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모두 고마워 별글아이 그림책 1
이소라 글.그림 / 별글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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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만 3세 이상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다.《모두모두 고마워》'별글아이 그림책' 1권이다. 표지의 그림을 보면 빨강 머리 앤처럼 오렌지 빛깔의 개성 넘치는 단발머리 아이가 있다. 행복하게 웃고 있는 것인지, 감탄사를 내지르며 환희에 차 있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나무들로 가득한 방에 살고 있는 아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이에게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호기심이 생겨서 책장을 넘겨본다.

 

 

이 책의 글,그림은 이소라. 홍익대학교 판화과를 졸업한 후, 판화의 따뜻한 감성을 이용하며, 판화 잉크만의 따뜻함을 동화 일러스트에 녹여 보는 재미를 더하고, 독특한 감성을 이끌어내며 사회적 문제 중에서도 '아이'들에 관련된 문제에 관심을 두고, 아이들의 시각에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따뜻한 가족을 만들고 싶은 바램을 가득 넣은 이 책은 작가의 첫 번째 그림책이다.

 

 

나무들로 가득한 방에 작은 아이가 살고 있어요.

아이는 매일 정성스럽게 나무들을 돌봐주고

새 잎이 나올 때마다 예쁜 그림도 그려주었어요.

하지만 나무들은 고맙다고 말해주지 않았어요. (책 속에서)

 

아이는 나무들로 가득한 방에 살고 있다. 매일 정성스럽게 나무들을 돌봐주고 새 잎이 나올 때마다 예쁜 그림도 그려주었다. 하지만 나무들은 고맙다고 말해주지 않으니 아이는 나무들과 함께 있어도 혼자인 기분이 들었다. 밖에서 나는 신기한 소리가 궁금하기도 하고, 심심해진 아이는 방 밖의 세상으로 나아갔다. 바깥에서 구름, 토끼, 다람쥐, 악어 할머니, 곰 아저씨, 부엉이 등 숲속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이의 발걸음을 따라가본다.

 

무엇보다 그림이 매력적인 그림책이다. 그림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은 판화의 감성이 녹아들어있기 때문인가보다. 그림에 좀더 눈길이 머물러서 천천히 들여다보게 된다. 아이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 하다. 혼자 있는 쓸쓸함도, 호기심에 바깥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도, 동물들을 도와주며 선물을 받을 때도, 아이와 함께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가장 먼저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그림과 글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글과 그림을 함께 작업하기에 전체적으로 잘 어우러진다는 생각이 드나보다.

 

따뜻한 느낌의 그림에 어울리는 글 또한 이 책을 살린다. 아이는 숲속 친구들을 돕기도 하고, 선물을 받기도 하며, 그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다. 나무 친구들에게 밖에서 얻어온 선물로 작은 도토리 화분을 만들어준다. 아이에게는 숲속 친구들과 나무 친구들 모두 함께 있기에 하나도 심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모두모두 고마워'라는 제목과 그림, 이야기 모두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동화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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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팔월 2016-10-23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넘 예뻐요. 울애들한테 읽어줘야겠어요.소개 감사합니다
 
조조에게 배우는 경영의 기술
주신웨 지음, 김지은 옮김 / 시그마북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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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책을 통해 조조라는 인물을 달리 볼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예전에 삼국지를 읽을 때와는 다르게 인물상을 재평가하게 된다. 선악은 상대적인 것이고, 특히 인간은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처음 삼국지를 접했을 때에는 조조라는 인물을 악하게만 보았다. 잔인하고 냉철한 인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세월이 흐르고 다시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게다가 요즘에는 조조를 재인식할 수 있는 저서가 출간되고 있으니, 이번에는《조조에게 배우는 경영의 기술》을 통해 조조에게 경영의 기술을 배워본다.

 

이 책의 저자는 주신웨. 보스더지식홍보기관 대표이자 중국의 심화관리경영과 관련된 사이트와 실행능력 강화 교육 사이트에서 편집장을 맡고 있다.《작은 부분이 승패를 결정한다》,《심화 관리경영》시리즈를 기획하여 '중국의 심화 관리경영 이론'의 창시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조조는 '천자를 끼고 제후를 호령'하는 방법으로 실권을 장악해 삼국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세력을 형성할 수 있었다. 이렇듯 관리면에서 조조만큼 위대한 인물은 없었으므로 기업의 경영자라면 참고할 만한 부분이 많을 것이다. (머리말 中)

 

이 책은 총 10장으로 나뉜다. 제1장 '전략 관리', 제2장 '인재 선별 관리', 제3장 '인재 등용 관리', 제4장 '자기 관리', 제5장 '제도 관리', 제6장 '위기 관리', 제7장 '기업문화 관리', 제8장 '관리 혁신', 제9장 '홍보 관리', 제10장 '관리의 교훈'으로 구성된다.

