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 - 사람과 동물을 이어주는 생각 그림책
브룩 바커 지음, 전혜영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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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조금 무거운 느낌이 드는가. 그럴만도 하다.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라니 도대체 무엇일까 갑자기 엄숙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일단 이 책을 펼쳐들기를 권한다. 막상 책을 펴고 보면 에세이라기 보다는 그림책의 느낌이 강하게 들 것이다. 그래도 첫 장에서는 '슬픈 진실'이라는 단어의 무게감은 여전하겠지만, 몇 마리 동물의 이야기만 지나가보면 잘못 짚었다는 생각이 든다. 동물들의 그림과 한 마디 멘트를 보면서 웃음이 빵빵 터질 것이다. 하지만 무심코 지나치던 동물들에게 이런 사연이 있었다니 새롭게 동물들을 알아가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브룩 바커. 태어난 날 할머니에게서 동물 그림책을 선물로 받은 이후로 평생 동안 동물들에 대한 열렬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하는 그녀는 짬만 나면 동물 그림을 그렸다. 유타 주에 위치한 브리검 영 대학교에서 불어교육학을 전공했고, 현재는 위든 앤 케네디 광고사에서 광고와 마케팅 담당 카피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동물과 그림에 대한 식지 않은 애정을 가지고 계속해서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네 발 달린 동물 친구들이 온순하고 귀엽고 또 놀라운 능력을 지녔다 해도 이들에겐 깊은 슬픔도 있었다. 사람들은 돼지의 피부가 분홍색이고 꼬리가 곱슬곱슬하다는 건 알 테지만 돼지가 평생 하늘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바다거북이 위풍당당해 보여도 일생 동안 부모를 만나지 못한다는 사실, 문어는 친구가 하나도 없고, 해파리는 심장이 없고, 또 얼룩말은 혼자 잠을 못 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7쪽)

이 책을 읽을 때까지 동물들에게 이런 사연이 있다는 것을 잘 알지 못했다. 이 책에서는 파충류와 양서류, 포유류, 유대류, 해양 포유류, 어류, 조류, 곤충류와 거미류, 무척추동물에 이르기까지 해당 동물의 핵심적인 사실을 짤막하게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너무 짧아서 아쉽다면 부록에 담긴 조금은 더 긴 문장을 읽으며 보다 자세한 사항을 살펴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사실이 있었어?' 감탄할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악어의 뇌는 오레오 쿠키 하나보다 더 가볍다거나, 새끼 코끼리는 어린 아이가 엄지 손가락을 빠는 것처럼 코를 입에 넣고 쪽쪽 빤다는 것, 나무늘보는 일주일에 한 번 나무에서 내려오는데, 화장실에 가려고 그런다는 것, 다람쥐는 트림을 못한다는 사실 등 하나하나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이 많아서 놀랍고도 재미있다. 그러고보면 동물에 대해 많은 부분을 모르고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과 동물을 이어주는 생각 그림책'이라는 이 책의 설명이 딱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이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울지 않기를 바란다고 하며, 이 책을 읽고 나서 동물과 더 가까워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직접 읽어보니 솔직히 눈물이 나지는 않았다. 그들의 슬픈 사연에 웃기만 한 것은 조금 미안하다. 하지만 동물과 더 가까워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고 동물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책이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청소년이나 어린이에게도 신선하게 다가올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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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인간 Homo Viator - 정신과의사 문요한이 전하는 여행의 심리학
문요한 지음 / 해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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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 있음을 느껴본 적이 언제였던가?" 이 책의 띠지를 보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나는 언제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던가? 생각해보니 여행을 하면서 그런 느낌이 들 때 가슴이 뛰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왜 사는가'라는 질문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느낌이다! 라는 띠지의 말에 격하게 공감하며 이 책《여행하는 인간》을 읽어보았다. 정신과의사가 들려주는 여행 이야기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궁금했기에 천천히 음미하며 이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의 저자는 문요한.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1995년부터 정신과의사로 활동해 오고 있다. 어느 날 그는 20여 년 동안 다른 이들의 아픔과 행복을 고민하며 바쁘게 살아왔지만 문득 자신의 자유와 행복은 늘 미뤄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국 2014년, 스스로 안식년을 선포하고 인생에서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길 위에 섰다. 알프스에서 안나푸르나, 그리고 파타고니아까지 걷고 또 걸으며 만끽했던 존재의 시간! 지난 안식년의 여행이 온몸의 세포가 재생되듯 생의 감각을 회복시켜 준 매혹의 시간이었다면, 여행 후 시간은 심리학과 인문학으로 여행을 깊이 파헤쳐본 사색의 여정이었다. 그 안팎의 여정을 통해 그는 인간이 왜 그토록 여행을 갈망하는지, 여행은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왜 '여행자 정신'이 필요한지를 설파하는 여행전도사가 되었다.

