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코리아 베스트 레시피 - 700만 이밥차 독자가 선정한 인기요리 200
이밥차 요리연구소 지음 / 이밥차(그리고책)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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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몸과 마음을 좌우한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마음가짐을 달리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풍요롭게 한다. 이왕이면 정갈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여전히 요리 초보라서 책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 책은 700만 이밥차 독자가 선정한 인기 요리 200이라는 점에 눈길을 끌었다. 쉽고, 간단하게 따라할 수 있고, 사람들이 인정한 대한민국 밥상 트렌드 레시피를 이 책《코리아 베스트 레시피》를 통해 만나본다.

 

 

대한민국 1등 요리 잡지 <이밥차>의 실용적이고 맛있는 레시피를 연구하는 <이밥차 요리연구소>. 책을 통해 누구나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보다 리얼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2017 코리아 베스트 레시피>는 최신 개정판으로 700만 명의 이밥차앱 사용자들이 사랑하고 찜한 레시피를 엄선했다. 이밥차앱과 인기 페이스북 '요리의 신'의 레시피와 노하우, 2017 대한민국 밥상에 오르는 최신 트렌드 레시피를 모두 모아 담았다. (책날개 中)

 

이 책은 4부로 구성된다. 1부 '2017 대한민국 밥상 트렌드', 2부 '베스트 요리팁', 3부 '베스트 손질법', 4부 '베스트 레시피'로 구성된다. 2016 코리아 베스트 레시피를 시작으로 2017년에 두 번째로 출간된 것이다. 다른 요리책과 달리 트렌드를 담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지금 현재,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만들어 먹고 싶어하는지, 그 마음을 잘 담아냈다는 생각이 든다. 늘 먹는 음식에 대한 레시피는 물론이고 이 시대의 음식 유행을 짚어주는 것이 이 책만의 특장점이다. 해마다 무궁무진하게 응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맨 앞에는 '2017 대한민국 밥상 트렌드'를 네 가지로 정리해준다. '혼밥&혼술, 도시락의 진화, 별을 단 고급 한식, 결국은 건강'이라는 네 가지가 올해의 트렌드다. 1부에서는 그에 따른 레시피를 소개한다. '가장 인기를 끌었던 1인분 레시피들을 골고루 담았어요'라며, 불 없이 만든 한 그릇, 반숙명란덮밥이 가장 먼저 소개된다. 봉골레수제비, 낙지젓볶음밥, 간장비빔쫄면, 매운어묵덮밥 등 혼밥에 도움되는 간편 레시피가 시선을 끈다. 4인 가족이 살더라도 어느 순간에는 혼밥을 해야할 때도 있고, 혼자 산다고해도 건강한 밥상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니, 초반에 혼밥 레시피로 시선을 잡은 것은 탁월한 선택이다. 그밖에도 프리미엄 도시락, 고급 한식 레시피를 알려주니 직장이나 차안에서 즐길 수 있고 나들이 갈 때에도 필요하며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는 레시피를 알 수 있다.

 

이 책에는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레시피가 가득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쉽고 간단명료하게 소개되어 어떤 요리든 별 것 아닌 듯한 느낌이 든다. 다소 두꺼운 책인데, 꼭 필요한 정보를 알차게 꽉꽉 눌러 담았다. '썰기만 잘해도 요리가 예뻐져요', '알고 먹으니 더 좋은 두부 이야기', '생선 진짜 맛있게 굽는 법', '감자칼의 무한 활용! 채 썰기부터 칩까지', '바사삭~ 일식집 튀김의 비밀은?' 등 제목만 보아도 알고 싶어지는 정보를 제공해준다. 또한 망고, 아보카도 등의 과일부터 전복, 오징어, 새우, 조개 등의 식재료 손질법까지 알려준다. 요리를 하는 데에 꼭 필요한 기술을 이 책을 통해 쉽게 터득할 수 있다.

