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야 몽규야 - 청춘 시의 전설
윤동주 지음 / 라이프하우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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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영화 <동주>를 보면서 송몽규라는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다. 영화 속에서 윤동주만큼이나 존재감이 강한 사람이 송몽규였다. 그에 대해 더 알고 싶고, 그가 남긴 작품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이 책《동주야 몽규야》도 아마 나와 비슷한 독자들을 위한 책이 아닐까 싶다.

2016년 2월 17일 윤동주 일대기를 그린 영화 동주가 개봉됐다. 영화 내용은 윤동주와 같은 해에 태어난 고종사촌형 송몽규와의 우정 갈등 독립운동 들로 뜨거웠다. 관객들은 베일에 쌓여있던 송몽규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찼다. 동아일보에 콩트가 당선되면서 용정 일대를 들썩이게 하더니, 일본인들도 들어가기 힘든 제국대학에 덜컥 입학할 정도로 능력자였다. 송몽규는 윤동주에겐 넘을 수 없는 벽이며 동시에 고종사촌형이자 소꿉놀이 친구였다. 송몽규와의 관계를 통해 윤동주는 한국을 대표하는 민족 서정시인이 될 수 있었다. (머리말 中)

 

이 책의 표지에는 '송몽규 시 수록'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송몽규의 시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찾아 읽을 것이다. 또한 표지 사진에는 윤동주를 비롯하여 윤동주 동생 윤길현, 당숙 조카사위인 김추형, 고종사촌 송몽규, 당숙 동생 윤영선의 모습이 담겨있다. 1942년 일본 유학 첫 해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일시 귀향하여 찍은 사진이다. 흑백사진은 아련한 옛 시절을 그리움으로 피어오르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며 '현대시의 조상'이라는 윤동주 시인의 행적과 시를 살펴본다. 주변인들에 대한 이야기도 짤막하게나마 보면서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은 얇은 책이다. 시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그들의 일대기와 시가 교차되어 수록되었다. 어찌보면 감정을 배제하고 정갈하게 담아놓은 듯한 느낌이다. 1세 때부터 연대 순으로 주요 사항을 나열해놓았다. 짤막한 글을 보자면 어릴 적 생활기록부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예를 들어보면, 12세 '윤동주는 조용한 성격이었는데 반해 송몽규는 적극적이며 연극연출을 하는 등 활동적 기질을 지니고 있었다.'(26쪽) 처럼 진술되어 있다. 이 책의 문장들은 영화 속의 내용을 다시 떠올리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한다.

 

이 책에서 정지용, 백석 등의 시인을 만나보는 것도 색다르다. 그들의 시도 간단히 수록되어 있다.

이 무렵 당시 시인으로 크게 각광을 받은 정지용 시를 정독하였다. 윤동주는 책에 감상문이나 구입처 등을 써놓곤 했다. 정지용 시집을 즐겨읽으며 글을 썼는데 걸작이라는 한 단어였다. (51쪽)

윤동주가 정지용 외에 좋아한 또 하나의 시인이 있었는데 그는 한국시단을 넘어 아시아 천재로 알려진 백석이었다. (57쪽)

 

