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 결정의 조건 - 세상 모든 복잡한 문제에 대응하는 단순한 규칙
도널드 설.캐슬린 M. 아이젠하트 지음, 위대선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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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복잡한 기능을 탑재한 기계보다는 꼭 필요한 기능만 큼직하게 있는 것을 선호한다. 집 안에 정신없이 물건을 쌓아놓는 것보다는 커다란 규칙 몇 가지로 정리해놓는 것이 깔끔하다. 누군가 핵심이 무엇인지 모를 긴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으면 한 마디로 정리해주기를 바란다. 이런 성향은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이 책『심플, 결정의 조건』에서도 사람들은 단순성을 열망한다고 이야기한다. 아주 기초적인 부분부터 복잡한 문제까지, 우리는 선택의 문제로 늘 고민한다. '세상 모든 복잡한 문제에 대응하는 단순한 규칙'을 다룬 이 책을 읽으며 단순한 규칙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에서는 단순한 규칙은 복잡한 해결책보다 좋은 성과를 낼 때가 많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는 파산 직전에 몰렸던 애플을 부활시킨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자신의 사고를 명료하게 다듬어 단순하게 만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일단 그것을 해내면 산이라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노력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죠." (286쪽)

 

또한 우리 모두는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매일 단순한 규칙을 사용한다는 점을 들어, 이미 단순한 규칙에 대한 선호는 일상에 깊이 들어있음을 인식하게 한다. 앞부분의 글을 통해 이 책의 필요성을 느끼고 내용을 하나씩 짚어본다.

단순한 규칙은 주의력을 집중시키고 정보 처리 방식을 단순하게 만들어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는 지름길 전략이다. 단순한 규칙은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게 아니라, 규칙을 사용할 특정한 상황과 사용하려는 사람에게 맞춰 결정된다. 우리 모두는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매일 단순한 규칙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아침에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전에는 절대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는다거나, 첫 데이트에서 자기 얘기만 늘어놓는 사람과는 다시 만나지 않겠다고 결정하는 사람도 있다. 단순한 규칙을 따른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더라도 무엇을 입을지, 어디에 투자할지, 건강을 어떻게 유지할지 결정할 때 단순한 규칙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13쪽)

 

이 책은 도널드 설. 캐슬린 M. 아이젠하트의 공동저서이다. 도널드 설은 경영컨설턴트와 투자자문가를 거쳐 MIT 슬론 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첨예한 지식으로 그는 격동하는 시장에서의 경영 전략 및 실행에 관한 국제적 전문가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이코노미스트>와 <포천>은 그를 '떠오르는 차세대 경영 구루'로 꼽기도 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를 비롯한 유명 저널지에 수백 편의 논문 및 에세이를 기고하는 등 왕성한 연구와 기고 활동을 하고 있다. 캐슬린 M. 아이젠하트는 스탠퍼드대학교 공과대학의 S.W.애셔먼 의학박사 기념교수이자 스탠퍼드 기술벤처 프로그램 공동이사다. 프랑스 인시아드경영대학원의 특훈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전략 및 조직이며, 기술 기반 기업과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산업에 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시장 및 생태계에서 사용되는 휴리스틱, 기타 인지적 전략, 전략적 상호작용을 연구하고 있다.

 

이 책은 총 8장으로 나뉜다. '왜 단순한 규칙이 효과적일까?'를 시작으로, '결정을 더 잘하려면', '일을 더 잘하려면', '단순한 규칙은 어디에서 왔을까?', '단순한 전략규칙', '개인 상황에 적용하기', '규칙 개선하기', '규칙 파괴하기'로 구성된다. 1장에서는 더 좋은 결정을 내리도록 이끌어주고, 사람들의 행동을 조율해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게 만들어주는 등 단순한 규칙이 좋은 효과를 내는 이유를 살펴본다. 또한 필자들은 여러 해 동안 단순한 규칙을 연구한 끝에, 개별 규칙들이 아무리 다양하더라도 근본 구조를 보면 대략 여섯 가지로 구분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는데, 2장과 3장에서는 이 여섯 가지 종류의 규칙을 소개하고 규칙들이 각각 어떻게 작동하며 언제 가장 효과적인지 살펴본다. 2장에서는 의사결정 규칙을, 3장에서는 더 좋은 성과를 내도록 도와주는 절차 규칙을 다룬다. 4장에서는 단순한 규칙은 어디에서 기원했는지, 형성된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5장부터는 더 좋은 단순한 규칙을 체계적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을 짚어본다. 이 과정이 경영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살펴보고, 개인이 규칙을 만드는 과정을 활용해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6장에서는 5장에서 다룬 3단계 절차를 체계적 접근법으로 활용해 자기 자신이 가장 긴급하게 처리해야 할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단순한 규칙을 만드는 방법을 다룬다. 필자들이 만든 3단계 절차는 회사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단순한 규칙은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이면 개선되기 마련이므로, 7장에서는 규칙 개선하기에 대해 다루고, 8장에서는 규칙 파괴와 재창조를 다룬다.

