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겠어요, 이렇게 좋은데 - 시시한 행복이 체질이다 보니
김유래 지음 / 레드박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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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제 2의 고향이 있다. 삶에 지쳐 허덕이다가, 더 이상은 이렇게는 못살겠다고 하소연하다가 그곳에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고 온다. 저자에게는 그곳이 '우붓'이다. 제목만 보아도 그곳에서의 시간이 행복에 넘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쩌겠어요, 이렇게 좋은데'라고 읊조리면 조용히 미소가 지어진다. 이 책『어쩌겠어요, 이렇게 좋은데』를 읽으며 '당신의 지친 마음도 알게 모르게 매만져줄 저자극 우붓 생활기'를 들어본다.

 

 

 

 

이 책의 저자는 김유래. 프리랜스 라이터로 일하고 있다. 틈틈이 호주, 유럽, 인도, 타이완 등을 다녀왔다. 하지만 운명처럼 이끌려 다시 찾게 되는 곳은 발리의 우붓(Ubud). 몸과 마음의 치유를 위해 혼자 우붓으로 떠나 한 달을 살았다. 반년 뒤에는 언니와 함께 또 한 달 동안 머물다 왔고, 이듬해엔 남동생까지 합류해 삼 남매가 우붓 생활을 하고 돌아왔다.

인도네시아 발리 섬에 있는 우붓은 발리 고대어 '우바드'에서 유래된 지명으로 '약, 약초, 치유'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때 이미 나는 우붓으로 가게될 것임을 알았다. (7쪽)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 '다녀온다고 인생이 바뀌진 않겠지만', 2부 '다시 안 왔으면 어쩔 뻔했어'로 나뉜다. 어쩌면 두려움 따윈 핑계였는지도, 나를 찾아가는 시간, 여기 우붓에서 살고 싶다, 머리보다 마음을 편들기로 했다, 당신은 언제나 옳아요, 돌아오고야 말았다, 자연이 보존된 몽키 포레스트, 모두 자신만의 삶을 살고 있을 뿐, 어렸을 땐 몰랐던 것들, 한여름 밤의 축제, 감각을 깨우는 마법의 세계, 나만의 미술관 투어, 흔히 볼 수 있는 다섯 가지, 잊을 수 없는 나방의 날갯짓, 내가 평생 함께할 사람은 바로 나, 귓가에 남아 있는 노래, 시시한 행복이 거기 있었다 등의 글을 볼 수 있다.

나는 지금 우붓에 있다. 어쩐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새삼스럽게 내가 이 세상에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16쪽)

 

 

 

항상 맞는 길, 빠른 길을 가려고 노력했다(비록 마음 같지 않아서 자주 틀린 길로 가긴 했지만). 길을 잃었을 땐 화나고 짜증스러운 게 당연했고, 주위를 둘러볼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우붓에서는 급한 일 따위 없었다. 대신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시간이 있고 여유가 있었다. 주위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걷고 또 걷다 보면 무더위 속 시원한 바람을, 외곽 지역의 평화로운 풍경을, 다정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 길 끝에 진짜 나를 만나기도 하는 소중한 순간이 와줬다. 거기에는 예상치 못해서 더 매혹적이고 아름다웠던 수많은 장면이 숨어 있었다. (34쪽)

 

 

 

살다보면 사방이 꽉 막힌 느낌에 과연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 건가 생각될 때가 있다. 그럴 때에는 마음의 소리를 듣고 나만의 장소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저자에게는 그곳이 바로 우붓이다. 머리보다 마음을 편들기로 하며 그곳에서 보낸 자유와 치유의 시간으로 한 걸음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때로는 일상에서 벗어나 내가 뭘 원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큰 그림을 그려보아야 할 때가 있다. 꼭 그럴 필요가 있다. 그런 과정에 서서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가진 에세이를 읽으며, 우붓도 참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바쁜 일상에 쉼표를 찍고, 명상과 요가를 꿈꾼다면 우붓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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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위에는 왜 욱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
오카다 다카시 지음, 최용우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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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보면 상상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곤 한다. 세상이 변한 것일까, 적응하기 힘들다. 이 책은 제목에서 질문을 던진다. '내 주위에는 왜 욱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 요즘들어 주변에도 그렇고, 뉴스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분노조절을 못하는 사람들이 벌이는 범죄이다. 왜 그럴까, 원인과 대처방법을 알아야 묻지마범죄의 희생양이 되는 일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에 대한 답변으로 이 책을 읽어본다.

