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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취향 -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취향 존중 에세이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7월
평점 :
때로는 나만의 취향이 확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고민에 고민을 더해 고르고 나면
내 취향이 아닌 듯한데, 그렇다고 뚜렷한 취향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에는 자신만의 취향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흥미롭다. 이 책《하루의 취향》은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취향 존중 에세이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는 시간을 갖는다.
좋아하는 음악, 책, 취미처럼 단편적인 것에서
시작해 사람 취향, 사랑 취향, 싫음에 대한 취향, '나'라는 사람에 대한 취향까지, 흔들림의 과정을 통해 선택한 가치들이 삶의 중심이 된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책날개 中)


이 책의 저자는 김민철. 남자 이름 같지만 엄연히 여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취향'이라는 단어를 마주하고 앉아 오래도록
생각했다. 왜 그때 나는 저것이 아니라 이것에 마음이 끌렸을까? 이것은 또 나의 어떤 마음을 닮았을까? 이 취향은 얼마나 오래 나에게 머물게
될까? 하루하루의 취향이 모여 결국 나는 어떤 색깔의 사람이 되는 걸까? 그 고민 속에 만져진 수많은 마음의 결에 '하루의 취향'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내일 내 마음은 또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모르겠지만, 오늘 하루는 이 취향 덕분에 나다울 수 있었으니까. 근사하지 않아도, 우아하지
않아도, 대단하지 않아도, 완벽하지 않아도 바로 그 취향이 오늘, 가장 나다운 하루를 살게 했으니까. (9쪽_프롤로그 中)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나도 한 번 라라랜드 원피스를, 어떤 선언, 안사람 바깥사람,
봄밤의 조르바, 멋진 언니 더 많이 원합니다, 관대한 사람, 동네 호프집의 가르침, No라고 말하는 방법에 관하여, 취향의 지도, 우리도
사랑일까, 대화불가능론자의 탄생, 서른아홉 살의 본 조르노, 제 전공은 짝사랑입니다, 연애의 고수, 파이팅 소이소스, 비굴하지 않게 초라하지
않게, 겨우 술 한 잔, 예쁘지 않은 팀장이 된다는 것, 두 번째입니다, 마음 한 톨도 아까우니까, 구례의 록 스피릿, 비관론자 납치사건,
이상한 셈법, 가족의 탄생, 끝까지 즐겁자, 빛이 되는 도시 빚이 되는 도시, 사소한 불운, 지나치게 비효율적인, 가로늦게 말하는 '가로늦게',
신기한 거울나라, 초짜 페미니스트, 연결과 분절, 팔레르모에서 등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모두가 여럿의 나를 데리고 산다. 나에겐 게으름을 피우고
싶어하는 내가 있고, 그런 나를 미치도록 한심해하는 나도 있다. 여행을 떠나고 싶어 발을 동동 구르는 내가 있고, 집 앞 슈퍼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불행하다며 발을 동동 구르는 내가 있다. 매일 점심 메뉴 결정을 세상에서 제일 힘들어하는 나도 있고, 회의를 하다가 단숨에 결정을
내려버리는 나도 있다. 낯선 사람 앞에서 도대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어색한 미소만 짓고 있는 나를 보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나에겐 낯선 수백 명 앞에서 강의를 해도 아무렇지 않은 나도 있다. 그러니 나의 성향을 묻는 수많은 질문들 앞에 서면 생각이
많아진다. 어떤 나를 골라야 하지? 진짜 나는 어떤 모습이지? 그 모든 나 사이에서 힘겹게 외줄타기를 하며 다들 겨우 '나'로 살고 있으니까
말이다. (65쪽)
차 한잔 하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느낌으로 읽어나간다. 방방 뜨면서 재잘재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상큼하며 톡 쏘는 느낌으로 각양각색 이야기를 술술 풀어낸다. 특히 영화 <봄날은 간다>와 <우리도 사랑일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글에서는 완전 공감이다. 이 책을 읽으며 다각도로 세상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러면서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 앞에서 내
취향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저자가 바라보는 세상과 그 감상 속에서 나와의 교차점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꽤나 기분 좋게 읽은 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