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김생민의 쓰지마! 가계부
김생민 지음 / 김영사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2018년을 맞이하여 가계부를 눈여겨 보게 된다. 특히 요즘 김생민의 영수증을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의 소비 내역을 영수증을 통해 보면서 깨닫는 점이 많다. 내친김에 팟캐스트까지 찾아서 정주행을 하고 있다. 꼭 써야할 곳에 썼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그렇지도 않고 충동구매하는 것도 상당히 많다. 그러고 보니 새해에는 가계부를 제대로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이러던 중《김생민의 쓰지마 가계부》가 출간되었다니 반가운 생각에 읽어보게 되었다. 2018년에는 가계부를 써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만나게 되어 결심을 실행으로 옮길 발판이 되었다.


 

스튜핏에서 그뤠잇으로

2018년에는 그뤠잇하게 살아가기 위해 돈 모이는 습관을 만들어보기로 한다.

 


김생민이 좋아하는 사자성어는 경중완급,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 급한 것과 급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여 자산 관리에 대입해보라고 권한다. 돈은 쓰자면 한도끝도 없지만, 그 안에서 어떤 데에 쓰는 것이 값진 것인지 파악하도록 한다. 정답은 없고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른 법. 경중완급에 대한 조언이 마음에 확 들어온다. 다이어트를 할 때처럼, 무작정 안 쓰다가 어느 순간 지름신이 내려와 마구 지르고 후회하기를 반복하느니, 경중완급을 파악하고 계획을 잘 세우기 위해 이 가계부를 100%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엇이 먼저인지 순서대로 침착하게 적어놓지 않으면 정신이 흔들립니다!"

자, 지금부터 올해의 경중완급을 파악해보시죠. (9쪽)


2017년 소비 점검부터 시작, 스튜핏을 막는 그뤠잇한 계획 세우기, 아끼고 덜 쓰기 위한 연간 계획 수립, 자산 규모 제대로 알기, 장,단기 목표 설정하기, <김생민 쓰지마! 가계부> 사용법 등 여섯 스텝을 밟고 나면 앞으로 가계부를 어떻게 작성할지 파악이 된다. 특히 가계부 사용법은 1년 동안 습관처럼 적어나갈 것이니 꼼꼼하게 체크할 것!

 


 

각 달별로 한마디씩 언급하는데, 그것이 꼭 체크할 부분이다. 1월에는 '무리한 계획은 오히려 독이 된다'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처음 시작할 때 무리하게 계획을 세워놓고 하루이틀 하다가 포기하는 것을 경계하는 말이다. 이 가계부를 쓰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기를 무리하지 않게 현실적으로 계획을 세우라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적당한 계획은 무엇일까요? 매달 똑같은 월급을 받는 직장인이라면 월급의 50%는 저축할 것을 추천합니다. 독립, 대출 등의 이유로 50%가 부담이 된다면 최소 20%는 저축했으면 합니다. 월급이 200만 원인 직장인의 가장 좋은 저축 금액은 100만원, 최소 저축 금액은 40만원인 것이지요. (26쪽)

 


 


딱히 쓴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카드 대금 청구서를 보고 놀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은 감정적 허기로 인한 지출이기 때문입니다. 세일하는 걸 보고 신이 나서 충동구매를 하고, 우울해서 술을 마시고, 화가 나서 폭식을 해버립니다. 그 당시 잠깐의 기분을 변화시키기 위해 돈을 잃어버리고 잊어버립니다. 순간의 감정이 지금까지 쌓아올린 소중한 결과물을 망치고 겨우 만들어놓은 습관을 무너지게 만듭니다. (215쪽)

이 책에는 '절약하는 습관 만드는 말초신경 관리법'을 소개한다. 소소한 행복을 느껴보자는 부분은 금전적인 소비가 최선의 방법이 아님을 깨닫고, 일상 속에서 사소하지만 행복을 위해 소중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꼭 돈을 많이 써야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니니, 목록을 적어놓고 기분이 안 좋을 때에 꺼내보도록 해야겠다.

 


열심히 적어나가다보면 어느새 2018년 12월을 맞이할 것이다. 꼭 그때까지 습관화하여 나 자신에게 슈퍼 그뤠잇을 선물하고 싶다. 