 

삼국지를 소설로 읽을 때와 경제경영서로 접할 때의 느낌은 많이 다르다. 소설 삼국지를 읽을 때와는 달리 이 책에서는 그 일화에서 알 수 있는 것을 낱낱이 짚어준다. 이야기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건질 수 있는 요소가 있어서 의미를 찾으며 읽게 된다. 실제 기업에 어떻게 적용해야할지, 어떤 점을 염두에 두며 생각해볼지, 이 책을 보며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특히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꼭 읽어보아야 할 필독서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인재를 선별하고 등용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탁월한 능력을 보이기에 인재를 관리하는 사람들이 본다면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잘 집어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냉철함을 유지하는 등 자기관리 면에서도 우수한 점을 볼 수 있다. 기업을 운영하는 데에 있어서 제도, 위기, 기업문화 관리 등을 이 책을 보며 핵심을 짚어볼 수 있다. 또한 각각의 이야기 끝에는 '전략 포인트'를 담아서 핵심적인 내용을 요약해두었으니 유용하게 짚어보며 실행에 옮길 수 있다.

 

조조에게 경영의 기술을 배운다는 주제로 한 권의 책을 채웠다는 것이 놀라웠다. 조조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정리해보며 안목을 키울 수 있었다. 주제에 따라 조조와 관련된 일화들을 연결지어 설명해나가기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옛 이야기가 현대로 다시 살아와서 우리에게도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을 들려주는 느낌이다. 현재의 우리에게, 특히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관리의 기술과 체계적인 인력 관리, 조직 관리를 익히는 데 꼭 필요한 지식을 제공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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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를 삽니다 - 1000만 명의 팬을 가진 브랜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김대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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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속도를 가늠할 수 없게 변하고 있다. 요즘 대세는 SNS. 개인이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기도 하고, 기업에서는 자신들의 제품을 널리 알리고 마케팅을 하며 이용하는 매체이다. 나의 경우에는 SNS까지 가담하면 하루 시간이 급속도로 흘러가버려서 손을 놓고 있지만, 조만간 합류하고 싶다는 생각은 크다. SNS는 또 하나의 세상이니 말이다. SNS 이용자의 심리나 마케팅의 사례가 궁금하여 이 책《좋아요를 삽니다》를 읽게 되었다. SNS 마케팅의 사례로 소셜의 심리를 꿰뚫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대영.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 메가존의 펜타클 사업부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다. 네슬레, 페레로, GSK, LG생활건강, 미스터피자 등의 기업과 디지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대학 시절부터 꿈꿔왔던 광고 대행사 취직에 성공한 뒤 새로운 아이디어를 열정적으로 만들어내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광고 없이 과자 시장을 장악한 허니버터칩

GD가 입던 재킷에서 나온 말랑카우 인증샷

소비자가 알아서 마케팅을 해주는 LG전자

홍보 예산 대신 고객 소통에 올인하는 샤오미

'좋아요'부터 자발적 공유까지 소셜의 심리를 꿰뚫는 마케팅의 기술!

 

책날개를 보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경품 몇 개 걸린 이벤트로 SNS 마케팅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다. 나또한 그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이 책을 읽다보니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 책이 나의 생각을 좀더 폭넓게 해주었다.

이 책은 오늘날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제품을 홍보하고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사람들이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또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고 마케팅을 해야 할지 알려준다. 최신 기술에 능숙하지 않다고 지레 겁먹을 필요 없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나 기교가 아니라 변화된 소비 심리와 소셜 미디어의 특성을 이해하고 고객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것이다. (책날개 中)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마케팅이 끝장났다고?', 2장 '좋아요에 숨은 심리', 3장 '공감과 진정성의 힘', 4장 'SNS 시대 생존전략', 5장 '관점을 업데이트하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저자가 마케팅 분야에 몸담아온 경력이 있어서 그런지 국내외 다양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해의 폭을 넓혀준다. 술술 읽으며 우리 시대의 단상을 볼 수 있고, 소셜 마케팅에 관해 짚어볼 수 있으니 특히 해당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눈이 번쩍 뜨이는 책일 것이다.