 

단순한 규칙에 대한 이야기를 담기 위해, 이 책에서는 수많은 사례를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단순한 규칙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세세한 설명을 해야한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만 놓고 간단하게 설명하는 것과 논증이 되는 자료들을 첨부하는 방식은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에 큰 차이를 보인다. 단순한 규칙과 상세한 규정 중 무엇이 효과적이냐는 물음에 답하려면, 결국 무엇이 현실에서 더 좋은 효과를 내는지 실험하고 실증 결과에 따라 결론을 내려야 하지만 쉽지 않은 문제라는 점을 인정한다. 참고자료의 첨부도 이 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인다.

 

필자들은 독자들이 복잡성을 단순함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엄청난 가능성에 눈뜨게 하고, 이런 기회를 잡을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하고자 이 책을 썼다. 단순한 규칙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 복잡성은 더 이상 숙명이 아니다. (290쪽)

이 책을 읽으며 저자들이 펼치는 논리에 동의한다면, 단순한 규칙은 기업경영은 물론 개인 규칙으로도 이용할 범위는 폭넓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복잡함에 지쳐있다면 단순한 규칙으로 보다 효율적인 문제 해결로 가닥을 잡는 데에 도움을 받을 것이다. 일상 습관부터 기업 경영까지 단순한 규칙의 힘을 깨닫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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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글쓰기 - 마음을 움직이는 글 어떻게 쓰나
김갑수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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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니 글쓰기에 관한 책이 눈에 들어온다. 책을 읽을 때에는 어떤 글이 시선을 끌고 마음을 움직이는지 알겠지만, 글을 쓰겠다고 생각하고나면 막막하고 어렵기만 하다. 특히 잘 쓰겠다고 결심하면 더욱 좌절감에 빠진다. 오히려 더 졸렬한 글이 나오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나마 노력할수록 조금씩 나아지는 것은 알 수 있다. 이 책『진보적 글쓰기』를 통해 글쓰기에 필요한 지식을 갖추고 글쓰기에 도전하고 싶어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갑수. 소설가 겸 인문학자이다.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그 눈빛>이 당선, 등단했다. 그의 저서는 16권인데 반은 소설이고 반은 인문학과 관련되는 역사 및 정치평론서다. 글을 쓰고 글쓰기를 가르치는 데 20년 이상을 보냈다. 현재는 팟캐스트 <민심이 갑이다>를 진행하며 '진보적 글쓰기' 강연회를 전국적으로 개최하는 등 글쓰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 삶의 의미는 언어를 통해 재현되고 전파될 때 비로소 공동체적 의미로 확장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일단 '나의 생각과 주장'을 '나의 문체'로 재현할 수 있어야 한다...(중략)... 요컨대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글로 자기 자신은 물론 공동체의 삶에 기여하는 글쓰기, 이래서 진보적 글쓰기라고 명명한 것이다. (6쪽)

먼저 제목을 보고 짐작한 '진보적'이라는 의미는 저자가 말하는 의미와 달랐다. 같은 언어를 써도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한다. 어쨌든 제목이 주는 의미를 다시 점검하고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갔다.

 

이 책은 '서언'에서부터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었다. 보다 나은 글쓰기를 하고 싶어서 집어들었지만, 글을 잘 쓰는 손쉬운 방법은커녕, 별다른 능력이 없으면 괜한 피해를 주지나 말아야 할 듯한 느낌에 처음부터 좌절감이 든다.

사실 유능한 필자가 되는 것보다는 유능한 독자가 되는 것이 더 행복하다. 가장 불우한 경우는 무능한 필자가 되는 것이다. 무능한 필자는 자기는 물론 타인에게까지 피해를 준다. 내가 그렇듯이 당신도 무능한 필자가 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9쪽)

하지만 서평을 쓰든 블로그에 글을 올리든, 매일 글을 쓰는 데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니, 일단 지금보다는 나은 글을 쓰기 위해서 노력하고자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갔다.

