 2부에는 '왜란패밀리' 선조-광해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총 34화의 웹툰과 함께 '실록 돋보기'가 소개된다. 웹툰이 가볍고 쉽게 역사를 접하도록 한다면, '실록 돋보기'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이야기를 자세하게 진술해준다.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새롭게 접할 수 있는 책이다. 또한 각 웹툰의 끝에는 '실록에 기록된 것'과 '기록과 다른 것'을 싣고 있어서 어떤 부분이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것인지 걸러낼 수 있다. 그저 허구일 것이라고 생각되어 웃고 넘어갔던 이야기가 사실은 실록에 기록된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을 때 이야기는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이 책에서 읽은 충격적인 이야기는 실록 돋보기 열 번째 이야기 '손가락을 자른 사람들'이었다. 실록은 오랜 시대에 걸쳐 참으로 많은 '손가락을 자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는데, 부모가 아프거나 남편이 아프거나 이유는 가지각색이되 참으로 많이 잘랐다고 한다. 개중에는 정말 절실하게, 부모가 낫기를 바라며 칼을 들었던 사람도 있었겠지만 고작 열 살 남짓한 아이들이 집단적으로 그런 일을 한다는 건 이미 정상적인 상황이라 보기 힘들다는 발언에 섬뜩해진다. 사회의 분위기에서 제정상이 아닌 듯한 모습은 다른 시대에 들여다봐야 제대로 보이는 듯해서, 지금의 어떤 모습이 후세에 그렇게 비칠까 곰곰이 생각해본다.

 

재미와 학습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되는 책이다. 역사를 어렵게만 생각해서 접근조차 하지 못하는 학생들, 혹은 일반인에게 이 책은 역사를 대하는 마음가짐을 달라지게 할 것이다. 곧 3권도 나온다고 하니 다음 권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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