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7.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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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정유년이 시작되었다. 올해는 1월달에 설날이 있어서 좀더 빠르게 2017년에 정착하는 듯한 느낌이다. 새해를 맞이하여 세웠던 계획들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생각처럼 잘 안되고 있는 것들은 수정을 하며 신년을 맞이한다. 2월은 우리말로 '시샘달'이다. 시샘달은 '꽃샘추위가 있는 겨울의 끝 달'이란 뜻으로 샘터에서는 달펴냄 <작은 것이 아름답다>와 함께 달마다 고운 우리말 달 이름을 쓴다. 조금만 더 버티면 봄이 찾아올 것이다. 이번 달에도 월간 샘터 2월호를 읽으며 힘을 내본다.

 

먼저 '샘터 에세이' 미스터 해리스가 눈에 들어온다. 여행작가 손미나가 미국에서 해리스 선생님의 영어 작문 수업때 생긴 일을 들려준다. 시를 쓰는 것에 대해,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색다르게 접근할 수 있는 일화다. '해리스 선생님 덕분에 문학이란 것이 어떻게 탄생하는가에 대해 그토록 놀랍고 생생한 체험을 하지 못했더라면 지금의 나는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아마도 많은 것이 달라졌을 것이다.'라는 마음을 공감한다. 그리고 그런 선생님을 만났다는 것이 부럽기까지 한다.

 

이번 호 특집'이 노래 들으면 추억이 생각나요'이다. 글을 읽고 있으면 머릿속에 멜로디가 떠다닌다. 사람들의 추억이 전율이 되어 나를 뒤흔든다. 이번 호 특집은 특히 마음을 파고드는 글들이 가득했는데, 글을 읽으며 나만의 추억에 잠길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흔한 유행가여도 나에게만 의미 있었던 어느 순간의 노래를 떠올려본다. 그 시간이 잠자던 추억을 깨워준다.

 

'윤리적 생활'에서는 '명절에는 꼭 친지와 모여야 할까?'에 대해 연세대학교 철학과 김형철 교수의 글이 소개된다.

모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모처럼 주어진 긴 여가, 각자의 위치에서 즐거울 수 있는 방식으로 명절을 보내야 한다. 조상의 원혼도 그 정도는 너그러이 이해해주시지 않을까. (56쪽)

마지막 문장이 마음속에 맴돈다. 명절에 오히려 억지로 모여서 하고 싶지 않은 음식을 하고 듣기 싫은 말을 듣거나 서로 비교하며 괴로워하는 시간을 보내느니, 각자의 위치에서 즐거울 수 있는 방식으로 명절을 보낼 수 있게 명절을 쇠는 방향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별별박물관'에서는 짚과 풀로 엮어낸 삶을 보여준다. '짚풀생활사박물관'이라는 곳에 대해 알게 되고, 그곳에서 볼 수 있는 둥구미신, 달걀망태, 깔방석 등의 사진을 통해 옛모습을 들여다본다. 위치와 홈페이지도 있으니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캠퍼스 다이어리'에서는 캠퍼스의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채식 식당을 알려준다. 채식 전용 학생식당으로는 서울대의 채식 뷔페 '감골식당', 동국대의 '채식당',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의 '무슬림 전용식당'이 있는데, 대학가의 채식열풍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의 동물보호단체 'PETA2'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4년제 대학 학생식당 중 62퍼센트가 매일 채식 식단을 제공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진행될 수 있는지 살짝 엿볼 수 있다.  

 

표지의 '저울' 사진은 지금은 보기 힘든 옛 저울의 모습이다. 저울은 선사시대 때부터 사용되기 시작했고, BC 1500년경 이집트인들이 사용한 천칭은 0.5g단위까지 측정할 수 있을 만큼 정밀했다고 한다. 옛날의 물건에 대해 쉽게 바꾸고 버리기에 익숙한 생활을 하고 있는 현대인으로서, 올해 매달 보여줄 옛 물건에 대한 관심이 지극해진다. 다음 달에는 어떤 물건을 만날 수 있을지 기다려진다.

