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하는 식물의 뇌 - 식물의 지능과 감각의 비밀을 풀다
스테파노 만쿠소.알레산드라 비올라 지음, 양병찬 옮김 / 행성B(행성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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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고, 타는 듯한 무더위가 지나간 지도 얼마 되지 않는다. 주변의 식물을 보면 생명력이 대단하다. 얼어죽은 것은 아닌가 생각되었는데 새싹이 나고, 타죽은 것은 아닌가 걱정되었는데도 열매를 맺는다. 하지만 지금껏 내가 식물에 대해 과소평가하고 있었다는 것을 이 책《매혹하는 식물의 뇌》를 읽으며 톡톡히 깨닫게 된다.

우리는 지금껏 식물은 놀고먹는다고 배워왔다. 즉, 우리가 식물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제자리에 우두커니 선 채로 광합성을 하고, 종종 새싹을 내밀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그러고 나서는 잎을 떨군다는 정도가 전부였다. (79쪽)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은 알려준다. 그것도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상상 그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준다. 식물이 인간처럼 오감을 갖고 있다고? 게다가 그 외에 무려 열다섯 가지 감각을 더 갖고 있다고? 그 내용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스테파노 만쿠소, 알레산드라 비올라 공저이다. 스테파노 만쿠소는 이탈리아 피렌체 대학의 교수이며 대학부설 '국제식물신경생물학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식물신호및행동국제협회'의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저서로는《식물을 미치도록 사랑한 남자들》,《생물의 다양성》이 있다. 알레산드라 비올라는 과학저널리스트이자 다큐멘터리 작가로서, 텔레비전 프로그램 극본을 쓰는 방송작가 활동도 하고 있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조용히 뒤로 물러나 있던 식물', 2장 '우리에게 낯선 식물의 모습', 3장 '식물이 세상을 감각하는 방법', 4장 '식물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 5장 '지능을 가진 생명체, 식물'로 나뉜다. 특히 나에게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3장과 4장의 내용이었다. 식물들이 어떻게 감각을 느끼고, 세상과 어떻게 소통을 하는지 이 책에서는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식물들은 다른 식물과 동물의 정보망을 이용하여 경험과 인식의 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다. 그들은 소소한 도움을 받는 방법을 알며, 필요할 때는 다른 종들을 개입시켜 중재를 받기도 한다. 마치 UN에 다국적 평화유지군 파견을 요청하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동물의 도움을 받아 번식하거나 서식지를 옮기거나 멀리 퍼져나갈 수도 있다. (129쪽)

식물은 신경이 없지만 하나의 세포에서 다른 세포로 신호를 전달할 때는 세포벽에 뚫린 원형질연락사라는 구멍을 이용하고, 먼 거리로 신호를 보낼 때는 관다발계를 이용한다. 심장은 없지만 동물의 혈관계와 비슷한 관다발계를 보유하고 있어서 식물은 이 순환기구를 이용하여 바닥에서 꼭대기까지, 그리고 꼭대기에서 바닥까지 액체를 수송한다. 그리고 식물도 친척을 알아본다는데, 일반적으로 남들보다 친척들에게 더 호의적이다. 공격자를 응징하기 위해 화학무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특히 박장대소를 했던 부분은 '정직한 식물과 부정직한 식물' 이야기에서였다. 식물들도 가끔 사기를 친다고.

어떤 식물들은 멍청할 정도로 정직하지만, 어떤 식물들은 위장과 속임수로 곤충의 노동을 착취하며, 심지어 자신을 도와준 곤충을 감금하는 배은망덕한 짓을 저지르기도 한다. 어떤 식물들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167쪽)

가장 악명 높은 식물은 난초인데, 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전체 난초류의 약 3분의 1이 벌에게 사기를 친다고 한다. 난초에게 사기당한 벌들은 아무런 대가도 얻지 못한 채 꽃가루만 운반하게 된다고. 난초는 모든 생물 중에서 가장 뛰어난 흉내쟁이요 사기꾼이라는 적나라한 표현을 보며, 고고한 선비의 모습과는 또다른 반전 이미지에 한바탕 웃는다.

