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토피아 - 실리콘밸리에 만연한 성차별과 섹스 파티를 폭로하다
에밀리 창 지음, 김정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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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남녀차별은 늘 있어왔던 일이다. 지금은 예전보다 낫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차별적인 세상에 살고 있다. 얼마 전 미투 운동이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다. 혼자만 목소리를 내면 금세 사그라들지라도, 함께 한 목소리를 내면 그 힘이 더욱 강해지는 법이다.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오랜 시간 당연스레 피해를 입었던 사람들에게 그들은 오히려 이해를 할 수 없다는 반응이고, 일부 남성들은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그런데 미국 실리콘밸리에 대해서는 이 책을 접하고서야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온탕에서 회의를 하거나 마약과 섹스로 뒤범벅된 파티 등 그곳의 현실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이 책《브로토피아》를 읽으며 에밀리 창이 들려주는 실리콘밸리의 문화에 집중해본다.

 

 

 

 

이 책의 저자는 에밀리 창. <블룸버그 테크놀리지>와 <블룸버그 스튜디오 1.0>의 앵커이자 총괄 제작자로서 기술 기업과 미디어 기업들의 고위 경영자, 투자자, 기업가 등과 정기적으로 대담을 나눈다. 창은 CNN 베이징과 런던 특파원을 역임했고 기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지역 에미상을 다섯 차례나 수상했다.

기술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에게 실리콘밸리는 어떤 곳일까? 확실한 것은 수백만 달러가 나무에 주렁주렁 걸려 있고 유니콘이 뛰어놀며, 오색 빛깔 가상현실이 펼쳐지고 3D프린터로 만든 막대사탕을 즐길 수 있는 환상의 나라는 결코 아니다. 그러면? '브로토피아'다. 다시 말해 남성들이 직접 만든 규칙으로 완전히 지배하는 세상이다. 반면에 절대 소수인 여성들에게 실리콘밸리는 그야말로 유독한 세상이다. 성차별과 성추행이 만연하고 온탕에 몸을 담근 채 투자 회의를 하며 섹스 파티에서 인맥을 쌓는다. 블룸버그 TV의 진행자이자 기자인 에밀리 창이 이 책을 통해 실리콘밸리의 충격적인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책날개 中)

 

이 책은 총 9챕터로 구성된다. 챕터 1 '너드부터 브로까지: 기술은 어떻게 여성들을 배척했을까?', 챕터 2 '페이팔 마피아와 능력주의 신화', 챕터 3 '구글: 좋은 의도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때', 챕터 4 '티핑포인트: 여성 엔지니어들이 목소리를 내다', 챕터 5 '슈퍼 영웅과 슈퍼 멍청이: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의 두 얼굴', 챕터 6 '섹스 앤 더 실리콘밸리: 남성은 쾌락을, 여성은 돈을 좇다', 챕터 7 '복지 혜택이 다가 아니다: 기술 산업이 가정을 어떻게 파괴할까?', 챕터 8 '트롤천국에서 탈출하다: 여성들의 인터넷 구출작전', 챕터 9 '실리콘밸리에 찾아온 두 번째 기회'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먼저 이 책은 45년 전 레나 쇠데르베리라는 스물두 살의 신인 누드 모델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아마 대부분의 평범한 미국인은 그녀를 모를 가능성이 크지만, 특정 분야 즉 컴퓨터과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잘 알 것이라며, 실리콘밸리에서 여성들을 배척하는 문화의 시작점이었다고 말한다. <플레이보이>지는 공짜 홍보로 판단했고, 거의 반세기 동안 레나의 얼굴과 벗은 어깨는 애플의 아이폰 카메라 담당 팀부터 구글의 이미지 검색 기능 담당 팀까지 이미지 처리 품질의 기준으로 사용되었다고.

