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람이다 8 - 검은 공주 나는 바람이다 8
김남중 지음, 강전희 그림 / 비룡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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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린이 창작동화『나는 바람이다』1~9권 중 8권, 검은 공주 편이다. 이 시리즈는 2013년 1,2권을 시작으로 이번 4부까지 총 9권이 출간되었다. 우리 시대의 가장 뜨거운 이야기꾼 김낭중의 본격 해양소년소설로서 바다의 전설을 꿈꾸는 해풍이의 네 번째 여정을 담은 소설이다. 여수 앞바다를 떠나 일본 나가사키, 인도네시아 바타비아, 희망봉을 돌아 유럽의 홀란드, 그리고 이번에는 서아프리카! 해풍이의 모험에 동행하며 이 책『나는 바람이다 8 검은 공주』편을 읽어나간다.

 

 

 

 

이 책의 저자는 김남중. 강한 주제의식을 바탕으로 한 묵직한 작품으로 우리나라 아동문학을 새롭게 이끌어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17세기 조선 시대로 눈을 돌려 지금껏 어린이 독자들이 만나 보기 힘들었던 역동적이고도 드넓은 바다 세상을 그린「나는 바람이다」연작 시리즈로 색다른 도전을 진행 중이다.

작가는 1653년 일본으로 가려다 제주도에 난파한 헨드릭 하멜의 표류기에서 영감을 얻었다. 13년 동안 조선에 억류되었던 하멜은 일본 나가사키로 탈출한 뒤 네덜란드로 돌아가서 이른바 『하멜 표류기』를 출간해 유럽 전역에 조선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하멜과 함께 유럽으로 간 조선의 아이가 있었다면?이라는 작가의 상상에서 태어난 주인공 해풍이는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아야 하는 운명을 과감히 거부하고 남중국해에서 대서양에 이르는 대양 항로를 따라 모험하는 길을 택한다. 1654년생 열세 살 해풍이는 꿈틀대는 세계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드넓은 대양을 누비며 온 세상을 가슴에 담게 되고, 그 삶이 작품 내에서 숨 막히게 펼쳐진다. (출판사 리뷰 中) 

 

'하멜과 함께 유럽으로 간 조선의 아이가 있었다면?'이라는 상상이 찰나의 생각으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기나긴 대장정의 역동적이고 드넓은 모험과 도전으로 표현되었다는 사실에 감탄했다. 9권에서는 먼저 아보메이 왕국 폰 족 족장 아그보의 딸 코코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공주에서 노예 신세가 된 소녀 코코, 살기 위해 물을 찾다가 작은 대수와 마주치게 된다. 이들은 물을 챙겨주고 받아 마시며 힘든 시기를 버틴다. 며칠만 더 지나면 쿠바에 도착하는 상황. 에담호에 해적들이 침입하면서 이들의 이야기는 급변한다. 코코에게 닥친 상황과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진다.

 

그림이 곳곳에 있어서 함께 읽어나가니 역동적인 이야기가 생동감있게 다가온다. 흥미롭게 읽어나가게 되는 모험담이다. 과연 코코의 가족에게 숨겨진 이야기는 무엇일지, 잡혀간 코코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궁금해져서 끝까지 순식간에 읽어나간다.

 

바람이 동력이던 조선시대라는 설정만으로도 이미 압도적이다. 이야기 분량이나 배경 등이 우리 동화로는 압도적 규모다. 작가가 동화에서 나오는 항해 전체를 답사하고 조사했다는 것이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힘일 것이다. 전체 이야기는 주인공 ‘해풍이’의 아버지 찾기다. 1권에서 아버지를 잃었고, 3권에서 아버지와 스치듯 만났다. 언제쯤 아버지를 다시 만날까. 11권 완결을 기대한다. 뒤로 갈수록 밀도가 높아지는 글쓰기가 더욱 믿음직하다.
_ 어린이도서평론가 김혜원

 