시인의 시를 읽다보면 그 사람의 행적이 궁금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행적을 좇으며 그 무렵의 분위기와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한다. 윤동주 시인은 살아서 시집을 내지 못하다가 사후 시가 발간되었다. 그의 생애와 작품을 함께 훑어보고 싶다면 이 책이 그의 발자취를 눈앞에 펼쳐서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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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최전선 - ‘왜’라고 묻고 ‘느낌’이 쓰게 하라
은유 지음 / 메멘토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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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글을 쓰고 싶어진다. 하지만 글을 쓰겠다고 작정하고 시작하면 막막하기만 하다. 나는 왜 쓰고 싶어지는 것일까. 쓰고 싶긴 한 것일까. 이왕이면 잘 쓰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무엇을 쓰는 것이 좋을까. 여러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글쓰기를 미룰 핑계가 되어버린다. 결국 의문은 흐지부지 사라지고 그냥 책읽기에 적당히 타협하며 지내게 된다. 이럴 때에는 글쓰기 관련 서적을 읽으며 하나씩 점검해보는 것도 글쓰기 의욕을 다시 끄집어내는 데에 좋은 일이다. 이 책《글쓰기의 최전선》에서는 '왜'라고 묻고 '느낌'이 쓰게 하라고 한다.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해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은유. 글을 쓰는 사람이다. 2011년부터 연구공동체 수유너머R에서, 2015년부터 학습공동체 가장자리에서 글쓰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성폭력 피해 여성들, 마을공동체 청년들,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을 위한 글쓰기 강좌도 열었다. 자기 경험에 근거해 읽고 쓰고 말하면서 자기 언어를 만들고 자기 삶을 재구성하는 작업에 뜻을 두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나는 왜 쓰는가'에 대해 이야기하며 시작된다. 글쓰기의 기술도 물론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어떤 글을 쓸 것인가' 하는 물음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탄탄한 문장력은 그 다음이라고. 열심히 잘 쓰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그 '열심'이 어떤 가치를 낳는가 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을 속이는 글, 본성을 억압하는 글, 약한 것을 무시하는 글, 진실한 가치를 낳지 못하는 글은 열심히 쓸수록 위험하다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동안 선행되어야 할 질문에 고심하지 않고, 그저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까?'하는 물음에만 집착했던 시간들을 반성한다.

이 책은 글쓰기의 최전선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증언이다. 누군가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여지없이 맞닥뜨리는 문제들, 고민들, 실험들, 깨침들, 변화들, 질문들에 관한 이야기다. 글을 쓰고 싶은데 한 문장도 나아가지 못할 때, '왜'라고 묻고 '느낌'으로 써내려가는 그 섬세한 몸부림의 시간을 담았다. 지난 4년 간 글쓰기 수업의 경험과 고민을 토대로 구성했다. (35쪽)

 

이 책은 총 6부로 나뉜다. 제1부 '삶의 옹호로서의 글쓰기'는 목소리를 갖지 못한 이들이 자기 삶을 용기 있게 증언하면서 자기 언어를 만들어가는 이야기이다. 제2부 '감응하는 신체 만들기'는 각기 다른 삶의 배경을 가진 이들이 모여 시를 낭독하고 외우고 느낌을 말하면서 감각의 주체로 거듭나는 여정을, 제3부 '사유 연마하기'는 상식과 금기에 도전하며 자기 관점에서 질문하는 법, 4부 '추상에서 구체로'는 삶에 근거한 살아 있고 정직한 글쓰기, 5부 '르포와 인터뷰 기사 쓰기'는 나의 언어로 타인의 삶을 번역하는 글쓰기 실전 프로그램이다. 마지막 6부 '부록'에는 노동 르포와 인터뷰가 담겨있다.

 

이 책에서는 책읽기에 관해서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마음에 들었다. 부록에 보면 '참고도서 '가 있는데, 글쓰기 수업 시간에 읽은 책들의 목록이라고 한다. 또한 저자는 누군가 글을 쓰고 싶은데 어떻게 할까요, 라고 묻는다면 '읽고 쓰는 모임을 만들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한다. 여럿이 모여서 각자 생각을 말하고 책을 읽고 글로 써보는 시간을 누리기를 권한다고. 그것도 글쓰기에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은 '거의 다' 좋은 책을 읽었다. 읽기와 쓰기는 다른 행위지만 내용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읽기가 밑거름이 되어 쓰기가 잎을 틔운다. 책을 읽어야 세상을 보는 관점이 넓어지고 사람을 이해하는 눈을 키운다. 세상은 어떤 것이구나 통찰을 얻는다. 모국어의 선용과 조탁, 표현력을 배운다. 좋은 문체에 대한 감을 잡는 것인데, 총체적으로 글을 보는 '안목'이 생기는 것이다. (82쪽)

