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고양이 집사 1~2 세트 - 전2권
스기사쿠 글.그림, 백수정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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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화 <고양이는 불러도 오지 않는다>의 소개에 나오는 고양이들을 보자마자 매혹되었다.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기고양이들이라니! 영화 개봉일을 기다렸으나 아쉽게도 제주에서는 개봉하지 않는다. 도대체 왜? 영화관 한 군데에서만이라도 개봉한다면 달려갈텐데, 육지로 나가기는 너무 멀고 힘들다. 아쉽지만 원작만화『어쩌다 고양이 집사』를 보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로 했다. 영화 덕분에 원작인 이 만화책을 알게 되었는데, 만화『어쩌다 고양이 집사』만으로도 흐뭇한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저자는 스기사쿠. 만화가인데 전직 프로 복서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그려내서 그런지 더 와닿는 듯한 느낌이다. 프로 복서였던 주인공 용태는 형이 주운 고양이 두 마리를 떠맡게 되었다. 시합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눈에 이상이 생겨 더 이상 복서를 할 수 없게 되었고, 형은 결혼한다며 떠났다. 이 만화에는 고양이 두 마리를 먹여살리며 만화가로 거듭나는 주인공 용태의 이야기가 잘 그려져 있다.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뭉클한 감동이 밀려온다.

 

고양이한테 이름을 지어 줬다. 넌 크고 힘이 세니까 레오! 넌 작으니까 꼬미! (1권 19쪽)

고양이 레오와 꼬미가 주인공이다. 사람은 보조출연일 뿐. 원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도 고양이 집사이지 않은가. 고양이를 직접 키우면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를 잘 담아낸 만화다. 사람들의 스토리도 적절히 나오지만 고양이 보는 재미가 있다. 아는 고양이 이야기, 들은 고양이 이야기가 생각나면서 키득키득 웃게 된다. 젤리 발바닥, 조물락 조물락 꾹꾹이도 하고, 점점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을 본다. 밖에서 마음껏 돌아다니다가 집에 들어오는 고양이들인데, 안 들어올 때에 걱정하는 용태의 심리가 잘 표현되었다. 신경을 쓰지 않고 싶어도 은근히 신경 쓰이는 고양이들이다. 특히 꼬리를 뒷다리 사이에 끼우고 자는 버릇이 있는 꼬미를 보며 '꼬리 저리지 않나?'라며 신경쓰는 용태의 모습에서는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이야기에 웃기만 하면 가볍게 끝나겠지만, 뭉클하게 치밀어오르는 감동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고양이 만화를 보며 눈물을 다 흘리다니, 고양이 이야기에 완전히 몰입했나보다. 재미와 감동,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만화다. 이 책을 보니 영화로는 어떻게 그려졌는지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다. 만화를 먼저 보든, 영화를 먼저 보든 상관없을 것이다. 둘 다 재미있을 것이다. 일단 만화는 재미있었다. 영화에 나오는 고양이들도 예고편을 보았을 때 만만치 않은 귀여움을 발산할 것이다. '3권에서 다시 만나요'라는 마지막 장의 메시지는 다음 권을 기다리게 한다. 이 책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필독서, 고양이에 별 관심이 없던 사람에게도 용태처럼 고양이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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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16-06-10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제주도 사시나 봐요~ 늘 가고 싶은 곳인데, 부럽습니다!
저도 고양이 참 좋아해요~^^
 
