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어사전 - 소소한 행복을 살피는 당신을 위한 66개의 일상어 사전
김상득 지음 / 오픈하우스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다보면 가끔, 쿵 하고 무너지는 순간이 있다.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가, 행복이 나에게 너무 멀어진 것이 아닌가. 문득 요즘 행복과 먼 생활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나니 우울한 기분이 앞선다. 그러면서 평범한 일상이 사무치게 그리워 가슴 한 켠이 아려온다. 어쩌면 행복은 다가오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찾아 나서야하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 행복에 조금은 가깝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든 발버둥 치는 기분으로 이 책《행복어사전》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상득.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탐색하고 그것을 눈물과 웃음이 꼬물꼬물 묻어나는 글로 쓰고자 했다.

행복이란 말은 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부피와 무게를 가진 말입니다. 행복에 대해서는 한 글자도 쓸 수 없었으므로 행복의 주변에 대해 썼어요. 다만 계속 썼습니다. 어색하고 이상해도 말이지요. 일단 끝까지 썼습니다. 그러니까《행복어사전》에는 행복어가 아니라 행복어의 주변어, 파생어, 연관어가 행복의 변죽을 계속 울리고 있겠네요. (6쪽)


이 책의 제목을 보니 아주 오래 전에 했던 드라마 제목이었던 것 같은 생각이 떠오른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추상적인 행복을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사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내가 아닌, 그 누군가가 적어놓은 행복에 대한 단상을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물론 이 책은 그런 생각과는 조금 달랐다. 그냥 누군가 일상에서의 소소한 생각을 다룬 에세이를 적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냥 스쳐 지나갈 법한 일상에서 건져올린 단상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나간다. 짤막한 글을 읽으면서 일상 속 소소한 행복에 대해 떠올린다. 물론 추상적인 '행복'이 아니라 구체적인 일상 속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독자는 읽으면서 자신만의 행복을 떠올려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읽다보면 문득 마음을 훅 치고 들어오는 글을 발견하게 된다. 나에게는 <선물>이라는 글이 인상적이었다. 아내가 "당신 이번 크리스마스에 나한테 선물 줄 거지?"라는 질문을 하며 선물에 대한 생각을 전개한 것이다.

오래전에 본 영화 <하나와 앨리스>의 장면이 떠오른다. 이혼해서 따로 사는 아버지가 고등학교에 입학한 앨리스(아오이 유우)를 불러내어 선물을 준다. 뭐가 인기 있는지 몰라서 만년필로 샀다며. 쓸 일은 거의 없겠지만 선물로 받은 거라 쉽게 버리지 못한다고. 어쩌다 서랍 구석에서 가끔 발견할 때마다 아, 이게 있었지, 추억이 떠오른다며. 쓰지는 않으면서 버리지도 못하니 결국 오래도록 남게 된다며. 그게 만년필 선물의 장점이라고. (142쪽)


행복은 각자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이라는 말은 너무 식상한 것일까. 무언가 기대하며 읽기 보다는 소소한 일상을 들여다보며 내 주변을 둘러보는 데에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러다보면 나만의 행복어사전을 채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소소한 행복이 얼마나 사무치게 그리워지는지, 일상에 있을 때에는 미처 알지 못하던 것들을 떠올린다. 바람결에 사라져버리도록 두지 말고 하나씩 의미를 두고 붙잡아둘 수 있는 마음을 얻게 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역전의 명수 - 난공불락의 1위를 뒤집은 창조적 추격자들의 비밀
박종훈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뒷표지에 보면 궁금증을 자아내는 질문들을 볼 수 있다. 'JTBC 뉴스룸, 어떻게 KBS를 역전했을까?', '최초로 시리얼을 개발하고도 포스트에 밀렸던 켈로그는 어떻게 시장을 재탈환했을까?', '30년 업계 1위를 누를 팸퍼스 기저귀의 전략은?',' 금융 DNA가 전무했던 카카오뱅크, 어떻게 돌풍을 일으켰을까?',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강 스웨덴 코쿰스의 크레인을 어떻게 단돈 1달러에 인수했을까?', '네슬레는 왜 '네스프레소' 조직을 본사와 다른 도시에 배치했을까?' 이 질문을 하나씩 살펴보며 '나도 궁금하다' 생각해본다. 궁금증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이 책을 읽을 동기는 충분했다.