 

 

4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이밥차 베스트 레시피'를 소개한다. 올해의 1위는 옥수수참치전. 4인분을 만드는 데에 필요한 재료와 손질법, 조리 순서를 알려준다. 쉽고 간단한 데다가 올해의 1위 레시피이니 꼭 따라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반죽이 부드러워 자주 뒤집으면 깨질 수 있어요'라는 팁까지 알려주니 염두에 두어야겠다. 바로 뒷면에는 '감자간장조림' 레시피가 있는데, 2016년 1위라고 한다. '포근하게 씹히는 감자간장조림은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단골반찬이죠. 금방 만들어 따뜻하게 즐겨보세요.' 글과 사진으로 이미 마음을 사로잡아서 감자를 사러 다녀와야겠다고 결심한다.

 

다른 레시피도 '찜!'을 몇 개 받았는지 표시해주고 언제 몇 위를 한 레시피인지 알려준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직접 요리해먹고 관심을 가진 레시피를 모았으니, 엄선된 레시피를 따라하는 것은 실패 확률 제로일 것이다. 요리 초보자들에게도 자신감을 심어주는 레시피 모음이다. 활용도와 만족도가 높은 요리책이다. 오늘 점심에는 더 이상 쉬울 수 없는 초간편 레시피 '반숙명란덮밥'을 만들어 맛있게 비벼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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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 치유의 길 - 언제까지 질병으로 고통받을 것인가?
앤서니 윌리엄 지음, 박용준 옮김 / 진성북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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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만으로 완치가 어려운 질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흔히 볼 수 있다. 꾸준히 약을 먹으면 치료되는 것이 아니라 현 상황에서 더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인데, 그마저도 믿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함께 하기에는 고통스럽고, 치료는 안 되어서 난감한 경우에 어떻게 해야할까? 이 책《난치병 치유의 길》만성피로증후군, 류마티스 관절염, 갑상샘 저하증, 당뇨병, 편두통, 대상포진,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와 같은 질환으로 시름하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는 특별한 책이라는 점에서 독자들을 솔깃하게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앤서니 윌리엄. 의료 치유자이다. 아무 증상도 없던 할머니에게 폐암(즉시 의료검사로 확인된)을 알려준 4살 때 이후로 앤서니는 사람들의 건강 상태를 읽고 그들에게 건강 회복 방법을 말해주고 이싿. 진단을 잘못 받았거나, 효과적인 치료를 받지 못했던 수십만 명의 치료를 돕고 있다. 저자는 사람들의 고통과 질병의 근원이 무엇이고, 건강을 회복하고 치유하기 위해 해야할 방법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알려준다.

이 책은 영적 계시자로부터 얻은 가장 소중한 의학적 비밀의 많은 부분들을 밝히고 있다. 의사들이 해결하지 못한 일상적인 환경이나 정체불명의 질병으로 고통받는 모든 사람을 위한 조언이다. (들어가며 中)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맨 처음 이야기'에서는 의료 치유자로서의 저자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2부 '숨어 있는 유행병'에서는 병원균 엡스타인 바 바이러스의 모든 것을 밝힌다. 3부 '정체불명 질병의 비밀들'에서는 잘못 알려진 건강 관련 내용과 다양한 원인 및 처방을 전한다. 4부 '완치하는 방법'에서는 건강의 진짜 비밀들을 밝힌다. 이 책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난치병과 치유 방법을 살펴보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은 당신이 아무데서도 배울 수 없는 진실을 알려주려고 한다. 의사로부터도 책에서도 인터넷에서도 듣지 못할 이야기다. 지금까지 공개된 적 없던 비밀이며 세상에 처음 알리는 것이다. 나는 의사가 아니다. 의학을 배운 적도 없지만 건강에 대해 아무도 할 수 없던 이야기를 풀어놓을 예정이다. 흔히 의사들이 오진해 엉뚱하게 치료하거나 증상의 이유도 모르면서 그럴듯한 병명만 붙여놓던 정체불명의 질병들을 명쾌히 설명해줄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나는 통찰력으로 많은 사람들을 치유해왔다. 이제 당신도 이 책을 통해 그 통찰력을 보게 될 것이다. 내가 영으로부터 배웠듯이. (23쪽)

4살 때의 이야기부터 펼쳐나가는데, 솔직히 반신반의하게 된다.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를 보는 듯하다. 저자도 아마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이 책에 담은 이야기를 모두 믿어주기를 바라고 적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뒷부분에서 말하는 논리에 디딤돌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어느 순간 "손해볼 일 없잖아?"라는 생각이 들며, 눈여겨 보게 된다.

