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바다 - 미술여행작가 최상운의 사진과 이야기
최상운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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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후련해지는 곳, 짭조름한 냄새가 기분을 송두리째 바꿔주고, 어느 날씨에 가더라도 질리지 않게 무한 변신하는 곳, 바로 '바다'다. 이 책은 '그날, 바다'라는 제목의 책이다. 바다로 얽히는 모든 것들이 궁금했다. 바다와 함께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그날, 바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최상운. 미술과 여행에 관한 책을 쓰는 미술여행작가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지만 사진의 매력에 빠져서 한참 늦은 나이에 사진학과로 들어갔다. 그 후 프랑스에 가서 조형예술과 미학을 공부했다.

여러 작가들의 책을 읽고 화가들의 그림을 보다가 내가 보았던 바다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림과 시와 소설, 혹은 인터뷰에서 그 바다를 발견했다. 바다를 보면서 당시에 떠올린 책의 구절과 그림도 있고, 거꾸로 나중에 책을 읽거나 그림을 보다가 그때의 바다를 다시 기억하게도 되었다. 내가 보지 못한 것, 생각하고 느끼지 못한 것들을 훨씬 훌륭한 다른 작가와 화가들이 쓰고 그렸고, 이 책에서 그걸 받아쓰게 되었다. 바다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이 바다들을 나누고 싶다. (서문 中)

 

이 책에는 바다의 사진, 화가의 작품, 저자의 생각, 책 속 문장 등이 어우러져있다. 바다의 색깔은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것도 수많은 배경 속에서 그 색깔과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스 미코노스, 산토리니, 크레타, 제주, 모로코 탕헤르, 충남 대천, 이탈리아 시칠리아, 전북 위도, 선유도, 네덜란드 스헤베닝언,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 프랑스 도빌, 슬로베니아 피란, 프랑스 페캉, 튀니지 카르타고, 경남 지심도, 벨기에 오스텐데 등 우리 나라를 비롯하여 전세계 곳곳의 바다 사진을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방 안에서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다. 바다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여행지에서 배경처럼 자리한 바다 또는 바다 자체를 보러 가기도 하지만, 여행지에서 쓴 일기나 그때의 감상을 떠올려보면, 늘 따로따로였다. 바다를 보면서 떠오르는 책속 문장이나 문학 작품, 어떤 예술가 등 연관지을 수 있는 무언가는 그저 흩어져버렸다. 그렇기에 이 책을 매개로 그런 것들을 하나로 통합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그동안 여행 따로, 책 따로 생각하던 나에게 이 책은 두 가지를 하나로 엮어보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독특한 느낌이다.

 

 

네덜란드 스헤베닝언 해변은 화가 반 고흐가 그림을 그렸던 곳이라고 한다. 그는 헤이그에서 같이 살던 매춘부 출신의 시엔과 함께 여기에 자주 와서 바다 풍경을 그렸다는데, 그때가 고흐 생애에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현재 해변은 고흐 그림의 풍경과는 많이 다르다며,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바다로 길게 난 다리가 약간 을씨년스러운 과학기지'처럼 보인다고 한다. 사진과 함께 고흐의 그림을 감상하며 세월의 변화를 느껴본다.

 

 

슬슬 넘기다 보면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 눈에 띈다. '수평선을 바라보던 나의 마음은 어땠지?' 생각하며 읽어나간 문장도 천천히 읊조리며 마음에 담아둔다.

그곳에는 수평선의 법칙, 몸을 끌어당기고 하늘과 바다의 불안정한 공간을 잡아 묶는, 단 하나의 단단한 줄인 아주 길고 가냘픈 법칙이 있었다.

_르 클레지오,『어린 여행자 몽도』중에서 (190쪽)

 

이 책을 펼치면 사진 또는 그림이 가득해서 각양각색의 바다를 감상하는 기분으로 책장을 넘기게 될 것이다. 생각보다 글자가 적지만, 바다를 바라보는 독자의 마음이 빈 공간을 가득 채우게 될 것이다. 작품 속 문장이 마음을 휘감고 여운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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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 세상과 당신을 이어주는 테크 트렌드
임춘성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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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면 먼저 영국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의 동명 소설이 생각날 것이다. 그리고 유명한 제목을 가져다가 사용했다면 어떤 독특한 이야기를 들려줄지가 궁금해진다. 이 책에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무인자동차,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핀테크, 가상현실 등 여덟 가지 기술, 여덟 개의 신세계가 펼쳐지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이미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있는데도 여전히 낯선 느낌이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마음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기술을 저 멀리 하지 말고, 이 세상의 엄청난 변화의 유일한 원인인 기술을 알기로 마음 먹는다. '목적의식으로 관찰하고, 통찰하고, 성찰하자.'는 글을 보며《멋진 신세계》로 들어가본다.  

