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메이커스 - 세상을 사로잡은 히트작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데릭 톰슨 지음, 이은주 옮김, 송원섭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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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소개를 본 후 나의 반응은 감수의 글에 나오는 첫 문장과 같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히트작이 나온대?" 궁금했다. 세상을 사로잡은 히트작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알고 싶었다. 그것이 이 책『히트 메이커스』를 읽게 된 동기이다.

"인상파 미술부터 <왕좌의 게임>까지, 생각의 전파 기제와 그 과정을 새롭고 흥미로운 시각으로 고찰하고 있다. 날카로운 통찰력과 뛰어난 글 솜씨가 어우러진 이 책이야말로 제목 그대로 '히트'작이다."

_다니엘 핑크,『새로운 미래가 온다『파는 것이 인간이다』저자


이 책의 저자는 데릭 톰슨. 「애틀랜틱」의 부편집장으로 경제와 미디어 부문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미국 언론계에 새바람을 불어넣은 저널리스트로 평가받는 그는「Inc.」와「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영향력 있는 30인'에 이름을 올렸다. 미 공영 라디오 방송국 NPR의 <이어앤드나우>에 집필진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BBC, CBS, MSNBC의 여러 TV 프로그램에 경제, 미디어 분야 전문가로 출연하고 있다. 다양한 지면에서 행동 심리학부터 문화산업계의 경제학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루는 비즈니스 저널리스트로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 책은 총 2부 12장으로 구성된다. 1부 '히트 메이킹의 심리학' 6장, 2부 '히트 메이킹의 경제학' 6장으로 나뉜다. 마법과도 같은 반복적 노출의 힘, '친숙한 놀라움'을 추구하라 마야 원칙, 언어 안에 숨겨진 멜로디, 신화를 만드는 심리: 이야기의 힘, 히트의 이면, 유행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히트의 무작위성 0.1퍼센트 확률의 세계, 근거 없는 바이럴 신화, 네트워크 효과 팔로어의 팔로어, 대중은 무엇을 원하는가: 예측 경제학, 출판과 방송의 역사, 히트 상품의 미래 등 12장에 걸친 내용을 볼 수 있다.


큰 기대를 안 하고 책을 읽기 시작하다가 어느 순간 '오호!' 하며 푹 빠져들게 되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이 그런 느낌이었다. 히트 상품에 대한 나열이 아니라 제목 그대로 히트 메이커스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데,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얻는 듯한 느낌이다. 흥미롭게 접근하며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다. '같은 문장을 반복해서 듣다보면 어느새 음악이 돼 들린다.', '보통 사람들이 새로운 가수에 관심을 끊는 나이는 33세', '맥도날드가 판매하는 건강 메뉴의 의미', '헬스클럽의 수익 모델은 작심삼일?', '콜레라의 전염과 유행의 전파는 어떻게 비슷한가', '모스 부호를 만든 모스는 본래 화가였다' 등등 이 책을 읽으면서 색다르게 깨닫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


관심 주제에 관한 논문을 쓰는 것이 아닌 바에야 대중에게 내놓을 책을 쓸 때는 글의 내용도 중요하나 그 내용을 전개하는 형식과 구성도 매우 중요하다. 자신이 주장하는 내용이 가벼운 것이든 무거운 것이든 대중으로 하여금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504쪽_옮긴이의 글 中)

누구나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이야기로 시작해 어느새 탄탄한 연구 자료 속으로 자연그럽게 몰입하게 했다는 점에서 저널리스트의 탁월한 감각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옮긴이는 말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든, 무언가 얻고 싶은 마음으로 읽든, 일단 이 책을 집어들면 히트작들의 비밀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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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파이 이야기 (특별판)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토미슬라프 토르야나크 그림 / 작가정신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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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는 '2013년 서울대 도서관 대출 순위에 들어간 소설'이고, 2013년 이안 감독의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라는 영화로도 개봉한 작품이다. 방송을 보다보면 서태지의 추천도 심심찮게 나오는 소설이다. 책과 영화라는 매체로 만날 수 있는 작품, 2002년 맨 부커상을 수상했고 전 세계 누적 판매 1000만 부 돌파한 이 작품을 이번에는《일러스트 파이 이야기》로 만나보게 되었다. 이 책은 일러스트가 포함된 파이 이야기 개정판이다. 특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7회 박경리 문학상' 최연소 후보에 얀 마텔 작가가 올라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 소설은 사실상 작가노트에서부터 시작된다. 스페인에서 캐나다 외교관의 아들로 태어난 얀 마텔은 캐나다, 알래스카, 코스타리카, 프랑스, 멕시코 등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다양한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성인이된 후에는 이란, 터키, 인도 등지를 순례했다고 한다. 세계곳곳을 다녔기에 소설로 담아낼 소재는 다양하게 접했을 것이다. 작가에 대한 매력을 발산해낸 시작점은 작가노트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가 소설을 쓰게 된 경위와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담았다고 생각하며 읽다보면 여기서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인도의 폰디체리에서 만난 노신사. 그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내 이야기를 들으면, 젊은이는 신을 믿게 될 거요."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 이야기는 어떤 생각으로 이끌어줄 것인가. 그 호기심에서부터 이 소설을 읽을 준비가 시작된다.



