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낚시 통신
박상현 지음 / 샘터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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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관심사는 그 사람이 세상을 보는 방식이기에 흥미롭게 다가온다. 때로는 이해할 수 없기도 하고, 때로는 나와 전혀 다르다고 생각되어도 말이다. 타인의 세계와 나의 세계는 근본적으로 다르니, 관심사를 가지고 그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낚시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나는 낚시를 좋아하지도 않고, 소질이 있지도 않다. 그저 몇 번 마지못해 따라간 낚시터에서 나도 낚시에 취미가 있었으면 이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에 좀더 수월할텐데, 생각한 적은 있었다.

 

이 책《연어낚시통신》을 처음 접했을 때, 그저 '연어낚시광이 되어버린 캐나다의 한국인 정원사 이야기'라는 정보만을 알고 읽기 시작했다. 연어낚시에 대해서도 일체 알고 있는 지식이 없는 독자이지만, 그의 이야깃속에서 나또한 점점 흥미를 느끼며 연어낚시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된다. 전혀 관심 없던 연어와 낚시에 대해서 자신의 성장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기에, 처음에는 평범하게 읽어나가다가 점점 그의 마음에 끌려들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열정으로 초대받는 듯하다.

 

이 책의 저자는 박상현. 중년에 접어들면서 가족과 함게 캐나다 빅토리아로 이민, 2008년부터 그곳에 있는 세계적 정원 부차트 가든에서 정원사로 일하고 있으며, 가이아 컬리지에서 친환경 조경 디자인 코스를 이수했다. 저서로는 이국땅에서 꽃과 나무를 기르며 깨달은 삶의 단면들을 엮은《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터》(2012)가 있다.《연어낚시통신》은 그가 캐나다에서 취미로 시작한 연어낚시 이야기를담은 책이다.

연어를 잡으려고 좌충우돌하던 연어낚시꾼은 이제 연어를 조금 알게 되었고, 이 신비로운 생물의 일생을 빌려 사람이 사는 모습을 헤아려보기도 한다. 인공부화장에서 태어나 강으로 내몰리는 어린 연어를 보면 내 아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바다에 뛰어드는 용감한 연어의 모습에 겁 없이 서울 생활을 시작했던 내 젊은 시절이 비쳤다. 산란을 마치고 숨을 헐떡이는 애잔한 모습은 말년에 고향을 지키며 홀로 사는 고모님과 겹쳤다. 그러면서 부족한 대로, 내가 알고 느낀 것을 나누고 싶어졌다. (10쪽)

 

연어낚시를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배를 사게 된 일화, 좌충우돌 연어낚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어나가게 되었다. 낚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특히 연어낚시에 대한 이야기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낚시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된다. 낚시를 하는 사람은 물고기가 낚일 때의 그 손맛을 잊지 못해 계속 하게 된다고 하지 않던가. 입질이 오면 얼마나 짜릿할지 글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이 그저 초보연어낚시꾼이 연어낚시를 알아가는 지식 전달에만 그친다면 아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연어를 보면 사람이 보인다'를 보며 타향에 자리잡고 살아가는 한 인간을 보게 되었다. 연어를 통해 바라볼 수 있는 한 인간의 삶이다. 누군가의 삶, 혹은 나 자신의 삶이 이 책에 녹아들어 있다. 낚시에 흥미가 없더라도 그 안에 담긴 사람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다.

사는 나라가 바뀌었다고 돌아갈 고향마저 달라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간절하고 향수를 가슴에 묻고 살며 멀어진 귀향에 더 애태운다. 이민자의 숙명이다. 새로운 세상을 찾아 나선 길에서 연어는 내 길동무였다. 연어를 만나 도전과 모험을 다시 겪었고, 팽팽한 긴장감도 되찾을 수 있었다. (10쪽)

 

노을이 붉게 물든 빅토리아 항의 사진과 함께 적힌 글도 인상적이다. '수많은 연어의 영혼들이 하늘을 물들인다면….'이라는 표현에 한참을 시선 고정해본다.