 

이 책은 총 4부로 나뉜다. 1부 '일반적인 글쓰기', 2부 '논리적인 글쓰기', 3부 '서사적인 글쓰기', 4부 '진보적 글쓰기를 위한 핵심 쓰기자료'로 구성된다. 1부에서 '글쓰기 16계'를 알려주는데, 글쓰는 데에 필요한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해준다. '좋은 글을 쓰려 하기보다는 나쁜 글을 안 쓰려고 노력해야 한다.', '10장의 글을 쓰고 싶으면 15장 분량의 준비를 해라. 글은 늘일 때 좋아지기 어렵고 줄일 때 나빠지기 어렵다.', '글쓰기 직전 섬광처럼 떠오르는 기발한 착상이 있다. 그것은 쓰지 마라. 남들에게도 거의 다 떠오르는 것이다.', '누구나 아는 범상한 내용을 강조하지 마라.' 등 16가지의 법칙이 있는데, 글을 쓸 때에 이 부분을 점검하면 보다 나은 글로 퇴고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꼭 기억하고 글을 퇴고할 때마다 검토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논리적인 글, 감상 비평문, 삶을 담은 글쓰기, 인물에 관한 글쓰기, 여행 글쓰기, 소설 쓰기 등 다양한 방식의 글쓰기에서 짚어보아야 할 점을 알려준다. 또한 어떤 점을 알아두어야할지, 글을 쓰는 데에 있어서 꼭 점검해보아야할 점은 무엇인지 알려준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글쓰기에는 왕도가 없을 뿐더러 지름길이 될 만한 비법도 없다는 것을 알겠다. 그저 '좋은 글을 쓰려 하기보다는 나쁜 글을 안 쓰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글쓰기 16계 중 첫 번째 법칙이 마음에 강하게 남는다. 나쁜 글을 쓰지 않기 위해서 글쓰기에 관한 책을 주기적으로 읽을 필요가 있고, 이 책은 나쁜 글로 가지 말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저자의 글쓰기 필생 작업의 반을 정리하여 책을 펴내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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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딥러닝 - 인공지능이 불러올 산업 구조의 변화와 혁신
마쓰오 유타카 지음, 박기원 옮김, 엄태웅 감수 / 동아엠앤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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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구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로 떠들썩했다. 바둑에 대해 별 관심이 없던 나도 실시간 검색 상위에 올라있는 세기의 대결에 촉각을 세웠고, 결국 1대 4로 알파고의 승리로 마감되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비슷한 승부를 하거나 적어도 이세돌 9단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 밖이었다. 인공지능의 경지가 상당히 올라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 어느 정도 진행되어 있는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그렇기 때문에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인공지능과 딥러닝』을 통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감수자의 말처럼 이 책은 일반인들에겐 매우 좋은 인공지능 입문서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마쓰오 유타카. 도쿄대학 대학원 공학계 연구과 준교수로 인공지능, 웹마이닝, 빅데이터 분석을 연구하고 있다. 일본 탑클래스 인공지능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 인공지능학회로부터 논문상(2002년), 창립 20주년 기념 사업상(2006년), 현장이노베이션상(2011년), 공로상(2013년) 등을 수상했다. 이 책의 옮긴이 박기원은 IT, GAME 분야에서 경영 및 다양한 연구 활동을 전개하고 있고, 감수 엄태웅은 캐나다 워털루대학교 전기공학부 박사과정에 있으며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휴먼/로봇 모션의 분석을 연구하고 있다.

 

앞부분에는 최근 세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인공지능의 화제나 주요 뉴스들로 시선을 끈다. 하지만 저자는 인공지능에 대해 보도하고 있는 뉴스나 사건 안에는 '정말로 굉장한 것'과 '사실은 그렇게 굉장하지 않은 것'이 혼합되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부터 시작하여 '인공지능의 역사'를 거쳐 이 책의 핵심 부분이라는 '지금까지 인공지능이 극복할 수 없었던 벽은 결국 무엇이었을까? 그것이 지금 어떻게 바뀌려고 하는 것인가?'가 전개된다. '정말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인공지능의 본질적인 브레이크스루',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 '이제부터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 등 앞부분에 있는 '이 책을 읽는 법'을 보면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볼지 판단해본다. 뒷부분에 대한 궁금증을 살짝 가미하면서 독자들을 인공지능의 세계에 끌어들인다.