 

우리에게는 매일 일정한 예산 관리로 계획성 있는 소비 습관을 체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책을 통해 가계부 쓰는 습관을 들이고 소비를 체크하고 계획한다면 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일요일 <김생민의 영수증>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보는 만큼, 실천에 옮길 계기가 되는 책이다. 2018년에는 가계부를 쓰는 작은 습관부터 시작하기로 한다. 이 책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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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즐거움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new 시리즈 3
The School Of Life 지음, 이수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알랭 드 보통의 인생학교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우리는 대단하고 거창한 것에서 즐거움이 올 것이라 생각하지만, 삶의 행복은 소소한 데에서 잔잔하게 퍼져나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소소한 즐거움'에 대해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굳이 돈을 많이 들여야만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이 책《소소한 즐거움》을 읽어보며 삶의 순간순간에서 행복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길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글로벌 조직 '인생학교'의 목표는 세상의 감성 지능의 양을 증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인생학교는 런던, 암스테르담, 서울, 멜버른 등 전 세계 열 곳에 캠퍼스를 운영하며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영상을 제작하고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고 다양한 심리 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문화적, 감성적 삶을 위한 중요한 주제들에 관심을 갖고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배움과 위로와 변화의 계기를 주는 책을 출간하고 있는데, 이 책도 그 중 하나이다.  

인생학교는 사회가 감성적으로 똑똑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사상의 올바른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그 점을 증명하기 위해 존재한다.

-The School of Life

알랭 드 보통

 

이 책에서는 52챕터에 걸쳐 소소한 행복을 소개한다. 먼저 이 책의 차례를 살펴본다. 생선 가게, 작은 섬, 별, 할머니, 나에게 귀 기울이는 친구, 이륙의 순간, 호텔방에서 홀로 보내는 밤, 일광욕하기, 사막, 외국의 낯선 환경에 익숙해지기, 깊은 밤 깨어 있는 시간, 동 틀 무렵, 창밖 응시하기, 따뜻한 물로 목욕하기, 너그러운 비관주의, 자기 연민, 일요일 아침,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그도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바닷물 속에서 느끼는 편안함, 나를 이해해주는 책, 성과를 얻은 날의 기분 좋은 피로감, 이상적인 일과표 짜기, 나만의 방식으로 위대한 예술 작품 이해하기, 늦은 밤의 산책, 썸 타기, 한동안 아팠던 몸이 회복한 첫날 등의 글을 볼 수 있다.


하나씩 짚어보며 잊고 있던 소소한 행복을 찾아보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미래를 위해서 지금의 행복은 조금 미루자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은 접자. 이 책을 보면 지금 누릴 수 있는 소소한 행복들로 가득하니, 순간의 소소한 행복을 흘려버리지 말고 인식하며 살아야 한다. 이 책은 행복을 잊지 말고 잡아두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해낸다.

밤하늘을 조용히 응시하고 있노라면 우주의 장엄함 앞에서 '나'라는 존재가 한없이 작아지고 또 작아진다. 광대무변한 그 공간과 교감의 줄을 다시 연결하는 순간, 인간은 자존심을 기꺼이 접어두고 겸손해지기 마련이다. 작아지는 것은 우리 자신만이 아니다. 우리를 괴롭히는 그 갖가지 고민과 걱정거리들도 작고 시시한 것으로 쪼그라든다. (41쪽)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깨달았다. 지금 이 자리에서, 이 순간에 누릴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을 너무도 외면하며 살고 있구나! 굳이 미래 어느 순간으로 미루지 않아도 될 인생의 작은 행복들을 하나씩 붙잡으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우리는 큰 즐거움을 좇느라 심신을 지치게 하고 지구의 자원을 고갈시킨다. 사실, 주위를 둘러보면 구태여 돈과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마음의 눈을 조금만 더 크게 뜨면 보이는, 우리를 다독다독 위로하고 미소 짓게 해주는 작은 행복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마음의 눈이 그것들을 응시할 수 있으려면 누군가 손을 잡고 살짝 이끌어줄 필요가 있다. 이 책이 바로 그 역할을 할 것이다. (책 띠지 中)


이 책을 읽으면 '아, 나도 그런 순간에 행복을 느끼곤 하는데!' 하며 공감하게 된다. 아무 의미를 찾지 못하던 어느 순간이 떠오르기도 할 것이다. 그냥 흘려버릴 생각이 아니라 진정 행복했던 순간이었음을 깨달아본다. 작은 행복들을 놓치지 않는 마음 가짐을 하는 데에 더없이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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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영휴
사토 쇼고 지음, 서혜영 옮김 / 해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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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제157회 나오키상 수상작『달의 영휴』이다. 독창적인 구성과 섬세한 필력이 빚어낸 아름다운 미스터리라는 것, 사실 이 소설을 읽고 싶은 이유는 이것 하나만으로 충분했다. 담백한 문장을 따라 전개되는 신비로운 이야기, 심사위원과 독자를 사로잡은 환상적인 작품이라는 점은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되었다. 일단 읽겠다고 생각하고 보니 '영휴'라는 단어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표지에 보면 약간은 몽환적인 느낌의 그림과 함께 '차고 기울다'라는 '영휴'의 의미가 적혀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하며 이 소설『달의 영휴』를 읽기 시작했다.