태평양 한가운데

공포와 절망, 고독 그리고 벵골 호랑이와 함께 남겨진

227일간의 인도 소년 표류기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다! (책 뒷표지 中)


 

이야기는 인도 남부의 폰디체리에서 동물원을 하며 지내는 한 가족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피신 몰리토 파텔이라는 소년이 주인공이다. 간단히 파이라고 부른다. 읽다보면 파이의 시선과 교차점이 생길 것이다. 파이가 동물원의 동물들에 관한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도,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공감하게 된다. 세례도 받고 싶고, 기도 카펫도 갖고 싶어하는 소년, 파이는 기독교, 힌두교, 이슬람교를 모두 믿고싶어한다. 어째서 힌두교도 겸 기독교도 겸 이슬람교도가 될 수 없다는 것인지 알 수 없어하면서…. 하지만 파이라는 아이의 시선으로 종교와 세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동물들 이야기와 종교 이야기에 몰입할 때 즈음, 예측할 수 없는 바닷 속 표류기가 펼쳐진다. 폰디체리에서 동물원을 그만두고 가족 모두 캐나다로 향하는 배가 침몰한 것이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이차적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모험담이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모험, 생존 그리고 궁극적인 신념에 관한 소설. "읽고 또 읽어도 새로운 이야기가 등장하는" 바로 그런 책이다.

_아마존 닷컴

 


세상 일은 믿는 만큼 보이고, 내 기준으로 생각하는 틀 안에서 움직인다. 파이의 이야기 중 어떤 이야기를 믿고 싶은 것인가? 생각에 잠기게 되는 결말이었다. 집중해서 읽게 되고, 내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었다. 다시 보아도 강한 인상을 남기며 또다시 생각에 잠기게 되는 명작이다. 혹시 초반에 약간의 지루함을 느낀다면 그래도 꾹 참고 끝까지 읽기를 권한다. 이 책은 꼭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 그에 따라 놀라운 세상을 보여줄 것이다. 특히 강렬한 그림이 적절하게 섞여서 읽는 맛을 더해주는 책이기에 이미 이 책을 이미 보았더라도 일러스트로 다시 한 번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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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가정부 조앤
로라 에이미 슐리츠 지음, 정회성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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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첫인상이 일단 두껍고 무겁게 다가온다. 당장 읽고 싶다는 생각과 나중에 시간 나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교차한다. 일단 책은 펼쳐보지 않았을 때에는 알 수 없는 법이다. 《빨강머리 앤》,《작은 아씨들》을 떠올리게 하는 뉴베리 상 수상 작가의 모던 클래식이라는 점에서 진작부터 읽어보려고 벼르고있었지만, 미루고 미루다가 추석황금연휴를 맞이하여 이 책《어린 가정부 조앤》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로라 에이미 슐리츠. 교사이자 소설가와 극작가로 활동하고 있다.《어린 가정부 조앤 The Hired Girl》은 2015년에 발표했는데, 이듬해 최고의 역사 소설에 수여하는 스콧 오델 상을 비롯하여 전미 유대인 도서상과 시드니 테일러 상을 연달아 받았다.  현재 미국 메릴랜드에 살고 있다.

뉴베리상 수상 작가인 로라 에이미 슐리츠는 할머니의 일기장에서 영감을 얻어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특유의 날카로운 위트와 예리한 시선으로 20세기 초의 미국 생활을 희극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열네 살 소녀 조앤이 닭장을 청소하는 생활에서부터 밝은 전등이 있고 카펫 청소기가 있으며 세탁물을 맡기는 도시 생활로 이동하는 삶의 여정을 보여주는 한편, 페미니즘, 가사일, 문학, 종교, 사랑, 신분, 고양이, 모자, 무지외반증, 화상 등에 얽힌 이야기 세계로 독자들을 인도한다. (책 뒷날개 中}


여리고 따뜻하지만 강인한 열네 살 소녀, 조앤 스크래그스의 일기를 들여다보는 느낌으로 이 소설을 읽어나간다. 조앤은 챈들러 선생님한테 일기장을 선물받고, 진실되고 교양있게 일기를 써나가기로 결심한다. 매일 일기를 쓰는 일이 이토록 힘들 줄은 미처 몰랐다며 농장에서 늦봄은 언제나 정신없이 바쁘다고 일기장에 쓴 날이 1911년 6월 14일 수요일이다. 1911년에 소녀 시절을 보낸 조앤의 성장기를 지켜보면서 꿋꿋하면서도 당당한 조앤이라는 한 인간을 만나본다.