이 책은 세상을 읽고 생각하는 힘, 초등 논술의 밑거름 일공일삼,101 시리즈 중 하나다. 대장정의 서사를 위해 저자는 직접 답사를 통해 더욱 생생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고, 그렇기에 이 책의 이야기가 더욱 생동감 있게 다가오는 것이다. 아마 중간에 읽게 되었다면 첫 이야기부터 정주행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펼쳐지는 상상력의 세계는 무한하리라 예측되기에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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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무엇에 집중하는가 - 성장 기업의 세 가지 조건
신경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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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최고의 조직을 만드는가? 이 책에 의하면 성장 기업에는 세 가지 조건이 있다고 한다. 변화의 수용, 방향의 공유, 리더의 사명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에 담긴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해서 이 책『그들은 무엇에 집중하는가』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이다. HR 전문 컨설팅 업체인 지속성장연구소는 침체된 조직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성장 해법과 대안을 제공하는 교육 전문 기관이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20년 넘게 조직개발과 조직관리를 해온 신경수 대표가 수많은 기업의 흥망성쇠를 지켜보면서 깨달은 노하우와 문제해결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변화의 수용, 방향의 공유, 리더의 사명'이 조직 내에 충실히 흐르는 기업은 어려운 환경에 부닥쳐도 문제없이 난관을 극복하는 강인한 조직력을 보여주는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사소한 문제에도 쉽게 지리멸렬하고 마는 유리잔 같은 조직력을 보여주었다.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이 작은 힌트가 되어 조직의 '내면의 힘'을 키우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11쪽_프롤로그 中)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최고의 조직은 원칙에 집중한다'를 시작으로, 1부 '변화의 수용', 2부 '방향의 공유', 3부 '리더의 사명'으로 나뉜다. 창의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 경쟁의식과 상호 자극의 중요성, 완벽한 팀은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다, 동기부여가 능력을 자극한다,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라, 조직력은 핵심가치에서 나온다, 혼이 있는 경영이 우선이다, 지나친 카리스마는 독이다, 리더는 직원에게 비전을 주는 사람, 책임감과 목표의식으로 무장하라, 회사와 직원 간 신뢰의 중요성,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이다, 업의 가치를 진지하게 생각하라, 리더들에게 공통적으로 필요한 자질, 상사의 고충을 이해하라 등의 내용이 이어진다. 에필로그로 마무리 된다.

 

못하는 조직은 더 늦기 전에 뭔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망하게 되어있는데, 그런 것에서 벗어나려는 시작이 바로 '자각과 시도'라고 한다. 자신의 조직에 뭔가 문제가 감지되는 경영자나 관리자들을 위해 더 늦기 전에 '자각'이 일어나고 그 자리에서 다시 신발끈을 묶고 일어서는 '시도'를 하기 위한 마중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관련된 경험담을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의 핵심은 바로 지속 성장을 위한 3가지 전제조건인 변화의 수용, 방향의 공유, 리더의 사명이다. 

 

 

 

실제 사례를 통해서 이야기를 펼쳐나가기에 이론적 이야기를 탄탄하게 뒷받침 한다. 그러면서 지속 성장을 위해 어떤 점을 충족시켜야할지 이 책을 읽으며 하나씩 알아가게 된다. 이론과 경험을 통해 경영에 꼭 필요한 지식을 전달해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필요한 문장을 마음에 담아본다.

'혁신적 사고'라는 이름에 얽매어 세상에 없는 전혀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일은 어리석은 짓이다. 창조는 기존의 것 중에서 나에게 필요한 것을 가공하는 것일 뿐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지금 당장 고객이 느끼는 결핍이 무엇인지부터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54쪽)

 