어느 날 오전의 낯선 만남, 죽은 딸의 기억을 가진 여자아이. 두 시간 동안의 대화에 평범했던 남자의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나는 달처럼 죽어서, 다시 태어날 거야. 그래서 너를 만나러 갈 거야. 떠오르는 그날의 사고, 죽기 일주일 전날 밤에 남긴 그녀의 말이 오랜 세월 한 남자의 주변을 맴돌고 있는데……. 의미심장한 대사와 표정 속에 숨어 있는 복선과 은유, 서서히 그리고 마침내 다다르는 깊은 감동과 여운! (책 뒷표지 中)


이 책의 저자는 사토 쇼고. 1955년 일본 나가사키 현 사세보 시에서 태어났다. 1983년 첫 장편소설『영원의 1/2』로 제7회 스바루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그 후 1988년『개인 교수』로 제2회 야마모토슈고로상 후보에, 2010년『신상 이야기』로 제63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후보에 오르며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졌고, 데뷔작을 비롯해『리볼버』『그녀에 대해 아는 모든 것』『점프』가 영화화되기도 했다. 2015년『비둘기 퇴치법』으로 제6회 야마다후타로상을, 2017년『달의 영휴』로 제157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이 소설의 목차 또한 독특하다. 11시부터 1시까지, 두 시간에 걸친 이야기가, 어찌보면 정말 미미한 시간일 뿐인 이 두 시간 동안의 이야기가 한 권의 소설로 엮인 것이다. 목차를 보며 호기심이 증폭하여 이 소설을 읽어나간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읽어나가지 않을 수 없었고, 한 번 손에 쥐고서는 멈추지 못하고 계속 읽어나가게 되었다. 작가에게는 독자가 계속 읽어나가게 하는 추진력이 있다. 다음 장면에 대한 궁금증이 계속 읽어나가게 되고, 그러면서도 시원스럽지는 않고 혼란스럽다. '읽을수록 미궁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들어 가고, 미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읽어갈 수밖에 없다'는 옮긴이의 말에 수긍하게 될 것이다.  


인간의 생이 한 번만에 끝난다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크다. 그렇기에 영화나 드라마, 소설에서 환생을 소재로 인간의 꿈을 확장시키며 생각에 잠기게 한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밤에 읽어서 그런지, 더욱 으스스한 느낌이 들면서도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이야기로 와닿았다. 그러면서 이들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이들의 만남을 기다리며 읽어나가게 된다.

달의 영휴, 달이 차고 기우는 것, 그것은 환생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이 말을 읽을 때쯤이면 독자는 미궁의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독자의 마음에서는 이미 소설의 전경과 배경이 뒤바뀌어 있은 지 오래다. 이제 독자들은 어른 오사나이와 여자아이의 이야기는 잊고, 오직 루리가 불의의 사고로 죽고 다시 태어나기를 거듭하는 속에서, 그 사이 루리의 남편이었던 마사키의 처절한 영락과 비극적인 죽음도 아랑곳 않고, 도대체 언제, 그리고 과연, 이 연인들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그 결말을 향해 줄달음치지 않을 수 없다. (401쪽_옮긴이의 말 中)


 

 


윤회와 전생이라는 장치를 사용하여 연애라는 것의 폭력성과 부당함을 그린 소설이다. 나만 그렇게 느낀 건가 했는데 다른 심사위원들로부터 ‘소설로서의 완성도는 훌륭하지만, 이야기로서는 으스스하다’는 소리를 듣고 안도했다.
―미야베 미유키,『화차』의 작가

다 읽고 나서 무언가 전율이 느껴진다. 그러면서 놓친 부분이 없는지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한 번 더 읽게 되는 소설이다. 작가의 표현력에 문장을 또 한 번 음미하며 생각에 잠긴다. 윤회와 전생이라는 소재의 일본 소설, 독특한 느낌의 일본 소설을 읽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마음에 들 것이다. 으스스하면서도 몰입해서 읽게 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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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8.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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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새해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보다는 더 나은 한 해를 꿈꾸며 주먹을 불끈 쥔다. 1월은 우리말 표현으로 해오름달이라고 한다. 새해 아침 힘차게 해가 솟아오르는 달이라는 뜻이다. 이번 달부터는 표지도 달라졌다. 2018년 표지는 이미경 작가의 작품으로 꾸며진다고 하니 올해에는 어떤 표지들이 나올지 궁금해진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해 맞이 결심을 하며 월간 샘터와 함께 한다.