수많은 연어의 영혼들이 하늘을 물들인다면 이곳 빅토리아 내항의 초저녁 하늘처럼 붉은빛일 것이다. 이 고귀한 생명체의 피는 빨갛고, 심지어 홍연어는 산란철에 온몸이 붉게 변한다. 지난 5년여 동안 내가 만난 수많은 연어들이 내 손끝을 빌려 이렇게 얘기했다. '사람들은 말한다. 강으로 돌아온 우리가 신비하다고. 그러나 나는 말하고 싶다. 바다에 뛰어든 우리가 얼마나 용감했는지.' (294쪽)

 

쉽고 흥미롭게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어서, 연어낚시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더라도 금세 빠져들어 읽을 수 있다. 캐나다 부차트 가든의 한국인 정원사에게 생긴 바다연어낚시라는 특별한 취미를 지켜보며, 나도 나를 살게 하는, 내 열정을 불태우게 하는 취미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낚시에 조금만 흥미와 재능이 있다면 연어낚시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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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6.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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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 해를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온다. 2016년이 시작된지가 엊그제같은데, 어느덧 12월이 눈앞에 와있고, 가을도 금세 지나버리고, 겨울 기분이 느껴진다. 크리스마스 트리 점화도 시작했다고 하니, 더욱 12월의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12월은 우리말로 맺음달이다. '마음을 가다듬는 한 해 끄트머리 달'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샘터에서는 달펴냄 <작은것이 아름답다>와 함께 달마다 고운 우리말 달 이름을 쓰고 있다. 이번 달에도 월간 샘터 12월호를 읽으며 세상의 소리를 들어보는 시간을 보낸다.

 

이번 달에는 샘터 에세이 '노인장대 꽃을 위하여'에 가장 먼저 마음이 갔다. 곽재구 시인의 질문에 나 또한 생각에 잠긴다.

노랗고 붉은 이파리들이 바람에 날리는군요. 당신, 요즘도 스무 살의 그 꿈을 꾸나요? 밤새워 누군가의 시집을 읽고 울며 쓰지 못한 자신의 시 때문에 새벽까지 악몽에 시달리지는 않나요?《물고기들의 여행》이라는 시집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군요. 그 덕에 지난날 그리운 꿈 하나를 찾았고 옛 기억 속에 머물 수 있었으니. (12쪽)

 

이달에 만난 사람황교익. 맛 칼럼니스트이다. '미식과 악식을 오가는 맛의 탐험가'라는 제목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저는 음식이 주는 쾌락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음식 자체의 맛, 식재료에 대한 지식 등 음식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풀어주려는 목적으로 음식을 먹는다는 게 다르죠." 음식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음식 저널리스트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맛있다는 것에 대한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혀를 속이지 않는 맛'을 꼽는다는 점도 기억에 남는다. 식재료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최소화하되, 요리 과정에서 식재료 고유의 특성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얘기라고. 맛있게 먹을 권리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다.

 

미술관 산책 '윌리엄 터너의 세상 보기'도 인상적이다. 이발사의 아들로 태어난 화가 윌리엄 터너(1775~1851)는 풍경을 보는 데 멈추지 않고 자기 눈을 통해 본 대상 안으로 기꺼이 몸을 던져 그 속으로 휘말려 들어가는 삶을 택했다고 한다. 그의 그림 세 점이 주는 강렬함 앞에서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림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이 그림들이 주는 느낌에 '그림 참 좋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매달 기다리는 코너인 '서민의 글쓰기'에서는 '아는 놈 위에 쓰는 놈'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신의 경험을 집어넣음으로써 글이 신선해지고 설득력도 높아지는 것을 예시를 통해 몸소 깨달을 수 있다. 글쓰기라는 게 어렵고 쉽고를 떠나 일단 쓰는 게 중요하며, 시간이 없어서, 쓸 말이 생각나지 않아서, 아니면 아직 연습이 부족해서 등 글을 쓰지 말아야 할 핑계는 얼마든지 있다고 이야기한다. 어느 분이 한 말이라는 "졸작은 쓰기 쉽고 걸작은 어려우니, 졸작부터 써야지 않겠는가?"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월간 샘터 12월호로 2016년을 알차게 마무리하는 시간을 보낸다. 이번 달에도 월간 샘터가 있기에 외출하는 시간이 외롭지 않고 든든했다. 세상의 다양한 소리를 들으며 지식과 지혜를 들어보는 시간을 보낸다. 이제 다음 호는 2017년을 맞이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새 해를 멋지게 열며 월간 샘터와 소중한 시간을 나눌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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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권하는 사회에서 부자되는 법 - 경제 멘토 KBS 박종훈 기자의 생존 재테크
박종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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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를 부추기는 사회에 살고 있다. 잠깐 정신줄을 놓으면 빚더미에 앉기 쉬운 환경이다. 그래서일까. 이 책의 제목에 눈길이 간다. '빚 권하는 사회에서 부자되는 법'이 무엇일까? 빚지지 않고 살고 싶고, 이왕이면 부자되고 싶은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서민들의 바람일 것이다. 경제 멘토 KBS 박종훈 기자의 생존 재테크를 담은 이 책《빚 권하는 사회에서 부자되는 법》을 읽으며 부자되는 방법을 모색해본다.