 

 

이 책의 저자는 임춘성.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이다. 정보통신기술과 디지털 경제가 개인의 삶과 기업의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과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에 관한 연구를 20여 년간 수행해왔으며, 이에 대한 다수의 전문서와 논문을 써왔다. 전작《매개하라》는 인문과 사회, 경영과 기술을 아우르는 독특한 스펙트럼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며,《거리 두기》역시 에세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읽히고 있다. 역사, 철학, 문학, 예술을 넘나드는 지적통찰에 기술 발전과 사회 변화에 대한 날카로운 방향 제시는 많은 강연과 칼럼에서 호평받고 있다.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된다. 1장 '지식의 신세계'에서는 인공지능을, 2장 '지혜의 신세계'에서는 빅데이터를 소개한다. 3장 '업의 신세계'에서는 귀천 있는 일꾼 로봇에 대해, 4장 '휴식의 신세계'에서는 3,000만 원짜리 내비게이션 무인자동차를, 5장 '소통의 신세계'에서는 사물 인터넷, 6장 '소유의 신세계'에서는 클라우드, 7장 '돈의 신세계'에서는 핀테크, 8장 '꿈의 신세계'에서는 가상현실에 대해 풀어나간다. 이 책을 읽으며 지식 아니면 지혜, 업 따로 휴식 따로, 소통과 소유 사이, 돈이냐 꿈이냐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자동차 운전하시죠? 잘 하시겠죠. 그런데 엔진오일을 직접 교환하시나요? 내연기관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원리를 아세요?" 이 책의 등장인물 임 교수님은 "저도 잘 몰라요. 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 신기술, 첨단기술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다 알 필요가 없어요."라고 말한다. 그런 것을 몰라도 운전은 한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과학자나 전문가가 할 일인 난해한 문제는 배제하고, 일반인으로서 우리의 미래를 위해 꼭 알아둬야 할 4차 산업 시대의 지식을 풀어나간다. 되도록 쉬운 언어로 풀어나가려고 애쓴 흔적을 볼 수 있다. 세상이 변화한 것을 뒤늦게나마 조금씩 따라가고 있는 사람 중 하나로서는 앞으로 누릴 멋진 신세계를 위해 하나씩 알아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낯설기는 해도 조금은 익숙해지는, 가까운 미래 혹은 이미 다가온 현실을 하나씩 살펴본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무인자동차, 드론, 5세대 이동통신기술(5G),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핀테크, 가상현실 등 기술의 발전과 적용이 가져다주는 신세계를 4차 산업혁명이라 부릅니다. 이 호들갑의 진정한 핵심은 개별 기술의 비약적 발전이 아닙니다. 이들의 주요 기술이 개발된 것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수준은 이미 과거의 업적이라는 것이죠. 눈 크게 뜨고 주목해야 할 사실은, 그들의 수준이 각자 점차적으로 오르더니 갑작스레 서로 연결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서로 연결되어 서로서로 도와주고 있다는 것이죠. (274쪽)