이번 달에는 '햄릿을 위한 변명'부터 눈에 띈다. 국내 최장수 문화교양지인《샘터》의 딜레마, 2,500원에 묶여 있던 잡지 정가에 관한 이야기이다. 정가가 2,500원이 되었던 것도 2005년의 일이라고 한다. 그동안의 물가 변화와 비교해보았을 때 계속 그 가격을 유지하는 것은 힘들었을 것이다. 2018년 1월호부터 한 권의 정가가 3,500원으로 인상된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하긴 그동안 과자나 음식점의 음식 가격이나 오르지 않은 것이 없었는데, 월간 샘터는 꽤나 오래 정가를 묶어두었다는 생각이 든다. 보다 알차고 풍성한 국민 교양지로 보답하겠다고 하니 기대해본다.


'굿바이 저금통! 씁쓸한 동전의 양면'을 인상적으로 읽었다. 최근 여러 국가에서 동전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 스웨덴과 덴마크는 2030년까지 동전 없는 사회를 구축하겠다고 천명하였으며, 이스라엘 또한 지난 2014년 '현금 없는 국가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미래 화폐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였다고 한다. 어린 시절 돼지저금통에 동전을 하나둘 넣으며 모으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동전을 만드는 데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전 없는 사회가 된다면 비용 절감뿐 아니라 세금 징수에도 유리하니 여러 가지 이유로 보아도 동전은 사라지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벌써부터 추억에 잠기는 느낌이다.


'어머니의 풍경은 자식이어라'에서는 1977년 겨울에 발표된 이청준의 소설 <눈길>의 배경지이자 이청준의 생가가 자리한 진목마을에 대해 알려준다. 인상적으로 읽은 소설을 떠올리며 실제 배경에 대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된다.

이청준의 유년 시절 이야기는 <눈길>의 줄거리와 같았다. 그는 소설 후기에서도 자신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것을 고백했다.

"<눈길>의 이야기는 나와 노인에 관한 한 많은 부분이 사실 그대로였고, 그날 새벽 어둠 속에 어머니를 뒤에 남겨두고 버스에 올라타버린 나는 그 후 긴 세월 그날 아침 당신도 날도 덜 밝은 그 추운 눈길을 혼자 어떻게 되돌아가셨는지를 차마 물어보지 못하고 지냈었다. 당신의 대답이 지레 아프고 두렵기 때문이었다." (80쪽)

모자가 마지막 하룻밤을 보냈던 소설 속 집이 바로 이청준의 생가라고 한다. 소설을 읽었고 그 배경이 그곳이라는 것을 알고 나니, 언젠가 시간이 되면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월간 샘터를 통해서 다양한 정보를 알아가는 것이 흥미로운 순간이다.


'아름다움의 근본을 담은 옛집' 성북동 최순우 옛집에 대한 글과 사진도 인상적이다. '내 것이 아름답다던 최순우 선생의 정원에는 늦가을 홍시가 익어간다'는 글과 사진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담백한 옛집을 보며 아름다움의 근본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번 달에도 월간 샘터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세상과 소통하는 느낌을 받으며 생각에 잠긴다. 다음 달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벌써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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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탄잘리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지음, 류시화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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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동방의 등불이라고 했던 인도의 시인 타고르. 그의 시 기탄잘리가 유명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읽을 기회가 쉽게 오지 않았다. 기탄잘리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애써 시도하긴 했지만, 번역본이 마음에 들지 않은데다가 바쁜 일정까지 겹쳐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류시화가 번역한 기탄잘리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충분한 이유가 생겼다. 이 책『기탄잘리』를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천천히 음미하며 문장 속으로 들어가본다. 이번 기회에 기탄잘리를 완독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도 뿌듯한 한 해의 마무리이다.



표지의 글에 벌써 마음이 빠져든다.

"어떻게 해야 한 방울의 물이 영원히 마르지 않을까?"