이 책을 읽으며 성장 기업이 집중하는 기본 조건을 배우는 시간을 보낸다. 조직이 정체되어 있다고 느낀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세 가지 조건을 먼저 체크해보아야 할 것이다. 저자는 독자 자신의 조직은 어떤 상황인지 자가 진단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한다. 이 책을 읽으며 기본을 생각하고 지속성장의 조건을 파악해볼 수 있으니, HR 전문 컨설턴트 신경수 대표의 지속성장론이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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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사유의 시선 - 우리가 꿈꾸는 시대를 위한 철학의 힘
최진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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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탁월한 사유의 시선』개정판이다. 생각의 결과를 배우는 것이 철학이 아니라 생각할 줄 아는 것이 철학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몰입해서 읽어나간 기억이 있다. 저자의 글은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고 철학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이번에 이 책이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 다시 한 번 이 책『탁월한 사유의 시선』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최진석. 서강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로 '건명원'의 원장을 맡고 있다. 한편을 지키는 일에 안주하지 않는 '경계의 철학자', 낡은 가치를 버리고 주체적 개인으로 사는 '반역의 철학자', 탁월한 사유의 시선으로 새로운 나라를 꿈꾸는 '행동하는 철학자'이다. 군더더기 없고 명징한 그의 글과 강연은 이미 수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변화시켜왔다. 그는 철학적 사유를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풀어내며, 기존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법을 알려준다. 그의 메시지는 외부의 시선을 기준으로 살았던 이들에게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간절한 열망을 일깨워준다.

 

이 책은 2015년 건명원에서 한 5회의 철학 강의를 묶은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철학 수입국으로 살았다. '보통 수준의 생각'은 우리끼리 잘하며 살았지만, '높은 수준의 생각'은 수입해서 산 것이다. 다른 사람이 한 사유의 결과를 숙지하고 내면화하면서도 스스로 '생각한다'고 착각해왔다. 수입된 생각으로 사는 한, 독립적일 수 없다. 당연히 산업이든 정치든 문화든 종속적이다. 이런 삶을 벗어나고 싶다. 훈고에 갇힌 삶을 창의의 삶으로 비약시키고 싶다. 종속성을 벗어나서 독립적인 삶을 함께 누리다 가고 싶다. 남들이 벌여놓은 판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그물 틈 사이를 비집고 다니는 일은 이제 지겹다. 우리는 정말 우리 나름대로의 판을 벌여보는 전략적인 시도를 할 수 없을까? 선도력을 가져볼 수 없을까? 그 질문에 철학적인 높이에서 답해보려는 시도가 바로 이 책이다. (17쪽_초판 서문 中)

 

이 책은 총 5강으로 구성된다. 1강 '부정否定: 버리다', 2강 '선도先導: 이끌다', 3강 '독립獨立:홀로 서다', 4강 '진인眞人: 참된 나를 찾다', 5강 '문답問答: 공유하다'로 나뉜다. 대립의 공존을 통한 철학적 차원의 사유, 서양에 의한 동양의 완전 패배, 서양을 배우다, 문화 사상 철학의 힘, 새로 만든다, 창의와 상상이 작동되는 지성적 차원, 국가 발전의 단계, 철학을 한다는 의미, 최초의 철학적 사유와 발휘, 고독을 기반으로 홀로 선 자, 관찰과 몰입, 기존의 것과 불화를 자초할 수 있는 용기, 훈고의 기풍에서 창의의 기풍으로 이동, 기존의 가치관을 모두 벗어던지다, 나를 나로 만드는 힘, 참된 사람이 있고서야 참된 지식이 있다, 사유의 높이를 나누다, 철학적 삶을 공유하다 등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철학을 한다는 것은 앞선 철학자들이 남긴 내용, 즉 사유의 결과들을 숙지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숙지한 내용들을 계속 퍼뜨리고, 또 그들이 남긴 철학적인 내용 그대로 따라 사는 것도 아니다. 그들이 사용했던 시선의 높이에 동참하는 능력을 배양해서 독립적으로 사유하고 행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다시 말하면 철학이란 철학자들이 남긴 내용을 숙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자기 삶의 격을 철학적인 시선의 높이에서 결정하고 행위하는 것, 그 실천적 영역을 의미한다. 문제를 철학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철학이지, 철학적으로 해결된 문제의 결과들을 답습하는 것이 철학이 아니라는 말이다. (89쪽)

이 책을 읽으면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철학하는 일이란 남이 이미 읽어낸 세계의 내용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읽을 줄 아는 힘을 갖는 일이다.'라는 것이다.