 

3부에서는 만성피로증후군, 섬유근육통, 다발성경화증, 류마티스 관절염, 당뇨병, 저혈당, 부신 피로, 칸디다, 편두통,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와 자폐증, 우울증, 월경 전 증후군과 폐경 등 증상별로 진짜 원인과 증상, 치유 음식 및 허브와 보충제 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실제 치유 사례를 들려준다. 평소에 섭취하는 음식을 치유음식과 먹지 말아야 할 음식으로 점검해서 주의하는 것은 절대 손해볼 일이 아니기에 해볼만 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치유가 된다면 금상첨화다. 단, 치유 허브와 보충제가 쉽게 구하기 힘든 것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이 책은 현대의학보다 더 넓은 관점으로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그 원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자연의 것을 순수하게 이용하는 고유한 치유법들은 그 놀라움이 참 크다. 또한 '먹지 말아야 할 것들'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까지 상세히 알려주고 있어 그 자상함에 감사한 마음이 절로 일어난다.

_김동환(신경외과 전문의, 의학박사)

 

현대인들은 온갖 공해에 시달리며 질병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 속에 살고 있다. 병원에 가면 모든 질병이 사라질 것이라고 무작정 믿고 약만 먹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에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질병 극복에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은 증상별로 무엇이 치유음식이고 어떤 음식을 먹지 말아야할지 짚어주고 있다. 실제 질병에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이라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약이 아니라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니, 손해볼 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일단 실행해보면 좋을 것이다. 어쩌면 그 방법이 치유의 길로 이끌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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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나폴리 4부작 2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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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하여 읽기 시작한 유난히 시선을 끄는 소설이 있다. 바로 나폴리 4부작이다. 2011년 '페란테 열병'을 일으킨 '나폴리 4부작' 제1권『나의 눈부신 친구』를 출간하고, 이어서『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잃어버린 아이 이야기』까지 총 네 권을 출간해 세계의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나폴리 4부작'은 이탈리아와 영미권을 비롯해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 총 43개국에서 번역, 출간되고 있다니 궁금증을 더한다.

 

게다가 신비주의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소설가 '엘레나 페란테'에 대한 호기심도 갈수록 더해진다. 어짜피 소설을 읽을 때에는 소설가가 누구인가는 상관하지 않고 작품에만 몰입하는 편이면서도, 이 소설을 지은 사람이 누구인가 알려지지 않았다고 하니 괜시리 더욱 궁금해진다. 얼굴 없는 작가, 소설가의 이름마저 필명이고 이탈리아 나폴리 출신이라는 것밖에는 딱히 알려진 것이 없어서 호기심을 자극한다. 

"저는 미디어에 적대적입니다. 미디어는 작가의 명성만을 따를 뿐 책 자체나 작품의 가치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시작할 때, 겉으로 보기에는 냉정하지만 안으로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뜨거운 마그마가 존재하는 글을 쓰려고 합니다. 저는 페미니스트를 사랑해왔고 지금도 사랑합니다. 제 소설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모두 실제로 존재합니다. 제가 본 여성들의 고통과 투지가 제 상상력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소설 속 여성들은 모두 강하고 교육받았으며 자기 자신과 자신의 권리를 의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충격에 쉽게 부서지기도 합니다. 저는 이러한 울림을 늘 경험했고 그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는 제 글쓰기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글쓰기는 모순적이고 짓눌린 듯한 일상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삶의 재생입니다." (엘레나 페란테_책 뒷날개 中)

엘레나 페란테가 들려주는 자전적 소설, 이번에 읽은 책은 그 중 제2권『새로운 이름의 이야기』이다.