라오스가 좋아 - 시속 4킬로미터의 행복
김향미.양학용 지음 / 별글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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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을 많이 다니는 사람들에게 어느 나라가 좋았냐는 질문을 하면 '라오스'라는 대답을 심심찮게 듣게 되었다. 아마 그 이후였을 것이다.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은 나라로 점찍어 놓았고 '라오스'라는 단어만 들어가도 호기심이 생겼다. 그렇게 좋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여행해본 적은 없는 곳이다. 아직은 여행 가이드북이나 여행 에세이를 통해 라오스를 만난다. 여행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또다른 여행이자 즐거움이다. 때로는 실제로 여행을 하는 것보다 여행 서적을 읽으며 공감하는 것이 더 편리할 때도 있다. 이 책『라오스가 좋아』를 통해 부부여행가의 시선으로 라오스를 바라보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저자는 김향미,양학용 부부이다. 결혼한 지 10년이 되던 해, 전셋집을 뺀 돈 전부를 들고 긴 여행을 떠났다. 중고차를 사서 5개월간 유럽을 누비고, 4개월간 캐나다의 아프가니스탄 식당에서 일하며 영어를 배우다, 남미의 최남단 도시 우수아이아를 반환점으로 돌아오기까지 967일간 47개국을 여행했다. 지금은 푸른 섬 제주도에 터를 잡고 여행 같은 삶을 살고 있다. 라오스는 그들이 다시 현실에 뿌리 내린 지 4년 만에 떠난 여행지였다. 그곳에서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삶에 매료된 두 사람은 6개월 뒤 '아이들을 위한 여행학교'로 열세 명의 청소년들과 함게 다시 라오스를 여행했다. 이 책은 그들이 다녀온 라오스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미 관심을 가지고 라오스 여행 책자를 읽은 후여서 그런지, 이 책에 나오는 지명이 낯설지 않다. 그곳에 직접 여행을 한다면 어떤 느낌을 받을지 미리 시뮬레이션을 하는 느낌이다. 책을 읽으며 그곳을 여행할 때 어떨지 상상하고, 사진을 보며 그곳을 어렴풋이 예상하는 것도 즐거움이다. 이 책을 읽은 목적은 그것이었으니 충분히 달성했다. 시판돈의 밤, 비엔티안의 새벽에 탁밧 행렬, 방비엥의 튜빙…. 잠깐씩 읽기를 멈추고 그곳을 상상해본다.

 

이 책은 여행에세이. 누군가의 여행 경험담을 생생하게 들어보는 듯한 느낌이다. 그냥 물 흐르듯이 흥미롭게 읽게 되는 책이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는 그 나름의 읽는 맛이 있고, 여행지에서의 감정 또한 적당히 잘 풀어냈다.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 아니라 여행을 하면서 느낀 감정을 잘 전달해주는 책이다. 라오스에 대해 궁금하거나 그곳에 관심이 있어서 여행 계획을 세운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함께 생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중간중간 공감하게 되는 문장이 많아서 나 또한 나의 여행에 대해 생각에 잠긴다.

 

 

우린 매일 많은 일을 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많은 것들을 이루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삶에서 중요한 어떤 것을 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어쩌면 여행이란 그런 것 같다. 우연히 찾아든 사원에서, 골목길에서, 강가에서, 이곳까지 떠나온 이유를 한 가지씩 알아 가는 것. (55쪽)

 

 

 

나는 라오스가 좋다.

이제야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라오스의 그 무엇보다도, 사실은 라오스를 여행하는 동안의 내 모습이 좋은 것이다

 

이 책에는 중간중간에 '포토 에세이'가 있다. 사진과 함께 짤막한 글이 담겨있는데, 그것을 보는 것도 읽는 맛이 있다. 사진을 한 번 보고 글을 읽으면 감성이 채워진다. 은근히 나의 감성에도 기름칠을 해준다. 아무래도 이곳에 언젠가는 꼭 가보게 되리라 짐작한다. 라오스 여행을 꿈꾸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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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공 - 홀로 닦아 궁극에 이르다
배일동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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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길을 닦고 발전시킨 사람의 이야기를 보는 것은 흥미롭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기 영역을 구축해내기 때문이다. 그들의 명성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의 모습이 나오게 되었는지, 그들만의 철학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남들이 의미를 두는 길보다는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사람, 존경스럽다. 예술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부럽다.