 

전혀 모르는 실리콘밸리 세상,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일은 상상 초월이다.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충격적이다. 이 책의 저자 에밀리 창은 실리콘밸리 내부자들의 목소리를 빌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회사들의 이사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들려준다. IT 산업의 환경은 여성에게 어떤 현실이며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좋을지 이 책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이 책을 쓰는 것은 마치 지뢰밭을 걷는 것 같았다. 앞으로 나아갈수록 새로운 지뢰가 끊임없이 나타났다. 단 한 달도 조용히 지나가지 않고 기술 산업에서의 성차별이나 성적 괴롭힘에 대한 충격적인 폭로가 언론을 장식했다. 대부분은 똑같은 양식으로 진행되었다. 피해자가 분노에 찬 의혹을 제기하면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먼저 부인하고 그런 다음 공개 사과한다. (463쪽)

실리콘밸리도 사람들이 있는 곳이고, 지금까지 그 안의 문화가 어떻게 지속되었고 어떤 점이 바뀌어야 하는지, 큰 틀에서 살펴본다. 남성 위주의 실리콘밸리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브로토피아를 무너뜨릴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이 책이 그 답을 알려줄 것이다. 성차별에 관해 기술한 책 중 꽤나 신선하게 다가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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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은 경쟁하지 않는다 - 세상의 변화가 요구하는 새로운 시선
조철선 지음 / 전략시티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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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들 모두가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향해 달리기 시합을 벌이고 있다. 치열하게 경쟁하다 보니 넘어지거나 다치는 사람이 속출한다. 이를 지켜보던 한 나그네가 한심한 듯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사과나무가 저리 많은데 왜 저 나무에만 먼저 가려고 이 난리들일까?" (책뒷표지 中)

이 이야기를 보니 생각이 많아진다. 왜 우리 사회에서는 다른 생각은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인가. 학창시절에는 시험 잘보면 최고인 인생인 줄 알고, 졸업하면 취업 잘 하는 것이 최고, 그 다음에는 결혼 잘하고 애 낳고, 같은 굴레를 계속 반복하는데, 마치 쳇바퀴 돌리는 것이 인생인양 비슷비슷한 모습으로 살고 있다. 왜 다른 길을 생각지 않고 아웅다웅 살아가는 것일까. 이 책은 '경쟁'이라는 것에 대해 짚어본다. '이제 성공은 경쟁하지 않는 길에 놓여 있다!'는 사실. 이 책《성공은 경쟁하지 않는다》를 읽으며 경쟁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조철선. (주)전략시티를 창업했다. 전략전문가로서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는 그는 식품, 농산물, 화장품 등 건강을 책임지는 시험, 검사기관 중에서 국내 민간기업으로는 1등인 (주)OATC의 경영기획본부장 겸 마케팅본부장으로도 재직하고 있다. 그는 전략전문가로서 지난 7년간 경쟁 승리가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쟁 패러다임의 한계에 천착해왔다. 그 결과 2012년에 경쟁전략을 넘어 새로운 경영 전략을 제언한《스노우볼 마켓 전략》을, 2016년에 경쟁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경제 성장의 길을 모색한《자본주의 붕괴의 서막》을 출간한 바 있다. 경쟁하지 않는 길에 성공이 놓여 있음을 보여주는《성공은 경쟁하지 않는다》는 7년 여정의 완결판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1장 '피 말리는 경쟁에서 벗어나 평안을 추구한다고?', 2장 '당신이 알고 있는 경쟁은 틀렸다', 3장 '성공의 길이라 믿었던 경쟁의 배신', 4장 '경쟁하지 않는 성공의 길', 5장 '경쟁하지 않을 용기', 6장 '경ㅈ애하지 않는 삶은 후회를 남기지 않는다'로 나뉜다. 참을 수 없는 경쟁의 무거움, 욜로 노멀크러시는 진정한 해결책이 아니다, 경쟁 욕구는 거역할 수 없는 본능일까?, 인류는 정말 경쟁을 통해 발전했을까?, 경쟁은 언제나 최고의 성과를 창출할까?, 경쟁적인 사람이 더 크게 성공한다고?, 경쟁에서 이겨도 결국 패자가 되는 기업인들, 비경쟁 사회가 잘 나가는 이유, 경쟁하지 않는 길이 열리고 있다, 경쟁을 넘어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 "남보다 잘해야 성공한다'는 헛소리를 무시하자, 경쟁하지 않는 길은 현명한 포기를 원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길을 가는 이를 응원한다, 우리가 만들어 갈 미래 등의 글을 볼 수 있다.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만 하는 걸까? 얼마나 힘든지 강변하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왜 이렇게 힘들어야 하는지 그 원인을 파고드는 이는 많지 않다. 팍팍한 삶을 이어가는 우리에게 그런 생각놀이는 사치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고난의 원인을 제대로 직시해야 해결책이 나올 수 있음은 당신도 이미 짐작하고 있다. 이처럼 살아도 괜찮은 걸까? 항상 쫓기듯이 내몰리며 여기까지 왔는데, 앞으로도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할까? 경쟁을 하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11쪽)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그러면서도 이런 생각을 할 시간에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노력이나 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지는 않았을까. 어쩌면 감정이 있는 사람이기보다는 부속품처럼 사는 것이 편할거라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낙오자가 된다는 위압감은 현실에서 경쟁 속에 뛰어들 명분이 충분히 되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제 성공 방정식이 달라졌다고 강조한다. 성공하고 싶다면 경쟁을 통해 남의 것을 빼앗기보다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현실 속에서 자신만의 삶을 그려나가는 여정을 시작해보자고 권유한다.