 

이번 달에도 월간 샘터 2월호를 보며 자투리 시간을 알차게 보내본다. 어느 정도 겨울이 지나가고 있는데 아직 꽃샘 추위가 남아있다. 꽃샘추위를 잘 견디고 생동감 있는 봄을 맞이하고 싶다. 다음 달에는 월간 샘터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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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겠습니다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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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표지 그림이 인상적이어서 관심이 끌린 책이다. 에스컬레이터를 탄 고양이들이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들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평범한 일상이지만 인간의 삶도 이런 모습일 것이다. 내가 표지의 고양이들을 낯설게 바라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생명체가 우리를 볼 때 이런 느낌이리라 생각된다. 아침에 출근하여 시간과 노력을 쏟아서 월급을 받고, 남들처럼 사는 것 말고 다른 삶은 어떠할까.

 

이 책의 저자는 이나가키 에미코. 자유인, 미니멀리스트라고 적혀있다. 2016년 1월, 한 번 들어가면 좀체 나오지 않는다는 아사히신문사를 자진 퇴사했다. 남편 없고 의지할 자식도 없고 게다가 무직, 그러나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희망에 차 있다고 한다. '도망치고 싶을 때가 아니라 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싶을 때 읽을 것!'이라는 띠지의 말을 귀담아들으며 이 책《퇴사하겠습니다》를 읽어보았다. 

 

이 책의 맨 앞에 있는 글에는 "아프로 헤어와 회사를 그만둔 것이 관계가 있나요?"라는 글이 있다. 아프로 헤어가 무엇일까. 잘 몰라서 검색을 해보았다. 아프로는 '아프리카의, 아프리카인의'란 의미로서, 원래는 흑인 특유의 곱슬곱슬한 모발을 빗어 세워서, 크게 둥근 모양으로 다듬은 헤어스타일을 말한다고 적혀있다. 직장인이 시도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헤어스타일이다.

음. 관계 있……을 리가 없잖아! 라고 스스로에게 핀잔을 주다가, 문득 정신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정말로 관계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찬찬히 생각해보니 관계가 있는 걸 넘어 아프로 헤어를 하지 않았다면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5쪽)

어떤 행동을 하는 데에 거창한 이유를 갖다붙일 수는 있어도, 사실은 미미한 데에서부터 시작되기 마련이다. 어쩌면 그런 사소한 데에서 인생은 송두리째 변해버리기도 한다. 나비의 날갯짓처럼 말이다.

 

어쩌면 행복이란, 노력 끝에 찾아오는 게 아니라 의외로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게 아닐까요? 그렇게 생각했더니 회사를 그만둔다는 게 어쩌면 그다지 두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10쪽)

회사를 그만두고 난 후 '생각보다 어떻게든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저자. 일하기 싫은 것은 아니었고, '돈'보다는 '시간'과 '자유'를 더 원하게 되어 회사를 그만두었다고 한다. '회사'라는 강력한 자기장을 지닌 조직에서 떨어져나와, 한 인간으로서 그런 것들에 대해 고민하며 이 책을 집필했다.

 

이 책에는 저자가 회사를 그만두기로 생각한 것부터 퇴사하겠다고 선언하자 주의의 반응이 어땠는지, 그만 두고 나서의 현실적인 문제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담겨있다. 회사를 그만두게 된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생활 속에서 절약하는 모습도 보여주며 진솔하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기 사용을 줄이려고 하면서 전기가 아예 없다고 생각하고 생활하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어쩌면 '없으면 못 사는 것' 따위, 아무 것도 없는 게 아닐까.(106쪽)라고 말하며 그걸 깨닫자 자유로워졌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더 자유로워지는 상황을 만들고자하는 저자의 실행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그때껏 나는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것들을 끝없이 손에 넣는 것이 자유라고 믿어왔습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정반대였습니다. '없어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 그런 내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자유였습니다. (107쪽)