 

이 책은 총 12장으로 구성된다. '새로움, 휴식, 자유, 취향, 치유, 도전, 연결, 행복, 유연함, 각성, 노스탤지어, 전환'으로의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열두 가지의 주제로 여행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여행지와 여행에 대한 사색이 아닌, 보다 근원적으로 여행이 주는 의미에 대해 살펴본다. 이미 여행을 통해 깨달은 부분이어도 책을 통해 다시 선명하게 떠올리고, 여행의 의미를 되살려본다.

 

우리는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려고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여행의 시간에도 우리는 불편하다. 무언가 빠뜨린 것 같은 불안과 무언가 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은 휴식의 시간마저 망쳐버린다. 여행 가서 업무 걱정을 하거나 못다 한 업무를 본다.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제대로 일하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시간을 살아가는 것이다. 브리짓 슐트는『타임 푸어』에서 지나친 시간 압박으로 인해 어떤 시간도 온전히 보내지 못하는 현대인의 시간을 '오염된 시간'이라 부른다. 현대인들은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이 아무리 늘어나도, 그 시간을 온전히 휴식하며 보내기 어렵다. 정작 일할 때에는 친구와 놀러 갈 계획을 짜고, 또 친구와 놀 때는 못 끝낸 일을 신경 쓰는 식이다. (47쪽)

2장 '어른이 되어 천천히 걸어본 적이 없었다'에 나오는 글을 읽으며, 지금껏 진정한 휴식같은 여행을 해 본 적이 있던가 생각에 잠긴다. 바쁘게 일해야할 때에는 여행을 꿈꾸지만, 막상 여행을 떠나면 무언가를 해야할 것 같은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던 지난 시간을 떠올린다. 결국 이번에는 진정한 휴식을 찾아서 무작정 길거리를 어슬렁어슬렁 거닐어보겠다며 또다른 여행을 꿈꿔본다. 이번에는 나만의 속도에 따라 여행을 하며, 오염되지 않은 시간을 보내리라.

 

천천히 읽게 되는 책이다. 읽다보면 저절로 그렇게 된다. 저자 자신이 스스로에게 안식년을 주고 여행을 다녀와서 쓴 글이기에 몰입도가 뛰어나다. 자신의 경험담과 인문 심리학적인 글이 어우러져 글에 빠져들게 된다. 책상 앞에서 글만 쓴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경험한 것에 비추어 글이 우러나온 것 같은 느낌이다. 글을 읽어나가며 나의 여행을 떠올리고 앞으로의 여행을 꿈꾸게 된다. 어떻게 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여행보다 한 단계 상승하게 될까. 어떤 여행이 나를 한층 성장한 인간으로 만들 것인가. 이 책을 읽으니 생각이 많아진다. 앞으로의 여행이 달라질 것이다. 이 책이 큰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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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톡 4 - 뿔뿔이 흩어진 조선 패밀리 조선왕조실톡 4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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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로 재현한 조선왕조실록『조선왕조실톡』4권이 출간되었다. 1권부터 눈여겨보고 있는 책이다. 조선왕조실록이 아니라 조선왕조실'톡'이라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역사의 장면을 '톡'을 통해 보여준다. 웹툰을 바탕으로 조선사를 연대순으로 재구성한 역사교양만화인데, 학생들이나 일반인 모두 저자의 독특한 상상력에 웃으면서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역사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역사는 아주 오래 전에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의 기록이 아니라 지금처럼 사람 사는 세상에서 일어난 일들을 기록한 산물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재미있고, 무척이나 흥미진진해서 한 번 잡으면 끝까지 읽게 되는 책이다. 이번에는 인조 패밀리, 소현세자 패밀리, 효종 패밀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의 저자는 무적핑크. 서울대학교 디자인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조선왕조실톡> 한 회를 그리기 위해 실록뿐만 아니라 관련 역사서와 자료들을 섭렵했다고 한다. 쉽게 그려지고 쓰인 책이 아니라 이 한 권의 책이 나오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으리라 짐작된다. 그렇기에 이런 작품이 나왔을 것이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재미도 있고 역사에도 충실한 책이 탄생한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이 책 4권에는 1부 인조패밀리, 2부 소현세자 패밀리, 3부 효종패밀리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총 33편의 웹툰을 통해 그 시대의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볼 수 있다. 제법 두툽하지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단순하게만 알고 있던 역사 속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접하는 시간이다. 생각보다 다음 편의 출간이 빨라서 곧 5권도 만나는 것이 아닌가 기대된다. 이 책을 다 읽으니 맛있는 음식을 한 입에 먹어치우고 아쉬움에 입맛만 다시는 듯한 느낌이 든다.