 

 

2권 역시 본격적으로 읽기 전 '등장인물'이 구성되어 있다. 다섯 페이지에 걸쳐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관해 간단하게 특징을 잡아놓았다. 이 부분은 본문을 읽어나가다가 틈틈이 펼쳐보게 된다. 2권을 읽기 전에는 먼저 두 명의 특징을 파악하고 읽어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1권을 읽든 읽지 않았든 상관없이 2권에 빠져드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라파엘라 체룰로: '리나'또는 '릴라'라고 불린다. 1944년 8월생이다. 66세에 나폴리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학교 다닐 때 뛰어난 우등생이었고 10세 때『푸른 요정』이라는 소설을 쓴다. 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아버지의 일을 배운다.

엘레나 그레코: '레누차' 또는 '레누'라고 불린다. 1944년 8월생이다. 우리가 읽고 있는 이 소설의 작가다. 엘레나는 유년 시절의 친구이자 자신만이 '릴라'라는 애칭으로 불러온 리나 체룰로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고 이 이야기를 써내려가기 시작한다. 엘레나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로도 공부를 계속하며 뛰어난 성적을 거둔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니노 사라토레에게 반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를 숨기고 남몰래 사랑의 감정을 키워간다. (등장인물 중) 

 

이 소설은 나폴리 4부작의 제2권으로 청년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권에서는 유년기와 사춘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2권에서는 좀더 성장한 청년기의 모습을 보여준다.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이 안에서 인간 삶이 녹아들어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표출하느냐에 따라 저속한 느낌을 줄 수도 있고 시대상을 반영하여 의미를 던져줄 수도 있다. 이 소설은 후자에 가깝다. 강간, 폭력, 외도 등 온갖 어두운 요소들이 자극적인 조미료처럼 섞여서 강한 맛을 내는데도 소설에 꼭 필요한 장치라는 생각이 들고, 그 속에서 이탈리아 사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소설은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충분히 그런 일이 있을 듯하게 느껴지도록 한다. 여성 문제, 계급 문제, 물질만능주의, 이탈리아 사회의 남부 문제 등 수많은 사회적 이슈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독자를 이끌어간다.

 

모든 것이 아슬아슬하다. 위험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이들은 삶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평생을 구석에 처박혀 인생을 낭비하게 된다. 불현듯 왜 내가 아닌 릴라가 니노를 차지하게 됐는지 이유를 깨달았다. 나는 감정에 몸을 내맡길 줄 모른다. 감정에 이끌려 틀을 깨뜨릴 줄 모른다. 내겐 니노와 단 하루를 즐기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건 릴라와 같은 강인함이 없었다. 나는 항상 한 발짝 뒤에서 기다리기만 했다. 릴라는 그런 나와는 달리 진심으로 무엇인가를 갈망할 줄 알았다. 원하는 것은 망설임 없이 취할 줄 알았다. 열정을 다할 줄 알았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걸고 모멸감도 비웃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404쪽)

소설은 인간 내면 묘사가 어떻게 펼쳐지느냐 하는 문제가 중요하다. 그래야 '이 사람들 왜 그러지?'하고 겉도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함께 울고 웃으며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나도 그런 적 있어.' 혹은 '나라도 그 상황에서는 그런 느낌이었을거야.' 생각하며 감정이입을 하고 소설 속에 푹 빠져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책의 소설가 엘레나 페란테는 독자의 심리를 잘 건드려준다. 소설 속에서만 볼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 현실 속에 살아 숨쉬는 생생한 느낌이 드는 것도 이들 감정을 잘 표현해서 생명력을 불어넣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페란테처럼 여성이 되어가는 모습을 이토록 잘 표현한 소설가는 없었다. 페란테는 한 여성이 딸로 태어나 소녀가 되고 사랑에 빠지고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을 격렬히 그려낸다.
- 존 프리먼_비평가