 

회사는 나를 만들어가는 곳이지, 내가 의존해가는 곳이 아닙니다. 그걸 알게 되면 회사만큼 멋진 곳도 없습니다. 그리고 수행이 끝났을 때 당신은 언제고 회사를 그만둘 수 있습니다. (193쪽)

무작정 회사를 그만두고 자유를 찾으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책은 아니다. 무조건 회사에서 버티라고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자신이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보는 이에게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저자는 취직을 하고 싶은 것도, 돈을 벌고 싶은 것도 아니지만 '일'은 하고 싶다고 하며 일의 근본적인 의미에 대해 사색한다. 이 부분에서 제공하는 메시지가 생각보다 컸다. 이 책을 읽으며 일과 자신의 관계를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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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돈이 없을까
나카가와 준이치로 지음, 손나영 옮김 / 도슨트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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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 없이 돈을 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자신은 꼭 필요한 데에만 돈을 쓴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주변에서 보면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사실이다. 절약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기억나는 말이 있다. 필요한 물건을 사지 말고, 없으면 안 되는 물건을 사야한다고. 말은 쉽지만 행동은 좀처럼 어려운 것이 절약이다. 버는 돈을 늘리는 것보다 쓰임새를 줄이는 것이 가계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아는 사실인데, 왜이리 실행이 어려운 것일까.

 

이 책에서는 말한다. "문제는 당신의 금전 감각에 있다!"라고. 요즘 경제도 어렵고 이럴 때에는 절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금전 감각을 일깨우며 긴축재정에 돌입하고 싶었다. 이 책《나는 왜 돈이 없을까》를 통해 돈을 허투루 쓰지 않는 법을 공감하며 실행하고자 한다.

"절약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부자가 될 수 없다. 그리고 절약하는 사람 중에 가난한 사람은 없다."

_새뮤얼 존슨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1장 '절약과 의식주', 2장 '절약과 인간관계', 3장 '절약과 돈 관리', 4장 '절약과 돈을 모으는 방법', 5장 '절약과 연애, 그리고 결혼', 6장 '절약과 허영심'으로 나뉜다. 마치는 글로 '나만의 절약 감각'을, 옮긴이의 말 '절약은 최선의 대안'으로 마무리된다. 이 책의 저자는 나카가와 준이치로. 잡지 편집자 등을 거쳐 2006년부터 인터넷상의 뉴스 사이트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나는 왜 돈이 없을까》의 원제는《절약하는 사람 중에 가난한 사람은 없다》이다. 가난한 사람이 아니지만 절약을 생활화하고 있는 저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옮긴이의 말에 의하면 이 책을 쓴 나카가와 준이치로는 태어났을 때부터 중산층이었고, 현재는 경제적 어려움이 없는 속히 부유층에 속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돈이 없어서 못 쓰는 것과 있는 데도 절약을 습관화하는 사람의 모습은 다르다. 당당함이 느껴진다.

 

수입이 늘어나도 저축하기가 힘든 이유는 단 하나, '허영을 부리는' 소비로 돈을 펑펑 낭비하기 때문이다. 상품, 서비스 자체는 만족스럽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값어치'를 위해 돈을 쓰는 경우가 많다. (19쪽)

이 정도는 써줘야할 것 같고, 이런 것 하나쯤은 갖고 있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다가 허영을 부리는 소비로 돈을 펑펑 낭비하기 십상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럭저럭 평탄한 삶을 꿈꾸는 42세 남자, 나카가와 준이치로의 경험담을 들어본다. 그의 이야기는 구체적이다. 그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과시욕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에 맞춰 선호도가 분명하기에 그의 글을 보며 동의하게 되는 부분이 많다.

