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와 지구별 어른
안명진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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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는 언제 읽어도 마음에 스며드는 명작이다. 읽을 때마다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 다르고, 그 책을 읽는 나도 예전의 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기회가 닿으면, 혹은 잊을만 하면 다시 꺼내들게 되는 책이《어린왕자》다. 요즘들어 다양한 시선으로 어린왕자를 만나볼 수 있는 책이 출간되고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다른 사람들은 어린왕자를 어떻게 읽었는지, 그들은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지 관심을 갖고 보게 된다. 이번에는 이 책《어린왕자와 지구별 어른》을 통해 지구별 어른으로서 어린왕자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저자는 안명진. 현재 경상대학교, 진주보건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잇다. 인문학을 좋아하는 어른들의 놀이터인 '소피아21'을 운영하며, 일반인을 위한 철학 고전 읽기와 인문학 강의를 하고 있다.《어린왕자》를 4년 전 인문학을 좋아하는 어른들의 사랑방, 소피아21에서 실존철학을 소개하는 텍스트로 사용하였고, 이 책은 함께 읽어간 내용과 틈틈이 정리된 것들이 저자만의 길들이기 과정을 거쳐 출판된 것이다.

어린왕자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이상한 세계에 사는 이상한 어른이다. 우리가 이 이상한 세계에서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어린왕자의 손짓이 그립고 그 세계가 기대된다면, 우리는 어린왕자와 그의 여행을 건성으로 읽어 넘기지 않아야 한다. 이 글은 어린왕자를 잊지 않고 그의 친구가 되려는 한 어른의 기록이다. (9쪽)

 

이 책의 차례를 보면 다섯 개의 큰 제목이 눈에 띈다. '지구별 어른과 어린왕자의 동향', '어린왕자의 별', '어른별 여행', '지구별 여행', '어린왕자와 친구 되기'를 읽으면서 어린왕자의 여행에 동참한다.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양 한 마리 그려달라는 어린왕자를 뜬금없이 만나는 순간, 어린왕자의 별과 어린왕자의 별 여행, 어린왕자의 친구 만들기 등 어린왕자를 떠올리며 이 책을 읽어나간다.

 

저자는 어린왕자를 통해 철학과 인문학적 사색을 도모한다. 어린왕자를 좀더 세밀하고 깊이 읽어보는 시간이다. 어린왕자의 내용으로 시작하지만, 저자는 철학적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어린왕자를 좀더 심오하게, 혹은 심각하게 읽는 시간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어린왕자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일까? 인간의 삶은 과정을 통해 삶을 이해하는 여정이다. 인간은 부단히 몸의 방식으로 살아가며, 몸의 방식을 통해 자신을 이해한다. 즉 인간은 부단히 마음으로 태어나고, 그 태어남을 통해 자기를 자각하고 확인한다. 인간의 삶은 끊임없이 이러한 태어남의 과정을 통해 자기를 찾는 자아여행이다. 어린왕자의 여행은 곧 우리 인간의 운명이다. (101쪽)

어린왕자의 여행에 대해 표면적으로만 생각해왔다면, 이 책을 읽으며 보다 깊이 생각해본다. 어린왕자의 여행을 통해 나의 여행을 되돌아본다.

어린왕자의 여행은 현실에서의 일탈이며 탈출이다. 그는 자신의 별을 떠나 전혀 새로운 별로 여행을 떠난다. 그것으로 자신의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이 일탈과 탈출은 단순히 다른 공간, 다른 별로의 이동이 아니다. 그것은 그 일상의 의미와 그 속의 자기 존재에 대한 부정이다. 인간의 삶은 과정이기에, 처음부터 자기 자신이 되어 가는 여정이며, 그것은 항상 자기 부정을 통한 자기 확인의 과정이다. (101쪽)

 

이 책을 읽으며 어린왕자를 다시 만나보게 되었다. 부록으로 2017년 달력을 주는데 올 한 해는 매일 어린왕자를 바라보게 되었다. 깔끔한 달력이 책상 앞을 산뜻하게 한다.