바다를 바라보노라면 이 세상이 모래 알갱이처럼 사소한 일과 좁은 생각들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세상은 넓고 거칠며 장대하다. 언젠가 나는 작은 돛단배를 타고 바람과 물살을 가르며 저 드넓은 바다 같은 삶을 향해 용감하게 항해할 것이다. 파도 앞에서 나는 한없이 작아지겠지만 정복당하지는 않으리라. 내가 바로 운명의 주인이자, 내 영혼이라는 배를 지휘하는 선장이니까. (549쪽)


일기장 형식으로 쓰인 이 소설은 일인칭 화법으로 조앤의 삶과 주변 인물들에 대해 고백하고 폭로한다. 특유의 가정사와 여러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살아 있다. 특히 주인공 조앤은 여리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한편, 세상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성장하는 인물로 생생하게 묘사된다. 매혹적인 작가의 잊지 못할 소설.

_<북리스트>

읽다보면 조앤이라는 소녀의 매력에 푹 빠져서 힘이 나고 미소가 지어진다. 살아있는 캐릭터에 한 걸음 다가가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며 읽게 된다. 생각해보니 다음 날 일정이 상관없는 연휴에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을 읽을 때에 적당히 쉬었다가 읽으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다음 이야기를 계속 읽고 싶어서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다 읽게 되는데 다음 날의 일정에는 지장이 크다. 이 책은 한번 잡으면 놓지 않고 싶어져서 다음 날 해야할 일이 부담스럽지 않은 상태에서 읽는 것이 좋다. 매혹적인 작가의 잊지 못할 소설이라는 점에 동의하며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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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를 만나는 혼란상자 - 아리송한 나의 정체성 찾기 마리i 마음상자 1
따돌림사회연구모임 교실심리팀 지음, JUNO 그림 / 마리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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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는 그야말로 혼란의 시기이다. 길을 잃고 헤매다가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조차 생각지 못하면서 준비되지 못한 어른으로 성장하기 쉽다. 이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사색에 잠길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이 책《진짜 나를 만나는 혼란상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생의 뿌리와도 같은 정체성 바로 세우기를 위해 이 책이 길안내를 해줄 것이다.


 


이 책은 따돌림사회연구모임 교실심리팀이 지었다. 따돌림사회연구모임 교실심리팀은 '건강한 자아' '평화와 우정'을 아는 '대한민국 청소년의 전인교육'을 목표로 2001년부터 활동해오고 있는 선생님들의 연구모임이다. 교육심리학 이론을 토대로 아이들과 진심 어린 교류를 실천해오고 있는 '교실심리팀'을 비롯해 5개의 연구팀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특히 교실심리팀은 자신과 세상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는 10대들의 '마음'에 관심을 갖고 연구활동과 교육운동을 펼치고 있다. EBS <다큐 프라임: 학교폭력> 제작에 참여했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머리말 '진짜 나를 만난다는 건'을 시작으로 1부 '너는 누구니?', 2부 '난 중2, 존재의 허세', 3부 '충분히 혼란스러워하라', 4부 '나 바로 세우기', 5부 '내가 나를 안아주기'로 이어지며, 부록 1 '나-나 대화 노트 만들기', 부록 2 '나의 인생 나우 그리기' 등 두 가지 부록도 수록되어 있다. 아리송한 나의 정체, 나와 대화하기, 나 사용 설명서 만들기, 나의 인생 질문은 뭘까?, 내가 선택하는 제2의 탄생,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혼란을 차단당하는 바쁜 우리, 공부를 해야 하는 진짜 이유, 나의 꿈과 끼를 찾아서, 내 꿈의 방향 세우기, 좋아하는 일과 잘 하는 일, 어떤 가치를 지닌 어떤 사람이 될까?, 진짜 나의 인생 이야기, 한없이 가벼운 정체성,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 바라보기, 내가 나를 받아들인다 등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선생님의 잔소리를 싫어할 나이, 삐딱해지기 쉬운 청소년들을 위해서 이 책에서는 주인공으로 '마리i'를 내세웠다. 마리i의 'i'는 '나'를 뜻하지만, 소리 내어 읽으면 마리아이, 즉 'child'의 '아이'가 되기도 한다고. 마리아이는 건강한 자아상을 가진 10대의 캐릭터다. '부디 이렇게만 성장해다오!'이런 바람을 담아서 저자들이 탄생시킨 아이이다. 잔소리가 아니라 또래 친구의 모습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에 아이들은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으로 읽어나가게 될 것이다.

아이참, 내 소개를 안 했네. 나는 '마리아이'라고 해. 짜잔, 내가 왜 나타난 것 같니? 너희랑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서야. 우리는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이야. (29쪽)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운 아이들에게 이 책은 진짜 나를 만나기 위해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알기 쉽게 구체적으로 조근조근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스스로 생각하며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도와준다.