 

방은 너무 넓지 않아도 되고, 사무실에 허세를 부리는 것도 싫다. 명함에다 허세를 부리는 것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생각을 말한다. 거래처 입장에서는 '이런 허상을 필사적으로 만들려는 인간에게 돈을 투자해봤자 쓸데없는 곳에 쓰고 말 것이다' 하고 생각해 거래를 하고 싶어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복장은 기본 세 가지 패턴을 돌려입고, 1만 원 커트 전문숍의 이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시계와 신발로 자랑하는 남자는 추하다고까지 말한다. 신선 식품의 시세를 알고 있어야 한다고 하며, 비즈니스 석과 특실의 요금은 1분당 가격으로 책정하여 현실적인 선택을 한다.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자신만의 소신이 있다. 무조건 짠돌이처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기준이 있어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O월 O일 시간 괜찮아?'라고 물으면 상대가 거절하기 힘들다. 이렇게 물어봤을 때 사실 '시산은 있지만 무엇을 할지 누가 있을지에 따라서 대답이 다를 것 같은데……'라는 심정일 것이다.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과 함께 술자리에 참석할 경우 '괜찮다'고 대답하면 어쩔 수 없이 가야 하지만 'XX 모임이 있는데'까지만 들으면 '아, 그 날은 다른 일이 있어서'라고 거짓말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배려를 할 줄 알아야 인간관계가 유지된다. 배려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게 되는 것이다. (143쪽)

 

이 책을 읽으며 금전 감각을 몸에 익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인식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돈이 있든 없든,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고 거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때, 갑자기 수입이 늘어나거나 줄어들어도 일상에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다. 그런 기준이 없다면 갑자기 수입이 늘었을 때에는 펑펑 쓰다가 빚까지 생길지도 모르는 법이다. '돈을 빌려달라고 한 건 나보다 씀씀이가 헤픈 녀석이었다'라는 글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돈을 버는 족족 다 써버렸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생각해보며, 나 자신만의 기준을 정해 내 인생을 최고라고 생각하며 살아갈 방법을 강구해본다. 이 책을 읽고 금전 감각에 대한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시간을 가져본 것이 꼭 필요한 숙제를 한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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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한걸음 가까이 - 눈이 아닌 머리로 보는 진짜 프랑스 이야기
김미연 지음 / 넘버나인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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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년에 프랑스 여행을 다녀온 후 또 가고 싶은 충동을 꾹꾹 누르며 살고 있다. 다음 번에 또 다시 그곳에 가게 되면, 지금보다는 더 많이 알고 가고 싶어서 이 책 저 책 기웃거리고 있다. 이왕이면 저자의 생각이 드러나는 책을 읽고 싶었기에, 이 책《프랑스 한걸음 가까이》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파리와 한국을 오가며 직접 겪고 배운 이야기라는 점에서 궁금증이 생겼다. 책으로라도 마음을 달래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을 읽으며 프랑스와 한걸음 가까워지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1장 '에펠탑에서 루브르 박물관까지', 2장 '멀리에서 보는 또다른 풍경', 3장 '프랑스 음식은 바게트만이 아니다', 4장 '아무도 말 안 해준 프랑스', 5장 '이미 스며든 한국 속의 작은 파리', 6장 '프랑스라면 살아도 괜찮아'로 나뉜다. 이 책의 저자는 김미연. 현재 고등학교 교사이다. 프랑스어 교육을 전공했고, 막 해외여행이 자유화가 되었을 무렵부터 교사가 되기 위해 임용 고시를 보고 발령을 기다리는 동안, 교사가 된 후 등등 프랑스에서 어학연수를 하기도 하고, 프랑스 곳곳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바라본 프랑스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을 보며 파리의 첫인상을 떠올린다. 처음 파리에 갔을 때 느꼈던 것이 '파리 신드롬'이었구나, 생각한다. 지금 생각하면 사람 사는 곳이 다 그런 것이지만, 처음에 파리에 대해 상상했던 것이 와장창 깨지면서 서운한 감정마저 느꼈다.