 

최근 발표된 연구들에 의하면, 식물이 지각능력을 갖고 있으며, 식물 서로 간에 또는 식물과 동물 간에 의사소통을 하고, 잠을 자고, 기억을 하며, 심지어 다른 종을 조종한다고 한다. 이 모든 점을 감안하면 식물은 사실상 지능적이라고 할 수 있다. (229쪽)

식물이 지구에서 최고의 수명을 가진 대단한 능력자라는 것을 인식한다.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아가며 충격과 설렘으로 재미있게 푹 빠져들어 읽은 책이다. 그저 한 자리에 자리잡고 서있는 아무 생각도 감각도 없는 존재일뿐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무심히 꺾고 밟고 지나갈 것이 아니라 존중해야할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며, 주변의 식물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본다. 재미있게 읽으면서 식물의 지능과 감각에 대해 낱낱이 알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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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심리 상자 - 우리가 몰랐던 일본인의 24가지 심리 코드
유영수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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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과 한국인은 외모로만 본다면 큰 차이가 없다. 비슷한 외모에 어림짐작으로는 심리적인 면에서도 그다지 다를 바가 없을 것 같지만, 알면 알수록 이해하기 힘들고 낯설기만 한 것이 일본인이다. 일본인의 심리가 궁금해서 이 책《일본인 심리 상자》를 읽어보았다. 생각보다 더욱 정교하게 차이점을 살펴보며 읽은 책이다. 이해할 수 없지만 그저 넘어가기만 했던 일본인의 심리를 하나씩 짚어보며 배우는 시간을 보낸다.

 

 

"일본에 대해 '대충' 알고 있으면서 '많이' 알고 있다고 착각해 온 우리 사회에 제대로 된 일본 교과서가 등장했다!"

_최인철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프레임》저자

 

이 책의 저자는 유영수.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SBS기자로 사회부와 경제부 등에서 22년째 일하고 있다. 일본 게이오대학교에서 1년간 방문 연구원 생활을 했고, 2010년부터 3년간 SBS 도쿄특파원으로 활약했다. 한일 갈등의 큰 원인 중 하나가 '서로 잘 안다고 착각해서 생기는 오해'라고 보고 있으며, 어떻게 이 문제를 풀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이 책은 총 4부로 나뉜다. 1부 '일본 젊은 세대의 심리 코드'에서는 프렌드 렌탈 서비스, 친구 지옥 등 대인 관계, 세계관, 오타쿠, 남녀의 연애관, 성형과 화장에 대해 살펴본다. 2부 '커뮤니케이션 심리 코드'에서는 감정표현, 프라이버시, 보통 지향, 신뢰, 소통법 등을 볼 수 있다. 3부 '가정과 일상의 심리 코드'에서는 가정교육과 육아, 혈액형 성격론 등을, 4부 '대지진과 불안의 심리코드'에서는 방사능 불안, 대지진 공포 등에 대해 들려준다. 목차만 보아도 궁금한 것들이 눈에 띈다. 프렌드 렌탈 서비스를 비롯하여 일본판 땅콩 회항 사건이나 '일본에서는 정말 혈액형 따라 유치원 반까지 나눌까?' 등 찾아 읽어보고 싶은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저자는 '글은 쉽게 읽히는 데 중점을 뒀다'고 이야기한다. 정말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러면서도 담겨야 할 내용은 알차게 꾹꾹 눌러 담겨있고, 몰랐던 사실도 많이 알게 된다. 저자가 그동안 자신의 경험에 의해 일반인들이 어떤 점을 궁금해할지 잘 간추려놓았고, 참고 자료를 풍성하게 찾아보아 설득력을 높였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부터 '어, 그래?'하는 심정으로 푹 빠져든다. '왜 그럴까?', '우리가 일본인의 어떤 행동을 두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일본인도 우리의 어느 부분에서 이상하게 생각하는구나.' 등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다.

 

그저 '다르다'는 것을 떠나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짚어보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며 얻어낸 정보이다. "피부에 뭐가 났네", "선생님, 오늘 어디 아프세요?", 한국식 호구조사 등 일본인이 당황하고 사생활 침해로 여기는 문제를 짚어본다. 특히 외모에 대한 칭찬을 피해야한다는 것도 이번 기회에 반드시 기억해두어야겠다. 우리는 덕담이라고 생각하지만, 불쾌해하는 일본인이 많다고 한다. 한턱내기를 '잘못되고 나쁜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도 충격적이지만 배려 없고 공평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여긴다는 점을 알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왜'라는 의문사가 많이 들어간 '직접 질문'이 많은 점도 일본인과 갈등을 일으킨다...(중략)...일본 여대생이 대체로 간단히 '예',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간접 질문(예를 들면 "인문대 학생이세요?")으로 완곡하게 물어본 반면, 한국 여대생들은 "왜 그렇죠?"라는 직접 질문이 많았다. 무려 4배 가까이 됐다. 이런 한국인의 태도에 대해 일본인은 '사생활 침해', '공격적'이라고 느끼는 반면 한국인은 일본인의 태도에 '핵심을 피해가는 답답함', '마음을 열지 않는 거리감'을 느끼기 쉽다고 언어학자들은 진단했다. (115~116쪽)