 

이 책의 저자는 박종훈. KBS 경제부에 입사하여 대표적인 경제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 설립과 함께 긴박하게 진행됐던 외환위기 극복 과정과 9.11테러를 뉴욕 현장에서 직접 취재했고, 2002년 신용카드 버블 붕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굵직한 경제 이슈들을 담당해왔다. 다양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경제, 금융 관련 탐사보도와 기획보도를 통해 2007년 제34회 한국방송대상 '올해의 보도기자상'을 수상했으며, 그 외에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한국기자협회 등에서 다수 수상한 바 있다.

 

이제는 빚테크가 필요한 시간

가계 부채가 1200조 원을 넘어 1인당 평균 2400만 원의 빚을 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빚을 관리하는 것은 우리의 인생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생존 기술이 되었다. 또한, 저성장과 고령화로 인한 경제 패러다임의 거대한 변화, 그리고 장기 불황의 우울한 전망을 마주하고 있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최우선 대비책이자 최선의 재테크이기도 하다. (10쪽)

 

이 책은 총 6부로 나뉜다. 먼저 본격적인 내용의 시작에 앞서 긴급 점검 코너가 있다. '갚을수록 늘어나는 빚, 벗어날 수 있을까?'를 통해 긴급 점검으로 시작한다. 1부 '무엇이 우리를 빚지게 하는가', 2부 '빚 정리의 기술 5단계', 3부 '똑똑하게 대출받는 법', 4부 '저절로 돈이 모이는 빚테크 시스템', 5부 '금리 1% 시대의 재테크 전략', 6부 '빚지게 만드는 재테크의 유혹을 뿌리쳐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서는 '재테크의 99%는 빚 관리에 달려있다'로 마무리된다.

 

왜 우리는 밤낮없이 열심히 일하는데도 빚더미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저자는 그 이유 중 하나로 많은 사람이 빚을 져서라도 투자를 해야 더 빨리 더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조급증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또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소비의 유혹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서 가장 심각한 위험 신호는 바로 '빚'이며, 오랫동안 믿어왔던 빚에게 배신당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하기에 우리는 빚의 정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빚이 우리를 유혹하기 위해 파놓은 함정을 피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흔히 맞벌이를 하면 빚에서 벗어나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오산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맞벌이 부부의 함정을 이야기한다. 맞벌이 가구라고 방심했다가는 오히려 더 열악한 재정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맞벌이 가구의 경우 교육비와 주거비 지출이 외벌이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맞벌이와 외벌이의 가계흑자 차이는 69만 원으로 소득 차이에 비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맞벌이 가구의 씀씀이가 커진 탓에 더 많은 빚을 지게 되기 때문에 맞벌이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워런 상원의원은 맞벌이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차라리 외벌이를 할 것은 제안했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평소에는 외벌이 소득에 맞춰 살다가 가계수지가 악화되면 그때 가서 맞벌이를 시작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맞벌이 가구라고 빚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니 주의해야할 것이다.