 

이 책은 한 번 읽고 넘길 책이 아니라, 철학적 사색을 하고 싶을 때에 다시 꺼내들어야 할 책이다. 어린왕자는 읽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의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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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바람 소리를 들어라 - 신지학 3대 기본서로 떠나는 마음 여행
헬레나 P.블라바츠키.지두 크리슈나무르티.마벨 콜린스 지음, 스로타파티 옮김 / 책읽는귀족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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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호기심이 생긴 것은 '예이츠, 제임스 조이스, 에디슨, 아인슈타인, 칸딘스키, 몬드리안, 고갱도 신지학에서 영감을 얻다!'라는 문장에서부터였다. 영감을 얻고 싶고 무언가 창의적인 작업을 하고 싶다는 작은 욕심이 이 책으로 이끌었다. 사실 이 책으로 신지학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다. 신지학은 무엇이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지 알고 싶었다. 어렴풋하게만 알던 조각조각들이 신지학이라는 큰 틀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뛰었고,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운명의 바람 소리를 들어라』를 통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삶의 영역이 확장되리라 기대하며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먼저 '일러두기'를 짚어보고 이 책을 읽어나가야 한다. 다섯 가지의 일러두기를 하나씩 살펴보고 새로운 사실을 알아간다.

『운명의 바람 소리를 들어라』는 신지학의 3대 기본서라고 알려져 있는 헬레나 페트로브나 블라바츠키의『침묵의 소리』,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의『스승의 발아래서』,마벨 콜린스의『도의 길잡이』를 기획상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일러두기 1번)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제1장 '침묵의 소리', 제2장 '스승의 발아래서', 제3장 '도의 길잡이'로 나뉜다. 일러두기에서 언급한 것처럼 '스승의 발아래서'는 스승의 문하생으로 들어가서 가르침을 받는다는 의미이고, '알시오네'는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의 어릴 적 이름이다. 인류의 위대한 스승이었던 부처와 그리스도는 직접 저서를 남긴 것이 아니라, 제자들이 받아 적은 경전을 통하여 인류에게 심오한 진리를 전해준 것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스승들 역시 일종의 '의식적 통로'라 할 여러 제자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지고의 지혜를 전해주고 있다.

 

이 책의 기획자 조선우는 모든 종교와 철학 속에 동일하게 흐르는 하나의 근본적인 가르침이 존재한다고 믿으며, 신지학은 이를 탐구하는 '학문'이라는 것을 알고 더 큰 관심이 생겼다고 한다. 신지학이 무엇인지 근본부터 접근해 보면 보다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헬레나 P. 블라바츠키 여사의『침묵의 소리』,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의『스승의 발아래서』,마벨 콜린스의『도의 길잡이』이 세 권의 저서를 묶어『운명의 바람 소리를 들어라』라는 한 권의 책으로 기획하게 되었다고. 이 책을 통해 신지학에 첫 발걸음을 내딛는다.

 

소우주적인 문제 해결에서 만족하지 않고 대우주적인 관점에서 진리 추구를 하고 싶다면 신지학은 탐구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171쪽)

어찌보면 '신지학'이라는 것은 새롭게 규정지은 무언가이다. 우리가 진리를 추구하고 삶의 본질적인 의문을 던지며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인생이고, 거기에 따른 하나의 관점이 신지학인 것이다.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고민하고 끝없는 질문을 던지던 근본적인 물음에 먼저 걸어간 사람들의 발자국인 셈이다.

"신은 존재하는가?" "사후 세계는 존재하는가?"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 이러한 본질적인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신지학이다. ((277쪽)

 

이 책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잊고 있던 것들에 대해 짚어준다. 아주 기본적인 것이지만 지키기 힘든 무언가를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험담에 대한 이야기는 마음을 찌르며 파고든다. 누군가 험담하는 것을 듣는 것만으로도 죄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겠다.