소녀에서 여성으로 성장해나가고 우리 삶은 예전과 같을 수 없을 것이다. 1권에 비해 2권이 좀더 자극적이면서도 시대와 사회상을 반영하고 격렬하게 흘러간다. 청년기라는 시기가 사람들에게 주는 역동적인 분위기가 한몫하는 것이다. 이 소설은 4부작인데 현재 2권까지만 번역이 되어 있다. 한 권의 끝은 마무리되는 느낌이 아니고 무언가 더 펼쳐질 것 같은 상황이어서 뒷 이야기가 궁금해 미칠 지경이 되고 만다. 이러한 지속성이 소설을 계속 읽게 만드는 힘이다. 다음 권은 언제 번역이 끝날지,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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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눈부신 친구 나폴리 4부작 1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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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하여 좀더 긴 호흡의 소설에 도전하게 되었다. 이번에 읽은 책은 나폴리 4부작 제 1권『나의 눈부신 친구』이다. 2011년 '페란테 열병'을 일으킨 '나폴리 4부작' 제1권『나의 눈부신 친구』를 출간하고, 이어서『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잃어버린 아이 이야기』까지 총 네 권을 출간해 세계의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나폴리 4부작'은 이탈리아와 영미권을 비롯해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 총 43개국에서 번역, 출간되고 있다니 궁금증을 더한다.

 

 

이 책이 호기심을 갖게 하는 데에는 저자에 대한 미스테리한 이미지가 한몫했다. 이 책의 저자는 엘레나 페란테.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출생한 작가로, 나폴리를 떠나 고전 문학을 전공하고 오랜 세월을 외국에서 보냈다는 사실 외에 알려진 바가 없다. '엘레나 페란테'라는 이름조차도 필명이다. 작품만이 작가를 보여준다고 주장하는 페란테는 어떤 미디어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서면으로만 인터뷰를 허락한다. 이탈리아에서는 여전히 작가의 정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소문이 떠돌지만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다.

"책 자체가 어떤 가치를 충족한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나는 어떠한 토론이나 컨퍼런스 초청에도 응하지 않을 것입니다. 상을 받게 되더라도 나가지 않을 것입니다. 이탈리아 또는 해외에서 나의 책을 프로모션하기 위해 나서지 않을 것입니다. 서면으로만 인터뷰에 응할 것이며 이것도 아주 필요한 상황으로 제한할 것입니다. 책은 한 번 출간되고 나면 그 이후부터 저자는 필요 없다고 믿습니다. 만약 책에 대해 무언가 할 말이 남아 있다면 저자가 독자를 찾아나서야겠지만 남아 있지 않다면 굳이 나설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엘레나 페란테_책 뒷날개 中)

 

먼저 이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 '등장인물'에 대해 보게 된다. 구두수선공네 가족인 체룰로 집안, 시청 수위네 가족인 그레코 집안, 돈 아킬레 가족인 카라치 집안, 목수네 가족인 펠루소 집안 등 세 페이지에 걸쳐 집안과 등장 인물들이 간단히 요약되어 있다. 이 부분은 본문을 읽으면서 틈틈이 짚어보게 된다. 아무래도 인물의 이름과 배경이 낯설기 때문에 꼭 필요한 조치일 것이다.

 

이 소설은 리노의 전화를 받은 것으로 시작된다. 리노는 자기 어머니가 사라졌다고 했다. 그런데 "부탁인데, 한 번쯤은 네 어머니가 바라시는 대로 해주렴. 어머니를 찾지 말아라.", "어머니를 찾아봤자 소용없을 테니 그만두고 이제 제발 혼자 사는 법을 배워. 이제 내게도 연락하지 않으면 좋겠구나."라며 전화를 끊는 주인공. 대체 무슨 이유에서일까? 소설의 시작은 호기심을 제대로 찔러주어 이들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든다.