본문에 앞서 살짝 언급하면 '구글이 고양이를 인식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라는 언뜻 보면 아무것도 아닐 것 같은 뉴스가 사실은 같은 구글이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뉴스보다도 더더욱 '정말로 굉장한' 것이라고 알아 준다면 이 책은 그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5쪽)

 

그동안 언론을 통해 결과를 접했지만 그에 대한 기술 전반을 알지 못했다면, 이 책을 통해 어느 정도 기초적인 밑바탕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분야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 아주 기본적인 것만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딥러닝에 대해서도 이 책을 통해 이해의 기틀을 마련해보았다.

딥러닝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컴퓨터가 스스로 특징을 만들어낸다. 인간이 특징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고 컴퓨터가 스스로 높은 차원인 특징을 획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미지를 분류할 수 있게 된다. 딥러닝으로 인해 지금까지 인간이 관여해야만 했던 영역에 인공지능이 깊이 파고들 수 있게 된 것이다. 필자는 딥러닝을 '인공지능 연구에 있어서 50년간의 혁신'이라고 말하고 싶다. (150쪽)

감수의 글을 보면, 빅데이터에 매우 적합한 딥러닝 기반의 학습법이 큰 성공을 보임에 따라 이제 인공지능은 '인간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장밋빛 미래를 바라보게 되었다는 점도 알 수 있다.

 

여전히 막연하고 알기 어려운 분야라는 점은 이 책을 읽은 후에도 마찬가지이지만, 차근차근 확장되는 인공지능의 영향을 보며 현재 실력을 알게 되고, 앞으로 어느 정도까지 발전하게 될지 가능성을 짐작해본다. 이 책을 읽고나니 전혀 모르던 세계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된 듯한 느낌이 든다. 인공지능에 대해 기초적인 것부터 친절하게 들려주는 이 책을 통해 새로이 알게 된 것이 많았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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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윌버의 신 - 당신이 성장할 때 신도 진화한다
켄 윌버 지음, 조옥경.김철수 옮김 / 김영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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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있는 '당신이 성장할 때 신도 진화한다'라는 문장에 생각이 많아졌다. 그동안 신은 하나의 완전체이며, 더 이상 변화할 필요가 없는 완벽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생각에 일침을 가한다.

신은 당신 머릿속의 상징이 아니다. 세상에 대한 참여, 타인에 대한 배려와 함께 참된 자신으로서 신과 하나 되기를 요청한다. (책 뒷표지 中)

나와 사회의 성장 수준이 신의 정체성을 결정한다니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의 내 생각을 뒤집어 엎을 수 있는 책을 만나게 되리라는 기대감에 이 책《켄 윌버의 신》을 읽어보게 되었다. 켄 윌버를 극찬한 혜민 스님의 2016년 추천 도서라는 점도 한몫했다.

현대 종교 사상가들 중에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을 손꼽으라면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틱낫한 스님과 더불어 켄 윌버일 것이다. 동양 종교와 서양 철학, 현대 심리학과 사회학, 그리고 과학의 영역까지 넘나드는 켄 윌버의 통합적 비전이 담긴 이 책은 우리의 의식이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영성이 성숙되면서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지침서이다._혜민스님

 

이 책은 1983년 초판이 발행되고 2005년에 단행본으로 재출간된 책이다. 역자에 의하면 원서 제목인 "A Sociable God"을 우리말로 직역하면 '사교적인 신'이겠지만, 여기서 "사교적"이란 "붙임성 있고 싹싹하며 남들과 잘 어울리다"라는 의미라기 보다는, 사회적 교환社會的 交換 social exchange이라는 말에서 머리글자 '사'와 '교'를 따서 줄인 것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 같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켄 윌버 Ken Wilber. 트랜스퍼스널심리학의 대가이자 통합심리학 분야를 대표하는 학자이고, '의식 연구 분야의 아인슈타인'으로 평가받는 이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 중 한 사람이다. 의학과 생화학을 전공했지만 노자의《도덕경》을 읽고 큰 충격을 받아 심리학,종교,영성에 대한 동서양 사상에 심취했다.