험담은 험담하는 자신과 그 대상을 해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전력을 다해서 다른 사람들까지도 죄악의 공범자로 만들려고 한다. 그는 모든 사람이 그 이야기를 믿기를 바라며, 악의에 찬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열심히 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그와 함께 악한 생각을 그 가련한 희생자에게 퍼붓는다. 이와 같은 일이 매일매일 일어나며, 한 사람이 아닌 수천 명이 험담을 한다. 여러분은 이것이 얼마나 저속하고 야비한 죄인지 알겠는가? 여러분은 전적으로 이런 것을 피해야 한다. 누구라도 절대로 나쁘게 말하지 마라.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 대해서 나쁘게 말하는 것을 듣지 말고, 부드럽게 이렇게 말하라. "아마도 그것은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리고 비록 그것이 사실일지라도, 그렇게 말하지 않는 것이 더 친절하다." (218~219쪽)

 

신지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첫 발을 내딛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옮긴이 노트'를 통해 헬레나 페트로브나 블라바츠키,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마벨콜린스라는 세 인물에 대해 아는 것이 우선 순위일 것이다. 하지만 이들에 대해 생소한 생각이 들면, 먼저 사상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러고 나면 자연스레 인물에 대한 호기심도 생긴다. 이 책을 읽을 때, 격언을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천천히 조금씩 음미하면서 읽으면 그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올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잊지 말아야 할 가치를 떠올려보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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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jna 2019-01-04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문제가 있습니다 - 때론 솔직하게 때론 삐딱하게 사노 요코의 일상탐구
사노 요코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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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읽을 때에 꾸밈없이 솔직담백한 것이 좋다. '나도 이런 생각 해본적 있어'라든가, 어디 이야기하기 구차해서 차마 입밖에 내지 못한 이야기를 누군가의 글에서 읽었을 때 소리없이 엄지척 해줄 수 있는 그런 글이 좋다. 사노 요코의《문제가 있습니다》는 속시원한 에세이다. 나는 과연 이렇게까지 솔직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면서, 저자의 솔직한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사노 요코. 1938년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났다. 전쟁이 끝난 후 일본으로 돌아와 무사시노 미술대학 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조형대학에서 석판화를 공부했다. 2010년, 7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세세하게 살피는 자세가 드러나는 사노 씨 글의 그 세세한 부분이 좋다. 하고 싶은 말 사이에 끼어 있는, 리듬을 주기 위해 넣은 듯한 그 세세한 부분이 내겐 거의 본체다. (270쪽 해설 中 나가시마 유)

 

이 책은 총 4장으로 나뉜다. 하지만 장의 나뉨은 별 의미가 없다. 짧은 에세이 형식으로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책을 가까이 하지 말라', '의외로 근처에…', '책 처리법', '절규하지 않는 '절규'', '냉이는 저리 비켜', '고양이한테 금화', '나는 몹쓸 엄마였다' 등의 글을 만나볼 수 있다.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그에 대한 생각을 담백하게 표현해냈다. 뻔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래야만 하는 당위성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사노 요코의 에세이가 더 마음속에 파고든다. 특히 가족에 대한 이야기에 저릿한 무언가를 느낀다. 책이나 드라마, 영화에서 보는 가족이 아니라, 현실의 가족을 맞닥뜨리는 느낌이다. 생생하고 현실적인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재작년 여름, 향년 93세의 나이로 엄마가 죽었다. 죽기까지 10년 이상 치매였다. 엄마가 병에 걸리기 전엔 나와 엄마 사이가 좋지는 않았다. 나는 엄마를 사랑한 적이 없었다. 죽은 사람은 모두 좋은 사람이다. 치매란 생과 사를 잇는 다리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엄마는 점점 다른 인격을 가진 사람이 되었다. 그걸 인격이라 할 수 있다면 말이다. 엄마가 정신을 놓은 후 우리는 평생의 갈등과 화해했다. (40쪽)