 

각각의 이야기가 하나씩 인상적이었지만, 특히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점이 좋았다. 숙명공주와 고양이 이야기에서 볼 수 있는 조선시대 고양이 집사들, 조선시대 의료사고에 관한 이야기는 특히 눈길을 끌었다. 실록 돋보기 아홉 번째 이야기라든가 종기 때문에 고생한 왕들의 이야기를 보며 그 시대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일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만약 타임머신이 있어 항생제 연고 하나를 과거로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많은 역사가 바뀌게 될까?'라는 질문에 많은 생각이 스쳐간다.

 

각 웹툰의 끝에는 '실록에 기록된 것'과 '기록과 다른 것'을 싣고 있어서 어떤 부분이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것인지 한 번 걸러낼 수 있다. 웹툰을 통해 설마 하며 웃으면서 본 이야기가 진짜로 실록에 기록된 것이라는 점을 알고는 다시 한 번 눈여겨 본다. 또한 역사에서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야기를 찾고 있는 이한 해설로 조선사의 숨겨진 에피소드를 '실록 돋보기'에 담아냈다. 이 부분도 알차다. 실록 돋보기는 이 책을 더욱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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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리더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후지사와 구미 지음, 하연수.정선우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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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추진력, 결단력, 카리스마 등의 단어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 생각을 뒤집는다. 이러한 것은 과거 리더의 모습일 뿐이라고. '섀도우 리더가 성장하는 조직을 만든다'는 저자의 생각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오늘날 리더십의 형태가 변화하고 있는데,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 책의 제목처럼 '최고의 리더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지금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우수한 리더일수록 리더다운 업무를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책《최고의 리더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를 통해 6가지 발상의 전환을 배워본다.

 

이 책의 저자는 후지사와 구미. 싱크탱크 소피아뱅크 대표이다. 1996년 일본 최초의 투자신탁평가회사를 만들어 4년 후 스탠더드앤푸어스(S&P)에 매각 후, 2000년 싱크탱크 소피아뱅크의 설립에 참여하여 2013년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다. 매주 한 사람씩 성장기업의 리더를 만나 일대일로 대화를 하는 경영자 인터뷰를 시작한 지 15년이 되었다. 이 책은 지난 15년간 방송을 진행하며 만난 1,000여명의 기업 리더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얻은 내용과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조직 성과의 절반은 리더가 좌우한다. 구성원들의 내면을 자극해 그들의 잠재역량과 열정을 최대한 끌어내는 '부드러운 힘'. 요즘 가장 각광받는 리더십이다. 이런 리더십이 어떻게 성과를 만드는지 그리고 왜 주목을 받는지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책이다."

_신현만 커리어케어 회장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한 장에 한 가지씩 발상의 전환 비법을 소개한다. 첫 번째 발상의 전환 '사람을 움직이다'에서 '사람이 움직이다'로, 두 번째 발상의 전환 '해야 하는 일'에서 '하고 싶은 일'로, 세 번째 발상의 전환 '명령하다'에서 '이야기를 전하다'로, 네 번째 발상의 전환 '전원 같은 편'에서 '전원 중립'으로, 다섯 번째 발상의 전환 '팀의 맨 앞'에서 '팀의 맨 뒤'로, 여섯 번째 발상의 전환 사회공헌 '도'에서 사회공헌'을 통해'로.  