 

일본 사회에서 민폐라고 여겨지는 항목 120개 중 몇 가지를 소개하는데, 이것도 민폐인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술자리에서 분위기가 무르익었는데 술 사양하기'나 '다른 사람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고 선물하기'는 특히 그렇다. 게다가 '지하철 내에서 휴대전화로 통화하기'나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주제를 화제에 올리기'의 경우는 한국인들이 흔히 하는 행동이기에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이다.

 

다음과 같은 독자들에게 이 책은 유용할 것 같다. 일본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 등을 보며 '우리와 정서가 다른 것 같은데 왜 그럴까?'라며 호기심을 품었던 이들, 여행 또는 사업상 만난 일본인의 독특한 말과 행동을 보며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고민했던 이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학업 또는 업무상의 이유로 일본에서 살아야 하거나 살고 있는 이들이다. 이 책을 읽으며 '아, 그래서 그런 거였구나'라고 공감한다면 무척 보람 있을 것 같다. (프롤로그 中)

첫 번째와 두 번째에 해당하는 독자로서 이 책을 정말 흥미롭게 읽었다. 해당되는 독자라면 이 책을 기대 이상으로 푹 빠져들어 읽게 되리라 생각한다. 일본인을 대할 때 조심해야할 부분도 알게 되었고, 그들의 심리적인 내면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었다. 심리학에 대한 책은 사람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즐겨 읽게 되는데, 이번에는 책을 통해 일본인과 한국인의 심리적 차이점을 짚어보는 시간을 보냈다. 일본인의 심리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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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셀레스트 응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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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하고 눈길을 사로잡는 소설을 읽고 싶었다. 소설을 선택할 때 제목과 저자의 이름에 영향을 반면에 이번에는 달랐다. 전 세계 22개국 번역 출간, 아마존 선정 '2014년 올해의 책 1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미국도서관협회 알렉스상 수상……. 수상 내역에 먼저 관심이 갔다. 작가의 첫 장편소설로 스타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도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을 더했다. 이 책《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을 읽으며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에 잠긴다.

이 소설의 작가는 셀레스트 응이다. 데뷔작으로 영미 문학계에 파란을 일으키며 일약 스타 작가의 반열에 오른 세계적인 신예 작가다. 첫 장편소설인《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은 네 번의 초안 작업과 한 번의 개정 작업을 거쳐 6년 만에 완성된 역작이다. 가족 구성원들 각자의 복잡한 감정이 은밀하게 표출되는 섬세한 미스터리 소설로, 가족의 표면적인 삶 아래 감춰진 비밀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서서히 밝혀지면서 잠시도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리디아는 죽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이 사실을 모른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여기서 '그들'은 리디아의 엄마, 아빠, 오빠, 동생 즉 가족이다. 강렬한 첫 문장이다. 소설을 읽을 때에 첫 문장에 사로잡히지 못하면 기대감이 반감되는데, 이 책은 그 상황이 눈앞에 그려지면서 충격을 받는다. 가족 중 한 명이 죽었는데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른다? 그 사건 자체가 마음을 흔들어놓기에 충분했다.

 

리디아를 찾는 과정에 함께 동참하는 듯, 갑작스레 부산해진 느낌으로 이들의 이야기에 집중해본다. 이미 리디아가 죽었다는 것을 소설의 첫 문장으로 접했지만, 전혀 그 사실을 모르는 가족들은 그저 실종된 것으로만 생각하고 리디아가 있을 만한 곳을 찾아본다. 경찰은 "여자애들은 거의 대부분 집으로 돌아옵니다."라며 별 일 아니라고 치부한다. 하지만 미들우드 호수에서 리디아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불행한 가정에 불어닥친 비극은 한 가족을 파멸로 이끌 것인가, 아니면 모두를 구원할 것인가? (책 뒷표지 中)

 