자신의 삶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지 않고 신의 계시든 전문가의 이야기든 다른 사람의 말에 의지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어. 그러니 다른 사람이 '너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정해주는 대로 따라가는 것은 좋지 않겠지. 인도 라다크 지역의 속담에 '호랑이 줄무늬는 밖에 있고 사람의 줄무늬는 안에 있다'라는 말이 있어. 자기 내면의 줄무늬는 남이 아닌 자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거래. '내가 누구인지' 고민하고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아리송했던 나의 정체가 드러날 수 있어. 사람들은 그것을 '정체성'이라고 해. (35쪽)


이 책을 읽은 후에 부록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나가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단순히 책을 읽어나가는 것 이상으로 책 속에 참여하여 자신의 이야기로 채울 수 있고, 사색에 잠기며 길을 모색할 수 있다. 또래 친구가 들려주는 이야기 형식을 통해 더욱 친근하게 접할 수 있어서 접근성이 좋은 책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이 책을 읽는 동안만이라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소년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데에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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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왜 짐이 되었는가 - 서울대 박찬국 교수의 하이데거 명강의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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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에서 회오리바람처럼 불어오는 격변을 느껴버린 요즘이다. 폭풍은 잠깐 멈추었지만 언제 다시 몰아칠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이럴 때에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고 존재의 근본으로 들어가 사색에 잠기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특히 인문서적은 생각을 깊이 끌어당겨준다. 삶이 힘겨울 때야말로 하이데거를 읽을 시간이라는 말에 이끌려 서울대 박찬국 교수의 하이데거 명강의를 담은 이 책​《삶은 왜 짐이 되었는가》를 읽어보게 되었다.



프롤로그에 보면 하이데거의 철학은 난해하기로 악명이 높다고 한다. 철학을 공부하거나 연구하는 사람들도 하이데거 사상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는데 철학에 문외한인 사람에게 하이데거의 글은 도저히 올라갈 수 없는 절벽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언급한다.

"깊은 겨울 밤 사나운 눈보라가 오두막 주위에 휘몰아치고, 모든 것을 뒤덮을 때야말로 철학을 할 시간이다."

_마르틴 하이데거


이 책의 저자는 박찬국.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고,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니체와 하이데거의 철학을 비롯한 실존철학이 주요 연구분야이며 최근에는 불교와 서양철학 비교를 중요한 연구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이 책에서 저는 과학기술시대라고 불리는 현대사회의 위기와 한계, 그리고 극복에 대한 하이데거의 사상을 깊이를 잃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쉽게 소개하려고 합니다. (19쪽)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궁핍한 시대의 사상가, 하이데거'를 시작으로 1장 '고향상실의 시대', 2장 '과학과 기술에 대한 우상 숭배', 3장 '우리의 삶은 왜 이토록 공허한가', 4장 '근본기분이란 무엇인가', 5장 '장미는 이유 없이 존재한다', 6장 '인간은 왜 불안을 느끼는가', 7장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8장 '언어란 무엇인가', 9장 '건축의 본질과 시적 사유', 10장 '자연은 위대한 사원이다'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시인으로서의 삶을 향해'로 마무리 된다.


하이데거의 사상을 박찬국 교수의 시선으로 풀어낸 이 책을 읽으며 마음에 와닿는 부분을 가슴 속에 담아본다. 특히 지금처럼 삶이 공허하다고 느낀 적이 없기에 '존재자가 존재한다'는 것에 시선을 집중한다.

하이데거가 말하고 싶어하는 것을 일찍이 영국 시인 새뮤얼 콜리지도 경험했던 것 같습니다.

당신은 일찍이 사물이 존재하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 그 자체에 마음을 빼앗긴 적이 있는가? 당신은 당신 자신에게 당신 앞의 한 인간이든 아니면 하나의 꽃이든 아니면 한 알의 모래알이든 '그것이 거기에 존재한다! It is!'고 말해본 적이 있는가? 그것들이 어떤 방식으로 있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어떤 형태를 갖는지에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은 채 말이다. (중략) 그러한 경험을 가진 적이 있다면 당신은 당신의 정신을 경외와 경탄으로 사로잡는 어떤 신비의 현존을 느꼈을 것이다. (68쪽)


강의를 듣는 듯한 현장감이 느껴진다. 어렵다는 선입견은 접어두고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나가다보면 문득 '두둥~' 하면서 가슴속을 파고드는 문장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은 '삶은 왜 짐이 되었는가'이지만, 특히 삶이 짐처럼 느껴질때 접하면 더욱 크게 다가오게 될 하이데거의 철학이다. 일반인이 읽기에도 부담없이 편안하게 설명해주고 있으니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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