"바다에 던져지면 되느니…….' (표지 中)

동양인 최초 노벨 문학상 시집이라는 점에서도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인도 콜카타에서 장거리 기차 여행을 하다 보면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린다. 무엇인가 그리움 같은 울림이다. 노래에 이끌려 가 보면 열차와 열차를 연결하는 통로에 앉아 예닐곱 명 정도의 인도인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모슨 노래냐고 묻자 타고르의 시라고 한다. 그렇게 타고르의 시는 벵골 사람들 사이에서 여전히 노래로 불리고 있다. (책날개 中)


라빈드라나트 타고르(1861~1941)는 시인이며 소설가, 화가, 음악가, 사상가이다. 중세 페르시아의 잘랄루딘 루미와 인도의 까비르 이후 아시아에서 타고르만큼 널리 읽히는 시인은 없다. 그는 문어체인 고대 산스크리트어에 의존하던 전통에서 벗어나 구어체 문장을 사용해 시문학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무명의 인도 시인이었떤 타고르에게 동양 최초의 노벨 문학상을 안겨준 시집『기탄잘리』는 103편으로 된 산문시로 신, 고독, 사랑, 삶, 여행을 노래한다. '기탄잘리'는 '님에게 바치는 노래'라는 뜻으로, 타고르에게 '님'은 사랑과 기쁨의 대상인 신이고 연인이며 만물에 내재한 큰 자아이다.


본격적으로 기탄잘리를 읽어나가기 전에 먼저 책 앞쪽에 있는 일러두기를 보며 이 책이 가진 특징을 이해해본다. 꼭 기억해야 할 세 가지를 적어놓는다.

1.이 시집은 1913년 영국 런던의 맥밀란 출판사에서 출간한 영문 시집『기탄잘리』를 번역한 것이다. 타고르는 벵골어로 쓴 시집『기탄잘리』에서 53편, 그 전후에 발표한 시집『바침』,『어린이』,『건너는 배』,『노래의 꽃목걸이』에서 50편을 선정해 자신이 영어로 번역했다.
2.영문판은 시에 제목대신 번호를 붙였으나, 원래는 연작시가 아니라 각각 따로 쓰여진 독립된 시이다.

3.본문에 실린 그림들은 인도 구자라트와 라자스탄 지역에서 주로 18세기와 19세기에 그려진 세밀화들이다.


이 책에는 기탄잘리예이츠 서문, 타고르의 생애와 문학, 추천의 말, 그리고 영문으로 된 기탄잘리가 수록되어 있다. 타고르는 예이츠, 에즈라 파운드, 로맹 롤랑 등 서양 문인들뿐 아니라 아인슈타인과도 교류하였고, 물리학자 하이젠베르크에게 동양철학을 가르치기도 했다고 한다. 한 시대를 함께 살아간 이들이 서로 교류하고 영향을 주었을 생각을 하니 감회가 새롭다. 그러니 예이츠의 서문도 다시 한 번 집중하여 읽어보게 된다.


본문에 실린 그림들은 인도 구자라트와 라자스탄 지역에서 주로 18~19세기에 그려진 세밀화들이라고 한다. 시만 모아놓는 것보다는 중간중간 그림 감상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값어치가 있는 책이다.

 


46

나는 알지 못합니다. 얼마나 먼 시간대에서부터 당신이 나를 만나기 위해 쉬지 않고 오고 있는지, 태양과 별들은 당신을 내 시야에서 아주 가릴 수 없습니다.

수많은 아침과 저녁에 나는 당신의 발소리를 들어 왔습니다. 당신이 보낸 전령이 내 가슴속에 와서 은밀히 나를 부르곤 했습니다.

다만 나는 알지 못합니다. 왜 오늘 내 생명이 이토록 들뜨는지, 왜 이토록 떨리는 기쁨이 내 가슴을 관통하는지.

이제 나의 일을 끝낼 시간이 온 듯합니다. 나는 느낍니다. 당신의 감미로운 존재를 알리는 옅은 향기가 대기 중에 퍼지는 것을. (65쪽)


충분히 소장 가치가 있는 책이다. 기탄잘리라는 시 뿐만 아니라, 타고르의 생애와 문학까지 함께 알 수 있어서 마음에 든다. 인도에 관심이 있는 사람, 시인 타고르의 기탄잘리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한 권 소장하고 틈틈이 꺼내 읽으면 좋을 것이다. 타고르의 기탄잘리를 읽는다는 것만으로도 성취감이 느껴지는 책이다. 마음이 차분해지고 신과 인간의 마음을 생각해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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