이 소설에서는 리디아의 아빠와 엄마의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하나의 사건에 연결된 고리를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가정에 대해 문학에서 볼 수 있던 정형화된 모습이 아니어서 이들의 마음에 더욱 몰입했던 것 같다. 가족이기 때문에 오히려 하지 못한 말들에 대해 생각하며, 나또한 예전의 시간을 떠올린다. 누구에게나 가깝다고 생각했던 가족이 오히려 타인보다 멀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은 그런 마음을 건드려주며 공감하는 시간을 보내게 한다. 나 자신의 옛기억을 떠올리며 생각에 잠기는 작품을 보면 소설에 대한 감상이 달라진다. 누구에게나 일어나지는 않는, 당연히 소설이라고 생각되는 일이지만, 소설을 읽으며 자신만의 무언가를 떠올리게 된다. 답답한 현실을 바라보며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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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보트를 타고 상어 잡는 법 - 거대한 그린란드상어를 잡기 위해 1년간 북대서양을 표류한 두 남자 이야기
모르텐 스트뢰크스네스 지음, 배명자 옮김 / 북라이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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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보트를 타고 상어를 잡는다?' 처음에는 제목만 보았을 때 자기계발서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아니면 소설인가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니 진짜로 고무보트를 타고 상어를 잡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북대서양에서 상어를 쫓으며 찾은 철학적 통찰을 담은 책이다. 예상치 못한 반전에 흥미진진한 모험에 가담하는 듯 이 책《고무보트를 타고 상어 잡는 법》을 읽어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모르텐 스트뢰크스네스. 현재 북유럽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가이자 모험가, 역사학자, 사진작가, 저널리스트이기도 하다. 2015년 아티스트 휴고 오스요르와 함께 그린란드상어를 잡기 위해 북대서양에 머물렀던 기나긴 여정을 기록한《고무보트를 타고 상어 잡는 법》을 출간했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노르웨이 문단의 주목을 받았고, 많은 독자들과 비평가들에게 '독창적인 언어로 엮어낸 탁월한 논픽션'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2015년 노르웨이 최고의 책'으로 서넞ㅇ되었다. 같은 해, 노르웨이 최고의 문학상인 '브라게상'과 '비평가상'을 동시 수상했다.

 

《고무보트를 타고 상어 잡는 법》은 에세이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린란드상어를 잡기 위해 끝없는 바다로 떠난 두 남자, 사계절 내내 바다에 머물며 바다에 관한 시와 과학, 역사, 생태학, 신화를 동원하여 바다의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바다의 신비와 아름다움, 드라마, 죽음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인생'이 녹아 있다.

_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전 외교장관

 

그린란드상어는 노르웨이의 피오르에서 북극까지 헤엄쳐 다니는 원시 생물이다. 심해상어들은 얕은 물에 사는 상어보다 일반적으로 몸집이 작다. 그러나 그린란드상어는 예외다. 심해상어지만 백상어보다 더 클 수 있어 세계에서 가장 큰 육식상어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 해양생물학자들은 그린란드상어가 최대 200년까지 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말하자면 우리가 잡으려는 그린란드상어가 나폴레옹 전투 때 태어났을 수 있다는 것이다. (28쪽)

"좋아, 바다로 나가 그린란드상어를 잡자." 뜬금없고 무모한 두 남자의 결의에 괜히 마음이 두근거린다. 그린란드상어를 잡겠다니! 그것도 수억 년의 진화를 거치고, 어쩌면 피에 맹독이 흐르고, 눈과 거대한 톱니 같은 이빨에 기생충들이 우글거리는 게걸스러운 괴물을 반드시 잡겠다니! 직접 경험하기 힘든 일이고 경험하고 싶지 않은 것을 누군가가 해본 이야기를 본다는 것은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저자의 마음을 좇아가며 이 책을 읽어나간다.

 