 

저자는 말로 내뱉기는 민망한 무언가를 시원하게 풀어낸다. 독서는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말하지 않고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고 있고, 풍족하게 사는 누군가가 생각없이 하는 행동에 대해 속마음을 보여준다.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다른 이에게 어떻게 내비쳐질지,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진솔한 태도가 마음에 들어 저자의 글에 믿음이 간다. 때로는 웃으며, 때로는 민망해하며, 글을 읽어나간다.

책은 인류의 지혜로 가득하지만 그와 함께 독도 포함되어 있다. 책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은 그 독에 영혼을 빨리고 있는 것이다. (55쪽)

어느 날 그 여자가 도시락을 열자마자 "엄마는 참. 내가 싫어하는 거 알면서"하고 닭고기 오븐구이를 쓰레기통에 던졌을 때 나는 달려가 주워 먹고 싶었다. (153쪽)

 

절규하지 않는 '절규'라는 글에서는 저자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그럴 수 있겠구나 생각해본다. 저자는 20년쯤 전에 자율신경 실조증이라고 의사가 이름 붙인 증상에 시달렸다고 한다. 옛날 같았으면 귀신 들렸다거나 미쳤다는 말을 들었을 것이라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근시인데도 멀리 있는 물체의 윤곽이 또렷이 보였다. 가을 산의 수많은 단풍잎이 한 장 한 장 보이면 정말 피로하다. 피로하지만 아름답다. 약을 처방해주는 의사는 경험한 적도 없으리라. 노송나무가 있었다. 그 노송나무를 봤을 때 '앗, 고흐는 노송나무의 굴곡을 가옺하여 그린 게 아니라 자기 눈에 그렇게 보엿떤 거다'라고 깨달았다. 노송나무가 내 눈에 고흐가 그린 노송나무와 똑같이 보였다. (184쪽)

제목에서 알 수 있는 뭉크의 <절규>. 그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제목은 <절규>인데 절규하지 않는다. 오히려 공포를 겉으로 표현하지 않고 몸속에 묻어두기 위해 목소리를 외계에서 빨아들인 것처럼 보였다. (186쪽)

 

산다는 건 이래도 문제, 저래도 문제

그러니,

걱정일랑 하지 말고

오늘도 느긋하고 박력 있게! (책뒷표지 中)

이 책을 읽다보면 사는 것이 거창하지 않게 느껴진다. 다 자신만의 소소한 일상이 누적되어 인생이 되는 것이다. 그 때 그 때의 생각을 놓치지 않고 글로 잡아두는 것, 그래서 읽는 사람에게 무언가 생각하게 만든다면 커다란 의미가 될 수 있다는 느낌이다. 저자는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고 그저 들려주는 것으로 오히려 커다란 의미를 던져준다. 세상 일이 주는 문제의 크기는 그날 나의 마음에 있지 않겠는가. 저자의 글을 읽으며 힘을 얻고 나만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마음에 드는 책이다. 솔직담백한 매력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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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자본주의 새로운 시작
폴 메이슨 지음, 안진이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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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본주의는 이대로 지속 가능한 것인가. 경제 활성화의 희망은 현실 인식으로 한풀 꺾이고, 장기침체가 우리 앞에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현실로 다가오는 듯 하다. 이 책에서는 자본주의의 진화는 끝났다고 이야기한다. '바로 지금, 지난 200년간 유지되어온 산업자본주의가 완전히, 영구적으로 붕괴되고 있다. 이제 어떻게 해야 더 공정하고, 더 평등하고, 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저자 폴 메이슨은 지금 우리가 얼마나 거대하고 격동적인 변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자본주의 자체, 온 사회의 토대인 그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체계가 완전히 새로운 무엇인가로 변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는지 궁금해서 이 책《포스트 자본주의 새로운 시작》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폴 메이슨.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세계화의 부작용과 사회정의 관련 문제에 관심이 깊다. 기업 및 산업 담당 특파원으로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취재했다. BBC 블로그 '폴 메이슨의 한담'을 운영하면서 금융위기와 사회문제에 관해 글을 쓰고 있다. 현재 영국 울버햄프턴대학교 국제경영학 연구클러스터에서 객원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 책은 3부 10장으로 구성된다. 1부는 1장 '신자유주의는 끝났다', 2장 '장기순환이란 무엇인가', 3장 '마르크스는 옳았는가?', 4장 '중단된 장기순환'으로, 2부는 5장 '포스트자본주의를 예언한 사람들', 6장 '공짜 기계를 향하여', 7장 '아름다운 반항아들' 등 세 장에 걸쳐 펼쳐진다. 마지막 3부는 8장 '전환에 대하여', 9장 '공황은 필연이다?', 10장 '프로젝트 제로' 등 세 장에 걸쳐 마무리된다. 1부에서는 자본주의의 위기에 관해서 살펴볼 수 있다. 본격적으로 2부에서는 포스트자본주의 이론을 볼 수 있고, 3부에서는 포스트자본주의로의 전환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아본다.