 

이 책은 종교심리학과 종교사회학에 대한 개론적인 소개서이다. 이 책에서는 특히 사회학 이론이 영원의 철학과의 대화에서, 즉 초월적 또는 초개인적 관점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점에 강조점을 두고 있다. 요즘의 사회학 용어로 말하면, 비환원주의 종교(또는 세계관 일반)사회학 개론쯤 될 것이다. 그리고 현대 기능주의, 해석학, 발달론적 구조주의에서 취한 다양한 원리에 기초해 있으며, 이 모든 것들은 조심스럽게 초월적 또는 초개인적 가능성이라는 맥락에 설정되어 있다. (114쪽)

1983년 초판본이 2005년 재출간 된 책이기에 옮긴이 서문, 추천 서문, 2005년판 머리글, 주석에 이어 114쪽에 이르러서야 프롤로그가 시작된다. 이 책은 총 9장으로 나뉜다. 1장 '종교를 바라보는 주요 관점들', 2장 '겹겹이 층을 이룬 구조 체계', 3장 '복합개체로서의 인간', 4장 '변환과 변용', 5장 '종교라는 단어의 용법', 6장 '믿음, 신앙, 경험 그리고 적응', 7장 '오늘날의 종교사회학', 8장 '지식과 인간의 관심', 9장 '결론'으로 구성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관련 전공자는 과연 한두 번의 독서로 이해가 될지 의문이 들었다. 일반 독자로서는 용어 자체의 생소함과 처음 접해보는 지식으로 난해함을 느꼈다. 다방면의 지식을 통합하여 지금껏 생각하던 종교와 신, 사회와 개인에 대한 고정된 관념을 뛰어넘은 것은 사실이었으나, 낯선 느낌에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느려졌고 때로는 소리내어 읽어도 이해되지 않는 문장마저 있었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주로 읽어왔던 지금까지의 독서와는 다르게, 내가 생각하던 부분을 뛰어넘어 다른 세상을 엿보는 듯한 느낌으로 읽은 책이다. 끊임없이 머릿속에서는 의심의 씨앗이 자라며 혼란스러운 상태를 만든다.

 

이 책을 끝맺는 말을 먼저 여러 번 읽고 익힌 후에 이 책을 읽어나간다면, 길을 잃지 않고 저자가 전달하는 메시지에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초월 영역 자체에 대해 실제로 알고 싶다면, 초개인심리학이 사회학에 기여할 수 있는 마지막 부분을 위해서는 관조적 및 명상 수행을 택한 후(지시) 스스로 발견하라(계발). 그 지점에서 일체를 포함하는 초월계가 당신에게 스스로를 드러낼 것이며, 유사한 기질을 띤 사람들의 열정 속에서 검증받을 것이다(확증). 이 시점에서, 신은 당신의 의식 속에 들어 있는 단지 하나의 상징이기를 멈추고, 당신 자신의 복합적 개체성과 구조적 적응의 최정상 수준이자 또한 즉 있을 수 있는 모든 사회의 통합체가 되며, 당신은 이제 그것을 자신의 진정한 자기로 인식한다. 그리고 신이 있을 수 있는 모든 사회의 통합체로 보일 때, 사회학 연구는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되고, 우리 모두는 이미 형성된 동시에 형성되어가는, 해방된 동시에 해방시키는 사회적인 신sociable God, 즉 타자로서는 참여를 요구하고, 참자기로서는 동일성을 요구하는 신 안에 잠겨 있음을 알게 된다. (293쪽)

 

《켄 윌버의 신》은 1982년 여름 어느 주말 3박 4일 만에 완성된 책이라고 한다. 혼자서 3박 4일 만에 완성한 책을 두 명의 역자가 몇 달에 걸친 씨름 끝에 번역을 마쳤다고 하는데, 독자로서도 절대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니었음을 고백한다. 저자 자신도 얘기하고 있지만 이 책은 한 번 읽어서 전체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옮긴이 서문에 밝히고 있다. 두 번 이상 읽을 것을 권장한다는 데에 동의하며, 더 많은 것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네다섯 번 이상의 독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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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피
마에카와 유타카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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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들은 무서운 이야기 중 섬뜩함이 오래 갔던 이야기가 있다. 하교하는 아이가 마중 나온 엄마와 함께 안심하며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내가 아직도 네 엄마로 보이니?" 라고 물어보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이야기이다. 평범하고 익숙하기만 했던 주변 사람들이 죄다 낯설게 보이고 공포심을 조장하는 것이 귀신이 직접 등장하는 이야기보다 훨씬 더 무섭다고 생각된다. 귀신이 직접 나오는 장면보다 귀신이 나올 듯한 분위기가 더 섬뜩한 느낌이 드는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을 읽어보고 싶은 이유도 표지의 글에서 풍기는 궁금한 느낌때문이었다. 읽어보지 않을 수 없는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그 사람은 우리 아빠가 아니에요. 전혀 모르는 사람이에요."

