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언제나 당신이 옳다 - 이미 지독한, 앞으로는 더 끔찍해질 세상을 대하는 방법
자크 아탈리 지음, 김수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힘들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 투성이인데다가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전혀 변하지 않는 현실에 개탄하게 된다. 그저 속으로 분을 삭이거나 애써 외면하는 일 말고는 할 수 있는 일도 없어서 속상하다. 이런 나의 마음에 자크 아탈리는 기름을 붓는다.
우리는 이미 끔찍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머지않아 이곳은 더욱 살기 힘든 곳이 될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는 누구에게도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니 이제 각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할 때다. (들어가는 말 中에서)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 책《언제나 당신이 옳다》를 통해 자크 아탈리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집중하며 '자기 자신 되기'를 향한 여정의 필요성을 인식한다. 이 책은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한 노력을 해볼 용기를 주었다.
이 책의 저자는 자크 아탈리. 경제,정치,국제,사회적인 이슈가 있을 때마다 전 세계 지도자와 언론이 자문을 구하는 유럽의 지성이다. 현재 컨설팅회사 아탈리&아소시에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제정세, 미래예측, 경제전망뿐만 아니라 소설, 에세이, 희곡 등 분야를 망라한 60여 권의 책을 출간했으며, 최근 오케스트라 지휘까지 섭렵한 그는 가히 이 시대의 '르네상스적 인물'이라 할 만하다. 그는 앞선 저서들을 통해 국가와 사회 차원의 개혁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책에서는 국가, 기업, 사회에 더 이상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고 스스로 인생의 주도권을 잡고 절망의 시대를 이겨내자고 당부한다.
이 책은 총 4부로 나뉜다. 제1부 '세상의 체념', 제2부 '새로운 르네상스가 시작되다', 제3부 ''자기 자신 되기'의 사상가들', 제4부 ''자기 자신 되기'의 다섯 단계'로 구성된다. 1부를 읽다보면 세상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85명이 소유한 부가 가장 가난한 35억 명이 소유한 부와 같은 것이 작금의 상황이라고 한다. 폭력, 실업, 인구문제, 기술 발전의 이면, 인구 노령화 등 하나씩 짚어나가다보면 저자의 말대로 세상 어디를 보아도 악이 승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2부에서는 15세기와 16세기 내내 세상은 마치 멸망 직전에 마지막 경직 상태에 처한 것처럼 학살과 박해로 물들었지만 그런 가운데 르네상스가 움트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하며 현재를 신新르네상스를 알리는 희미한 신호로 본다.
이 책에서는 '자기 자신 되기'를 한 사람들, 즉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된 사람들의 사례를 열거하며 독자에게도 자기 자신을 찾도록 종용한다. 사람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그 예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3부와 4부에서는 '자기 자신 되기'의 역사와 '자기 자신 되기'의 다섯 단계를 다룬다. 앞서 열거한 사례를 통해 이들의 공통점을 파악하고 어떤 상황에서 현실을 극복하고 자아 찾기를 했는지 살펴보았다면, 3부부터는 종교와 철학, 근대 사상 등을 짚어보며 생각을 확고히 한다.
이 책을 읽는 것은 절망에서 시작하여 희망을 엿보는 과정이다. 현실은 이미 어두운 밑바닥에 있다. 하지만 자크 아탈리는 "더 이상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세상에서 체념한 채 비난하고 요구만 할 것인가" 묻는다. 어두운 현실에 있다는 것은 바닥을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다. 저자는 그 방법으로 '자기 자신 되기'를 제시한다. '자기 자신 되기'의 역사와, '자기 자신 되기'의 다섯 단계를 살펴보며 인생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자크 아탈리가 말하는 '자기 자신 되기'의 다섯 단계는 다음과 같다.
1. 자기 소외에 눈떠라
2. 스스로를 존중하고 존중 받아라
3.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라
4. 자신의 유일성을 성찰하라
5. 참된 자신을 발견하라, 스스로 선택하라
이 실천 단계를 실행함으로써 자신의 인생만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고 나아가 조국이 성공하고 세계가 풍요로워지는 데에도 일조할 것이라고 말한다. 대학에 나오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와 같은 의미로 작용할 것이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자크 아탈리와 함께 하는 '자기 자신 되기' 여정이다. 우리 앞에는 엄청난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르네상스 시대와 비교하여 짚어준다. 이 책을 다 읽고 보니 한국어판 서문에 있는 만해 한용운 선생의 말씀이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불교 승려이자 시인이었던 만해 한용운 선생은 1913년에 발표한 그의 저서『조선불교유신론』에서 한국 불교가 쇠퇴한 이유는 '모든 것이 하늘에 달려 있다'는 불교 엘리트층의 믿음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불교 지도자들이 그와 같은 미신의 노예가 되었다고 비판하며 '모든 것이 다 나에게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한국 불교의 개혁을 이끌 원칙으로 오직 자신만을 믿고, 오로지 자신을 탓하며,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6쪽)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세상에서는 나 스스로가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며 절실히 느꼈다. 어떤 모습의 자아를 찾을지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내가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 펼칠 수 있는 일이 달라진다는 것을 역사 속 인물들의 행보를 통해 짚어보는 시간이다. 추천하고 싶은 양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