이 책으로 그동안 알지 못하던 정보를 접하고, 역전의 명수인 그들의 창조적 전략을 살펴본다. 경제 분야 네티즌을 열광시킨 KBS 박종훈 기자의 최신간《역전의 명수》를 읽으며 도전하는 기업과 개인이 알아야 할 7가지 추격의 원칙과 경쟁의 프레임을 바꾼 흥미진진한 사례들을 살펴본다.

이 책에 소개할 역전의 기술은 프레임 전환의 방법에 관한 것이다. 나는 세계 여러 기업들의 흥망성쇠와 놀라운 역전의 사례들을 분석하여 공통된 '역전의 기술'들을 찾아 정리했다. (23쪽_프롤로그 中)


이 책의 저자는 박종훈. KBS 경제전문기자이다. 1998년 공채 25기로 KBS 경제부에 입사하여 대표적인 경제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 설립과 함께 긴박하게 진행됐던 외환위기 극복 과정과 9.11 테러를 뉴욕 현장에서 직접 취재했고, 2002년 신용카드 버블 붕괴외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등 굵직한 경제 이슈들을 파헤쳐왔다.

누구나 역전은 가능하다. 무엇을 선택하고 어디에 집중할 것인지, 경쟁의 프레임은 어떻게 세팅할 것인지 그 전략에 성패가 달려있을 뿐이다! (책날개 中)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된다. 1장 '남들이 포기한 타이밍을 잡아라', 2장 '창출하지 말고 연결하라', 3장 '추격자의 눈으로 다르게 보라', 4장 '작게 시작해서 모두 차지하라', 5장 '지지자와 동맹군의 마음을 얻어라', 6장 '성과가 적어도 중심은 지켜라', 7장 '구성원의 신념을 끌어올려라'로 이어지고, 에필로그 '고민하라, 분석하라, 그리고 역전하라'로 마무리 된다. 왜 불황기에 투자하는 역발상이 유리할까, 닌텐도 신화는 타이밍이 만들었다, 최초는 결코 최고를 담보하지 않는다, 전략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 난공불락의 포드를 역전한 GM의 힘, 혁신의 과실은 나눌수록 커진다, 중심을 버린 소니 vs.중심을 지킨 레고, 즐거워야 추격할 수 있다 등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이 책은 다양한 사례를 선별해서 수록해두어서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소재의 매력과 깔끔한 구성, 주제로 이어지는 군더더기 없는 진행에 저절로 집중하게 된다.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격변하는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길을 안내해줄 것이다. 또한 이 시대 역전을 꿈꾸는 이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어줄 책이다. 술술 읽히면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에 기존 프레임을 바꾸고 역전을 꿈꾸고 있다면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거 YOUNGER - 30대로 50년 사는 혁신적 프로그램
새라 고트프리드 지음, 정지현 옮김 / 움직이는서재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건강이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요즘, 건강에 관한 책이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100세 시대는 우리에게 다가왔지만,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의료 과학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늘어나자 우리는 좀 더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창조성 없는 노년기만 늘어나게 되자 모두들 '이게 아닌데……' 싶어졌다고. 노화를 피할 수는 없지만, 노화를 천천히 진행시킬 수는 있는 법이니, 이 책의 내용이 궁금했다. 당연히 알고 싶고 실천하고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의 삶을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향으로 변화시키고자 이 책《영거 YOUNGER》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새라 고트프리드. 라이프스타일 의학전문가다.

이 책이 제안하는 '영거YOUNGER 프로토콜'은 7주의 시간이 필요하다. 7주라는 시간은 우리의 유전자와 라이프스타일이 대화하는 시간이다. 이러한 대화 시간을 통해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 잡히면 세포 분열이 제대로 일어나고 유전자 조절에 영향을 끼친다. DNA는 변화가 느리지만 유전자 발현의 조절은 빠른 변화를 일으킨다. (책속에서)


이 책은 총 12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여자, 노화 그리고 유전자'를 시작으로, 1장 '유전자의 비밀을 풀어라', 2장 '유전자와 라이프스타일의 대화', 3장 '후성유전학: 유전자 스위치를 켜고 꺼라', 4장 '건강수명 점수', 5장 '제1주 음식', 6장 '제2주 수면', 7장 '제3주 운동', 8장 '제4주 이완', 9장 '제5주 노출', 10장 '제6주 진정', 11장 '제7주 생각', 12장 '통합'으로 이어진다. 부록으로 레시피, 유전자 참고 가이드, 가장 중요한 일곱 가지 유전자, 용어 해설 등이 수록되어 있다.