 

남들과 똑같은 삶이 인생의 정답은 아니다. 무조건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며 그 길만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다른 길도 있음을 깨달으며 각자의 개성이 우러나는 삶을 사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런 길을 가는 사람이 없지 않음을, 오히려 잘 개척해서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힘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독려한다. 이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밑받침되어 경쟁 사회에서 다른 길로 한 발짝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흥미롭게 읽으며 경쟁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드는 의문, '모두가 경쟁 승리를 외치는데 혼자서 경쟁하지 않는 길로 가는 게 그리 쉬울까?', '경쟁하지 않는 길을 가다 실패한 이들도 많은데 성공만 비추는 건 생존자 편향의 오류 아닐까?' 등의 의문에도 맺음말에 Q&A로 답변을 준다.

 

예전의 방식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먼저 이 책을 읽고 다른 방향으로도 인생의 길을 펼쳐나갈 수 있음을 파악하면 좋겠다. 어쩌면 나날이 심해지는 경쟁에 지쳐버린 요즘 아이들이 더욱 공감하며 이 책에 공감할 것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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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거의 모든 것의 속도
밥 버먼 지음, 김종명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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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네 인생은 어느 순간, 뜻하지 않은 어떤 사건으로 인해 송두리째 바뀌어버리기도 한다. 나와 관련된 세상이 바뀌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어느 날 허리케인이 온 마을을 초토화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그 사건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자연을 바라보는 계기가 된 것이다.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사건 이후 집필한 이 책『ZOOM 거의 모든 것의 속도』을 읽으며 그가 들려주는 자연의 속도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본다.

 

 

 

 

이 책의 저자는 밥 버먼. 메리마운트대학교 천문학 교수이자 과학 칼럼니스트, 저술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과학 칼럼니스트이자 과학을 가장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뛰어난 입담과 필력을 자랑하는 작가다. 종종 일반인들을 이끌고 '일식 투어', '유성우 샤워', 알래스카 오로라 투어' 등에서 눈덮인 설원과 깜깜한 하늘과 끝없는 우주의 신비에 대해 과학적인 해설도 해주고 있다. 수많은 자연현상을 취재하며 그 모습과 감동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재치 넘치는 과학 기자인 밥 버먼은 어느 날 폭풍 때문에 집이 망가지는 사건을 겪는다. 그날 이후, 자연과 우주에서 움직이고 있는 모든 것들을 추적하기 위해 세계여행을 시작한다. 이 책은 그 과정을 기록한 여행기이자 세상의 거의 모든 움직임과 그 속도에 관한 탐험기다.

이 책은 자연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형태의 움직임과 그 속도에 관해 서술한 책이다. (6쪽_서문 中)

 

이 책은 총 2부 18장으로 구성된다. 먼저 1부 '움직이는 것들 파악하기_기초편'에는 1장 '우주가 팽창하는가, 빈공간이 확장하는가', 2장 '얼마나 느린 것을 좋아하는가', 3장 '극점이 움직이는데 우리는 괜찮은 걸까', 4장 '모래를 사랑한 남자 그리고 아타카마 사막', 5장 '음속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적도', 6장 '겨울왕국에서 오로라 투어를 즐기는 방법', 7장 '봄이라는 동사의 비밀을 파헤치며'가 설명된다. 2부 '빨라지는 속도 이해하기_심화편'에는 8장 '공기와 바람의 신비를 밝힌 사람들', 9장 '바람은 얼마나 강력하게 몰아칠 수 있는가', 10장 '우리를 추락하게 만드는 힘을 찾아서', 11장 '인체와 관련된 거의 모든 속도', 12장 '개울과 강물 그리고 부서지는 파도', 13장 '우리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존재들', 14장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다는 것', 15장 '소리를 가로막는 장벽과 빛에 대한 미스터리', 16장 '별똥별은 어떻게 운석이 되는가', 17장 '무한한 속도가 과연 있는가', 18장 '다시 우주 속 한적한 마을로'로 이어진다.