 

자본주의가 한때는 존재하지도 않았다는(경제체제로든 가치체제로든) 사실을 깨닫고 나면 더 충격적인 생각도 떠오른다. 자본주의는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전환이라는 개념을 염두에 두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하나의 경제 체제를 구성하는 것은 무엇이며 체제의 전환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366쪽)

이 책을 읽다보면 '맞아, 왜 그 생각을 못했었지?'라는 말을 내뱉게 된다. 그러면서 슬라보예 지젝이 추천사에서 말한 것처럼 '이 책은 우리가 생각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책'이라는 점에 동의하게 된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 생각하려 하지 않았던 부분까지 이야기를 풀어가며 사색에 잠기도록 유도하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다소 두껍지만 푹 빠져들어 읽게 된다.

 

"포스트모더니즘과 그 밖에 우리가 거쳐온 모든 '포스트' 트렌드들이 지나간 뒤에, 폴 메이슨은 유일하게 진정한 '포스트' 사조인 포스트자본주의와 대담무쌍하게 정면으로 마주한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글로벌 자본주의가 낳은 교착 상태의 음울한 징조처럼 보이는 지금. 이 현실을 타개할 실현 가능한 대안을 떠올리기란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울지 모른다. 우리는 이 절망적인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메이슨의 책은 단연 재밌게 읽히지만, 이 명백한 사실 때문에 다음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바로 '이 책은 우리가 생각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책'이라는 사실!"

_슬라보예 지젝

 

독특한 아이디어와 눈길을 사로잡는 글솜씨가 통통 튀는 신선함을 주는 책이다. 저자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1부보다 2부, 3부로 이어지는 내용이 더 시선을 집중하도록 해서 끝까지 독자를 끌고가는 저력이 있는 책이다. 소재 자체는 암울하고 막막하더라도 일단 아는 것이 힘이다. 우리는 보다 나은 미래를 추구하고 살아가고 있으니 자본주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통찰을 위해 저자의 이야기에 시선을 집중하며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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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아직 쓰지 않은 이야기 - 2030년 대학생 마리가 들려주는 AI 100년사 아우름 20
고다마 아키히코 지음, 박재현 옮김 / 샘터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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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 제20권《인공지능, 아직 쓰지 않은 이야기》이다. 2030년 대학생 마리가 들려주는 AI 100년사를 담았다. 아우름 시리즈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각각의 저자가 들려주는 인문교양 이야기를 담은 서적으로 청소년에게 인문학적 지식과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번 권에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한치 앞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그러니 미래가 현실이 되기까지는 상상만 할 수밖에 없다. 세상은 늘 변화해가고, 나의 예상을 뛰어넘는 일들이 현실이 되곤 했다. 이 책은 질문을 던진다. '지금으로부터 가까운 미래인 2030년의 세계를 상상해 볼까 합니다. 우리의 생활과 일은 어떤 식으로 변해 갈까요? 그 변화를 초래한 요인은 무엇일까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따라가기도 벅찬데, 인간처럼 지각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공지능의 등장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인간에게 유리한 것인지, 인간을 멸망시킬지, 알 수 없다.  