'호텔에 짐을 풀고 거리에 나가 멋진 노상 카페에 자리를 잡는 순간 바로 누구나 꿈꾸는 여행지에서의 로맨스라도 시작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지하철의 악취와 오물, 거리의 개똥과 파리지앵의 불친절함에 놀라게 된다. 오랫동안 파리라는 이름이 주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던 사람들은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일종의 정신 질환을 겪기도 하는데, 이것을 파리 신드롬이라고 부른다.'(17쪽)

 

첫번째 장에서는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에펠탑, 바토 무슈, 마레지구, 퐁피두 센터, 노트르담 성당, 뤽상부르 공원 등 여행지를 훑어가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프랑스 파리를 훑고 지나가듯 쓱쓱 읽어나가게 된다. 여행을 가게 되면 어디에 들를지, 이미 들렀던 곳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할지 생각해보는 시간이다. 2장에서는 저자의 프랑스 여행에 대한 기억을 엿볼 수 있다. 세 번째 장에서는 프랑스 음식에 대해 언급한다. 바게트와 크루아상의 유래와 의미를 짚어볼 수 있다. 프랑스의 국민 탄산수인 페리에, 프랑스 식탁에 빠지지 않는 뱅(포도주), 프랑스의 치즈 '프로마주', 마카롱, 쇼콜라 등의 음식을 살펴본다.

 

'아무도 말 안 해준 프랑스'편도 흥미롭다. 프랑스에 살고 있는 사람들, 프랑스인은 어떻게 사는지, 파리지앵의 교통수단은 무엇인지, 바캉스와 노엘 등에 대해 알려준다. 프랑스인들은 블랙진을 즐겨입는다는 것도 언급하는데, 다음에는 블랙진을 입고 돌아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5장에서는 '이미 스며든 한국 속의 작은 파리'를 들려준다. 이미 생활 속에서 쓰이고 있는 프랑스어, 영화에서 만나는 프랑스어 등을 살펴보니, 이미 알고 있으면서 모르고 쓰는 단어들이 상당히 많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장에서는 선생님답게 프랑스 교육에 대해 일러준다.

파리 근교에 있는 그랑제콜을 제외하고 파리 시내에 위치한 대학에는 강의동만 있고 그 외에 우리나라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시설은 하나도 없다. 드넓은 캠퍼스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학생 식당, 학생회관, 기숙사도 없다. 이 모든 시설은 다 따로 있다. 시테는 대학 기숙사촌으로 파리 시내 소재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미국관, 네덜란드관, 인도관, 프랑스 지방관 이런 식으로 나라별로 동이 구별되어 있는데 이곳에 캠퍼스처럼 정원도 있고 학생회관도 있다. 또 파리 시내에 레스토랑 위니베르시테르 대학 식당이 몇 군데 있다. 일반 식당은 물론 맥도날드에 비해서도 저렴한 편이어서 자주 이용했다. (271쪽)

 