 

강의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강의를 듣듯, 이 책을 읽어나간다. 현장에 있는 듯 생동감 있게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다. 그러면서 철학에 대해 수동적인 입장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보낸다. 계속 생각하고 철학하게 만드는 책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기에 철학에 깊이 있게 다가가기 위한 필수 코스로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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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의 캘리북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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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책은『이외수의 캘리북』이다. '소설 쓰느라 바쁠텐데 이외수가 캘리그래프도 했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은 이외수가 나무젓가락으로 써서 보낸 편지라고 하니 수긍이 간다. 그래, 붓으로만 쓰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진정 손글씨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궁금해서 이 책『이외수의 캘리북』을 읽어보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아침은 온다

한밤중. 3월 다목리에 새벽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이 비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봄비라고 하기에는 목덜미가 너무 시리고 겨울비라고 하기에는 우수경칩 절기가 너무 무색합니다. 한차례 비가 내리고 나면 다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기상청 예보는 있었습니다. 당연히 매서운 꽃샘바람이 불겠지요. 겨울은 좀처럼 퇴각하지 않을 기세를 보일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매서운 꽃샘바람도 햇빛 앞장세우고 왕자지껄 내달려 오는 봄을 막을 수가 있을까요. (책 속에서)

이 책의 저자는 이외수. 독특한 상상력, 탁월한 언어의 직조로 사라져가는 감성을 되찾아주는 작가다. 장편소설『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장외인간』『괴물』등이 있고, 소설집『완전변태』『훈장』『장수하늘소』등을 발표했다. 다수의 시집과 에세이, 우화집 등을 출간했다. 이 책은 이외수가 나무젓가락으로 써서 보낸 편지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책을 펼쳐드니 그동안 책에 대한 고정관념이 와르르 무너진다. 책이라기보다는 한 장 한 장의 카드가 모여있다. 빨간 줄을 잡아당기면 내용물이 드러난다. 쫙 펼쳐들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음미해본다. 그런 후에는 뒷면에 있는 글을 읽는다. 무겁지 않고 자연스레 건네는 말에 귀 기울여본다.

 

단순하면서도 살짝 입힌 색채가 글자를 살아 움직이게 만든다. 자신만의 에너지를 내보이는 게 손글씨인가보다.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는 없으니까. 글을 접하는 다양한 방식 중에 이렇게 손글씨를 보면서 글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파전에 막걸리가 생각나는 날씨입니다. 비가 내리면, 그리운 것들은 그리운 것들대로, 산불 난 자리의 고사리풀처럼 무성하게 자라 오릅니다. 자라 올라 가슴을 아리게 만들지요. 술꾼들이 절대로 술을 못 끊는 이유는 지구에 가끔씩 비가 내리기 때문입니다. (책 속에서)

무더위로 지긋지긋한 더위에 허덕이고 있었는데, 뜻밖에 비가 내리니 괜히 나도 파전에 막걸리가 생각난다. 파전에 막걸리는 그저 상상 속에서만 먹는 걸로 하고, 현실은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지만, 어쨌든 책을 읽는 시간이 휴식이 된다.

 

문득 생각날 때 한 장 꺼내들어 짤막한 글을 읽으며 생각에 잠기고 싶은 그런 책이다.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문장 하나 발견하면 따로 뽑아 책상 앞에 붙여두고 오가면서 보고 싶기도 하고, 어울리는 사람에게 주고 싶은 생각도 든다. 휴식 시간을 책과 함께 하고 싶다면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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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톨로지 (스페셜 에디션, 양장) - 창조는 편집이다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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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에디톨로지』개정판이다. 2014년에 초판이 나온 이후 4년 만이다. 독자를 들었다놨다하는 입담, 파격적으로 다가온 '창조는 편집이다'라는 의미 등 그 책을 읽으며 접한 에디톨로지는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개정판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생각에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초판에 집어넣었던 허접한 유머는 다 뺐다고 고백한다. '아재개그'때문에 핵심 주장이 가려진다고 비판을 받았다며, 조금은 진지하게 재편집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몇 권의 책을 출간했지만,『에디톨로지』만큼 공들여 쓴 책은 없다고 하니, 더욱 정신을 차리고 이 책에 몰입해본다.