 

리노 어머니의 이름은 라파엘라 체룰로다. 하지만 나만 빼고 모두 그녀를 '리나'라고 불렀다. 나는 그녀를 '라파엘라'라고도 '리나'라고도 부르지 않았다. 지난 60년 동안 내게 그녀는 '릴라'였다. 만약 내가 그녀를 갑작스레 리나나 라파엘라라고 부른다면 그녀는 우리의 우정이 끝났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릴라는 30년 전부터 내게 그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사라진다는 말의 의미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었다...(중략)...릴라가 바라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것이었다. 릴라는 말 그대로 증발하기를 원했다. 그녀를 구성하는 세포 하나하나가 뿔뿔이 흩어져서 그녀에 대한 그 어떠한 흔적도 발견되지 않기를 바랐던 것이다. 나는 릴라를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잘 알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그녀가 이 세상에 머리카락 한 오라기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방법을 알아낸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17~18쪽)

그저 사라지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이 살아온 66년이라는 세월을 통째로 지워버리려고 하고 있었다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그 질문은 이 소설을 계속 읽어나가기에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이 소설은 나폴리 4부작의 제1권으로 유년기와 사춘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 속 화자 레누와 그의 친구 릴라는 같은 반 동갑내기 친구인데, 우정의 시작부터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소설에서는 독자가 직접 머릿속으로 장면을 떠올릴 수 있도록 묘사가 세밀하게 잘 되어 있어서, 그림은 물론 그 장면의 향기까지 감각을 활용하여 구체적으로 그림을 그리게 된다. '나는 아직도 은은한 보랏빛으로 물든 뜰과 따스한 봄날 저녁 공기에서 느껴지던 다채로운 향을 기억하고 있다.(25쪽)' 라든가 '어디선가 마늘 볶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그날 태양은 잔뜩 낀 구름 위에 떠올랐고 어디선가 강한 탄내가 났다.' 등의 문장은 구체적으로 상상하며 이들의 이야기에 빠져들기에 충분했다.

 

소설을 읽다보면 어린 시절의 친구가 떠오른다. 나와는 정반대 타입이었던 그 친구가 떠오른 것은 이 소설의 주인공 릴라와 레누의 모습을 보고 나서였다. 조용한 모범생 타입이었던 나는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날 시도조차 하지 않았지만, 나와 정반대의 그 친구는 나에게 인생의 다른 면모를 보여주었다. 릴라가 레누에게 '나 혼자서는 도저히 실행에 옮길 만한 용기를 내지 못했을 또 하나의 일을 제안했다. 학교 수업을 하루 빼먹고 동네 밖으로 나가보자는 것이다.'라는 식의 제안을 했던 것처럼 그 친구도 그랬다. 굳이 순종적이지 않아도 세상이 무너지거나 주저앉아버리는 일 따위는 없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어쩌면 릴라와 레누처럼 나는 그 친구를 좋아하는 만큼 나와 다른 모습에 경쟁과 의존을 했던 것이리라.

 

이 소설은 덤덤하게 읽어나가다가 어느 순간 훅 치고 들어오는 감정이 있다. 평범한 일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 것도 아닌 밋밋한 과거라고 여겼는데, 소설을 읽다보니 세상 모든 일이 충분히 우리에게 들려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을 보니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모아놓고 깎고 다듬고 보듬어놓은 결과물을 보니 누구나 쉽게 빠져들 수 있는 매력적인 소설이 탄생한 것이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이야기가 떠올라 감정이입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 감정을 건드려주는 것이 소설가의 능력이다. 이 소설을 향한 찬사는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나폴리 4부작은 절대적인 명작이다. 나는 이 책의 노예가 되어버렸다. - 줌파 라히리

강력하고 매혹적이다. 모험과 놀라움으로 가득 찬, 우정에 관한 잊을 수 없는 서사시. - 르몽드

당연스레 2권으로 바로 손길이 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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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두기 - 세상의 모든 관계에서 나를 지키는 힘
임춘성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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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살면서 늘 어렵다고 생각되는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이다. 특히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힘들다. 너무 멀어도 안 되고, 너무 가까워도 버겁다.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어쩌다가 너무 가까워지면 나의 일상이 흔들리게 마련이다. 이 책에서는 이야기한다.