 

이 책의 저자는 소리를 해온 지 올해로 26년이 된 명창 배일동. 2015년에는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재즈 드러머 사이먼 바커와 트럼펫 연주자 스콧 팅클러와 함께 프로젝트 그룹인 'CHIRI'를 결성해 판소리와 재즈를 접목한 공연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지금까지 미국, 독일, 터키, 이스라엘,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폴란드, 스리랑카, 프랑스, 벨기에 등에서 약 40회 이상의 공연과 강연을 해왔으며, 판소리에 서커스나 전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접목시켜왔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판소리를 세계에 알리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반드시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이유는 외국 공연을 자주 다니면서 만나는 외국 음악가나 예술 석학들로부터 영어로 번역된 판소리 관련 이론서가 없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라고. 이 책『독공』에는 명창 배일동의 예술 철학이 담겨있다.

 

먼저 이 책의 제목인 '독공'이 무슨 의미인가 궁금했는데, 이 책의 시작에서 그 의미를 볼 수 있다.

독공이란 소리꾼이 선생으로부터 배운 소리를 더욱 정밀하고 자세하게 닦고, 더 나아가 자기만의 독특한 덧음을 만들기 위해 깊은 산속에서 홀로 공부하는 것을 말한다. 예전 명창들에게 독공은 반드시 거쳐야 할 소리 공부의 기본 과정이었다. 선생도 제자를 굳이 자기 문하에 오래 잡아두지 않았고, 기본만 갖추면 바로 내보내 독공을 통해 본인의 소리를 찾기를 바랐다. (14쪽)

 

이 책을 읽으며 잘 몰랐던 판소리 세계에 대해 들여다본다. 저자는 '나 자신의 지성과 인격을 위해 학문을 하듯이, 예술도 그 재주를 세상에 내놓기 위해서는 오랜 수련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재주가 있어서 조금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피나는 노력을 해야하는 것이다. 조계산과 지리산에서 7여 년간 독공을 했는데, 원래는 3년 기한으로 생각했지만 3년으로는 가당치 않았다고 한다. 직접 독공을 하던 경험담을 펼쳐내기에 어떤 과정을 거쳤으며 거기에서 어떤 점을 깨달았는지 듣게 된다.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나 그 길을 선택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방향 제시를 해주는 등대가 될 것이다.

 

2부에서는 '판소리의 빼어남을 논하다'라는 제목으로 판소리에 대해 알려준다. 판소리의 매력, 역사, 특징 등을 살펴보고, 3부에서는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들려준다. 판소리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는 것도 좋았고, 아이들 교육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요즘 아이들이 판소리를 배우러 오면 가르치기가 겁이 난다고 하는데, 부모들의 극성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그에 대한 의견이 어떤지, 교육철학을 볼 수 있다. 예술은 단순한 기교의 뛰어남만으로는 비범의 경계에 들어설 수 없으니 재주가 뛰어난 아이일수록 더디 가야 좋은 재목으로 성장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 책은 총 9부로 구성되는데 읽을 거리가 풍부하다. 판소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필독서가 될 것이다. 예술분야에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일반인 독자로서 뭉클한 감동이 있다.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진솔하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다양한 서적과 이야기를 잘 접목시켜서 자신의 소신을 드러내기에 읽으면서 마음에 담게 되는 글도 많다. 예술의 길은 하나로 통할 것이다. 재주만으로는 안 되고 끊임없이 정진할 필요가 있는 법이다. 길을 잃고 헤맬 때 이 책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다. 이 책에서 배일동 명창의 예술철학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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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사회 - 현대사회의 감정에 관한 철학에세이
정지우 지음 / 이경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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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뉴스를 자꾸 외면하게 된다. 울컥 하는 감정을 느끼기 싫어서이다. 그래도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아예 모르고 살 수는 없는데, 뉴스를 보면 자꾸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요즘들어 사건사고가 유난히 많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묻지마 살인과 폭행, 스크린도어 사고에 가스 폭발까지, 멈추지 않고 발생한다. 남의 일이 아닌 듯한 느낌에 속상하다. 아무런 힘이 없는 나약한 개인이기에 초라해진다. 그런데 왜 이 책을 선택했을까. 외면만 하지 말고 들여다보자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분노'라는 감정을 들여다보고, 분노하는 사람들이 사는 사회의 모습을 살펴보며, 이 안에서 존재의 기술을 발견하는 데에 더없이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이 책『분노사회』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정지우. 고려대학교에서 철학과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현대 한국을 보는 고유한 인문학적 시선이 우리 사회에 부재한다고 느껴 관련 작업에 몰두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현재 다양한 지면에 인문학을 주제로 한 글들을 연재 및 기고하고 있으며, 인문학과 현대 문화를 연관시키는 저술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분노사회』는 분노에 대한 철학적 개념 정의에서부터 시작하여, 분노사회로서 한국사회를 역사적 사회적으로 진단하고, 분노사회에서 살아가는 개인이 가져야 할 존재의 기술을 제시한 에세이다.  