'프랑스' 하면 '낭만'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프랑스는 그것이 전부인 곳은 아니다. 어쩌면 각자 마음 속에 환상적인 곳으로 포장해놓았을 수도 있다. 이 책은 그곳을 솔직담백하게 진술한 책이다. 프랑스에서 어학연수도 하고 여행도 여러 번 하다보면, 환상보다는 현실이 보이게 마련일 것이다. 이 책은 여행객이라기보다는 생활자의 시선으로 파리를 담았다. 곁가지를 쳐내고 굵은 기둥을 보는 듯해서 파리를 바라보는 또다른 눈을 얻은 듯한 느낌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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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의 소파에 누운 경제 - 자본주의가 앓는 정신병을 진단하다
토마스 세들라체크.올리버 탄처 지음, 배명자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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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자 생각하게 만드는 데에는 이 한 마디면 충분했다. "정신분석학 관점에서 경제를 보려는 시도는 놀라운 영감을 준다. 가장 중요하고 설득력 있는 새로운 양식의 경제학 책이다." 지금껏 '정신분석'이면 '정신분석', '경제'는 '경제', 따로따로만 생각해보았지, 두 가지를 연관지어서 생각해본 적은 결코 한 번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독특한 시선으로 경제를 바라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어 이 책에 호기심이 생겼다. 제목 자체도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이 책《프로이트의 소파에 누운 경제》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토마스 세들라체크, 올리버 탄처의 공동 저서이다. 토마스 세들라체크는 바츨라프 하벨이 체코 대통령으로 재임할 당시 스물네 살의 어린 나이에 경제 자문가로 발탁되어 주목을 받았다. 바츨라프 하벨은 그에 대해 "40년 오랜 전체주의 공산 정권에서 벗어나 당대의 산적한 과제들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경제학자"라고 평가했다. 현재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이자 체코국립은행의 수석 거시경제 전략가이며 세계경제포럼 윤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올리버 탄처는 오스트리아 주간지『푸르헤』의 편집장이다. 둘 다 정신의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집필을 하면서 전문가와의 대담과 세미나를 구성해 원고를 점검하고 수정했다고 한다. 

이 책은 경제학과 정신분석학의 논리로 본 우리의 경제시스템을 다룬다. 우리의 소망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경제시스템과 사회의 연관성을 새롭게 인식하는 것이다. (서문 中)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 '성장의 탄생: 경제의 또 다른 역사'는 릴리스, 추락, 아킬레우스의 분노로 구성된다. 2부 '번영의 비용: 경제가 앓는 정신병'에서는 10장에 걸쳐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아폴론과 마르시아스, 판의 비명, 카산드라의 저주, 아프로디테의 허리띠, 시장의 희생양, 영원히 배고픈 에리시크톤, 황금 당나귀, 폴리크라테스와 헤도마조히즘, 도박사와 만물이론, 매춘 경제 등에 관해 들려준다.

 

이 책은 경제에 관한 책이지만 '자본주의 정신분석 강의'라는 점에서 시선을 끄는 책이다. 두 가지의 조합이 신선하다. 이야기의 흐름이 매끄럽게 진행되고 잘 어우러져서 놀랍도록 도발적이다. 신화, 정신분석학 등으로 시선을 끌고 주제를 부각시키기에 경제에 관한 책이면서도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는 수단이 되었다. 자연스레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능력에 감탄하며 읽어나갔다.

 

이 책에서는 경제를 조종하는 다섯 가지 정신장애를 이야기한다.

현실인식장애: 경제위기상황에서 경제학자들은 경제를 냉철하게 분석하는 대신 시장의 미래를 내다보며 과장된 예언을 내놓는다.

공포증: 부정적 극단에서 현실을 왜곡하게 하고 비정상적인 행동을 야기한다. 특히 위기 시대에 공포 마케팅이 성행한다.

정서장애/정동장애: 특히 점점 빨라지는 호황과 불황의 경기순환에서 감지되는 양극성장애(조울증)에 대해 다룬다.

충동조절장애: 투자은행의 태도에서 감지할 수 있는 병적인 도박중독과 자본주의 시스템의 도벽

성격장애: 인간성, 이타주의, 건강한 이성보다는 이기주의 잔인한 경쟁, 금전 숭배, 권력 의지, 비양심을 주입받은 경영자들이 자본주의의 도구가 된다. (20쪽)

 

경제도 인간이 하는 것이기에 인간의 심리가 크게 작용하겠지만, 경제 자체를 큰 틀에 놓고 보며 분석해내는 시도는 참신하다. 완벽한 인간이 없듯이 완벽한 제도도 없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인식해본다. 문제를 알면 해결점도 보인다는 점, 한 곳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때 받아들이게 되는 폭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인간의 정신장애를 견주어 자본주의 자체를 진단한다는 점이 인상적인 책이다. 그동안은 다른 관점으로 경제를 바라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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