 

이 책에서 특히 실용적인 부분은 '빚 정리의 기술 5단계'이다. 대출 리스트 작성법과 대출 만기 관리, 감당할 수 있는 빚의 상한선 정하기, 우선순위 정하고 불리한 빚 솎아내기 등 실질적으로 꼭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어서 자신의 부채 규모와 구조를 파악하고 우선순위를 체크해볼 수 있다. 또한 돈을 쓰고 빚을 지는 것은 최대한 불편하게, 그리고 돈을 모으고 관리하는 것은 최대한 편하게 만들어 자신만의 빚테크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한다.

 

또한 이 책에서는 두 개의 통장을 만들어 200% 활용할 것을 권한다.

우선 월급 통장에 월급이 입금되면 그다음 날에 모든 공과금이 빠져나가도록 공과금 납부 날짜를 통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제로베이스 예산을 통해 스스로 정해놓은 한 달 치 생활비만 남겨놓고 나머지 돈은 모두 저축 통장으로 옮겨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지출 통장에 남은 돈으로 한 달을 생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만일 지출 통장에 남은 돈만으로는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다면, 그 원인을 분석하고 더욱 효율적으로 예산을 통제하거나 지출 통장에 남기는 돈을 늘리는 미세 조정을 해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서너 달이 지나면 지출 통장에 얼마를 남겨야 할지가 더욱 명확해지고, 통장 나누기를 통한 지출 통제 시스템도 더욱 안정될 것이다. (160쪽)

 

또한 '빚지게 만드는 재테크의 유혹을 뿌리쳐라'도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많은 사람들이 빚을 내서라도 빨리 큰돈을 벌고 싶다는 유혹에 빠져서 빚을 내게 되는데, 이는 마치 목숨을 건 러시안 룰렛 게임을 반복하는 것과 같다며, 무모한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부자 아빠' 기요사키의 몰락을 통해 더욱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 책의 제목은《빚 권하는 사회에서 부자되는 법》이지만, 사실 '부자되는 법'이라기보다는 빚쟁이로 전락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보는 편이 합당하다. 가계 대출이 급상승하는 이 때, 빚을 줄이거나 빚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부자인 셈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또한 '부자되는 법'이라고 볼 수 있기도 하다. 단기간에 욕심을 부리다가 오히려 부자와는 거리가 멀어지기 일쑤이니, 실질적으로 실천 가능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며 금융 지식을 쌓아갈 수 있는 이 책이 도움이 된다. 재테크 전략에 관한 책 중 현실적으로 설득력있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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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일간의 엄마
시미즈 켄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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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112일간의 엄마》를 보았을 때에는 그냥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인가 생각되었다. 표지의 사진을 보면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의 행복한 표정을 읽을 수 있다. 이들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번역가를 펑펑 울린 실화 베스트셀러'라는 점에서 이 책이 궁금했다. 막상 책장을 넘기고 읽기 시작하면 금세 마음에 젖어든다. 이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 책의 저자는 시미즈 켄. 일본 요미우리 TV「ten.」의 메인 캐스터로 유명한 방송인이다. '시미켄'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2013년 5월, 나오 씨와 결혼해 아들을 얻었다. 이 책은 임신 직후 유방암이 발병했을 때부터 아들이 태어나고 112일 뒤 세상을 떠날 때까지 행복한 엄마로서 강인하고 용감하게 살았던 나오 씨와의 추억이다. 절망이 내리치는 현실 앞에서도 서로 의지하며 따뜻함을 잃지 않았던 시미켄과 나오. 또 이 가족 곁에서 힘을 보태준 수많은 사람들의 아름다운 모습까지, 이 책에는 바꿀 수 없는 운명 앞에서도 우리를 웃게 하는 사랑과 용기, 희망이 모두 담겨 있다. (책날개 中)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제1장 '만남부터 결혼까지', 제2장 '임신 직후에 발견된 유방암', 제3장 '투병, 다케토미 섬으로 마지막 여행', 제4장 '긴급 입원, 마지막 이별', 제5장 '방송으로 복귀'에 관해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행복하기만 해야 할 시기일텐데, 임신 직후에 유방암이 발견되고, 아이를 낳은 후에 마지막 여행을 떠났으며, 긴급 입원을 마지막으로 기나긴 이별을 한다. 엄마로 있을 수 있었던 시간은 112일. 이들이 들려주는 삶에 귀기울여본다.