 

이 책의 저자는 고다마 아키히코. 일본 도쿄생이다. 일본 AR(증강현실) 앱 개발사인 돈치닷(Tonchidot)의 모바일 지역정보서비스 'tab'을 설계해 8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고, 프리비트 모바일(현 톤 모바일)의 브랜딩과 제품 설계를 했다. 2014년에는 아토모스 다자인을 설립, 로봇과 인공지능을 포함한 IT제품의 설계 및 개발을 지원했다. 그리고 세계적인 일본 광고그룹 덴츠나 소프트 뱅크 같은 대기업부터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의 사업에 관여해 왔다. 현재는 외국계 IT 기업에서 제품 매니저(PM)을 맡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인공지능이 우리의 생활이나 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그리고 인공지능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에 답하고자 합니다. (8쪽)

 

이 책에서는 인공지능의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넓은 IT 세계의 일부인 인공지능과 우리가 어떤 관계를 만들어 가면 좋은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를 위해 2030년 대학생으로 살아가는 '마리'라는 평범한 여학생을 등장시켜, 100년에 걸친 인공지능 개발의 역사를 공부해가는 방식으로 내용을 구성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며 2030년 무렵의 미래를 예측해본다.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컴퓨터의 창세기'에서는 오늘날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PC나 스마트폰, 인터넷 같은 IT가 어떻게 만들어져 왓는가 하는 역사를 살펴본다. 제2부 '인공지능의 묵시록'에서는 인공지능이 급속히 발달하여 신과 같은 존재가 되고, 그 결과 우리의 생활이나 일에 일어나는 변화, 나아가 그 끝에 찾아올 '최후의 심판'을 살펴본다. 가상의 인물 마리를 통해 미래의 어느 시점의 모습을 생생하게 살펴보는 것이 흥미있다.

 

오늘날 컴퓨터에 최대 영향을 미친 사람 중에 모세의 인생과 이상하리만치 중첩되는 인물이 있다. 맞다, 스마트폰이라는 '신의 석판'을 만들어 세상을 바꾼 남자, 스티브 잡스다. 이번 장에서는 모바일 컴퓨팅이라는 약속의 땅으로 우리를 이끈 잡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구름 위 세계인 클라우드와 연결하는 석판인 스마트폰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말한다. 스마트폰은 몇몇 국가를 무너뜨리는 무기가 되기도 했다. 마치 모세의 석판이 담긴 성궤처럼 말이다. (128쪽)

컴퓨터 창세기, 방주에서 나온 퍼스널 컴퓨터, 구름까지 닿는 바벨탑, 신과 사람을 연결하는 석판, 인공지능의 묵시록, 최후의 심판 등 제목과 설명이 인상적이다. 인공지능 100년의 이야기가 성서와 잘 어우러져 눈길을 끈다. 이 책을 보니 인공지능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상관없이 피부에 와닿는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창조부터 멸망까지 살펴보며 인공지능에 대해 살펴보았다. 저자에게는 지금 일곱 살 난 조카가 있다고 한다. 2030년에는 그들이 마리나 리쿠의 나이가 될 것이라며, 그들이 대학을 나와 취직할 무렵, 우리는 어떤 사회를 맞이하게 될지 생각하면서 이 책을 썼다고 이야기한다. 청소년들에게 이 책은 컴퓨터의 역사와 인공지능의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얇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책이고, 한 번쯤 생각해볼만한 주제이기에 청소년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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