 

먼저 차례를 찬찬히 살펴보면 궁금해지는 제목이 눈에 띈다. 지구에서 가장 빨리 움직이는 곳, 봄이 오는 속도, 사람을 넘어뜨리는 바람의 속도, 두뇌 속의 움직임들 그리고 속도, 몸이 일으키는 가장 빠른 속도, 섬은 왜 파도에 깎이지 않을까, 무엇인지 모르지만 존재하는 물질, 성냥이 발화하는 속도와 온도, 운석 때문에 인생이 바뀐 사람들, 거대 유성의 충돌이 지구 멸망을 가져올까, 지구가 움직이는 속도, 무한대의 일부는 아무것도 아니다 등의 글이 눈길을 끈다.

 

이 책은 프롤로그부터 평범하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프롤로그 제목은 '폭풍에 망가진 집 때문에 세계여행을 나서다'이다. 허리케인이 온마을을 초토화시켰다. 이 일은 저자에게 어떤 면에서는 매우 아이러니한 사건이었다고 고백한다. 그동안 자연의 움직임에 대해 설명하면서 벌어들인 돈으로 집 할부금을 갚아나가고 있었는데, 이제는 도리어 그 자연의 움직임 때문에 집을 잃을 지경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저자는 평생 하늘에 떠 있는 천체의 움직임에 집착해왔으나, 그 사건 이후로 사막 모래, 질병, 단풍나무 수액의 움직임으로 관심이 확장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아, 이 순간에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감탄하며 읽었다. 저절로 미소지어지는 책이라고나 할까. 특히 7장 '봄이라는 동사의 비밀을 파헤치며'에서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냥 평범하게, 봄이구나, 좋다, 이런 느낌을 넘어서서 생각은 더욱 확장된다. '봄이라는 명사는 모든 것들이 터져나온다는 동사로도 사용될 수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셀 수 없이 많은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들은 생각을 자극한다. 꽃이 얼마나 빨리 필까? 나무는 자랄까? 곤충은 날까? 수액이 흐를까? 어떻게 이 모든 것들이 일어나는 것일까? (151쪽)' 향기가 움직이는 속도에 대한 생각, 곤충도 종류별로 움직임이 다른 특징, 나무 수액의 속도 등 흥미롭게 읽어나간다.

벌의 경우 보통 사람이 조깅하는 속도 정도로 움직인다. 시간당 12킬로미터 정도에 해당하는 빠르기다. 봄에 나타나는 곤충 중에서는 파리가 가장 빠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다. 파리가 움직이는 속도는 시간당 16킬로미터 정도다. 파리 중에서 가장 빠른 것은 말파리다. 이것은 이 생명체를 피하기 위해 죽도록 노력해본 사람이면 쉽게 공감할 것이다. 말파리는 시간당 24킬로미터를 이동할 수 있다. 엄청나게 빠른 육상선수만이 말파리와의 경주에서 이길 수 있는 정도다. 하지만 곤충 중에서 가장 빠른 것은 우리의 착한 친구 잠자리다. 잠자리는 지금까지 5,680종이 알려져 있다. 그리고 비행 속도는 놀랍게도 시간당 64킬로미터다. 가장 맘에 드는 것은 잠자리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가 모기이며, 모기를 힘 안들이고 쉽게 잡을 수 있을 정도의 스피드를 지녔다는 것이다. (157쪽)

당신은 친구에게 이야기한다.

"미안, 나 지금 바빠."

당신은 그런 의미로 이야기한 것은 아니겠지만 실상 당신 몸을 기준으로 볼 때 그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당신의 몸 내부는 은하계처럼 바쁘기 때문이다. 우리가 쉬거나 백일몽을 꿀 때도 우리 신체 내부에서의 움직임은 멈추는 법이 없다. (229쪽)

 

관찰 대상을 확대(zoom in)하거나 축소(zoom out)해서 설명하는 밥 버먼의 과학 해설 방법은 매우 흥미롭다. 과학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잘 알고 있다.