 

나는 이 행복이 영원할 거라 믿었고 나오도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나오의 배 속에는 우리의 '보물'이 있다. 우리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이어주는 보물. (52쪽)

하지만 행복한 순간은 영원히 이어지지 않았다. 이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왼쪽 가슴 아래 겨드랑이 쪽에 작은 멍울이 잡힌다고 상담한 것이 시작이었다. 아내도 만약을 대비하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상담을 했다고 한다. 그것이 악성, 즉 유방암이라고 진단되었고 이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투병 중에 여행을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다케토미 섬으로 여행을 가자고 했지만, 사실 반쯤 포기하고 있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여행은 가당치 않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고. 하지만 셋이 살아가겠노라 마음먹은 터였고, 셋이서 살아가려면 '희망'이 필요했기에 다케토미 섬 여행은 그들의 희망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그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행복한 순간이 다가왔다.

 

어쩌면 뻔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영화나 드라마의 흔한 소재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우리 삶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해서 감동이 없는 것은 아니다. 슬픔 속에 슬픔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진심어린 감동을 발견할 수 있기에 이 책을 읽는내내 마음이 울컥하고 울먹이게 되었다.

만약 투병 중인 분이 가까이에 계신다면 나는…….

"함께 울어주세요." 아니, "함께 울어도 괜찮습니다." 이렇게 전하고 싶다.

물론 '부부의 모습', '가족의 모습'은 다양하다. 하지만 그 가운데 '함께 운다'는 선택지가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는 '모습'이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지만……. 그리고 모쪼록 마음을 공유해주었으면. (178쪽)

 

다소 얇은 책자이지만 이들의 진심만은 무겁게 담겨있는 책이다. 글로 써서 비슷한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도 아픔을 이겨내는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닫는다. 행복의 순간, 아픔의 순간 등 삶의 순간순간이 어떤 선택으로 결정되고, 거기에 따른 결과를 감내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이 먹먹해지는 책이다. 실화이기에 더욱 마음 깊이 파고들어서 한참을 이 책의 여운에 흔들리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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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으지 않는 연습 - 마음.관계.물건에서 가벼워지는 가르침
나토리 호겐 지음, 이정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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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행을 다녀왔다. 버릴 것이 없다고 생각했던 공간을 다시 보니 굳이 그 자리를 지키지 않아도 될 물건들이 눈에 띈다. 일상의 시선이 아니라 오랜만에 바라보는 것이기에 그 느낌이 다른가보다. 때마침 이 책《모으지 않는 연습》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30만 독자가 읽은《신경 쓰지 않는 연습》의 나토리 호겐의 신간이다. 삶이 자유롭고 행복해지는 마음, 생활 대청소의 팁을 알려준다고 하니, 잘 되었다 싶어서 이 책을 읽어보았다. 일단 내 마음의 자세가 홀가분해지고 싶은 상태인데다가, 책을 통해 제대로 기름 붓는 심정으로 가볍게 정리하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나토리 호겐. 현재 못토이후도 미쓰조인 주지로 있으며, 진언종 부잔파 포교연구소 연구원이자 민속 축제 다이시코 찬불가의 장인이기도 하다. 미쓰조인에서 사불 강좌 및 찬불가 지도 등 적극적인 포교활동을 실행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베스트셀러인《신경 쓰지 않는 연습》,《반야심경, 마음의 대청소》외에《실천편 반야심경 얽매이지 않는 삶》,《불교가 가르쳐주는 이별 방법》,《올바른 것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등이 있다.

 

먼저 이 책의 머리말에 눈길이 갔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삶이란, 물건이 늘어나는 것이다."