 

글쓰기에 대해 조금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게 된 책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을 깊게 하고 표현하는 자신만의 언어임을 깨달으며, 지금껏 글쓰기와 사회 현상을 연관지어 생각지 않았다면 이 책을 통해 르포 글쓰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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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딜
소피 사란브란트 지음, 이현주 옮김 / 북플라자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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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을 때에는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이 있는소설이라면 좋겠다. 이왕이면 내 생각을 뛰어넘는 결말로 치닫는 소설을 읽고 싶어진다. '마지막 순간 퍼즐이 완성되는 소름돋는 이중 반전의 결말!'이라는 띠지의 설명 하나 만으로도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보다 많은 정보를 알고 읽으면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제목과 반전이 있다는 것만 알고 이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오늘따라 종일 비가 내렸고, 이런 날에는 추리소설이 제격이다. 적절한 날씨와 분위기가 이 소설《킬러딜》을 읽는 맛을 더했다.

 

 

 

이 소설에 대한 정보를 좀더 알고 읽고 싶다면 뒷날개에 있는 글 만으로도 충분하다. 더 이상의 정보는 필요없다. 소설 읽는 맛을 느끼기 위한 추리소설을 찾는다면, 일단 읽어볼 일이다. 조금만 읽어보면 이 책이 흥미롭게 다가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코넬리아, 전 남친과 현 남친 사이에서 힘들어 하는 여형사 엠마 스콜드, 엠마 스콜드의 친언니 조세핀! 이들 세 여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사건 전개는, 여성으로서 겪는 남녀 차별 문제, 일과 가정사 사이의 불균형에서 오는 스트레스, 우둔한 경찰 체제, 가정 폭력 등을 절묘하게 풍자하고 있다. 소피 사란브란트가 스웨덴의 떠오르는 국민 작가이자 사회파 추리소설의 대가라고 불리우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이다. 임신과 육아라는 이 시대의 화두를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한 필치로 그려냄으로써, 독자들로부터 등장인물의 심리상태에 대한 격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빈번히 일어나는 재개발과 재건축 등 부동산을 둘러싼 갈등을 추리소설 속에 녹임으로써, 현대 사회의 시대상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뒷날개 中)

 

이 소설의 저자는 소피 사란브란트. 스웨덴의 떠오르는 국민 작가이다. 스웨덴의 소설가는 처음 접했는데, 스웨덴에서 발간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 1위로 직행하는 소피 사란브란트의 추리 스릴러 소설은 이제 전세계인이 선호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한다. 총 6권으로 구성된 그녀의 대표작 엠마 스콜드 시리즈 중《킬러딜》은 그 중에서도 손에 꼽는 수작이라고 한다.

 

이 소설에 빠져드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등장 인물들의 심리묘사를 잘 해내서 이들에 금세 감정이입을 하며 빠져든다. 물흐르듯 스르륵 읽어나가게 된다는 점이 이 소설의 특징이다. 일주일 동안 일어난 사건을 이야기하는데, 각 장은 장소와 인물의 변화 없이 한 장면만을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지루하거나 내용 파악에 어려움을 겪을 틈도 없이 쉬지 않고 책장을 넘기게 된다는 책날개의 설명에 동의한다.  

 

이 작품에서 전체적으로 3인칭 시점으로 쓰였지만 중간중간에 1인칭 시점으로 쓴 장이 있다. 범인의 나레이션이다. 누구의 목소리인가 추측하며 읽어나가는 묘미가 있다. 마지막에야 알게 되는 그의 정체. 나는 그가 범인이라고 예측하지 못했기에 더욱 충격적이었다.

 

사실 중간 쯤 읽어나갔을 때 범인이 궁금해서 마지막 장을 읽어보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혔다. 의외의 인물이 도대체 누구일까? 마음을 추스르며 순서대로 읽어나갔다. 마지막 페이지에 손을 뻗치려는 나를 진정시키며 순서대로 읽어나갔다. 혹시 이 책을 읽다가 마지막 반전에 대한 궁금증에 마지막 장을 먼저 읽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범인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을 때 제대로 퍼즐을 맞추는 듯하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이 범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소름끼치는 반전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 범인이라고 생각하던 사람이 범인이 아니고, 범인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이 범인이라는 점에서 제대로 허를 찔리는 느낌을 받는다.