이 책에서는 무인자동차하자니 사물간의 통신이 문제인데 이를 사물인터넷이 해결해주고, 사물인터넷의 엄청난 데이터를 분석하는 문제는 빅데이터가, 빅데이터의 컴퓨팅파워는 클라우드로, 클라우드의 대용량 모바일 콘텐츠는 5G를 통해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각각의 이야기를 수다떨듯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나가면서 익혀보고, 마지막 '팔로우업'을 통해서 이들이 서로 연결되는 현실을 깨달은 후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을 파악하게 된다. 이쯤되면 이것이야말로 초연결이 만들어준 4차 산업혁명이 뉴노멀과 불확실성이 더욱 증폭된 신세계를 가져온다는 것을 독자들은 공감하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펼쳐질 멋진 신세계의 모습은 어떨까?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무인자동차,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핀테크, 가상현실이라는 여덟 가지 테크 트렌드를 살펴보며 짐작해본다. 이 책을 통해 눈앞의 미래를 살펴보고 생각에 잠긴다. 미래 변화의 핵심은 '연결과 시너지'라는 이 책의 핵심 메시지를 파악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테크 트렌드 여덟 가지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쉽게 전달하려고 노력한 모습을 엿보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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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닉스 - 죽을 수 없는 남자
디온 메이어 지음, 서효령 옮김 / artenoir(아르테누아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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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악마의 산』이라는 소설을 통해 아프리카 소설을 처음 접해보았고, 그 소설을 통해 디온 메이어라는 작가의 작품을 처음 읽어보게 되었다. 그 소설가는 필력이 있어서 독자를 끝까지 끌고가는 힘이 있었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께에 다소 부담감을 느꼈지만, 아프리카 소설가에 대한 궁금증과 이미 소설 좀 읽는다는 사람들에게는 유명한 저자 '디온 메이어'의 소설이 궁금해서 읽어보았다. 그의 소설은 몰입도가 뛰어나고 시선을 잡아두어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있는 소설이었다. 그래서 '디온 메이어'라는 소설가의 이름만 보고 이 책『페닉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그의 첫 소설이다.

 

 

이 책의 저자는 디온 메이어. 1958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웨스턴케이프 중에서 태어나 포체프스트룸 대학교에서 역사를 공부하고, 아프리칸스어 일간지《디 폴크스블라트》의 기자로 일했다. 이후 카피라이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으로 활동하며 소설을 집필하다가 전업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1999년 첫 소설『페닉스』를 시작으로『오리온』,『프로테우스』,『피의 사파리』,『추적자』를 썼으며, 2015년까지 '형사 베니 시리즈'를 출간하여 명실공히 국제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공통점이라고는 없는 연쇄살인의 여섯 피해자, 성공한 CEO, 주얼리 디자이너, 절름발이 실업자, 어부, 목사까지

단서는 오직 100년 된 골동품 총이 이마에 남긴 총상뿐!

남아공 경찰의 떠오르는 별에서 비운의 형사로 추락한 맷의 추적이 시작된다. (책 뒷표지 中)

 

이 소설도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결코 가볍지 않은 두께이다. 디온 메이어의 소설은 일단 분량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의 두께를 자랑한다. 길게만 쓴 것이 아니라 길어도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쓴다. 어느 순간 푹 빠져들어 읽고 있는 나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디온 메이어가 남아공 범죄 소설의 왕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다'는「더 타임스」의 서평이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다. 범죄 소설, 그것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소설이라는 생소함을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놓는다.

 

독자를 끝까지 끌고가는 힘은 생생한 캐릭터도 큰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시작부터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듯 선명하게 장면들이 스쳐지나간다. 소설을 읽을 때에 구체적인 영상이 눈앞에 아른거리면 더욱 생생하게 느껴지며 몰입도가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악마의 산』과 비교하게 되는 것이 한 가지 단점이었다. 그 책보다 이 책이 먼저 쓴 작품인데, 우리나라에 번역은 순서가 바뀌었다. 과연 어떤 책을 먼저 읽는 것이 좋았을까. 디온 메이어가 쓴 소설들을 읽을 순서를 잡고 있는 것을 보면, 다른 작품에 대한 호기심도 놓지 않고 싶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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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놓다 - 길 위의 러브 레터
전여옥 지음 / 독서광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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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다. 한때 책을 별로 읽지 않았던 시절에도 전여옥의『일본은 없다』라는 책은 읽었다. 그런 그녀가 느닷없이 정치판에서 발견하게 되고, 저런 말과 행동을 할 사람이었나 의심할 무렵 나의 바람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신경을 끄고 있다가 이번에 신간을 냈다는 것을 알고 읽어보고자 마음 먹었다. 그녀의 에세이가 나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그저 궁금했다. 한 인간에 대한 거부감이, 아니 정치인에 대한 거부감이 책에 대한 느낌을 어떻게 달리 해놓을지 궁금해서 이 책『사랑을, 놓다』를 읽어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전여옥이다. 어쩌면 표지에 저자의 사진이 없었으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저자가 동명이인인 다른 누군가라고 생각하며 글에 집중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 집중하는 데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었고, 온전히 받아들이는 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도 여행 에세이를 읽는 것을 좋아하니 선입견 없이 책을 읽어보겠다고 부단히 노력하며 이 책을 읽어나갔다.

