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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집을 편집해드립니다 : Beams at Home
빔스 지음, 김영희 옮김 / 위즈덤스타일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한동안 정리에 몰입하며 쓸데없는 잡동사니를 치우는 데에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정리하다보니 알겠다. 쓸데없는 것을 치우는 것도 필요하지만, 꼭 가지고 싶은 물건으로 채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한 번 사면 버리기 힘들어 하는 습성이 있으니, 이왕이면 물건을 살 때 한 번 더 고민을 하고, 구입하고 나서는 끝까지 함께간다는 마음으로 지내고 싶다. 아끼는 물건들로만 공간을 채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보니 이 책『당신의 집을 편집해드립니다』가 눈에 들어왔다. 다른 이들의 공간과 물건을 보며 내 집도 편집하고 싶어서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은 물건을 다루는 멋진 방법을 보여주는 빔스 직원 130명의 일상과 패션을 담은 책이다. 일본에 빔스라는 편집매장이 있다. 빔스BEAMS는 1976년 '아메리칸 라이프 숍 빔스'로 하라주쿠에서 시작된 편집매장이다. 일본 각지와 해외에서 공들여 골라 들여온 상품, 자체 제작 의류 및 잡화를 취급하는 한편 카페, 인테리어, 음악, 예술 등의 사업에도 관여한다. 일본 전국에 매장을 열었으며 홍콩, 대만, 중국에도 진출한다.
www.beams.co.jp
좋아하는 물건에 둘러싸여 산다는 심플한 행복. 어릴 때 선물받은 미니카, 수공예품, 좋아하는 옷……. 거기에는 만든 이와 그 물건을 사용하는 사람의 생활이 깃들어 있다. (책 속에서)
이 글을 보니 나를 설레게 하는 물건으로 채워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설레게 하는 추억의 물건은 무엇인지 고민해본다. 물건은 추억이고, 행복이고, 나의 삶이니 말이다. 의미 있는 물건을 기억해내고 골라두기 위해 이들의 물건을 엿본다. 좋아하는 물건으로 가득한 공간을 꿈꾼다.

이 책은 거의 500페이지에 달하는 두께에 칼라로 된 사진이 담겨있다. 짤막한 질의응답도 볼 수 있어서 이들의 삶을 짐작할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테마는?', '집에서 가장 소중히 여기는 아이템은?', '갖고 싶은 아이템은?' 등으로 이어지는 질문에 스스로 답해보며 이들의 답변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때로는 사진을 보며 저 물건은 갖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하고, 저것만 치워도 훨씬 깔끔해보인다는 생각도 했다. 물론 그것은 취향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좋아하는 인테리어 브랜드와 가게 및 패션 브랜드를 묻는 질문은 잘 모르니 통과하더라도 흥미로운 부분이 많이 있다. 이들이 수집하거나 꼭 사는 물건에 대한 것은 궁금해서 비교해보게 되고, 집 정리를 잘 못하는 사람에게 조언하는 것은 귀담아 듣는다.
이 책을 보며 '인테리어에 특별한 규칙이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도 도움이 된다. 지금껏 나는 별 생각없이 물건이 생기는 대로 두었는데, 이제부터는 한두 가지 정도는 규칙을 정해두고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매일 바뀐다는 답변도 신선했다.

'물건이 곧 그 사람의 에너지다'라는 말이 맴돈다. 어떤 물건에 둘러싸여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나의 에너지는 달라지니 말이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자랑하고 싶은 나만의 물건'이 있다. 빔스 직원 61명이 밝히는 '언제나 편애하는 아이템'이다. 바이크, 자전거, 스노돔, 라이터, 영화 티켓 등 그야말로 개인의 취향을 자랑하는 물건이다. 물건은 그 물건을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어야 빛이 난다는 생각을 한 부분이다.
일본 최고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 빔스 직원 130명의 홈 스타일을 살펴보다 보면, 자신만의 스타일로 공간을 꾸미고 싶어질 것이다. 이들의 공간을 들여다본 것만으로도 많은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나의 공간을 어떻게 꾸밀지, 어떤 물건에 내가 설레는지, 내가 우리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어디이며, 라이프스타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테마는 무엇인지, 하나씩 짚어보는 시간을 보냈다. 다른 사람의 집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나가게 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