300페이지가 넘는 다소 두꺼운 분량의 책인데다가 차례에 보면 7월, 10월, 3월, 5월이라는 제목 뿐이어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전혀 예측할 수가 없다. 하지만 소재 자체가 주는 흥미로운 느낌과 그린란드상어를 잡을 수 있을지 없을지 결과에 대한 궁금증까지 더해서 계속 다음 장으로 넘어간다. 독자를 끝까지 끌고가는 힘이 있는 책이다. 결과뿐만이 아닌 과정에도 시선을 집중하게 된다. 좁은 시야로 땅 위에서만 생활하는 사람에게 바다라는 세계를 보여주는 독특한 에세이인데다가 실화를 담은 논픽션이라는 점에 매력을 발산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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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리다 & 들뢰즈 : 의미와 무의미의 경계에서 - 데리다 들뢰즈 지식인마을 33
박영욱 지음 / 김영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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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지식인마을」시리즈 중 제33권《데리다&들뢰즈》이다.「지식인마을」은 인문, 사회, 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동서양 대표 지식인 100인의 사상을 독창적으로 엮은 통합적 지식교양서인데, 이 시리즈에는 인류 지성사를 이끌었던 위대한 질문을 중심으로 서로 대립하거나 영향을 미친 두 명의 지식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데리다와 들뢰즈의 철학에 대해 궁금하던 차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고, 그들의 사상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알고 싶은 생각을 충족시켜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박영욱. 사회철학에 대한 관심에서 철학에 입문한 이후 문화와 예술의 영역으로 관심의 지평을 확대하여 대중음악과 예술사, 특히 매체예술 분야를 폭넓게 공부하였으며, 지금은 건축 디자인의 방면에서 그 사회철학적 의미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연세대학교 미디어아트 연구소 HK 교수로 재직 중이다.

 

데리다와 들뢰즈는 프랑스 철학자이다. 데리다는 형이상학적 존재의 확실성과 의미의 근원을 모색해온 서양철학을 비판하며, 언어를 분석함으로써 철학적 체계의 기본개념에 의문을 제기햇다. 철학뿐 아니라 문학, 회화, 정신분석학 등 문화 전반에 관한 많은 저서를 남겼으며, 특히 현대철학에 해체의 개념을 도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들뢰즈는 1960년대 서구 근대이성의 재검토라는 사조 속에서, 경험론, 관념론이라는 서구 지적 전통을 비판적으로 해명했다. 가타리와 함게 저술한《안티 오이디푸스》에서 기존의 정신분석에 반기를 들고, 니체주의적 틀안에서 프로이트와 마르크스를 통합하여 20세기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책날개 中)

 

이 책은 데리다와 들뢰즈의 사상을 다루고 있으며, 이들의 사상을 집약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핵심적인 개념을 설명하고자 한다. 그런데 이런 핵심적인 개념에 접근하기 위해 이들의 예술론 혹은 그들의 사상과 관련이 되는 예술의 사례를 살펴보려 한다. 데리다와 들뢰즈의 예술론만큼 그들의 사유를 효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없을
뿐더러, 이들 사유의 진수가 바로 예술론에서 발휘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늘날 회화, 영화, 건축, 문학 등 많은 비평 이론이 이들의 사유 체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프롤로그 中)

 

이 책은 총 4부로 나뉜다. 1부 '초대'에는 개념vs. 무개념, 표상vs. 비표상에 대해 언급한다. 2부 '만남'에서는 들뢰즈와 데리다의 차이와 차연에 대해 볼 수 있다. 3부 '대화'에서는 현대 건축의 데리다, 들뢰즈 읽기를, 4부 '이슈'에서는 '과연 포스트모더니즘이 대세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데리다나 들뢰즈의 사상이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고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되어 그들의 주요 개념이 매우 일반화되었음에도, 정작 그 개념들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이런 점에서 데리다와 들뢰즈 사유의 핵심적이고도 근본적인 개념에 접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프롤로그 中)

 

이 책으로「지식인마을」시리즈의 책은 처음 접해보았는데, 다른 책도 찾아서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이 책에 매료되었다. 한 명의 철학자에 대한 단편적인 이야기를 두꺼운 책으로 접하는 것이 아니라, 두 명의 철학자를 심도있게 살펴보는 것이 의미 있었다. 데리다와 들뢰즈 철학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보며, 예술에 연계된 이론을 참신하게 접근해보는 시간이다.

 

또한 잘 모르는 일반인들의 접근성도 뛰어나도록 쉽고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획일화된 감정이라는 것은 없고, 시간, 장소, 상황에 따라 변화가 있기 때문에 감성의 미세한 부분까지도 다 짚어내서 두 철학자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한다. 근대 철학자로서 현대인들이 같이 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아서 현대에 접근성이 있는 철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적인 시각으로 철학을 이야기해서 이들의 이야기에 집중하여 읽게 되었다.

 

데리다와 들뢰즈 철학을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시작으로 지식의 가지를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입문서로 추천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에필로그 4 '깊이 읽기'에서 권하는 문헌들이 있다. 1차, 2차에 걸쳐 국내에 번역된 번역서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관심사에 따라서 선별하여 읽어보면 보다 깊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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