평범한 사람이 괴물로 바뀌는 공포! 네 이웃을 의심하라. (표지 中)

 

이 책의 저자는 마에카와 유타카. 2003년『원한살인』으로 제7회 일본 미스터리문학대상 신인상 최종후보에 오른 데 이어, 2011년『크리피』로 제15회 일본 미스터리문학대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다.『크리피』는 '2013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신인상 베스트 10'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책은 한국 독자에게 소개되는 작가의 첫 작품이다.『크리피』는 한국 독자에게 소개되는 작가의 첫 작품이다.

 

이 책이 시작되기 전에 먼저 제목의 뜻을 밝힌다. 제목의 뜻을 알고나니, 제목만으로도 이미 압도되어 책장을 넘기기 두려워진다.

creepy (공포로 인해) 온몸의 털이 곤두설 만큼 오싹한, 섬뜩할 정도로 기이한

하지만 정신을 바짝 차리고 책 속의 이야기에 빠져보기로 했다.

 

첫 시작은 적당했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산을 오르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나가게 된다. 가볍게 몇 걸음 띄었다가 의문의 사건들을 계속 접하며 산을 오른다. 꼭 정상까지 가야 의미가 있는 책이다. 산을 오르다가 중단하면 오르지 않은 것만 못하다. 이 소설은 읽다가 말면 예상했던 범인이나 사건 진행이 아닐 것이다. 꼭 끝까지 읽어야 한다. 사건이 다 해결되었다고 생각되는 때 대반전이 일어난다. 한숨 돌리고 적당한 마무리를 보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때부터 다시 시작이었다. 마지막 장을 넘길 때에야 비로소 참았던 숨을 내쉰다. 독자를 끝까지 끌고가는 힘이 있는 책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다카쿠라. 46세의 도라쿠 대학 문학부 교수로 전공은 범죄심리학이다. 소설의 시작은 평범한 일상 속의 사람들 처럼 보인다. 어느 날, 고교 동창회에서 만났던 노가미가 도움을 청한다. 8년 전 히노 시 다마가와 주택가에서 일어난 일가족 행방불명 사건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8월 초의 일요일, 혼다 부부와 고등학생 아들이 홀연히 종적을 감춘 일이 있었는데, 우연히 동아리 합숙에 참가했던 중학생 딸인 혼다 사키만이 이 난을 피한 사건이다. 다카쿠라는 이메일을 작성해서 노가미에게 전송했다.

 

그 다음부터는 의문투성이의 일들이 벌어진다. 어찌보면 아무렇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 모두 의심스러워지는 상황이다. 경시청의 다니모토라며 전화를 해서 다짜고짜 노가미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을 시작으로, 아내가 옆집 남자가 이상하다고 말하는 장면이며, 오와다의 의심스러운 행동 등의 의문투성이 일들에 이어 노가미의 행방불명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말이 안 되는 듯한 일들이 조각조각 펼쳐지는데,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모자이크처럼 복잡한 퍼즐을 맞추는 심정으로 읽어나간다. 도대체 눈 앞에 펼쳐지는 일을 어떻게 생각해야하는 것일까? 이 사람은 같은 사람인가 다른 사람인가? 제각각 사람들이 어느 순간 퍼즐처럼 들어맞으면서 모든 것이 다 의심스러운 상황이 온다. 또한 그나마 결론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그저 하나의 과정일 뿐이고, 예상하지 못했던 마무리로 결론짓는다.

 

2016년 6월 일본에서 영화로 개봉하는 작품이다. 이웃집 사람들에 대해 대략적으로만 알고 얼굴은 제대로 기억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살벌한 현대사회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상상이다. 나에게 공포스러웠던 것은 살인사건 자체가 아니라, 의심되는 모든 정황이었다. 그 사람이라고 해도 확신할 수 없는 모호한 상황이 충격으로 몰아넣는다. 일단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게 되고, 글자 하나 놓치지 않게 되는 매력적인 추리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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