 

현재 인터넷 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볼 수 있는 책이다. 우리는 같은 세상을 사는 것 같지만, 각자가 접하는 세상의 모습은 다르게 마련이다. 이 책을 통해 소셜 미디어 등장으로 변화된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이미 예전의 모습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사례들을 짚어주니, 이미 피부에 와닿는 현실이 되어있는 일들이 새삼스럽다. 나의 경우에도 본방 사수는 먼 옛날의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조금만 기다리면 원하는 시간에 한꺼번에 볼 수 있는데 굳이 본방사수를 하며 마음 졸이면서 기다리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느낌은 기대 이상이었다. 읽다보면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제품들에 관한 일화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뒤로 넘어갔다가도 다시 찾아보게 되는데, 신기하거나 뿌듯한 느낌이 드는 경우도 많이 있다. 우리 세상의 모습, SNS를 통해 벌어지는 일들을 한데 모아놓으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중간에 끊김 없이 한달음에 읽어나가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책을 마케터는 물론 경영진들도 읽어본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마케팅뿐만 아니라 소셜 네트워크 시대에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바뀌어야 할 것들을 다루었기 때문에 필요한 정보를 얻어서 실행에 옮길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이 변화했고 예전과 같은 방법으로는 더 이상 안정적인 미래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안일하게 대처하지 말고 소셜마인드를 익혀야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어느 순간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데에 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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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산 형사 베니 시리즈 1
디온 메이어 지음, 송섬별 옮김 / artenoir(아르테누아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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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아프리카 소설을 처음 접해보았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께에 다소 부담감을 느꼈지만, 아프리카 소설가에 대한 궁금증과 이미 소설 좀 읽는다는 사람들에게는 유명한 저자 '디온 메이어'의 소설이 궁금해서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소설에 몰입하게 되는 요인은 등장 인물들에게 느끼는 공감과 인간적인 면모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 소설『악마의 산』은 몰입도가 뛰어나고 시선을 잡아두어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있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군더더기 없는 언어로 본능적인 피의 현장과 대혼란을 묘사한 대담한 범죄 소설.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게 만들고 절대 멈추지 않는다. 간결한 대화에 녹아 있는 유머가 중용의 선을 지킨다.

-선데이 인디펜던트

 

이 책의 저자는 디온 메이어. 1958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웨스턴케이프 주에서 태어나 포체프스트룸 대학교에서 역사를 공부하고, 아프리칸스어 일간지《디 폴크스블라트》의 기자로 일했다. 이후 카피라이터, 크리에이티브 드렉터 등으로 활동하며 소설을 집필하다가 전업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2015년까지 '형사 베니 시리즈' 4권을 출간하여 명실공히 국제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형사 베니 시리즈 중『13시간』,『악마의 산』,『세븐 데이즈』가 숀 빈 주연의 3부작 영화로 제작에 들어갔다. 전 세계 28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디온 메이어의 작품들은 매번 영화화가 거론될 뿐 아니라 해외 문단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기에 먼저 이 책의 '옮긴이의 말'을 보면서 도움을 받았다. 작품으로 바로 뛰어드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그곳의 현실을 알고 읽는다면 더욱 폭넓은 시야로 현실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무지개의 나라'라는 별명이 있는데, 아파르트헤이트에 저항한 정신적 지주인 데즈먼드 투투 대주교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만든 별명이라고 한다. 아마 다채로운 민족 문화를 상징하는 동시에 아픈 역사 위로 무지개 같은 평화와 화합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것 같다고 옮긴이는 말한다. 『악마의 산』은 아파르트헤이트 폐지 이후 오늘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초반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함이 있다. 토벨라 음파이펠리에게 사건은 어느 토요일 느지막한 오후, 캐스카트의 한 주유소에서 시작되었다. 주유소에서 보닛을 열려고 픽업트럭 앞쪽으로 다가서는데, 그때, 첫 번째 총성이 울렸다. 권총을 든 남자 두 명의 총격에 아들 파카밀레는 피범벅이 되었다. 파카밀레는 토벨라의 피가 섞인 아들은 아니었지만 사랑했던 여자의 아들이니 그의 아들이나 마찬가지라며 입양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사건은 이미 일어났고 아들을 잃었다. 재판에서 토벨라의 과거 직업을 들먹이며 교묘하게 빠져나가려고 했고 결국 탈주하고 말았다.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사실적인 묘사에 시선이 간다. 총격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토벨라, 성매매 여성으로 살아가는 자괴감에 비밀스러운 자해를 시도하는 크리스틴, 알코올 중독으로 밑바닥까지 추락한 베니 그리설…. 전혀 연관 없는 듯한 세 사람이 크리스틴 딸 납치 사건으로 연결되며 소설의 이야기는 하나로 이어진다. 세 명의 등장 인물은 마음에 묵직한 돌덩이 하나씩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건에 휘말려 고통에 몸부림치기도 하고, 알코올 중독의 나약한 마음 상태가 지극히 인간적이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이들에 대한 공감이 다소 긴 이야기에도 시선을 뗄 수 없는 힘이 있는 것이다.