 

 

 

 

이 책의 저자는 김정운. 문화심리학자이자 '나름 화가'이다.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 전임강사 및 명지대학교 교수 역임, 일본 교토사가예술대학 단기대학부에서 일본화를 전공하고 2015년 수료했다. 이듬해 한국으로 돌아와 터를 잡은 곳은 전라남도 여수, 창밖으로 바다가 내다보이는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가끔 작은 배를 몰고 나가 고기를 잡는다. 책으로 빼곡한 서재에서 글을 쓰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지금까지 몇 권의 책을 출간했다. 그러나『에디톨로지』만큼 공들여 쓴 책은 없다.『에디톨로지』는 지금까지의 내 대표작이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발전시켜야 할 개념이기도 하다. 그래서 여수에서 몇 년째 혼자지내며 그 구체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내 책의 독자들이 없다면 그런 책을 쓸 이유가 없다. 독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7쪽_개정판을 내며 中)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지식과 문화의 에디톨로지', 2부 '관점과 장소의 에디톨로지', 3부 '마음과 심리학의 에디톨로지'로 나뉜다. 1부에서는 마우스의 발명과 하이퍼텍스트가 핵심 주제다. 마우스라는 도구의 발명이 인간 의식에 가져온 변화를 중심으로, 지식과 문화가 어떻게 편집되는가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했다. 2부에서는 원근법을 중심으로 공간 편집과 인간 의식의 상관관계를 다뤘다. 원근법의 발견이 가져온 혁명적 변화의 내용을 살펴보고, 시간을 다루는 역사학에 밀려 있는 공간학 혹은 공간 연구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관해 생각해봤다. 3부는 심리학의 본질에 관한 설명이다. 먼저 심리학의 대상이 되는 인간, 즉 개인이 어떻게 역사적으로 편집되었는가를 살펴보았다. 아동과 청소년이란 개념의 탄생 과정, 즉 개인의 편집 과정에 역사 발전이라는 근대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작용하고 있는가를 정리했다. 아울러 지그문트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성립과 몰락이 심리학이라는 근대 학문 형성과 어떤 관계에 있는가를 메타적 관점에서 살펴봤다.

 

에디톨로지는 다시 말해 편집학이다. 세상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구성되고 해체되고 재구성된다. 이 모든 과정을 나는 한마디로 '편집'이라고 정의한다. 신문이나 잡지의 편집자가 원고를 모아 지면에 맞게 재구성하는 것, 혹은 영화 편집자가 거친 촬영 자료들을 모아 속도나 장면의 길이를 편집하여 관객들에게 전혀 다른 경험을 가능케 하는 것처럼,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건과 의미를 각자의 방식으로 편집한다. 이 같은 '편집의 방법론'을 통틀어 나는 '에디톨로지'라고 명명한다. (27쪽)

 

 

 

손으로 붙잡는 느낌이 예전과는 다른 '하드커버 스페셜 에디션'이라는 점, 내용이 편집되어 재출간된 것, 이 책의 초판을 읽을 때와 지금의 나 사이의 간극, 책을 읽는 공간…. 비슷한 듯 다른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간다. 좀더 정리되어 눈에 들어오도록 구성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초판을 이미 읽었던 독자라도 다시 읽으며 핵심 개념을 상기시키는 데에 손색이 없을 것이다.

 

양념처럼 들어간 마지막 부분이 톡톡 튀는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오는데, 스페셜 부록 '내 서재는 '편집실'입니다!'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적당히 자기 자랑을 섞어가며 이야기하는 것이 겸손만이 미덕인 듯 자신을 깎아내리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되며, 현재의 작업환경에 대한 글과 사진을 보여주며 궁금증을 해소시켜주기에 집중해서 읽게 된다. 그러면서 에디톨로지 개념을 읽고 끝낼 것이 아니라 어떻게 활용을 할지 생각에 잠긴다.

 

책을 읽다보면 썩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나는 것이 극히 드문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다가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나면 책을 읽은 보람과 뿌듯함이 느껴지니 책 읽기를 멈출 수가 없는 것이다. 이 책으로 산뜻한 자극을 받는 시간을 보냈기에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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