수십 년에 걸쳐 모으고 쌓아 끊임없이 늘어나는 물건들……, 우리는 그 수많은 물건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6쪽)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물건을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고 배우며 자라온 세대와 그 모습을 보고 커온 그 다음 세대 모두, 자신만의 물건을 쌓아가며 살고 있다. 타인의 공간을 보게 될 때, 왜 그런 물건까지 처리하지 않을까 의구심이 들 때도 많지만, 정작 본인에게는 소중한 기억이 있거나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에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삶의 시간이 쌓여가고, 기억이 늘어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삶이란, 물건이 늘어나는 것이다"라는 말에 담긴 의미를 내 삶 혹은 주변인들의 삶에 연관지으며,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지금껏 소중하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먼지 쌓인 채로 방치해놓은 물건도 있고, 그 당시에는 평생을 갈 인간 관계라고 자부했던 사람들과 연락이 끊기거나 전화번호부에 있는 번호를 차마 누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껏 정리하지 않고 놓아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집착일까, 미련일까? 하지만 이 책에서 하는 말에 정신이 번쩍 난다.

필요 이상으로 모으려 하면 이미 가지고 있는 소중한 것을 잃어버릴 우려가 있다. (7쪽)

정리를 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어쩌면 삶에서 꼭 필요치 않은 잔가지를 쳐버리고, 진정 나에게 소중한 것을 아끼고 보듬기 위한 방편이 아닐까. 생각에 잠기며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갔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나뉜다. 1장 '모으면 독이 된다', 2장 '인간관계에 필요한 여유', 3장 '생활의 군살을 제거하는 팁', 4장 '일의 비결은 뺄셈에 있다', 5장 '조금씩 만족을 아는 연습' 등 5장에 걸쳐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각각의 이야기는 짧은 에세이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어떤 부분을 먼저 읽든 나중에 읽든 상관은 없다. 목차를 보며 읽고 싶은 부분을 먼저 펼쳐 읽거나, 처음부터 조금씩 읽어가며 하나씩 점검해도 좋을 것이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는 물건의 정리는 주로 3장에 구체적으로 펼쳐지지만, 물건뿐만 아니라 인간 관계, 마음가짐 등 인생을 홀가분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가르침이 담겨있어서 생활 전반에 걸친 정리에 돌입하기에 적합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스님이기에 우리와 다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읽다보니 그 또한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몰입도가 뛰어났다. 스스로 깨달은 부분이 있어야 읽는 사람에게도 설득력 있게 다가올 것인데,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주면서 이야기를 펼쳐나가서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각자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이 커다랗게 느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 부분이 우리의 마음 가짐을 다르게 하고, 삶을 보다 홀가분하게 정리해줄 것이다.

 

책을 읽다가 멈추고 생각에 잠기거나, 정리를 하게 된다. 특히 바닥에 대한 이야기는 표현이 마음에 들어 즐거운 마음으로 물건들을 수납장에 넣어두고 계속 읽어나갔다. 작은 행동을 유발하는 책인데, 그런 마음가짐과 행동이 현재의 나를 만들고 미래를 이어갈 것이다.

바닥에는 물건을 두지 않는 것이 좋다. 바닥에 둔 물건은 다른 허드레 물건을 자석처럼 끌어당겨 계속 몸집을 불리는 강력한 파워를 갖추고 있다. 그 때문에 처음에 놓아둔 작은 물건 하나가 금세 거대한 산더미로 성장한다. 그리고 어느 틈에 방은 창고로 변한다. 창고에서 생활할 정도로 영락할 수는 없지 않은가. 따라서 바닥에는 물건을 두지 않는 것이 좋다. 수납장에 넣지 못해 바닥에 놓은 물건은 외로움을 잘 타서 즉시 동료를 불러 모은다. (198쪽)

 

쉽고 부담없이 읽어나가면서 몸과 마음이 가벼워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다. 그 누구도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고 살 수는 없지만, 더 이상 욕심을 부리며 몸과 마음을 황폐하게 만드는 데에 동조하지는 않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마음 가짐을 다잡으며 정리에 돌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며, 물건과 인간관계에 있어서 어떻게 생각해보아야 할지 짚어주는 책이다. 이제 이 책에서 알게 된 것들을 실천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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