 

 

갑질 행위, 집단 따돌림, 데이트 폭력, 아동 학대처럼 약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불만과 분노를 충동적으로 폭발시키는 일들이 빈번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이상한 현상들의 밑바탕에는 '과대자기증후군'이라는 공통된 병리가 숨어 있다.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다고 믿는 전능감, 끊임없이 관심과 칭찬을 갈망하는 욕구, 자신이 원하는대로 행동하지 않는 상대방에 대한 공격성 등은 흉악한 범죄자에게만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다. 마음속에 공허함이나 불안을 지닌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이러한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일본 정신의학계와 심리학계의 독보적인 권위자인 오카다 다카시는 가정에서부터 직장, 미디어, 정치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우리를 위협하는 과대자기증후군이란 무엇이며 이것을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해야 할지를 알려준다. (책 뒷표지 中) 

 

이 책의 저자는 오카다 다카시. 교토대학교 의학부에서 정신의학을 공부. 교토대학교 대학원에서 뇌과학신경생물학과 뇌병리의학을 연구했고 교토의료소년원, 교토부립라쿠난병원에서 근무했다. 한국에는『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등 여러 권의 저서가 소개되어 독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과대자기증후군의 병리를 보여주는 사건은 끊이지 않고 일어났다. 무엇보다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가정 폭력과 스토커,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 학대 같은, 약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불만 및 분노를 충동적으로 분출시키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 같은 행위는 눈 깜짝할 새에 범죄 수준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을 내포한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는 상대를 협박하고 지배하려는 자기애의 폭주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또 이러한 문제를 지닌 사람은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과대자기'의 병리에 대한 이해는 이 같은 문제점들을 고민하는 데 필수이다. (9쪽_들어가며 中)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된다. 1부 '이상 사태의 밑바탕에 있는 것', 2부 '과대자기증후군이란 무엇인가?', 3부 '과대자기증후군의 비극', 4부 '과대자기증후군을 초래하는 현대사회', 5부 '우리 가까운 곳에 있는 과대자기증후군', 6부 '과대자기증후군 극복 방법'으로 나뉜다.

이 책은 2005년에 출간된 초판《내 주위에는 왜 욱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의 일부 내용을 개정하여 아사히신문출판에서 문고본으로 재간행한 것이다. 초판 출간 후 11년이 경과하여 애착 문제와의 관련성 등의 내용을 새로이 추가했고 그동안 발생한 사건 및 경험 사례를 보탰다. 그러나 처음 간행되었을 당시의 생각과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고자, 그 이외의 부분은 가능한 한 손대지 않고 초판의 내용을 따랐다. (10쪽)

이 책을 통해 과대자기증후군에 대해 파악해본다. 이는 정신의학적, 심리학적인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인 측면까지 내포한 복합적인 증후군이라고 한다. 과대자기증후군은 흉악한 범죄자 및 위험한 지도자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 주변으로도 확산되고 있는 정신 병리이며, 마음속에 공함이나 불만을 지닌 사람일수록 이 증후군의 영향을 쉽게 받는다고 한다. 모든 현대인들이 이러한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고. 그렇기에 개인 및 사회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에 필요할 것이다.

 

 

 

 

2004년,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아이가 동급생의 목을 커터칼로 수차례 찔러 죽이는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시작부터 오싹하고 설마 하는 사건이 언급되어 우리와는 상관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해하기 힘든 현상도 우리 사회에 일어날 법한 일이기에 주목해야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풍부한 사례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접근하도록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어서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뜨악 하는 사건,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지만, 그저 사건의 단순 나열이 아니라 그에 대해 인간 심리를 기반으로 이해해본다. 과대자기증후군은 정신의학적인 개념에 그치지 않고 심리, 사회, 문화, 경제, 정치라는 다양한 인간의 활동을 아우르는 병리 개념이라고 한다. 개인이 지닌 문제임과 동시에 개인의 집합체인 사회가 지닌 문제이기도 하니, 이 책을 통해 문제 인식과 처방책을 강구하는 일까지 함께 해본다.

 

이전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을 '과대자기증후군'이라는 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이 독특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제목에서 제시한 질문에 대한 답이 궁금하다면, 과대자기증후군에 대해 개념 이해와 문제 인식, 처방책까지 함께 볼 수 있는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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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우화
류시화 지음, 블라디미르 루바로프 그림 / 연금술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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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의 책, 우화…. 이런 조합이라는 것만으로도 끌리는 책이어서 선택하게 되었다. 다른 이유 없이 꼭 읽어보고 싶어서 이 책『인생 우화』를 읽어보게 되었다.

천사의 실수로 세상의 바보들이 한 마을에 모여 살게 되었다 

그들에게 벌어지는 일이 궁금해서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진다.

