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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줄어들면 경제가 망할까 - 맬서스부터 케인스, 슘페터까지 다시 배우는 인구의 경제학
요시카와 히로시 지음, 최용우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언제는 인구가 많아서 걱정하더니 이제는 이 추세로 가다가는 나라가 없어질 판이라고 야단이다. 물론 그 무렵이면 지금 이 세상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이 한 명도 살아있지 않을테니, 그 말이 맞는지 틀린지는 아무도 알 수 없을 것이다. 어쨌든 현재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로 노령인력이 줄어들면서 재정 지출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자명한 현실이다. 그렇다면 쇠퇴는 불가피한 것인가? 이 책에서는 "아니오"라고 답한다고. 왜 그런 답변을 했는지 궁금해서 이 책《인구가 줄어들면 경제가 망할까》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요시카와 히로시. 일본을 대표하는 거시경제학자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경제학자인 요시카와 히로시는 인구와 경제의 관계를 심도 있게 분석함으로써 저출산, 고령화 사회인 선진국의 마이너스 성장 전망은 당연하다는 인식을 바꾼다. 경제 성장의 열쇠를 쥐고 잇는 것이 무엇인지 밝힘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비밀을 알려준다. (책 뒷표지 中)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경제학은 인구를 어떻게 다루어왔는가', 2장 '인구 감소와 일본 경제', 3장 '장수라는 열매', 4장 '인간에게 경제란 무엇인가'로 나뉜다. 과잉 인구 문제, 경제학자의 인구관, 인간 사회는 진보하는가?, 인구 감소의 경제적 결과, 도시 인구 순위의 변화, 경제 성장을 결정짓는 것은 인구가 아니다, 선진국에서의 출산률 저하, 수명에 대한 신자유주의적 시점, 경제와 사치, 한 국가 경제의 활동 수준, 경제 성장이란 무엇인가, 경제 성장의 혜택, 이노베이션의 한계와 수명, 일본 경제의 미래 등의 글을 볼 수 있다.
지금껏 당연하다시피 생각했던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며 읽어나간다. 특히 지금 시대에만 인구 감소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전의 그리스 지역에서도 같은 상황이 있었다는 점이 주목할만했다.
분명 인간의 유구한 역사를 돌이켜보면 풍요로운 국가에서 인구가 감소한 것은 19세기 말 유럽에서 처음 있는 일이 아니었다. 나는 항상 서양고대사 전공인 무라카와 겐타로 교수의 「그리스의 쇠퇴에 관하여」라는 논문을 떠올린다. 보통 쇠퇴와 멸망이라고 하면 로마 제국을 언급하기 쉬운데, 이 논문에서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 폴리스의 쇠퇴에 관한 다양한 내용을 다루었다. 논문 내용 중에서, 기원전 2세기 중반에 살았던 폴리비우스가 당시 그리스에 관해 남긴 글을 인용한 부분이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현재는 아이를 갖지 않은 사람이 헬라스(그리스) 전역에 많으며 전체적인 인구 감소도 엿보인다. 이로 인해 도시는 황폐해지고 토지 생산도 감퇴했다. 장기적인 전쟁이 있었다든가 역병이 돈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인구가 감소한 원인은 번영을 누리게 된 인간이 탐욕과 태만에 빠져 결혼을 원하지 않고 설령 결혼할지라도 태어난 아이를 양육하려 하지 않으며 아이를 유복한 환경에서 방종하게 키울 생각으로, 기껏해야 한 명이나 두 명만 낳은 데 있다. 이러한 폐해가 알게 모르게 확산된 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116~117쪽)
'문제는 인구 감소, 고령화가 아니다!'라는 말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이 책을 읽으며 생각에 잠긴다. 당연한 듯 인식했던 것을 생각을 바꿔보기로 한다. 이 책은 그러도록 안내해주는 역할을 한다.
인구 감소가 큰 문제인 건 맞지만 일본 경제의 '성장'에서 '인구 감소 비관주의'가 너무 지나친 것도 문제다. 인구가 줄고 있는 일본 경제에 미래는 없다는 의견이 팽배한데, 이는 착각이다. 선진국의 경제 성장은 기본적으로 노동력 인구가 아닌 이노베이션에 의해 창출되기 때문이다. (62쪽)
일본의 현재는 우리의 미래 모습이기도 하다. 인구가 줄어든 미래에 대해 우리 나라 사람들은 막연히 불안감을 느끼며,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막막해하기만 한다. 이런 우리에게 다른 면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는 책이다. 모든 것이 인구 감소, 고령화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읽고 생각의 전환을 하기 바란다. 인구와 경제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