"이게 아닌데, 여기는 아닌데. 너, 전여옥. 남의 인생을 사는 거 아니니?" 지난 십여 년 남짓 여의도에 있을 때 내가 끊임없이 했던 질문이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이 책『사랑을, 놓다』이다. 이제 나는 모든 사사로운 세상의 고정관념을 편하게 놓을 수 있다. 그 과정은 나의 여행이었다. 길을 떠난 여행이기도 했고 삶 자체의 긴 여행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여행은 많이 걷는 것이다. 그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돈도, 명예도, 권력도 아니었다. 그리고 동행도, 즉 사람도 아니었다. 오로지 '편한 신발' 한 켤레면 족했다. (7쪽)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여행은 첫사랑이다', 2장 '긴자에서 작업당하다', 3장 '일단 꽂히면 "렛츠 고"', 4장 '그 남자의 키친', 5장 '사랑을, 잡다'로 나뉜다. 여행은 첫사랑이다, 아카사카 마돈나, 그녀의 나이를 묻지 마세요, 긴자에서 작업당하다,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를 위한 위스키, 내 인생의 치외법권, 울적할 때는 훌쩍 떠난다, 커피 커피 커피, 비너스의 여자들, 그는 늘 혼자서 여행한다, 그 남자의 키친, 귀여운 여인,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랍스터를 요리하는 남자, 마녀의 수프, 소믈리에의 삼겹살집, 어둠과 6달러, 습식 사우나의 그 남자, 뉴저지에서 아침을 등의 글을 볼 수 있다.

 

저자는 여행자로 사는 순간이야말로 익명성이 보장된 절정의 순간이라고 말한다. 낯선 곳에 있는 순간이야말로 그동안 받은 교육, 지켜온 신념과 가치관, 자기자신조차도 내려놓을 수 있는 최고의 순간이라고. 그래서 이 책에는 여행의 순간에 느낀 감정과 만난 사람, 그리고 그 안에서 경험한 것들을 모아놓았나보다. 지금껏 자신이 가치를 느꼈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곰곰이 생각하며 나름의 성장과 발전을 기록하며,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편한 신발로 갈아신은 모습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울적할 때는 어떻게 할까? 사는 것이 힘들었을 때 어떻게 할까? 사람과 세상으로부터 큰 상처를 입었을 때는? 그럴 때마다 젊은 날의 나는 어디론가 훌쩍 떠났다. 특히 도쿄에 살 때는 '완벽한 나홀로'여서 쉽게 떠날 수 있었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그 날, 나는 일이 주는 스트레스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90쪽_울쩍할 때는 훌쩍 떠난다 中)

'울쩍'할 때에 '훌쩍' 떠난다는 말이 마음에 와서 나를 유혹한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이 책이 편한 신발을 제공해주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편한 신발'을 찾아보라고 권유해주는 느낌이다. 그 느낌을 살려 내 마음이 편해지는 곳을 찾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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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치유, 아직 만나지 못한 나를 만나다
윤인모 지음 / 판미동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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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바닥까지 치닫는 우울감에 헤어나오기가 힘들다. 언제쯤 내 마음이 평정을 찾을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 생각할수록 혼란스럽다. 이런 때에는 책에서 길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혼란스러운 와중에 이 책《트라우마 치유, 아직 만나지 못한 나를 만나다》를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상처도 치유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치유법을 건져내면 지금과는 다른 나를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읽어보게 되었다.

거울을 볼 때마다 눈이 부풀어 오르는 무용수, 이유 없이 몸의 반쪽이 떨리는 부유층 청년, 갑자기 졸도하는 습관을 가진 미모의 미혼녀…. 이 책에는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을 아우르는 다양한 병적 증상을 탐구한 기록이 담겨 있다. 심리치유의 차원이 아닌 몸, 마음, 감정의 성장이라는 통합적 차원에서 인간을 통찰하고, 상처투성이인 마음을 치유하며, 갇혀 있는 의식을 확장시키도록 돕는다. (책뒷표지 中)

 

 

이 책의 저자는 리아 윤인모. 인간 내면의 상처를 읽고 그 본질적인 원인을 밝히며 치유해 온 국내 최고의 치유자이다. 명상 치유 요법, 에너지 테라피, 인간의 무의식 풍경과 에너지 상태를 읽는 차크라 리딩, 명리 분석 등 각종 기법을 통합하여 우울증, 정서불안, 자살충동, 자폐증, 콤플렉스, 공황장애, 결정장애, ADHD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치유해왔다. 심리상담 센터에서 명상 세션을 전담하여 심리 차원에서 치유가 불가능한 내담자들의 문제를 해결하였고, 청소년과 성인 폭력사범 등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였다. 현재는 <현대 액티브 힐링 명상 센터>를 공동 운영하며 다양한 마음의 상처들을 보듬고 있다.