 

 

 

 

이 책의 저자는 류시화. 하지만 그는 이 책의 표지에 저자로 이름을 올렸으나 동시에 엮은이이고 번역자라고 작가의 말에 밝힌다. 친구 레나타 체칼스카가 없었다면 이 책의 탄생은 불가능했다며, 그녀는 헤움에서 멀지 않은 폴란드의 옛 수도 크라쿠프에 있는 야기엘로니안대학교에서 힌디어 문학과 우르두어 문학을 가르치는 교수라고 한다. 어느 날 그녀가 헤움 사람들의 짧은 이야기를 한 편 보내준 것을 시작으로 거기에 내용과 구성을 덧보태 저자의 방식으로 다시 써내려가 이 우화집이 완성된 것이다. 일러두기에 보면, 이 우화집은 폴란드의 작은 마을 헤움을 배경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에서 소재를 빌려와 새로 쓴 우화들과, 그 이야기들에 영감을 얻어 작가가 창작한 우화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이 책에는 45편의 우화가 수록되어 있다.

경전, 철학서와 함께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책 중 하나가 우화집이다. 우화가 인간 삶의 허구를 꿰뚫으며 진실과 교훈을 던지기 때문일 것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헤움 마을의 주인공들을 따라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다 보면, 문득 우리가 사는 세상이 헤움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우리가 삶의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혹은 우리의 공동체가 그렇게 할 때, 헤움 사람들의 문제 해결 방식과 큰 차이가 없음을 알게 된다. (344쪽_작가의 말 中)

 

신은 천사에게 지시했다. "지상에 있는 어리석은 영혼들을 모두 자루에 담아 데려오라. 내가 그들을 지혜로운 영혼으로 바로잡아 다시 세상에 내려보내리라." 천사는 힘겹게 설득하며 어리석은 영혼들을 자루에 넣었는데 이들은 몹시 저항하며 발버둥치고, 그 무게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천사는 자루의 무게 때문에 날개의 통제력을 잃고 휘청거렸고, 키 큰 소나무의 뾰족한 솔잎에 찔려 자루 밑이 찢어지고 말았다. 그 순간 자루 안에 있던 영혼들이 일제히 쏟아져 산 아래 마을로 굴러떨어졌다. 영혼들이 우연히 굴러떨어진 곳은 폴란드의 헤움이라는 평화로운 마을이었으니……. 이야기는 세상의 모든 바보들이 모여사는 헤움이라는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자신들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들이라고 믿는 '바보들의 마을, 헤움'에서 일어난 일들을 모은 것이다. (11쪽)

 

제발 내가 나라는 증거를 말해 주세요, 자기 집으로 여행을 떠난 남자, 하늘에서 내리는 나무, 해시계를 해에게 보여 주지 않는 이유, 정의를 구합니다, 아무리 사실이라 해도 말해선 안 되는 것, 전염병 미해결 사건, 대신 걱정해 주는 사람, 시인의 마을, 누구를 살릴까요?, 단추 한 개, 진실을 말할 때 우리가 하는 거짓말, 천국으로 올라가는 사다리, 모두가 교수인 마을, 내 입장이 돼 봐, 아흔 마리 비둘기와 동거 중인 남자, 메시아를 기다리며, 병원에서 살아남기, 바보들의 인생 수업, 이번 생에는 빈자 다음 생에는 부자, 햇빛 옮기기, 진실은 구리다, 고독한 천사에 관한 우화, 세상의 참견쟁이들, 바보도 아는 질문 천재도 모르는 답, 완벽한 결혼식에 빠진 것, 부탁을 하러 온 게 아닙니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이야기 등의 우화가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알겠다. 내가 우화를 많이, 그것도 생각보다 더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큭큭 거리며 읽어나가며 생각에 잠긴다. 단편으로 엮인 책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읽고 그 안에서 교훈을 찾는다. 이 책을 읽으며 바보 마을 헤움이 우리 세상과 별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바보 같지만 좀더 생각해보면 우리 삶 속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고, 남 이야기같지 않은 느낌으로 읽어나간다. 프롤로그부터 첫 번째 우화부터 시선을 끌어들여 책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마음에 드는 책을 읽었을 때의 뿌듯함,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되었다. 기분 좋게 읽으면서 책장이 줄어드는 것이 안타깝기만 했다. 읽으면서 우리네 인생을 생각할 수 있기에 독서의 시간이 의미로 채워진다. 책 제목에 있는 단어 '인생'과 '우화' 모두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든 어쩌다 한 권씩 보는 사람이든, 누구에게나 부담없이 건넬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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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1 - 이중스파이 흑금성의 시크릿파일 공작 1
김당 지음 / 이룸나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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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동명의 영화 <공작>이 상영 중이어서 궁금증을 자아내던 차에 먼저 책으로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90년대 놀라운 대북 첩보공작 비화와 15대 대선 전, '북풍공작'의 실체를 꿰뚫는다!