 

여섯 가지 발상의 전환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이 술술 풀어나간다. 저자의 15년 인터뷰 기간 동안 있었던 방대한 내용을 거르고 걸러서, 리더에게 필요한 여섯 가지 발상의 전환에 대해 들려준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각각의 기업 리더들의 인터뷰를 종합해볼 때, 지금의 리더십은 과거와는 달라졌다는 점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보스의 모습이 아닌, 섀도우 리더가 성장하는 조직을 만든다는 점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읽으며 그 안에서 리더에게 필요한 것을 발견해나가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리더에게는 남에게 미움을 받을 각오가 있어야 한다', '리더는 고독하다'와 같은 리더론을 들어본 일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조직이나 팀의 조직원은 좋아해야 한다'는 말이 옳을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현실적으로도 프로젝트와 같은 것은 조직원과 리더 사이에 신뢰관계가 없으면 제대로 운영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비전을 공유할 수 없으면 그 프로젝트는 각자의 염원이 들어가지 않은 형식적인 것으로 끝나버리게 됩니다. (140쪽)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며 지금까지 만난 리더의 이야기나 모습을 떠올린 것뿐만 아니라 리더로서 자신의 일상을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한다. 리더에 대해 관찰하고 스스로 리더가 되어서 필요한 부분까지 짚어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으로 리더에게 필요한 자질을 발견해보았다. 크든 작든 리더의 위치에서 일해야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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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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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소설에 매료된 것은《소년이 온다》에서였다. 신형철 문학평론가에 의하면, "《소년이 온다》는 한강이 쓴 광주 이야기라면 읽는 쪽에서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겠다고 각오한 사람조차 휘청거리게 만든다."라고 했다. 그 소설은 몇 번의 각오 끝에, 손에 들었다가 다시 놓기를 반복하며 읽어냈던 소설이다. 이런 경험이 있고 보니, 한강의 소설을 읽을 때에는 마음의 준비가 꼭 필요하겠구나, 생각했다. 이 책도 마찬가지이다. 예전부터 읽어보려고 했으나 차마 엄두를 내지 못했던 소설, 이번에도 첫 장을 넘기기까지 많은 시간과 마음자세가 필요했던 소설이다. 드디어《채식주의자》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2016년 맨부터 인터내셔널 수상작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책을 읽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수상 소식은 이 책을 읽을 기회를 조금 앞당기는 데에 공헌을 하긴 했다. 게다가 막상 첫 페이지를 넘기면서 보니, 그렇게까지 마음을 다잡을 필요는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술술 읽힌다. 마음이 무거워지거나 어둡기만 한 느낌은 아니다. 소설 속 영혜를 비롯한 인물들을 이해하려고 들면 이해가 불가능하고 한없이 힘들어지지만, 그저 바라보면 되었다. 욕심내지 않고 그냥 지켜보면 된다. '왜 나무가 되고 싶은 걸까?'가 아니라 '나무가 되고 싶은 사람이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이런 사람도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심정으로 소설을 읽어나갔다. 그 사람이 아닌 이상, 누구에게나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이 소설에서는 극한 상황 속에서 예상치 못한 인간의 면모를 바라보게 한다.

 

이 소설은 세 편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이라는 이야기가 모여 한 권의 책을 만들어냈다. 영혜의 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으로 구성되는 점이 인상적이다. 각각의 이야기는 따로 떨어진 듯하면서도 결국 연결된다. 우리네 인생이 얽히고 설켜서 큰 그림을 그리듯이. 누가 정상인 것인지, 누가 정상이 아닌 것인지는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저 소설가가 그려낸 것을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어쩌면……

침묵을 깨고 그녀는 중얼거린다.

…… 생각보다 간단한 건지도 몰라.

그녀는 망설이며 잠시 말을 끊는다.

미친다는 건, 그러니까…… (203쪽)

이 세 편의 연작소설에서 영혜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세상에는 이해하지 못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

 

책소개 혹은 줄거리로 압축해버릴 소설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책을 읽을까 말까 망설였던 것이 그 때문이었는데, 읽어보니 오히려 선입견에 빠져들어 차단했던 것이라 여겨졌다. 그래도 여전히《소년이 온다》의 여운보다는 덜 했다는 느낌이 든다. 쉽게 읽히지만 내 안에 스며들지는 못한 소설이라고 할까. 이들의 마음 속에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랄까. 공감하지 못하고 그저 바라만 볼 때에 소설을 읽는 감흥은 떨어진다. 소설 속 인물을 이해하지 못할 때 겉도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읽지 말았어야 할 소설은 아니다. 어쩌면 다른 시기에 읽는다면 나에게 다른 색깔로 다가올 수도 있을 듯한 묘한 느낌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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