 

이 책을 읽으며 분노라는 감정의 기본적인 개념을 살펴보고 보다 깊이 통찰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 책에서는 분노의 근원이 내면의 어긋남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자신이 속한 이 세계에 대한 특별한 관념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자신이 속한 세계와 자기 자신의 관계가 '조화로운' 것이어야 한다고 믿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세계를 자신의 관념에 맞추려는 인간의 특성은 현대사회에서도 다르지 않고, 자기가 믿는 것이 곧 실제 세계여야 하는데 그 믿음이 깨지기에 분노하는 것이다.

내면의 부적절감, 즉 '내면의 어긋남'이야말로 모든 분노의 근원이다. 어긋남이 빈번해질수록 분노는 만성화된다. 여러 분노 현상의 공통점은 내면과 내면 혹은 내면과 외면의 조화가 실패했다는 데 있다. 우리가 분노에 '사로잡힐' 때, 즉 스스로 분노를 컨트롤하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그 감정에 휘둘리는 상태가 될 때, 우리의 내면은 어떤 식으로든 균열되고 어긋나 있다고 볼 수 있다. 바로 그 어긋남, 균열, 불일치가 나에 대한 나의 통제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24쪽)

 

이 책은 철학 에세이다. 다소 딱딱하고 무게감이 있는 에세이다. 주제 자체가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우리 사회를 '분노사회'로 규정하며 '집단주의'를 문제적인 관념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 사회의 집단주의를 이해하는 데는 조선 시대 이후 우리가 처한 상황들, 즉 20세기에 겪었던 식민지배, 전쟁, 산업화, 독재, 냉전 등의 상황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서구식 근대화를 겪으면서 우리나라의 문화도 바뀌었고, 이는 지금의 우리에게 영향을 주었다. 이 책을 통해 집단주의의 병폐를 짚어보며 우리 사회에 어떤 문제가 집단주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살펴본다. 또한 분노의 원인과 현상만을 다룬 것이 아니라 제3장을 통해 존재의 기술을 알려준다. 과연 개인은 아무런 힘이 없는 것일까? 이 책에서는 우리의 삶과 사회가 조우하는 데에 있어서 개인이 어떤 식으로 참여할지 짚어준다.

 