 

이 소설의 작가 소피 사란브란트는 독자를 끌고가는 힘이 있다. 보통 4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이라면 중간에 괜히 쉬는 시간을 갖거나 다른 일을 하기도 할텐데, 한달음에 읽어나갔다. 웬만하면 소설에 잘 빠져들지 않는 독자로서도 이 책은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추리소설을 읽기에 좋은 이 계절에 어떤 소설을 읽을까 고민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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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삶
샤를 와그너 지음, 문신원 옮김 / 판미동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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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고 정갈하게 살고 싶다. 아직은 그저 희망사항일 뿐이다. 이미 소유하고 있는 물건들이 주변에 가득하고, 돌아다니다보면 시선을 복잡하게 하는 구조물들이 가득하다. 나도 복잡하고 세상도 복잡하다. 현대 사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단순한 삶』은 백 년도 더 전에 출간된 '심플라이프'를 최초로 전파한 백 년의 고전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단순한 삶은 현실이라기보다는 지향점이었나보다. 

열에 들뜨고 갈증으로 목이 타는 환자는 자면서 서늘한 개울물에 몸을 담그거나 맑은 샘물을 벌컥 들이켜는 꿈을 꾼다. 마찬가지로 복잡다단한 현대 생활에 지친 우리의 영혼도 단순함을 꿈꾼다. (초판 서문 中)

단순한 삶을 열망하는 것은 말 그대로 가장 고결한 인간의 운명을 완수하고자 열망하는 것이라고 이 책에서는 말한다. 저자의 말에 시선을 고정하며 생각에 잠긴다.

 

이 책의 저자는 샤를 와그너. 영감 어린 저술 활동으로 개혁 신앙에 큰 영향을 끼친 진보적인 목사이다. 프랑스 모젤 주에서 태어나 루터교 목사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으며 자랐다. 열네 살 때 파리로 유학을 떠나, 1869년 소르본 대학에 입학해 역사와 심리학을 공부했으며, 스트라스부르와 괴팅겐에서 신학 공부를 이어갔다. 그의 철학은 교리 없는 기독교로, 자연을 사랑하며 소박한 삶을 살자는 것이다. 1895년에 출간된 대표작『단순한 삶La vie simple』은 프랑스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1904년에는 그의 책에 감명을 받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초대로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강연을 하기도 했다.

 

그때나 지금에나, 어느 시절에 읽어도 어울릴 법한 이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읽기 시작한다. 읽다보면 자연스레 저자의 이야기에 동조하게 된다. 인간에게는 내면의 법칙이 필요하다는 것, 본질과 부수적인 것을 구분하자는 것에 귀 기울여본다. 또한 내면이 단순해지면 삶도 단순해진다는 것에 동의하게 된다. 천천히, 곱씹으며 읽게 되는 책이다.

 

단순한 삶이라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마음과 행동 모두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일단 마음 먹는 것이 기본이다. 정리를 할 때에도 마음 자세를 가다듬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일이며, 삶 자체를 단순화하기 위해서도 마음이 먼저다. 이 책에서는 '단순함은 일종의 정신 상태다'라며 단순한 정신을 강조한다. 생각부터 먼저 정리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는 생각, 말, 의무, 욕구, 기쁨, 아름다움, 사회관계, 교육 등에서 단순함을 이야기한다. 그동안 물질적인 것에만 단순한 것을 생각했다면, 이 책을 통해 정신적인 면에서 단순함을 짚어보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었다.  