 

『악마의 산』에는 천재적인 수사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히어로도, 범죄스릴러에 흔히 등장하는 사이코패스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구조의 문제를 포착함으로써 격동의 근현대사를 거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현주소와 나아갈 길을 고찰한다. 유럽 독자들이『악마의 산』에 열광한 이유는 묵과해선 안 될 제3세계의 현실에 대한 훌륭한 사실주의인 동시에 수많은 토론거리를 던져 주기 때문이다. (571쪽)

 

소설 속 장면은 시작부터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듯 선명하게 보인다. 소설을 읽을 때에 구체화된 영상이 눈앞에 아른거리면 몰입도가 뛰어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당연히 영화화 될 소설이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형사 베니 시리즈 첫 번째 책인데, 다음 권이 궁금해지고 저자의 소설을 또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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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호 열차 - 제5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허혜란 지음, 오승민 그림 / 샘터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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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503호 열차》는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를 위한 동화책으로 제5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정채봉 문학상'은 고(故) 정채봉 작가(1946~2001)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대한민국 아동 문학계를 이끌어 나갈 동화 작가를 발굴하기 위하여 2011년 제정되었으며, '동심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정채봉 작가의 믿음을 이어 가고 있다.

1937년 구소련의 '고려인 강제 이주'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였는데, 2017년은 고려인 강제 이주 80주년이 되는 해이기에 더욱 의미 있는 책이다. 죽음 같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엿볼 수 있기에 읽고 나면 가슴 뭉클한 무언가로 마음이 채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글쓴이는 허혜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동화를 알게 되었고, 2015년 중편동화 <503호 열차>로 정채봉 문학상을, 청소년 단편소설 <우산 없이 비올라>로 푸른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린이는 오승민.《꼭꼭 숨어라》로 2004년 국제 노마콩쿠르 가작을 수상했고, 2009년에는《아깨비의 노래》로 볼로냐 국제도서전 한국관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다.

이 책은 여러 나라로 흩어진 수많은 이들을 생각하며 썼습니다. 오랜 세월 이방 땅에서 섞여 살며 많은 것을 잊었지만 문득문득 아버지의 나라, '그 땅'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람들.《503호 열차》는 그들의 노랫소리에 대한 작은 응답입니다. (책 속에서)  

 

철커덕, 철컥, 철커덕, 철컥……. 어디로 가는지 모른채 쇠바퀴 굴러가는 소리만 계속된다. 열차는 라즈돌로예 역에서 출발했고, 언제 멈출지 모르는 상황이다. 영문도 모르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연해주의 한인들은 열차를 탈 수밖에 없었다. 동물을 운반하고 죄인을 호송할 때 사용하던 열차 안에서 수송 인원의 약 4분의 1이 사망했으며, 척박한 중앙아시아의 맨땅에서 그해 겨울을 나면서 또 많은 이가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왜 열차를 타고 가는지도 모른채 사람들은 따뜻한 곳으로 가는 것이 아닐까 희망을 가져보기도 했지만, 상황은 더 나아질 것이 없었다.

"우리는 짐승이 아니야! 죄인이 아니야! 노예도 아니야! 제발 내 아기를 돌려줘, 흐흑!" (53쪽)

 

그래도 이 책에서 어두운 단면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볼 수 있어서 긍정적이다. 살아있는 한, 삶이 지속되는 한,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가 마음을 파고든다.

"그것이 생명이여! 그것이 희망이고. 그것이 내일이지."

"우리는 조선 사람이야. 조선 사람들은 이 씨앗을 다루는 특별한 능력이 있단다." (63쪽)

할머니는 종이에 싸인 씨앗 꾸러미를 삼촌과 사샤의 손에 쥐어주셨다. 벼, 밀, 보리, 배추, 무, 상추, 열무, 호박……. 어둠 속에서도 희망이 있고, 끝날 것 같지 않은 암담함 속에서도 내일을 볼 수 있다.

 

"우거덕 우거덕 파도친다. 에헤야 뿌려라……."

"씨를 활활 뿌려라. 땅의 젖을 다 먹고 와삭와삭 자라나네. 와삭와삭 자라나네……." (86쪽)

우렁찬 목소리로 음정도 박자도 틀린 목소리로 소리치는 삼촌, 거기에 한 사람, 두 사람 목소리가 더해져 노랫소리는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흩어진다. 이야기의 마지막은 사실 이들의 새로운 시작이고, 지금까지 계속되는 삶일 것이다.

 

"용서는 하지만 잊지는 않습니다" 저자가 수상 소감에 '야드바셈' 기념관에 쓰여있던 글귀를 언급하며 말한다.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도와야 할 이들을 도우며, 기억해야 할 것들을 기억하며.' (수상소감 中)

동화책을 보며 그동안의 무관심했던 것을 인식하게 된다. 예술 작품의 파급력을 몸소 느끼게 되는 동화책이고, 왜 이 책이 심사위원 모두를 매료시키고 감탄을 자아내게 했는지 알 것 같다. 어두운 역사적 순간을 사실적으로 생생하게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있고, 그림이 주는 효과까지 글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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