우리는 인류의 문명 탄생 이후, 계속해서 이어져왔던 이 세계의 부조리를 인정하고 자기 자신의 중심을 지켜내야 한다. 사실 모두가 갈구하고 있는 시장질서의 공정성, 관료와 정치인의 도덕성, 개인들의 건강한 시민의식은 어디까지나 우리 자신에게서부터 시작될 때만 이룩될 수 있는 것이다. 그 중심을 잃고 자유와 책임을 집어던졌을 때, 우리는 아무리 가도 지금 여기의 사회로만 다시 도착하게 될 것이다. 지금 여기의 사회란, 주지하고 있다시피, 사회 없는 사회, 증오와 상실만이 넘쳐나는 분노사회이다. (191쪽)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은 말 그대로 '분노사회'이다. 내가 생각하는 사회상과 사회의 현실이 너무나도 달라 좌절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 개개인이 무기력하게 외면하기 보다는 현실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할 것이다. 이 책은 개인들의 마음가짐을 다잡는 데에 필요한 책이다. 얇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책이고, 쉽게 읽히지만은 않는 책이다. 그럼에도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고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와 개인의 내면까지 들여다보며 사색에 잠길 기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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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이 만난 우리 별자리 1 - 사계절과 동쪽의 일곱별
윤상철 지음, 박순철 그림 / 대유학당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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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에 관심을 가지며 책을 찾아보았는데, 주로 서양별자리에 관한 책이었다. 동양별자리에 관해서는 최근에야 알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28수라는 표현 자체도 생소했고, 우리별자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천문류초』나『동양천문이야기』등의 책은 일반인으로서 접하기에는 다소 난해한 느낌이었다. 영역을 넓혀 찾아보니 어린이를 위한 책 중에 우리 별자리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책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세종대왕이 만난 우리 별자리』는 그 중 하나이다.

우리별자리! 사실 이렇게 표현하는 것도 부끄럽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우리 것을 말할 때, 꼭 '동양의, 우리나라의' 하는 식으로 수식어를 붙여야만 되는 현실이 부끄러운 것입니다. 그렇지만 힘이 없어서, 알려지지 않아서, 그냥 별자리라고 하면 더 힘 있고 더 알려진 서양별자리를 뜻할까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우리별자리라고 부릅니다. (6쪽)

 

이 책의 저자는 윤상철. 동양고전을 번역 또는 저술한 학자로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눈 감고 암산하기'가 어린 시절 추억 중 하나라고 한다. 사형제가 잠자리에 들 때면 당시 초등학교 선생님이셨던 선친께서 암산을 시키셨다고 한다. 그 추억은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지금도 삶의 소중한 밑받침이라고. 자식들에게도 같은 추억을 물려주고 싶어서 시작한 것이 28수 이야기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질문과 답을 주고 받으며 대화식으로 설명한 것을『세종대왕이 만난 우리 별자리』세 권으로 엮은 것이다.

 

1권에는 사영신과 12지 28수, 동방청룡칠수를 만나볼 수 있다. 가장 앞부분에는 '나의 별자리 찾기'가 있는데, 28수를 공부하게 되면 열두 가지 띠보다 다양한 분류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12가지 띠에 따라 한 가지 동물만이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태어난 달에 따라 두세 가지로 세분화하여 28가지 동물로 나눌 수 있다. 자신의 별자리가 어디에 해당되는지 찾아보며 시선 집중해본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어른들이 직접 읽어주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고학년을 위한 책인데, 어릴 때부터 우리 별자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이런 것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서양별자리의 이야기 못지 않은 풍부한 이야깃거리가 우리별자리에도 담겨 있다. 별자리뿐만 아니라 옛 문화와 자연의 이치를 알 수 있고, 흥미로운 옛날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부담스럽지 않다. 우리 별자리를 잘 모르는 어른들이 함께 읽어도 좋을 것이다.

 

『세종대왕이 만난 우리 별자리』를 구입하게 된 것은 부록에 담겨있는 '28수 나경 만들기' 때문이었다. '28수 나경'을 따로 구입하자니 조금 더 보태 책을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되었다. 오려서 쓸 수 있는 것인데, 계절별, 시간별로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별자리를 찾을 수 있다. 밤하늘을 보다보면 별자리는 자꾸 바뀌고 뭐가 뭔지 잘 모르겠는데, 28수 나경을 통해 알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책을 통해 일단 흥미를 갖게 되고, 하늘을 보면 어떤 별이 떠있는지 알게 될테니, 여러모로 유용하다. 글과 그림, 부록까지 알찬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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