나는 지금 거창한 훈계를 하려는 게 아니다. 잠시 인생의 모든 교차로에서 거듭 울려 퍼지는 메아리가 전하는 진실 몇 가지를 지적하며 인생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자는 말이다. (100쪽)

 

세상은 쉽게 바뀌지 않나보다. 그 당시의 제안이 지금 제안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잘 들어맞는다. 세상은 여전히 복잡하다. 그때보다 더 복잡해졌으면 복잡해졌지, 세상은 단순해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 책을 통해 단순함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기본을 잊지 말도록 상기시켜주는 책이다. 이 책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잊고 지냈을지도 모를 '기본'에 대한 재인식이다. 백 년의 고전을 국내에 첫 번역했다는 점에 이 책의 의미가 더욱 커진다. 이 책을 읽으며 단순한 마음가짐에 대해 고민해본다. 현대인이라면 누구에게나 그런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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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국을 보았다 두 번째 이야기 나는 천국을 보았다 2
이븐 알렉산더.프톨레미 톰킨스 지음, 이진 옮김 / 김영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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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신경외과 의사 이븐 알렉산더의《나는 천국을 보았다 두 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궁금함, 신경외과 의사의 임사체험담이 궁금해서 첫 번째 책을 읽었다. 뇌사상태에서 죽음 너머의 세계를 체험한 이븐 알렉산더 박사의 실제 기록을 담은 첫 번째 책을 읽고 나니, 그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번 책에서는 첫 번째 책과는 또다른 깊이를 던져준다.

 

이 책의 맨 앞에는 이해인 수녀의 추천의 말이 담겨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천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바꾸는 한 권의 책이 여기 있다.''이 책은 단순한 호기심보다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거울에 비추어 읽기를 바란다.'는 당부에 시선이 간다. 그래서일까? 이 책《나는 천국을 보았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책을 접하는 나의 마음이 달라져있었다. 1권을 접할 때에는 '어디 한 번 들어나보자'는 심정으로 반신반의하며 읽어본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전작에서 이븐 알렉산더'라는 사람의 임사체험에 관해서 집중해서 보았다면, 이 책에서는 과학과 철학, 임사체험자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좀더 폭넓은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삶과 앞으로의 삶, 그 너머까지를 꿰뚫어보는 시간을 보낸다.

 

《나는 천국을 보았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동서양의 철학을 총망라하여 사후세계를 탐방하는 묘미가 있다. 예전부터 있었던 이야기인데 이렇게 한데 모아놓고 보니 이븐 알렉산더의 임사체험담과 영적 세계를 든든하게 뒷받침해준다. 또한 이 모든 것이 다른 사람의 것이 아니라 내 안을 들여다보는 거울이 되어야 함을 알게 된다.

임사 체험 여행을 통해 나는 진정한 탐구자라면 자기 존재의 진실을 깨닫는 데 근접하기 위해 자신의 의식 깊은 곳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다른 사람의 체험이나 생각을 읽고 듣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우리가 항상 보아왔듯 과학 이론과 종교 교리는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기에 이른바 전문가라는 사람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기보다는 우리 내면의 안내 체계에 대한 신뢰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0쪽)

 

이 책을 읽고 나니 더 이상 사후 세계가 있을까 없을까, 혹은 천국이 있을까 없을까 같은 의문에는 흥미를 잃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그저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그 이외의 것에 대해 결론없는 소모적인 논쟁에 시간 낭비할 일은 아니다. 보다 집중해서 생각해야할 부분이 어떤 것인지 방향을 달리해본다. 이 책을 읽으니 죽음 이후의 세계와 현재의 삶을 모두 경이롭게 바라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려면 1권과 2권을 차례대로 읽기를 권한다. 각 권을 차례대로 읽다보면 사후 세계에 대한 생각을 스스로 정리하며, 현재의 나 자신에 집중하고, 존재에 대해 깊이 통찰하는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혹시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특정 종교에 대한 이야기는 아닐 뿐더러, 제목 때문에 읽지 않는다면 많은 부분을 놓치는 우를 범할 것이다. 누군가의 임사 체험이 궁금한 사람,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깊이 통찰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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