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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도덕을 말하다 - 좋은 삶을 향한 공공철학 논쟁
마이클 샌델 지음, 안진환 옮김, 김선욱 해제 / 와이즈베리 / 2016년 4월
평점 :
마이클 샌델의 화제작《정의란 무엇인가》를 출간 후 한참 지난 후에 읽었던 기억을 떠올린다. '정의'라는 단어로 볼 때 뻔한 이야기가 담겨있으리라 지레짐작했기 때문이다. 물론 '정의'라는 단어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으면서도 고리타분할 것이라 짐작한 것이 나의 크나큰 실수였다. 읽어보기를 잘 했다고 생각한 책이며,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의견을 나누게 되는 책으로 손꼽았다.
이 책《정치와 도덕을 말하다》에서는 한술 더 떠 '정치'와 '도덕'을 말하고 있다. '정치'도 괜한 거부감이 느껴지고, '도덕'도 고리타분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다. 알고보니 이 책도 개정판이다. 마이클 샌델의 2005년작인 이 책은《왜 도덕인가》라는 제하의 기존 책을 전면 재번역하고, 원서와 다소 차이가 있는 구성을 바로잡아 새로이 출간한 것이다. 되도록 원래 저술의 취지를 살렸고, 샌델의 의도를 최대한 살려서 번역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한다.
이 책 역시 제목이 주는 거리감을 내용으로 좁혔다. 일단 마음을 열고 그의 이야기에 시선집중한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통렬한 정치이론 집대성!
좋은 삶을 향한 공공철학 논쟁 (책 표지 中)
이 책을 통해 이시대 최고의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의 명저술 31편을 만나본다. 이 책에 소개한 평론 대부분은 원래 학계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을 독자로 삼는 간행물에 실렸던 것이고, 일부는 법률 전문지나 학술 전문지에 실렸던 것들인데, 어디에 실렸든 모든 평론이 학자는 물론이고 일반인까지 염두에 두고 집필되었다고 한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정치는 어떠한가? 불신과 혐오의 정치 속에서 '공동체의 규범'이나 '도덕적 가치'를 말하는 것은 케케묵은 옛이야기로 치부되고, 개인의 권리와 자유만이 최고의 가치인 것처럼 여겨진다. 물질적 풍요, 첨단과학, 글로벌 경제, 초국적 협치의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고리타분한 '도덕적 가치'라는 화두를 꺼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책 뒷표지 中)
뒷표지에 있는 이 글을 보며 이 책에 호기심이 극대화된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의문을 풀어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삶은 생각보다 다양하고, 상상하던 것보다 더 많은 딜레마가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읽어나가게 된다.
이 책에 실은 나의 평론들은 미국의 공공생활을 움직이는 도덕적 딜레마와 정치적 딜레마를 탐구한 것이다. (17쪽)
이 책의 평론 중 상당수는 정치 논평과 정치철학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다. 그 평론들은 두 가지 의미에서 공공철학 분야에서의 모험적 시도라 할 수 있다. (19쪽)
이 책은 총 3부로 나뉜다. 1부 '미국의 시민생활: 자치의 길을 찾아서'에서는 미국 정치의 전통을 전반적으로 되짚어본다. 2부 '논쟁들: 정치와 도덕을 말하다'에서는 소수집단우대정책, 낙태, 동성애자의 권리, 배아줄기세포 연구, 오염 배출권, 대통령의 거짓말, 범죄자 처벌, 관용의 의미, 시장의 도덕적 한계, 개인의 권리와 공동체의 요구 상충, 공공생활에서 종교의 역할 등 도덕적,정치적 현안들에 대해 다룬다. 3부 '공동체와 좋은 삶: 자유주의의 한계를 넘어'에서는 오늘날 두드러지는 다양한 자유주의 정치 이론들을 검토하고 각각의 강점과 약점을 평가한다.
이 책에는 김선욱 숭실대학교 철학과 교수의 '마이클 샌델과 이 책을 위한 비학문적 해제'가 담겨있다. 이 책의 구성과 공공철학, 이 책에 추가된 내용, 샌델의 고등학교, 대학과 대학원 생활, 하버드 대학에서의 교수 생활 등을 짚어보게 된다.
샌델의 이 책은 우리가 정치에 대해 어떻게 바꿔 생각해야 하며 또 어떻게 정치를 바꿔낼 것인가 고민하게 해주고, 이를 통해 인간적 삶의 회복을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목적으로 이 책이 널리 읽히고, 또 토론거리로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_김선욱 숭실대학교 철학과 교수
이 책 또한 혼자 읽는 것보다 여러 사람과 읽으며 의견을 나누고 싶어지는 책이다. 정답이 없고 논란을 증폭시키는 소재이다. 하지만 짚어보아야할 우리의 문제이다. 마이클 샌델은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보여준다. 나는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해볼 수 있고,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다양한 사고방식으로 접해볼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다.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교류하며 토론하기에도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