_보스턴글로브

별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 주변의 과학을 다양한 시선으로 보며 감탄하게 된다. '우와~!'라는 감탄사라 절로 나올 것이다. 피식피식 웃기도 하고,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재미있게 읽으면서 실질적으로 다가오는 과학책이기에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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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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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두꺼운 소설을 만났다. 이 소설은 어쩌면《뉴욕타임스》58주 베스트셀러라든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추천도서라는 수식어가 없었으면 선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일단 호기심에 이 책을 읽겠다고 선택을 했고, 그 다음은 자연스레 소설 속 이야기로 빠져들어가는 시간을 보냈다. 이 소설을 읽기 전과 후의 느낌은 다르다. 두꺼움때문에 장벽을 느꼈다면, 이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그 장벽이 걷혀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소설『모스크바의 신사』를 읽으며, 호기심으로 시작해서 주인공과 작품의 매력에 사로잡히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은 20세기 초 볼셰비키 혁명 이후 소비에트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미국 독자들에게 비교적 낯선 러시아 역사와 작품, 인명과 지명이 등장함에도 이국적 신비와 과거의 향수를 동시에 이끌어냈다는 호평을 받으며 전작을 훨씬 뛰어넘는 대중적 성공을 이루었다. (책날개 中)

 

 

 

이 책의 저자는 에이모 토울스. 미국 보스턴 출신 작가이다. 투자전문가로 20년 동안 일하다가 40대 후반 장편소설『우아한 연인』(2011)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토울스는 20세기 전반부 상황을 주된 문학적 배경으로 삼는다. 정교한 시대 묘사를 통해 당시 사회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를 독자와 함께 향유하고, 친근한 인물들을 통해 허구의 이야기에 현실성을 부여한다. 이 책은 토울스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이 책의 차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설정된다. 1922, 1923, 1924, 1926, 1930, 1938, 1946, 1950, 1952, 1953, 1954, 그후로 구성된다. 1922년에서 1954년까지 32년 동안의 세월을 배경으로 삼은 이 작품은 1922년 6월 21일을 시작으로 장이 바뀔 때마다 시간이 2배 정도의 빠르기로 흘러간다는 것은 옮긴이의 글을 보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그러니까 백작의 연금이 시작된 6월 21일, 그 하루 뒤, 그 이틀 뒤, 5일 뒤, 10일 뒤, 3주 뒤, 6주 뒤, 3개월 뒤, 6개월 뒤, 1년 뒤, 2년 뒤, 4년 뒤, 8년 뒤, 16년 뒤의 하루를 다루고 있는데, 16년 뒤인 1938년을 기점으로는 시간의 빠르기가 절반으로 줄어들며 진행된다고 한다. 설명을 읽고 나서야 큰 의미로 다가온다. 사실 시간의 흐름으로 글을 작성하는 것에 대해 별 매력없이 느꼈는데, 이렇게 성의껏 구성을 위한 계산을 했다는 점이 이 소설을 읽은 후 더욱 높이 평가되었다.

 

먼저 귀족이 평생 한 호텔에서 갇혀 지낸다는 설정이 특이해서 시선을 끌었다. 이 소설은 법정에서 알렉산드르 일리치 로스토프 백작이 종신형에 처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가 지내고 있는 메트로폴 호텔에서 지내되, 한 걸음이라도 호텔 밖으로 나가면 총살된다고 엄포를 놓는다. 시대적 현실이기도 했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그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에 따라 인생은 달라질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매력적인 등장인물이 있나. 로스토프라는 인물이 이 두꺼운 소설을 휩쓸고 휘어잡고 있다.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허름한 하인용 다락방으로 옮겨도 상관 없다. 그의 활약상, 적응기를 지켜보며 어느덧 로스토프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주인공 로스토프 백작은 경이로운 문학적 창조물이다. 품위 있고 지적인 동시에 신기할 정도로 엉뚱하고 심술궂은 데가 있다. 누추한 옷차림으로 연금 상태에 있지만 그는 품위를 잃지 않는다. 비록 자신의 마음속에서만이라도 그는 영원히 백작이다.

_시애틀위클리

 

다소 낯선 역사적 현실과 암울한 상황에서 소설가는 작품에 혼을 불어넣어 생기있게 만들었다. 직접 겪어보면 어둡고 우울한 상황이 항상 슬프기만은 하지 않고, 행복하고 기쁜 상황이 항상 즐겁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이 소설에서는 로스토프라는 인물을 통해 소설의 시공간을 생동감 있게 입체적으로 창조해냈다. 지나간 과거의 시간을 현재로 끌어당겨 숨결을 불어넣었다. 생생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관건이다. 특히 이렇게 두꺼운 책에 '재미'는 꼭 들어가야 하는 미덕이니 말이다.