너무 가까워지면 휩쓸립니다. 휩쓸리면 정신없고 괴롭죠. 그렇다고 너무 멀어지면 소외됩니다. 소외되면 쓸쓸하고 불안하죠.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살 수는 없을까요? 현미경도 쓰고 망원경도 쓰면서, 숲도 보고 나무도 보면서, 중심 잡고 잘 살 수는 없을까요? (11쪽)

 

이 책의 저자는 임춘성. 20여 년간 대학생, 대학원생들의 선생으로 살아온 공학자, 연세대학교 정보산업공학과 교수다. 세상이 어렵고 관계가 서툰 학생들과 젊은이들을 보며, '그때는 나도 그랬지….' 싶었고, '그때 누가 나에게 이런 얘기를 좀 해주었더라면 덜 상처받고 덜 헷갈리고 덜 헤맸을 걸….'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가끔 생각을 해봅니다. 누군가 이런 이야기를 언젠가 과거에 내게 해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 내가 겪은 수많은 고민과 시행착오와 후회는 하지 않을 수 있었겠지요. 이런 마음으로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33쪽)

 

이 책에서는 여덟 가지 이야기를 통해 '거리 두기'에 관해 들려준다. 휘둘리지 않으려면, 버림받지 않으려면, 치우치지 않으려면, 손해 보지 않으려면, 상처받지 않으려면, 책임지지 않으려면, 홀로되지 않으려면, 꼴통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하는 시간을 보낸다. '세상, 속 모를 사람들이 모인 거대한 의문부호'라는 제목 앞에서 생각에 잠긴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세상, 사람은 다 거기서 거기라지만 알 수 없는 것이 사람 속이다. 세상을 살아갈수록 세상을 알게되는 것이 아니라 의문부호 투성이라는 점, 살아갈수록 아무 것도 모르겠고 미궁으로 빠져드는 나 자신을 보게 된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은 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주변인들이라는 것을 짚어보면서, 이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나갈지,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본다.

 

나는 착하게 살고 싶지만 지나치게 착하고 싶진 않습니다. 나는 폼나게 살고 싶지만 과하게 폼 잡고 싶지는 않습니다. (31쪽)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중용'에 대해서는 마음처럼 쉽게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어떻게 균형을 잡을 수 있을까. 특히 '균형 잡힌 당신이 되길 원한다면, 균형추의 입장에서 내가 원하는 것들을 쳐다보아야 합니다.'라는 글이 마음에 와닿는다. 이 글을 보며 우리가 지녀야 할 균형추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다.

 

엄청난 규모와 무서운 속도로 세상이 변하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겪어보지 못했던 일들을 숱하게 경험합니다. 지금까지는 없던 세상입니다. 경험해보지 못한 많은 일들로 개개인들의 생각과 행태는 더더욱 변곡되고 굴곡됩니다. 껄끄러운 얘기이지만 이 변곡되고 굴곡된 세상에서 우리는 종종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을 봅니다. 결국 그들에게 상처받고, 그래서 우리는 상처받지 않으려 대응합니다.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자, 이제 사이존재의 관점에서 그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169쪽)

위로보다는 해결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이렇게 하면 보다 나은 방법일 수 있겠구나,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휘둘리지 않고, 헤매지 않고, 혼자 속 끓이지 않고 스스로 중심 잡고 우아하게 살아가는 법을 찾아본다. 깔끔하고 명쾌한 이야기에 '이 방법은 나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보면, 어떻게 해야할지 어떻게 하지 말아야할지가 눈에 보인다. 문학, 예술, 역사, 철학 등의 소재와 함께 어우러져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기 때문에 읽는 맛도 있고, 글을 읽으며 사색에 잠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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