이 한 마디면 읽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궁금해진다. 소설이 아니라 실화이고 팩트라는 점에서 읽지 않을 수 없었다. 김정일과 만난 최초의 스파이라니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궁금해서 이 책《공작》을 읽어보게 되었다.

 


《공작》은 우리나라 첩보공작 역사상 최초로 국정원의 창(槍)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의 방패를 뚫은 성과물이다.

김정일이라는 최고의 공작목표에 접근한 특수공작원 박채서의 드라마틱한 삶을 기록한 논픽션이다. (책 뒷표지 中)

 

 

이 책의 저자는 김당. 팩트의 위대한 힘을 믿는 기자다. 1997년 15대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안기부 북풍공작 추적보도', '최초 공개 안기부 조직표' 같은 특종으로 대선 정국을 뒤흔들었으며, 이듬해 시사주간지 기자로는 처음으로 한국기자협회의 '한국기자상(취재보도 부문)'을 수상했다. 2003년에는 현대그룹이 국정원의 환전 및 편의제공 하에 5억 달러를 대북송금한 사실을 특종 보도한데 이어, 박지원 전 문광부 장관의 현대비자금 150억원 뇌물수수 의혹 사건을 탐사보도해 무죄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된다. 1장 '청와대 vs 시사저널 '밀가루 전쟁'', 2장 '언 땅에 '자본주의 꽃'을 심다', 3장 ''자본주의 꽃'에 숨은 편승공작', 4장 '김대중 과녁을 향해 날아온 '3중살'', 5장 '북풍의 분수령 오익제 편지 사건', 6장 '아마추어 '총풍 공작'과 프로의 '아말렉 공작'', 7장 ''아말렉 공작'과 '007 코스프레'', 8장 '추락하는 공작의 부러진 날개'로 나뉜다. '진짜 스파이'와 기자의 '스파이 놀음', 국군 정보가 공작관 박채서 소령, '흑금성 공작' 카운트 다운, 대북 광고사업과 삼성, '김대중-이회창 죽이기'와 '이인제 띄우기', '북풍 공작'에서 '총풍 공작'으로, 15대 대선의 마지막 뇌관, 성공적인 공작은 99%의 팩트와 1%의 결정적 거짓의 조합 등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스파이는 자신의 신분보호를 위해 지인과 친구, 심지어는 자신의 가족에게도 신분을 숨겨야만 하는 고독한 직업이다. 신분 노출이란 그들의 직업적 생명의 최후를 의미하는 것임과 동시에 다른 나라의 정보기관, 조직에 의해 신체적 생명까지도 위협받을 수 잇는 무방비 상태로 전환됨을 의미한다. 특히 적진에서 발각된 '블랙 스파이'는 국가로부터 선이 끊김과 동시에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된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기자와 스파이의 만남은 그런 절대고독과 생명의 위협 속에서 시작되었다.(8쪽_프롤로그 中)

이 책은 흑금성 공작원 박채서의 기록과 저자의 취재를 바탕으로 쓴 것이다. 감옥에서 꼬박 6년 동안 자신의 삶을 꾹꾹 눌러쓴 대학노트 4권을 기반으로 '주인공 박채서'와 그의 '상대역이자 관찰자'인 김당의 시점이 교차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 책의 일러두기에 보면 99%의 사실과 1%의 허구로 구성된 책이라는 점을 언급한다.

 

 

 

이중공작원 '흑금성'의 육필 수기를 토대로 촘촘하게 취재해 재구성한《공작》은 독자를 영화보다 더 극적인 이중스파이의 세계로 안내한다. 김당은 사실의 아들(the son of facts)이다. 그는 여전하다.

_김훈(작가)

 

이 책을 읽어나가게 하는 힘은 99%의 사실, 팩트가 빼곡히 담겨있다는 점에 있다. 그 시절 그 무렵에 조각조각 접한 신문 기사와 그 마저도 없었던 것들, 희미해진 무언가를 퍼즐 끼워맞추듯 채워넣는 기분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소설이 아니면서도 극적인 효과를 드러낼 수 있으니 기자의 시선으로 풀어낸 글이 더욱 신선하게 다가왔다. 지금 이 순간도 역사가 흐르고 나면 우리가 알지 못하던 사실이 드러날 거라고 생각하니 팩트를 묵묵히 기록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박수를 보내고 싶다. 첩보영화보다 더 극적인 '리얼 다큐'를 통해 스파이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기에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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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눈부시게! - 김보통의 내 멋대로 고민 상담
김보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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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만화가이자 수필가인 김보통의 인기 웹툰「내 멋대로 고민 상담」에 에세이를 더한 것이다. 느낌이 좋았다. 때로는 웹툰이 짧고 강렬하게 다가와 마음을 흔든다. 웹툰으로 접근성을 좋게해서 에세이가 더욱 와닿을 것이라 생각되어 이 책『살아, 눈부시게!』를 읽어보게 되었다.