배가 멈춰 있다고 강도 멈추겠는가? 배가 어떤 모습이든 강은 계속해서 바다를 향해 흐른다. 그것이 의식과 에너지의 세계다. 누구나 결국은 바다에 도달할 것이다. 마음을 열고, 조금만 용기를 내 보라. 한 걸음만 더 나가, 뛰어들라. 그 한 걸음과 한 걸음 사이 당신의 기쁨, 당신의 사랑, 당신의 지혜는 더욱 넓어만 갈 것이다. 더욱 깊어져 갈 것이다. (20쪽_들어가며 中)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무엇이 다른가', 2부 '고통은 어디서 오는가', 3부 '의식은 진화한다', 4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찾아서'로 나뉜다. 각각 내담자의 사연이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영화처럼 느껴진다. 눈에 쏙쏙 들어오고 마음에 강렬하게 파고들어온다. 사람 사는 모습이 이다지도 다양하고, 상처를 받고 고통스러워하며 그 안에서 헤어날 수 없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라니. 이야기 하나 하나 집중해서 읽게 된다.

 

원래 우리 마음이 무한하기 때문에 천국에도 들어가고 지옥에도 들어가는 것입니다. 한때는 행복했다가도 어떤 때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통에 빠지기도 하는 것이죠. 무한하기 때문에 그것이 어떠한 세계가 되었든 가리지 않고 가게 되는 것이고, 또 가지 않을 도리가 없는 것입니다. 당신의 마음은 그렇게 오랫동안 여행해 왔습니다. 별의별 곳을 다 다녀온 것이죠. 먼저 당신의 이 상태가 당신의 존재 전부가 아니라 원래의 당신은 훨씬 이보다 더 크고 무한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아채야 합니다. (48쪽)

이것이 마음 성장 법칙의 배경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마음에 훅 하고 들어오는 문장들이 눈에 띈다. 그것들이 어우러져 지금의 나에게 힘을 줄 것이다. 풀리지 않는 무언가를 해결해줄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하고, 지금껏 꽉 막혀있던 무언가를 가볍게 해주기도 한다.

 

지금까지 읽었던 심리 서적과는 다른 느낌이다. 나와 비슷한 증상이나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집중하던 것이 다른 책을 읽었던 때의 느낌이라면 이 책은 나랑은 전혀 다른 사람의 모습이라고 생각되는 부분까지 촘촘이 꼼꼼하게 읽게 된다. 원인과 증상, 치유법, 명상에 걸쳐 한 사람이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흥미로워 눈을 뗄 수 없다. 공감하고, 틈틈이 적어가며 이 책에 집중하게 된다.

 

현재 우리가 신체적 증상으로 자각하는, 그러나 의학적으로는 도무지 설명되지 않는 많은 불편한 증상들은, 수많은 전생과 현생을 통하여 얻어진, 그렇게 무의식에 아로새겨진 상처에서 기인한다. 상처는 들여다봐 주기를 보듬어 주기를 소망하며, 우리에게 계속 신호를 보낸다. 내면으로 들어가자, 깊게, 깊게, 더욱 깊게. 그제야 상처는 얘기한다. 깨달아 주기를 기다렸노라고. 그렇게 성장한다, 치유된다, 상처는 보석이었다. 보석으로 이끌어 주는 원동력이었다. 명상은, 내 안으로 들어가 내 안의 보석을 찾게 해 주는 가장 확실한 방편이다.
_오수연 (서울대 병원 내과의)

 

저자가 직접 해온 차크라 리딩이나 명상 치유 세션의 실제 사례들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켰는지 생생하게 보여주어 영화를 보듯 흥미진진하다. 단편적인 사례를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아니라, 생동감 있는 인간의 모습을 지켜보는 듯하다. "나의 오래된 상처도 치유될 수 있을까요?"라고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사람이라면, 일단 일독을 권한다. 지금껏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치유의 길이 보일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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