마음 가짐을 다잡고 본격적으로 실천하면 되는 책이다. 실천편은 126페이지부터 구체적으로 진행된다. 어떤 음식으로 몸을 새롭게 채울지 시작하기 전에 음식으로 몸을 업그레이드하라는 부분이 있는데, 건강수명 테스트를 실시하고 나면 몸에 좋은 음식을 장전하고 시작하고 싶어진다. 앞부분을 읽고 나면 5장부터 시작되는 7주 간의 여정에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영거 프로토콜 제1주에는 세포 속의 시한폭탄을 해체해줄 음식과 치아 건강, 보충제에 관한 반직관적이지만 따라 하기 쉬운 법칙들을 배울 것이다. 몸이 노화 과정을 늦추는 데 필수적인 효소와 호르몬, 기타 물질을 생성할 수 있도록 해주는 '마법 지팡이'를 만드는 행동에 집중한다. 유전적 성향을 거부하고 병을 물리치도록 도와주는 일상적인 습관을 배워볼 준비가 되었는가? (130쪽)


그저 읽고 넘길 것이 아니라 기본 수칙, 포인트 등 제대로 짚어보면서 점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모든 부분을 다 실행할 수 없더라도 큰 틀에서 핵심적으로 진행해볼 수 있다. '이것 괜찮다'고 생각되는 점이 있다면 체크해놓고 실행하면 된다. 7주 간의 유전자 리셋 프로그램으로 건강을 신경쓰며 건강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단 한 번의 7주가 아니라, 주기적인 7주 과정을 통해 건강을 생각하고 행동에 옮기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왜 건강수명을 늘리려고 하는지 늘 기억해야 한다. 5년 전에는 내 몸에 잘 맞았던 것이 지금은 그렇지 않을 수 있듯이 당신의 이유 또한 시간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당신의 이유는 무엇인가? 매일 그 이유를 실천하면서 살고 있는가? 건강수명까지 포함하도록 넓어진 방법으로 현재 자신을 돌보고 있는가? (412쪽)

건강을 생각하는 데에 늦은 나이란 없다. 평범하게 반복되는 일상에서 '건강'을 틈틈이 생각하며 실천에 옮기는 것이 우리에게는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런 면에서 7주 간의 유전자 리셋 프로그램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건강에 필요한 것을 하나하나 점검하다보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비록 문화권이 달라서 부록에 수록된 레시피는 먹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지 않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건강을 위해 꼭 한 번 짚어보아야 한다고 생각되기에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을 가르다 - 제6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샘터어린이문고 51
김혜온 지음, 신슬기 그림 / 샘터사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에는 어린이 창작 동화 세 편이 수록되어 있다. 제6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바람을 가르다>를 비롯하여, 자폐증 오빠를 돌보는 동생 해미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천둥 번개는 그쳐요?>, 자폐증이 있는 어린이 유빈이와 무서운 담임 마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해가 서쪽에서 뜬 날> 등 세 편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세 편 모두 함께 생각해볼 만한 소재인데다가 깔끔한 전개에 시선을 끈다.



<바람을 가르다>는 심사위원들이 이견 없이 수상작으로 선정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 책을 펼쳐들면 왜 그런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면서 느낌으로 다가오는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신선한 느낌이다. 지금껏 장애에 대해 배려해야한다고만 생각했다면 그것조차도 편견이었던 것이다. 어떤 생각으로 접근해야할지 마음으로 깨닫게 되는 책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소통해야한다는 것, 책 속의 이야기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받는다. 지금까지의 생각과 행동을 짚어보고 무의식적으로 잘못 했던 것은 없었는지 생각에 잠긴다.


장애를 극복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는 이야기 말고,

무조건 도와줘야만 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이야기 말고,

어떤 장점으로 인해 비로소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받는 이야기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

서로가 서로에게 스미고 물들어 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_작가 수상 소감 중에서


작가는 더 많은 아이들이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법을, 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같이 소통하는 법을, 어울려 노는 법을, 배려하는 법을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치료해서 고쳐나가는 존재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 볼 수 있는 눈을, 이 책을 보며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을 바꾸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책의 중요한 작용이라면, 이 책은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다.