작가의 데뷔작『아만자』속 말기암 환자가 세상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

"살아, 눈부시게!" 이 책은 그렇게 살라고 이야기합니다. (띠지 中)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네 인생 네 멋대로', '대충 살아', '뭐가 되든, 되지 않든', '응원할 테니까', '뜻대로 되지는 않겠지만'으로 나뉜다. 자존감, 관계, 진로, 위로, 연애에 대해 상담을 해준다. 고독이, 미묘, 노골이라는 개, 고양이, 너구리 캐릭터가 짧고 시크하게 고민상담을 해주는데, 촌철살인의 한 마디 말에 속시원한 기분으로 시선을 집중할 수 있다.

 

수많은 Q와 A로 이루어진 웹툰 에세이다. 슬슬 넘기다보면 마음을 훅 치고 들어오는 직언이 눈에 띈다. 무조건적인 긍정, 입에 발린 좋은 말, 영혼 없는 칭찬이 아니라, 직설적이어서 정신을 번쩍 차린다. 그러면서 자신의 상황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Q 8년 동안 제빵만 공부했습니다. 유학도 다녀왔고요. 하지만 지쳤어요. 다른 길을 가려는데 다들 제가 미쳤대요.

A 그럼 이제 그들에게 미친 인간의 본때를 보여주시라!

자주 인용하는 친구의 말이 있다. '울며 천당 길을 가느니 활개 치며 지옥 길을 가겠다.' 아무리 남들이 말하는 좋은 길이라도 내가 싫으면 그만이다. 뭣보다 지금도 울면서 갈 정도로 괴로운 천당이라면, 도착해 마주한 천당도 마냥 좋을 리는 없을 것이니까. (178쪽) 


 

 

 

Q '꿈이 없는 사람은 불행하다'는 소리를 세뇌당하듯 들어 와서 꿈을 찾아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꿈이 없네요.

꿈, 꼭 찾아야만 하나요?

A "OO하지 않으면 불행하다!"라고 말하는 짜식들 때문에 우리가 불행한 거라고. 내가 불행한지 어떤지는 남이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야. (119~120쪽)

 

사람들의 고민 중 공감할 만한 것을 엄선해서 추려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강력한 한 마디 말에서 위안을 얻기도 하고 힘을 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실용적인 한 마디에 마음을 추스린다. 페이지를 넘겨가며 '맞아, 그런 거야'라며 공감하게 되는 사례가 정말 많은 책이다.

Q 어렸을 때 아빠가 매일 술을 마시며 심한 욕설과 상처를 주는 말을 하면서 때렸습니다. 그래서 전 마음의 문을 닫았고요. 그런데 지금 저에게 아이가 생겼어요. 주위 사람들은 친딸이고 피가 섞였으니 연락해서 소식을 전하래요. 엄마마저도 제가 먼저 다가가고 연락하래요. 정말 연락해야 하는 건가요?

A 명심하세요. 구하지 않는데 먼저 해 주어야 하는 용서는 없습니다. (274쪽) 

 

작가님은 타인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실상 들여다보면 한 발짝 물러서서 적당한 거리를 두고 현실적인 답을 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공부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을 때 '공부 열심히 해. 잘할 수 있을거야'처럼 따뜻하긴 하지만 조금 뻔한 말들보다는, 이 책에 등장하는 귀여운 동물들이 냉혹하게 던지는 '왜 그래? 내 말은 들을 것처럼?" 같은 말이 더욱 마음에 와닿지 않을까. 노골이의 말처럼 현실의 행복은 셀프, 받아들이는 것도 셀프, 그리고 움직인지 말지 결정하는 것도 셀프!

_양요섭(가수)

귀여운 동물들이 냉혹하게 던지는 한 마디 말에 정신이 번쩍 드는 책이다. 행복이든 불행이든 남의 기준으로 정해서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셀프로 한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며 알게 될 것이다. 어떤 고민상담보다 신선하게 다가온 책이며, 웹툰이라는 장점을 한껏 살린 책이어서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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