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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미안해 - 내 멋대로 살던 나. 엄마를 돌.보.다.
마쓰우라 신야 지음, 이정환 옮김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생각해두어야 하는 것이 있다. 질병, 노화, 이별….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
죽음이라는 과정도 누구나 거쳐야하는 법이다. 건강할 때에는 몰랐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프고 죽음을 눈앞에 두고있다는 것을. 환자가
가득 차서 병원에 자리가 없을 수도 있고 줄을 서야할 경우도 있다는 것을. 환자 본인도 질병의 고통을 받지만 보호자의 입장도 힘들다는 것을
보호자가 되어보고야 알았다. 100세 시대를 맞이했다는 사실에는 병상에서 보내는 환자가 늘었다는 현실도 포함된다는 것을 우리는 인식해야 한다.
이 책《엄마, 미안해》는 과학 저널리스트 마쓰우라 신야가 치매에
걸린 엄마를 돌본 1000일간의 실화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구보다 우왕좌왕하며 고통받고 당연히 힘들다는 것도 알고
있기에, 특히 치매라는 질병 앞에서는 치료약도 없고 누구나 무기력해진다는 것도 알기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너무나 처절하고 마음
아프면서도 누구나 어느 순간에는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몰입해서 읽어나가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마쓰우라 신야. 1962년 도쿄도 출생.
닛케이BP사 기자로서 1988~1992년 우주개발을 전문 취재했으며 우주작가클럽 회원이다. 그 밖에 메커니컬 엔지니어링, 퍼스널 컴퓨터,
통신,방송 분야 등 다방면에서 왕성히 활동 중이며, 우주개발, 컴퓨터, 통신, 교통론 등의 분야에서 취재와 집필활동을 하고 있다.
이 책은 가정도 이루지 않은 채
제멋대로 살아온 50대 남자가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홀로 간병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적은 것이다. (10쪽)
머리말 '잃기 전에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시작으로, 예고도 없이 그렇게 찾아오다, 그저
'건망증'이라 믿고 싶었다, 어머니의 엉뚱한 행동이 시작되다, 가사를 빼앗긴 엄마의 분노, 나빠지지만 않을 수 있다면, 고민하지 말고
간병지원제도를 활용하라, 시설 이용 첫날 발생한 어머니와의 싸움, 누구나 치매에 걸릴 수 있다, "동정할 바에는 돈을 주세요.", 가족이 돌보기
때문에 겪는 고통, 좀 나아졌나 싶었는데 더욱 심해진 증상, 툭하면 화를 내는 엄마, 무너진 간병 태세와 줄어드는 예금 잔고, 간병에 지쳐
마침내 어머니에게 손을 대다, 치매에 대처하는 자세, 스트레스 해소법 등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맺음말 '존엄을 지키면서 늙는다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어머니에게서 무언가 평소와 다른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하지만 아니라고 믿고 싶고, 아닐거라
생각한다. 그러면서 점점 행동 수위는 제어하기 힘들고, 성격의 변화라든가 이해력이 부족해진다거나 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병원에 가자고 하면
싫다고 아픈 데 없다며 막무가내로 우기신다.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해야할까? 이 책에서 저자는 치매에 걸리신 어머니를 간병하면서 겪은 일들을
가감없이 솔직하고 담담하게 적어내려갔다. 때로는 숨기고 싶은 감정까지도.
내게 간병 생활은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심각한 스트레스와의 싸움이었다. 어머니와의 의견 차이가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이다. 치매를 앓는 사람은 자신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해서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자꾸 시도하다 사태를 악화시킨다. 커다란 맹점은 간병하는 사람 역시 치매라는 인식을 가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35쪽)
부모님의 질병으로 인생은 크게 달라진다. 어느 순간, 바쁜 일상이 브레이크를 밟으며 정지하고,
인생의 우선순위가 바뀐다. 아픈 부모를 간병하는 것은 생각 이상의 버거운 현실이다. 부모를 간병해본 사람이라면, 지금도 간병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치매로 고통받는 이들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니 누구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 책은 표현하기 힘든 부분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냈기에 몰입하여 읽게 되고, 나름의 해결 방법을 모색할 수 있기에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내가 최대한 노력하고 희생하면 돼'라는
생각을 가지면 간병하는 사람과 환자 모두 불행해진다. 환자와 비슷한,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이상으로 간병하는 사람을 케어해야 한다. 간병하는 사람이 쓰러지기라도 하면 환자는 당연히 생활을 할 수 없으니 말이다.
(88쪽)
만약 효도하고 싶다면 치매가 발병하기 전에 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치매가 발병한
이후에 효도와 희생을 생각한다면 장기간의 싸움에서 버텨낼 수 없을 것이다. 간병하는 가족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되도록 안정된 마음으로 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물론 그러기는 힘들다. 가족이라서 더더욱. 그렇기에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성격이 변화했거나 고집을 부리고 응석으로
변질되는 것을 가족 간병의 경우 감당하기 힘들다. 그래서 저자는 전문가에게 의지해야한다고 강조한다. 노인 간병은 본질적으로 가정에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할 것이다.
누구나 치매에 걸리지 않고 인생을 마감할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하다. 세상에는 '치매에 걸리지 않는 방법'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실제로 어머니를 간병해보니 "이렇게
하면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라고 말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 같았다. 이것만 먹으면 된다거나 이것만 하면 된다는 '마법의 지팡이'는 결코
존재하지 않았다. (82쪽)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순간이다. 병든 가족의 간병을 도맡아야할 일이 갑자기 생기기도 하고,
나의 선택을 지지하지 않는 주변인들에 힘이 빠지기도 한다. 특히 치매는 치료약도 없고, 가족이 케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에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아무 것도 모르던 독신남이 치매 어머니의 간병을 어떻게 했는지, 담담하게 풀어내는 이 글을 보며 해야할 일이 눈에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