지금까지 읽은 어린이 책 중에서 마음을 이토록 강하게 움직인 책이 있었나, 곰곰 생각에 잠긴다. 읽는 시간은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지만 읽은 후에 생각할 거리, 혹은 독서 토론을 위해서도 좋은 소재라는 생각이 든다. 소재와 전개 모두 시선을 사로잡는 창작동화였기에,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포르투갈의 높은 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소설을 선택하는 데에 다른 이유는 필요 없었다.『파이 이야기』의 작가 얀 마텔이 새 소설을 내놓았다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살다보면 푹 빠져들어 읽게 되는 소설을 만나는 것도 드문 일인데, 두 번 읽게 되는 소설은 말할 필요 없이 몇 번 안되는 일이다. 그런데『파이 이야기』는 나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소설속 내용은 전혀 다른 느낌으로 와닿았다. 그렇기에 한 번만 읽고 넘어가지 못하고 또 읽게 되고, 다른 출판사의 책으로 또다시 읽어도 여전히 나에게 소설 읽는 즐거움을 선사해주었다. 그래서 얀 마텔이라는 소설가의 다음 작품은 무조건 읽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때마침 이 작품『포르투갈의 높은 산』을 만나게 되어 기대, 또 기대를 하며 펼쳐들었다.


 

 


 

일생 동안 읽을 수 있는 책의 양은 제한돼 있고 나는 이미 40년을 살아버렸다. 이제는 '그럭저럭 읽을 만한' 소설까지 읽을 여유가 없다. 이런 조바심 때문에 근래의 내 독서는 점점 강퍅해지고 있다. 다행히 얀 마텔의 신작은 나를 단호하게 만족시켰다.…(중략)…두 번 읽을 가치가 없는 책은 한 번 읽을 가치도 없다는 지혜로운 말을 한 사람이 누구였더라.『파이 이야기』가 다 읽은 후에야 다시 읽고 싶어지는 이야기라면,『포르투갈의 높은 산』은 읽는 중에 이미 다시 읽고 싶어지는 이야기다.  

_신형철 (문학평론가)

먼저 이 작품을 읽고 평한 글을 보니, 안심이 되는 느낌이었다. 나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해주리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을 펼쳐들면 얀 마텔의 '한국 독자들에게'가 반긴다. "책은 자동차 여행과도 같습니다. 이 소설은 독자가 외진 마을에서, 또 내면의 감정 속에서 기묘한 것들을 탐색하게 할 겁니다." 멋진 여행이 되기를 기원하는데, 여기에서부터 자동차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으로 소설 속 이야기를 접할 준비를 한다.『파이 이야기』가 작가노트에서부터 메시지를 전달해주듯, 이 소설도 '저자의 글'에서부터 긴 여행을 할 마음의 준비를 하도록 만든다.


1부 '집을 잃다', 2부 '집으로 ', 3부 '집'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하나하나의 단편이 모여서 전체의 큰 그림을 보여주는 듯 하다.『파이 이야기』가 작가 노트에서 강렬한 끌림으로 이어져서 끝까지 읽어나가게 되고, 마지막을 본 다음 다시 한 번 읽도록 만드는 저력이 있었다면, 이 소설은『파이 이야기』의 작가가 새로 선보인 소설이라는 점에서 끝까지 읽어나갈 추진력을 얻을 수 있었다. 처음의 다소 낯선 느낌은 얀 마텔이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믿음에 금세 사그라들었다. 1904년 리스본에서 사랑하는 여인과 아들, 아버지를 연달아 잃은 고미술 박물관 학예 보조사인 토마스, 1939년 포르투갈의 높은 산 인근 브라간사에 사는 병리학자 에우제비우, 1980년대 캐나다 상원의원 피터 토비, 이들의 이야기는 각각 다른 듯 연결되어 있다. 세 편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며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여정 또한 독자의 몫이기에 행간을 읽어가는 재미를 톡톡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얀 마텔의 네 번째 신작 장편소설인『포르투갈의 높은 산』은 플롯과 주제, 스토리, 인물들이 그야말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소설이었고, 이리도 낯설고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해낸 작가의 상상력이 놀라움을 넘어 경탄스럽기까지 했다. (409쪽)

'옮긴이의 말'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전개가 이 소설의 매력이었다. 한 번만 읽고 넘길 것이 아니라, 다시 읽으며 내가 발견하지 못한 의미를 깨닫고는 감탄하게 되는 소설이었다. 자동차 여행을 하면 같은 길로 여행해도 다시 떠나면 다른 것이 보이기 마련이다. 멋진 여행이라기보다는 그 이상의 풍요로운 여행이었다. 예상치 못한 괴력을 뿜어내어 끌려들어가는 듯한 여행이었기에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