 

이 소설을 다 읽고 띠지를 보니 '케네스 브래너 제작,주연 TV 드라마화'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주인공의 캐릭터를 잘 살려고 드라마화한다면, 매력을 잘 드러내서 표현한다면, 정말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작품이 될 것이다. 드라마도, 저자의 다음 작품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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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0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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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 번은 꼭 읽고 싶었다. 하지만 유명한 고전은 항상 '다음 기회에'로 밀리고 말았다. 그러던 중 현대지성 클래식 20으로 이 책이 출간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현대지성 클래식은 1권『그림형제 동화전집』을 시작으로, 보에티우스『철학의 위안』, 증선지『십팔사략』, 르네 불 그림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아라비안 나이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안데르센 동화전집』, 제프리 초서의『캔터베리 이야기』, 하워드 파일의『로빈 후드의 모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명상록』, 막스 베버의『프로테스탄트와 자본주의 정신』등이 있고, 이 책은 20번째 출간된 고전이다. '이 책을 읽지 않고서는 결코 개인의 자유를 논할 수 없다!'는 문장도 눈에 들어온다. 이번이 기회다. 존 스튜어트 밀의『자유론』을 읽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존 스튜어트 밀. 영국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인 밀은 1806년 스코틀랜드 출신의 철학자이며 경제학자였다. 그는 엄격한 공리주의적 이성 제일주의의 문제점을 깨달았고, 사색과 분석뿐만 아니라 수동적인 감수성이 능동적 능력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후 그는 애덤 스미스의『국부론』을 비판하고, 자본주의의 모순을 바로잡기 위해 제한적인 정부 개입을 옹호하는 경제학 사상을 주장하였다. 그리고 그는 사회주의 사상의 발달에 이바지하고, 자유주의 정치철학의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하였다.

 

이 책의 차례는 다음과 같다. '해제: 존 스튜어트 밀과 자유론' 박문재의 글을 시작으로, 존 스튜어트 밀의 연보가 수록되어 있다. 헌정사, 제1장 서론, 제2장 사상과 토론의 자유, 제3장 인류의 복리를 위해 필수적인 개성, 제4장 사회가 개인에 대해 가지는 권한의 한계, 제5장 적용으로 이어진다.

얼마 되지 않는 작은 분량의 이『자유론』을 읽고서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에 배어 있는 독선과 독단과 독재를 조금이라도 깨닫는다면, 그것만으로 그 개인과 우리 사회의 성장과 발전을 저해하는 독소를 조금이라도 제거하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데 들인 시간과 노력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될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23쪽_박문재, 해제 中)

 

 

 

존 스튜어트 밀의『자유론』은 출간된지 15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람들에게 중요한 고전이다. 하버드대, 옥스포드대, 서울대 선정 필독 고전인데다가 이 책을 읽지 않고서는 결코 개인의 자유를 논할 수 없다는 소개도 결국 이 책을 읽고 만들게 하는 요소다.

이 책의 핵심은 이것이다. "개인의 자유는 자신의 사고와 말, 행위가 다른 사람들을 해치지 않는 모든 범위에서 절대적이다. 국가의 법률이나 일반적인 도덕적 판단은개인의 자유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사상을 바탕으로 이 책은 양심의 자유, 의견의 자유, 토론의 자유, 행동의 자유, 즉 개인주의를 변호한다. 또한 다원주의와 소수의 발언의 자유, 다양한 삶의 방식들의 존중, 진리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 개인의 불가침성, 공중의 의견으로부터 의식적으로 벗어날 수 있는 자유, 사회의 아웃사이더, 자유로운 토론, 어떤 일을 위한 이익집단을 조직할 수 있는 권리, 도덕의 독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개인의 권리 등을 옹호한다. (책 뒷표지 中)

 

사실 얇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술술 읽히지는 않는다는 것이 고전의 특징이기는 하다. 누구든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다음으로 미루는 그런 것 말이다. 하지만 의미가 있는 책이고, 그 시대에 출간한 책이지만 현대의 우리에게도 맞아떨어지는 그런 책이기에 한 번 읽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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